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립어
1. 개요
孤立語
고립어라는 단어는 동음이의어로, 언어유형학과 언어계통학에서 서로 다른 뜻으로 쓰인다. 예를 들어 한국어는 언어계통학으로는 고립어지만, 언어유형학에서는 교착어이다.
2. 언어유형학에서의 의미
'''Isolating language'''
'''Analytic language'''
언어유형학(linguistic typology)에는 언어를 분류하는 데 사용하는 여러 가지 기준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절의 형태론적 구조(morphological structure)에 따른 언어의 분류이다. 형태론적 구조에 따라 언어를 분류하면 세계 언어는 교착어, 굴절어, 고립어, 포합어로, 네 유형으로 나뉜다.
그 중에서 단어 자체가 문법적 기능에 따라 변화하는 굴절어나 단어에 접사가 결합되어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는 교착어와는 달리, 고립어는 단어가 변화하지 않고 단어의 순서로 단어의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므로 어순이 바뀔 수 없는 언어이며, 대표적인 고립어는 다음과 같다.[1]
문법적 특성으로 인해 '위치어'라고도 한다.예를 들어, 굴절어는 단어의 형태를 보는 것만으로 그 단어가 주어로 쓰였는지 목적어로 쓰였는지 파악할 수 있고, 교착어는 단어 뒤의 접사를 통해 이를 파악할 수 있지만 고립어의 단어들은 그 자체로는 문법적 기능을 나타내지 않기 때문에 어순을 통해서 문법적 기능을 파악해야 한다.[2]
다른 말로 '분석어(analytic language)'라고도 한다. 이는 여러 기능을 한두 가지의 어미 내에서 모두 표현하는 압축적인 굴절어 및 한 단어 범위 내에서 각종 형태소로 여러 기능을 나타내는 교착어와 다르게 단어 외적 범주, 그러니까 서로 다른 개별 단어들을 열거함으로써 문법적인 기능 및 의미를 나타내기 때문으로, 특히 굴절어의 압축적인 어미의 기능들을 개별 단어들을 통해 줄줄이 분석해 드러낸 것과 같다고 하여 붙은 이름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어떤 언어에서 특정한 문법적 기능을 나타낼 때, 단어의 굴절로 나타내지 않고 단어들의 일정한 나열 또는 조합으로 나타낼 때, 이를 '분석적 구조(analytic structure)'라고 한다. 예를 들어, 일본어의 동사들은 가능형이라는 한 단어 범위 내의 기능이 있지만 한국어에서는 '미래·추측 관형사형+수+있다'라는 세 단어의 조합으로 나타내는데, 이 경우, 한국어에서의 가능법은 분석적이라고 할 수 있다.
어떻게 보면 굴절어나 교착어보다 배우기 쉬운 면이 있다. 단어 자체는 형태 변화를 하지 않기 때문에 어순만 익히면 되기 때문이다. 대표적인 고립어인 중국어의 경우, 표의문자인 한자의 압박 때문에 어렵게 느껴지지만 문법적으로 간단하기에 글은 잘 못 읽는 수준이어도 기본적인 회화는 꽤 금방 익힐 수 있다. 또한 인공어를 만들기 쉬운 편에 속한다. 단어를 만드는 방식에 대한 약간의 아이디어만 있어도 참신하게 보이는 타 유형에 비해, 제대로 된 고립어는 문법적으로 참신해보일 영역이 통사론밖에 없기 때문에 실제로는 인공어로 인기가 별로 없는 유형이다. 나비어, 퀘냐, 클링온어, 신다린 등 유명한 가공의 언어 중에 고립어를 찾아보기는 어렵다. 칼라니어 정도가 고립어인 인공어에 속한다.[3]
영어[4] 도 고대에는 본디 독일어 같은 굴절어였지만 중세를 거치면서 굴절성을 상실하였으며, 현대 영어는 굴절어였던 흔적이라고 해봐야 인칭대명사의 형태적 2원성[5] 나 전치사 of의 2격 전치사적 활용 정도인데 그마저도 어순의 변동이 전혀 일어나지 않아 불필요하므로 고립어인 것이다. 영어를 배우면서 '문장의 5형식'을 지겹게 배우는데, 이런 '''고정된 어순'''이야말로 고립어의 특성이다.[6] 그리고 영어의 이러한 특성 때문에 영문법 시간에 '구문'[7] 과 같은 말이 자주 나오고, 또한 툭하면 'not so much A as B'와 같이 '(무엇)+(무엇) ~ (무엇)' 같은 식으로 단어 배열에 신경을 쓰는 것이다. 시원스쿨 광고에서 한때 단어 배열만 잘해도 영어를 잘 할 수 있다고 말한 것도 다 영어가 고립어이기 때문이다. 교착어나 굴절어에서는 이와 달리 '형'이나 '형태'와 같은 말을 자주 쓴다는 점과 대조된다. 한국어에서 '현재 관형사형', '부사형' 등 '~형'이 유달리 많이 나오고 스페인어만 보더라도 '1인칭 직설법 현재형'과 같이 '~형'이 많이 나오는 게 이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어, 일본어, 스페인어 등 교착어나 굴절어를 배울 때에는 문장(구문) 구조보다도 단어 형태 때문에 골머리를 앓는다. 반대로 영어나 중국어와 같은 고립어를 배울 때에는 어순과 문장 구조를 따져야 해서 어려움을 겪는다.
한국어는 언어계통학적으로는 고립어지만 유형학적으로는 교착어이며, 중국어는 계통학적으로 고립어가 아니지만 유형학적으로는 고립어이다.
2.1. 언어 순환 진화설
참조: https://en.wikipedia.org/wiki/Morphological_typology#Cyclical_evolution
언어학자 로버트(Robert Malcolm Ward Dixon)에 따르면 언어는 시간이 지나면서 유형론적으로 진화하는데, 이것이 주기적인 변화를 보인다고 한다. 그에 따르면 언어는 굴절어→고립어→교착어→굴절어 순서와 같은 순환 진화를 보이는데, 지금 굴절어인 언어들도 시간이 지나면 고립어가 될 것이고, 고립어는 다시 교착어로 변화하며, 교착어는 굴절어의 특성이 점차 생기는 등의 진화를 겪을 것이라고 한다. 실제로 영어는 과거에 굴절어였으나 현재는 거의 고립어이고, 많은 유럽의 언어들이 러시아어 등 몇몇 예외를 제외하면 예전에 비해 굴절이 많이 퇴색한 것이 사실이다. 또한 중국어는 유서 깊은 고립어이지만 복수형(们), 완료(了) 등에서 교착어적 특성이 조금씩 나타난다. 그리고 한국어의 어미 중 'ㄴ데'와 같이 의존명사 구문인지 어미인지 헷갈리는 것들은 중세 한국어 시절까지만 해도 'ㄷㆍ' 등이 쓰인 의존명사 구문이었고, '-습니다'와 같은 어미 역시 본래 제각기 다른 어미들이 쓰인 '-사-옵-나-이-다'였으나, 현대에 들어서는 형태와 기능이 융합해 하나의 어미로 처리되었다.
3. 언어계통학에서의 의미
Language Isolate
비교언어학에서, 같은 조어에서 갈라져 나온 "친척" 언어가 발견되지 않은 언어를 고립어라고 한다. 친연관계로 밝혀진 언어가 없기 때문에 고립어가 속한 어족은 언어가 하나뿐이다. 대표적인 특징으로는 기본어휘 중에서 다른 언어와의 동원어의 음운 대응규칙이 보이지 않는 것이 있다. 유형학 상의 고립어와는 전혀 관계없는 개념이기에, 둘의 구별을 위해 계통학 상의 고립어를 '고립'''된''' 언어'라고 표기하기도 한다. 간혹 가족 혹은 친족이 없다 하여 '''고아어'''(orphan language)라 부르는 경우도 있다. 물론 현재 지구 상의 대부분의 어족들이 공통조상이 있다는 가정 하에 이들 어족을 몇 개의 대어족으로 묶으려는 시도가 있어서,[8] 학자에 따라서는 현재 다른 언어와의 친연 관계가 증명되지 않은 언어들을 고립어로 분류하는 것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을 보이는 경우도 있다. 그래서 일부 학자들은 고립어를 미분류 언어로 간주하기도 하나, 아직까지 그 존재가 확실히 증명된 대어족이 없는 마당에, 주류 학계에서는 구태여 고립어와 다른 언어 간의 연관 관계를 상정하고 미분류 언어 취급하는 것을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이 압도적이다.
한국인처럼 모국어가 고립어인 사람들은 쉽게 배울 수 있는 외국어가 거의 없다.[9] 반면에 많은 친척 언어를 가지고 있는 언어가 모국어인 경우 비교적 수월하게 다른 친척 언어들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3.1. 한국어와 고립어
한국어는 미싱링크처럼, 주변 언어들과의 계통 관계가 증명되지 않았기에 '''고립어일 가능성이 굉장히 크다고 한다.'''
학자별로는 제주어를 별도의 언어로 판단하여 한국어와 제주어를 한국어족으로 분류해야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이를 부정하는 학자들도 있기 때문에 논쟁이 진행중이다. 영국 맨체스터 대학교의 알렉스 버라타 교수,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스테판 게오르크 교수, 유타 대학교의 마우리시오 믹스코 교수[10] 가 한국어를 고립어로 분류하는것을 지지하는 대표적인 학자들이다.
지금은 사멸한 삼국시대 언어 등의 고어까지 거슬러 올라가서 연구하기도 하는데, 이런 접근 방식의 경우 한국어족 내부의 언어들을 부여어파와 한어파(韓語派)로 나누고 다시 세부적으로 분류하는 식이다. 이 관점에 따르면 부여어파는 이미 소멸했으며, 현대 한국어는 한어파에 속한다.
이 부여어파를 미싱링크로 보는 견해도 존재한다. 이 견해에서는 부여어파인 부여어-고구려어-백제어(상층계급)-일본어에서 부여어-고구려-백제어가 사라지면서 그만큼 한국어-일본어의 거리가 멀어졌다는 것이다.[11]
그러나 기원전에 서로 떨어져 나간 독일어파와 스칸디나어파 사이의 차이보다 더 큰 한국어와 일본어 기초 어휘간 음운 차이는 그 정도 미싱링크로는 메워지지 않는다는 것이 문제이다.[12] 한편 제주어를 별개의 언어로 설정하는 견해가 대다수는 아니지만 유네스코가 실제 이 입장에 따라 제주어를 소멸 위기 언어로 지정한 바 있다. 물론 이는 한국 국어학계의 주류 시각은 아니다. 국립국어원에서는 제주어가 별개의 언어냐는 질문에 일부 학계의 의견이라는 의견을 낸 적이 있다. 사실 제주어와 한국어 사이에 소통은 거의 불가능하기 때문에 학자는 물론, 한국인들 사이에서도 제주어를 한국어와 별개의 언어로 볼 것이냐에 대한 논란이 일어나기도 한다.
논란이 있는 제주어를 제외하고 일반적인 지역 방언의 경우,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들은 오랜 시간 동안 정치적으로 통일된 채 살아왔기 때문에 방언 간 격차가 있다 해도 다른 언어라고 여기지 않는다. 심지어 남북으로 분단되어 문화어와 표준어 사이에 차이가 벌어진 지금에도 한국어 화자들은 둘을 별개의 언어라고 인식하지는 않는다. 애초에 '문화어'의 기반이 되는 '평양말'과 '표준어'의 기반이 되는 '서울말'은 본래 같은 방언권으로, 평양 시민과 서울 시민의 예삿말은 약간의 억양이나 어휘 차이를 제외하면 사실상 같다.
사실 이는 쉽게 설명할 수 있는데, 제주어나 육진 방언 정도를 제외하면 '''한국의 지역별 방언 화자끼리 백 퍼센트 직독직해의 대화가 가능하기 때문'''이다. 단순한 방언을 넘어서 아예 다른 언어로 분리돼야 한다면 라틴어에서 갈라진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의 화자들처럼 '몇몇 단어들은 얼핏 들리는데 정확히 무슨 뜻인지는 도저히 모르겠다' 수준이어야 한다.
한국 사람들이 재미삼아서 북한의 리춘히 아나운서 성대모사를 똑같이 따라하는 것만 봐도 다른 언어로 볼 수가 없다. 문화어나 경상도 사투리, 전라도 사투리같은 한국어의 방언들은 영어로 치면 미국 남부 사투리와 영국의 포시 억양의 차이, 프랑스어로 치면 본토 프랑스어와 퀘벡 프랑스어의 차이점과 똑같다. '''말 그대로 특별히 머리싸매면서 안 공부해도 바로 대화할 수 있는 것.''' 그냥 억양과 사용하는 몇몇 어휘의 차이가 나기에 '쟤 말투 특이하네~' 정도로만 느낄 뿐, 대화 진행이 불가하거나 매우 힘든 수준의 어휘적, 문법적 괴리감을 가진 것은 아니라는 것이다. 이전 서술에선 한반도의 역사와 통일된 민족성으로 이를 거시적으로 설명하려 했으나 그냥 서로간에 무리없이 완전한 대화가 되니까 지역 방언정도로만 취급된다고 단순히 보는 게 언어학적으로 제일 정확하다.[13]
한편은 일본어는 한국어와 함께 '알타이어족'이라는 가상의 어족에 속한다는 가설이 한때 설득력을 얻었으나 한국어와 마찬가지로 알타이어족 설은 폐기되었다.[14] 현재는 고립된 언어로 보기도 하고, 류큐어(또는 분류 방식에 따라서 류큐어파)를 일본어와 구별되는 언어로 여겨 함께 \''''일본어족(Japonic languages)''''이라는 별도의 어족을 이루는 것으로 본다. 다만 한국어족이란 대분류를 사용하는 쪽과 고립어의 하나로 분류하는 쪽의 담론을 보면, '''도대체 어디까지가''' '고립어'이고 어디부터가 '독립어족'인가 하는 모호함이 생긴다. 한국어와 제주어를 합한 우리말의 사용자는 약 8천만 명으로서 화자에게는 전혀 적다고 할 수 없으며, 친연관계인 하위언어 또는 방언의 개수 차이가 반드시 독립어족을 구성하는 조건인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고립어는 사용자가 많지 않다. 고립어로 분류되는 한국어는 구사자가 많을 뿐만 아니라 외국에서 배우려는 사람들도 그럭저럭 있으니 상당히 특이한 사례라 할 수 있다. 한국어를 포함한 고립어의 사용인구를 보면
다른 고립어 사용자 수를 합한 것보다 한국어 사용자 수가 더 많다. 그나마도 국어 지위에 해당하는 경우는 한국어가 유일하며, 나머지는 해당국가내 소수민족 및 몇몇 원주민 부족들의 언어다.
3.2. 대표적인 고립어
- 한국어: 모국어 화자만 해도 남북한 다 합쳐서 약 7000만명[16] 으로 세계에서 14번째로 모어 사용자 수가 많은 언어다. 다른 고립어들과는 달리 외국에서 학습하는 인구가 제법 있다. 그래서인지 보통 점점 쪼그라드는 고립어들 사이에서는 넘사벽의 위상을 자랑한다.[17][18]
- 바스크어: 모어 화자만 해도 70만 명에 이르고, 전체 화자 수가 100만 명에 달하는, 고립어 중에서는 상당한 화자 수를 자랑하는 언어이다. 주로 사용되는 지역인 바스크 지방이 이탈리아 북부, 잉글랜드의 그레이터 런던, 프랑스의 일드프랑스 및 바스크 옆동네인 카탈루냐 지방과 함께 유럽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이라 역시 영향력이 없지는 않다.[19] 다만 이미 사멸한 아퀴타니아어가 바스크어와 근연관계에 있어서 아퀴타니아어와 바스크어를 합쳐 바스크어족으로 보는 경우도 있다.
- 푸레페차어: 타라스칸 연합의 공용어로 다른 메소아메리카 언어와 연관성이 없는 언어다.
- 이베리아어: 고대 이베리아 반도에서 쓰였던 언어로, 당시에 이베리아 반도에 존재했던 타르테소스 문명의 공용어가 이것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위의 바스크어와 동족 언어라는 주장이 있으나, 사료의 부족으로 인해 실제로 이 둘이 하나의 어족에 속하는 것인지, 아니면 단순히 언어동조대에 불과한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 안다만어: 몇 개의 언어로 구분해서 안다만어족이라는 별도의 어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세리어: 멕시코 서부의 소노라 주에 위치한 어촌에서 쓰이는 언어로, 약 716명에서 900명 가량의 화자가 남아 있다.
- 유카기르어: 우랄어족의 일부로 보기도 하고, 몇 개의 언어로 나누어서 유카기르어족이라는 별개의 어족으로 분류하기도 한다.
- 쿠순다어: 네팔에서 쓰이는 언어인데, 이미 모어 화자들은 모두 전멸했고,[21] 아예 이 언어를 쓰는 쿠순다족들이 생계유지를 위해 도회지로 뿔뿔이 흩어진 상태라 전망이 밝지 않다. 학자에 따라서 중국티베트어족의 일부로 보기도 한다.
- 레트어: 고대 로마의 라이티아(Raetia) 속주, 오늘날의 스위스 동·중부와 그 근처 지역에 해당하는 곳에서 쓰였던 언어다. 참고로 비슷한 이름의 레토로망스어와는 이름 빼고는 아무 상관이 없다.[22] 이쪽은 인도유럽어족의 이탈리아어파 로망스어군 계열의 언어다.
- 레코어: 남아메리카의 티티카카 호 일대에서 쓰이던 언어로, 2001년 기준으로 원어민이 단 20명 밖에 남지않은 소멸위기언어다. 아래의 푸키나어와 근연 관계라는 설이 있으며, 아래의 세추라어 및 카타카오어족과 함께 세추라카타카오어족을 이룬다는 설도 있다.
- 푸키나어: 케추아어와 함께 잉카 제국의 공용어였는데, 케추아어가 당시에 상용 언어로서 널리 쓰였으므로, 콩키스타도르들의 침략과 학살이 있기 전에도 이미 이 언어는 소멸한 뒤였다. 본래는 잉카 제국 이전에 번성했던 도시국가인 티와나쿠의 공용어였고, 잉카의 건국 이전까지는 안데스 산맥에서 널리 쓰이다가 이후에 케추아어에 밀려서 소멸한 것으로 보인다. 참고로 이 언어와 케추아어가 섞여서 형성된 혼합 언어인 칼라와야어가 현존하고 있다.[24]
- 세추라어: 19세기 초엽까지 페루의 피우라 지방에서 쓰이던 언어로, 비슷한 시기에 소멸한 어족인 카타카오어족과 함께 세추라카타카오어족을 이룬다는 설이 있다.
- 니할리어: 인도의 마하라슈트라 주와 마드히야프라데시 주의 경계지역에서 쓰이는 언어로, 약 2000명 가량의 화자를 가지고 있다. 특이사항으로는 다른 언어에서 차용해온 차용어들이 전체 어휘의 70%를 차지한다.
- 누비아어: 고대 누비아 왕국에서 쓰이던 언어로 쿠시어라고도 한다. 현대에도 비슷한 이름의 누비어가 두 개 있는데, 하나는 아랍어 기원의 크리올어이고, 다른 하나는 나일사하라어족에 속하는 언어이다. 둘 다 고대 누비아어와는 계통상 아무 상관이 없다.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쿠시어파와도 상관이 없다.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일원이라는 설과 나일사하라어족에 속한다는 설이 있다.
- 니브흐어: 길랴크어라고도 하며, 한때 아이누어 또는 한국어와의 친연성이 주장된 바 있었으나, 한국어의 경우는 우연의 일치에 불과한 것으로 보이고 있고, 아이누어와의 관계는 단순한 언어동조대로 보이고 있다.[25]
- 마푸체어: 산하의 방언인 윌리체어를 별도의 언어로 보아서 아라우칸어족을 이룬다는 주장도 있다.
- 니카라과 수어: 1980년대 니카라과의 청각장애인 아동들 사이에서 자연적으로 생겨난 수어 체계로,[26] 다른 수어 체계와는 친연성이 없는 언어이다. 때문에 언어학자들로부터 엄청난 관심을 끌었다. 고립어는 물론, 자연 언어로서도 가장 최근에 생겨난 언어다.
- 하이다어: 캐나다 서부에서 미국의 알래스카 남부 지역에 폭넓게 분포하는 아메리카 원주민 부족인 하이다족이 사용하던 언어다. 문제는 하이다족의 인구는 미국과 캐나다 양국에 걸쳐사는 사람들을 통틀어서 4000명 이상은 되는 것으로 추정되지만,[27] 정작 그 중에서 하이다어를 모국어로 하는 사람은 단 14명 밖에 남지 않아서 소멸위기에 놓여있다는 점이다.
- 베오투크어: 예전에 캐나다 동부의 뉴펀들랜드 섬에서 사용되었던 베오투크족들의 언어였지만, 현재는 소멸된 상태이다.[28] 알곤킨어족에 속한다는 설이 있으나, 자료가 부족해서 확실한 건 알 수 없다.[29]
[1] 영어 위키백과의 고립어 항목 참조. 그런데 티베트어는 문법적으로는 고립어에 속하지만 조사를 사용한다는 점에서 교착어적인 면도 강하기 때문에 고립어라고 무조건 어순만 장땡인 것은 아니다.[2] 이를 좀 더 자세하게 말하자면 교착어인 한국어로 '먹다'라는 말로 과거형과 미래형을 나타낼려면 '먹었다', '먹을 것이다.'와 같이 먹다의 형태가 변함과 동시에 '었'과, '할 것이다.'등의 접사가 붙지만, 고립어인 태국어의 경우 먹다의 กิน을 미래형 จะกิน(먹을 것이다)으로 만들든, กินแล้ว(먹었다)로 만들든 กิน 앞이나 뒤에 จะ와 แล้ว만 붙었을 뿐 กิน자체는 변하지 않는다.[3] 독립된 단어 사이의 배치와 연결을 다루는 통사론은 형태론에 비해 상당히 추상적인 경향이 있어서, 의외로 제대로 만들려면 상당히 정교한 지식이 필요하다. 이 영역에서 참신함을 보여줬다면 그 사람은 이론언어학에 대해 좋은 감각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4] 영어는 13세기 초반부터 바이킹의 침략을 받을 때부터 서서히 굴절이 사라지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명사의 격변화가 사라져서 단어의 격을 나타낼 때 단어의 굴절 대신에 전치사로 대체하게 되었고, 그 다음에는 굴절이 약해져 어순이 고정되었으며, 동사 어미 변화를 하는 대신 조동사로 그 자리를 대신하게 되어서 15세기에는 현대 영어와 문법이 거의 비슷한 형태로 변했다.[5] 그나마도 격변화가 아니다. 예를 들어 현대 영어에서 I와 me는 선등장 주어형과 후등장 비주어형의 차이이지 주격과 목적격의 차이가 아니며 이는 'It's me.'에서 'me'의 역할이 목적격어가 아닌 '주격' 보어라는 것으로 증명된다.[6] 어떤 언어의 고립어 여부는 어휘의 굴절성 잔존도가 아니라 어순의 변동여부에 좌우되는 것이다. 아프리칸스어는 복수인칭대명사의 형태변화에 동사 인칭변화까지 모조리 소실되어서 영어보다 굴절성의 잔존도가 훨씬 미약하지만 주-목 간 어순 변동이 상시 일어나기 때문에 고립어로 볼 수 없는 것이다.[7] 구절의 구조를 말한다. '통사론'을 다른 말로 '구문론'이라고 부르는 까닭이다.[8] 대표적인 경우가 인도유럽어족과 카르트벨리어족, 그리고 캅카스 제어들을 하위 어파로 두는 노스트레이트어족 가설이 있다.[9] 이는 역으로 외국인들이 한국어를 배울 때에도 마찬가지이다.[10] Campbell, Lyle; Mixco, Mauricio J. 《A Glossary of Historical Linguistics》. Salt Lake City: Edinburgh University Press. 7, 90-91쪽. ISBN 9780874808933. While ‘Altaic’ is repeated in encyclopedias and handbooks most specialists in these languages no longer believe that the three traditional supposed Altaic groups, Turkic, Mongolian and Tungusic, are related. Korean, A language isolate Korean is often said to belong with the Altaic hypothesis, often also with Japanese, though this is not widely supported. p=90-91[11] 미국의 크리스토퍼 벡위드(Christopher I. Beckwith)가 대표적으로, 『고구려어 - 일본을 대륙과 연결시켜 주는 언어』라는 책을 통하여, 일본어와 고구려어를 '부여어족'이라는 동계로 놓고 한국어는 별개로 보는 주장을 펼쳤다. 반대로 알렉산더 보빈(Alexander Vovin)은 부여어 계통이 남하하면서 한반도를 장악하고 한어 계통이 일본쪽으로 밀려났다는 주장을 펼쳤다. 자세한 것은 고구려어 문서 참조.[12] 일본어와 한국어 관계의 기묘함은 문법적인 유사성이 눈에 띄는 정도에 비해 한국어-일본어간 고유 어휘간의 유사성이 기가 막히게 적다는 것에 있다. 사실 국어학계에서 한국어에 친척(?)이 없는 게 말이 되냐면서 일본어, 몽골어, 터키어 등 타 언어와 관계를 입증할려고 연구는 해보았기는 했지만, 결론적으로는 '한국어와는 문법적 유사성은 있지만 기초어휘가 확연히 다르기 때문에 관계가 어떻게 되는 지는 오리무중이다'로 결론이 나오게 되었다. 학계에서도 이들을 어족으로 묶는건 포기한지 오래고 다만 상고시대~고대시대에 이르기까지 서로 상호영향을 깊게 주고받으며 문법에서 공통점을 축적해온, 언어동조대였다는 것으로 추정한다.[13] 여기서 말하는건 현대 한국어를 굳이 한국어-제주어 등의 여러 언어로 나눌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지, 방언과 별개 언어의 구분이 의사소통 여부로만 결정된다는 건 아니다. 방언과 별개 언어의 구분에는 정치적인 고려가 들어간다.[14] 한국 내 학교문법, 즉 정규교육과정에서는 여전히 '알타이어족' 가설을 밀고 있는 실정이다. 정규 교육내용의 늦은 업데이트에도 학계에서 알타이어족 가설이 폐기된 지 오래이며 현 시점까지, 한국어는 형제나 친척 언어가 없는 고립어라는 사실이 인터넷을 통해 젊은 세대 사이에선 꽤 퍼져나간 추세이다. 다만, 이후에 새로운 정보를 취득하지 않은 채, 과거 교과서에 기술된 내용만을 기억하는 중장년 세대에서는 여전히 알타이어족으로 잘못 아는 일이 많다.[15] 윌리체어를 마푸체어의 방언으로 보기도 하고 독립된 언어로 봐 마푸체어와 윌리체어를 아라우칸어족으로 묶기도 한다.[16] 북한 인구는 약 2000만명인데 북한에서 부풀려서 2500만으로 잘못 알려져있다. 링크 [17] 다만 이는 제주어의 존재를 인정하지 않는 경우에 해당한다. 제주어는 단순방언이라는 의견과 분화된 별도의 언어라는 상반된 견해를 지닌 사람들간에 논쟁이 지속되고 있으며, 그마저도 사멸해가는 언어로 지정되었을 정도로 화자가 급속히 줄어들고 있다. 물론 그것과는 별개로 한국어 자체는 대체로는 고립어로 분류되고 있다.[18] 제주어를 제외하고도, 고대에는 부여어, 백제어 등을 비롯한 한국어족의 여러 언어들이 있었으며, 이는 현대에도 지역 방언에 그 영향이 남아있으나, 이미 고려시대 이전에 모두 사멸했다. 현대 한국어는 학자에 따라 분분하지만 신라어 혹은 고구려어의 직계 후손이라는 것이 유력하다.[19] 일례로, 영어 단어 중에서 '이상한, 기묘한'이라는 뜻의 단어인 'bizarre'가 바스크어에서 차용한 단어다. 또 바스크인들은 예로부터 포경업, 어업 등에 조예가 깊어서 유럽 각지에서 선원으로 자주 활동을 하기도 했고, 이를 통해 나바라 왕국의 전신인 팜플로나 왕국이 부를 쌓아서 잠시 동안이기는 하나 이베리아 반도 북부를 석권한 적도 있었다. 그래서 바스크인들은 그들의 문화와 언어가 소멸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을 만큼 상당한 영향력을 전 유럽에 발휘했다. 그 흔적이 아이슬란드어와의 사이에서 나온 크리올어인 아이슬란드-바스크 피진이나, 캐나다 동부에 위치한 프랑스령 섬인 생피에르 미클롱의 기에 들어가있는 바스크 지방기 등이 그 예다.[20] 아카드어는 고립어가 아니라, 아프리카아시아어족의 셈어파에 속하는 언어이다. 아카드 문명의 유적지에서 수메르어-아카드어 사전이 발굴된 덕택에 수메르어를 해독하는데 상당한 도움이 되었다. 아니, 수메르어에 대한 제대로 된 연구가 이 사전이 발굴되면서 시작되었다.[21] 아직 제2언어로 쓰는 사람들은 남아 있다.[22] 물론 레토로망스의 '레토'는 라이티아 지방에서 따온 것이고, 과거 레트어가 쓰인 지역에서 쓰이는 언어이긴 한데 계통상으로는 서로 아무 관련이 없다. 로망슈어, 라딘어(라틴어가 아니다) 등이 레토로망스어에 속한다.[23]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헤파이스토스가 떨어진 그 섬이다.[24] 푸키나어가 콘키스타도르의 잉카 제국 침공이 있기 전에 이미 소멸한 언어라서, 칼라와야어는 푸키나어를 재구하는 문제에 있어서 언어학자들에게는 가뭄의 단비가 되어주고 있다. 한 가지 문제는 이 언어는 일상에서 쓰는 언어가 아니라, 안데스 산맥의 원주민들이 전통 방식을 이용한 치료를 하는데만 사용되는 언어라는 것이다. 그래서 현지의 주술사들 사이에서 비밀리에 전승되는 언어라서 모어 화자가 있을 리가 없으니, 외부인인 언어학자들이 이 언어에 대해 접근하기에 영 좋지 않은 실정이다. 설상가상으로, 현대의학의 발전으로 인해 전통 의술에 의지하는 사람들이 별로 없다보니, 이 언어를 아는 사람이 20명 밖에 남지 않았을 만큼 절망적인 상황이라서, 학자들이 뒷목을 잡는 상황이다(...).[25] 니브흐족이 사는 연해주 일대가 아이누족이 사는 홋카이도 및 사할린 지역과 지리적으로 가깝기도 하거니와, 사할린과 연해주를 가르는 타타르 해협이 겨울이 되면 얼어붙어서 양쪽을 걸어서 건너갈 수도 있어서 옛날부터 서로 왕래가 잦았다. 같은 이유로 일본의 홋카이도에 거주하는 퉁구스계 민족인 윌타족이 쓰는 윌타어도 언어 분류 상으로는 퉁구스어족에 속하나, 아이누어, 니브흐어와 언어동조대를 이루고 있다.[26] 최초의 니카라과 수어 사용자인 아이들의 절대 다수가 간단한 수어도 할 줄 모르고, 정규 교육조차 거의 받지 못한 저소득층 출신이었다. 그래서 니카라과 수어는 다른 수어 체계의 영향을 전혀 받지 않고 생겨났다는 소리다.[27] 캐나다에서는 3,471명 가량이 사는 것이 확인되었으나, 미국 쪽 하이다족의 인구 통계가 이루어진 바 없어서 정확한 숫자는 불명이다.[28] 베오투크족 자체는 틀링깃족이 그들의 영토를 침략하고 부족민들을 대거 학살한 바람에 인구가 크게 줄었고, 그 상태로 살아남은 이들도 틀링깃족에게 서서히 동화되다가 유럽인들과 조우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베오투크인들은 유럽인들을 포함해 타 부족에 대해 매우 적대적이고 호전적인 태도로 일관하다가, 결국 당시 캐나다를 식민지배하던 영국 정부와 이웃한 부족들의 지속적인 토벌전으로 인해 끝내 소멸하고 말았다. 유이하게 유럽인들과 우호적인 접촉을 한 사람들이 바로 데마스뒤트와 산투라는 이름의 여성이었고, 이들 중에서 산투가 베오투크족의 마지막 생존자였다. 베오투크어의 존재 자체도, 베오투크어와 관련하여 남아있는 언어학적 자료도 모두 이 두 사람에게서 수집된 것이다.[29] 앞의 각주에서 언급된 데마스뒤트의 경우, 백인들에게 발견되면서 그들과 유의미한 접촉을 했다. 당시에는 그녀의 남편과 갓난아기인 아들도 함께 발견되었는데, 문제는 남편은 백인들을 적으로 생각하고 그들을 공격했다가 사살되었고, 아들도 병으로 죽어서 그녀 혼자만 간신히 살아남았다. 당시에 장로회 목사들이 데마스뒤트를 베오투크족의 마을로 데려다주려고 했으나, 마을에 도착하기 전에 배 안에서 결핵으로 사망했다. 그래서 베오투크어 연구에 필요한 자료를 별로 수집하지 못했다. 그리고 베오투크족 자체도 인근의 틀링깃족에게 정복당하여 끝내 멸망하고 말아서, 오랫동안 베오투크족 자체가 전멸했다고 알려져 있었으나, 20세기 초에 미국의 인류학자인 프랭크 스펙에 의해 산투라는 여성 생존자가 발견되었다. 이 사람이 베오투크족의 진짜 마지막 생존자였으나, 발견 당시에는 이미 75살의 노인이었고, 이 사람이 부른 노래를 프랭크 스펙이 녹음해 놓았지만, 텍스트화에 실패하고 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