헤스페로르니스

 

'''헤스페로르니스
Hesperornis
'''
'''백악기 후기
83,500,000 년 전 ~ 78,000,000 년 전'''
북아메리카, 유라시아
'''학명'''
''' ''Hesperornis'' '''
Marsh, 1872
'''분류'''
'''계'''
동물계(Animalia)
'''문'''
척삭동물문(Chordata)
'''강'''
파충강(Reptilia)
'''목'''
용반목(Saurischia)
'''강'''
조강(Aves)
'''과'''
†헤스페로르니스과(Hesperornithidae)
'''속'''
†'''헤스페로르니스속(''Hesperornis'')'''
''''''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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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스페로르니스 레갈리스'''
'''''Hesperornis regalis'' '''
Marsh, 1872
†'''헤스페로르니스 크라시페스'''
'''''H. crassipes'' '''
Marsh, 1876
†'''헤스페로르니스 그라실리스'''
'''''H. gracilis'' '''
Marsh, 1876
†'''헤스페로르니스 알투스'''
'''''H. altus'' '''
Marsh, 1893
†'''헤스페로르니스 몬타나'''
'''''H. montana' '''
Schufeldt, 1915
†'''헤스페로르니스 로시쿠스'''
'''''H. rossicus'' '''
Nesov & Yarkov, 1993
†'''헤스페로르니스 바이르디'''
'''''H. bairdi'' '''
Martin & Lim, 2002
†'''헤스페로르니스 코우이'''
'''''H. chowi'' '''
Martin & Lim, 2002
†'''헤스페로르니스 막도날디'''
'''''H. macdonaldi'' '''
Martin & Lim, 2002
†'''헤스페로르니스 멘겔리'''
'''''H. mengeli'' '''
Martin & Lim, 2002
†'''헤스페로르니스 룸가이리'''
'''''H. lumgairi'' '''
Aotsuka & Sato, 2016

[image]
복원도
[image]
골격도
1. 개요
2. 상세
3. 등장 매체


1. 개요


중생대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원시 조류.

2. 상세


미국과 러시아에서 발견되었으며 학명은 '서쪽의 새'라는 뜻으로, 화석 표본이 처음 발견된 장소가 미국 중서부의 캔자스 주였기 때문에 이런 이름이 붙었다. 중국에서는 '황혼조(黄昏鸟/黃昏鳥)'라는 형태로 번역하는데, 이는 속명에 쓰인 그리스어 '헤스페로스(ἕσπερος, hésperos)'가 초저녁 무렵 서쪽 하늘에 떠 있는 금성을 일컫는 단어에서 유래한지라 '서쪽'을 의미하는 동시에 '황혼녘'이라는 뜻도 내포하고 있어서 그런 것으로 추정된다.
헤스페로르니스의 화석은 미국의 유명한 고생물학자 오스니얼 마시가 10명의 학생들을 데리고 미국 중서부 일대에서 발굴 조사를 진행하던 1871년에 처음 발견되었다. 캔자스 주 서부 일대를 흐르는 스모키힐 강(Smoky Hill River)의 남안에 분포한 해성층인 나이오브라라층(Niobrara Formation)에서 프테라노돈의 화석을 발굴하던 중, 우연히도 보존 상태가 매우 양호한 편이었던 뒷다리뼈를 비롯해 경추골과 미추골 몇 점, 그리고 갈비뼈와 골반뼈 일부 등으로 구성된 화석 표본을 확보하게 된 것. 이후 헤스페로르니스속의 모식종인 레갈리스종(''H. regalis'')의 모식표본으로 지정되게 되는 이 표본은 아쉽게도 머리와 앞다리 골격이 발견되지 않았는데, 마시는 뒷다리뼈가 매우 튼튼한 형태이며 덩치 역시 당시까지 알려진 원시 조류 중에서는 꽤 큰 편이었다는 점을 근거로 이 녀석이 마치 현생 펭귄처럼 반수생 생활을 하던 날지 못하는 새의 일종이었으리라고 추정하였다.[1]
이듬해에는 기존에 발견되지 않은 두개골까지 거의 완벽한 상태로 보존되는 등 높은 골격 보존률을 자랑하는 화석 표본이 추가로 확인되었는데, 주둥이에 작지만 날카로운 이빨이 나있었음이 알려지면서 큰 주목을 받았다. 아랫턱 끄트머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분과 윗턱 중간 지점에서부터 돋아난 이 이빨은 미끌거리는 외피를 가진 작은 물고기두족류 등의 먹잇감을 놓치지 않도록 붙잡아두는 용도였을 것이며, 뿌리 부분이 각자 별도의 치조에 박혀있는 여타 원시 조류들이나 먼 친척뻘인 수각류 공룡들과는 달리 모사사우루스과 해양 파충류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턱뼈에 세로로 길게 파인 고랑을 따라 늘어선 형태를 하고 있었다는 점이 특징이다. 입천장뼈에서 아랫턱에 자리잡고 있는 이빨과 딱 들어맞는 구멍이 여럿 확인되었기 때문에 이빨이 손상될 걱정 없이 주둥이를 꽉 다물 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며, 이빨이 없었던 것으로 보이는 전상악골과 전하악골 부분에는 현생 조류들과 마찬가지로 케라틴질의 부리가 달려있었으리라 추정된다.
공교롭게도 이 녀석에게 이빨이 달려있었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은 이빨의 존재가 화석을 통해 확인된 또 다른 원시 조류인 이크티오르니스가 학계에 처음 알려졌을 때와 거의 같은 시점이었다. 이 때문에 마시는 이 둘을 오돈토르니테스(Odontornithes)라는 별도의 분류군에 배정하면서 조류가 파충류와 뿌리를 공유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생물학적 증거라는 평가를 내리기도 했다. 현재 이 녀석은 백악기 후기에 살았던 일군의 반수생 조류들을 아우르는 분류군인 헤스페로르니스류의 대표격으로 여겨지고 있으며, 당초 레스토르니스(''Lestornis'')라는 별도의 속명을 부여받고 모식종과 함께 학계에 소개된 크라시페스종(''H. crassipes'')을 비롯해 산하에 거느린 종의 수가 대략 10여 종에 이른다. 1990년대까지만 해도 화석 자료를 토대로 증명된 이들의 서식 범위는 북아메리카 일대에 국한된 상태였으나, 이후 러시아 볼고그라드 주스웨덴 스코네 주에서 로시쿠스종(''H. rossicus'')의 화석이 발굴된 덕분에 지금은 서식 범위가 유라시아 일대까지 뻗어있었을 것이라는 관점이 일반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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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싱턴 국립자연사박물관에서 전시된 표본
10cm를 넘는 길이의 윗팔뼈는 견갑골보다 조금 더 긴 편이었지만 아랫팔뼈와 손뼈가 완전히 퇴화해버렸기 때문에 이 녀석의 앞다리 자체는 매우 짧았으리라 추정되는데, 이 정도 앞다리로는 비행은 고사하고 펭귄처럼 물 속에서 헤엄칠 때 필요한 추진력이나 부양력을 제공하는 역할조차 기대하기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학자들은 이 녀석이 개구리처럼 튼튼한 뒷다리를 구부려 모았다가 밖을 향해 쭉 펼 때 발생하는 추진력에 전적으로 의존하면서 헤엄쳤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하지만 이처럼 앞다리가 극도로 작아졌다는 것은 그만큼 전체적인 체형이 더욱 유선형에 가까워졌다는 것을 의미하며, 마침 현생 반수생 조류 중에서 이 녀석의 유영 방식과 가장 비슷하게 헤엄쳤을 것으로 손꼽히는 뿔논병아리나 검은부리아비(Common loon, ''Gavia immer'') 등이 굉장히 민첩하면서도 효율적인 영법을 구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이 녀석 또한 물 속에서 먹이를 사냥하거나 천적으로부터 도망치는데 별 무리가 없을 만큼 기민한 움직임이 가능했을 것이다.[2]
헤스페로르니스속의 구성원 중 최대종인 로시쿠스종의 몸길이 추정치가 1.4m에 불과할 정도로 당대 해양 생태계에서는 비교적 작은 축에 속했기 때문에 아마 여러 해양 포식자들의 주된 먹잇감 중 하나였을 것으로 보이며, 실제로 이 녀석의 것으로 추정되는 골격이 어느 틸로사우루스 표본의 복강 부분에서 미처 소화되지 못한 채로 화석화된 사례가 보고된 적도 있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일부 종이나 최소한 어느 특정한 성장 단계에 있던 개체들의 경우 해안가 대신 민물 또는 민물과 바닷물이 만나는 기수역 일대에 서식하면서 바닷속에 도사리고 있는 위협적인 포식자들을 피했을 것이라고 추정하기도 한다. 몇몇 모식종의 화석 표본이 백악기 후기 당시 담수 및 기수 환경이 어우러진 캐나다 앨버타 주의 포어모스트층(Foremost Formation)에서 발굴되었다는 점, 마찬가지로 민물 환경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미국 몬태나 주의 주디스리버층(Judith River Formation)에서 화석이 발견된 알투스종(''H. altus'')이 존재한다는 점은 이러한 추측을 뒷받침해주는 주된 근거로 활용된다.[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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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말 마시의 관점에 따라 복원된 골격 표본을 묘사한 그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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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초에 제작된 헤스페로르니스의 구식 복원도
과거에는 위의 골격도나 복원도에서 볼 수 있듯이 이 녀석이 직립보행을 할 수 있었으리라고 보는 관점이 일반적이었는데, 이는 펭귄이나 민물가마우지 같은 현생 반수생 조류의 거의 대부분이 직립보행을 한다는 점에 영향을 받은 결과로 보인다. 그러나 뒷다리뼈와 골반뼈의 구조를 분석한 결과 뒷다리 대부분이 체벽 안에 들어찬 상태에서 거의 꼬리 끝부분에 가서야 발목 아래 부분이 양 옆으로 뻗어나오는 모양새임이 밝혀졌고, 이 때문에 현재는 직립은커녕 복부를 지표면에서 들어올리는 것조차 어려웠으리라는 관점이 일반적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육지에서는 바다표범 등의 여러 현생 기각류와 마찬가지로 배를 바닥에 붙이고 있는 상태가 사실상의 기본 자세였으며, 어딘가로 이동해야 할 경우 오로지 뒷다리 힘만을 이용해 지면을 박차면서 몸통 아랫부분을 질질 끌다시피 하는 식의 다소 굼뜬 움직임을 보였을 것이라고 한다.

3. 등장 매체


BBC다큐멘터리 공룡대탐험의 외전 시리즈로 2003년 방영된 3부작 다큐멘터리 Sea Monsters의 세번째 에피소드에서 지구 역사상 첫번째로 위험한 바다로 소개된 7500만년 전 백악기 후기 무렵의 바다를 무대로 출연한 고생물 중 하나다. 지금의 캔자스 주 일대에 해당하는 해안가에서 마치 현생 펭귄이나 가마우지들처럼 군집을 이루고 있는 모습으로 처음 등장하는데, 몸길이가 대략 2m 정도라는 설정이며 실제로 나이젤과 함께 등장하는 장면을 보면 헤스페로르니스와 나이젤이 서로 대충 비슷한 크기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길고 곧게 뻗은 부리에 이빨이 달렸고 육상에서 쉬거나 이동할 때 기본적으로 배를 바닥에 붙인 자세를 취하는 등 고증 자체는 꽤 괜찮은 편. 다만 여러 마리가 엔코두스로 추정되는 물고기 떼를 상대로 민첩하게 자맥질하면서 화려한 먹이 사냥 방식을 뽐내던 것도 잠시, 피로 물든 바다에서 헤스페로르니스들이 혼비백산하는 가운데 원시 악상어의 일종인 스쿠알리코락스[4]나 소형 모사사우루스류의 일종인 할리사우루스 등이 유유히 헤엄치는 장면이 나오면서 이 녀석이 백악기 후기 당시 해양 생태계에서는 사실상 좋은 단백질 공급원 중 하나 정도에 불과했음을 암시한다. 아예 거대한 포식성 경골어류 크시팍티누스가 헤스페로르니스 한 마리를 통째로 집어삼키는 장면까지 적나라하게 보여줬을 정도니 말 다한 셈.
내셔널 지오그래픽에서 만든 다큐멘터리인 Sea Monsters: A Prehistoric Adventure에서도 출연했다. 작중 주인공인 암컷 돌리코린콥스 돌리가 사냥을 연습하고 있는 와중에 갑자기 난입해 먹잇감을 가로채는 것으로 처음 등장하며, 돌리가 태어난 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인지 이 시점에서는 돌리보다 훨씬 큰 덩치로 묘사되었다.
영국 드라마 프라이미벌에도 등장했는데, 여기서는 아래를 향해 살짝 휘어진 부리와 끝에 뾰족한 발톱이 달린 날개를 가진 형태로 복원되었으며 뒷다리를 이용해 직립보행을 한다는 고증오류가 있다. 아노말리를 통해 침수 피해를 입은 어느 가정집의 지하창고로 넘어온 뒤 수리를 위해 방문한 배관공을 공격해 죽여버리는 등 굉장히 공격적인 생물로 묘사되었다.
도라에몽 극장판 시리즈의 서막을 열어준 1980년도 작품 노비타의 공룡을 리메이크한 노비타의 공룡 2006에서도 잠깐 출현하는데, 여기서도 직립보행을 하는 모습으로 잘못 복원되었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아기공룡 버디 시즌 1의 44번째 에피소드에서 제스(Jess)라는 이름의 헤스페로르니스가 출연했다. 다만 부리에 이빨이 달렸고 날개가 매우 짧다는 점을 제외하면 그냥 프레스비오르니스라고 해도 무방할 정도의 모델링으로 나왔기 때문에 고증 측면에선 딱히 기대할 것이 없는 수준.
게임 ARK: Survival Evolved에서 길들일 수 있는 생물로 나오는데, 스탯 자체는 별 볼 일 없는 편이지만 피라냐검치연어 같은 일부 물고기 유닛을 상대로는 말 그대로 일격필살을 날리도록 설정되어있는 것이 특징이다. 소형동물 대상 한정이지만 무려 '''500%의 경험치를 주는 황금알'''을 일정 비율로 생산한다는 특수능력도 가지고 있다.

[1] 물론 이 녀석은 대체로 펭귄을 연상시키는 생김새를 하고 있긴 했지만, 계통분류학적 관점에서 보자면 별다른 접점을 찾기 어려울 정도로 먼 관계에 있다.[2] 이 때문에 이 녀석의 뒷발은 대부분의 물새들처럼 발가락을 서로 이어주는 넓적한 물갈퀴 대신 논병아리류처럼 발가락 사이사이가 갈라진 형태의 물갈퀴가 달려있는 모습으로 복원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3] 다만 알투스종의 경우 해당 표본이 출토된 지층이 주디스리버층이 아니라 그보다 앞선 시기에 형성된 해성층인 클래겟셰일층(Claggett Shale Formation)의 일부라는 주장도 있어서 쉽게 단정할 수는 없는 상태다.[4] 작중에선 나이젤 마빈이 모른다고 했던 상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