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시 인도유럽 신화

 

原始印歐神話
Proto-Indo-European mythology
1. 개요
2. 신화 구성


1. 개요


인도유럽어족 계열 민족들의 신화의 공통조상이 되는 신화다.
기원전 4500년경에서 기원전 2500년경에 흑해 연안에 거주하던, 원시 인도유럽어를 구사하던 고대 민족들이 믿던 신화로 여겨진다. 그리스 로마 신화베다 신화, 발트 신화, 게르만 신화슬라브 신화가 이 신화의 후신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원시 인도유럽 신화는 그 내용이 기록되어 현전하는 게 아니고, 인도유럽어족 계통 민족들이 믿었던 신화에 대한 연구와 원시 인도유럽어에 대한 연구가 지속되는 과정에서, 학자들이 그 형태를 재구한 것이므로, 신화의 구성에 대해서는 이견이 꽤 있는 편이다.

2. 신화 구성


상술했듯이, 이 신화는 기록으로 남은 게 아니라, 기존에 알려진 신화를 토대로 재구한 것이라서, 구성 자체는 논란이 있는 편이다. 일단 아래에서 소개되는 내용은 그나마 학계에서 많은 지지를 받은 학설에 근거한 것이다.
  • 디에우스 프테르(*Dyḗws Ph₂tḗr): 간단히 디에우스(*Dyḗws)라고도 한다. 하늘을 통치하는 신이자 원시 인도유럽 신화의 주신이며, 원시 인도유럽어로 '하늘의 아버지'라는 뜻이다. 그리스 신화제우스게르만 신화토르, 로마 신화유피테르, 베다 신화의 드야우스의 기원이 된 것으로 추정되며, 얌나야 문화의 주민들의 주신이었을 것으로 여겨진다. 이름 자체는 힌두교의 신족들 중 하나인 데바 신족이나, 신을 뜻하는 일반명사인 스페인어의 dios, 라틴어의 deus, 프랑스어의 dieu의 어원이 되었다.
  • 헤우소스(H₂éusōs): 하우소스(Hausos)라고도 불리며, 새벽의 여신이다. 신화 내에서는 새벽 마차를 모는 신이라는 설정이 있다. 그리스 신화의 에오스, 베다 신화의 우샤스, 발트 신화아우슈리네일본 신화아메노우즈메[1]의 기원이 된 신이다.
  • 데곰(*Dʰéǵʰōm, ‌‌*Dʰg-em): 원시 인도유럽어이라는 뜻으로[2], 원시 인도유럽 신화의 지모신이다. 베다 신화의 지모신인 프리티비 마타의 기원으로 추정된다. 원시 인도유럽 신화에서는 디에우스의 아내였으리라고 추정되지만, Diwōnā 또는 *Diuōneh₂라고 불리는 디에우스의 여성형 신격[3]이 디에우스의 배우자의 위치를 점유하고 있었다는 설도 있다. 이는 미케네 문명 시절의 그리스 신화의 주신이었던 포세이돈의 아내인 데메테르의 이름이 당시 기록에서 포세이돈의 여성형인 '포세데이아'로 나오기 때문에, 원시 인도유럽 신화 단계에서도 비슷한 사례가 있었으리라는 가정에서 나온 설이다.
  • 세훌(*Seh₂ul)과 메흐노트(*Meh₁not): 원시 인도유럽어태양을 의미하며, 각각 태양의 신과 달의 신이다. 이 중, 세훌은 그리스 신화헬리오스의 기원이 된 것으로 추측되며, 이름 자체는 라틴어를 포함한 로망스어군 계얼 언어에서 태양과 관련된 어근인 'sol-'[4]의 어원이기도 하다. 메흐노트의 이름은 영어의 moon, 독일어의 mond, 리투아니아어의 mėnulis의 어원이 되었다. 원시 인도유럽 신화의 후신이 되는 신화들에선 성별이 제각기 다르게 묘사되었는데, 그리스 신화의 태양신 중 하나인 헬리오스는 남신이며, 게르만 신화의 솔과 발트 신화사울레는 여신이다.
  • 신성한 쌍둥이 신(Divine Twin Gods): 디에우스의 아들들로, 백마가 끄는 마차를 탄 젊은 쌍둥이 남신들이다. 그리스 로마 신화디오스쿠로이[5]의 기원이 된 신으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원시 인도유럽어로 된 이름이 재구되지 않은 신인데, 이는 이들을 기원으로 한 여러 신화의 신이나 영웅들의 이름이 제각기 다르기때문에, 어원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다.
  • 페르쿠노스(*Perkʷunos): 원시 인도유럽 신화의 천둥의 신이며, 발트 신화페르쿠나스슬라브 신화페룬의 기원이 된 신이다. 게르만 신화그리스 신화에서는 신격이 디에우스에게 흡수되어 각각 하늘의 신을 겸하는 토르제우스가 되었다.
  • 웨루노스(*Wérunos): 원시 인도유럽 신화의 하늘의 신이다. 담당하는 신격이 디에우스 프테르와 겹치기 떄문에, 학자들 사이에서 어떤 지위를 차지하는 신인지에 대해 논쟁이 벌어지고 있다. 리그베다의 일부를 원시 인도유럽어로 번역한 글인 신과 왕에서는 왕에게 아이를 점지해주는 신으로 등장했다. 그리스 로마 신화우라노스베다 신화와 이란 신화바루나의 기원이 된 신이다.

[1] 왜 뜬금없이 일본 신화의 신이 나오느냐 하겠는데, 원래 일본에서 숭배하던 신이 아니라, 불교가 일본으로 전래되면서 일본 신화에 편입된 신이라서 그렇다.[2] 플레트위흐(Pleth₂wih₁)라고도 하는데, 이는 '넓은 존재'라는 뜻이다.[3] 그리스 로마 신화디오네의 기원이 되었으리라고 추정된다.[4] 단어 자체로는 라틴어태양이라는 뜻이다.[5] 쌍둥이자리의 유래로 알려진 폴리데우케스카스토르 형제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