능력주의

 


1. 설명
2. 논쟁
2.1. 장점
2.2. 단점
3. 서브컬처
4. 관련 인물
5. 같이보기


1. 설명


, meritocracy[1]
능력이 있으면 있을수록, 더 좋은 대우를 받으며 더 많은 보상을 받아야 한다는 사상. "현능주의", "실적주의", "업적주의", "실력주의", "실력지상주의" 라고도 한다. 역사적으로 능력주의는 '족벌주의', '정실주의', '엽관주의'를 거친 뒤 나타났다. 다만 이런 행정학 인사제도 분야에서 쓰이는 능력주의의 맥락은 어떤 이념적 방향성을 의미하는 능력주의의 맥락과는 좀 다르다. 이 항목에서 주로 다루는 능력주의는 후자, 넓은 의미이다. '''이 둘의 차이점은 매우 크다.'''
막스 베버가 주장한 "프로테스탄트 직업윤리"와 "능력주의"를 굳이 비교하자면, 전자는 "열심히 하는 사람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보는 반면, 후자는 "유능한 사람이 좋은 대우를 받아야 한다"고 본다. 즉, 열심히 하지만 무능한 사람은 능력주의 체제에서는 환영받지 못한다. 이 두 가지 개념을 놓고 서로 비교하는, 해외의 학술 문헌도 종종 있다.

2. 논쟁


원칙적으로는 능력만 가지고 평가를 하므로, 능력 외의 요소로 인한 차별은 없다. 능력주의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기회의 평등이 확실하게 이루어진다. 이는 아주 공정하며 깨끗한 사회를 만들 수 있다는 것이고, 개천에서 용난다를 가능하게 만들어주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능력본위 인사 방침은 기득권을 차지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적개심을 일으키는 인사 방침이다. 러시아 제국의 니콜라이 1세가 '''“요리사 아들같은 사람들이 대학에 들어가서 제국의 권위를 흐리는 일이 없도록”''' 관료들에게 직접 명령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능력주의는 족벌주의연고주의의 단점을 보완하는 대안으로서 혈연, 지연으로 기득권을 유지하는 사람들의 반발을 샀다.[2] 오늘날과 같은 형태의 능력주의 관련한 본격적인 논란 및 논쟁은 현대 자본주의가 발달하면서부터 나타났다.

"정유라이화여대 부정입학 사건에 대한 전국민, 특히 청년들의 분노가 촛불혁명의 결정적인 도화선 중의 하나라는 사실이다. 그 사건은 우리 사회의 대중들이 갖고 있던 어떤 원초적인 정의감을 건드렸다. 우리 사회의 대중들, 특히 청년들은 충분한 실력을 갖추지 못한, 아니 돈도 실력이라고 우기는 정유라가 부당한 외압을 통해서 명문대에 입학하고 또 별 다른 노력 없이 학점을 취득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그냥 가만히 인내하며 지켜볼 수 없었던 것이다. 그 정의감은 일정한 실력과 노력만이 특정 성취나 권한을 누릴 자격을 정당화한다는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 능력주의. 필자)에 따른 것이었다. 이렇게 그 메리토크라시 이념은 지난 촛불혁명의 가장 중요한 동력 중의 하나였다."

- '유교적 근대성과 한국 민주주의의 미래'(2017, <철학연구회 학술발표 논문집>) / 장은주 영산대 교수 출처

그러나 능력주의가 무조건 만능이기만 한 것은 아니다. 메리토'''크라시'''(Merito'''cracy''')라는 용어를 공식적으로 만들어낸 사회학자 마이클 영은 실력과 능력에 따라 사회적 지위를 차지하는 공정한 사회를 찬양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런 사회도 역시 사다리 걷어차기 문제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점을 위해서 디스토피아 소설 <<능력주의(The Rise of Meritocracy '''1870-2033''')>>을 썼다. 출판사에서 영에게 멋진 신세계와 비슷한 종류의 사회 비판 서적을 주문한 것도 그 배경이다.# 다른 어떤 것도 아니라 지적 능력, 교육 성취, 기타 개인의 성취에 의해서 지위가 결정되는 사회가 어떻게 계급 재생산을 영속화시키고 사회의 통합을 망칠 수 있는지 위험성을 경고하기 위해서 공적, 장점, 우수성을 뜻하는 merit과 그에 의한 지배를 뜻하는 cracy를 합쳐서 meritocracy라는 말을 만든 것이다.
그런데 모든 사회학단어는 어떤 학자가 말했는가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사회학자는 많은데 이들이 사용하는 단어는 통일되지 않아서 제각각이기 때문이다. 사실 단어를 엄밀하게 쓰지 않는 학자는 그 자신이 쓰는 단어임에도 시기마다, 저서마다 정의가 제멋대로 바뀌는 경우도 자주 있다.
그나마 영어인 메리토크라시는 단어 자체가 외래어이기에 한국에서 원어그대로 읽으면 그런 문제가 없는데 한글로 번역한 능력주의는 능력이라는 단어 자체가 얼마든지 활용이 가능한 형태이고 당나라의 과거제/천거제 등의 논쟁을 설명하는 역사학 서적에서도 실제 사용되는 것이 보이기 때문에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과 옹호, 분석에 대해 서로 의견 차이와 오해가 분분해진다. "실력지상주의"라는 어휘가 더 적절할 수도 있다. 메리토크라시를 기존에 긍정적으로 쓰던 단어인 "능력본위"와 비슷한 "능력주의"로 번역한게 잘못인 것이고. 정확한 번역이라면 "유능주의"등의 안쓰이던 단어로 번역하는게 옳지만 굳이 이렇게 번역하는걸 보면 기존의 "능력주의"를 고의적으로 왜곡하려는 의도로 오해되기도 한다.
사실 Meritocracy라는 단어 자체도 영어권에서는 비슷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1958년의 소설에서 기원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김창환 캔자스대 사회학과 교수의 기고문과는 달리 20세기 초반 문헌에도 해당 단어가 쓰인 글들이 검색되기 때문이다. Merito + cracy라는 조어 자체가 영어 내부의 언어적 조어법칙상 전혀 특별한 형태가 아니기에 얼마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이다.
따라서 이 문서의 제목도 능력주의가 아닌 원어 그대로 메리토크라시가 되어야 할 것이지만 메리토크라시는 현대 사회학에 중요 과제로 떠오르고 있어 이를 검색하려는 사람이 있을 것이기에 그 오해를 바로잡을 수 있도록 이대로 내버려 두는 것이 좋을 것이다.
해당 개념이 긍정적으로 사용되는 경우 "능력주의", "실력주의" 같은 ㅇㅇ주의로 끝나는 어휘가 아닌 “능력본위”라는 어휘로 주로 사용되는 편이며, 능력주의가 대놓고 갑질에 악용되는 경우에는 고오옹정 같은 신조어 어휘를 사용해 표현하는 경우도 있다.

2.1. 장점


전문가,관료 등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사람이 유능할 것임이 보장된다. 족벌주의, 연고주의의 폐단을 생각하면 당연한 것이다. 대표적으로 대한민국 해외공관 상주 직원 중 외무고시를 거치지 않은 인원 중에는 심지어 영국에서 근무하는 사람이 영어 회화 실력이 슈퍼에서 간단한 물건 사는 수준밖에 안 돼서 실무를 아예 못하던 실제 사례라던지,[3] 해외에서 한국인들이 무슨 문제를 겪더라도 “기다리세요.”라는 말 외에는 아무것도 안 하는 문제 등이 불거지는데# 공정하게 능력/의지로 사람을 뽑았다면 감소시킬 수 있는 문제이다. 족벌주의, 인종주의 같은 부정적으로 보여지는 평가외에도 어퍼머티브 액션, 농어촌 특별전형, 여성할당제 같은 사회적 약자보호정책등의 긍정적으로 보여지는 평가방식마저도 이런 장점을 그만큼 훼손한다.
프로 스포츠에서는 능력본위 인사가 성적으로 직결되는데 이를 무시한 대표적인 사례로는 1974 FIFA 월드컵 서독에서 자이르 축구 국가대표팀이 유고슬라비아와 경기를 앞두고 감독이 유고슬라비아 사람이라서 일부러 져줄 것 같다고 갑자기 경질하고 다른 사람으로 바꿨다가 9:0으로 패배한 경우가 있다.
공공 의료 부문에서도 능력, 노력에 상응하는 보상이 필요하다.오늘날 이집트에서는 의사 대다수가 60~200달러 사이의 월급을 받는데 이는 일반 공장 노동자보다 더 적은 액수이다.# ## 이집트 정부 측에서는 공공 병원 의사들의 월급을 최대한 낮게 해놓고 "의사는 봉사직이니까 봉급을 적게 받는 게 당연하다."는 논리를 내세우는데, 이렇게 해놓으면 공공 의료가 제대로 유지될 수가 없다. 남들보다 훨씬 열심히 공부했는데 문맹보다 돈을 더 적게 받으면서 더 힘들게 일하라는 걸 순순히 받아들일 사람은 드물고, 시장 논리가 이상한 방향으로 적용되면서 뇌물을 안 주는 환자 가족들을 갈구거나 이유 없이 치료를 늦게 해주는 부작용이 나타난다. 능력과 노력에 따른 보상이 상식적으로 이루어졌더라면 나타나지 않았을 폐단이다.
실무에서는 능력주의 위주로 운영되는 기업이 실적이 더 좋을 수밖에 없다. 기업에서 평생을 다 바쳐 일한 50대 부장이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낙하산 타고 상무로 온 30살 먹은 회장 아들에게 90도로 허리 숙여서 인사하는 상황에서는 근로 의욕이 꺾이게 되는 것이 당연하다.
가족기업의 경우 성립 초창기 2~3명으로 시작할 때는 다툼이나 견제가 덜하니 자리를 잡기 쉬울지 몰라도 고용 인원 규모가 커지면 이후에 해당 기업이 능력주의로 가는가 아니면 가족들 멋대로 연고로 정하는가에 따라 기업의 향방이 결정된다. 흔한 레퍼토리로 기업에서 기초적인 워드, PPT도 할 줄 모르는 사람을 혈연/지연만으로 고용하면 그 나머지 피해는 그대로 다른 동료 직원들이 뒤집어 쓰는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성실하고 머리 돌아가는 직원들은 사장 친척하고 싸우는 대신 차라리 이직이나 부업 생각만 하게 되고 그렇게 해당 기업은 경쟁에서 점점 뒤쳐진다.
능력본위에 따른 인사는 기업 윤리, 상도 등과도 연관되어 있다. 그나마 능력주의가 어느정도 박혀있고 나름 선진국 수준으로 올라선 한국 사회 기준으로는 보기 힘들 수도 있지만, 동남아의 관광지 서비스업 같은 경우 승진, 월급 인상, 취직 등 과정에서 성상납 문제가 심각하다. 뉴스 거리조차 안 될 정도로 당연하게 여겨지는 수준이다. 사회적으로 능력본위 인사 제도나 평가가 요구되는 상황이라면 일어나기 힘든 폐단이다.
설사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착각'이 맞을지라도, 이것을 대체할 만한 다른 이념이 없다. 대부분의 인간은 필연적으로 보상을 위해 행동하기 때문에, 어떤 집단이나 국가가 가장 효율적으로 생산을 극대화할 수 있는 이념이라는 것이다. 세습신분의 봉건제나 '능력껏 생산하고 필요껏 소비한다'는 공산주의 등은 모두 능력주의보다 생산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

2.2. 단점


능력주의 사회에서는 연대의식이 없다. 연대 의식이라는 개념 자체가 우리 사회를 지배하는 고학력 기술 관료들의 이데올로기와 모순되기 때문이다. 차차 알게 되겠지만 상위의 전문직 종사자들은 서로를 매우 존중한다. 나는 이를 <동업자 간의 예우>라고 부를 참이다.

하지만 같은 전문직 종사자이면서 상대적으로 덜 부유한 구성원들 - 정교수가 아니라는 이유로 학계에서 배척당하는 비상근 조교수들이나 해고된 동료들, 심지어 <좋은> 대학에 들어가지 못한 학생들 - 에 대해서는 어떠한 연민도 느끼지 않는다. 그들이 보기에 일정 수준에 이르지 못한 사람들이 팍팍한 삶을 사는 것은 놀랍거나 불공평한 일이 아니다. 세상일이 원래 그런 것이다.

- 토머스 프랭크, 민주당의 착각과 오만, p.50

장은주 교수는 문재인 정부가 여기저기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추진했지만,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에 대해서는 입을 닫았던 사실을 들추어낸다. 전교조가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전교조가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한 이유는 뭘까? 한국에서 가장 진보적인 단체임에도 전교조는 기간제교사의 정규직화를 반대했다. 장은주 교수는 정규직 교사들이 교원 임용고시를 통과했다는 자긍심과 자기 정당화에서 이유를 찾고 있다. '''"우리의 권리는 임용고시라는 공적인 절차를 통했기에 정당한 것이다."'''

- 불평등을 포장하는 능력주의 이데올로기 / 프레시안

"Many of the factors that separate winners from losers are arbitrary from a moral point of view."

승자와 패자를 구분하는 요소들은, 윤리적 관점에서 보았을때, 제멋대로(arbitrary)이다.

- 마이클 샌델,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p.51

"Allocating jobs and opportunities according to merit does not reduce inequality; it reconfigured inequality to align with ability. But this reconfiguration creates a presumption that people get what they deserve. And this presumption deepens the gap between rich and poor."

직업과 기회를 merit(능력,가치)에 따라서 분배하는것은 불평등을 감소시키지 않는다. 그것은 불평등을 능력에 맞추어서 정렬시킬 뿐이다. 하지만 이런 행위는 사람들이 자신들이 받을만한걸 받았다고 추정한다. 그리고 이 추청은 부의 양극화를 넓힐 뿐이다.

- 마이클 샌델,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p.117

"The meritocratic ideal is not a remedy for inequality; it is a justification of inequality."

능력주의는 불평등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다; 그것은 불평등을 정당화하는 수단일 뿐이다.

- 마이클 샌델, The Tyranny of Merit: What's Become of the Common Good, p.122

  • 개인이 통제할 수 없는 선천적인 문제로 인해 능력을 발휘할 수 없는 사람들에게는 능력주의가 불합리한 이념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학교를 다닐 수 없을 만큼 빈곤한 가정에서 태어난 아이나, 비장애인과 같은 일상생활을 누릴 수 없을 만큼 심각한 장애를 안고 태어난 아이를 생각해 보자. 이들은 능력주의에서 강조하는 소위 노력이나 도전을 할 기회 자체가 없었을 수도 있다. 이들에게 부유층, 비장애인들과 동일한 기준을 적용하면서 능력이 부족한 건 이들 자신의 책임이라고 주장할 수 있을까?[4] 즉 애초부터 공정한 출발이란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마이클 샌델은 2020년 9월 출판한 <공정하다는 착각>[원제][5]에서 이를 통렬하게 비판했으며, 능력주의가 불합리하다고 생각하는 계층에게서 트럼피즘이 싹텄다고 역설한다.#
  • Meritocracy라는 단어를 만든 마이클 영이 지적했듯이 실제로는 능력이 '세습'되는 것을 막을 수 없었고, 역시 세습제처럼 계층이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이게 된다.관련된 만화: on a plate, 번역본
  • 과열 경쟁을 유발하여 사회가 피폐해질 수 있다. 예를 들어, 마이클 샌델 하버드 교수는, 능력주의사회에서 과열경쟁을 겪은 청소년들은 승리자와 패배자 전부 고통을 겪는다고 하였다. 승리자는 다른 사회 구성원들에 대한 자만심(hubris)과 신경증을 동반한 정신적 장애를 얻는 사례가 증가하고[6], 패배자들은 절대로 극복할 수 없는 억울함(resentment)[7]과 사회 엘리트들에 대한 적대심을 갖는다고 비판하였다.[8]
결과적으로 승리자와 패배자, 두 그룹 모두에게 가해지는 이런 혹독한 영향은 사회 전체의 화합(reconciliation)과 결속(solidarity)을 파괴시키므로, 그 사회는 결국 파멸을 향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 능력주의에 대한 마이클 영과 마이클 샌델 교수의 비판이다. 비슷하게도 경향신문 최민영 경제부장 역시 능력주의가 공동체를 갈라놓는다고 지적한 적이 있다. #
  • 능력만을 지나치게 우선시한 결과 능력이 우월한 사람은 어떤 짓을 저질러도 정당하고, 능력이 열등한 사람은 어떤 험한 꼴을 당해도 마땅하다는 약한 것은 죄악식의 사고방식으로 변질될 수 있다. 더 나아가 능력의 차이와 상관없는 차별마저도 억지로 능력과 연관지어 정당화하는데 악용될 수 있다. 특히 한국사회에선 뿌리깊은 학벌과 결부돼서 최상위계층의 엘리트의식이 훨씬 강화되는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게다가 우리는 차별에 찬성합니다 문서에 나오는 것처럼, 차별받는 사람들 스스로조차 이 능력주의의 환상에 빠져서 또다른 차별을 행하는,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가해자가 되는 양상까지 보여주고 있다.
  • 능력으로 성공하는 것은 결국 에 좌우된다. 특히 재능, 노력이 출중하다 한들 그것을 알아주고 커다란 보상을 해 주는 사회에서만 보상을 제대로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면 리오넬 메시크리스티아누 호날두는 축구로 엄청난 돈과 명성을 얻었고, 1인자가 아니더라도 탑클래스 선수들은 어마어마한 돈을 벌지만, 돈이 안 되는 비인기 스포츠라면 남이 범접할 수 없는 절대적 1인자라 한들 생계를 걱정할 정도로 가난하게 살 수 밖에 없다. 태어난 곳도 중요한데, 축구 인프라가 충분한 유럽이나 아르헨티나에서 자란 이들에 비해, 축구 인프라가 부족한 곳이나 축구가 인기 없는 국가에서 태어났다면 이런 재능을 펼칠 기회를 잡지 못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재능을 완전히 펼치기 전에 선수생명이 끝장날 정도의 부상이나, 사고 후유증, 질병에 걸리지 않는 운, 자신의 재능을 알아봐줄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고, 사회가 부패하지 않아 자신의 재능이 가려지지 않을 수 있는 운 등 수많은 행운이 겹치고 겹쳐서 얻은 것이다.
  • 결과적으로,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쪽의 주장은, 능력주의가 공정하다는 것이 큰 착각이라는 뜻이다. "공정한" 능력주의 사회에서 자연적 귀족들로 태어난 사람들은 능력주의 시스템 밑에서 공정하다는 착각에 사로잡혀 시스템의 패배자들은 "정당한" 경쟁에서 패배했으므로 능력없는 패배자들에 대한 멸시또한 그 자체로 "정당화" 된다. 더 나아가서 이 정당화 과정은 결국 승자들의 패자 멸시를 부추기는 도구로 사용되고 마지막에는 민주주의 사회를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한 동료시민들과의 조화와 결속을 끊어놓기 때문에 문제라는 것이다. #관련기사1 #관련기사2
한국사회에서 능력주의에 대한 비판이 주목받은 것은 2015년 번역출판된 <능력주의는 허구다[원제]>부터이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대학교 사회학과의 스티븐 J. 맥나미, 로버트 K. 밀러 주니어 두 교수가 공동집필한 이 서적은 미국사회의 심각한 불평등의 원인을 능력주의 '신화'에서 찾고 있다. 이 책의 목차를 살펴보면 능력주의 비판론자들이 어떠한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다.

1장: 금수저, 흙수저, 릴레이 경주, 그리고 능력주의 신화

능력적 요인과 비능력적 요인, 무엇이 불평등한 삶에 더 많은 책임이 있는가

세대 간 릴레이 경주, 부모에게서 인생 출발점을 물려받다

능력은 절대적인 것이 아니라, 그저 수많은 요인 중 하나에 불과할 뿐이다

능력마저도 이겨버리는 비능력적 요인들에 대하여

지금 능력주의 신화는, 왜곡되어 있다

스태거드 스타트, 그리고 광란의 레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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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 학교와 교육은 불평등을 대물림하는 잔인한 매개체다

개천에서 용이 나지 않는 데는 교육이 한몫한다

학교는, 엘리베이터다

세대가 바뀌어도 개인이 받는 교육의 질과 양은 그대로 세습된다

고소득 헬리콥터 부모의 적극적인 개입

학교의 질적 차이가 직업과 소득의 차이로 이어진다

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대학 입학과의 상관관계

대학은, 불평등한 출발점을 재생산해낼 뿐이다

능력주의를 방해하는 학력 인플레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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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장: 무엇을 아는가가 아니라, 누구를 아는가가 중요하다

사회적 자본은 차별적으로 분배된다

자신들만의 인맥에 들어오는 것을, 차단하다

족벌주의, 능력은 무시한 채 사회적 자본에 좌우되는 시스템

문화적 자본은, 위장된 형태로 특권을 은밀하게 세습하는 무형의 상속 자산이다

차별적 특혜로 이어지는 부모의 문화적 자본

채용 과정에서는, 능력마저도 이겨버린다

경제적 자본인 올드 머니v s. 문화적 자본인 뉴 머니

출세주의는, 무형의 자본이 불공평하게 분배되기 때문에 나타난다

조지 W. 부시, 사회적 자본과 문화적 자본의 특혜를 제대로 받다

오바마의 당선은, 능력주의를 상징하는 사건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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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장: 상속, 능력마저도 이겨버리는 최고의 비능력적 메커니즘

소득의 불평등보다 부의 격차가 훨씬 심각한 문제다

상속은, 특혜를 공짜로 얻는 것이다

부의 세습은 자녀 세대에게 평생 어떤 특혜를 주는가

문화적 자본을 자연스럽게 습득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과의 인맥

일찌감치 부모의 재산을 꺼내 쓸 수 있는 것

부모의 구조라는 비공식적인 보험 활용

부는 결국, 정치권력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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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장: 아무리 능력이 뛰어나도 어찌 해볼 도리가 없는 불가항력적 요인들

기회의 구조 자체가 달라지고 있다

지금의 경제는, 일자리 창출 능력을3 분의 1 이상 상실했다

모두들 잔뜩 차려입었지만 갈 곳이 없는

최초의 특혜가, 특히 중요하다

처음의 <약간의> 불평등은 이후의 <심각한> 불평등으로

어느 곳에 있느냐에 따라 소득에 차이가 난다

똑같은 능력을 가졌다고 똑같은 급여를 받는 것은 아니다

운은, 용기만큼이나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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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장: 능력을 가졌다고 모두가 똑같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타고난 재능과 능력만으로는 아무 소용없다

재능과 능력이 비슷하다고 모두가 똑같이 성공하는 건 아니다

사람들이 선호하는 태도를 갖출 수 있는 기회도 차별적으로 주어진다

근면성실함은 그 어떤 필요조건도, 충분조건도 될 수 없다

높은 도덕성은 부와 성공에 방해가 된다

가장 능력 있는 사람이 채용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비능력적 요인이 채용 드라마에 <막판 반전>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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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장: 더 이상 자영업에서 자수성가형 인물은 나올 수 없다

자영업자들이 맞닥뜨리는 위험

대기업이라는 상어와 함께 수영을

대불황, 능력과 무관하게 삶을 파괴시키다

자영업자, 계층 이동이 불가능해지다

환경의 특혜를 입은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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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장: 차별, 능력주의를 왜곡시키는 첫 단추

개인적인 차별과 제도적인 차별

잘생긴 사람들, 노력 없이 차별적 특혜를 받다

교묘히 위장된 인종 차별

여성들이 추가로 겪는 차별

성적 정체성을 빌미로 가하는 차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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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장: 부와, 권력과, 기회의 불평등을 줄이기 위하여

경제적 불평등을 줄이기 위해 정부가 할 수 있는 정책들

시민으로서 할 수 있는 개혁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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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사회에 대한 분석이지만, 지금 당장 대한민국에 적용해도 아무런 문제가 없는 내용들이다.
<능력주의는 허구다>의 출판 이후 최근 몇년간 마이클 영의 <능력주의[원제:]>, 마이클 샌델의 <공정하다는 착각>, 대니얼 마코비츠의 <엘리트 세습[원제]>, 하승우의 <신분피라미드 사회>, '교육공동체벗'의 <능력주의와 불평등> 등 능력주의를 비판하는 서적들이 국내출판계에서 쏟아지고 있다.

3. 서브컬처


소설, 영화, 게임과 같이 서브컬처에서는 오래전부터 인용되어 왔다.
별로 취급이 좋지 않은 사상. 사회에서 무능력자거나 별볼일 없는 능력을 지녔다고 판단되는 주인공이 불합리한 세상을 바꾸는 유형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유능한 주인공이 무능한 세상을 바꿔 놓으려고 한다는 이야기도 어디에서나 찾아볼 수 있다.
전자의 경우, 특히나 이능력을 위주로 하는 작품에서는 이런 현상이 도드러지게 나타난다. 어마금학원도시가 대표적으로, 학생들은 레벨이 붙어 레벨이 높을수록 좋은 취급 받지만 레벨0인 무능력자들은 사회의 벌레 취급받으며 삐뚤어져 스킬 아웃이라는 조직을 만들기도한다.
후자의 경우 양판소같이 사회는 무능하니 먼치킨인 주인공이 모든걸 바꾸며 아무런 장애가 없는 종류의 이야기가 있는가 하면 모든걸 바꾸려는 주인공이 실패하며 사회에 절망한다는 그래도 꽤나 현실적인 이야기도 있다.
미국의 시사 만화 딜버트에서도 능력주의를 소재로 한 내용이 꽤 많다. 해당 만화의 주 소재가 무능한 상사들을 풍자라서 그런지 능력주의 찬성 쪽에 더 가깝다.
약육강식, 약한 것은 죄악 사상을 가진 캐릭터도 극단적인 능력주의자라 볼 수 있다.

4. 관련 인물


입지전적인 인물 대부분은, 당연히 능력주의와 관련이 있다. 명군/유럽, 명군/아시아 성군, 명장/유럽, 명장/아시아, 창업군주, 전성기/목록/국가, 명재상 등 참조.

5. 같이보기



[1] 메리토크러시는 사실은 '실적주의', '업적주의'가 좀 더 정확한 역어이지만 능력주의라고 해도 말은 충분히 되므로 여기에 기재. 엄밀히 말해 실적주의와 능력주의는 차이가 크다.[2] 굳이 기득권 계층만 이런 인사 방침을 경계하는 것은 아닌데, 사다리 걷어차기를 생각하면 된다.[3] 외교계에서는 이렇게 부모 빽으로만 외교계에 입문한 사람들을 낙하산 똥돼지라고 부른다.[4] 부모의 경제력과 자녀의 성적이 대부분 비례한다는건 한국사회에선 이미 상식이며, 특히 1990년대 이후 입시제도가 고학력-고소득 부모를 가진 학생들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끊임없이 개편되어 온것도 명백한 사실이다.[원제] A B C : The Meritocracy Trap: How America's Foundational Myth Feeds Inequality, Dismantles the Middle Class, and Devours the Elite. (2019년)[5] 국내에선 2020년 12월 번역출판 돼서 신문과 방송의 집중 조명속에 곧바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6] 마이클 샌델은 자신의 저서에서 캘리포니아 Marin County에서 근무하는 심리학자인 Madeline Levine의 연구 결과를 인용한다. Levine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그녀는 샌프란시스코의 부유한 부모들 아래에서 자란 (학업적으로) 아주 성공적인 청소년들이, 심리적으로 문제가 많다는 것을(extremely unhappy, disconnected, and lacking in independence) 발견했다. 또한 이들은 주로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의지한다고(... They are overly dependent on the opinions of parents, teachers, coaches, and peers and frequently rely on others...) 하였다. 이는 즉, 시스템의 승리자, 혹은 해당 시스템 밑에서 경쟁하는 사람들이 능력주의에서 비롯되는 과잉경쟁으로 인해 정신병을 얻게 된다것을 시사한다.[7] 이 부분이 특히 중요하다. 완벽한 능력주의 사회 밑에서 패배한 사람들은 배경, 성별, 인종, 종교 및 그 어떤 외부요인에도 자신의 패배를 책임지울 수 없고, 그러므로 자신의 사회적 위치는 오롯이 자신의 능력의 수준 때문이므로, 이는 곧 그 어떤 걸로도 극복할 수 없는 억울함과 분함으로 표출된다고 하였다.[8] 살벌한 입시경쟁에서 패배한 일반대중들의 엘리트에 대한 적개심이 한국사회에서 반지성주의를 불러왔다는 분석도 있다.[원제:] The Rise of the Meritocracy (1958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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