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다리 걷어차기
1.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위
말 그대로 사다리를 걷어차 다른 사람이 올라오지 못하게 하거나, 높은 곳에서 내려오지 못하게 방해하는 것. 현실에서는 박명수가 이걸 시전했다가 무한도전 한 편을 대차게 말아드셨다. 물론 이거 하나 때문에 말아먹은 건 아니지만... 자세한 건 무한도전 좀비특집 28년 후 참조.
공성전에서도 사다리를 올릴 때 성벽보다 너무 길게 설치하면 걷어차이거나 밀어버리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끝까지 닿지 않도록 설치한 뒤 마지막엔 자력으로 올라가는게 정석. 하지만 가상매체에서는 늘 사다리가 걷어차여 사다리로 올라가던 인원이 통째로 추락하는 장면이 한두 번 나와준다. 수비 측에서 갈고리가 달린 막대기로 사다리를 지렛대 원리로 밀어서 떼어내는 경우도 있지만 보통 사다리를 걷어차서 떨구는 경우가 대부분. 공성전의 사다리는 이미 공격병력이 잔뜩 들러붙어서 기어오르는 중이기 때문에 그 무게가 엄청나 한두 명이 걷어차서 떼어내기는 불가능에 가까웠다. 사다리를 떼어내려면 공격병력이 오르기 전에 시도해야 했고 공격측도 이를 알아서 병력이 넘어가기도 전에 사다리가 떨어지지 않도록 사다리 밑에서 병력들이 손으로 잡아두거나, 성벽 끝에 걸리게 갈고리를 달거나, 아예 넘겨버릴 수 없는 수레형 사다리를 만들기도 했다.
만화같은 가상매체에서도 캐릭터가 쫓기다가 시전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경우 사다리를 올려버려서 적이 손도 못 대게 한다. 그리고 쫓는 입장은 사다리를 거치지도 못하고 다른 길을 찾거나, 확보는 했는데 대개 위쪽이나 건너편에 있는 쫓기는 입장이 사다리를 치워버려서 피해를 입기도 한다. 엑스트라가 시전할 경우엔 사다리를 치웠음에도 불구하고 '''그냥 점프로 쫓아오기도 한다.''' 엑스트라에 감정이입한 사람에게 충격을 주고, 추격자의 강함을 어필하고 덤으로 간지까지 넣어주는 연출.
요즘은 주로 2번 항목으로 많이 쓰이는 편이다.
일본 소설가 아쿠타가와 류노스케(芥川龍之介)의 단편소설 「거미줄(蜘蛛の糸)」(1918)에 나오는 주인공 '칸다타(犍陀多)'가 자신만 살기 위해 거미줄에 뒤따라 오르는 사람들을 떨어트리는 행위가 예.
1.1. 프로레슬링의 래더매치에서
프로레슬링의 주요 경기 방식중 하나인 래더매치에서 상당히 자주 볼 수 있다. 래더매치는 링의 한가운데 키가 닿지 않는 아주 높은 곳에 챔피언 벨트를 걸어놓고 먼저 벨트를 획득하는 자가 승리한다. 따라서 벨트를 획득하려면 링 중앙에서 사다리를 이용해야 하는데 이걸 걷어차거나 밀어내서 상대방이 벨트를 획득하지 못하게도록 하는 것이다. 당하는 사람은 사다리 위에서 떨어지니 큰 대미지를 받는다. 무기를 사용하는 것이 논란이 되는 것에 비하여 이것은 크게 논란이 되는 경우가 드물고 시각적으로도 강한 임펙트를 주기에 PG 등급에서도 애용되고 있다.
만화, 게임에서는 사다리를 걷어차서 상대방이 벨트를 얻지 못하게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사다리를 밀어버린다.
원래 처음 고안됐던 래더매치에서는 사다리를 이용하기만 할뿐 중요시되던 요소가 아니었는데, 레슬매니아X에서 숀 마이클스와 레이저 라몬이 선보였던 래더매치에서 상대를 방해하기 위해 사다리를 밀면서, '''사다리에서 바닥으로 떨어지는 액션이 큰 임팩트를 주면서''' 래더매치의 중요한 관전 포인트가 되었다. 링 안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많지만, 떨어지면서 주변 기물이나 로프, 심지어는 링 밖으로 내던져지는 액션도 펼친다. 레슬매니아 17의 명경기인 TLC 매치에서 버버레이 더들리와 매트 하디는 사다리 걷어차기를 당해 '''2단 테이블'''에 동시에 떨어지는 명장면을 연출했다.
그래서 WWE에서 래더매치, 특히 머니 인 더 뱅크같은 다자간 래더매치의 경우 이 사다리 액션을 전담해줄만한 선수는 꼭 등장한다. 몸을 사리지 않고 사다리와 함께 다이빙해주는 선수나 높은 지점에서 낙하를 안전하게 할 수 있는 낙법 기량이 있는 선수들이 이런 액션을 전담한다. 이를테면 前 WWE 선수인 셸턴 벤자민이나 존 모리슨, 코피 킹스턴같은 선수들이 이를 맡는다.
2. 정치·사회적인 표현
2.1. 개요
사다리를 걸쳐 위층으로 올라가고 그 사다리를 걷어찬다는 의미로, 먼저 어떤 분야에서 성과를 낸 사람이 뒷사람이나 경쟁자들이 뒤따라 올라오는 걸 방해하고 견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높으신 분들이나 자수성가한 사람이나 단체, 심지어 국가(선진국 vs 신흥공업국 vs 개발도상국)까지 능력주의에서 밀려나지 않으려고 흔히 저지른다. 흔히들 사다리 걷어차기를 두고 개구리 올챙이 시절 모른다고 한다. 경로의존성을 강화하는 방법이기도 하다.
공급이 수요에 비해 제한적인 분야, 그것도 공급이 항시적이 아니고 때때로 단절되는 분야이면 거의 모든 곳에서 목격할 수 있는 현상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자신만 잘 먹고 잘 살면 된다는 태도이다. 현대의 세대갈등, 특히 청년층과 중-장년층의 갈등도 이 사다리 걷어차기와 연관된다는 해석이 있다. 방법론으로 보면 세대간 대화의 부족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다.
부동산 투기도 사다리 걷어차기에 해당된다. 집을 혼자 독식하고 다른 사람들을 전세나 월세로 계속 전전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2.1.1. 논란이 있는 경우
사다리 걷어차기으로 악용된다는 논란이 되는 사회적 이슈들로 보통 교육이나 전문직 자격 문제와 관련된다. 당사자들[1] 의 이해가 복잡하게 얽혀있는 만큼 사다리 걷어차기가 맞다 아니다 관련 의견이 분분하므로 어느 한 쪽이 확실히 옳다고 말할 수는 없다.
3. 축구 은어
UEFA 챔피언스 리그, UEFA 유로파 리그, AFC 챔피언스리그 등에서 조별리그~16강전에서 두 강팀이 만나 도그파이트를 벌이는 행위를 뜻한다. 물론 약팀 입장에선 어부지리지만.
아시아에선 중동의 알 힐랄이 서아시아 예선에서, 동아시아에서는 K리그 팀들과 중국 슈퍼 리그(2010년 대회때 9번 맞붙어 9번 다 이김), 일본 J리그 강팀[2] 들이 이걸로 상위 진출하기로 유명하다.
유럽 대항전에서는 분데스리가, 프리메라 리가,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팀들이 잉글리시 프리미어 리그, 세리에 A팀 상대로 사다리 걷어 차기를 많이 시전해 준다. 특히 바이에른 뮌헨, 함부르크 SV, 샬케 04, FC 포르투, 올랭피크 리옹[3] 이 유럽대항전에서 사다리 걷어 차기를 많이 시전해 주신다.
FIFA 월드컵에서는 이미 탈락했거나 16강 진출이 희박한 팀이 다른 16강 진출 가능성이 있는 팀을 이겨서 같이 탈락하는 행위를 뜻한다. 카잔의 기적은 독일이 16강으로 올라가는 사다리를 한창 잘 타고 올라가고 있었는데 그 사다리를 대한민국이 걷어차버린 꼴이었다. 독일이 비록 멕시코한테 졌다지만 스웨덴을 이겼는데 그 스웨덴이 멕시코를 상대로 대승을 거두고 있어서 독일이 16강에 진출할 가능성이 커졌는데 그만 대한민국이 독일을 깨버리는 바람에 독일은 16강 진출에 실패했다.
4. 장하준의 저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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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자 장하준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 거론한 '선진국의 후진국 죽이기'를 별도로 정리한 책이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를 주장하는 선진국의 행태들은 위선이며, 선진국들의 발전과정에서는 하나도 예외없이 보호무역주의와 높은 관세율, 그리고 국가 주도의 산업진흥책이 시행되었다는 것을 하나 하나 사례를 들어 말한다. 말하자면 선진국들이 이제와서 자유무역을 주장하는 것은 자신들이 보호무역이라는 사다리를 타고 높은 곳에 올라간 다음 개발 도상국들이 뒤따라 올라오지 못하게 사다리를 걷어차는 행동이라는 것.
사다리 걷어차기의 내용을 간단히 설명한 Macat Politics Analysis의 영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