묘코급 중순양함
1. 제원
2. 개요
일본 제국 해군의 중순양함 '''묘코급 중순양함(妙高型巡洋艦)'''.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을 따라서 건조한 10,000톤급 중순양함으로, 아오바급 중순양함을 개량 및 발전시킨 함선이다. 설계를 주로 담당한 인물은 히라가 유즈루(平賀譲) 조선관(造船官)으로 총 4척을 건조했으며, 묘코(妙高), 나치(那智), 아시가라(足柄), 하구로(羽黒)라는 이름을 붙인다. 착공은 묘코가 빨랐으나, 나치가 반년 가까이 먼저 완공되어 여러 관함식에 끌려다녔기에 나치급 중순양함으로 분류된 초기 문건도 존재한다.
3. 개발
일본 최초의 중순양함인 후루타카급 중순양함은 아직 군축조약을 체결하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의 7,000톤급 순양함이며 6인치 주포 12문으로 무장한 오마하급 경순양함에게 대응할 목적으로 설계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8인치급 주포를 탑재하도록 설계하였다.
그러나 묘코급 중순양함을 설계할 때는 상황이 달라진다. 원래는 일본 제국이 세운 88함대 계획안에서 묘코급 중순양함은 20cm 주포 10문을 탑재하는 7,200톤급 순양함으로 설정한 상태였다. 그러나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을 체결함에 따라 일본 제국도 이 조약을 준수할 의무가 주어졌고, 이에 따라 순양함의 기준배수량 제한인 10,000톤 안에서 가능한한 강력한 공격력과 방어력을 가지는 강력한 함선이 필요해진 것이다.
이런 이유로 일본군 해군의 군령부에서는 20cm 주포 8문과 61cm 어뢰발사관 8문을 탑재하고 35.5knot의 속도를 내는 중순양함이라는 요구조건을 내걸었다. 하지만 히라가 유즈루는 '군축조약으로 더이상 전함을 만들수 없게된 상황에서 중순양함은 포격에 집중하는 작은 전함이 되어야한다'는 생각을 가졌기 때문에 군령부의 요구조건에서 어뢰를 삭제하고 그 대신 주포를 20cm 주포 10문으로 늘리는 제안을 제출한다. 이리하여 1923년에 히라가 유즈루의 제안은 결재를 받았고, 묘코급 중순양함은 예산항목의 보충함정제조비(補充艦艇製造費)에서 건조비용을 할당받아서 1924년에서 1925년까지 4척을 건조하는 것을 승인받았다.
그러나 군령부는 이미 히라가 유즈루의 제안을 승인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뢰발사능력을 절대로 포기하려고 하지 않았다. 이는 묘코급 중순양함을 2함대 기함으로 사용할 예정이었으며, 이를 위해서는 수뢰전에서 구축함과 함께 돌격해야 하므로 중순양함도 어뢰발사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 군령부는 꼼수를 사용하는데, 상관인 야마모토 카이조가 히라가 유즈루를 계획주임에서 해임한 후 선진국의 기술능력 습득등의 이유로 인해 잠시동안 유럽시찰을 나가게 하는 방식을 쓴 것이다. 그래서 히라가 유즈루가 일본에 없는 틈을 노려서 후지모토 키쿠오(藤本喜久雄) 조선관에게 묘코급 중순양함을 재설계하라는 명령을 내려서 기어이 어뢰발사관을 추가하고야 만다. 이리하여 묘코급 중순양함은 어뢰발사관을 탑재한 상태로 건조된다.
4. 장점
4.1. 8인치급 주포 10문의 탑재
이전까지의 일본군 중순양함은 8인치급 주포를 6문만 탑재했으나, 그 정도로는 열강들의 중순양함을 상대하기 힘들었기 때문에 무리수를 두어가면서 8인치급 주포를 10문 탑재함으로서 주포문수로는 중순양함중 1급을 달리게 된다.
건조시 탑재한 주포는 이전의 일본군 중순양함도 채용한 3년식 1호 20cm 50구경장 함포다. 주포의 구경은 정확하게 200mm로 인치로 환산하면 약 7.87인치다. 주포의 성능은 110kg 중량의 철갑탄을 포구초속 870m/s로 발사하며, 최대앙각 40도에서 26,700m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다. 주포탑은 2연장으로 기존의 중순양함과는 달리 D형 포탑을 사용한다. 해당 포탑은 -5도에서 +40도까지 포신을 1초당 6도의 속도로 상하조절할 수 있으며 포탑 선회속도는 초당 4도다. 장전은 +5도에서 포신을 고정하고 장전하며 발사속도는 분당 3발 정도다. 포탑 내부에 탑재한 포탄양은 120발이며 포신 수명은 300발 정도다.
포탑은 기본적으로는 360도 선회포탑이지만, 배치된 위치로 인해 함수방향을 기준으로 할 경우 1, 2, 4, 5번 포탑은 좌우로 150도까지 선회가 가능하며, 역행배치된 3번 포탑은 좌우로 160도까지 선회가 가능하지만 함미방향을 기준으로 좌우로 0도에서 20도 위치에서는 발사버튼을 눌러도 함포가 발사하지 않는 사각(死角)이다. 그 이유는 당연히, 해당 각도에서 포탄을 발사하면 선체구조물에 맞으니까..
이후 근대화 개량을 하면서 주포를 3년식 2호 20cm 50구경장 2연장 함포로 교체한다. 주포의 구경은 203mm로 정확하게 8인치를 맞추었다. 주포의 성능은 125.85kg의 철갑탄을 포구초속 840m/s로 발사하며, E형 포탑에서 앙각을 70도까지 잡을 수 있고 45도의 각도에서 29,400m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으나, 묘코급 중순양함은 D형 포탑을 사용하기 때문에 최대앙각 40도에서 28,900m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다. 관통력은 10,000m에서 측면장갑 190mm를 관통하며, 29,400m의 거리에서 측면장갑 74mm를 뚫는다. 주포탑은 2연장으로 D형 포탑을 사용한다. 해당 포탑은 -5도에서 +40도까지 포신을 1초당 6도의 속도로 상하조절할 수 있으며 포탑 선회속도는 초당 4도다. 장전은 +5도에서 포신을 고정하고 장전하며 발사속도는 분당 3발 정도지만 숙련된 승조원이 조작할 경우에는 단시간에 한해서 분당 5발을 발사했다는 기록이 있다고 한다. 포탑 내부에 탑재한 포탄양은 120 ~ 126발이며 포신 수명은 320 ~ 400발 정도다. 포탑 배치는 변경하지 않았으므로 포탑의 선회각도는 그대로였다.
4.2. 대공화력의 도입
묘코급 중순양함은 건조 당시부터 10년식 12cm 45구경장 대공포좌를 탑재한다. 건조 당시에는 4문을 탑재했지만 건조 후에 곧 6문으로 늘렸으며, 근대화 개장 당시 89식 12.7cm 40구경장 대공포좌 4기로 교체해서 대공화력을 강화한다.
대공기관총의 경우에는 건조 당시에는 루이스사제 7.7mm 87구경장 기관총을 단장기관총좌로 2기 탑재했지만, 근대화 개장시 96식 25mm 2연장 기관포좌 4기와 93식 13mm 2연장 기관총좌 2기로 늘어난다.
태평양 전쟁 기간중에는 각각의 함선마다 대공화기를 기회가 생길때마다 증설했기에 동형함마다 대공화기의 종류와 수량이 달라진다. 일례로 나치(那智)는 최후를 맞기 직전에 장비한 대공무장이 89식 12.7cm 40구경장 대공포좌 4기 (총 8문), 96식 25mm 2연장 대공포좌 10기, (총 20문)과 96식 25mm 단장 대공포좌 28기 (총 28문)로 1936년의 2차 개장시보다 많은 대공화기를 장착했다. 그리고 레이더도 2호 1형 1기, 2호 2형 2기, 1호 3형 1기를 달았다. 그리고 이런 화기를 달 공간을 확보하기 위해서 어뢰무장을 92식 61cm 4연장 어뢰발사관 2기 (총 8문)과 93식 산소어뢰를 16개 탑재해서 어뢰발사관의 수와 탑재어뢰수량을 약간 줄이게 된다.
물론 대공화기로 떡칠하고 제대로 된 레이더와 레이더 연동식 사격관제장치를 장비한 미국의 중순양함을 생각해본다면 묘코급 중순양함의 대공무장은 전쟁시기의 기준으로는 강화했지만 아직 부족한 수준이지만, 적어도 건조 당시부터 대공화력을 생각하고 도입했다는 점은 인정할만 하다.
4.3. 당시 기준으로는 두꺼운 장갑
공격력뿐 아니라 방어력 측면에서도 준비를 했다. 측면장갑은 102mm 두께의 장갑을 12도 각도로 경사장갑형태로 붙이는 방식을 아오바급 중순양함으로부터 이어받았다. 묘코급 중순양함이 등장하던 시기의 열강의 동급 중순양함들의 측면장갑은 영국의 25mm, 프랑스의 30mm, 상대적으로 장갑을 중시했던 미국의 주포탑 탄약고 측면장갑이 102mm이고 나머지 주요장갑은 64mm, 군축조약 위반을 각오하고 몰래 방어력 강화를 한 이탈리아의 70mm와 비교해도 두꺼운 장갑이었다. 물론 이후에 등장하는 타국의 중순양함들도 방어력이 강화되었지만, 당시 기준으로는 묘코급 중순양함은 나름대로 장갑이 두꺼웠다는 이야기다.
수중방어 측면에서도 수선하부의 장갑을 안쪽으로 구부리는 방법을 써서 함저까지 연결했으며, 기관부는 2중격벽을 채용함과 동시에 수밀 격벽용으로 58mm 두께의 장갑판을 추가하는 등 배수량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방어력을 증대했다. 그러나 원래 설계상으로도 현측장갑 주요부의 높이가 기관부는 수면에서 3.5m, 탄약고는 2m의 높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중량 증대에 의한 흘수의 증가로 인해 준공 후 시험항해시에 흘수가 1.8m 올라가는 상황이 발생했다. 이는 장갑이 두꺼운 부분이 수면 아래로 내려간다는 의미인데, 어뢰방어같은 수중방어에는 좋게 작용하지만, 포격전시의 방어력은 하락하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4.4. 어뢰 탑재
비록 개발시의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일본이 생각하는 수뢰전에 참가하는 함선들은 어뢰발사능력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었고, 나중에는 산소어뢰를 탑재함에 따라서 공격력면에서는 어뢰의 유효사정거리까지 근접할 경우 중순양함이 더 큰 순양전함이나 전함을 이론상 처리할 수 있다는 점은 장점이다.
5. 문제점
5.1. 주포의 과다탑재
8인치급 주포 10문의 탑재 자체는 화력면에서는 좋으나, 그걸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이 규정하는 순양함 기준배수량 한계인 10,000톤 안에서 해결하는 것은 상당한 무리수를 수반한다. 무장의 과다탑재로 인해 흘수선이 올라가는 과적상태가 발생하기 딱 좋고, 후술하는 방어력 하락이나 거주성 최악의 상태를 불러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렇게 탑재한 주포가 다른 열강들의 동급 주포를 능가하거나 동등하지 않고 약간 열세하다는 것도 문제로 작용한다. 이래서는 무리수를 둬서 10문을 탑재해봤자 상대방의 8-9문의 주포와 대등한 싸움을 하는 어이없는 사태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당장, 미국의 구식 중순양함의 주포는 8인치 55구경장 Mark 9인데 118kg의 중량을 가지는 철갑탄을 포구초속 853m/s로 최대앙각 41도에서 29,131m까지 포탄을 날릴 수 있으며, 관통력도 11,340m에서 현측장갑 203mm를 관통하고 27,070m에서 현측장갑 76mm를 관통한다. 발사속도도 분당 3-4발이며 포탄탑재량도 150발이고 포신수명도 715발이므로 근소한 차이로 일본의 3년식 2호 20cm 50구경장 주포를 능가한다.
게다가 미국의 신형 중순양함의 주포인 8인치 55구경장 Mark 12부터는 포신수명과 포탄탑재량을 그대로 유지한 채 152kg의 중량을 자랑하는 8인치 초중량탄인 Mark 21을 포구초속 762m/s로 최대앙각 41도에서 27,480m까지 날릴 수 있으며, 관통력도 9,880m에서 현측장갑 254mm를 관통하고, 26,150m에서 현측장갑 102mm를 관통하는데다가 갑판장갑 타격력도 25,240m에서 갑판장갑 102mm를 뚫어버리므로 이미 위력면에서 일본의 8인치 주포를 능가한다. 설상가상으로 1943년에 설계가 완료된 후 디모인급 중순양함에 사용한 주포인 8인치 55구경장 Mark 16의 경우에는 Mark 12의 함포 위력을 그대로 유지한 채 발사속도를 8인치 속사포 소리를 들을 수준인 '''분당 10발'''로 늘리고, 포신수명을 780발로 늘리면서 포탄탑재량을 150발로 유지했으므로 일본의 동급 주포와의 격차를 압도적으로 늘렸다.
추축국 한정으로 생각하더라도 아드미랄 히퍼급 중순양함에 사용한 SK C/34 20.3cm 60구경장 함포가 있다. 60구경장이라는 포신은 미국의 동급 화포가 가지는 55구경장과 일본의 동급 화포가 가지는 구경장인 50구경장을 훨씬 뛰어넘는 장(長)포신이다. 그래서 장포신에 걸맞게 포구초속 925m/s의 속도로 122kg이라는 중량급 포탄을 +37°에서 33,500m까지 날릴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한다. 사정거리만 따지자면 2차대전 시기의 최신예 전함을 제외한 나머지 '''전함의 주포 사정거리와 비슷한 수준으로 포탄이 멀리 날아간다는 것이다.''' 관통력의 경우에도 9,500m에서 240mm의 현측장갑이나 50mm의 갑판장갑을 관통해버리므로 일본만 초라해진다.
좀더 3년식 2호 20cm 50구경장 포와 비슷한 이탈리아의 203/50 Mod.1924하고 비교해본다면 같은 50구경장에 같은 구경, 포탄의 무게도 비슷한 125kg이다.(고폭탄은 110kg) 거기에다가 포탑에서 주포간의 간격문제로 살포계가 썩 좋지 않다.[1] 하지만, 203/50 Mod.1924는 철갑탄 사정거리가 45°에서 최대 28km 포구속도 870m/s, 고폭탄 사격시에는 45°에서 30.5km에 포구속도 905m/s라는 우수한 성능을 보인다. 이후 이탈리아가 포탄의 무게가 포에 부담이 된다고 203/50 Mod.1927에서는 철갑탄 무게가 118로 줄어들고 포구속도도 840m/s로 줄였지만 반대급부로 사정거리가 31.5km로 증가했다.(고폭탄은 거의 동일, 다만 포구속도 940m/s를 기록한 적은 있다고 한다.) 거의 같은 포지만, 성능차이가 난다는 것이다.
그리고 3년식 2호 20cm 50구경장 주포의 경우에는 교체후 사격시 8인치 포탄의 살포계가 너무 넓어졌다는 문제점이 있었다. 이건 2기 이상의 인접한 대포를 동시에 사격할 경우 날아가는 포탄이 서로 영향을 주면서 조준한 곳으로 날아가지 않고 멋대로 흩어진다는 현상 때문이다. 이 문제는 98식 지연발포장치의 도입으로 포신중 하나를 0.3초 정도 지연발사하는 능력을 추가하면서 해결했지만, 이미 러일전쟁에서 전함의 2연장 주포탑을 운용해본 일본 해군이 더 큰 대포도 아니고 보조함의 소형 주포에서 이런 어이없는 실수를 경험했다는 것 자체가 더 신기한 일이다. 게다가 지연발포장치의 효과도 100% 문제점을 해결한 것은 아니라서 기존에 장착했던 주포와 비교해본다면 8인치 포탄의 살포계가 아직 넓었다.[2]
5.2. 2연장 주포탑 사용
함포의 성능이 경쟁국보다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것도 문제인데 2연장 주포탑을 5기나 배치해야 하므로 장갑판으로 방어할 면적이 늘어나고 선내 공간을 많이 차지하며, 배수량도 증가하는 삼중고를 겪게 된다. 하지만 일본은 2연장 주포탑을 고집했다. 이렇게 된 이유는 당시 일본이 주포탑의 장갑에 사용될 배수량을 덜어내서 선체의 장갑을 두껍게 하는 식으로 조약에서 할당된 배수량을 활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조약형 중순양함 카테고리에 속하는 순양함들의 선체와 주포탑 장갑을 묘코급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표에 들어가 있는 중순양함은 미 해군의 동시기 중순양함 펜사콜라급(8인치 2연장 주포탑 2기, 3연장 주포탑 2기), 3연장 주포탑으로 통일된 중순양함 노스햄프턴급(8인치 3연장 주포탑 3기), 어뢰발사관 장착을 처음으로 배제한 중순양함 포틀랜드급(8인치 3연장 주포탑 3기)과 후계 중순양함 뉴올리언스급(8인치 3연장 주포탑 3기), 조약형 경순양함 브루클린급(6인치 3연장 주포탑 5기)의 설계를 기반으로 한 중순양함 위치타급(8인치 3연장 주포탑 3기), 영 해군의 동시기 중순양함 카운티급(8인치 2연장 주포탑 4기), 이탈리아 해군의 동시기 중순양함 트렌토급(8인치 2연장 주포탑 4기)이다.
한눈에 봐도 묘코급은 두꺼운 선체 장갑보다 주포탑 장갑이 얇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묘코급이 조약형 순양함임에도 동시기 타국의 순양함에 비해 좋은 선체 장갑을 보유할 수 있었던 것은 모두 주포의 장갑을 희생한 결과였다.[7] 다만 그 결과 얇은 장갑으로 된 주포탑은 파괴되기가 매우 쉬웠고(상세는 후술), 이 파괴되기 쉬운 주포탑을 3연장으로 만들 수는 없었다. 주포탑 하나가 파괴되면 주포 3문이 동시에 무력화되는 결과가 초래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위에 언급된 주포 과다탑재의 원인은 이 2연장 주포탑이었고, 더 근본적으로는 선체 장갑의 강화가 원인이었다. 나름 공수면에서 밸런스를 맞춰보려고 했던 셈이다. 덕분에 후술하겠지만 묘코급 중순양함뿐 아니라 다른 일본군의 중순양함도 주포탑이 종이장갑급 장갑만 보유하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을 연출하게 된다.
덧붙여 일본이 2연장포를 채용한 이유가 8인치 3연장포의 개발에 실패했기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는데, '''애초에 일본은 8인치 3연장포의 개발을 시도조차 해보지 않았다.''' 원래 일본 해군의 포격 방식은 일제소사가 아닌 교차사격을 애용했다. 함포 사격시 2연장포의 포신중 하나만을 발사한 뒤, 그 사격의 결과를 반영해서 곧바로 나머지 포신이 발사. 그리고 재장전을 마친 다른 한쪽의 포신이 재발사. 이런식으로 사격간의 간격을 줄이고 명중률을 높히는 방식이다. 해당 방식에서는 주포탑 하나에 포신이 3개 달려있다고해서 그 포신 3개를 일제히 동시에 발사하는 그런 것이 아니기 때문에 순간화력면에서 오히려 마이너스가 된다고 생각했던 것이다. 전쟁 내내 포격전에서 치고받는 단순한 화력 싸움만을 생각하고 있던 일본군에게 있어 최대한의 타협점은 어디까지나 2연장포였다.
일본 해군 함선의 대표적인 3연장포라면 모가미급의 15.5cm 3연장 주포와 야마토급의 46cm 3연장 주포가 있긴하지만, 사실 이것들도 전자는 조약하의 배수량 한계에서 조금이라도 더 많은 포신을 달기 위해 나온 결과물이고, 후자는 단순히 경량화가 목적이다. 한마디로 말해서 다연장화의 필요성을 제대로 느끼지 못한 셈이다.
그리고, 일본 해군의 생각에는 큰 문제점이 존재한다. 왜 미국이[8] 주포의 다연장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했는지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던 것이다.
- 주포탑에 포탄이 명중해서 주포탑 파손이 일어날 경우에는 함포가 망가져서 사용가능한 함포문수가 줄어든다는 생각만 했지 주포탑의 숫자가 늘어나는만큼 바이탈파트가 늘어나는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한 선택이었다. 물론 안전수칙을 준수한다는 조건 하에 주포탑이 관통되는것이 원인이 되어 군함이 폭침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9] 그러나 주포탑이 사용할 포탄을 배치하는 탄약고는 일단 관통돼서 유폭되면 폭침되는 약점부위인데 이 부위가 늘어나는것은 분명히 심각한 단점이다. 물론 일본도 이 문제는 인식을 했는지 함체에는 장갑을 제법 신경써사 발랐지만 그래봐야 1만톤의 한계안에서 만들어야 하는데다가 보호해야하는 범위도 넓었기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이러한 문제가 있었기 떄문에 미국은 3연장 주포탑을 도입하였고 덕분에 바이탈 파트의 면적을 줄이면서도 화력의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는데다가 포탑 자체도 훨씬 튼튼하게 만들 수 있었다. 물론 주포탑 1기가 파손되면 그만큼 화력손실이 커지는건 단점이지만 뉴올리언스급 중순양함부터는 중순양함의 포격에도 견딜 수 있는 수준의 장갑을 갖추게 되므로 이러한 단점을 상쇄할 수 있으며 이전의 함급들도 최소한 구축함의 주포에 맞고 포탑이 맛이 가는 사태를 막을 수준의 장갑은 갖추고 있었다. 반면에 일 해군의 중순양함은 이런 점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했기에 구축함의 대공포탄조차 방어를 장담하기 힘든 장갑을 갖추게 된것이다. 게다가 그 강화했다는 현측장갑도 포틀랜드급과 비교하면 밀리는 부분도 있는데다가 뉴올리언스급에게는 확실히 밀린다.
- 다연장화시 포탑 숫자당 주포를 더 많이 탑재하므로 한정된 공간에서 주포를 더 많이 탑재한다는 점을 무시했다. 3연장 주포탑으로 주포를 배치하면 3기의 주포탑만 사용해도 주포문수가 9문으로 기존보다 1문이 줄어들긴 하지만 전투력 면에서는 별 문제가 없으며, 조금 무리수를 둬서 3연장 주포탑 4기를 설치한다면 주포문수가 12문으로 증가하므로 주포문수에서 타국의 중순양함을 압도할 수 있었을 것인데, 2연장 주포탑만 사용이 가능하므로 그런 꿈은 물건너갔다.
- 다연장화시 중량 및 공간 경감 및 방어력 증대를 무시했다. 3연장 주포탑은 엄청나게 설계를 잘못하지 않는 한 2연장 주포탑 2기보다 가볍고 공간을 덜 차지한다. 그래서 주포의 문수가 늘어날수록 배수량 대비 효율성이 높아진다. 따라서 동일한 배수량을 사용한다고 가정할 경우, 3연장 주포탑은 2연장 주포탑보다 장갑을 두껍게 하고 부수장비도 충실하게 설치할 수 있다. 여기에 더해서 주포의 문수에 비해 주포탑의 숫자가 줄어들기 때문에 방어를 해야 할 면적도 줄어들게 되므로 함 전체의 방어력 증강에도 도움을 준다.
- 너무 많은 주포탑은 배치에 애를 먹는다는 점을 무시했다. 주포탑 5기부터는 주포탑을 배치할 때 적어도 1기 이상의 주포탑이 다른 주포탑이나 상부 구조물등의 방해를 받아서 사계가 제한되고 사격에 방해를 받는 등 비효율적인 상황이 발생하는데, 3연장 주포탑은 보통 3-4기만 배치하는 것이 일반적이라서 이런 문제를 겪지 않는다.[10]
5.3. 역행배치의 3번 주포탑
주포탑을 5기 배치하더라도 앞서 설명했던 모가미급 중순양함처럼 주포탑을 배치하면 2번 주포탑이 1번 주포탑 때문에 함수 방향으로 저각도 사격을 하지 못한다는 점만 제외한다면 사격각도의 방해를 받지 않는 등 나름대로 한계를 어느 정도 극복할 수 있다.
하지만 묘코급 중순양함은 이후 일본군 중순양함의 기본적 주포배치인 3번 주포탑 역행배치를 한다. 그리고 이건 최악의 수였다.
- 3번 주포탑은 역행배치를 한데다가 포구 앞에 함교등 중요한 함선시설이 밀집해있다. 따라서 실수로라도 발포가 이루어질 경우 자신의 주포로 자신을 쏴서 치명상을 입는 자폭이 발생한다. 덕분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앞서 설명한 특정 각도로 포구가 진입하면 발사버튼을 눌러도 발포하지 않는 장치를 특별하게 제조해서 달아야 했다.
- 3번 주포탑의 사계는 기본적으로는 좌우 160도에 이르지만, 실제로는 앞서 설명한 자폭을 막기 위해 함미방향 기준으로 좌우 20도는 사격이 금지되므로 사실상 사격각도는 서로 연결되지 않은 좌측 140도, 우측 140도이며 그나마 함수방향에 있는 2번 주포탑 때문에 함수방향 사격은 불가능하므로 사실상 양 측면으로만 쏘는 포탑으로 전락한다.
- 함수 방향으로 적이 나타났고, 양 함선이 서로 마주보는 일반적인 조우전에서는 3번 주포탑은 포격전에 참가할 수 없다는 아이러니가 발생한다. 이런 경우 일반적인 적이라고 볼 수 있는 미국의 중순양함은 3연장 주포탑 2기를 함수방향에 장착하기 때문에 함수 방향으로 6문의 주포를 사용할 수 있는 반면, 묘코급 중순양함은 함수에 달아놓은 주포는 6문으로 동일하지만 3번 주포탑이 함수 방향으로 사격할 수 없기에 함수 방향으로는 4문밖에 사용할 수 없다는 엽기적인 상황에 몰리게 된다.
물론 이 문제는 함수를 약간 돌려서 3번 주포탑의 사격각도에 적 함선을 집어넣으면 해결가능하겠지만, 그러려면 적이 계속 묘코급 중순양함과 함수를 서로 마주보도록 항로를 변경해서 계속 화력의 우위를 유지하는 등의 아무런 대응 없이 일본의 행동을 묵인해야 한다는 문제점이 있는데다가, 적 함선도 함수를 약간 돌리면 함미쪽 주포탑을 사용할 수 있으므로 그 다음부터는 서로 100% 화력을 동원하는 정면승부가 일어나게 된다. 그런데 일본의 입장에서는 함선의 숫자가 미국보다 부족하므로 이런 식으로 서로 난타전을 벌이지 말고 빨리 속전속결해야 할 필요성이 더 크므로 전략전술적으로 불리점을 가지게 된다.
이런 문제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일본은 패망하는 그 순간까지 해당 포탑배치의 문제점을 깨닫지 못하고 자화자찬하면서 3번 주포탑의 역행배치를 보편화했다. 덕분에 모가미급 중순양함에서 함포 배치를 바꿀 때까지 3번 주포탑의 역행배치는 지속되었으며, 정찰용 수상기 운용을 위해 함수에 주포를 밀집한 토네급 중순양함은 3번 및 4번 주포탑을 역행배치하는 개악을 하게 된다.다만, 역행배치 포탑을 한 순양함 자체는 미국과 영국 해군에서도 컨셉도 있고 실제 건조한 기록도 있어서[11] , 그 당시의 설계자들은 딱히 금기시한 것 같지는 않다. 좋아하지도 않았으니 적용례가 적겠지만. 그리고 1930년대의 야마토급 전함 도안에서조차 이런 포탑 배치를 볼 수 있다.
5.4. 종이장갑 주포탑을 비롯한 방어상의 약점
앞서 설명했듯이 측면장갑을 당시 기준으로는 상당히 두껍게 가져가는 등 방어력에 신경을 썼음에도 불구하고, 한정된 배수량에서 주포를 10문이나 배치하고 2연장 주포탑을 5기나 장착하는 바람에 주포탑의 장갑은 그야말로 종이장갑 수준이었다.
일단 주포탑 자체는 전면,측면,후면,상면을 가리지 않고 고작 25mm의 장갑이라서 깡통전차로 유명한 97식 전차와 동일한 수준이었다. 주포탑 바벳의 경우에도 갑판위로 돌출한 부분만 75mm며, 갑판 아래에 있는 부분은 25mm로 역시 치하와 동일하다. 따라서 이런 장갑으로는 적 중순양함의 주포탄을 막는 것은 절대 무리이며, 이 점은 일본도 해당 장갑이 포탄 파편을 막는 수준이라고 인정할 정도다.
동급 중순양함의 주포탄을 못 막는 것도 문제인데 여기에 더해서 경순양함이나 구축함이 쏘는 포탄에도 주포탑이 관통당한다. 경순양함의 경우에는 굳이 미국 경순양함의 6인치 주포를 따지지 않더라도 일본군 해군의 3년식 15.5cm 60구경장 3연장 함포가 20,000m에서 현측장갑 100mm를 관통하는 것만 생각해봐도 이미 게임이 끝난다.###
그리고 미국의 구축함이 사용하는 5인치 함포를 생각해보자. 해당 5인치 함포는 양용포인데다가 대공능력을 상대적으로 더 중시했으므로 38구경장이라는 중(中)포신을 가지기 때문에 대수상능력은 일본 구축함의 5인치 함포보다 약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인치 양용포의 철갑탄 사용시 10,060m에서 현측장갑 51mm를 관통하고, 12,620m에서 갑판장갑 25mm를 관통하기 때문에 # 미국 구축함이 근접하지 않고 중거리 이상에서 발포하더라도 충분히 묘코급 중순양함의 주포탑을 박살낼 수 있다.
단 이전에 서술된 것과 달리 항공기 기관총에 주포탑이 관통당할 확률은 낮은데, 미군 항공기들은 소이탄과 예광탄이 주력이었고 이 탄들은 관통력이 일반 탄보다는 모자랐다. 관통력을 높인 철갑탄을 사용할 경우 500m에서 관통력 19mm가 나와 얼핏보면 위험해보일지 모르지만 저정도 거리면 급강하폭격기가 폭탄을 투하할 정도의 매우 근접한 거리로, 목숨이 간당간당할 정도로 낮은 고도기에 설령 포탑에 구멍을 뚫는다 해도 자기가 해수면과 충돌할 위험이 있어 파일럿들이 이런 일을 시도하게 되는 경우의 수는 거의 없다고 봐도 좋다.
덕분에 묘코급 중순양함은 미국의 중순양함의 경우라면 다 튕겨내고 끝날 소구경 함포나 대공용 기관포에게 주포탑을 관통당하는 바람에 순식간에 포격능력을 상실할 위험성이 매우 높다.[12] 이런 설계는 대응방어를 중시하는 기존의 설계개념은 물론, 그 뒤에 나온 함선의 방어력은 해당 함선의 전투력을 유지가능할 수준까지 확보한다라는 법칙에도 위배된다. 그나마 포탑의 숫자가 많으니 포탑 1~2개가 날라가도 어느정도 전투력이 유지되기는 하겠지만 전투력 손실은 분명히 문제가 되는 부분이다.[13]
다만 이런 문제의 1차적인 원인은 조약형 순양함 자체의 한계에 가깝다. 영국의 카운티급 중순양함의 포탑과 바벳 장갑도 1인치 수준으로 25mm보다 조금 두꺼운 수준밖에 안되며 후계함인 요크급도 별로 다르지 않다. 미국의 경우 포탑장갑에 신경을 쓴 편이지만 대신 현측 장갑에서 타협을 하거나 3연장 포탑을 올려서 포탑의 수를 줄이고 포탑 장갑을 강화한 케이스이다. 그나마 미국의 경우 포틀랜드급 중순양함부터는 구축함의 주포 정도는 막아내는 수준으로 올라갔고 뉴올리언스급 중순양함에 와서는 대응방어가 되는 수준으로 올라갔다.[14] 물론 일본의 경우 포탑을 주렁주렁 올린 결과 함체와 바이탈파트가 더 넓었으니 이 문제가 더 심각했고 끝까지 해결하지 못했다는 차이가 있는건 사실이다. 영국은 요크급 이후 중순양함을 건조하지 않았으니 패스.
한편 이 문제를 일본이 일부러 인식하지 않은 측면도 있다. 태평양 전쟁중에 등장하기 시작한 아가노급 경순양함도 주포탑 장갑이 25mm였기 때문이다. 이것은 동급의 8인치 포탄이라면 비록 100mm 이상의 장갑이라도 유효사정거리인 20km 내에서 관통당한다는 이유였는데, 한마디로 오로지 동급함종간의 전투만을 염두에 두었던 것. 망망대해 한가운데에 비행기가 날아오거나 구축함 같은 소형 함선이 포격을 하는 등의 문제는 전혀 신경쓰지 않던 셈이었다. 덕분에 주포탑의 종이장갑 문제는 전쟁이 끝날 때까지 이어진다.[15] 이러한 포탑장갑의 무관심의 결과로 대표적인 것이 사마르 해전과 하구로의 격침이다. 사마르 해전에서는 구축함 1척에 중순양함들이 쩔쩔매는 상황인데 이와중에 호위구축함의 공격에 토네급 중순양함 치쿠마의 포탑이 개발살나는 기가막힌 상황었다. 특히 하구로의 격침은 하구로가 입은 손상을 수리 할 수 없어 정상적인 상황이 아니였고 수송임무중이었다고 하나 영국해군의 전시 비상계획 구축함 4척의 집중포화를 당한 상황인데, 무려 폼폼 포에 포탑이 무력화 되는 일이 벌어지게 된다.
어뢰발사관의 경우에도 중간의 설계 변경으로 인해 함체 상부구조물 중앙에 내장했다. 덕분에 거주공간이 줄어들어서 후술하는 문제점을 만들어냈으며, 어뢰발사관이나 어뢰가 유폭할 때 기존의 갑판 외부 노출식 어뢰발사관에 비해 함체 전체에 대타격을 줘서 침몰하게 만들 가능성이 높았다. 설상가상으로 함체 중앙이라서 중요 시설이 밀집해서 유폭시 피해위험도가 더 높았다. 이렇게 상부구조물 내부에 있는 어뢰발사관이 위험한 이유는 겉보기와는 달리 이런 보조함의 상부구조물은 장갑함교같은 일부 특수부위를 제외하고는 장갑이 없기 때문에 구축함의 함포를 맞더라도 바로 뚫려서 어뢰발사관에 포탄이 명중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밀폐공간에서 폭발이 발생하면 폭발의 압력이 빨리 빠져나가지 못하고 상하좌우에 큰 압력을 주기 때문에 노천에서의 폭발보다 함체에 심각한 손상을 가져온다. 그래서 차라리 갑판 외부로 노출되는 어뢰발사관이 상대적으로 안전한 것이다. 물론 어뢰발사관에 장갑을 충분하게 주면 해결가능하지만, 주포탑도 종이장갑을 유지하는 판국에 어뢰발사관에 그렇게 할 이유는 없다.
함재기 관련 시설의 경우에도 위치가 후방 굴뚝과 후방 주포탑 사이라서 문제가 있었다. 해당 공간에 처음에는 캐터펄트 1기와 수상기 2기, 나중의 개수에서는 캐터펄트 2기와 수상기 3기 및 격납고를 설치한 것 자체는 별 문제가 없었지만, 후방 주포탑 중 4번 주포탑과 너무 인접했다는 것이 문제였다. 실제로 묘코는 수라바야 해전에서 우현 캐터펄트에서 사출을 대기하던 수상기를 4번 주포탑의 사격시 후폭풍으로 박살냈다. 이렇게 될 경우 수상기를 날려먹는 것도 문제지만, 화재가 발생하게 되면 인접한 함재기 격납고에 항공기용 연료와 함재기 탑재용 소형 폭탄이 적재된 상태이므로 재수없으면 유폭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위험했다.
함체 내부에서도 문제점이 있었다. 기관부 중앙 세로 격벽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이 격벽은 함체 자체의 강도 강화 및 포격전시 주포 포격에 따른 흔들림 및 충격을 이겨내기 위해 넣은 것이지만, 한쪽 측면만 침수가 발생하게 되면 무게 균형을 깨뜨리고 심하면 배를 전복시킬 위험성이 높았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해당 격벽중 일부를 철거하는 선으로 잠정적인 조치를 취했을 뿐이며, 이후의 일본군 순양함에도 그대로 적용했다. 덕분에 일본군의 순양함들은 한쪽 측면에 침수가 시작되면 즉시 반대편에 역침수를 가하는 등 신속한 조치를 취해야 했다. 당장 토네급 중순양함인 치쿠마가 지근탄에 의해 침수가 시작되었을 때 침수량을 900톤으로 제어하며 신속한 조치로 침몰을 막았다. 그러나 이 정도의 침수로도 14,000여톤의 함선이 일시적으로 경사각이 30도에 달하는 바람에 전복의 위험성에 노출되었다.
5.5. 줄어든 항속거리
속도 면에서는 매우 양호한 편으로, 배수량의 증가로 느려진 시점에서도 중순양함 속도의 기본은 맞추었다. 그리고 보일러와 증기터빈을 모두 일본제인 함본식으로 맞추었다는 점에서 국산화에도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하지만 항속거리는 많이 짧아졌다. 원래는 14knot로 8,000해리를 항해할 수 있도록 생각했으나, 실제로는 14knot로 7,000해리만 가능했다. 후에 개장공사를 하면서 동력기관을 좀 더 발전된 물건으로 교체하면서 출력을 약간 늘리고 효율성을 높였지만, '''연료탑재량을 기존의 중유 2,500톤에서 2,214톤으로 줄여버리면서''' 항속거리는 14노트로 7,463해리를 달성하는 바람에 매우 조금만 증가해서 원래 목표를 달성하지 못했다. 항속거리를 늘린다면서 연료탑재량을 줄이는 모순적인 행위를 한 이유에 대해서는 불명확하다.
5.6. 최악의 거주성
한정된 배수량안에 주포를 10문이나 탑재하고, 설계변경으로 예정에도 없던 어뢰발사관까지 끼워넣는 바람에 거주성 면에서는 최악을 달렸다. 당장 순양함(巡洋艦)은 이름이 의미하는 것처럼 장거리를 순양해야 할 필요가 있는데 이렇게 거주성을 악화시킬 경우에는 앞서 언급한 짧은 항속거리 안에서도 승조원의 피로가 심하게 늘어나서 전투효율 등 각종 면에서 안좋은 현상을 일으킨다.
그래서 3번함인 아시가라가 영국의 관함식에 참가했을 당시 영국 해군에게 '''굶주린 늑대'''라고 비웃음 받은 것으로 유명한 함급이기도 하다. 1만톤급 함체에 8인치 주포가 10문이라는, 당시 영국 해군의 상식과 감성을 벗어난 과무장이었고, 주포가 많은 만큼 거주구역도 비좁았기 때문이다.[16] 선상파티를 열 정도로 갑판이 넓직했던 영국의 중순양함들과 비교해보자면 갑판 위에 주포가 빼곡히 늘어선 멋대가리 없는 함이었고, 덕분에 영국 기자에게는 '내가 알고 있던 군함은 여객선이었다. 아시가라야말로 진짜 군함이다'라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다만 영국의 시각에서도 거주성 부분 외에는 딱히 깔 곳이 없었던게 아니냐는 소리도 있다.[17]
거주성에 대해서는 일본군 내에서도 비슷한 평가였던 모양이다. 함대결전사상과 점감요격작전을 중시하던 시절에는 어차피 일본의 순양함은 멀리 나갈 이유가 없으므로 괜찮다는 자기합리화식 생각을 가진 때도 있었지만, 진주만 공습으로 태평양 전쟁이 벌어진 후에는 남방작전처럼 순식간에 순양함이 일본 본토에서 아주 멀리 나가야 할 이유가 생겨버렸으므로 더 이상 이런 생각을 유지할 수 없게 된 것이다.
게다가 이런 생각도 고위층 한정이었고, 실제로 이런 곳에서 거주해야 하는 수병들 입장에서는 처음부터 지옥이었다. 당장 영일 교류의 일환으로 영국의 카운티급 중순양함이 일본에 파견됐을 당시 일본의 수병들은 '마치 상선처럼 지내기 편한 배다'라며 부러워했다고 한다. 참고로 화력 중시에 거주성이 열악했던 것은 함대 기함용으로 만들어졌던 타카오급 중순양함을 제외하면 일본 중순양함 모두에 해당되는 내용이다.[18]
그나마 근대화 개수로 어뢰발사관의 위치를 조절하고 함체 측면에 거주구를 증설하는 등의 조치가 이루어진 이후에는 거주성이 조금 나아졌다고는 한다. 그중에서도 하구로의 경우 군의 여객선을 만들던 민간조선소에서 건조된 탓에 다른 자매함들에 비해서는 거주성이 나은 편이었다고 한다.
5.7. 결론
아오바급 중순양함의 약점을 해결한다는 원래 목표는 실패로 돌아갔다. 아오바급의 화력부족을 보완하기 위해 주포를 늘렸음에도 불구하고 함생 항목에 나오듯 명중률이 개판 5분 전이라 별 소용이 없었고, 열악한 거주성과 종이장갑 주포탑은 전혀 해결되지 않았으며, 3번 포탑의 역행배치 같은 새로운 문제도 발생했다. 측면장갑은 조금 두꺼워졌지만 포탑이 종이장갑이니 답이 없다.
그러나 일본은 여전히 정신을 못차리고 묘코급의 후계자인 타카오급 중순양함에서도 3번 포탑 역행 배치 등의 뻘짓을 반복하게 된다.
6. 함생
1932년의 1차 개장, 1936년의 2차 개장을 거쳤지만 태평양 전쟁 기준으로는 구식함에 속했다.
7. 함정 목록
7.1. 묘코
묘코(중순양함) 참고
7.2. 나치
나치(중순양함) 문서 참고
7.3. 아시가라
아시가라(중순양함) 문서 참조.
7.4. 하구로
하구로는 자매함인 묘코와 함께 작전한 경우가 많았으며, 남방작전, 자바해 해전, 산호해 해전, 과달카날 철수작전, 엠프레스 오구스타 만 해전, 필리핀 해 해전, 레이테 만 해전 등에 참가했다.
하구로는 1945년 5월 16일, 페낭 해전에서 영국 구축함들의 뇌격을 받고 함생을 마쳤다. 2003년 페낭 앞바다 수심 66미터 지점에서 발견되었으나, 2014년 현지 인양업자들이 무단으로 인양한 뒤 해체했다.기사
8. 평가
타카오급 중순양함보다 구식이란 이유로 상당히 굴러야 했지만, 그 덕에 실질적인 활약은 일본 중순양함 중에서도 상당히 많은 편이다.
그러나 실제 활약상을 보면 안습. 일본군의 승리인 자바해 해전에서도 포격전 능력에 문제가 있음을 드러냈고, 그 이후에도 포격전에서 열세를 보이는 경우가 빈발했다. 뇌격은 그나마 나았지만 포격전보다 조금 나은 수준이었고, 이는 해전에서 승리를 빼앗기는 결과를 초래했다. 그래도 상당히 활약한 함급임은 사실이다.
9. 기타
공고급 이지스함 3번함 묘코, 아타고급 이지스함 2번함 아시가라에 이어 마야급 이지스함 2번함이 하구로라고 명명되면서 나치를 제외한 다른 함명들은 현대에 부활하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나치는 어감상 재사용될 일은 영원히 없을듯 하다(...).
10. 매체에서의 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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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오브 워쉽에서는 일본 7티어 순양함으로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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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와 콜라보한 버전. 원작처럼 빔을 쏘거나 하지는 않는다.
콘솔 버전인 월드 오브 워쉽 레전드에서는 일본 6티어 순양함으로 등장한다.
함대 컬렉션에 자매함까지 총 4척이 등장한다. 함대 컬렉션/중순양함 문서에 전원 분류되어 있고, 각 함에 따른 설명은 묘코(함대 컬렉션), 나치(함대 컬렉션), 아시가라(함대 컬렉션), 하구로(함대 컬렉션) 문서로 나누어져 있다.
전함소녀에도 실장이 오랫동안 예고되었고, 2017년 9월 22일 중국 서버의 3.3.0 업데이트에서 장녀 묘코가 구현되었다. 아울러 막내 하구로를 어뢰로 난타해서 격침시켰던 영국 구축함 비너스와 소마레즈는 일찍이 구현되었으며, 그 하구로도 팜플렛에서 일러스트가 공개되었다. 또한 묘코의 대사에서 아시가라가 언급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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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쉽 플릿 커맨드에서 묘코가 4성급의 순양함으로 등장한다. 개장 이후 사양으로 구현되어 16개의 어뢰 튜브를 가져 구축함에 버금가는 화력을 보여준다.11. 관련 링크
[1] 이 점에 대해서는 트렌토급 중순양함과 자라급 중순양함항목에서 잘 나와있다.[2] 이와 비슷한 문제는 이탈리아도 겪었다.[3] 탄약고 구획.[4] 기계실 구획, 개장 전에는 25mm, 노포크급은 그대로였고 런던급은 런던만 89mm로 켄트급은 캔버라를 제외하고 114mm로 강화되는 개장을 받았다.[5] 50~70mm정도는 된다고 함[6] 40~60mm 정도는 된다고 함[7] 미 해군은 뉴올리언스급 중순양함부터 묘코급보다 좀 더 높은 장갑을 가지게 되었다. 거기에다가 당대 이미 중순양함의 진화 방향을 잘 예측해서 어뢰를 포기하고 장갑을 튼튼하게 만든 이탈리아의 차라급 중순양함 같은 경우 현측, 포탑 정면 150mm에 갑판 70mm라는 굉장한 수치를 가지고 있었다.[8] 영국의 경우 카운티급에서 3연장 주포탑을 고려했었지만 연장포탑 4기를 선택하게 된다. 여기에는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 3연장포를 이용하면 함체의 길이를 줄여서 배수량을 절약할 수 있었지만 속력에서 손해를 보게되고 속력을 올리려면 비용이 더 나가게 되는데 당시 영국 경제의 사정이 영 말이 아니었기에 타협을 해야했던것. 이후 완전히 새로이 설계한 함급이 없었기에 3연장 주포를 사용할 일도 없었다. 요크급이 있기는 한데 이건 카운티급의 축소판이나 다름없고.[9] 자세한 내용은 '종이장갑 주포탑을 비롯한 방어상의 약점' 문단을 참고.[10] 그런데 일본군에는 주포탑 4기를 배치하면서 이런 문제를 겪은 순양함이 있다는게 함정.[11] 훨씬 뒤인 1930년대에 건조된 브루클린급 경순양함이 그렇다. 6인치 3연장 포탑 5기인데, 전방포탑 3기의 배치가 묘코급과 같다.[12] 미국 구축함의 5"/38 (12.7 cm) Mark 12가 대공포탄을 사용할 경우 9,140m 에서 38mm를 관통할 수 있으니 근접전일 경우 재수없게 포탑에 맞기라도 하면 진짜로 뚫린다. 그것도 철갑탄도 아니고 대공포탄에![13] 포탑이 뚫리면 유폭돼서 폭침하게 될것 같지만 안전수칙만 지킨다면 포탑을 날려먹는 선에서 끝난다. 유틀란트 해전에서 영국 순양전함들이 포탑이 날라간게 원인이 되어 폭침한 이유는 속사에 주력하기 위해서 포탑 안에까지 잔뜩 쌓아두는등 안전수칙을 지키지 않았기 때문이다.[14] 포틀랜드급의 포탑 장갑은 최대 64mm로 일본의 15.5 cm/60 (6.1") 3rd Year Type의 관통력이 20,000m에서 100mm이라서 막아내기에는 무리가 따른다. 그나마 구축함의 주포는 막아내는점에서 타국보다는 상황이 양호한편. 뉴올리언스급의 포탑 장갑은 200mm 수준이고 주포인 8"/55 (20.3 cm) Marks 12 and 15의 측면 관통력은 15,400 야드(14,080 m)에서 203mm 이므로 아슬아슬하게 버틸만한 거리가 시작된다.[15] 여담으로 일본은 모가미급에 사용된 포탑을 그대로 야마토급에 가져다썻는데 그 결과 해당 부포탑은 심각한 물장갑이되었다.[16] 영국은 8인치 주포 8개로 만족해서 주포탑이 4개로 정리가 되었다.[17] 갑판이 빽빽하다는건 단순히 공간이 부족한 문제 이면에 심각한 문제들을 초래한다. 거주성은 물론이고 부족한 공간으로 인한 주포탑 포각 제한, 밀집된 시설로 바이탈 파트 증대, 유폭시 피해 증가 등등. 따져보면 기본적인 원인이 모두 공간이 부족하다는 것이다.[18] 타카오급은 종군기자로 초카이에 탑승했던 니와 후미오가 거주성에 대해서 호평했다는 말이 있다. 일단 후미오가 종군기자로 초카이에 탑승해서 사보섬 해전을 겪은 것은 사실로 보이지만(영어판 위키피디아에도 언급이 있음Fumio Niw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