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하

 


1. 개요
2. 상세
3. 중국 밖
4. 여담


1. 개요


영어: Your Majesty[2]
중국어: 陛下, 皇上[3]
일본어: 陛下[4]
러시아어: Государь(가수다르)[5], Величество(벨리체스뜨버)[6]
터키어: Hünkârım(휜캬름)[7]

2. 상세


중국에서는 황제태상황, 상황에게만 '''폐하'''라는 호칭을 쓰고, 황태자, 황후와 태후, 태황태후에게는 전하라는 호칭을 썼다. 다만 역사적으로 보면 태후에게는 폐하라는 호칭을 쓰기도 하였다. 황태후 폐하는 송사에 2건, 한서에 1건, 진서 1회, 후한서 1회, 명사 3회 나온다. 황태후 전하는 금사에 2회에 나온다. # 폐하보다 격이 높은 표현은 없고, 동격의 표현으로 성하(聖下)가 있으며, 폐하보다 격이 낮은 표현으로 전하(殿下), 저하(邸下), 합하(閤下) 등이 있다.
일본천황과 '''미카도/황제'''라는 존칭등 독자적인 연호를 사용해 나갔기 때문에, 정신적 지주이자 종교적인 교주와 같이 불러왔는데, 일본 내의 실세인 자기네들끼리의 예법을 만들어 '''폐하'''라는 호칭을 처음에 오직 천황에게만 사용했으나 이후 황후에게도 확대했고, 황태자전하라고 사용했다.
한국은 원나라 간섭기를 제외한 고려조 때까지 종(宗)이나 폐하(陛下)·태후(太后)·태자(太子)·절목(節目)·제조(制詔)를 칭하였다.[8] 조선/대한제국아관파천 이후에 '''대군주/황제''' 등 표현을 사용하였다.
태황제나 태황태후는 황실의 웃어른이므로 황제를 부를 때 "폐하"라고 하지 않는다. 그러나 일국의 지존인 황제에 대해 마음대로 이름을 부를 수도 없었기 때문에, "황상(皇上)" 혹은 "성상(聖上)"으로 불렀고 말도 놓지 못해 경어를 사용했다.
한자를 그대로 풀이하면 '섬돌 아래'라는 뜻으로,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궁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대전으로 오르는 층계 아래를 가리킨다. 즉 이 말은 '''어원을 따지자면 황제를 가리키는 말이 아니라, 신하가 층계 아래에 서서 '제가 여기에 있으니 제 말씀을 들어 주십시오'하는 의미에서 부르는 말이다.'''[9][10] 그러나 계속 쓰이다 보니 이것이 황제를 가리키는 일종의 존칭으로 명사화한 것이다.
덧붙여 일각에서는 중국 사극에서 태후나 황후에게 ‘전하’를 안 쓰고 ‘낭랑’이라는 호칭을 썼으니 실제로는 안 썼다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조선시대 사극에서 왕을 주상, 왕비를 중전마마라고 부르는 것처럼 사극의 법칙으로 고착된 것이나 다름없다. 명나라 태조 주원장이 직접 쓴 황명조훈에는 황후의 공식 칭호는 ‘전하’이다.

3. 중국 밖


중국 왕조의 예법에 따르면 '폐하'는 오직 천하를 지배하는 황제에게만 쓸 수 있던 경칭이기 때문에 중국 왕조의 제후를 자처하는 국가들은 그 군주에게 '전하'라는 경칭을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외교상으로만 제후인 척 받들며 국내에선 우리 군주가 중국 왕조 황제와 동급이라는 인식을 가진 국가들은 대부분 '폐하'란 경칭을 잘 사용했다. 외왕내제 문서 참조.
우리나라는 '폐하'란 경칭이 언제부터 사용 됐는지는 사료의 부족으로 알기 어렵다. '폐하' 경칭 사용과 관련해 가장 오래된 사료는 백제 무왕을 '대왕 폐하'로 지칭하는 미륵사 사리함기이다. 그 다음으론 신라 문무왕이나 신문왕을 '폐하'로 칭하는 삼국유사가 있다.
우리나라 왕조 중 '폐하' 경칭이 가장 많이 등장하는 왕조는 고려이다. 고려조 중 가장 오래된 사료는 고려 태조를 '천자' 및 '폐하'로 칭하는 '파한집', 고려 광종을 '우리 황제 폐하(我皇帝陛下)'라고 칭하는 '고달사 원종대사 비'가 있다.
고려는 자국 임금을 '해동천자', '성상 폐하' 등으로 존칭하였고 왕위 계승자의 경칭을 '태자 전하'로 부르는 등 자주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하지만 몽골과의 전쟁 이후 몽골의 제후국이 되어 여러 예법들이 강제로 격하된다. 고려는 이후 '주상 전하', '세자 저하'와 같은 제후국의 경칭을 사용하게 된다. 이후 고려 공민왕이 개혁을 시도하며 '주상 폐하'라는 경칭을 사용하는 등 옛 왕실 예법을 회복하지만[11] 얼마 가지 못해 폐지된다.
고려 뒤를 이은 조선 왕조는 성리학에 입각한 제후국을 자처, 제후국 예법을 이전 시대에 비해서는 좀 더 철저하게 따른다.[12]
500여년 가까운 세월이 흘러 1894년 갑오개혁에 이르러서 조선 왕조가 동아시아식 외교관계 청산을 선포하면서 "주상 전하"는 "대군주 폐하"로, "왕세자 저하"는 "왕태자 전하"라는 형태로 복귀되었고, 고종 황제가 1897년 대한제국을 선포하며 "황제 폐하", "황태자 전하"라는 존칭을 쓰게 되었다. 13년 후 일제강점기에는 그러나 이후 대한제국 황실이 일본 천황가 아래의 이왕가로 격하되면서 다시 전하라는 제후국의 호칭을 따르게 되었고, 일제 패망 후에는 왕족 자체가 사라져서 사용하지 않는 용어가 되었다.

4. 여담


영어로는 본인(즉, 황제나 국왕)앞에서 직접 2인칭으로 지칭할 때는 'Your majesty'가 되고, 다른 사람들끼리 황제나 국왕을 지칭할 때는 'His majesty(군주가 남성인 경우)' 또는 'Her majesty(군주가 여성인 경우)'가 된다. 직역하면 '그대의 강대함' 정도의 뜻이 된다. 이보다는 조금 낮은 표현으로 One's Highness라는 것도 있다. 군주를 부를 때 직접 '너'라고 하지 못하고 에둘러서 표현하는 것은 서구권이라고 다를 게 없었다. 그러나 동양권에 비하면 정말 낮은 수준의 권위 표현이다. 동양권에서는 상대방 이름조차도 못 불렀으니.
이를 번역할 때는 대체로 황제는 무조건 폐하, 왕은 전하와 폐하를 혼용하거나, 작품마다 다르다. 다만 태자와 세자는 황제와 왕을 구분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영국 여왕은 여왕 폐하[13]라 부르면서 영국의 왕위계승자는 왕세자로 번역하는 오류 아닌 오류가 나오기도 한다. 단 주한 영국대사관이 공식적으로 호칭하는 영국 왕위계승자에 대한 호칭은 '''"찰스 왕세자"'''다.
이는 국왕/여왕-황태자는 일본발 간행물을 중역하다 생긴 오류라고 카더라. 세력균형과 귀족가문들, 기독교적 종교관이 뒤섞인 유럽과 중화질서 체제인 동아시아 세계는 '국제체제' 개념부터 다르며, 1:1로 억지로 등치시킬 필요가 없고, 가능하지도 않다. 동아시아 사회에서는 소위 자주국과 제후국을 나누는 개념 자체가 없었고, 대신 외왕내제의 개념이 있었다. 동아시아 세계에서는 천자와 제후가 기본이 되고, 기타는 오랑캐였다. 그 오랑캐들은 황제를 참칭하지, 왕을 참칭하지 않았다. 따라서 소위 말하는 자주국인 왕국은 존재할 수가 없다. 외왕내제를 하는 왕국은 존재할 수 있어도. 참고로 중국에서 서양의 속국과 비슷한 곳은 藩(번), 즉 번국이며, 이 번은 '울타리'를 뜻하며 번왕 혹은 영주가 다스린다. 한반도의 역대 왕조들 중에 이 번에 속했던 나라는 없으며 당연히 중국과는 다른 외국 취급. 따라서 왕작호도 친왕이나 군왕이 아니라 국왕이 되었던 것이고, 이는 동아시아 국제사회 일원으로서의 형식적인 책봉관계가 되는 것이다. 이 체계의 바깥은 외국이 아니라 그냥 오랑캐다. 이는 오삼계로 대표되는 청나라의 번왕과 삼번의 난에서 간접적으로 알 수 있다.
만약 royal majesty를 폐하로 번역하면 황제를 부르는 경칭인 imperial majesty를 어떻게 번역해야 할지의 문제가 생긴다. 반대로 한국 사극에서 왕을 부르는 경칭인 '전하'는 'your majesty'로 번역한다. 왕세자는 your highness로 번역. 일본에서 한국의 조선시대 사극을 번역할 때는 왕은 전하라 하지 않고 王樣로 번역하고, 세자 저하는 世子樣로 번역한다. 이 '樣(사마)는 한국의 '님'과 일정 부분 비슷한 면이 있는데 경칭이 애매하면 그냥 '樣'으로 통일해버리는 모양새이며, 현대 일본의 황족들에게도 전하라는 경칭 대신 사마로 통일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폐하는 무조건 your majesty가 아니다. 오히려 동양에서 왕과 황제 둘 다 쓰인 성상[14]의 용법이 비슷하다.

[1] 러시아어론 Государь(가수다르)를 사용한다.[2] 황제 폐하는 Your Imperial Majesty, 국왕 폐하는 Your (Royal) Majesty로 번역한다. 현재 엘리자베스 2세를 비롯한 대부분의 군주제 국가의 국왕들은 Your Royal Majesty(국왕 폐하)를 사용하며,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Emperor이라고 불리는 일본 역시 Your Majesty를 사용한다. 간혹 프랑스 황제러시아 황제[1] 같은 이미 사라진 제국의 왕위요구자들을 비롯한 일부 국가의 구황실 및 그 지지자들 역시 H.I.M.를 사용하기도 한다. 프랑스 국왕들은 Most Christian Majesty라는 표현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직역하면 '지극히 장엄한 기독교인'이라는 뜻으로 의역하면 지극히 위대한 기독교인이신 폐하 혹은 지극히 위대하시고 친절하며 훌륭하신(Christian에는 친절한, 훌륭한이라는 의미도 있다.) 폐하라는 의미이다.[3] 중드에서 황상이라고 나와 황상이 일반적이라고 하지만 이는 틀린 이야기이다. 역사와 드라마는 다르다. 당장 명나라 주원장이 직접 쓴 황명조훈에도 황제의 공식 호칭은 폐하라고 나오고 명, 청조 이전을 다루는 중드에서도 폐하에 해당하는 ‘비샤’로 나온다. 황상은 본래 신하가 황제가 없는 곳에서 황제를 지칭할 때 사용해야 하며 황제의 면전에서 황제를 황상이라 부를 수 있는 자들은 황실에서 황제보다 높은 어른인 황태후나 태황태후, 태상황 말고는 사실상 없다. 한편 몽골 제국 대칸의 경우 중국 사극에서는 대칸(大汗, 중국어 발음은 '다한')으로 불린다.[4] 일본천황제란 독자적인 체제였기에 중국과 용법이 다르다.[5] 여제에게는 Государыня(가수다릐냐).[6] 불가리아등에서도 사용.[7] 오스만 제국의 폐하 호칭.[8] 출처: 한국민족문화대백과사전(고려사(高麗史))[9] "폐하, 존안 여쭙겠습니다." 등의 용법을 잘 생각해 보면 된다. 중국어조사가 없는 고립어다. [10] 사실 陛는 건물이 없는 '섬돌 아래'를 지칭하는데, 베이징을 갔다 와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이는 하늘에 제사를 지내는 '천단'을 말한다. 이렇게 되면 陛下라는 표현은 '하늘의 대리자'라는 말이자, '하늘에 제약을 받는 존재'라는 이중적인 의미가 동시에 부여된다.[11] 12장 면복을 제정하고 오등작을 회복하는 등 많은 시도를 한다. 고려사 문서 참조.[12] 하지만 임금에게 태조세종 등의 묘호를 올리고 왕비에게 '왕후' 존호를 올리는 등 부분적으로는 따르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한다.[13] 여왕님이라고도 번역하기도 하고, 왕자와 공주는 각각 왕자님 공주님이라고 번역하기도 한다. 경칭이 애매하면 그냥 '님'으로 통일해버리는 것.[14] 다만 성상, 주상도 일종의 외왕내제이다.

분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