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그니처 상공 조우전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외전 2권 <별을 부수는 자> 8장
- 은하영웅전설 극장판 1기 <우리가 정벌하는 것은 별의 대해>
- 후지사키 류 코믹스 은하영웅전설 45화 ~ 47화
- 시기 : 우주력 795년, 제국력 486년 표준력 9월 4일
2. 발단
제4차 티아마트 회전의 전초적 성격을 띄는 전투인데 원작과 OVA의 묘사에는 약간의 차이가 있다. 클롭슈톡 사건 이후, 문벌귀족과 그 대표인 플레겔이 라인하르트 폰 뮈젤과 그의 부하인 볼프강 미터마이어와 오스카 폰 로이엔탈 제거를 위해 모종의 계획을 추진한 부분까지는 동일하다.
원작에서는 제4차 티아마트 회전을 앞둔 9월 1일에 이제르론 요새의 사령관실에서 6번째 작전회의가 진행되고 있었는데, 이 자리에서 플레겔과 라인하르트가 대판 말싸움을 벌였다. 이에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가 두 사람을 침묵시키고 잠시 떼어놓기 위한 목적으로 라인하르트에게 행성 레그니처에 배회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는 자유행성동맹군을 포착하여 재량껏 상대하라는 지시를 받고 출전하면서 벌어진 전투로 묘사하였다.
반면, OVA에서는 원작의 묘사가 삭제되고 이제르론 요새에 라인하르트가 이끄는 부대가 도착하자 뮈켄버르거가 "내가 저 애송이 놈을 왜 환영해야 되냐?"는 식으로 마땅찮아 하는 반응을 보였고, 래그니처의 동맹군 함대도 사전에 대략적으로 포착되었다. 그리고 라인하르트가 이끌고 온 함대는 수도인 오딘으로부터 먼 길을 떠나서 이제르론 회랑까지 왔는데도 불구하고 요새로부터 입항을 거절당하고, 즉시 행성 레그니처로 동맹군에 대한 초계활동을 개시하라는 명령을 받는다. 또 뮈켄베르거의 부관으로 오베르슈타인이 나오며, 레그니처로 보낼 함대를 준비하고 라인하르트 함대를 보내려는걸 말리기도 했다.
3. 전개
발단의 묘사가 어찌 됐든 라인하르트 함대는 당시 행성 레그니처 부근에서 배회 중이던 파에타 중장의 동맹군 제2함대와 우연히 조우하였고 교전에 돌입하였다. 하지만 레그니처 대기권의 빠른 기류와 고중력, 저온으로 인해 제국군이나 동맹군 모두 고전하고 있었다.
미사일과 레일 캐논 포탄은 목표에 도달하기도 전에 레그니처의 중력에 추락해버리거나 꺾여버렸다. 그럼에도 동맹군은 효과적인 포화를 제국군에게 퍼붓는 데 성공했고, 4번째 미사일 발사는 질서정연하게 제국군에게 날아가서 동맹군 일부는 환호했지만 행성 폭발로 발생한 전자파가 미사일의 항법 시스템을 교란, 미사일 포화는 역으로 동맹군을 향했다. 이 어처구니없는 참극에 파에타 중장은 "이게 무슨 꼬락서니냐!"라고 탄식했다.
이때 제국군 함대 기함 브륀힐트가 폭풍으로 호위함도 없는 채로 동맹군 사정거리 내에 들어왔다. 순양함 2척이 우라늄 238 미사일 2발을 발사했으나, 운 나쁘게도 미사일 2발의 궤도가 교차하는 바람에 서로 충돌해서 폭발해버렸다. 순양함 2척은 이내 브륀힐트의 반격을 받아 격침당했다.
그 순간 대기의 난류가 제국군 함대를 강타했다. 제국군 함렬이 흐트러졌고, 파에타 중장은 승리를 확신했다. 파에타는 후퇴를 주장하는 양 웬리 준장의 말을 무시했다.
4. 반전
이런 불리한 상황 속에서도 라인하르트는 일발역전의 타이밍을 노리고 있었고, 양 역시 라인하르트와 마찬가지로 제국군을 한 큐에 보내버릴 방안을 생각하고 있었다. 문제가 있었다면 양은 참모 자격으로 출전했기 때문에 자신의 방안을 실행하려면 파에타를 설득해야 했다는 점인데, 그때 파에타는 유리한 현재의 전황에 기세가 올라 있어 양은 말도 꺼내지 못하고 씹혔다. 반면에 라인하르트는 지휘관이었기 때문에 방안을 세우고 타이밍을 재고 있다가 바로 행동에 옮겼다.
라인하르트가 세운 그 방안이란 바로 '''행성 표면에 핵융합 미사일을 발사하여 대규모 폭풍을 일으키는 것이었다.'''
갑작스런 핵폭발로 레그니처 대기층의 가스 덩어리가 아래로부터 동맹군 함대를 강타했고, 앞에서는 제국군 함대가 질서정연하게 포격을 퍼는었다. 올리비에 포플랭 중위와 이반 코네프 중위는 스파르타니안으로 순양함 한 척을 파괴했으나 전체적인 전선은 동맹군의 열세였고, 파에타 중장은 더 이상 전투를 계속하다간 함대가 궤멸한다고 판단, 퇴각했다. 제국군도 깊이 추격했다가 역습당할 가능성을 고려하여 추격하지 않고 이제르론 요새로 물러났다.
OVA에서는 양 웬리가 싸움을 피할 수 있었다고 말하지만 파에타가 무시하고 전투를 하다가, 잘못하면 위의 상황으로 죽을 판에 더스티 아텐보로가 양 웬리의 신호로 강제로 상승레버를 올린 덕에 간발의 차로 살아남는다.
5. 결말
2함대는 기상천외한 방법에 당해 치명적인 건 아니지만 적잖은 피해를 입었고, 제4차 티아마트 회전 당시 후방으로 빠졌다. OVA에서는 예비병력이지만 그래도 회전에 적극적으로 참가했는데 역시 여기서도 파에타의 뻘짓이 나온다.
참고로 이런 큰 피해를 입고도 파에타가 해임당하지 않은 이유는 그가 상부에 '''자신은 날씨가 너무 안 좋아서 패전했다고 변명'''했기 때문이다. 일단 레그니처의 대기권 상태가 안 좋은 것은 사실이었으므로 변명은 인정받았으나, 이로써 파에타는 '''우주공간에서 기상상태 이상으로 패전한 희귀한 인물이 되는 영예'''를 얻었다.
6. 여담
원작에서는 레그니처에서 전투가 달아올랐을 때, 코르푸트 자작이 탑승한 알트마르크가 미터마이어를 죽이려고 미터마이어가 탄 기함 배후에서 발포했다가 오히려 역으로 동맹군의 공격에 몰려 사망하게 된다. 이 내용은 OVA에서 삭제됐다.
그리고 이 전투는 라인하르트의 기함인 브륀힐트의 첫 출전이었다. 브륀힐트에게 피탄 위기가 한 차례 있었으나 행성 특유의 환경으로 인해 동맹군의 장비들이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날아오던 미사일이 서로 충돌해서 자폭하는 등의 이유로 위기를 모면하였다.
더불어 소설판에서는 이 전투에 참전한 동맹군 전함 율리시스의 이야기가 나온다. 율리시스가 동료 전함인 세인트루시아와 함께 제국군을 공격하기 위해 포문을 열었는데, 하필 그 순간 세인트루시아의 포문이 번개에 직격당하는 바람에 세인트루시아는 요단강을 건너고 말았다. 반면 옆에 있었던 율리시스는 '''멀쩡'''했다.
OVA 본편의 암릿처 회전에서 양이 '이전에 로엔그람 백작에게 진 빚을 약간 어레인지해서 돌려주겠다'고 하는데, 그 빚이 이 전투이다. 암릿처에서는 항성 암릿처에 수소 폭탄을 투하해, 그 항성풍을 이용하여 급상승하여 미터마이어 함대를 공격한다.
7. 후지사키 류 코믹스
제3차 티아마트 회전 이후 동맹군은 반 년 만에 이제르론 요새 공략작전을 준비한다. 원정을 떠나기 1주일 전에 욥 트뤼니히트 국방위원장이 출정식에 참석하여 수많은 군인들과 시민들이 모인 자유행성동맹군 통합작전본부 앞 광장에서 연설했다.
주전파로 이름높은 사람이 뜬금없이 반전파에서나 할 말을 하자 참석자들은 어안이 벙벙해졌다.용감한 전사 제군....
우리는 무려 150년의 오랜 세월이 걸쳐 전쟁을 계속해 왔다. 그리고도 앞으로도 수십 년... 아니, 수백 년간 전쟁은 계속될 것이다.
앞으로 맞이할 전투 역시 똑같은 것인가...? 이런 전쟁에 의미가 있을까...?
후지사키 류, 은하영웅전설 4권, 서현아, 학산문화사(2018), p. 151~152
트뤼니히트답게 연설은 주전론으로 끝났다. 참석자들은 트뤼니히트의 연설에 환호했으나 장 로베르 랍은 자기는 하이네센에서 편하게 복무한 주제에 헛소리 말라는 투로 깠고 양도 얼른 퇴역해서 저런 놈에게 경례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깠다.그러면 일부 평화주의자들의 말대로 제국과 화의를 맺을 것인가?
'''그런 것은 있을 수 없다고 이 자리에서 단언하는 바이다!'''
왜냐하면 제국의 사상은 전 우주가 황제의 소유물이며, 우리 동맹 영토 또한 황제의 것. 그리고 우리는 황제의 영토를 불법으로 점거한 제국의 백성이기 때문이다!
(술렁이는 참석자들)
'''그러나 우리는 결단코 제국의 백성이 아니다!'''
'''평화주의자들이여! 꿈에서 깨어나라!'''
'''제국은 지배와 종속을 원한다! 우리는 자유와 평등을 바란다! 서로의 요구를 받아들이면 국가 체제 자체에 모순이 일어나는 것이다!'''
(시민들: 맞아.... 백번 옳은 말이야!!)
제국에서는 귀족과 평민 밑에 농노계급이 있어서 농기계를 안 쓰고 사람 손으로 농사를 짓는다고 한다.
병사 제군! 제군의 부모가, 자식이, 연인이. '''제국에 잡혀 농노계급으로 추락하여 죽도록 비참하게 일하는 모습을 상상해 보라!'''
'''여기서 나는 한층 더 목소리 높여 선언한다!! 제국은 우리에게서 조국과 자유를 빼앗으려는 악이라고!!'''
(시민들: '''맞아! 제국과 타협은 있을 수 없다! 나쁜 건 그놈들이야!!''')
'''그러나 우리에게는 악에 맞설 강대한 무기가 있다! 바로 전 국민의 단결이다!!'''
'''진정한 자유란 왜소한 자아를 버리고 단결하여 공동체의 목적을 위해 전진하는 것이다!'''
'''이 위대한 역사를 가진 우리 조국! 자유로운 나의 조국! 지켜야 할 단 하나를 지키기 위해 우리는 일어서서 싸워야 한다!!'''
'''싸우자! 우리 조국을 위해!! 동맹 만세! 공화국 만세! 제국을 타도하라!'''
후지사키 류, 은하영웅전설 4권, 서현아, 학산문화사(2018), p. 152~156
그때 트뤼니히트가 연단에서 내려와 퇴장하면서 양 웬리 앞을 지나갔다. 양을 본 트뤼니히트는 표정을 바꾸더니 전부터 만나보고 싶어다며 다가가더니 필승의 전략을 들려달라고 한다. 그러자 양은 "적의 6배의 병력을 갖추고, 보급과 장비를 완비하며, 사령관의 의사를 가감 없이 전달하는 것."이라고 답했다. 트뤼니히트가 전투에 숫자가 중요하지 않다고 반박했지만 양은 "그런 생각은 숫자를 갖추지 못한 자의 자기정당화에 불과합니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트뤼니히트는 "그렇군.... 우리 정치가의 책무란 말이지."라고 답했고 트뤼니히트에게 연줄 만들 생각에 가득찬 파에타가 두 사람 사이에 끼어들어 트뤼니히트에게 사바사바하면서 대화는 끝났다.
일 주일 뒤 동맹군은 하이네센을 출발했고, 한 달 만에 아스타테 성계 부근까지 진군한 동맹군은 병력을 나눠 출구 부근에 위치한 티아마트, 반플리트, 다곤 성계에 각각 파에타 중장의 제2함대, 우란푸 중장의 제10함대, 보로딘 중장의 제12함대를 파견하여 점령함과 동시에 이제르론 요새 공략의 교두보로 삼으려 했다.
이에 따라 동맹군 제2함대는 티아마트 성계로 진군해서 가스행성 레그니처에 주둔했다.[1] 한편 이제르론 요새에는 우주함대 사령장관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와 라인하르트 폰 뮈젤 대장, 참모 플레겔 소장이 있었다. 라인하르트를 못마땅하게 여기던 플레겔은 뮈켄베르거에게 부탁해서 라인하르트 함대 혼자 동맹 함대를 공격하도록 명령한다. 라인하르트는 플레겔의 속셈을 꿰뚫어보았으나 마침 몸이 근질거리던 참이라 부관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 중령과 부장 볼프강 미터마이어 소장, 오스카 폰 로이엔탈 소장, 프리츠 요제프 비텐펠트 준장과 함께 티아마트 성계로 향했다.
동맹군 제2함대 소속 11,800척과 제국군 라인하르트 함대 9,600척은 레그니처 부근에서 대치했다. 차석참모 양 웬리 준장은 레그니처를 뒤에 두고 있는 아군의 포진이 불리하다며 후퇴를 주장했으나 파에타 중장은 우리 함대가 훨씬 숫자가 많은데 도망치는 건 말도 안 된다며 교전을 결정했다.
교전에 앞서 제국군은 본대로 8,000척을 편성하고 선봉에 비텐펠트 준장을 내세웠으며, 로이엔탈 함대 800척을 좌익부대로 편성했다. 반면 동맹군은 좌익, 중앙, 우익 부대를 각각 3,000척씩 편성하고 그 뒤에 2,800척을 후방부대로 배치했다.
마침내 양군이 주포 사정거리에 들어가자 교전에 들어갔다. 제국군 좌익함대가 본대로부터 떨어져 고립된 걸 본 파에타는 즉시 우익부대 3,000척으로 격멸하라고 명령했으나, 그 직후 난데없이 좌익에 제국군 함대 800척이 나타나 동맹군 옆구리에 스트레이트를 박아 주었다. 갑작스런 사태에 동맹군은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고, 동맹군 부대의 유병률은[2] 83%를 에 달하게 되었으며, 좌우에서 공격하는 800척과 눈앞에서 전진하는 8,000척의 제국군 본대에 포위섬멸 당할 위기에 처한다. 알고보니 미터마이어는 본대가 동맹군 함대를 상대하는 사이 급속 기동으로 레그니처를 한 바퀴 빙 돌아 동맹군 좌익을 급습한 것이었다. 보통 이런 경우에는 배 이상의 거리를 이동하므로 전장에 도착하는게 늦어지겠지만, 미터마이어는 '질풍 볼프'라 불릴 정도로 고속기동에 정통한 인물, 이 어려운 작전을 성공시켰다.
포위당한 동맹군은 제국군에 미미한 피해를 입힌 대가로 20%의 병력을 잃었다. 그러자 파에타는 즉시 후퇴하여 레그니처 대기권으로 들어가라고 명령하였다. 양 웬리는 레그니처에는 강력한 폭풍이 불고 번개까지 치니 항행이 불가능하다고 만류했지만 파에타는 이대로는 끝이 없다고 레그니처 구름 속으로 숨어서 게릴라전을 수행한다고 명령했다. 동맹군에 레그니처로 들어가자 제국군도 따라서 레그니처 대기권으로 진입했다.
양 웬리의 말대로 레그니처에는 시속 2,000km이상의 폭풍이 불고 있어 소형함은 아예 조함이 불가능할 정도로 크게 애먹고 있었다. 한편 양은 적 지휘관이 지난 제6차 이제르론 공방전, 제3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만난 그 위험인물이라고 확신했고 파에타와 친한 장 로베르 랍에게 무언가를 부탁했다.
제국군이 레그니처의 대기권에 진입하여 공격을 퍼붓자 파에타는 더 강하하여 제국군을 끌어들인 뒤 10척의 분대로 나뉘어 기습할 것을 명령했다. 그 순간 랍이 나서서 파에타에게 가스행성의 표면이 수소와 헬륨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시켜주었다. 그제서야 제국군의 속셈을 깨달은 파에타는 즉시 전 함대에 구름에 숨어서 철수할 것을 명령했으나, 제국군의 방해전파 때문에 아군 간 통신이 불가능했고 두꺼운 구름 탓에 발광신호도 쓸 수 없었다. 그러자 파에타는 기함이 철수하면 뒤 따를 것이나 기함 '파트로클로스'의 상승을 지시했다.
그 시각 제국군은 행성 표면을 향해 레이저 핵융합 미사일을 퍼부었고, 핵융합 미사일은 표면의 수소와 반응하여 대폭발을 일으켰다. 그 폭발에 휘말려 동맹군의 80%는 소멸했으나, 기함 '파트로클로스'를 비롯한 1,762척은 살아서 동맹군 본대로 돌아왔다. 라인하르트는 도망가는 동맹군 함대를 섬멸할 것을 물어보는 키르히아이스에게 저 폭발에 휘말리고도 살아남은 행운을 얻었으니 추격하지 말고 이제르론 요새로 귀환할 것을 명령했다.
이 전투에서 막대한 피해를 입은 제2함대는 제4차 티아마트 회전에서 후방병력으로 빠졌고, 사령관 파에타 중장의 입지는 위태로워졌으나 국방위원장 욥 트뤼니히트 파인 덕에 어찌어찌 살아남았다. 그리고 이 전투의 패전으로 티아마트 성계가 제국군에게 넘어갔으며, 동맹군은 이제르론 요새를 공략하기 위해 티아마트 성계를 먼저 점령해야 했다. 이 때문에 벌어진 전투가 제4차 티아마트 회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