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
Order of Saint Catherine the Great Martyr
대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
러시아 제국 시대에 처음 제정된 훈장으로 러시아 혁명 직후에 폐기되었으나 러시아 연방에서 부활한 국가상훈이다.
1. 러시아 제국
1.1. 개요
완전한 명칭은 '대(大)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이다. 드물게 해방훈장(Орден Освобождения)이라고도 하는데, 제정된 역사적인 배경이 오스만 제국군에게 포위된 러시아군 해방에 기인하기 때문이다. 예카테리나(Екатерина)는 라틴어식 발음인 카타리나의 러시아어식 변형이다. 따라서 영어로 표기할 때는 캐서린(Catherine)으로 적는다.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는 특히 정교회에서 대성인으로 크게 존경받는다.
러시아 제국에서는 훈장의 순차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명목상의 등위는 존재하며 최고등급 훈장인 사도 성 안드레이훈장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 여제이거나 황후 등의 특별한 경우가 아니고서는 여성이 수훈 가능한 최고의 훈장이었다.
1.2. 역사
1713년 표트르 1세의 칙령에 의해 제정되었다. 표트르 1세는 친정을 하여 러시아-튀르크 전쟁을 치렀는데, 1711년 '푸트르 전역(Прутский поход)'에서 오스만 제국의 군세에 고전하고 대패하여 간신히 퇴각할 수 있었다. 이 당시 러시아군이 포위되자, 황후는 직접 자신의 모든 보화를 오스만군 사령관이었던 메흐메트 파샤(Mehmet Pasha)에게 바치고 퇴로를 열어주었다는 전승이 돌았고, 이에 따라서 표트르 1세는 황후의 숭고한 품행을 치하하기 위해 훈장을 제정하였다.[1] 물론 역사가들은 이 전승을 부정하며, 실제로는 오스만 제국의 재상(Grand vizier)에게 국고 15만 루블을 지불했다는 시각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황후가 러시아군과 자신의 부군을 지키기 위해서 직접 전장까지 왔다는 것은[2] 마땅히 훌륭한 품행이었으므로 훈장 수훈에 당위성은 충분했다.
표트르 대제는 훈장을 제정할 당시에 '예카테리나훈장(Орден Екатерины)'으로만 명명했으나, 이것은 황후를 치하하는 것이 아니라 처음부터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의 이름을 딴 것이다. 추후 대순교자, 성녀라는 문구가 훈장명에 추가로 붙게 된다.
1.3. 형태
훈장은 정장(正章)과 부장(副章)으로 구성된다. 둘다 뱃지(Знак)형태로 만들어져 있지만 형태가 다르며 패용되는 방법도 다르다.
정장
* 정장은 방사형으로 빛줄기를 표현한 십자가로 구성된다. 십자가 가운데에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 큰 백색 십자가를 안고 있는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의 초상화가 있다. 초상화 배경에 키릴자 'СВЕ'가 세겨져 있는데, '대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Святая Великомученица Екатерина)'의 약자이다. 그리고 십자가 형상의 빛줄기 끄트머리에는 라틴자 'D.S.F.R.'가 각각 세겨져 있으며 이것은 '주님, 차르를 보호하소서(Domine, salvum fac regum)'을 뜻한다. 정장의 반대편에도 마찬가지로 회화가 있는데, 폐허가 된 탑 주위로 뱀을 물어죽이고 있는 검정 독수리 한 쌍이 그려져 있으며 회화 위에는 '책무에 있어 부군과 동등하다(Трудами сравнивается с супругом)' 라는 뜻의 라틴어 'Aquat munia comparis'가 쓰여 있다.
* 대수(大綬)는 너비 100밀리미터의 붉은색 물결무늬 비단 제질이다. 대수의 양 테두리 부분에는 은사[3]
자수를 사용하여 점선 형태의 가두리 장식을 넣는다. 대수는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으로 늘어뜨려서 패용한다.* 정장에는 작은 붉은색 리본이 부착된다. 리본은 붉은색 비단 제질이며 대수와 마찬가지로 은색의 가두리장식이 있다. 리본에는 훈장의 표어인 '사랑과 조국을 위하여(За любовь и Отечество)'라는 글귀가 자수로 세겨진다.
훈장은 2가지의 등급으로 나뉘어 있었다. 1급 훈장이 2급보다 다소 크기가 컸다. 1856년에 알렉산드르 2세는 칙령을 내려서 1급과 2급 훈장에 사용되는 다이아몬드의 세공방법에 차등을 두어서 1급 훈장이 좀더 화려하게 보이도록 조치했다.부장
* 부장은 8각별 형태의 방사형 후광을 배경으로 두고, 가운데의 원 부분에 십자가와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를 상징하는 물레 장식이 사용된다. 십자가를 둘러싸고 있는 원형 테두리에는 훈장의 표어가 세겨진다. 부장은 왼편 가슴에 패용한다.
훈장은 정장 대수와 부장을 함께 패용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그러나 대수를 사용하지 않고 정장만을 왼편 가슴에 부착할 수도 있었는데, 이런 경우에는 부장을 패용하지 않는다.
1.4. 수훈
여성에게 수여하는 최고등위 훈장이다. 그러나 시대 배경상 여성이 직접적으로 큰 공훈을 이룬 경우라기보다는 남편에 대한 훌륭한 내조를 치하하기 위해 수여되었다. 보통 공작부인 등 신분이 높은 경우라면 1급이, 그렇지 않으면 2급이 수여되는 경향이 있다. 기본적으로 여성에게 수여되지만 남성 수훈자도 있는데, '알렉산드르 멘시코프(Александр Д.Меншиков)' 공작의 아들인 '알렉산드르(Александр А.Меншиков)'가 수훈했다. 1727년 2월 5일 표트르 2세에 의해 수여되었다.
표트르 1세 치세에는 황후였던 예카테리나 1세에게만 수여되었다. 1797년에 파벨 1세는 대공녀가 출생하면 훈장을 수여하도록 법제화하여 수여자가 큰 폭으로 증가하게 된다. 러시아 제국 황실의 경우에는 12명이 1급 훈장을, 94명이 2급 훈장을 수훈했다. 외국 여성도 수훈할 수 있었으므로 일본 제국의 쇼켄 황후, 청나라의 서태후도 수훈했다. 러시아 제국의 멸망시까지 약 734명이 훈장을 수훈했으며 이 중에서 약 310명이 1급 훈장을 수훈했다.
2. 러시아 연방
2.1. 개요
2012년 5월 3일 드미트리 메드베데프의 러시아 연방 대통령령에 의해 부활이 결정되었다. 훈장의 등위 등 기본적인 형식은 러시아 제국 시절의 것을 그대로 도입하였다. 다만 러시아 제국 시절과는 달리 훈장의 성격이 변화하였으므로 수여자의 성별은 관계가 없다.
2.2. 형태
훈장은 러시아 제국 시절과 마찬가지로 정장과 부장으로 구성되며, 정장이 대수에 연결된다는 점도 동일하다. 다만 러시아 제국 시절과 달리 훈장의 등급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장
* 제질은 은이며 금도금한다. 정장은 방사형으로 빛줄기를 표현한 십자가로 구성되며, 십자가의 각 변에 빛줄기는 4개 있으며 빛줄기 사이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다. 십자가 가운데에는 가운데에 다이아몬드가 박힌 큰 백색 십자가를 안고 있는 알렉산드리아의 카타리나의 초상화가 있다. 정장의 반대편에는 장식이 없고 훈장의 번호가 세겨진다. 정장의 높이는 45밀리미터이고 너비는 40밀리미터이다. 정장 상부에는 리본과의 결속을 위한 고리가 있으며 고리는 다이아몬드로 장식된다.
* 대수는 붉은색 물결무늬 비단 제질이며 너비는 100밀리미터이다. 가장자리에는 은색의 점선 가두리장식이 있으며 가두리장식의 두께는 7밀리미터이다.
* 정장에는 작은 붉은색 리본이 부착된다. 리본은 붉은색 비단 제질이며 대수와 마찬가지로 은색의 가두리장식이 있다. 리본의 너비는 45밀리미터이고 가두리장식의 두께는 3밀리미터이다.
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은 약장이 존재한다. 제복에 패용하는 직사각형 형태의 약장은 높이가 12밀리미터이고 너비가 24밀리미터이다. 약장은 붉은색을 기본색으로 하여 테두리에 대수와 마찬가지로 은색의 점선무의 가두리장식이 사용된다. 약장 패용시에는 대조국공훈훈장 다음에 패용한다. 민간인의 경우에는 정장의 축소훈장을 패용할 수 있다. 축소훈장의 너비는 20.2밀리미터이고 높이가 20밀리미터이며, 축소훈장에 사용되는 리본의 너비는 20밀리미터이다. 또한 부장을 로제트 형식으로도 패용할 수 있으며 이때 8각별의 지름은 13밀리미터이고 로제트 장식의 지름은 15밀리미터이다.부장
* 부장은 8각별 형태의 방사형 후광을 배경으로 두고, 가운데의 원 부분에 러시아 연방의 쌍두독수리 국장이 사용된다. 원형 테두리에는 훈장의 표어인 '자비를 치하하여(За Милосердие)'가 세겨진다.
러시아 연방에서 대수를 가진 마지막 등위의 훈장이다. 아래등급인 알렉산드르 넵스키훈장부터는 리본만 존재한다.
2.3. 수훈
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은 높은 도덕성과 인품을 치하하기 위해서 수여된다. 자선사업이나 문화 보존활동 등의 분야에서 공훈이 있는 경우에는 외국인도 수훈할 수 있다.
이 훈장은 일종의 명예장의 성격이 강하다. 러시아 제국 시절에는 사도 성 안드레이훈장에 준하는 최고등급 훈장에 속했으나, 러시아 연방에서 부활했을 때는 훈장의 성격이 바뀌었고 훈격이 상당히 떨어져서 애매하게 배치되었다. 특히 러시아 연방은 분야 상관없이 대부분의 위훈을 치하할 수 있는 대조국공훈훈장을 1994년 3월에 제정해 두었기 때문에 수여 기준이 애매하게 잡힐 수밖에 없다. 실제로 대조국공훈훈장이 법적으로 더 상위의 훈장인데, 이것은 거의 4000회 수여되었고 1급 훈장만 따져도 80회 이상 수여된 반면 성녀 예카테리나훈장은 2019년 1월 기준으로 '''딱 5회''' 수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