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트 로커
1. 개요
'''War is a drug.'''
'''전쟁은 마약이다.'''
캐스린 비글로 연출, 제러미 레너 주연의 영화.
감독 캐스린 비글로는 K-19 위도우메이커, 폭풍 속으로 같은 선 굵은 전쟁/액션 영화들을 주로 만들어온 감독인데, 본작은 K-19의 흥행 실패 후 6년의 와신상담을 거쳐 내놓은 작품이다. 일단 연출 스타일이 전작들에 비해 확연히 변한 것을 알 수 있다.[1] 최초로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성 감독이 감독상을 받은 작품이다. 작품상까지 받은 것은 덤이다. 촬영이 의도적으로 도전적이고 흔들림이 많다.
2. 주제
용맹하거나 모범적인 군인의 영웅담과는 거리가 멀다. 영화 시작부에 나오는 "전투의 격렬함은 마약과도 같아서, 종종 빠져나올 수 없을 정도로 중독된다(The rush of battle is a potent and often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라는 말이 핵심 키워드이다.[2]
참혹하고 끝없는 전쟁 속에서 결국 무너져버리는 사람들도 있지만[3] , 폭발물 처리 요원인 윌리엄 제임스 중사는 전쟁 특유의 긴장감과 살아남았을 때의 희열에 마약처럼 중독되어 위험천만한 행동까지 저지르면서 폭탄을 해체한다.[4] 그는 정신적으로 불안정한 모습을 자주 보이는데, 임무 중 위험하니 철수하자는 부하 샌본의 권고를 무시하고 교신을 끊어버리는가 하면, 자신과 면식이 있던 이라크 소년[5] 이 테러범에게 살해당하자 밤중에 기지를 무단이탈하여 복수할 대상을 찾아 민가를 무작정 쏘다니지만 사실 살해당한 소년은 다른 인물이었고 자신이 아는 소년은 사실 멀쩡히 살아있다는게 밝혀지나 제임스는 무시한다.
복무를 마치고 본국에 돌아온 후 가족과 같이 평화롭게 살게 되지만 미국에 돌아오고 나서도 일상 속에서 무료함을 느끼다 결국 이런 자신의 기분을 갓난 아들에게 고백하고[6] 다시 파병을 떠나 전장으로 복귀하는 새드 엔딩으로 끝난다.
3. 평가
'''하도 긴장하면서 봤더니 몸이 다 아프네'''.
- 이동진 (★★★★☆)
'''서스펜스는 시한폭탄처럼'''.
- 박평식 (★★★★)
이라크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지금까지 전쟁 영화에서는 흔히 볼 수 없던 52nd Ordnance Group 소속 폭발물 처리반의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팀의 리더 윌리엄 제임스 중사와 부하 대원들의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주로 처리하는 폭발물은 IED이다.'''2시간동안 이라크에 가 있었다.'''
- 네이버 영화 네티즌 평점 중 베스트 평점.
이라크전에 대한 사실적인 묘사가 인상적. 보통 전쟁 영화와는 달리 대규모 전투나 화려한 액션이 많진 않지만 이라크전이 어떤 전쟁인지에 대한 섬세하면서도 소름돋을 정도로 리얼한 묘사가 인상적이다. 영화를 본다기보다는 실제로 EOD팀 곁에서 그들을 지켜보는 다큐멘터리 같은 느낌이 들 정도. 작중에는 그 흔한 BGM조차도 제대로 깔리지 않으며 연출과 편집의 힘으로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긴장이 높다못해 숨이 막힐 정도다. 전쟁영화치고 잔인한 묘사는 적지만[7] 이런 것들 때문에 끝까지 관람하지 못하고 포기하는 사람도 있을 정도다.
4. 흥행
1,200만 달러라는 비교적 적은 제작비로 만들어졌으며 최초 공개는 은근히 오래돼서 2008년 9월 베니스 영화제 경쟁 부분에 처음 소개되었다. 이때도 평은 좋았다. 그 뒤로 배급사를 찾지 못해서 헤매다가 서밋 엔터테인먼트라는 중소업체[8] 배급으로 2009년 6월 26일이 되어서야 겨우 미국에서 개봉되었다.[9] 스타라 할 만한 배우로는 가이 피어스[10] 와 레이프 파인스[11][12] , 데이비드 모스[13][14] 가 잠깐 등장하지만 거의 특별 출연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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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출연 배우는 제러미 레너, 앤서니 매키[15] 같은 (그 당시에는) 인지도가 낮은 배우들인데 이들의 연기를 완벽하게 이끌어냈다는 극찬을 받았다. 작품성에서도 높은 평가를 받아 뉴욕 비평가 협회, LA 비평가 협회, 보스턴 비평가 협회 같은 곳에서 상을 휩쓸었는데 골든 글로브에서 상을 하나도 받지 못하는 부진으로 아카데미에서의 전망이 부정적이었다.
그러나 82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작품상과 감독상, 그리고 음향 편집, 음향 효과, 촬영, 편집 부문의 상까지 모두 6개의 상을 받았다. 더구나 아카데미 역사상 최초로 여성 감독이 감독상을 수상한 영화가 되었다. 흥행은 상업적 히트를 기록할 정도에 못 미쳤지만, 미국에서 1,707만 달러로 본전을 뽑고 해외 흥행 3,200만 달러 및 2차 시장으로 충분히 알짜배기 수익을 거둬들였다. 출처
5. 국내 방영
KBS 1TV에서 2011년에 방영했다. (2011년 2월 26일 밤 12시 55분)
5.1. 한국어 더빙 (KBS)
- 양석정 - 제임스(제레미 레너)
- 원호섭 - 샌본(앤서니 매키)
- 남도형 - 엘드리지(브라이언 게러티)
- 김승준 - 톰슨(가이 피어스) / 지미(샘 레드포드)
- 전숙경 - 코니(에반젤린 릴리) / 베컴(크리스토퍼 사예그)
- 이재용 - 콜트랙트 팀 리더(레이프 파인스)
- 이장원 - 리드(데이비드 모스)
- 설영범 - 군의관(크리스천 카마고)
- 전인배 - 부대 통신병(마크 베하르)
- 윤세웅 - 찰리(샘 스프루엘)
- 홍진욱 - 크리스(배리 라이스)
- 이지환 - 콜트랙트 팀 대원(라이언 트라몽)
- 조규준 - 콜트랙트 팀 대원(페이살 사도운)
6. 기타
- 제목은 미군에서 쓰이는 슬랭으로 벗어나기 어려운 물리적 또는 감정적인 고통의 기간이라는 뜻으로 전쟁으로 인한 부상, 패배, 정신적인 스트레스 등을 겪은 뒤 그 충격이나 고통, 우울감 등으로부터 심리적으로 빠져나오지 못하고 헤맬 때 "허트 로커에 갇혔다"라고 표현한다. 영화 작가 마크 볼은 이 작품에서 허트 로커는 ‘도저히 빠져나올 수 없는 절체절명의 상황’을 뜻한다고 말했다. 폭탄이 터지기 직전에 그걸 깨달은 병사가 바로 ‘허트 로커’ 상황에 있다는 것이다.
- 국내에서는 2010년 4월 22일에 개봉했으나, 개봉 전부터 아는 사람들은 이래저래 찾아서 보았다. 미군에게도 상영되었으며 이라크에서 개고생하는 현대 미 육군 보병들의 장비가 잘 표현되어있는 작품. 그러나 이 영화에 나온 장비들 역시 지금은 다른 장비들로 다 바뀌고 있다.[16]
- EOD 대원이거나 전직 EOD 대원이었던 사람들은 대체로 영화로서는 잘만든 작품이지만, 실제 현장과는 많은 부분에서 다르다는 점을 지적하는 편이다. 장비나 유니폼 등의 사소한 오류도 있지만 임무 수행 방식이나 병사들의 행동 등 줄거리 자체가 현실과는 많은 차이가 있다고. 또한 제임스를 보고 "어떻게 저런 놈이 EOD 팀에 붙어있을 수 있는가", "막나가는 카우보이 타입은 이 직무에서 가장 기피하는 유형의 인물"이라며 불만을 표하기도 했다. 물론 이야기를 위한 연출이었지만, 까딱 하다가 사람 한 두명의 목숨은 아무렇지도 않게 날아갈 수 있는 상황에서 제임스의 다소 무모하고 막나가는 모습을 현실의 EOD 대원들은 마음에 안 들었던 모양. 하지만 자이툰 부대 중 주인공 묘사를 마음에 들어하는 사람도 있으며 주인공 제임스의 모습은 한 인간이 아닌 미국이라는 나라 자체를 묘사한 것이 아닌가 하는 평도 있다.
- 전남편 제임스 카메론의 작품이자 당시 세계적 흥행작이었던 '아바타'와 경쟁하여 이목을 끌었다. 흥행에서는 아바타의 적수가 못되었지만, 2010년 아카데미상 7개부문에서 격돌하여 6개 부문에서 승리했다. 당시 언론들은 "전남편을 이겼다"라는 식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아바타'는 골든글로브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 '허트 로커'는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수상작이 되었다.
- 아바타와 격돌한 화제의 영화이다보니,[17] 영화의 사실성이나 고증에 대해 전 세계에서 갑론을박이 이어졌다. '내가 EOD 출신인데 저렇게 일 안 했다..' '저 장면은 고증이 틀렸다' 등등. 그러나 이 영화는 군사 전문가의 조언을 받았으며 고증이 실제와 다르거나 이상한 장면은 돈이 없어서 부득이하게 생략되었거나 영화적 재미를 위해 연출된 부분임을 명심하자. 오죽하면 영화 코멘터리에서도 감독이 깔깔대며 돈이 없어서 저렇게 찍었다고 한다.(...) 가령 아무리 EOD 팀이라지만 위험 지대에서 호위 병력도 없이 험비 한 대만 돌아다니는 장면 등.[18]
- 한국에서 개봉할 때 아카데미상 6개 부문 수상이라는 것을 너무 강조하여 대문짝만하게 포스터에 써서 광고하여 오히려 역효과를 보았다는 의견도 있다. 아카데미상 수상작은 고리타분한 예술영화라고 여겨질 우려가 크다는 것. 실제로는 꽤 스릴과 서스펜스가 넘치는 작품인데도 말이다.
- 영화계에서 흔히 쓰이는 35mm 필름이나 디지털 카메라가 아닌 16mm 필름이 사용되었다.
- 근래 군대 정훈교육 시간에 IED 관련 교육을 명목으로 몇 번씩 틀어주는 영화이기도 하다.
- 2014년 뮤지컬 헤드윅의 브로드웨이 리바이벌 공연은 주인공의 밴드가 초연 도중에 막을 내린 가상의 뮤지컬인 허트 로커: 더 뮤지컬(...) 공연장을 빌려서 쓰고 있다는 설정으로 진행되는데, 캐스팅, 넘버, 스토리, 그리고 스태프와 제작 과정까지 다 나와있는 가짜 플레이빌 팸플릿까지 만들어서 공연장 곳곳에 버려놨다.(...)
- 웹툰 Ho에서 주인공이 Ho와 같이 본 영화 중 하나이다.
- 2020년 미 의회 도서관에 등재되었다.
[재개봉] [1] 하지만 K-19를 비글로에게 맡긴 게 좀 이상했다. 비글로는 작품평은 좋아도 흥행으로 대박을 거둔 경우는 없기 때문. 참고로 K-19 이전에 만든 스트레인지 데이즈도 평은 좋았으나 흥행은 대박으로 망했다. 제작비 4,200만 달러로 미국에서만 759만 달러를 벌었으니...[2] 뉴욕 타임즈의 종군기자이자 이라크 특파원이며 저널리스트인 크리스 헤지스의 저서인 War Is a Force That Gives Us Meaning에서 인용한 것이다. 인용된 문구의 원문은 "The rush of battle is a potent and often lethal addiction, for war is a drug, one I ingested for many years."[3] 제임스의 부하인 엘드리지는 제임스의 무리한 작전 때문에 다리에 총 맞고 본부로 후송되었고, 샌본은 만기가 되자 전쟁을 도박처럼 여기는 제임스를 이해할 수 없다며 제대한다.[4] 지금까지 자신이 해체했던 800개가 넘는 폭탄의 뇌관을 일부 소장 하기도 한다.[5] 미군기지에 출입하며 병사들에게 DVD를 파는 소년이었다.[6] "아이는 참 많은것을 좋아하지.. 하지만 어른이 되면 좋아하는게 하나하나 사라진단다. 내가 좋아하는건...오직 하나 뿐이지."[7] 아주 없진 않다. 이미 부패가 시작된 피투성이 소년의 시체에 숨겨놓은 폭탄을 배를 갈라 제거하는 장면이라던지..[8] 중소 영화사인데 트와일라잇 시리즈를 제작, 배급하여 이 4편만으로 전 세계에서 무려 22억 달러가 넘는 엄청난 대박을 벌어들였다. 참고로 이 영화사의 5번째 대박작이 브루스 윌리스의 《레드》로 전세계에서 1억 9천만 달러 남짓을 벌었다.[9] 2008년 영화가 2010년 아카데미에 오른 이유도 이 때문이다.[10] 제임스 중사의 전임인 맷 톰슨 역으로 출연했다.[11] PMC의 리더로 나온다.[12] 파인스는 감독의 예전 영화인 《스트레인지 데이즈》의 주연을 맡은 적이 있다.[13] UN 건물 앞의 IED 해체시 등장하는 지휘관.[14] 《더 록》에서 프랜시스 험멜 장군(에드 해리스)의 부관 벡스터 소령 역할과 《House M.D.》의 트리터 역할이 가장 유명할 듯.[15] 재밌는 점은 두 사람은 이후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 영화에서 슈퍼 히어로 호크아이와 팔콘으로 출연했다. 영화 버드맨에서는 "아카데미 작품상 출신 배우한테까지 망토를 입혔어?"라는 대사로 언급된다. 마블 출연 이후 이 둘은 폭발적인 인기를 얻게 되었다. 아이러니하게도 팔콘도 호크아이도 MCU 내에서 PTSD에 걸린 군인이나, 돌아갈 가족이 있어서 번민하는 등, 영화의 인물상에서 비슷함이 보인다.[16] 작중 배경이 10년도 더 된 이라크전이다.[17] 공교롭게도 아바타의 감독인 제임스 캐머런과 허트 로커의 캐서린 비글로는 부부관계였다. 1990년 이혼.[18] 고증이 좋지 않다고 주장하는 부분도 있는데 등장인물들이 무전칠 때마다 헤드셋 버튼을 누르는데 이런 연출은 액션 영화 등에서는 자주 나오는 장면이지만 현실에서는 헤드셋 같은 불편한 위치에는 통신 버튼을 거의 안 단다. 주로 몸이나 팔뚝 등에 다는 게 일반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