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 성 안드레이훈장
Order of St. Andrew the Apostle the First-Called
먼저 부르심을 받은 사도 성 안드레이훈장
'''러시아 최고의 훈장'''이다. 러시아 제국 시대에 처음 제정된 훈장으로 러시아 혁명 직후에 폐기되었으나 러시아 연방에서 부활한 국가상훈이다.
1. 러시아 제국
1.1. 개요
완전한 명칭은 '먼저 부르심을 받은 사도 성 안드레이 제정훈장(Императорский орден Святого апостола Андрея Первозванного)'으로, 러시아 제국 시기에는 제정 혹은 황립이라는 뜻의 'Императорский' 혹은 'Царский'가 훈장 앞에 붙는다. 안드레이(Андрей)는 그리스어식 발음인 안드레아스의 러시아어식 변형이다. 따라서 영어로 표기할 때는 앤드류(Andrew)로 적는다. '먼저 부르심을 받은' 이라는 어구는 안드레아스가 예수를 가장 먼저 메시아로 인지하고 형인 페트로스와 함께 최초의 제자가 되었기에 붙여진 것이다. 또한 사도 안드레아스는 교황과 사도 페트로스의 관계처럼 정교회 콘스탄티노폴리스 총대주교의 시조이며, 정교회를 국교로 선택한 역사를 가진 러시아의 수호성인이기도 하다.
러시아 제국에서는 훈장의 순차가 명확하게 정해져 있지 않았다. 그러나 명목상의 등위는 존재하며 여성에게 수여되는 최고등급 훈장인 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이 이 훈장에 준하는 대우를 받았다. 다만 여제는 물론이고 황후 등의 신분일 경우에는 여자도 사도 안드레이 훈장을 받을 수 있었다.
1.2. 역사
출처에 따라서 다소 다르지만 1698년 혹은 1699년에 표트르 1세에 칙령에 의해서 도입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러시아 제국 역사상 '''최초'''의 훈장이면서 1917년 폐기되기 전까지 훈장의 최고등위를 유지했다. 1714년에 순교자 성녀 예카테리나훈장이 제정되기 이전까지는 러시아의 유일한 훈장이기도 했다. 표트르 1세는 1697년 3월 9일부터 1698년 8월 25일까지 친히 서유럽을 순방하는 대출사(Великое посольство)를 통하여 새로 개혁될 자신의 제국에 도입할 선진제도나 문화를 습득하였고 이 과정에서 유럽의 상훈제도를 접했다. 기존 러시아에서는 신하의 위훈을 치하할 때 단순하게 상금이나 영지를 하사하는 방법밖에 없었으나, 표트르 1세는 잉글랜드의 유명한 가터 훈장(Order of the Garter) 등의 수여식을 보고 훈장제도가 있다면 기존처럼 막대한 영지와 상금을 낭비하지 않아도 신하의 명예와 충성심을 보존할 수 있으면서 위훈을 치하할 수 있다는 것에 감명을 받았고 곧바로 러시아에도 훈장을 도입하게 되었다.
이설이 존재하지만 1698년 8월 30일에 제정되었다는 기록이 있다. 그러나 11월 30일에 제정되었다는 주장도 있는데, 바로 11월 30일이 사도 안드레아스의 축일이기 때문이고, 실제로 이 훈장의 축일 또한 11월 30일이었다. 다만 당시 제정 러시아는 달력으로 율리우스력을 사용했으므로 날짜가 서유럽보다 느렸다. 당시 러시아의 11월 30일은 현대 역법(그레고리우스력)으로 고치면 12월 13일이 된다.
1.3. 형태
훈장은 정장(正章)과 부장(副章)으로 구성된다. 둘다 뱃지(Знак)형태로 만들어져 있지만 형태가 다르며 패용되는 방법도 다르다.
정장
* 정장의 중앙은 십자가 형태로 구성된다. 십자가는 사도 안드레아스의 순교 장면을 그대로 부조하여 X자 모양이며 여기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있다. 십자가의 각 변에는 로마자 S.A.P.R.을 세기는데, 이는 '러시아의 수호성인 성 안드레우스(Sanctus Andreus Patronus Russiae)'의 약자이다. 십자가의 배경으로는 왕관을 머리 위에 둔 검정색의 쌍두독수리 국장이 부가된다. 정장은 파란색[1]
물결무늬 비단 대수(大綬) 끄트머리에 연결되며, 대수는 오른쪽 어깨에서 왼쪽으로 늘어뜨려서 패용한다.* 아주 특별한 경우 혹은 예복 차림을 할 때는 대수를 사용하지 않고 사슬 형태의 경식(頸飾)에 정장을 달아 가슴에 패용할 수 있었다. 경식은 화려한 쌍두독수리와 X자 십자가 장식, 표트르 1세의 문장 장식이 에나멜로 화려하게 채색되어 교차로 배치되었다. 사도 성 안드레이 훈장은 러시아 제국의 훈장 중에서 유일하게 경식이 존재했다.
러시아 제국 시기에는 훈장의 기본적인 형식만 통일되어 있었을 뿐, 수여받는 사람의 신분 등에 따라서 세부적인 장식의 차이가 존재했다. 특히 예카테리나 2세는 제위시기가 러시아 제국의 최전성기였던데다 여제라는 특성 때문인지, 초상화를 보면 엄청나게 거대하고 다이아몬드 범벅인 화려한 훈장을 패용하고 있다는 것이 확인되며, 다른 수훈자들의 초상화를 보아도 정장의 크기나 다이아몬드 장식 등이 제각각이다. 1855년부터 이 훈장이 무공을 치하하기 위해 수여되는 경우에는 쌍두독수리와 왕관 사이에 2자루의 금색 검이 교차된 장식이 추가되어 있는 정장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1856년 6월 17일부터는 정장 뒤쪽에 장식용의 작은 파란색 리본이 추가되었다.부장
* 부장은 8각별 형태의 방사형 후광을 배경으로 두고, 가운데의 원 부분에 사도 안드레아스의 작은 X자 십자가 부조가 사용된다. 십자가를 둘러싸고 있는 원형 테두리에는 훈장의 표어인 '신앙과 충정을 치하하여(За вѣру и вѣрность)'라는 문구가 둘러서 세겨진다. 부장은 왼편 가슴에 패용한다.
훈장은 정장과 부장을 함께 패용하는 것이 원칙이었다. 대수가 아니라 경식을 사용할 때에도 부장은 가슴에 패용한다. 다만 격식을 꼭 차려야 하는 상황이 아니면 정장과 부장 중에 하나만 착용하는 경우도 꽤 있었다. 다만 대수와 경식을 같이 패용하지는 않는데, 정장을 2개 패용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상트 페테르부르크의 오스트로프 광장(Площадь Островского)에 있는 예카테리나 2세 석상은 대수와 경식을 같이 패용하고 있는 모습으로 제작되었으나 오류에 속한다. 실제 여제의 초상화를 보면 성 게오르기 훈장 대수 + 사도 성 안드레이훈장을 패용하고 있는 모습인데, 대수에 줄무늬 표현이 안 되어 있다.
1.4. 수훈
최고의 훈장답게 분야 상관없이 최고이면 받는다. 최초 수여는 1699년 3월 20일에 있었으며 표트르 1세와 함께 대출사를 함께 한 외교관 표도르 골로빈(Фёдор Алексеевич Головин) 백작에게 수여되었다. 한국에도 잘 알려져 있는 러시아 제국의 위인들은 대부분 수훈했다. 표트르 바그라티온, 미하일 쿠투조프, 알렉산드르 수보로프는 물론이고 나폴레옹 전쟁의 위훈으로 영국의 아서 웰즐리도 1815년에 수훈하였다. 또한 차르는 정교회 신앙의 수호자라는 특성상 수훈받는다.
표트르 1세 치세에 수훈자는 총 38명이다. 예카테리나 1세 치세에 18명, 표트르 2세 치세에 5명, 안나 이바노브나 시기에 24명, 엘리자베타 시기에 83명, 표트르 3세 시기에 15명, 예카테리나 2세 시기에 100명이 수훈하였다. 치세가 길고 큰 전쟁이 있었을 경우 수훈자가 늘어나는 경향이 있다. 다만 공표되지 않은 상태로 수훈받는 경우도 존재하며 러시아 제국의 멸망시까지 수훈자는 총 900명에서 1100명 사이로 집계된다.
2. 러시아 연방
2.1. 개요
러시아 연방의 최고등급 훈장이다.[2] 러시아 연방에는 차르가 없으므로 제정훈장(Императорский орден)이라는 명칭은 더이상 사용되지 않는다. 1988년 러시아정교회에서 비공식 부활시킨 것을 1998년 7월 1일 보리스 옐친의 러시아 연방 대통령령에 의해 공식적으로 부활이 결정되었다. 훈장의 등위 등 기본적인 명예나 형식 모두 러시아 제국 시절의 것을 그대로 도입하였다.
2.2. 형태
훈장은 러시아 제국 시절과 마찬가지로 정장과 부장으로 구성되며, 정장이 대수와 경식으로 이루어진다는 점도 동일하다. 다만 러시아 제국 시절처럼 다이아몬드 장식을 첨부한다거나 하지는 않으며 모든 훈장은 동일한 규격으로 제작된다.
정장
* 제질은 은이며 금도금한다. 정장의 중앙은 십자가 형태로 구성된다. 십자가는 사도 안드레아스의 순교 장면을 그대로 부조하여 X자 모양으로 파란색 에나멜로 채색되고 여기에 사람이 매달려 있는 모습이 있다. 십자가의 각 변에는 로마자 S.A.P.R.을 세기는데, 이는 '러시아의 수호성인 성 안드레우스(Sanctus Andreus Patronus Russiae)'의 약자이다. 십자가의 배경으로는 왕관을 머리 위에 둔 금색의 쌍두독수리 국장이 부가된다. 쌍두독수리의 뒷면에는 백색 에나멜로 채색한 평판이 있으며 이 위에 검정색으로 훈장의 표어인 '신앙과 충정을 치하하여(За веру и верность)'를 세긴다. 정장의 높이는 83밀리미터이고 너비는 60밀리미터이다.
* 대수는 담청색 물결무늬 비단 제질이며 너비는 100밀리미터이다.
* 경식은 총 17개의 장식이 사슬로 연결되어 구성되며, 장식은 3가지 형태로 구분된다. 첫번째는 러시아 연방의 국장인 쌍두독수리이다. 다만 독수리의 가슴 부분에 그려진 성 게오르기우스 그림의 배경은 방패형이 아니라 원형이다. 두번째는 표트르 1세의 문장을 부조한 장식이다. 세번째는 파란색으로 채색된 X자 형태의 사도 안드레아스의 십자가 장식이다. 십자가 뒷편에는 원형의 방사형 후광을 첨부하는데, 후광 가운데를 붉은색 에나멜로 채색하고 로마자 S.A.P.R.이 세겨진다. 사도 성 안드레이 훈장은 러시아 연방의 훈장 중에서 유일하게 경식이 존재한다.
만약에 훈장에 무공을 치하하기 위해서 수여될 경우에는 정장과 부장 모두에 교차된 두자루의 금색 검 장식이 추가된다. 정장의 경우에는 러시아 제국 시절과 마찬가지로 쌍두독수리 국장과 왕관 사이에 배치되며 각 검의 길이는 47밀리미터이고 폭은 3밀리미터이다. 부장의 경우에는 8각별 가운데에 배치된 원형 장식 뒷편으로 칼이 배치되며 각 검의 길이는 53밀리미터이고 폭은 3밀리미터이다.부장
* 부장은 은으로 제작되며 8각별 형태의 방사형 후광을 배경으로 두고, 가운데의 원 부분을 붉은색 에나멜로 채색하고 금색의 쌍두독수리 국장과 그 위에 푸른색의 작은 X자 십자가 부조가 사용된다. 국장을 둘러싸고 있는 원형 테두리에는 훈장의 표어인 '신앙과 충정을 위하여(За веру и верность)'라는 문구가 둘러서 세겨진다. 부장의 지름은 82밀리미터이다.
사도 성 안드레이훈장은 약장이 존재한다. 약장은 담청색 단색으로 구성되며 무공으로 수훈받을 경우에는 약장 위에 작은 교차된 검 장식이 부가된다. 소련 시절에 존재했던 전승훈장과 마찬가지로 최고등위 훈장답게 약장도 다른 훈장의 것보다 커서 너비가 45밀리미터이고 다른 약장과 연결하지 않는다. 패용시에는 다른 약장 묶음의 위에 따로 패용한다. 그리고 사복차림일 경우에는 제복에 패용하는 직사각형의 약장이 아니라 원형 리본(розетка) 형태로 된 것을 부착할 수 있으며 리본 장식의 지름은 22밀리미터이다.
2.3. 수훈
러시아의 문화, 국방, 경제, 교육 등 분야 상관없이 위대한 업적이 있을 때 수여하며 러시아 국적자가 아니어도 받을 수 있다. 전승훈장처럼 수훈자가 몹시 한정적이다. 그리고 노벨상과 마찬가지로, 수훈자 본인이 훈장을 거부해도 수훈 내역에서 누락되는 것은 아니며 '''망자에게 추서되지 않는다.'''
- 역대 최연장 수훈자는 세르게이 미할코프로 95세에 수훈했다. 최연소 수훈자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로 58세에 수훈했다.
- 알렉산드르 솔제니친은 유일한 수훈 거부자이다. 1998년 보리스 옐친에 대한 반감으로 수훈을 거부했다.
- 수훈자 중에서 11명이 소련 사회주의노력영웅이다.
- 현재까지 훈장에 쌍검이 포함되어 있는 무공훈장을 수훈받은 자는 세르게이 쇼이구가 유일하다. 미하일 칼리시니코프의 수훈사유도 '조국 수호사업에 특출한 기여'이므로 무공에 가깝지만, 당시에는 무공훈장 버전에 대한 법령이 마련되지 않아서 그런지 일반 훈장이 수여되었다.
- 최고등급 훈장의 특성상 외국 정상에게 정치적인 이유로 수여하는 경우가 존재한다. 지금까지 총 4명의 외국 정상이 수훈받았는데, 수훈사유에 모두 '양국간의 협력과 우호 증진'이 포함되어 있다.
- 미하일 고르바초프는 수훈자 중에서 유일한 러시아(소련) 지도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