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웃런
1. 개요
Out Run
기존 게임의 30프레임과 다르게 60프레임으로 동작한다.
세가에서 1986년에 만든 레이싱 게임.
2. 개발
1985~1986년, 스즈키 유와 세가 AM2 연구소의 체감형 바이크 레이싱 게임, 행온과 엔듀로 레이서가 연달아 성공하자 세가에서는 스즈키 유에게 이번엔 자동차 레이싱 게임을 개발하라고 지시했다. 그 결과, 스즈키 유는 1981년 영화 캐논볼 런에 영감을 얻어 비슷한 느낌의 게임을 제작하기로 결정했다. 스즈키는 기존의 레이싱 게임과는 다른 방식으로 아웃런을 만들었다. 그는 자동차가 충돌과 추돌로 폭발하는 레이싱 게임을 싫어했으며, 게이머들이 우수한 운전 경험을 즐기기를 원했다. 실제로 게임에 쓰인 자동차 페라리 테스타로사의 실제 성능, 예를 들어 마력, 토크, 타이어, 기어 등을 시뮬레이션하려고 노력했고, 넓은 도로, 건물 및 음악 선택 기능이 있는 라디오의 디자인 요소를 넣었다.
스즈키는 처음에 영화처럼 게임의 배경을 미국으로 구상했으며 세가에 미국의 다양한 장소를 다니게 해 달라고 요청했다. 세가는 미국이 위험하다며 대안으로 유럽을 제시했다. 스즈키 유 역시 자신의 게임 구상에 비해 미국은 너무 크고 황량하다고 결론 지었다. 그는 서독 프랑크푸르트에서 BMW 520을 빌려 2주 동안 유럽을 다녔다. 프랑크푸르트를 시작으로 모나코, 스위스 알프스, 프랑스 리비에라, 이탈리아 로마, 피렌체 및 밀라노를 다녔다. 유럽을 다니면서 자동차에 캠코더를 매달아 유럽의 풍경을 녹화했다. 스즈키 유는 모나코에서 게임에서 플레이 가능한 자동차를 페라리 테스타로사로 결정했고 일본으로 돌아왔을 때 차량을 구해 사진을 찍어 디자인에 참고했다.
4명의 프로그래머, 사운드 제작자 및 5명의 그래픽 디자이너로 구성된 소규모 팀이 아웃런을 개발했다. 스즈키는 당시에 다른 프로젝트에 배정되지 않은 직원 만을 사용해야 했다. 그 결과, 스즈키 유는 10개월 이내에 게임 개발을 완료하기 위해 스튜디오에서 프로그래밍과 기획을 대부분 혼자 수행하면서 많은 시간을 일해야 했다.
아웃런의 아케이드 시스템 보드는 세가 시스템 16 보드에 행온에서 사용한 스프라이트 확대/축소 기술인 일명 '슈퍼 스케일러' 기술을 넣은 전용 보드였다. 스즈키 유는 기존 하드웨어로 원하는 게임을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새로운 보드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스즈키 유는 이에 대해 "저의 디자인은 처음부터 항상 3D였습니다. 행온에서도 시스템의 모든 계산은 3D로 했습니다. 3D로 위치와 확대/축소 비율을 계산하고 2D로 거꾸로 변환했습니다. 그래서 항상 3D로 생각하고 있었습니다."라고 말한 적이 있다.
아웃런의 음악은 유명한 세가의 음악가인 카와구치 히로시(川口博史)가 작곡했다. 게임 내 3개의 음악 트랙 각각은 당시에 다른 아케이드 게임이 제공한 것보다 훨씬 길고 다양했으며 다른 레이싱 게임들과 다르게 사용자가 음악 트랙을 선택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장르적으로도 레이싱 게임에서 흔히 연상되는 빠른 비트의 음악뿐 아니라 느긋한 드라이브 분위기의 퓨전 재즈나 라틴 재즈 곡들을 통해 이질적인 분위기를 조성했다.
3. 페라리와의 소송
게임에서 자동차는 실제로 존재하지 않는 페라리 테스타로사 스파이더라는 컨버터블 형태로 등장하지만, 페라리의 라이선스를 취득하지 않고 무단으로 사용했기 때문에 훗날 문제가 되었다. 이외에도 배경 차량으로 등장하는 폭스바겐 비틀, 포르쉐 911 터보, 쉐보레 콜벳, BMW 325i 카브리올레 E30 역시 무단으로 사용한 것이었다.[1]
페라리는 세가가 자신들의 자동차 디자인권을 무단으로 침해했다며 소송을 걸었다. 세가는 존재하지 않는 자동차라고 주장했으나 게임 상 자동차 후미 디자인에 박혀 있는 페라리의 엠블럼 때문에 그 주장은 인정되지 못했다. 결국 세가는 페라리에게 법정 밖에서 합의금을 줄 수 밖에 없었다. 하지만 이후 페라리와 정식으로 라이선스 계약을 맺으면서 1999년부터 2010년까지 F355 챌린지와 아웃런 2 게임을 낼 수 있었다.
초창기 이식 작품인 PC 엔진, 메가 드라이브, 세가 새턴판 등은 페라리가 그대로 등장했지만, 페라리와의 소송 이후의 후기 이식작에는 자동차와 엠블럼의 디자인을 변경했다. 하술한 드림캐스트 버전(스즈키 유 게임 웍스 Vol.1 수록판과 쉔무 II의 미니 게임판)에서 최초로 차량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며, 북미 지역에서 발매된 게임보이 어드밴스판, 그리고 닌텐도 3DS용 세가 3D 복각 프로젝트판이나 용과 같이 0에 수록한 미니 게임에도 드림캐스트와 동일한 차량 모델을 사용한다. 2019년 발매된 복각판 메가 드라이브 미니에는 이러한 디자인권 침해 문제 때문에 아웃런이 수록되지 못했고, 아웃런 2019가 대타로 수록되었다.
후기 이식 중에 페라리가 등장하는 것은 엑스박스로 발매한 아웃런 2에 미니 게임으로 수록된 아케이드판 아웃런. 아웃런 2이 페라리와 라이선스를 정식으로 체결하고 개발된 게임이기 때문에, 이 미니 게임에 등장하는 아케이드판 아웃런은 페라리의 차량이 그대로 등장한다. 다만 상술한 무단 도용한 배경 차량의 디자인은 변경했다.
4. 상세
공격해 오는 적도, 쫓아가야 하는 범죄자도 없는 그야말로 평화로운 게임. 1986년 당시로서는 뛰어난 그래픽[2] 으로 그려지는 탁 트인 도로와 아름다운 풍광을 즐기며, 멋진 자동차에 여친을 태우고 달리기만 하면 되는 게임이다. 실제 자동차의 콕핏을 모티브로 제작된 특제 캐비넷과 포스 피드백 모터가 달린 핸들, 페달과 기어 등으로 실차의 운전감을 그럴싸하게 흉내내어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끌었다. 스테레오 스피커로 울려퍼지던 청명한 느낌의 사운드트랙은 덤.
경쟁할 상대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지만 시간 내로 체크포인트를 통과해야 하므로 일단은 레이싱 게임. 하지만 빨간색 페라리 테스타로사에 금발의 여인을 태우고 달리는 모습은 레이싱이라기 보다는 드라이빙 게임이다. 이 때문에 유튜브 등지에서는 이 게임 영상이 올라오면 '저 년을 버리고 가는게 속도가 더 잘 나올텐데'라는 댓글이 심심찮게 보인다. 반쯤 맞는 소리인 게, 플레이어의 차량은 컨버터블인데 그걸 '''최고 시속 293km'''으로 마구 밟는다. 그래서인지 2에서는 타임어택 모드가 따로 나오지만, 마구 밟아대는 컨버터블은 그대로 계승되었다.
한 스테이지가 끝나면 다라이어스식으로 두 갈래로 갈라지는 분기가 있는데, 어떤 분기를 선택하느냐에 따라서 코스가 완전히 달라지는데 오른쪽으로 갈수록 코스가 더 어려워진다. 종착지는 총 5곳이고 장소별로 엔딩도 달라진다. 근데 5곳 전부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개그엔딩이다. 오른쪽의 어려운 코스로 간만큼 엔딩에서 남자 주인공이 받은 대우(?)가 좋아진다. 메가드라이브 이식판 한정으로 진엔딩은 '남자가 본인이 받을 줄 알았던 트로피를 동승한 여자가 받고 좋아하자 뻘쭘해하고, 이를 여자가 뒤늦게 알아차리고는 남자에게 트로피를 건네주며 볼에 키스를 하고, 남자는 다시 승자의 포즈를 취한다'는 스토리.
장애물에 부딪히면 차가 뒤집어지면서 여인한테 혼나는 장면도 볼 수 있다. 게임을 시작한뒤 아무것도 안하고 있으면 시작할때 깃발을 흔드는 아저씨가 계속 팔을 흔들면서 가라고 하다가 등을 돌려버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플래그 가이의 우울
배경음악은 Passing Breeze, Magical Sound Shower, Splash Wave 3곡 중에서 선택할 수 있는데, 셋 다 '달리는'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신나는 곡들이다.[3] 아예 장르를 발전시킨 터보 아웃런과 이름만 아웃런을 붙인 아웃런 유로파[4] , 배틀 아웃런, 아웃런 2019, 그리고 Magical Sound Shower 이외에는 신곡으로 구성된 아웃런 3-D 정도를 제외하면 이식작들과 속편들에도 위 3곡의 편곡 버전이 배경음악으로 꾸준히 수록되어 왔다. 당시 세가의 체감형 게임들(애프터버너, 스페이스 해리어 등) BGM들이 대체로 다 그렇지만 지금까지도 회자되는 게임음악계의 명곡들.[5] 특히 매지컬 사운드 샤워는 TBN 한국교통방송[6] 등 한국 라디오 방송에서도 간간히 틀어주는 편이다.
일본판과 그 외 국가 버전의 스테이지 순서가 다르다. 대부분의 이식작에서는 해외판 기준으로 되어 있으며, 메가드라이브판은 일본판 기준이고, 새턴판 및 플스2 SEGA AGES판은 둘 중에서 선택 가능하다.
세가 마스터 시스템, PC엔진, PC, 메가 드라이브, 세가 새턴으로 이식. 메가 드라이브판의 경우 고를 수 있는 곡 리스트에 STEP ON BEAT라는 오리지널 곡을 하나 더 추가했고, 다른 이식작과는 달리 스테이지 순서를 일본판으로 했다. 새턴판은 게임이 나온 시기보다 한참 뒤에 나와서(...) 초월이식의 극을 보여준다. 음악을 원곡과 편곡 중에서 선택해서 들을 수 있다던가, 원작이 초당 30 프레임[7] 인데 원작을 초월한 초당 60 프레임으로 플레이하는 숨겨진 모드가 있다던가. 다만 편곡은 좀 미묘하단 평가도 받는다.
MS-DOS로도 이식되었는데 Unlimited Software라는 회사에서 이식하였다. 디스팅티브 소프트웨어의 다른 명의이며, 사운드카드를 지원하지 않아 PC 스피커로만 소리가 난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지만[8] 나름 속도감이 나고 그 당시 286 시절 이식으로는 크게 나쁘진 않았다. 문제는 이 이식작을 개발하던 당시 이 회사가 테스트 드라이브 2를 만들 때 사용한 라이브러리를 그대로 유용했고, 그래서 테스트 드라이브 시리즈의 퍼블리싱 회사였던 애콜레이드는 이에 대해 퍼블리싱 계약 위반이라며 소송을 걸었다. 그러나 법원에서 소스 코드의 소유주는 디스팅티브 소프트웨어에게 있다며 애콜레이드의 주장을 기각하였고, 애콜레이드는 이 소송에서 패소하였다.
드림캐스트로는 스즈키 유의 자서전 Yu Suzuki's Game Works에 포함된 부록 GD-ROM에 스즈키 유가 프로듀스한 다른 게임들과 함께 합본으로 들어갔다. 다만 이 버전부터 상술한 대로 무단도용된 차량의 디자인이 변경되었으며, 이 버전에서의 배경음악은 편곡이 아케이드판과, 그리고 먼저 나온 새턴판과도 다르다.
나중엔 플레이스테이션 2판 SEGA AGES 2500으로도 나왔는데 상태가 영 좋지 않다.. 뒤에 다시 나온 SEGA AGES는 M2가 이식했는데, 괜찮은 이식도와 더불어 차량을 튜닝해서 달릴 수 있거나 가정용 게임기 이식작이나 후속작의 BGM을 아웃런 아케이드 음원으로 수록해서 고를 수 있는 등 추가요소도 있는 훌륭한 이식.
속편으로는 터보 아웃런, 아웃런 2019[9] , 아웃러너즈, 아웃런 유로파[10] , 배틀 아웃런[11] , 아웃런 2, 아웃런 2 SP(Special Tour)가 있다.
동사의 게임 용과같이 제로에서도 할 수 있는데 배경이 1988년대라서 그런지 이 게임에서도 아웃런을 할 수 있다. 한판에 100엔이 필요.
영국의 한 양덕이 토미사에서 내놓은 터닝터보라는 레이싱 장난감 화면에 아웃런을 출력시킨다음 터닝터보 조작계로 아웃런을 구동하는 마개조를 하였다.# 아웃런 에뮬레이션은 라즈베리 파이+아두이노 코딩으로 넣었다고.
모든 아웃런 시리즈는 컨티뉴가 안 된다. 그래서 코인 러시로 클리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5. 기어가챠
1980년대 당시 잡지나 미디어등에 의해서 실시되는 하이스코어 집계에서도 아웃런은 엄청난 인기 종목이었는데, 수많은 매니아가 타임 어택에 열광하던 시기에 탄생한 테크닉(?)으로, 본 테크닉을 최초로 발견한 사람은 후쿠시마현 고리야마시에 거주하던 주요 스코어러인 SPREAM-SOL. 이 테크닉은 후에 게메스트와 마이크로 컴퓨터 베이직 매거진에 코스를 이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감속의 기미 따윈 없이 최고 속력을 유지하면서 주행하는 사진과 함께 해당 테크닉이 소개되면서 일본 전역에 널리 퍼지게 되었다. 이후 코너에서 벗어나도 감속하지 않도록 해주는 비기를 기어가챠(ギアガチャ)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지게 된다.
이 기아가챠는 주행 도중에 시프트 레버를 조작하면 자신의 차량이 코스를 이탈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전혀 감속이 되지 않는 테크닉으로, 일반적인 상식 따위와는 엿바꿔 먹은 기술이다. 당연히 상식을 벗어난 테크닉이 발견됨으로 인하여 기존의 주행 라인에 대대적인 변화를 몰고 오게 된다.
참고자료 (일본어)
기어가챠를 이용한 타임 어택 영상. (일본 내수판 코스이다)
現 아웃런 D코스 전일인 Tiny-MID의 기어가챠 사용 영상, 자세히 보면 마지막 스테이지에서 사고가 나는 바람에 타임 로스가 꽤 심하다. 최종 4분 45초 09
6. 전일기록
참고로 본 게임은 스코어가 있지만, 스코어는 아무런 의미가 없으며 일반적인 레이싱 게임처럼 타임으로 집계가 이루어진다.
A, B, C, D, E 코스 올 클리어 영상.(해외판 코스이다)
총 주행거리가 22 km쯤 된다.
7. 미디어
1988년 박광수가 감독, 가수 김수철이 음악을 맡고 안성기와 박중훈이 주연한 한국영화 칠수와 만수에서 극중 만수를 맡은 박중훈이 이 게임을 하면서 자신이 여친 사귀면 이렇게 차량타는 상상을 하면서 실제로 이런 차량타고 가는 모습이 잠간 나오다가, 사고로 게임 오버 당하는 통에 어이없어하는 장면이 나온다.
[1] 저작권과 오리지널에 민감한 현대 일본 게임업계의 모습에서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1980~1990년대 일본 게임은 오마주 또는 패러디라는 단어로 치장하여, 이런 식으로 해외 작품이나 차량이나 인물의 저작권 및 초상권을 무단으로 사용한 케이스가 매우 많다. 헐리우드 배우 얼굴을 도용했다가 훗날 수정한 메탈기어 2 솔리드 스네이크나 무단으로 헐리우드 제작물을 사용했다가 수정한 더 슈퍼 시노비, 반다이의 간판 저작물 기동전사 건담의 돔을 무단으로 도용해 쓴 스페이스 해리어, 캡콤의 경우 기동전사 건담의 자쿠와 즈곡크를 무단으로 도용해 쓴 사이드 암즈가 그 예이다.[2] 1986년 당시에는 보기 드물었던 16비트 기판이다![3] 신스웨이브의 장르적 특성 중 이 게임에서 이름을 따와 '아웃런'으로 칭하는 게 있는데, 정작 이 게임에 수록된 3곡의 장르는 신스웨이브는 개뿔(…), 오히려 시티 팝에 가깝다.[4] 아웃런 유로파는 등장하는 탈것들 중에도 페라리 테스타로사가 없다.[5] '아파트'로 유명했던 행온도 그랬지만 몇몇 국내 오락실에선 아웃런 BGM을 그당시 히트곡들로 바꿔서 넣은 곳이 꽤 있었다고 한다. 서초동 모 오락실에선 아웃런 BGM이 '낭랑18세'였다고...[6] 리처드 자크의 유로 리믹스 버전을 사용한다.[7] 정확히 말하면 뒷배경은 초당 60 프레임인데 도로 부분 그래픽과 스프라이트가 1프레임씩 서로 번갈아서 갱신되는 것.[8] 하지만 탠디에서 실행할 경우 PSG 음원으로 음악이 나오긴 한다. 그러나 효과음 소리가 너무 커서 음악이 잘 들리지 않는다.[9] 이쪽은 Hertz라는 개발사에 외주를 준 게임. 세가는 퍼블리싱만 맡았고 애초에 이 게임은 정커스 하이라는 아웃런 시리즈와 관련이 없는 게임으로 기획되었다고 한다.[10] 영국의 U.S GOLD에서 라이센스만 따서 독자적으로 출시한 시리즈로, 정식 후속작은 아니다.[11] 이름만 아웃런이고 체이스 HQ와 플레이 방식이 동일한 게임. 이 쪽은 세가 명의로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