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하와이
1. 개요
경상남도 창녕군 부곡면에 있'''었던''' 유명 온천 리조트.
1972년에 부곡온천이 발견되었으며, 1979년 부곡관광호텔이 개관했다. 창업주인 백농 배종성[1] 은 재일교포 재계에서도 신격호(롯데), 서갑호(방림방적) 등과 함께 다섯손가락 안에 들 정도로 성공한 인물로, 1976년 재일본 한국인 본국투자협회 결성 이후 재일교포 기업인의 모국 진출 붐에 따라 문을 열었다. 개관 당시 국내에서는 보기 드문 극장식 공연장과 워터파크 시설을 갖춰 신혼여행과 수학여행의 필수코스가 되기도 했다. 특히 배 씨는 자신의 호를 붙인 '백농관'에 전 세계에서 수집한 수천 점의 동물 박제·불상·석상·유물 컬렉션을 전시해 놓기도 했다.
현재 부곡하와이의 모기업은 배종성이 창업한 일본 에이스 전연 그룹이다.[2] 공식 상호명은 (주)제일흥업이며, 대표이사는 일본인 카나가와 겐지이다.[3] 1982년 4월 1일 설립되었으며, 2017년 5월 28일자로 부곡하와이를 영업 종료했다. 그로부터 불과 약 두 달만인 2017년 7월 19일 부곡하와이를 운영하던 (주)제일흥업도 폐업되었다.
2. 상세
원래 조선시대에는 영산온정이라고 하여 온천수가 가끔 나왔다고 한다. 1973년에 제대로 된 온천이 발견되었는데 당시 수온이 78도에 달했다고 하며, 1979년 국민관광지로 지정되면서 '''대한민국 최초의 워터파크'''로 문을 열었다. 1970~1980년대 당시 배후도시인 부산, 마산(창원), 대구 등 영남권 인구를 발판으로 각종 스파와 리조트가 들어서서 어마어마하게 커졌다. 추억은 방울방울에 나올 법한 대규모 욕탕, 일설에 따르면 후쿠시마현의 워터파크 하와이언 센터, 즉 지금의 하와이언즈를 그대로 벤치마킹해온 듯, 그야말로 '''한국의 아타미'''라는 표현이 과하지 않던 시절이 있었을 정도. 48개의 온천공에서 1일 3,000톤의 온천수가 쏟아졌다. 덕분에 인접한 중부내륙고속도로[4] 영산IC는 지역 자체 수요 대비 요금소를 크게 지었을 정도였다.
온천장 외에도 '부곡하와이랜드'라는 테마파크가 유명했지만 1990년대 이후로는 겨우 명맥이나 이어가는 수준. 다만 한국에서 타가다 디스코를 초창기에 들여온 몇 안 되는 곳 중 하나라는 기록이 있다.
2015년에 들어서면서부터는 온천보다 호텔, 골프장과 리조트업으로 주로 먹고 살았다. 비수기 타개를 위해서 겨울에는 주변에 눈조각 전시 행사를 열기도 하였다. 이와 같은 주변부에 투자하기보다는 본업인 스파 관련 시설을 업그레이드하고 현실적인 가격 책정에도 신경썼어야 했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실제로 만들어진 시절과 별 차이 없는 노후화한 부분이 많고,[5] 탈의실에서 곰팡이 냄새가 난다는 등 방문자들의 불만이 많았음에도 이를 전혀 개선하지 않았다.
3. 폐업
하지만 대한민국에서 손꼽히던 네임드 명소 부곡하와이도 세월을 이기지 못하면서 영업을 중지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는데, 원인은 방문객 감소에 의한 적자. 시설은 노후화됐는데 경쟁자들은 늘어나니 버텨낼 리가...
특히 부곡하와이의 주 수입원이던 부산광역시, 창원시, 울산광역시 등 부울경 주민들의 이탈이 부곡하와이에 큰 타격을 주었다. 당장 1990년대 들어 수도권에 캐리비안 베이를 시작으로 전국적으로 워터파크가 우후죽순 들어섰다. 부울경 지역으로 축소해도 김해시에 최신시설로 문을 연 '''롯데워터파크'''와 전면 리모델링을 단행한 양산시 하북면에 '''통도아쿠아환타지아'''가 부울경과 가까운 위치+대중교통 접근성+최신시설+대대적인 홍보를 통해 부울경 피서객을 끌어모은 데 반해 부산에서 멀리 떨어진 창녕군이라는 농촌에 위치해 있어 자가용 아니면 접근이 곤란하고 시설도 80~90년대에서 멈춘 듯한 부곡하와이까지 갈 메리트가 사라짐으로써 급격한 몰락이 시작되었다. 또한 후술한 것처럼 부곡하와이의 전성기 시절에는 해외여행이 자유롭지 않아서 어느 정도 메리트가 있었는데 시간이 흘러 자유화되어 부곡하와이를 대체할 여행 코스도 국내를 넘어서 웬만한 세계의 곳곳으로 넓어졌다. 온천욕 역시 부산의 동래온천, 해운대온천이라는 전국구급 온천과 울산의 등억온천, 창원의 북면온천 등 도심과 가까운 온천의 인프라가 충족되면서 사람들은 굳이 대중교통이 불편하고 위치가 외진 부곡온천까지 올 이유를 느끼지 못하게 되었다.
결국 2017년 5월 28일부로 폐업되었다. 노조 측에서는 공금횡령 등을 은폐하기 위한 위장폐업이라고 주장하나(운영 말기, 호텔 정문 근처에 이러한 플래카드들이 걸려있었다) 노조의 발언권이 높지 않아서인지[6] 이들의 말이 진실인지는 수사기관이 조사해봐야 알 수 있을 듯하다.
오늘의 유머에 직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한 사람이 올린 글을 보면 창업주였던 배종성 회장은 일본에서 경영진의 보고만 받고 경영에 직접적인 참여는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것이 방만 경영으로 이어져 시설에 재투자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가 누적적자가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쌓이고 담보대출도 불가능해져 폐업에 이르게 되었다고 한다.
다만 부곡온천 자체가 완전히 망한 것은 아니라서, 여전히 일성부곡콘도나 레이크힐스 부곡리조트, 부곡스파디움, 현대호텔등과 같은 휴양시설이 존재한다. 물론 그 명성은 전성기에 미치지 못한다.
부곡하와이 폐쇄 이후 기존 시설들은 매각처를 찾지 못해 계속 방치 상태였는데,[7] 창녕군에서 보다 못해 직접 나서 제일흥업주식회사와 우선 매각 협약을 맺고 2019년 안으로 인수 계약을 체결하겠다 밝혔다.
하지만 2021년 2월 현재까지 1년 이상 지속 중인 코로나 19 사태로 인해 당분간 재개장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4. 그 외
지옥의 길이라는 이색적인 코스가 있다. 불교 설화를 모티브로 지옥에서 받는 온갖 형벌이 조각으로 새겨져 있는데, 잔인하기 그지없다. 자세히 보면 물론 청소년이나 어른이 되고 보면 그냥 "무섭네"하고 말할 정도의 수준이지만 과거 부곡하와이로 자주 캠프를 갔던 영남 지역의 유치원생들이나 수학여행 때 부곡하와이로 숙소를 이용했던 초등학생들은 이 지옥의 길 체험을 하면서 '''공포에 질렸다.''' 유치원의 높으신 분들이 괜히 아이들한테 못된 짓 하면 지옥간다는 교훈 심어놓는다고 이런 길 체험을 하게 하는데 이는 좋다고 볼 수 없다. 아무리 조각이라도 잔인한 고문을 조각해놓은 것이다. 아이들은 이를 보고 당연히 공포에 질릴 수밖에. 심지어 실금을 하거나 울음을 터뜨리는 아이도 있었다. 신과함께-죄와 벌에 나오는 지옥도 이거에 비하면 풋사과 수준이다.
아무튼 이 지옥의 길에서는 각종 고문들이 새겨진 조각 뿐만 아니라 지옥을 관장하는 신, 악귀(마두 & 우두도 나온다)는 물론이고 반대로 지장보살과 같은 여타 다른 보살들의 조각도 볼 수 있다. 게다가 조각 앞에는 고문과 신에 대한 설명이 적힌 판이 있는데, 글씨가 작아서 잘 안보일 뿐더러 에버랜드의 사파리처럼 이동하는 차 안에서 보는 것이므로 다 못 읽는다. 이 코스는 이후에도 계속 남아 운영한 듯 하다. 그런데 부곡하와이에 도대체 왜 이런 코스가 있는지는 알 수가 없다. 여러모로 미스테리한 곳. 당연히 학부모의 컴플레인이 끊이질 않았는데, 도대체 어째서 안 없어진 것인지가 의문다. 고객대응과 시설관리에 방만했다는 증거이기도 하다. 다시 말해 시대에 뒤떨어진 부분, 욕먹을 만한 부분을 고치지도 않고 방만하게 운영하여 경쟁자들이 동종산업에 손쉽게 진입하게 만들었다는 걸 이 조각들이 말해주고 있다.
5. 여담
- 현지에서 30년 이상 살아온 사람의 말에 따르면 1980년대 후반이나 지금이나 시설은 별로 차이가 없었다고.
- 1991년 초, 부곡하와이로 가족 여행을 온 서 모 씨가 집을 비운 동안 도둑 맞을까 봐 두려워 전 재산인 350만 원을 다 가지고 와서도 계속 몸에 지니고 다녔다. 그런데 놀이 기구를 타던 중 공중에서 돈이 다 쏟아져 휘날려 버리고 주위의 사람들이 돈을 잡으려는 어처구니 없는 사연이 있었다.[8] 이 황당한 사연은 2003년 12월에 방송된 MBC의 타임머신이라는 프로그램에서 코믹하게 재현을 해 "불어라 돈바람"이라는 제목의 에피소드(101회, 2003년 12월 21일 방송분)로 방영되었다.
- 한창 전성기였던 1980년대에는 해외 여행이 자유롭지 않았던 시절이었던 지라 사람들이 이곳에 다녀오고는 하와이에 갔다 왔다고 농담을 했던 일화도 있었다. 이는 1989년 해외여행 자유화 조치가 이루어진 이후로도 잘 써 먹혀서 1991년 별이 빛나는 밤에 공개 방송에서 게스트로 나온 일반 대학생이 하와이 여행을 간다고 하자 코미디언 이경규가 "하와이? 어느 하와이요? 부곡 하와이 가나요?"라고 하여 이문세나 신승훈이나 신해철 같은 다른 진행자들을 웃음 바다로 만든 추억이 있었다. 또한 시간이 한참 흐른 뒤 무한도전에서도 니가 가라 하와이 편에서 이 코드를 써먹은 적이 있다.
- 창녕군 출신의 연기자 오연서는 부모님이 처음 만난 곳이 부곡하와이였다고 말하면서, 폐업 소식에 "마음 속 추억을 잃어버렸다"는 반응을 보였다.
- 동물 박제가 굉장히 많이 전시되어 있었는데, 특히 유수풀 바로 옆에 위치한 온실에는 커다란 기린 박제도 있었다.
- MBC의 퀴즈예능 대한외국인에서 잠깐 언급이 됐는데, '1970년대에 신혼여행으로 유명했던 한국 관광지는?'라는 질문에 외국인 패널이 나 이거 알아! 부곡하와이.라고 말해서 출연진을 빵터지게 만들었다. 당시 사람이었던 이상민, 김용만, 박명수는 한참 웃다가 '거기 나오기 훨씬 전이에요.라고 답했다.
[1] 1920~1994. 경남 창녕 도천면 출생.[2] 본업은 파칭코 기기 제조쪽이다.(공식 홈페이지) 제일흥업 상호명과 함께 CI가 붙을 때 CI에 'A'자가 붙은게 뜬금없을수도 있지만, 사실 모기업의 로고를 그대로 쓰는 거.[3] 눈썰매장으로 올라가는 길을 가다보면 윗측 서북쪽에 무슨 작은 한옥이 두채 있는데(식당으로 추정) 그 근처에 일단의 일본인이 2002년 한국 여행을 기념해서 나무를 심고 기념비를 세운 비석이 보인다. 이 비석은 '한일 21세기 모임'이라는 명의로 세워졌는데, 경영진과 무관하지 않을 것으로 추정된다.[4] 온천 최초 개업시에는 구마고속도로로 불렸다.[5] 특히 화장실이나 일부 시설안내 간판의 경우 1980년대에나 쓸 법한 안내간판이 영업 막바지까지 고스란히 교체없이 유지될 정도. 그나마 교체된 거라 해도 1990년대 물건인 경우 역시 많다.[6] 영업 말기 시점의 임직원 중 노조원이 차지하는 비중은 25%에 조금 못 미쳤다.[7] 부곡하와이의 리즈 시절에 경쟁관계였던 충주 수안보 와이키키호텔은 이미 폐건물이 된 지 오래다. 2010년대 들어서 이랜드그룹에서 자사의 리조트 브랜드인 '켄싱턴' 레이블을 붙여서 재개발하겠다고 팔을 걷었으나, 실제로는 속으로 곪고 있는 이랜드 재정사정 때문인지 또 손을 털은 듯해서 여전히 폐건물이다.[8] 이 중 서 씨의 재산 350만 원 중 270만 원은 직원에 의해 서 씨에게 돌려주었지만 나머지 80여 만 원은 주위의 사람들이 주워 갔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