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
1. 개요
소설 《은하영웅전설》의 등장인물. 은하제국의 군인이자 귀족(자작)이다. 을지서적판에선 그린멜스하우젠으로 나왔다. 최종계급은 대장. 담당 성우는 사이카치 류지.
2. 상세
그림멜스하우젠 자작가의 삼남으로 두 형이 모두 전선에서 전사하는 바람에 자작가를 계승하게 된 인물이다. 프리드리히 4세의 소년 시절부터 청년 시절까지 황제의 황자, 황태자 시절 시종무관으로 지냈으며 이때 대공 시절 프리드리히 4세를 매우 '충실하게' 보좌한 탓에 수십 년이 지난 지금에 와서도 황제의 총애를 받고있다.[1]
3. 무능
76세의 고령의 나이에도 제국군 현역 중장으로 '역전의 노장' 등으로 불리나 실제로는 '''몹시 무능한 인물이다.'''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 휘하에서 1개 함대를 지휘하며 전투 의욕은 넘쳐흐르지만[2] 실제 전략이나 전술, 용병술은 거의 모르는 인물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게다가 라인하르트 폰 뮈젤이 작전에 대해서 진언하더라도 그에 맞장구를 치면서 최종적으로 자신의 경험에서 우러나왔다는 엉터리 작전을 채택하는 인물. 이 때문에 라인하르트는 독백과 키르히아이스와의 대화를 통해 그림멜스하우젠에 관해 맹렬한 뒷담화를 일삼는데 대사들이 제법 신랄하다. 저런 노인이 생존하는 건 산소의 낭비라거나, 작전회의 도중 "56년간의 경험에 의하면 혼전상황에 빠졌을 경우 승패가 명확히 갈리지 않는 법이라, 일단 함대를 후퇴시켰다가 정비 후 재출격해야 한다."라는 말을 듣고 "그걸 깨닫는 데 반세기나 걸리느냐", "군대는 치매노인의 요양소가 아니다."고 속으로 욕한다거나...[3]
그레고르 폰 뮈켄베르거 원수조차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이 무능한 연장자를 어떻게 대접해야[4] 될지로 골치를 썩였다. 결국 전투 중에는 후방 예비 병력으로 돌리기도 하였으며, 반플리트 4-2에서 대기하도록 명령을 내려 사실상의 유배나 다름없는 조치를 취하기도 하였다. 그 때문에 함대 병력이 우연히도 같은 위성에 건설되어 있던 자유행성동맹군 보급기지와 충돌하여 아주 치열한 지상전을 벌이기도 했다.[5]
의외로 작전회의에서는 권위주의와는 다소 거리를 둔 모습을 보인다. 주변 참모들에게 돌아가면서 의견을 물어보고, "참모들의 의견이 그렇기 때문에 이런 것이 어떻겠느냐?"란 식으로 나오기 때문에 반발을 하기가 어려운 타입이었다고 한다. 물론 고집을 피우거나 강하게 나오면 승인을 해주지만.
더불어 애니판에서 참모장이 라인하르트를 "금발 애송이"라고 비꼬자, 그림멜스하우젠이 무덤덤하고 느리게 '''"외모와 나이 같이 당사자가 어떻게 할 수 없는 것으로 사람을 놀리는 것은 안 좋다. 게다가 그게 무슨 놀림감이 된단 말인가?"'''라며 조용하게 참모장을 꾸짖었지만 워낙 조용하게 말하여 그냥 흘러가는 말투 같이 말해서 상대방에게 꾸짖는 느낌을 주지 못했다. 그리고 나서 그가 꾸벅꾸벅 조는 통에 참모장은 한숨을 쉬듯 그를 바라보았다. 사실 이는 그의 신분 자체가 낮은 편(?)이어서 그럴지도 모르는데 작중 귀족들도 좀 제대로 박혀있는 이들은 대개 주변부에 머물러 있지 핵심 위치에 있진 않았다. 라인하르트 재위기에 등용되었던 귀족 가문들을 보면 대게 낮은 신분이었거나 별로 등용되어지지 못했던 인물이었다.[6] 본인도 보면 막장 중의 막장 황족이였던 프리드리히 4세의 친구였던것으로 보아 가문에서도 쩌리였을뿐더러 황제의 친구 메리트에도 불구하고 작위가 조금도 상승하지 않은것이나 작전회의에서 땡깡은 부릴지언정 주도권은 잡지 못한것으로 보아 이쪽도 쩌리일 가능성이 커보인다.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그림멜스하우젠이 딱히 눈에 띄는 실적을 세우지 않았기 때문에 군무성에서도 그림멜스하우젠의 대장 승진에 이견이 많았고 결국 승진 추천을 받지 못했다. 그런데 황제가 불쑥 개입하여 "그 노인을 대장으로 삼아라"라고 명을 내렸다. 여기에 황제는 "어차피 이제 여생도 얼마 남지 않았는데 대장으로 삼아 줘도 되지 않겠느냐. 그리고 더 이상 전장에 나가지 않을 것이다"란 말을 덧붙임으로써 군부가 군소리 없이 그림멜스하우젠에게 대장 계급장을 달아주게 된다.
이때 프리드리히 4세가 덧붙인 말에는 "그 노인네 어차피 이제 얼마 못 살 거니깐 그냥 대장 계급 달아주고 어디 한직으로 보내버려라"란 암시가 담겨 있었다. 그렇기에 군부의 관점에서도 그 무능한 노인네에게 함대 사령관직을 마련해줘야 될 걱정을 덜었고, 여기에 덤으로 전장에서 민폐를 끼칠 걱정까지 덜어버렸으니 "그런 조건이면 저희도 더 반대할 이유가 없습니다"라면서 황제의 지시를 순순히 따랐던 것이다. 황제는 친구니까 승진시키고 싶은 것이고 현역 장성들은 이 골치아픈 노인네 얼굴을 안 보고 싶은데 마침 황제가 적절한 타협점을 찾아내 짚어준 것이니 다들 반대할 이유는 없던 것
소설판의 경우에는 위와 같이 황제가 군부에 명한 것으로 서술되어 있으나, OVA판의 경우에는 이 문제로 황제가 제국군 3대 장관과 따로 만나 타협을 하는 장면이 추가됐다.
이렇게 황제의 총애를 받는 측근인데다가 명문 자작가의 가주[7] 인 그림멜스하우젠의 대장 승진을 놓고도 약간의 마찰이 있었던 점을 보면, 하급귀족 출신인 라인하르트의 폭풍승진에 관하여 주변에서 반발이나 잡음들이 심했던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다. 물론 라인하르트가 전선에서 큰 공을 세우고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가 남들보다 빠르게 승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황제의 총애와 더불어 황제의 후궁이 된 누이의 입김이 있었다는 것 역시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다보니 귀족들의 관점에서 라인하르트의 폭풍승진은 '''부당한 특혜'''로 인식되고 있었다.[8]
소설판에서는 궁정과 군부의 갈등을 피하고자 황제가 단순히 승진 지시로 끝나지 않고 암시가 담긴 말을 덧붙였다고 언급된다. 이는 황제의 측근이라도 마음대로 승진시키기 힘들다는 증거이다. 프리드리히 4세가 신하들에게 부드러운 권유형 어투를 자주 사용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마치 강요하지 않는 것처럼 배려하기 위해 돌려 표현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지만 나는 새도 떨어뜨린다는 황제의 의중으로도 이런 분란이 일어나고 평소에도 황제가 부드러운 권유형 어투를 쓰는데도 이런 설명이 붙은 것을 감안한다면 마찬가지로 황제의 측근이라도 마음대로 승진시키기 힘들다는 증거이다.
나이가 많아서 그런지 깜빡깜빡거리기도 하고[9] 꾸벅꾸벅 졸기도 하는데 회의 자리에서조차 이짓을 한다.
같은 노장이래도 동맹군의 뷰코크와 제국군의 노장인 메르카츠와 비교해도 저 두사람이 훨씬 민첩하고 노련한 것에 비해 군재가 하늘과 땅차이라고 할 수 있겠다.
4. 진실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은 사실 '''여러 문벌귀족들의 약점을 가장 많이 알고 있는 인물'''이었다. [10]
자타공인 야심도 재능도 없고 입이 무거운 사람이라 여러 귀족들이 무심코 경계를 풀고 그에게 고민이나 고충거리 등 비밀을 털어놓곤 한다고 이야기를 했지만, 귀족들과 대화하면서 귀족들이 자신의 페이스에 휘말리게 만들어 자연스럽게 이런저런 말들을 털어놓게 만든 것으로 보인다.
소설 외전 4권 <천억의 별, 천억의 빛>에서 에리히 폰 하르텐베르크 백작이 그림멜스하우젠의 화술에 휘말린 다음 당혹한 반응을 보였을 정도였다.
하르텐베르크 백작은 미래 경찰최고위직 간부에 오를 것이라 확실시 될만큼 그 능력치가 인정받고 때문에 말수도 적고 냉정한 편임에도 그런 그도 그림멜스하우젠의 말빨에 넘어가서 자신이 왜 이렇게 말하고 당황했는지 경악했다.
그리고 입이 무겁다느니 하는 이야기는 이때 말한 것이라서 당혹한 하르텐베르크 백작을 살살 놀리며 염장을 지른 격이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도 그림멜스하우젠에게 승진 추천 감사인사[11] 를 하러 가서 그와 대화를 나누다가, 그림멜스하우젠이 넌지시 자신이 라인하르트의 야망을 알고 있다는 뉘앙스의 이야기를 꺼내자 이를 열심히 부정했지만, 나중에는 그림멜스하우젠이 이렇다 할 압박 내지 회유도 하지 않았는데 '''키르히아이스 스스로 라인하르트와 자신의 목적을 밝히고자 하는 욕구에 빠졌을 정도이다.''' 겨우 말을 참은 키르히아이스도 깜짝 놀라 이 사람도 권모술수 같은 능력이 출중하지만 그걸 덮어버리고 일부러 관심없는 척 무능하게 그냥 편하게 살고자 하는 거 아닐까하고 판단한 듯한 반응을 보였다.
라인하르트는 이 사실을 듣고는 "현재는 괜찮지만 미래에 위협거리가 된다면 제거해야 할 늙은이" 라고 평가한다.
또한 이런 점을 볼 때 사실 전투 분야에서 역시도 선택적 무능일 확률이 높다. 전장이란곳은 언제 어떤 일이 벌어질지 모르는곳이다. 그는 은영전에 등장하는 수많은 명장들도 허무하게 전사하는 전장에서 프리드리히4세 즉위후에도 30여년간을 현역생활을 한 노장이다.
단순히 무능했다면 운빨로 그 오랜 세월을 현역으로 군생활을 할수있었을까? 본인의 역량을 가장 잘 알기에 위험한 전장이 아닌 후방이나 혹은 적과의 교전이 가장 덜한 곳으로 배치되게끔 행동을 했을것이고 또한 가장 교전을 멀리하는 선택을 했을것이다.
원작에서 유일하게 등장하는 전장인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서 역시 이러한 모습을 보인다. 직접적인 전투능력은 미지수이지만 전장전체를 보는시선은 결코 무능하지 않음을 짐작할수있다.
그는 군인이지만 공적이 필요한 사람도 아니였고 오로지 목표는 살아서 돌아오는것이였을 것이다. 결국 그는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선택을 했을것이고 별다른 공적없이도 결국 제국군 대장까지 올라갔다.
즉 현장 지휘관으로서의 능력은 미지수이지만 상황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필요한 선택을 하는 능력이나 상대방의 심중을 읽는 점은 발군의 재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 모두가 무능하다고 생각했던 프리드리히4세를 끝까지 섬기고 결국 황제로 등극시키고 당시 제국군에서 미운털인 라인하르트등을 보는 시선만 봐도 알수있다.
또한 이런 능력을 통해 들은 이야기들을 문서로 꼼꼼히 기록해 둔 까닭에 본인이 권력욕과 야망이 있었다면 다른 귀족들을 모두 휘어잡고 황제 다음가는 권력자가 됐을 수도 있는 인물이다.
사망전 그는 문서를 울리히 케슬러에게 넘기며 라인하르트에게 전달하라는 장면에서도 결코 무능력한 노인이 아님을 알수있다. 무능역 혹은 단순히 정보수집의 능력만있었더라면 그만한 정보를 수집할수도 유지할수도 그리고 결정적으로 이용할수도 없었을것이다. 정도라는건 힘이될수도있지만 능력을 넘어서게되면 독이된다.
이 문서는 결국 라인하르트가 수취거부를 한다. 그림멜스하우젠이 라인하르트의 야망이 황제라는걸 알았는지는 알수없지만 최소한 본인사후 제국내 최고 권력자정도까지는 충분히 노렸을것이고 그만한 능력이 있다고 판단했기에 문서를 넘겼을것이다.
만약 라인하르트가 그 문서를 이용해 황제가 되었다면 그는 2명의 황제를 만든 사람이 되었을지도 모른다.
결국 본인은 끝까지 문관도 아닌 무관의 자리에서 누가 보아도 무능력한 장군을 자처했다. 언제라도 제국의 2인자 자리에 갈수있던 사람이 그러지 않았다는건 그자릴 스스로 원하지 않았다는것이고 그자리에 올라감으로서 얻는 것에 욕심이 없다는것이며 반면 얻는것과 비례하게 감내해야할 일들을 바라지 않았다는걸 알수있다.
당장 문벌귀족들이 자신들의 치부를 알고있는 자가 황제의 총애를 받는 자이고 최고 권력자 자리에 올라가면 당연하게도 엄청난 견제와함께 최악의 상황으로는 반란과 내전까지 일얼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그림멜스하우젠에게는 그런상황은 최악의 상황이다.
라인하르트의 대화에서도 자신은 열여덟살때 별 능력도 없었다고 하며 대장 진급도 자신이 황제와의 개인적 친분이 있어서라고 말하는 장면 역시도 그가 스스로 현재 상황을 잘알고있다는 것을 역설적으로 말한다.
라인하르트를 각별하게 여긴것도 같은 나이때 자신에게서 아니 평생에서도 가지지 못한 열정을 가지고 스스로가 빛날수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것을 알아보았기 때문일것이다. 그리고 그런 존재이기에 자신이 평생에 걸처 만든 문서를 넘기고 사용하기를 바랬을지도 모른다.[12]
실제 라인하르트의 야심을 파악한 듯한 뉘앙스를 몇 차례 풍겼지만 그것을 가지고 공격하거나 궁지에 몰아넣은 적은 없으며, 오히려 호감을 가진 것과 같은 태도를 몇 번씩 보였다.
황제인 프리드리히 4세 역시 평소에 보여주는 모습은 무능하지만 그 이면에 숨겨진 미묘한 모습들을 보면 그 황제에 그 신하라고 평해도 될 수준이다.
결국 대장 승진후 일선에서 물러나고 [13] 얼마 못 돼서 노환으로 인한 감기가 폐렴으로 악화되어 죽은 것으로 나온다. 그리고 병에 걸렸을 때 자신의 수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것을 깨달았던 듯 울리히 케슬러[14] 를 통해 그동안 정리했던 문서를 라인하르트에게 전달한다. 즉, 이를 적당히 사용하여 귀족들 사이에서 입지를 갖추라는 의미였던 것이다. 그의 뜻을 눈치챈 라인하르트는 도리어 수취를 거부하고 케슬러에게 '''역사가 문벌귀족들의 독점에서 자유로워질 때까지''' 봉인하도록 하고 그전에 가지고 있던 그림멜스하우젠에 대한 시선도 바뀌게 된다.
이 문서는 로엔그람 왕조가 세워진 후 구 왕조의 역사기록을 정리하는 작업이 시작되었을 때 빛을 봤으리라 짐작된다.
결론적으로 그는 최소한 무능력자는 아니였음을 알수있고 최대한으로 보면 라인하르트나 양 웬리 못지 않은 인재였을지도 모른다...[15]
4.1. 프리드리히 4세의 공신
그림멜스하우젠에 대해서 프리드리히 4세가 전폭적인 총애와 아낌을 보여주는데, 심지어 군부의 반발까지 무마하면서 그를 대장으로 임명하고, 거의 그가 하는 모든 일에 동의를 표했다. 사실상 개국공신과 다름없는 대우를 받는데, 단순히 그가 프리드리히 4세의 마지막 남은 시종이었기 때문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특히 그는 정보를 이용해 귀족들을 파멸로 몰아가는 재능이 있었는데, 이는 소설 외전 4권 <천억의 별, 천억의 빛>에서 나온다. 소설에서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가 황실의 후손이라는 소문이 돌게 된다. 문제는 현 황제가 대공시절 난봉꾼으로 유명했던 프리드리히 4세였다는 점이었다. 만약 그가 프리드리히 4세의 아들이라는 사실이 공인된다면, 그는 곧바로 황태자가 된다. 이 소문이 돌게 되자 그림멜스하우젠은 연회 중에 뤼네베르크의 형부가 되는 에리히 폰 하르텐베르크 백작을 불러서 이 소문에 대한 의견을 묻는다. 당연히 하르텐베르크는 부정했고 그림멜스하우젠은 동의했지만, 무언가 의심쩍은 말을 남긴다.[16]
그리고 얼마 뒤 하르텐베르크는 그의 여동생의 손에 죽게되는데, 죽게 된 이유는 그림멜스하우젠이 비밀리에 하르텐베르크의 여동생에게 과거 그녀의 애인이 죽었던 이유를[17] 알려주어, 그녀 손으로 죽게 만든 것이다. 겉으로는 사적인 비극이지만 실상은 그림멜스하우젠이 조종했던 것이다.
프리드리히 4세가 즉위하는 과정을 복기하자면, 프리드리히 4세는 즉위대상이 되지 못했다. 당시 황태자 리하르트는 총애받는 황태자였고, 건실했다. 거기에 삼남 클레멘츠도 총명하기로 유명했다. 그런데 어느날 갑자기 황태자가 제위찬탈음모가 발각되고 황태자가 죽게된다. 이후 이 사실이 알고보니 삼남 클레멘츠가 만든 조작극임이 밝혀지면서 삼남 클레멘츠도 죽게된다. 결국 유일하게 남아있던 차남 프리드리히 4세가 즉위하게 된 것이다.
당시 프리드리히 4세에 평가는 방탕아, 망나니였다. 귀족들도 그에게서 가능성을 보지 못해서 모두가 떠나갔고, 유일하게 그 옆에 있던 사람이 그림멜스하우젠이었다. 그에 반해 클레멘츠는 직속신하가 60여명이었고, 리하르트는 100여명이 넘었다.
어쩌면, 그림멜스하우젠은 자신이 사건을 만들거나 추진할 능력은 전혀없지만, 자신의 화술로 얻는 정보와 그 정보를 적시에 사용해서 프리드리히 4세를 황제로 만든 것일수도 있다. 클레멘츠의 조작극을 미리 알고 있었고, 그것이 시행되기를 기다렸다가 클레멘츠의 계획대로 황태자가 죽게 되자, 이 사실을 비밀리에 유포하여 클레멘츠를 무너뜨린 것이다.
그리고 그림멜스하우젠이 자신이 얻은 정보를 이용해 프리드리히 4세의 치세에 장애가 되는 귀족들을 하나씩 몰락시켜 나가 20년간 프리드리히가 통치를 유지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위에서 황족소문이 나오자마자 뤼네부르크의 뒷배라 할 수 있는 하르텐베르크를 몰락시켰고 말이다.
5. 기타
독일 헤센 출신의 풍자시인인 한스 야코프 크리스토펠 폰 그림멜스하우젠(Hans Jakob Christoffel von Grimmelshausen, 1621/1622 ~ 1676)을 모티브로 한 듯하다. 그는 30년 전쟁에 종군하기도 했고 그를 바탕으로 민중 관련 소설을 집필하기도 했다. 전통적인 궁중소설의 틀을 벗어나 민중의 시각으로 그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형식을 갖춘 소설을 써 바로크 후기 문학에 큰 영향을 끼쳤다. 본편에서 무능하지만 입이 무거워 많은 귀족들의 비리를 알 수 있었고 이것을 모아 책으로 만드는 모습은 실존인물인 소설가 그림멜스하우젠의 모습을 차용한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작중에선 무능한 인물로 자주 언급되지만 귀족들 약점을 잡은 것을 준비했다든지, 귀족들이나 고위 군부층에게 찍혀서 한직이나 오고 가던 케슬러를 지켜주던 것을 보면 단순히 황제의 시종무관이었던 인물이 아니라 어느 정도의 힘을 쓸 수 있는 능력은 갖춘 인물로 봐도 무방하다. 케슬러가 대놓고 고마워하진 않았으나, 그림멜스하우젠이 죽자마자 케슬러는 상부로부터 멀리 변경성구로 전출당해 오딘에서 쫓겨나는 신세가 되었는데, 그때 케슬러가 라인하르트를 찾아와 마지막 인사를 할 때 "소관은 군 수뇌부에서 그리 선호하는 처지가 아닙니다. 그림멜스하우젠 각하 덕에 오딘에 머물 수 있었으나, 그것도 각하께서 살아계실 때의 이야기입니다."라는 말을 했다.
작중 헤르만 폰 뤼네부르크와 칼 마티어스 폰 포르겐의 비밀을 알고 있어서 이를 뤼넨부르크의 아내 엘리자베타와 뮈켄베르거, 오프레서에게 이야기했을 가능성이 높다. 당장 귀족 영애인 엘리자베타가 비밀인 이 이야기를 달리 알 방법이 없고 이는 뮈켄베르거, 오프레서도 마찬가지기 때문. 굳이 이들에게 비밀을 말한 이유는 라인하르트를 좋게 보고 있어서 그의 앞길에 방해가 될 만한 인물인 뤼네부르크를 치워준 것이 아닌가 추측된다.[18][19]
팬픽 등에선 느긋하지만 적절하게 뒷세계를 다스리는 몹시 유능한 인물로 등장하는 경우가 많다. 그에 못지않게 이런 능력치가 상당한 크리스토프 폰 쾨펜힐러와 같은 시대를 살았더라면? 물론 쾨펜힐러는 적군 정보력을 좌우하며 혼란에 빠뜨리기에 다르다고 볼 수 있지만...
6. 기함
오스트팔렌은 리하르트 폰 그림멜스하우젠의 기함이다. 기함명의 유래는 독일의 지역 오스트팔렌,Ostfalen,. 지금의 니더작센, 작센안할트, 튀링겐 지역이다.
오스트팔렌은 반플리트 성역 회전에 참전하였으며, 이후 그림멜스하우젠이 죽으면서 주인을 영영 잃고 만다.[20]
[1] 프리드리히 4세와의 대면 자리에서의 두 사람간의 대화는 오래된 친구관계끼리 하는듯한 느낌도 난다.[2] 사령부가 연령도 연령이고 실제 능력도 모호하니 전력에서 자신을 제외하려 하자 소설에서는 블래스터를 뽑아들고 자신의 전투 의욕을 과시하고, OVA판에서는 '''블래스터를 뽑아들고 자신의 머리에 겨누는 '시위'를 벌인다.''' 뮈켄베르거 원수는 그림멜스하우젠의 '자살 시도'가 뻔히 보이는 연극임을 알고 있었으나, 황제가 따로 언급까지 할 정도로 총애하는 인물이라 머리를 싸맸다. OVA에서는 아예 회의중에 "내가 무능한거면 여기서 죽어서 아군의 발목을 그만 잡겠다"는 식의 발언을 하면서 진짜 자기 관자놀이에 권총을 들이댄 "그린멜스" 제독의 행태를 본 뮈켄베르거가 골치아프다는 표정으로 바라본다.[3] 라인하르트가 늙었다고 비난한 건 그림멜스하우젠만이 아니라 다른 제독들도 마찬가지지만, 그림멜스하우젠에게 가장 신랄한 비난을 퍼부었다. 예를 들어 뮈켄베르거는, 라인하르트보다 무능하고 평균적으로도 유능한 편은 아니지만 평균은 하는 인물이었다.[4] 을지서적판에서는 통신 담당이 뮈켄베르거에게 "'''그린멜스''' 함대가 도착했습니다."라고 이름을 잘못 부르자, 이 말을 들은 뮈켄베르거가 '''존경하는''' 상관 성을 멋대로 줄여 부른다고 꾸짖는 의역이 포함됐다. 엉뚱한 것은 뮈켄베르거도 이 노인네 참 무능하다고 속으로 안 좋게 보면서도 황제가 아끼는 인물이라 함부로 뭐라 할 수도 없다며 고민하는 것을 번역해놓고선 저런 의역을 해버렸다(...). 서울문화사판과 이타카판에서는 '''원래대로라면 부하의 무례함을 꾸짖어야 마땅하지만''' 뮈켄베르거가 '''그냥 내버려두었기 때문에''' 나이와 경력 면에서 존경해야 마땅할 그림멜스하우젠을 전혀 존경하지 않았다는 뮈켄베르거의 본심을 보여준다.[5] 이 때문에 반플리트 4-2에서 졸지에 함대전까지 벌어져 뮈켄베르거는 사실상의 유배를 보냈다가 자기만 물먹었다. 물론 여기에 말려든 동맹군도 고생했지만 말이다.[6] 로엔그람 왕조의 첫번째 황후가 되는 힐데가르트 폰 마린도르프의 아버지 프란츠 폰 마린도르프조차 신분은 그럭저럭 괜찮은 귀족이었지만 권력과는 연관이 없던 쩌리 귀족이었다.[7] OVA에서는 라인하르트 폰 뮈젤의 "전 그냥 하찮은 제국 기사 가문 출신인데, 각하는 명예로운 자작가의 가주이지 않습니까?" 라는 말에 "나야 뭐 내 형님들이 죄다 전쟁에서 전사해서 자작이 된거고, 내 형님들이 살아있었으면 남작이나 받았겠지..." 라고 한다. 어떻게 보면 능력있는 형님들은 제국군 장교로 전장에 나가 전사하고 자기는 무능해서 황제가 될 가능성이 사실상 제로였던 프리드리히 4세의 시종무관이나 하고 있었던 걸 셀프 디스하는거라고 볼 수 있다.[8] 물론 라인하르트는 승진에 합당한 공적을 세우고 있었으므로 정확히는 후궁이 된 누이의 입김에 의한 부당한 특혜가 아니라 라인하르트가 부당한 압박을 받지 않도록 하는 쪽이다.[9] 자신의 나이를 까먹기까지 해서 라인하르트가 정정해줄 정도. 물론 라인하르트는 이딴 쓸모없는 노인네가 나이를 10살을 틀린다는건 중요한게 아니라고 속으로 깠지만[10] 어쩌면 프리드리히 4세의 집권 안정을 도운 인물로 추정된다. 프리드리히 4세는 망나니 생활로 자신에게 신하라고 해봤자 그림멜스하우젠만 남았다. 자신의 세력도 없이 집권하게 된 프리드리히 4세가 아무탈없이 오랜 시간 집권하는데에는 그의 힘이 컸을 것이라 추정된다. 프리드리히 형들은 모두 세력투쟁에서 패배해서 목숨을 잃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그가 집권한 이후 이상하게 조용히 모든 분란이 사라진다. 프리드리히 즉위 전까지만 해도 서로 암살하고 난리가 났는데 말이다. 아마 그가 지닌 비밀을 통해 어느정도 귀족들을 통제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된다.[11] 라인하르트도 이때만큼은 정말 좋아하는 반응을 보였다. 물론 말투는 '그 쓸모없는 노인네가 간만에 밥값 해주네'라는 식이었지만. 그래도 라인하르트가 먼저 키르히아이스에게 "추천해준 분에게 감사 인사를 하러 가라" 라고 한것을 보면 어지간히 기뻤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게 라인하르트&키르히아이스 듀오는 상당히 경원시되는 분위기였기 때문. 렌넨캄프 휘하 시절에는 렌넨캄프가 "다들 자네(라인하르트)를 두고 걸어다니는 골칫거리라고 하던데 사실인가?" 라고 물었는데, 라인하르트가 사고치고 다니는 타입은 아니지만 황제의 후궁의 남동생인 것부터가 대하기 어려운데 나이가 어리고 성격도 순종적이지 않는 등 한 마디로 상부 입장에선 골칫거리라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고 그러니 그런 사람 밑에 있는 키르히아이스에게도 영향이 갈 것이고 그런데 승진 추천을 해 줬으니 뭐...[12] 권력을 쟁취하는 능력과 그 권력을 유지하는 능력, 권력을 이용해 이상을 실현시키는 능력은 완전히 별개다. 그림멜스하우젠는 여러 능력에서는 미지수이지만 그 능력을 발휘함에있서서 가장큰 요인중하나인 동기나 열정이 혹은 욕심이 없음을 알수있다. 그는 무능하고 소문이 나쁜 하지만 그렇다고 폭군이 아닌 아마 어쩌면 본인과 가장 흡사한 성향을 가진 프리드리히 4세를 황제를 모시고 그런 황제의 치세동안 적극적으로 나서지는 않지만 황제에게 위해가 될 일들은 미리제거하기도했다. [13] 하지만 OVA에선 계속 비실비실거린다. 전투 도중에 꾸벅꾸벅 졸고 위에 얼굴을 봐도 아무래도 어디 아픈 것처럼 보인다. 이 양반이 맘먹고 권모술수를 부렸으면 대장은 물론 황제 바로 아래 위치에서 부귀영화를 누릴 수 있을 인물이라는 걸 생각해본다면 진짜 아파서 그런게 맞을듯[14] 그림멜스하우젠 자작은 군 상부에 밉보이고 있던 케슬러의 후견인격인 인물이기도 하였다.[15] 완전 허무맹랑한 말은 아닌게 양 웬리는 전술전략 한 분야에만 극단적으로 발달하고 나머지는 허당인 인물이었기 때문, 그렇기에 그림멜스하우젠에게 의지나 욕심이 있고 양 웬리 함대 같은 잘 짜여진 인재풀만 얻었다면 엄청난 파란을 일으켰을 수 있다. 예시로 차오 유이룽도 리더십도 행정력도 군사적 재능도 뛰어난건 아니지만 모락은 발군이었고 자기가 부족한 세 가지를 각각 하나씩 가진 사람들을 만나 함께 라그랑 그룹을 결성해 시리우스 전역에서 패망시킨 바 있다.[16] "참 여동생은 잘 지내나?", "자신은 무능한 인물이지만, 그래서 많은 것을 알고 있다네"[17] 하르텐베르크가 최전선으로 보내 죽게 만들었다.[18] 비밀을 오프레서에게 흘림으로써 뤼네부르크와 오프레서가 연결되는 일을 막고 엘리자베타에게까지 털어놔서 뤼네부르크를 완전히 버리도록 만들었다. 만약 뤼네부르크가 오프레서와 연결되었다면 라인하르트는 자칫 잘못하면 뤼네부르크 수준으로 떨어졌을 가능성도 있었다.[19] 아니면 황태자가 없는 현 상태에서 새로운 황태자의 등장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방지하기 위한 것일수도 있다.[20] 다만 새 주인을 만났을 수도 있다. 일례로 뮈켄베르거의 기함 빌헬미나는 뮈켄베르거가 퇴역한 이후 플레겔에게 넘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