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양전함
1. 개요
巡洋戰艦, battle cruiser
제2차 세계대전 당시까지 존재하던 해상 군함 함급.
현재는 전함이 사라지면서 자연스럽게 함께 사라졌다.
2. 상세
전함의 변종이라 보는 견해와 장갑순양함의 최종형이라는 견해가 공존한다. 함선 분류 기호는 미국에서 CC[1] 로 사용했다. 일부 매체에서 BC로 표현되는 경우도 있으나 공식적인 건 아니다.
탄생할 당시 그 크기에 압도된 사람들에 의해 Battleship-Cruiser, 직역하면 전함-순양함이란 단어가 만들어졌다가 이게 축약되어 Battlecruiser가 되었다.
흔한 오해지만, 순양함보다 크고 전함보다 작은 함선을 뜻하는 개념이 결코 아니다. 고속전함과도 다른 존재다. 실제로 배수량을 보면 순양전함은 동세대의 전함과 배수량이 비슷하거나 심지어 더 큰 경우도 있었다. 예컨대 동시기에 건조된 HMS 드레드노트와 HMS 인빈시블은 각각 만재 20,720톤, 20,420톤으로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 또 동세대의 초노급 전함과 순양전함인 HMS 조지 5세(1911)와 HMS 라이온은 각각 만재 25,700톤, 30,820톤으로 오히려 순양전함이 더 무겁다. 물론 한때 세계 최대의 군함이었던 순양전함 HMS 후드와, 동일 수준의 무장을 갖춘 전함 HMS 퀸 엘리자베스는 굳이 비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후드가 더 신세대이기는 하지만.
이렇게 동일 수준의 무장을 갖출 경우 순양전함이 오히려 더 큰 이유는 속도 때문이다. 우선 순양전함은 고속을 내기 위해 더 많은 보일러와 더 큰 출력의 주기관을 탑재해야 했으므로 기관부, 즉 허리가 길어야 하며 고속을 내기 위해 세장비(함선 수선부의 길이와 함폭의 비율) 또한 길어야 했기 때문이다. 함폭이나 흘수는 어차피 복원성을 위해, 그리고 무엇보다도 대구경의 주포를 탑재하고 쏘기 위해서 전함에 비해 크게 줄일 수 없었으므로 결국 순양전함은 전함보다 훨씬 길고 무거운 선체를 가지게 된 것이다.
흔히 순양전함이 속도를 위해 함체를 경량화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실제와는 미묘하게 다르다. 물론 가능한한 가볍게 하는 것이 필요하지만, 최고속도를 높이는 데에는 함체에 작용하는 물의 저항력이 더 중요하다. 고속영역에서 함체에 작용하는 저항력 중 가장 중요한 요소는 조파저항이며, 조파저항은 세장비가 길수록 줄어든다. 물론 같은 선폭, 흘수에 세장비가 길면 당연히 배수량(무게)은 증가할 것이나, 이는 가속력(F=ma)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지, 원칙적으로 최고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아니다. 즉, 동일 출력에서, 더 무겁더라도 더 홀쭉한 형상의 선체를 가진 함선은, 가속은 느릴 수 있지만 도달할 수 있는 최고 속력은 더 높다.
3. 명칭 번역 문제
밀리터리 매니아들을 중심으로 2012년 즈음에 Battlecruiser에 대한 역어를 순양전함으로 할 것인가 전투순양함으로 할 것인가의 논쟁이 있었다. 여기에서는 번역 문제에 대한 양측의 의견을 소개한다. 국립국어원에서는 둘 다 표준어가 아니니까 아무 것이나 써도 상관없다는 듯하다. 한국 해군이 이 함급을 가진 적도 정확한 규정도 한 적이 없고 전 세계적으로 안 쓰인지 꽤 지난 함종이며 민간에게는 전함이나 항공모함같이 딱 구분가는 점이 없는 함선이었으므로 그냥 전함으로 취급했으니 당연한 일이지만.#
이하의 논쟁에는 순양전함의 번역 논쟁과 순양전함의 분류가 전함인지 순양함인지 여부 논쟁이 서로 혼합되어 있으므로 읽고 편집함에 있어 주의를 요한다. 일반적으로, '전투순양함'을 번역어로 지지하는 입장은 순양전함이 순양함의 일종이라는 점을 강조하기 때문에 상기 두 주제를 혼합하여 주장하게 된다. 그러나 순양전함을 번역어로 지지하는 입장 중에는 순양전함이 전함이라는 입장과 순양함이라는 입장이 모두 존재하므로, 순양전함의 번역어 논쟁과 분류 논쟁은 비록 관련성은 있더라도 서로 별개의 주제임에 유의해야 한다.
- Battlecruiser의 역어로 전투순양함을 지지하는 의견.
- 대부분의 언어에서 Battlecruiser의 번역어는 Battle이 cruiser를 수식하는 형태[2] 이다. 따라서 이와 동일한 어순의 전투순양함은 적절한 번역이다.
- 실제로 운용을 했던 일본의 경우 공고급과 아마기급에 자국의 전함에 붙이는 율령국 이름을 사용하지 않고 중순양함에 붙이는 산의 이름을 이용하였다. 또한 같은 한자권의 중국의 경우 전열순양함, 전투순양함등의 명칭을 사용하고 있다.
- Torpedo Cruiser, Protected Cruiser, Armored Cruiser, Light Cruiser, Heavy Cruiser 등의 다른 Cruiser 들을 보면 어뢰 순양함, 방호 순양함, 장갑 순양함, 경순양함, 중순양함 등으로 XX 순양함이라는 양식을 따르고 있다. 따라서 Battle Cruiser 또한 다른 Cruiser들의 역어와 마찬가지로 전투 순양함으로 통일하는 것이 혼란의 여지가 없다. Battle Cruiser가 순양전함이 되려면 다른 Cruiser 들도 순양 어뢰함, 순양 방호함, 순양 장갑함, 순양 경함, 순양 중함 등으로 통칭하는 게 맞을 것이다.
- 영국 해군의 공식 명령[3] 에서도 Battlecruiser를 전적으로 순양함의 일종으로 취급하고 있다.
- 전함과 순양전함을 따로 나눈다면, 순양 가능한 전함과 그렇지 않은 전함으로 생각될 여지가 있다. 실제로는 전혀 말이 안 되는 것이다. 포켓전함과 같은 예는 별칭인데다, 포켓전함도 대양항해 정도는 가능하다.[4]
- Battlecruiser의 역어로 순양전함을 주장하는 의견.
- 한자를 사용하는 동아시아 3국 중 Battlecruiser를 유일하게 운용한 일본이 Battlecruiser의 역어로 순양전함을 사용하였으므로 선례를 따르는 것이 옳다. 특히 동아시아 한자문화권에서, 종래에 존재하지 않던 서양에서 수입된 개념들은 통상 이를 최초 수입한 국가에서 번역한 한자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가 많은데[5] , 동북아시아에서 유일하게 순양전함을 운용하며 순양전함 개념을 번역하여 실제 언어생활에서 사용한 일본의 예를 따르는 것은 역사적으로도 별로 무리가 없다.
- Battlecruiser가 성능과 용도가 순양함보다 전함에 가까운 주력함급인 함선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순양함의 뉘앙스가 있는 전투순양함이라는 역어보다 전함의 의미를 살릴 수 있는 순양전함이 적합하다. 1차 대전 당시에는 전함으로 취급하다시피했고, 전간기 이후 순양전함들은 결국 전함과 같은 주력함 급으로 통합되었다. 해군 조약에서도 순양전함은 전함과 함께 주력함으로 묶어서 제한을 받았다.
- 영국해군의 4 November 1911, Admiralty Weekly Order No. 351 laid down the decision 하나로 순양함의 일종으로 분류해야하며 전투순양함이라고 명명을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면 런던 해군조약과 워싱턴 해군조약, 그리고 커레이저스급 순양전함 항목을 참조하자. 그들의 말이라면 커레이저스급은 경순양함으로 분류해야 한다 커레이저스급을 처음에 영국해군에서 지정한 함급은 대형 경순양함(Large light cruiser)이기 때문이다. 예산을 타먹기 위한 꼼수든 뭐든 대형 경순양함이라고 급수가 지어진 역사가 있다.
- 어차피 전투에 사용되는 배인데, 굳이 '전투'라는 이름을 또 붙여줄 필요가 있는가? 전투순양함이란 단어는 마치 순양함 중 오직 이 급만 전투에 직접 참여하고 다른 순양함들은 전투를 안 하는 지원성격의 순양함[6] 뿐인 듯한 뉘앙스를 준다.[7]
- battlecruiser를 순양함의 연장선상에서 '전함 수준의 화력을 가진 순양함' 이라고 보는 입장에서는, battlecruiser의 'Battle'은 전투를 한다는 뜻이 아닌 전함(battleship)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 한다. 실제로 battlecruiser는 영국에서 'battleship-cruiser'를 줄여서 붙인 명칭이기도 하다. 그런데 battleship은 '전함'이라고 부르지 '전투함'[8] 이라고 부르지 않으므로 '전투순양함'이라는 명칭은 본래 battlecruiser에 존재하는 '전함'의 의미가 완전히 삭제되는 번역으로써 부적절하다고 본다.
순양전함의 개발지가 하필이면 해군의 함선이라면 몽땅 man of war라고 쓰고 주력함이라고 읽는 역사와 전통을 자랑하는 영국의 변태 성 때문이다. 이 변태성이 얼마나 심한가 하면 16세기에서 19세기에 이르기까지 카락, 갤리온, 전열함에 상관없이 당대 해군 주력함은 함선의 종류, 등급, 크기에 관계없이 모두 맨 오브 워로 싸잡아서 불렀다. 호레이쇼 넬슨의 기함인 104문의 함포를 탑재한 당당한 1급 전열함 빅토리도 맨 오브 워라 불렸고 프리깃과 비슷한 크기에 동일한 2층갑판에 함포수도 10여문 정도 더 많이 탑재한 정도인 60문의 함포 탑재 4등급 전열함도 맨 오브워라 불렸으며, 헨리 8세의 중카락 메리 로즈도 맨 오브 워로 불렸다. 따라서 그 당시에는 우리가 여기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명확한 개념 정의 없이 뉘앙스로 붙였을 가능성이 더 높다. 주지할 사실은 순양전함의 명명시기는 아직 전근대의 꿈과 로망이 살아 숨쉬던 시대였다는 점이다. 지금 시대의 엄밀성으로 그 시대에 접근해봐야 시대의 로망이라고 쓰고 노망이라고 읽는 시대의 벽 앞에 좌절할 뿐이다(...).
4. 컨셉
순양함 함급의 기원에서 볼 수 있듯이, 순양전함 역시 평시, 준전시에 대양해군으로서 필요한 함급이었기 때문에 등장하였다.
순양함의 경우, 전세계에 식민지를 경영하면서 열강 및 피지배층과의 분쟁에 대응하려면 구축함보다는 당연히 좋은 함대함 전투력과 함께 대지상 타격력도 갖추어야 하고, 항로를 유지하기 위해선 5대양을 장기간 순회해야하므로 충분한 대양 항해 성능과 선체 크기가 필요해서 등장하였다. 그러나, 전쟁에서는 일꾼인 구축함이나 주력부대인 전함에 비해 명확한 역할을 가지고 있다 보기 힘들었고, 그나마 막대한 국가 예산을 퍼붓는 전함을 모든 전쟁터에 배치할 수 없으니 대신 배치한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예산에 속박된 군대, 그 중에서도 전 세계에 식민지를 경영하던 열강의 해군으로서는, 당연히 순양함의 평시 역할을 수행하면서 전시에는 전함과 비슷한 수준의 기여를 하는 함급을 구상하는건 자연스러운 발상이었다.
그리고 전함 역시 그 나름대로 문제였다. 우선, 전함은 개별 항목들을 읽어보면 알겠지만, 기술과 설계의 발전에 따라 끊임없이 도태되던 함종이다.[9] 하지만 하나를 건조하는데 엄청난 국가 예산을 퍼부어야 했고, 그리고 나서 현재의 최신예함을 구식으로 만드는 신규 전함을 끊임없이 개발해야 했으며, 그 시간 간격도 전시가 아니었음에도 어마무시하게 짧았다.[10] 그리고 가장 큰 문제로, 전함의 경우[11] 전략 병기였기 때문에 비용, 정치적 부담, 전력 공백등의 사유로 쉽게 굴릴 수 없어서 평화시에는 잉여에 가까웠다. 당연히 예산에 속박된 열강의 해군에서는 평화시에도 전세계로 투사해 굴릴 수 있으면서, 전함이 필요한 해전에는 발빠르게 달려오되, 승리를 책임질 주력함의 부담까지는 가지지 않는 전함을 구상하는 것이 자연스럽다.
그 결과 등장한 일반적으로 알려진 순양전함의 컨셉은 중장갑, 거포로 무장한 전함에 비해 주포나 주포탑의 수를 약간 줄이고, 방어장갑을 엄청나게 희생시켜, 전함급의 공격력을 유지하면서도 좀 더 빠른 속력을 내는 것을 목적으로 했다. 드레드노트를 개발한 피셔 경이[12] 내다본 장래 해전의 컨셉에서, '''빠른 발과 강한 화력으로 바다를 제압한다'''라는 마치 아웃복서와 같은 방식으로 무장한 전함의 일종으로, 주요임무는 전 세계에 퍼진 영국 해군의 해군기지 수를 줄여 비용을 절감하고 필요시 빠른 발로 필요지점에 가서 전함급 화력으로 무력시위를 하거나 대부분 열강이 아닌 국가의 장갑순양함 이하의 적을 조지는 것을 상정했으며 열강끼리의 함대전에서는 함대의 전위를 담당하여 장갑순양함 이하의 적을 제거하며, 적의 전함과 같은 강력한 상대는 일격이탈 같은 제한적인 대응을 하면서 괴롭히거나 상처를 주고 해역에 못박히도록 만들어서 전함 간의 결전에서 아군이 우위를 차지하도록 하는 것이다.
원래 기본적으로 중장갑을 유지해서 대응방어가 가능한 전함은 필연적으로 장갑이 얇은 다른 함선, 특히 순양함과 같은 급의 함정에 비해 느릴 수밖에 없다. 특히 순양전함이 진수되던 시절의 함선 기관은 석탄 보일러를 사용하는 증기터빈이었다. 중유-석탄 보일러나 중유 보일러에 비해 출력이 상대적으로 많이 낮으므로 속도 차이가 더 심했다.[13]
이런 현실을 감안하여 순양전함은 적의 전위 함대를 포착해서 아군 주력 함대가 도착할 때까지 적절한 펀치력과 속도를 가지고 적 전위 함대 소속의 빠르고 작은 함선 정도는 쉽게 제압할 수 있으며 적의 전함과 전투할 때는 아군이 필요하다고 생각한 경우에 한해서 일격이탈이나 원거리 포격전으로 적당하게 상대해주면서 어느 정도 타격을 입히고 후퇴하거나, 아군 전함이 올 때까지 전장에 적 전함을 못박아 놓을 수 있는 형태의 함선으로 개발된다. 이와 같은 목적을 가지고 미래 영국 해군의 실질적인 주력함으로서 기대를 모으며, 당시로서는 최종병기 취급을 받았던 최초의 현대적 전함 드레드노트의 건조가 시작된 직후 건조 계획이 올라갔다.
5. 특징과 역사
5.1. 장점
평시의 활용도가 매우 높아서, 1차 대전 이후에 순양전함에 대한 기대치가 예전 같지 않던 영국에서도 순양 전함은 다양한 업무에 끊임없이 동원되며 끊임없이 굴렀다.
일단 전함이기 때문에 격식을 갖춰야하는 자리에 내보내기 딱 좋았으며[14][15] , 거기에 속도도 빨랐으니 높은 사람들이 순방을 다닐때 아주 적절했다.[16][17] 길쭉해질 수밖에 없었던 특유의 선형은[18] 특유의 고전적인 기능미를 갖췄기 때문에, 아직 중세의 고전적인 미적 기준을 가지고 있던 대중과 정치인들, 외국인들은 물론 해군 장병들 그 자신에게도 해군 홍보용으로 유용했다. [19]
전함이면서도 순양함 수준으로 빨랐기 때문에 어떤 함종과도 서로에게 아무런 지장없이 초계나 대양 항해를 함께 다닐 수 있었고, 그러면서도 전함의 화력과 통신시설, 편의시설을 가졌기 때문에 어떤 구성에서도 기함 노릇이 가능했다.[20] 또한 그와는 반대로 전함을 호위하는 것도 가능했다.
또한 군축 조약으로 전함의 수가 줄어든데다가 신규 고속 전함의 건조도 제약된 상황에서, 영국은 태평양에는 사실상 전함을 상시 주둔시킬 수 없었기 때문에, 순양전함을 왕실 순방이라는 미명(?)하에 전세계를 빙빙 돌렸고, 그렇지 않을 때는 북대서양, 북해, 지중해를 무한 로테이션을 돌렸다.
사실상 현대 미국 해군의 알레이버크급 구축함이 가진 미덕 중에서 이지스 시스템이 제공하는 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제공한 셈이다.
전시에도 전함 수준의 화력에 전함보다 빠른 속도와 기동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은 대단한 장점으로, 이 기동성 덕분에 의외로 이런저런 다양한 상황에서 주도권을 잡기 유리했으며, 구체적으로 설명하면 속도를 이용해서 교전을 회피하거나 적이 교전을 회피할 수 없도록 강요하는 것, 또한 적보다 상대적으로 유리한 위치에서 싸우거나 가능한 한 짧은 시간 동안에 불리한 위치를 벗어나는 것도 포함되었다. 아울러 전술적으로 저런 기능이 있다면 전략적으로는 우세한 속력을 통해 상대적으로 빠른 시간 내에 필요한 장소에 전개가 가능하다는 강점이 있었다. 즉 적이 취약한 상태에 있을 때 압도적 무력을 조기 투사하는 데도 순양전함이 유리했다. 따라서 순양전함은 온갖 위험하고 궂은 일을 도맡아 하는 함대의 일꾼이 되었다.[21]
이 컨셉대로 적 순양함을 상대했던 '''포클랜드 해전'''에선 영국 해군의 초기형 순양전함 2척이 독일 동양함대의 장갑순양함 2척을 거의 일방적으로 때려잡았다. 독일 장갑순양함들이 영국 순양전함들의 12인치(305mm) 주포에 걸레짝이 될 때 영국 순양전함들도 독일 장갑순양함들의 210mm 주포탄을 몇 발 맞기는 했지만 거의 피해를 입지 않았다고 한다. 거기다 영국 순양전함이 더 빨라 독일 장갑순양함들은 도망칠 수도 없었다.
5.2. 단점
평시의 경우, 순양전함에도 문제가 있었다. 전술했다시피 예산 대비 활용성을 찾기 위해 개척된 순양전함이었으나, 그 건조비용은 전함과 같거나 더 비싼 경우도 많았다. 심지어 영국의 후드처럼 주력 전함보다 더 큰 경우도 있었다.
전시의 경우, 영국식 순양전함은 날이 갈수록 기술이 발전하면서 제대로 된 중유 보일러가 개발되고, 과거의 순양전함과 대등한 속도를 가지면서도 전함의 공방능력을 그대로 보유하여 대응방어가 되는 두꺼운 장갑을 가진 '''고속전함'''이 등장하면서 개념 자체가 모호해지기 시작했다. 1차 세계 대전 직전 등장한 최초의 고속전함인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이 그런 경우로 전함이 가지는 장갑을 그대로 갖추면서 순양전함들보다 조금 느린 수준으로 달릴 수 있었다.[22] 결국 순양전함은 장갑능력의 부족으로 인해 '''거리를 제압'''하지 못하는 형태의 전투(인파이터처럼 서로 맞고 때려야 하는 식의 전투를 하면서 정규 전함에게 요구되는)에서는 큰 손해를 보게 되고, 이도저도 아닌 주제에 맷집만 약한 배 취급을 받게 되었다.
'''전함은 속도로 압도하고 순양함은 화력으로 압도한다!'''가 컨셉이었지만 정작 현실은 '''전함에게는 화력으로 압도당하고 순양함에게는 속도로 압도당한다!'''가 되어버렸다.
특히 전 세계를 들쑤시고 다녀야 했던 영국이 가장 먼저 개발하기 시작한 함급이라서 경장갑으로 인해 상대적으로 빠른 순양함을 따라잡아야 할 정도의 속도가 요구되었기에 안정성, 방어력 등이 전함에 비해 많이 약했다. 그리고 장갑이 약했다뿐이지 화력은 전함과 사실상 동일하거나 비슷했으므로[23] 영국은 비스마르크 추격전에서처럼 순양전함을 전함처럼 사용하는 상황도 발생했고 이 과정에서 순양전함 후드를 손실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했다. 물론 이 경우는 영국이 바보라서 그렇게 한것은 아니고 후드의 경우 측면 방어력은 좀 약한 전함 수준은 되는 데다가 영국도 이 문제를 인식하고 방어력 개선을 위한 개장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타이밍이 안맞았고 더럽게 재수가 없었던 것이다. 그리고 비스마르크 추격전은 영국의 고속전함 전력의 부재로 부득이하게 순양전함으로 때우려고 한 경우이다. 당연히 순양전함만 덜렁 보낸 것은 아니고 투입할 수 있는 고속전함들은 같이 투입했다.[24]
애초에 영국이 순양전함을 만들 때만 하더라도 전함같이 강력한 적의 경우에는 순양전함이 가진 우월한 사격통제장치를 이용해서 일격이탈이나 괴롭히기를 충분히 실행할 수 있다고 생각했으나, 여기서 상정한 적 전함은 '''전(前)드레드노트급 전함이었다는 점'''에서 현실은 만만치 않다는 것을 뼈져리게 느끼게 된다. 바로 영국이 순양전함과 동시에 만들어낸 '''드레드노트급 전함은 전드레드노급 전함 이상의 무장과 장갑 + 순양전함과 동등한 수준의 사격통제장치, 중유 보일러 덕분에 20노트 이상의 속도를 가지기 때문이다.''' 따라서 순양전함이 드레드노트급 전함과 포격전을 벌이는 순간, 동시에 드레드노트급 전함도 순양전함을 자신의 사정권 안에 넣기 때문에 오히려 드레드노트급 전함이 순양전함을 정확하게 포격해서 주포탄을 명중시킨 다음, 손상으로 느려진 순양전함을 추적해서 역관광 보내는 일이 충분히 가능했다. 게다가 이런 경우에는 순양전함은 장갑이 얇고 주포탑이 1-2기 부족하기 때문에 서로 동일한 숫자의 명중탄을 기록하더라도 순양전함은 주포탄에 명중당하면 대부분 장갑을 관통하고 내부에서 작렬하는 유효탄이 되므로 화력을 거의 상실하거나 항행능력을 많이 상실하는 등 만신창이가 되는데 반해, 드레드노트급 전함은 대응방어가 가능하므로 주포탄을 장갑으로 막아내서 거의 피해가 없거나 주포탑 1기 정도가 충격으로 고장 등의 손상을 입어서 화력이 약간 까지는 정도에 그칠 가능성이 높으므로 순양전함이 더 코너에 몰리게 된다. 여기에 더해서 영국이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등장시킨지 몇 년도 지나지 않아서 열강들은 전력을 기울여서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건조했기 때문에 적의 신형전함은 순양전함의 속력으로 전투를 회피한 다음에 나머지 구식전함만 상대한다는 전략도 작동하기 힘들었다.
이런 이유로 인해 예상과는 달리 순양전함이 전함을 일격이탈 전술이나 원거리 포격전으로 괴롭히더라도 가능한한 교전시간을 짧게 한 후, 일단 잽싸게 후퇴했다가 재도전 하는 식으로 운용해야 하므로 적 전함들에게 만만치 않은 타격을 주거나 아군 전함이 올 때까지 적 전함들을 일정 해역에 붙잡아놓기에는 능력적으로 한계에 도달했다.
그래도 이것은 약과였다. 순양전함이 전함과 정면대결을 하지 않으면 되기 때문이다. 전함을 제외한 다른 함종은 순양전함과 정면대결을 할 수 없으므로, 운용의 묘를 살리면 어떻게든 써먹을 수는 있다.
그러나 '''적이 순양전함을 만들 경우''' 정말로 큰 문제에 직면한다. 상기된 드레드노트급 전함의 경우를 보면 알 수 있듯이 순양전함도 영국만 만들라는 법은 없기 때문이다. 독일 해군만 해도 순양전함을 열심히 만들어서 함대의 선두에 세웠고 영국 순양전함들과 피터지게 싸웠다. 그리고 영국과 독일의 순양전함들이 전장에서 만나자 양쪽 모두 큰 문제에 직면했다. 속도의 우위를 상실하므로 도망칠 수도 없고, 적의 공격을 막을 수도 없기 때문이다. 제1차 세계대전 당시 해군장관을 지냈던 윈스턴 처칠이 유틀란트 해전에서 벌어진 영국과 독일의 순양전함들의 싸움을 '''망치를 든 계란들이 상자 안에서 싸우는 상황'''에 비유한 것도 이래서다.
요약하면, 함대 결전에서는 어울리지 않는 함급이었다.
5.3. 그냥 전함입니다.
유틀란트 해전에서 영국과 독일의 순양전함들은 여기저기서 터져나갔고, 이때 영국 순양전함이 입은 피해는 너무나도 심각했다. 그래서 '이를 메우려는 용도로 이미 건조 중이던 리나운, 리펄스, 그리고 차세대 순양전함으로 건조를 시작해서 취소하기 어려웠던 후드'를 제외한 순양전함들, 다른 말로는 후드를 제외한 어드미럴급 순양전함 3척의 추가 건조를 중단했다. 그리고 이미 착공해서 취소가 어려워진 후드를 개량하기 위해 아이디어를 쥐어짠 결과, '''대응방어가 가능한 순양전함을 만들면 된다'''는 해답을 찾아서, 후드를 대응방어까지는 아니더라도 충분히 버틸만한 방어력을 확보한 역대급 크기의 초대형 순양전함으로 세상에 내놓아 열강 국가들에게 충격을 주었다. 순양전함의 문제가 적의 공격을 버티지 못하는 장갑이므로, 장갑을 보완하고 속도를 유지하면 쓸모있는 군함으로 만들 수 있다고 계산한 것.
기존의 전함 역시 유틀란트 해전에서 큰 문제를 드러냈다. 원래대로라면 순양전함이 적의 주력을 붙들고, 주력 전함들이 마무리를 지어야 하는데 '''주력 전함이 너무 느려서''' 전투에 참가하기도 전에 독일군이 줄행랑을 놓았던 것(...)[25] 당연히 전투에 참가하지도 못하는 전함은 쓸모가 없으며, 제대로 활약한 건 순양전함만큼 빠르고 대응방어가 가능한 고속전함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 뿐이었다.[26] 그래서 영국은 '''순양전함만큼 빠른 전함을 만들면 된다'''는 결론을 내렸으며[27] , 영국식 순양전함을 건조했거나 건조하려고 시도했던 모든 나라들이 동일한 결론을 얻었다.
그런데 대응방어가 되는 순양전함 = 순양전함만큼 빠른 전함이고, 이런 배가 바로 고속전함이다. 그래서 고속전함은 기존의 전함과 순양전함을 대체하는 새로운 주력 전함이 되었고, 이와 같은 고속전함의 순양전함 대체 현상에 대해서 전함들이 순양전함화한 것이라고 하기도 한다.[28] 그 때문에 최종완성형 순양전함으로 미국의 아이오와급 전함을 꼽는 사람들도 있을 정도다.[29]
이런 문제 때문에 전함과 순양전함은 처음엔 달랐을지 몰라도,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이 영국 함대의 주력이 되고 후드와 1차 개장이 완료된 리펄스가 출현한 워싱턴 해군 군축 조약 시점에 와서는 명확한 구분 기준이 없다시피하게 됐다. 그리고 영국은 거기에서 멈추지 않고, 전함 워스파이트[30] 와 순양전함 리펄스를 이리저리 개장하면서 여러 아이디어를 테스트한뒤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의 '퀸 엘리자베스'와 '밸리언트', 그리고 리나운급 순양전함 리나운의 최종 개장 버전을 완성했고[31] , 그 최종적인 피드백 결과가 반영될 후드의 개장안은 순양전함의 한계를 극복하지는 못할지언정 전함의 기준으로도 아주 준수한 군함이 될 예정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노력의 결과, 실제로 1920~1930년대에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과 런던 해군 군축조약이 체결될 때도 전함과 순양전함은 한데 묶여 "주력함"(Capital Ship)이라는 카테고리 하에서 똑같은 기준으로 규제받았다. 국내에서는 어째서인지 군축조약을 피하기 위해 순양전함을 많이 만들었다고 알려져 있으나[32] , 순양전함도 똑같이 제약을 받았기 때문에 제한된 배수량 쿼터 안에서는 장갑이 강력한 전함만 보유하기에도 쿼터량이 빠듯했으므로 상당수의 순양전함들이 오히려 전함 대신 폐기 처분[33] 당하거나 항공모함 등으로 개조[34] 되었다. 오히려 군축 조약의 제약을 피하여 많이 생산된 함선은 중순양함과 주포만 다를 정도로 거대한 대형급 경순양함이다.
문제와 함선의 임무 특성으로 볼 때, 비록 배틀크루저가 장갑순양함에서 발전한 무기체계라고는 해도 굳이 전함의 하위 무기체계라기보다는 아종으로 생각하는게 낫다는 의견도 있다.
실제 영국 해군 순양전함들은 얇은 장갑을 갖춘 경우에도 동시기에 건조된 비슷한 크기의 자국군 전함들보다 배수량이 비슷하거나 더 무겁고 비슷한 방어력을 가진 전함에 비해서는 무척 커지는 경향마저 있는데, 고속을 얻기 위해 기관을 증설하면서 그 중량과 크기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떤 경우에는 순양전함의 건조비용이 전함보다 비싸지기까지 했다. 이 둘을 구분할 기준이야 바이털 파트 전체의 자함 대응방어가 가능한가 여부와 전체 배수량에서 장갑재의 비율이 어느 정도인가 등 결코 적지는 않지만. 또한 일본의 경우 후쿠이 시즈오(일본 해군 기술과사관)는 일본에서의 순양전함이란 용어는 영어로 번역할 경우 Cruiser battleship으로 번역하는게 옳다라고 표현하고 있으며 아마기급의 경우 애초부터 사실상 고속전함을 목적으로 개발하여 기존의 순양전함과 구별하려는 시도도 있었다.
특히 1차 세계대전 이후의 순양전함의 경우 고속전함과의 구별이 모호해지는 경향이 두드러지며 일본은 1931년부터는 아예 순양전함의 등급을 삭제하고 공고급을 전함으로 재조정하였다.
5.4. 2차 대전 이전, 각 열강국들의 순양전함
식민지를 가진 거의 대부분의 열강 국가가 순양전함 건조를 시도하였는데, 이 항목 전체에서 서술되는 영국을 제외한 다른 나라의 순양전함은 아래와 같다. 서술되지 않은 러시아, 이탈리아와 같은 국가들은 나름대로 유용하게 써먹을 구석이 있었겠지만, 해상전의 메타(?)가 바뀌면서 그대로 건조를 포기하고 만다.
5.4.1. 미국의 순양전함
미국 역시 태평양 너머 동남아에 식민지를 경영하고 있었고, 전함이 파나마 운하를 통해 대서양과 태평양을 오가야 할 필요성이 있었으므로, 순양전함을 유용하게 쓸 수 있었던 열강 국가였다. 하지만 평시의 가성비(...)가 월등했던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인해 건조는 취소되었고, 도크에 있던 렉싱턴급 순양전함은 렉싱턴급 항공모함이 되었다. 그리고 나서 1936년에 2차 군축조약의 조인이 최종적으로 실패하고 전운이 감돌자, 미국은 순양전함을 건조하는 대신, 전쟁에 더 유용한 고속전함인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을 1937년부터 건조하고, 그 후로도 사우스다코타급 전함과 아이오와급 전함이라는 걸출한 물건을 만들어 냈다.
5.4.2. 일본의 순양전함
일본의 경우, 1차 세계대전까지 조선과 만주에서만 식민지를 경영하였으므로 순양전함이 필요가 없었다.
그러나 쓰시마 해전의 전훈으로 대구경 주포[35] 와 충분한 속도가 있으면 방어력이 다소 떨어지더라도[36] 컨트롤과 진형으로 함대결전에서 우위를 차지할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지게 되고 이에 8척의 전함과 8척의 순양전함을 보유하자는 목적의 88함대 계획이 추진되지만, 일본 내부의 경제력 한계와 워싱턴/런던 해군 군축조약으로 인해 주력함의 신규 건조는 중단된다.[37]
탈조약 체제 이후의 야마토급 전함은 27노트로서 탈조약형 신전함으로서 최소한의 기동력은 충족했지만 오히려 순양전함의 사상보다도 더 후진적인 함대결전사상 속에서 일본의 전함들은, 너무 구식이라는 이유로 결전 전력에서 제외된 공고급을 제외하면 애지중지하며 아껴두기만 하느라 활약할 장소가 거의 주어지지 못했다. 그 결과 역설적으로 일본의 전함들 중 가장 강했던 나가토급과 야마토급은 전과는 커녕 함생의 대부분을 항구에 처박혀있기만 하다가 하나같이 허무하고 무의미한 최후를 맞이한 반면,[38] 가장 구식이고 약했던 공고급 순양전함은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이유로 다수의 순양함과 구축함들과 함께 발을 맞추며 수뢰전대의 탱킹 노릇을 착실히 수행하며 일본의 전함들 중 가장 많은 전과를 올렸고, 최후 역시 적과 싸우다 침몰하는[39] 군함다운 최후를 맞을 수 있었다.
5.4.3. 독일의 순양전함
독일의 순양전함은 영국과는 또 다른 개념이다. 그래서 독일의 순양전함은 전혀 다른 부류에 넣기도 한다. 독일에는 Schlachtkreuzer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는 2차대전기 독일의 영국 Battlecruiser에 대한 분류 명칭이며, 1차대전 전 건조된 독일제 Battlecruiser는 Großer Kreuzer(대형 순양함)으로 분류하였다.
독일의 순양전함은 처음에는 말 그대로 전함을 고속화시키는데 치중했기 때문에 방어력에 대한 투자가 영국식 순양전함보다는 높았다. 영국 순양전함들에 비해서 화력은 떨어졌지만 이는 순양전함의 화력을 낮게 잡으려고 의도한 게 아니라 당시 독일의 대구경 함포 생산에 문제가 있었을 뿐이다. 독일 순양전함들은 대부분 11인치 주포를 사용하고 1915년에 취역한 데르플링거급 순양전함에서 처음으로 12인치를 사용하는데 1914년에 취역한 쾨니히급 전함도 12인치 주포를 사용하고 있다.
문제는 방어력을 튼튼하게 해봐야 영국 순양전함에 비해서 방어력이 튼튼하다는 것이지 전함과 비교하면 더 얇은 것은 변함이 없다. 가령 쾨니히급의 측면이 350mm이고 몰트케급의 측면은 280mm이다. 물론 영국의 라이온급의 측면은 230mm가 안되니 영국 순양전함보다는 두껍지만 전함에 미치지는 못한다. 물론 영국 전함의 측면 방어력은 독일 전함보다는 약하므로(대신 갑판은 영국 전함들이 더 튼튼한 편이다) 측면 한정으로는 영국과 비슷한 수준까지 뽑아내는 경우도 있다. 가령 아이언 듀크급의 측면 방어력은 305mm 수준이라 몰트케보다는 두껍지만 데르플링거의 경우 거의 동급이다. 퀸 엘리자베스급은 측면이 330mm 수준으로 독일 전함보다 얇기는(대신 갑판은 QE급이 더 두껍다) 하지만 순양전함보다는 두껍다. 그 대신이라기는 뭣하지만 독일 순양전함들은 영국 순양전함들보다는 느리다.[40]
이렇게 된 이유는 영국 해군을 따라잡고 싶다는 어떤 인물의 해군 오덕후질 컨셉에 맞춰 해군을 급격히 팽창시키던 독일 해군의 상황 때문이다. 유능한 기술자와 설계자들을 모아서 '쟤네가 이러이러한 물건 만드는 것 같은데 우리도 한 번 만들어봐라'라는 물주의 요구에 따라 만든 것이 원인인데 잘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히 알고 있는 정보로 만들다 보니 시대를 앞서간 고속전함의 개념까지도 약간 섞여 들어갔다.
그리고 이후에 만들어진 샤른호르스트급 전함은 독일측에서 고심끝에 고속전함으로 만들었으나, 독일 해군의 어려운 사정때문에 28cm(=11인치) 3연장 주포를 3문 장비하는데 그쳐서, 영국측에서는 순양전함으로 분류되는 굴욕을 겪는다.[41][42]
5.5. 제2차 세계 대전에서의 순양전함
그리하여 2차 세계 대전기에는 이미 사장된 함급이었고 일부 국가에 구식 함으로 남아있었던 순양전함이지만 특유의 고속성능은 의외의 국면에서 진가를 드러내게 된다.
제2차 세계 대전에서 구식 전함들은 무용지물에 가까운 신세로 전락했다. 일본군의 나가토급 전함 무츠는 동부 솔로몬 해전에 참가했지만 '''너무 느려서''' 순양함들을 쫓아가지 못하고 낙오되었고, 영국군의 리벤지급 전함도 너무 느려서 선단 호위나 항구를 지키는 부유포대 등으로 쓰이는 등 영 좋지 않은 대우를 받았다. 미국의 구식전함들도 다를 게 없어서, 주력함대와 함께 바다를 누비는 것은 아예 불가능했다. 느린 속도 때문에 다른 배들의 발목을 잡는다는 이유로 미드웨이 해전에 참가하지도 못할 정도였다.[43]
그러나 순양전함은 빠른 속도 덕분에 항공모함을 쫓아갈 수 있었고, 화력도 상당했기에 모조리 전선에 투입되었다. 아무리 개장해도 본판이 순양전함이라 방어력이 떨어졌지만, 연합군도 추축군도 그런 단점은 무시했다. 신형 고속전함과 비교해도 더 빠르고, 화력도 전함급인 군함이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다. 동시대에 만들어진 구식 전함들이 천덕꾸러기 취급을 당한 것과 비교하면 천지차이.
태평양에서는 미국과 일본의 항공모함들이 주력이었기에 조연으로 밀렸지만, 일본군의 공고급 순양전함은 일본 전함 중에서는 가장 활약한 수훈함이었다. 구식이란 이유로 함대결전에서 제외되었지만, 어차피 속력을 감안하면 일본군에서 30노트급 속력을 내는 정규 항공모함을 호위할 수 있는 전함은 공고급밖에 없었다. 그러나 일본군에는 공고급과 동행할 수 있는 고속전함이 한 척도 없었기에, 공고급만 죽어라 굴러야 했다. [44]
미군은 결국 방어력이 부족한 순양전함을 만들지 않았지만, 만약 한 척이라도 있었다면 항공모함을 호위하기 위해서라도 분명히 전선에 투입했을 것이다.[45] 고속전함이라는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조차도 엔터프라이즈를 따라가지 못해서 호위임무 수행이 어려웠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미국이 순양전함 이상의 속력을 지닌 고속전함 아이오와급 전함을 손에 넣는 건 전쟁 말기의 일이다. 미국에 순양전함이 없어서 중순양함을 써먹은 바람에 인디애나폴리스 격침사건이 발생했다는 주장도 있는 모양이지만 인디애나폴리스 격침사건은 순양전함과는 관련이 없다. 인디애나폴리스가 단독으로 움직인 것은 기밀작전이었던데다 당시 일본군 잠수함들이 거의 씨가 말랐다고 여겼던 오판 탓이 더 크다. 다만 순양전함은 '''주력함'''으로 분류되므로, 스크랩하러 가는게 아닌 이상은 전투력이 0인 상태에서도 절대 혼자 다니지 않으므로, 격침은 될지언정 구출조차 못받는 사태는 없었을 것이다.
대서양에서는 항공모함이 조연이었기에 순양전함들도 전장에 나설 기회가 꽤 많았고 매우 소중한 전력이었다. 고속 순항이 가능했던 리나운급 순양전함과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은 전투와 초계는 물론, 전쟁터 뒷편에서 벌어졌던 수많은 보급 작전과 요인 수송 업무를 평시처럼 성공적으로 수행하며 영국 해군의 수훈함이 된다.
그러나 약한 방어력을 극복하지는 못했기에, 적의 전함과 충돌하면 큰 피해를 면할 수 없었다. 영국군의 후드가 비스마르크 추격전에서 격침되고, 일본군의 기리시마가 과달카날 해전에서 미군 전함 워싱턴에게 격침된 게 그 예다. 양쪽 모두 최신형 고속전함을 상대하다가 당한 케이스. 그리고 심지어 공고급 히에이는 겨우 뉴올리언스급 중순양함의 8인치포에 측면을 뚫려 중파당했다. [다만] [46]
5.6. 2차 대전 이후
전함의 시대가 끝난 전후에는 모든 순양전함이 사라졌지만, 터키에 남은 독일산 순양전함 야부츠[47] 는 전후에도 상당기간 활동하면서 터키 해군의 상징으로 있다가 해체된다.
그러나 2차 대전에서 방어력을 희생한 대신 화력을 유지하며 고속성능을 발휘한 순양전함은, 수훈함으로 활약하며 각국 해군에 좋은 인상을 남겼고, 항공기와 어뢰의 발달로 방어력의 향상이 유의미하게 여겨지지 않았기 때문에, 전후에 건조된 강대국 해군 주력함들의 방향성을 결정하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6. 각국의 순양전함들
사실 순양전함을 운용한 나라는 별로 많지 않다. 자체 건조해 운용한 나라는 영국과 독일뿐이며, 외국에서 도입해 운용한 나라도 일본과[48] 터키 두 나라뿐이다. 건조 시도를 한 나라까지 포함해도 미국과 러시아가 추가되는 정도다.
계획 단계에서 취소되었거나 건조 도중에 중단되어서, 함급 자체가 완성되지 못한 경우는 † 표기[49]
함급의 일부 혹은 전부가 항공모함으로 개장된 경우는 ☆ 표기[50]
- 영국 인빈시블급 순양전함: 최초의 순양전함.
- 영국 라이온급 순양전함
- 영국 리나운급 순양전함: 15인치 6문의 강력한 화력을 가졌으나 장갑은 순양함보다 좀 두꺼운 정도에 불과했다. 그러나 2차대전 당시 노르웨이 전역에서 HMS 리나운이 단독으로 독일 전함 샤른호르스트 및 그나이제나우를 격퇴하는 등 상당한 포스를 보여주었고, 리나운은 두 번의 대전을 모두 거치면서도 끝까지 살아남아 전후 생존함이 되었으며[51] , 종전 이후 함령이 워낙 오래되었음에 따라 명예롭게 퇴역한 후 스크랩되었다. 반면 자매함인 리펄스는 태평양 전쟁 초기에 말레이 해전에서 프린스 오브 웨일즈와 함께 육상출격 공격기 편대의 집중공격을 받아서 격침되면서, 장거리에서 출격한 항공기에 의한 전함의 격침이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가 되었다.
- 영국 인컴패러블급 순양전함†: 영국에서 1915년에 제안된 순양전함으로, 2연장 20인치 주포 3기라는 무식한 화력을 가지고 속도는 35노트로 세계 최정상급인 순양전함을 계획했다. 그러나 배수량이 46000톤이라는 초경량(?)이어서 만약 해당 사안대로 설계되었다면 장갑은 매우 얇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 영국 커레이저스급 순양전함☆: 사실 순양함이라 하기도 뭐하고 순양전함이라 하기도 뭐한[52] 요상한 함급이긴 하지만 조약에서 명백히 주력함으로 분류되었고, 무장 수준은 확실히 순양전함급이기에 기재한다.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1번함 커레이저스, 2번함 글로리어스, 3번함 퓨리어스 모두 항공모함으로 개장되었다.
- 영국 어드미럴급 순양전함: 영국 해군의 자존심이었던 바로 그 후드가 속한 함급이자, 순양전함이라는 함종의 태생적 한계를 여실히 드러낸 케이스이기도 하다. 순양전함이라는 함종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함선이기에 자세한 사항은 후술한다.
- 영국 K2/K3급 순양전함†: 유틀란트 해전 이후, 순양전함의 사이즈를 키운다는 발상으로 건조한 어드미럴급 순양전함의 건함 사상을 그대로 이어나간 배다. 즉, 어드미럴급 순양전함의 크기를 무식하게 키웠다. 당연히 현실성이 부족한 희망 사항에 그친 아이디어에 불과했고, 크기가 지나치게 큰 탓에 정박할 수 있는 부두가 거의 없고, 파나마 운하를 건널 수가 없어서 전세계 오대양으로 자유롭게 돌아다닐 수가 없다는 문제점에 맞닥뜨리게 되었다. 그 결과, 해당 계획은 취소되고 현실과 타협한 G3급으로 발전하게 된다.
- 영국 G3급 순양전함†: 어드미럴급 순양전함에 이은 차기 순양전함으로 구상되었다. 역사적인 포지션 상으로는 일본의 아마기, 미국의 렉싱턴에 해당한다.[53] 어쨌든, 이들과 마찬가지로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따라 건조 계획이 취소된다. 하지만 그 설계안은 이미 실현 가능한 영역에 도달해 있었고, 영국은 이 설계도를 기반으로 해서 이리저리 고친 다음, 이미 만들어져있던 주포를 올려서 워싱턴 해군 조약에서 허락받은 2척 만큼의 넬슨급 전함을 건조한다.[54] 하지만 16만 마력에 달하는 출력을 가진 순양전함 설계안을 억지로 뜯어고쳐서 4만 5천 마력의 전함으로 바꾼 결과는... 넬슨급 전함 항목에서 확인하는게 좋다.[55]
- 일본 B-40 순양전함†: 실제로 건조되진 않았으나, 해당 설계안은 후일 공고급 순양전함의 설계에 영향을 주었다. 기동성을 살려서 후퇴하면서 사격하기에 유리하도록 주포탑을 전방에 1기, 후방에 2기를 배치한 독특한 구조를 가지고 있었다.[56]
- 일본 공고급 순양전함: 영국 해군의 라이온급 순양전함을 기반으로 일부 설계가 변경된 화력강화형에[57] 가깝다. 이후 2차 대전 발발 전까지 대규모 업그레이드를 받아서 고속전함으로 재분류된다. 하지만 장갑강화정도가 미흡하여 제1차 과달카날 해전에서 히에이가 미국 중순양함의 근접사격으로 현측장갑이 관통돼서 항행불능이 된 후, 다음날 아침부터 캑터스 항공대의 공습을 받아 만신창이가 된 후 자침했으며, 제2차 과달카날 해전에서는 미 해군의 노스캐롤라이나급 전함 워싱턴에게 걸려 키리시마가 격침된다. 히에이나 키리시마나 장거리 포격전을 상정해 원판에 비해서는 갑판장갑을 대폭 강화한데 비해 현측장갑은 거의 건드리지 않았는데, 머피의 법칙대로 약 9,000m 거리에서[58] 전 세계의 16인치급 함포중 두 번째로 강력한[59] 워싱턴의 주포 일제사격으로 현측을 뚫려 격침된다.
- 일본 아마기급 순양전함☆: 88함대 계획의 일환으로서 총 4척이 건조될 예정이었으나,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항공모함으로 설계변경되었다. 본래 1번함 아마기와 2번함 아카기가 항공모함으로 개장될 예정이었지만, 아마기는 개장공사 도중 관동 대지진으로 인해 함체가 심하게 파손된 탓에[60] 결국 폐기되었고, 그 대신 아마기를 개장할 때 사용할 예정이었던 자재를 가지고 카가급 전함 1번함 카가가 대신 항공모함으로 개장되었다.[61] 2번함 아카기는 성공적으로 항공모함으로 개장되었다. 참고로 아마기와 아카기의 또 다른 자매함들이었던 3번함 타카오와 4번함 아타고의 경우는 순양전함을 개장하는게 아니라 항모를 그냥 새로 건조하는 것에 가까울 정도로 건조의 진척도가 낮았고, 남아있는 배수량 쿼터도 없었기 때문에 건조하던 도크에서 그대로 해체되었다.
- 일본 13호급 순양전함†: 88함대 계획으로 총 4척이 건조될 계획이었으며, 18인치 8문이라는 전대미문의 강력한 주포를 탑재할 예정이었다. 함선 자체의 덩치부터 무장, 장갑 두께까지 88함대 계획의 함선들[62] 중 최대급의 규모를 자랑하는 함선이 될 예정이었으나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계획 단계에서 취소되어 실제로 건조되지 않았다. 참고로 계획되었던 스펙을 살펴보면 순양전함이라기보다는 고속전함에 가까운 물건이었지만,[63] 건조를 계획하던 일본에서 순양전함으로 분류했기에 순양전함으로 간주된다.
- 독일 SMS 폰 데어 탄, 몰트케급, SMS 자이들리츠, 데르플링거급 순양전함: 제1차 세계 대전 시대의 전함으로 유틀란드에서 활약하였으나 종전후 싸그리 고철로 스크랩되거나 스카파플로우에서 자침하였다. 몰트케급 2번함 괴벤은 빌헬름 2세가 참전의 대가로 오스만 제국에 선물했기 때문에 이런 운명을 피하고, '야부즈'라는 이름을 받아 장장 1971년까지 현역에 있음으로 해서 사상 최장수 순양전함으로 이름을 올린다. 앞서 소개했듯이 장갑이 튼튼하면서도 속도가 빠른 독일식 순양전함이 바로 이들로, 전쟁초반 영국 해안가를 포격했던 독일 순양전함 전대는 3척의 순양전함과 1척의 장갑순양함으로 편성되었는데 이 장갑순양함인 SMS 블뤼허가 제일 먼저 격침되었다. 1차 대전 당시 독일 순양전함들은 절명직전까지 두들겨 맞고도 어떻게든 살아돌아온 걸로 유명했다.(단 데르플링거급 2번함 뤼초(Lützow)는 대파된 이후 자군 구축함에 의해 자침 처분)
- 독일 마켄젠급 순양전함†: 건조중이던 4척 중 3척은 상당한 수준까지 건조가 진행되었으나 건조 도중 종전에 의해 계획이 중단되어 완공되지 못하고 모두 스크랩되었다.
- 독일 에르자츠 요르크급 순양전함†: 마켄젠급의 확대개량형으로서 계획된 함선으로, 계획 단계에서 취소되었다.
- 독일 O급 순양전함†: Z 계획의 일환으로 계획되었으나, 계획 단계에서 취소되었다.
- 미국 렉싱턴급 순양전함☆: 총 6척이 건조될 예정이었으나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1번함 렉싱턴과 3번함 새러토가가 항공모함으로 설계변경되었고, 나머지 4척은 폐기되었다.
- 러시아 제국 이즈마일급 순양전함†: 화력은 14인치 12문으로 제법 강력하고 속도는 26.5노트로 1차대전기 순양전함과 비슷한 속도였다. 방어력은 순양전함의 한계를 드러내는 약한 방어력으로 드레드노트급 전함들이 쓰던 12인치 포나 겨우 막을 수준에 불과했다. 총 4척을 완성할 예정으로 건조가 진행되었으나 1917년 혁명이 터지며 4척 모두 건조가 중지되고 말았다. 이후 건조 재개나 41cm 포를 사용하는 개장, 항공모함으로의 개조 등이 추진되었으나 어느 계획도 실행되지 못한 채 해체되는 운명을 맞이했다.
- 이탈리아 프로젝트 오토 순양전함†: 계획 및 설계만 되었다.
- 프랑스 17,500 / 37,000 / 23,333 / 26,500톤급 순양전함†: 계획 및 설계만 되었다. 참조
6.1. 마지막으로 건조된 순양전함 후드
순양전함들 중 유명한 것은 나치 독일의 전함 비스마르크에게 격침당한 것으로 유명한(…) 영국해군의 어드미럴급 순양전함 후드(HMS HOOD)가 있다.
후드의 전장은 262.3m이며 전폭은 31.8m이고, 이는 동시대의 다른 군함들을 뛰어넘는 수치이며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각국의 건함이 억제되던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세계 최대의 전함'''으로 군림했다. 이게 얼마나 큰지 실감이 안 나면 역사상 최대의 전함인 야마토가 전장 263m, 전폭 38.9m라는 것을 상기해보자.[64]
후드는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과 짝을 이루는 순양전함으로 계획되었으며,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과 동일한 주무장인 15인치 2연장 주포탑 4기 총 8문을 장비했고, 무려 31노트라는 어마어마한 속력을 낼 수 있었다. 이러면서도 12인치 경사장갑이라는 상당한 수준의 장갑을 둘렀기에 그 방어력은 순양전함치고는 대단했고, 사실상 고속전함에 가까운 함정이 되었다. 전함급의 화력과 방어력을 유지하면서 31노트의 속력을 내다 보니 세계 최대의 전함이 되고 말았지만.
후드가 이렇게 된 것은 원래 후드가 독일 해군이 계획한 막켄젠급에 대항해서 건조되었다가, 기공 후 얼마되지 않아 유틀란드 해전이 터지자 그 전훈을 교훈삼아 대대적인 설계변경으로 상당한 방어력 강화가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따라서 그렇게 장갑을 둘렀어도 1920년에 31노트, 낡아서 출력이 떨어진 1941년에는 28노트였다. 최대배수량이 47,430톤임을 감안하면 대단히 빠른 셈이다. 그저 수치만으로 보면 거의 아이오와급 전함과 화력 빼고는 거의 대등해보이는 수준의 고속전함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였다.
같은 시대에 최강급 전함들과 비교해보면, 미국 전함은 방어력이 좋지만 속도가 20노트 정도여서 너무 느리고, 영국의 넬슨급 전함도 23노트 정도에 불과하며, 일본의 나가토급 전함조차 26노트여서 후드를 따라잡을 수 없었다. 주포가 15인치이므로 16인치급 주포를 가진 전함보다 화력 면에서 뒤지기는 하지만, 나름대로 방어력이 강화된 데다가 속력이 워낙 압도적이니 충분한 가치를 지닌 셈이다. 덤으로 외형까지 멋지게 생겼기에, 영국 국민들로부터 마이티 후드(Mighty Hood)라 불리며 사랑받았으며, '가장 아름다운 군함'이라고 불리기도 했을 정도였다.
하지만 어디까지나 건조 중의 설계변경이었기 때문에 유틀란트 해전의 전훈을 완전히 반영하지는 못했고, 대전종료 후 해군의 휴일 기간동안 약간의 개장을 받기는 했으나 2차대전 발발직전까지 영국 해군의 사실상 최강의 전함(화력만으로 따지면 넬슨급이 더 강력하지만 넬슨급은 속도가 느리다.)이었고 동급함도 없었던 탓에 전력에서 하루라도 제외할 수 없어 결국 전쟁발발 때까지 실질적인 장갑 강화 개장은커녕 제대로 된 대정비 한번 받지 못했다. 정확히는 1930년대 중반에 개장 계획이 완료되었으나, 리나운이 1936~1939년에 먼저 개장이 되면서 후드의 빈자리를 어느 정도 메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받았고, 그래 그 다음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2차 대전이 발발하면서 리펄스와 후드의 개장은 무산되었고, 비스마르크 추격전에 참가해 비스마르크와 직접 교전하나 결국 머피의 법칙대로 현측장갑에서 약점으로 지적당해왔던 곳을 피탄당해 그대로 유폭하며 순식간에 격침당했다.[65]
상세한 것은 후드(순양전함) 항목을 참고할 것.
6.2. 애매한 경우들
- 영국의 대형 경순양함들
흔히 Large Light Cruiser라고 분류되는 1차대전기 영국이 건조했던 함정들. 커레이저스급(커레이저스, 글로리어스)과 퓨리어스가 있다.[66] 빠른 속력을 살려 발트해 연안에 접근, 상륙전 지원이나 연안 포격을 가한다는 단 하나의 용도로 건조되었다.
순양전함의 성격을 두고 논쟁이 있으나 이 경우는 정말로 커다란 순양함에 전함급의 함포를 올린 것이다. 그렇지만 순양함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니터함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흘수는 원양항해용의 동급 함정과 똑같이 깊고, 모니터함치고는 지나치게 대형에 고속이고, 전함이나 순양함으로 분류하기에는 용도가 전혀 다른 난감한 함정이다. 영문위키에서는 순양전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히 건조해놓았는데 쓸 데가 거의 없어서 놀다가, 3척 모두 나중에는 대형 선체를 살려서 항공모함으로 개조되었다. 게다가 퓨리어스는 애당초 취역할때부터 후갑판에 원래의 주무장인 18인치 주포를 떼고 비행갑판을 다는 개조를 한 채로 나왔을 정도였다. 이때 커레이저스급에서 들어낸 15인치 주포는 나중에 전함 뱅가드를 건조할 때 재활용했다.
순양전함의 성격을 두고 논쟁이 있으나 이 경우는 정말로 커다란 순양함에 전함급의 함포를 올린 것이다. 그렇지만 순양함으로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모니터함의 일종이라고 볼 수도 있으나, 흘수는 원양항해용의 동급 함정과 똑같이 깊고, 모니터함치고는 지나치게 대형에 고속이고, 전함이나 순양함으로 분류하기에는 용도가 전혀 다른 난감한 함정이다. 영문위키에서는 순양전함으로 분류하고 있다.
당연히 건조해놓았는데 쓸 데가 거의 없어서 놀다가, 3척 모두 나중에는 대형 선체를 살려서 항공모함으로 개조되었다. 게다가 퓨리어스는 애당초 취역할때부터 후갑판에 원래의 주무장인 18인치 주포를 떼고 비행갑판을 다는 개조를 한 채로 나왔을 정도였다. 이때 커레이저스급에서 들어낸 15인치 주포는 나중에 전함 뱅가드를 건조할 때 재활용했다.
- 독일 포켓전함들
살짝 큰 순양함 크기이나 주포가 11인치 3연장 주포탑 2기로 동시대 중순양함의 표준무장이었던 8인치 연장 4~5기에 비해서는 어느 정도 우위를 가진데 반해 장갑은 최대 수치가 현측 50mm 정도로 사실상 경순양함급이라 6인치 포에 관통될 정도로 약한 장갑을 가진 특이한 함종. 적당한 고속과 장대한 항속거리로 통상파괴용 어중간한 군함으로 건조되었다. 실은 베르사유 조약에 의해 본격적인 드레드노트급 전함을 건조할 수 없었던(베르사유 조약에 의해서 무게 1만톤 제한에 11인치 주포로 제한을 받다보니) 나치 독일이 가지고 있던 전드레드노트급을 대체할 함선을 그나마 좋게 뽑아본다고(1만톤으로 대응방어는 꿈도 못꾸니 방어력은 경순양함급으로 하고 검증이 완벽하게는 안된 디젤 엔진과 용접건조를 대대적으로 도입해서 그나마 빠른 속도와 제한된 하중안에서 최대한 튼튼하게 만든) 여기저기 무리한 설계를 해서 건조한 전함 아닌 전함이다. 그래서 국제적으로는 화력이 강한 중순양함 취급을 받기도 한다. 그래도 정통 전함보다는 더 많은 전과를 올리기도 했다. 그런데 사실 당시 독일 해군에서 믿을만한 게 U보트밖에 없었던지라...
- 독일 샤른호르스트급
이미 순양전함 개념이 사실상 사장된 2차 세계대전 직전에 설계된 함종으로, 단지 전체적으로 성능이 뒤떨어지지만 고속성능은 살렸다는 점에서 편의상 이렇게 분류된다. 실제로는 화력을 제외한다면 전함으로 분류할 수 있다. 사실 11인치라는 주포는 동시대의 전함에 제대로 된 타격을 못 줄 정도로 빈약하므로 전함급치고는 심각한 문제였다. 애초에 샤른호르스트급 자체가 15인치 2연장 주포탑 3기를 탑재하는 것을 염두에 두고 설계했으나 영국 해군과의 정치적 이유 및 15인치 주포의 조달문제로 인해 11인치 3연장 포탑을 장착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종이장갑 리나운과 킹 조지 V세급 듀크 오브 요크와의 교전이 잘 보여준다. 영국에선 순양전함으로 분류하지만[67] 독일의 분류는 전함이다. [68]
- 미국 알래스카급 대형순양함
일본의 전간기 중순양함이나 독일의 장갑함 등에 대항하기 위해 만들어진 대형순양함. 독일의 전함인 샤른호르스트급이 28cm 주포인데 순양함이라는 놈이 305mm 주포를 달고 있으니 이것도 전함 아니냐는 이유로 순양전함으로 분류하는 경우도 있다. 사실 초기 순양전함의 설계사상이 동급 이하의 함종들을 확실하게 제압할 수 있는 주력함이라는 점에서 보면 어떤 면에서는 일리가 있는 주장이기도 하지만...
그러나 알래스카급은 당시 각국에서 진행되던 순양함 스펙 올리기 경쟁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타국에서도 이런저런 대형 순양함들이 계획되었으나 2차대전 발발로 다 페이퍼플랜 단계에서 취소되었고 미국만 끝까지 건조하는 바람에 유독 튀어보이지만 동세대의 진짜 전함들에게는 이빨도 안들어가는 성능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순양전함이 아니라고 명백히 밝혔다.[69]
그러나 알래스카급은 당시 각국에서 진행되던 순양함 스펙 올리기 경쟁의 일환으로 보아야 한다. 타국에서도 이런저런 대형 순양함들이 계획되었으나 2차대전 발발로 다 페이퍼플랜 단계에서 취소되었고 미국만 끝까지 건조하는 바람에 유독 튀어보이지만 동세대의 진짜 전함들에게는 이빨도 안들어가는 성능이었다. 무엇보다 미국에서 순양전함이 아니라고 명백히 밝혔다.[69]
- 일본 B-65 초갑순
계획 및 설계만 되었다. 프로젝트명은 순양전함을 뜻하는 'B'가 들어가 있지만,[70] 해당 함 자체를 초갑형 순양함이라고 칭하는[71] 점을 보면 알래스카급과 같은 대형순양함이라고 보아야 한다.
- 소련 크론슈타트급 순양전함 및 스탈린그라드급 순양전함
계획 및 설계만 되었다. 무장이나 방어력 면에서 이들 함선은 실질적으로 알래스카급 같은 대형순양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72]
흑해에서 지중해로 나가는 터키의 보스포르스 해협과 다르다넬스 해협을 지나가기 위해서 눈 가리고 아웅할 목적이었다. 터키는 이 해협에서의 전함과 항공모함의 통행을 금지하고 있기 때문. 그래서 키예프급 항공 중순양함도 항공기 탑재 순양함이라는 괴악한 함급분류를 달았다.
그 크기와 강력한 무장으로 인해 때때로 서구권 밀리터리 매체에서는 Battlecruiser로 분류하기도 한다. 비공식적으로 키로프급을 Battlecruiser로 분류하는 또 다른 이유는 2차대전 당시의 키로프급 순양함과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순양함으로 발표된 만큼 서구권, 러시아 구별없이 공식문서상에는 순양함으로 분류된다.
순양함이라기에는 역시 덩치가 너무 크다. 애초에 키로프급에 순양함이라는 호칭이 붙은 이유가 그 크기와 강력한 무장으로 인해 때때로 서구권 밀리터리 매체에서는 Battlecruiser로 분류하기도 한다. 비공식적으로 키로프급을 Battlecruiser로 분류하는 또 다른 이유는 2차대전 당시의 키로프급 순양함과 쉽게 구분하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물론 공식적으로는 순양함으로 발표된 만큼 서구권, 러시아 구별없이 공식문서상에는 순양함으로 분류된다.
7. 기타
구 일본 해군의 야마토급 전함 야마토는 모든 면에서 전함이 틀림없는데도 불구하고 많은 일본 매체에서 심심하면 Battlecruiser로 번역하곤 한다. 대표적인게 '우주전함 야마토'를 'Space Battlecruiser Yamato'로 번역하는 것.
8. 각종 매체의 순양전함
실제의 순양전함은 일시적으로 쓰인 함종에 불과했으나, 의외로 미디어에서는 'Battlecruiser'라는 명칭의 부류는 상당히 흔히 볼 수 있다. 어감이 좋아서인듯 하다. 한국어로도 그냥 순양함이나 전함보다는 순양전함이라고 하면 좀 더 뭔가 있어보이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는데 영문으로도 비슷할 듯 하다. 사실 순양함도 전함도 안 나오고 함급 분류도 엄밀히 하지 않는 성 싶은데 대형함이라고는 순양전함만 나오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으로 스타크래프트.
원래는 전함과 체급 차이가 애매하지만 미디어에 등장할 때는 전함과 순양함 사이의 존재로 등장하기도 한다.
8.1. 홈월드2
8.2. 스타크래프트 시리즈의 테란 전투순양함
8.3. EVE 온라인
순양함과 전함 사이의 함급으로 크기는 순양함과 비슷하거나 약간 크다. Combat Battlecruiser와 Attack Battlecruiser로 나뉘는데, 전자는 순양함의 능력을 강화한 전투순양함에 가깝고, 후자는 순양함 체급에 전함 함포가 달려 화력은 매우 뛰어나고 어쨌든간 체급이 순양함이라 기동성도 뛰어나지만 탱킹은 동 레벨 전투순양함보다 약한 순양전함에 가깝다. 전자의 함급은 3렙 미션에서 무난무난하게 쓰이고, 후자의 함급은 미션에서는 절대 못 써먹으면서 PVP에선 쓸만하다.
8.4. 메탈슬러그 시리즈
정확히는 모니터함에 가깝다.
[1] 취소된 렉싱턴급 순양전함이 CC로 시작되는 헐 넘버를 받았다. 렉싱턴이 CC-1, 새러토가가 CC-3. CB는 알래스카급 대형순양함과 같은 대형순양함(Large Cruiser)에 쓰이는 기호이다.[2] 독일은 Schlacht(battle) Kreuzer(cruiser), 프랑스의 경우 Croiseur(cruiser) de(of) bataille(battle), 러시아의 경우 Линейный(linear) крейсер(cruiser)(전열순양함), 중국은 전열 순양함[3] 영국 해군성 주간명령 351호, 1911년 11월 4일자의 내용: 4 November 1911, Admiralty Weekly Order No. 351 laid down the decision that "All cruisers of the Invincible and later type are, for the future, to be described and classified as battlecruisers to distinguish them from armoured cruisers of the older type."(구식 장갑순양함들과 구분하기 위해 인빈시블과 같은 순양함(All cruisers of the Invincible and later type)들은 Battlecruiser로 분류한다.)[4] 하지만 보통 워리어같은 배수량 큰 장갑함이나 전 드레드노트급 전함부터는 한 번 해역에 배치되면 어지간해선 연료비와 정비비 등의 이유로 다른 쪽으로는 잘 안 가고 출항하는 것 자체도 큰일이었다는 것을 생각해야 한다. Battlecruiser의 건조 목적 자체가 군비경쟁이 가속화되는 시대에 건조하고 배치하는데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고 장갑에 대량으로 투자했기에 속도와 연비가 떨어지는 전 드레드노트와 드레드노트급 전함 대신 필요할 때 순양함들과 팀을 이뤄 원하는 대로 여기저기 돌아다니며 쓸 수 있으며 운용에 필요한 기지 수도 줄일 수 있는 전함급 화력을 가진 순양함급의 속도와 항속거리를 가진 함을 원했기에 나온 함종이다.[5] 예컨대 '물리', '경제' 같은 한자 단어들은 한자 자체의 뜻과는 무관하게, 서양 물리학 및 경제학을 선도적으로 도입하여 번역한 일본의 번역례를 그대로 따라 중국어나 한국어에서도 쓰이고 있다.[6] 예를 든다면 소련 해군이 1983년에 도입해서 러시아 해군으로의 이관 후인 2001년까지 운용한 SSV-33은 키로프급의 설계를 그대로 활용한 지휘순양함으로, 자체방어용 무장밖에 장비하고 있지 않다. 또한 미 해군의 지휘순양함인 블루 릿지급도 마찬가지로 CIWS, 기관포 등의 자체무장이 전부이다.[7] 참고로 전함(battleship)이라는 단어는 근대적인 전함 개념이 정착되기 전까지의 옛 문헌에서 '전함'은 군함과 동의어로 쓰였다. 지금도 전함을 이런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가 있는데, 엄밀히 말해서 틀린 것은 아니다. 국어사전에 실린 전함의 뜻에는 군함 전반을 통칭하는 의미도 분명히 있기 때문이다. 다만 근대 해군의 함종 중 하나인 전함과 혼동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특히 밀리터리 및 전문성 높은 역사 관련 문헌에서는 구별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며, 이런 책에서는 전함을 군함 전반을 통칭하는 의미로 사용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전차에 charriot라는 의미가 있다고 해서, 현대군사학에서 그 의미가 엄밀하게 정의된 '전차'라는 단어를 군용차량 전반으로 말하지 않듯이. 여기에 사족이지만 전투능력이 있건 없건 군에 소속된 선박이라면 붙여지는 함이라고 부른다. 물론 배수량이 너무 작은 고속정같은 경우는 예외지만.[8] 전투함은 구축함, 프리깃, 순양함, 전함 등 전투에 사용되는 모든 해군함정을 일반적으로 부르는 단어이다.[9] 반면 구축함이나 순양함은 구식이 되어도 초계, 훈련 등의 용도로 여전히 쓸모가 있었다. 이는 오늘날에도 마찬가지이다.[10] 전간기의 전차나 소총, 전투기가 세대교체되던 속도와 비교해보면 알기 쉽다.[11] 그리고 그 이전 세대의 전열함도 마찬가지로.[12] John Arbuthnot "Jacky" Fisher, 1st Baron Fisher of Kilverstone[13] 이후 터빈기술의 발전으로 군함의 출력이 엄청나게 올라가고, 주포탑의 기술도 발전해서 더이상 장갑을 줄일 필요도, 주포탑을 줄일 필요도 없게 된다. 그렇게 피셔 경의 꿈의 전함은 '''고속전함'''으로서 완성된다.[14] 순양전함만 내보내면 다른 함급은 대규모 관함식이거나 순양전함 스케쥴이 다 찬게 아닌 이상, 신경을 끄고 훈련과 정비에 전념하면 되었다.[15] 가령, 공고급 순양전함 히에이는 군축 조약에 따라 장갑을 모두 해제한 이후에는, 덴노가 일본 해군 순시를 위해 타는 배가 되어 어소함(御召艦, 오메시)으로 불리기도 했다. 일본 본토에서의 인기는 '''나라의 자랑'''이라던 나가토, 무츠와 나란히 했을 정도.[16] 순양전함이 없다면 현재 한국 해군의 독도함이 그렇듯이 진짜 주력함이 사열받거나 최신예 순양함이 순방에 동원되어야 하는데, 이는 해군의 스케쥴 관리나 나라의 국방에도 지장을 준다.[17] 리나운급 순양전함 리나운은 프린스 오브 웨일즈였던 에드워드 8세를 태우고 전세계를 방문하였으며, 로열 요트라는 별명도 얻었다. 당시에는 진짜 요트처럼 온 선체를 하얗게 도색하고 다녔다.[18] 샤른호르스트급 전함도 마찬가지였다. 다만 공고급 순양전함은 그러지 못했다. [19] 때문에 영국해군의 최후의 순양전함인 '''후드'''는 해군장병들은 물론이고 대중들에게도 'Mighty HOOD'라는 이름으로 불리며 영국인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렇기 때문에 후드 격침이라는 희대의 사건이 발생하자 영국 해군이 전 함대를 집결시킨 작전이 바로 '''비스마르크 추격전''' 이다.[20] 이 장점은 모든 국가가 전시 평시할 것 없이 잘 써먹었고, 현대 해군에서는 어떤 함급의 기함은 동형함이거나 그보다 딱 한칸만 높은 함급이어야만 하는것은 아니라는 개념이 당연하게 여겨지게 된다.[21] IJN 공고급 전함이 개량 후 빨라진 속력과 전함보다 낮은 중요도 때문에 일본 전함 중에서는 제대로 일한 경우가 된 것과 비슷하다.[22] 물론 구형 순양전함이 아니라 신형 순양전함보다 느리다는 이야기이다.[23] 양쪽의 주포는 거의 같은 물건이었다. 물론 순양전함이 포문수가 적은 경우가 많았지만.[24] 당장 후드와 같이 투입된게 고속전함인 프린스 오브 웨일즈이고 이후 로드니가 비스마르크를 추격할때 킹 조지 5세도 같이 갔다.[25] 진짜로 포탄도 못쏜건 아니도 영국 주력함대는 2차례 독일 함대를 T자로 가로지르면서 포격을 가했고 2차 공격은 그냥 일방적으로 난타했다.[26] 이건 퀸 엘리자베스급이 순양전함과 같이 움직일 수 있어서 같이 움직였기에 그런거지 다른 전함들과 같이 있다가 달려간게 아니다. 원래라면 퀸 엘리자베스 급이 시작부터 전투에 투입되어야 했는데 비티와 토마스간에 제대로 의사전달이 안되어서 순양전함들과 분리돼서 늦게 도착한 것.[27] 사실 이미 최초의 순양전함인 인빈시블급의 건조가 논의중이던 1905년에 순양전함의 아버지라고 할 수 있는 피셔 제독이 고속전함을 만들자는 생각을 내놓았고 조함국도 22,500톤 급의 배수량을 가진 고속성능을 갖춘 드레드노트급에 해당하는 설계안을 내놓았지만 예산문제로 인해 건조되지는 않았다. 출처: British and German Battlecruisers, pp. 88-89[28] 그러나 그 이전에 이미 고속전함이 존재했기에 이런 해석은 다소 무리가 있다.[29] 자탄 방어가 안되므로 어떤 의미에서는 순양전함과 비슷한 면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미군의 1,224kg짜리 16인치 초중량탄의 관통 성능이 동급 포탄 중에서 유달리 뛰어났던 것 뿐으로 타국의 일반적인 16인치급 철갑탄은 충분히 막아낼 수 있었다. 아이오와급 전함은 어디까지나 고속전함이지 순양전함은 아니다. 다만 속력을 매우 강조했다는 점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전함'과는 조금 이질적인 존재이기는 하다. 사우스다코타에서 1만톤 늘어난 배수량을 속력으로 돌렸으니.[30] 그래서 워스파이트의 개장 스펙이 퀸 엘리자베스나 밸리언트보다 약하다.[31] 그 결과 1차 세계 대전때 처음 진수되었던 이들 전함들은 2차 세계 대전에서도 킹 조지 V세와 동일한 수준의 임무를 수행하며, 그 과정에서 독일 이탈리아의 수상함 세력과 정면으로 맞붙어도 전혀 밀리지 않게 된다.[32] 주력함의 건조 제한으로 빛을 본 것은 중순양함이다. 그러나 그 중순양함도 곧 조약의 제한을 받게 된다.[33] 영국의 라이온급 순양전함 등 대부분의 순양전함들[34] 렉싱턴급 순양전함과 커레이저스급 순양전함, 아마기급 순양전함[35] 공고급의 14인치, 나가토급의 16인치 주포는 미국이나 영국보다도 앞서 실전배치되었다. 야마토급의 18.1인치는 인류 역사상 최대 구경의 함포이니 더 이상 말할 필요가 없다.[36] 태생이 순양전함인 공고급과, 영미의 16인치 전함군에 비해 장갑 두께가 확연히 얇은 신조시 나가토급의 스펙에서 잘 드러나는 부분, 하지만 이는 쓰시마 해전 당시 러시아 전함의 방어력이 과적과 텀블홈 선체 탓에 문제를 안고 있었다는 것을 간과한 시각이었다.[37] 이 때 88함대 계획의 일환으로서 건조되고 있던 아마기급 순양전함 2번함 아카기와 카가급 전함 1번함 카가가 항공모함으로 변경되어 완성되었다. 본래 목적으로는 아마기급 순양전함 2척을 항공모함으로 개장하고 카가급 전함은 모두 폐기할 예정이었지만 관동대지진에 의해 도크에서 개장 작업중이던 아마기의 함체가 심하게 파손되어 어쩔 수 없이 아마기를 폐기하고, 아마기를 개장할 때 사용할 예정이었던 자재를 가지고 카가를 대신 개장하게 되었다.[38] 나가토는 일단 전후생존함이 되었지만 그 탓에 핵실험의 표적함으로 사용되면서 비참한 최후를 맞았고, 무츠는 항구에 정박하고 있던 도중 3번 주포탑에서 원인불명의 폭발사고가 발생해 허망하게 침몰했다. 야마토는 제대로 싸우기 위한 것도 아니고, 패전 이후 해군이 "이렇게 열심히 싸웠지만 지고 말았다"는 식으로 자신들의 위신을 세우려는 목적으로 '''야마토를 가라앉히기 위한 작전'''이었던 천일호 작전에 투입되어 무의미하게 침몰했다. 그나마 이들 중에서는 무사시가 가장 군함다운 최후를 맞았는데, 미끼가 되어 미군의 공격을 받아내는 탱커 역할을 수행하다가 미 해군 소속 항공기들의 공격을 받아 격침당했다. 물론 미 해군의 항공기들이 2시간이 넘는 긴 시간동안 6차례의 공습을 가해 격침시켰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무사시의 방어력은 대단한 수준이었지만 미군의 공격력은 그를 훨씬 상회했고, 이 전투가 전략적으로 유의미한 결과를 이끌어 내지도 못 했다. 역설적으로 보면 이렇게나 튼튼한 전함을 가지고서 제대로 써먹을 생각은 안하고 허구헌날 항구에 처박아놓기만한 일본 제국 해군의 무능이 잘 드러난다고 볼 수 있다.[39] 자매들 중 가장 오래 살아남은 3번함 하루나는 직접적인 전투가 아니라 구레 군항 대공습 당시에 격침당했다. 물론 공고급에 속한 만큼 이런저런 전과를 올리긴 했다.[40] 라이온급같은 순앙전함에 비해서는 1~2노트 느리고 중유 보일러를 사용하는 리나운급이 나오면 7~8노트로 벌어진다. 한편 독일은 기존에 쓰고 있던 석탄 보일러인데, 석탄질이 전쟁중에 나쁜 것도 써서 계획보다 속력이 줄기도 했다.[41] 전함은 전함으로만 저지할 수 있다라는 것이 전략병기였던 전함의 1차 존재 이유였기 때문이다.[42] 2번함 그나이제나우는 비스마르크급 전함과 같은 15인치 2연장 주포로 환장할 계획이라도 세워지긴 했지만 실현되진 못했다. 1번함 샤른호르스트의 경우 해당 계획이 발의되기 이전에 HMS 듀크 오브 요크를 위시한 영국 함선들과 싸우다 격침당했다.[43] 대신 미 해군은 느린 표준형 전함들을 지상화력지원함으로 알뜰하게 써먹었다. 상륙 전 사전포격을 담당하면서 숙련도가 쌓인 이 표준형 전함들은 이후 고속전함들이 지상화력지원에 참여했을 때도 더 우수한 명중률을 기반으로 고속전함들보다 더 많은 유효타를 냈다. 아예 결전병기랍시고 활약상 자체가 없는 일본 전함들과는 다르다.[44] 사실 이것은 복합적인 요인이 있다. 함대결전용이랍시고 아낀 것도 사실이지만 발이 느려서 항공모함이나 순양함, 구축함들과 함께 작전하기 힘들다는 점도 분명히 발목을 잡았다. 2차 대전 기준으로 일본 해군에서 고속전함이라고 불러줄 만한 전함은 기껏해야 가장 덩치가 큰 야마토급 전함인데, 이마저도 최고 항속은 27노트 정도여서 항공모함들과 발맞추기는 힘들었다. 그래서 순양전함에 불과한 공고급을 고속전함이라고 우겨가며 써먹은 것이다.[45] 물론 어디까지나 '있었다면' 그랬을 것이라는 정도지 미국이 순양전함이 반드시 필요했다고 여겼던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 전쟁이 터지고 나서 미국 조선소들의 최우선순위는 항공모함으로 거의 즉시 넘어갔고 전함들은 후순위로 밀렸으며 그나마도 순양전함은 설계조차 하지 않았다. 대신 중순양함 킬러로 알래스카급 대형순양함이라는 묘한 함종이 등장했다.[다만] 이는 히에이가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 때문에 장갑을 전부 덜어내고 훈련함+덴노의 좌승함으로 전용되었다가 2차대전이 발발하자 장갑을 다시 붙여서 그럴수도 있다.[46] 일단 수치상으로는 공고급의 장갑이 더 두껍기는 하고 뉴올리언스의 포탄이 더 무겁고 빠르니 관통력도 우세할 것이다. 그 외에도 영국 함대의 계획대로 흘러간 포클랜드 해전과 난타전으로 흘러간 과달카날 해전의 상황의 차이도 있고.[47] 몰트케급 순양전함 2번함 괴벤[48] 공고급 순양전함 중 1번함 공고를 제외한 나머지 함은 일본에서 건조되긴 했지만, 기술과 설계도는 영국에서 제공받았으니 자체 건조라 보기는 다소 무리가 있다. 일본의 독자적인 기술을 가지고 진정한 의미에서의 자체 건조가 이루어질 예정이었던 아마기급 순양전함은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에 의해 계획대로 건조되지 못하고 2번함 아카기가 건조 도중 항공모함으로 설계가 변경되어 완성됐기 때문에 순양전함은 공고급밖에 없게 되었다. 다만 군축조약이 아니었다면 실제로 아마기급을 건조해서 운용했을 것이기 때문에 당시의 일본은 순양전함을 건조할 능력은 있었다고 볼 수 있다.[49] 해당 함급에서 한 척이라도 완성된 경우 표기하지 않는다.[50] 고속의 대형함이라는 특징 때문에, 워싱턴 해군 군축조약으로 칼을 맞게 된 많은 순양전함들이 건함 도중 항공모함으로 개조됐다. 지못미스런 일이지만, 이렇게 개조된 항공모함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대활약을 하거나, 선체 자체가 넉넉해서 전쟁기간의 최신예 정규 항공모함과 동등한 성능을 자랑한 덕분에 전간기부터 종전시까지 현역으로 활동한다던지, 대혈투나 난투극에서 목숨걸고 싸우는 등 밥값은 했다. 참고로, 순양전함은 빠른 속력을 내기 위해 비슷한 체급의 전함보다 훨씬 더 길이가 길게 설계되며 강력한 기관부가 탑재되기 때문에 순양전함이 항공모함으로 개장될 경우 비행갑판을 보다 길게 할 수 있고, 기동력도 빨라 진다는 장점이 있다. 또한, 순양전함의 고질적 단점인 약한 방어력은 항공모함이라는 함종 자체가 애초에 방어력이 상대적으로 덜 중요한 함종이기 때문에 별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이러다보니 전함의 함체보다 순양전함의 함체가 항공모함으로 사용하기에는 더 적합했다.[51] 순양전함 중 유일한 전후 생존함이다.[52] 이 함급을 건조하고 운용한 주체인 영국에서는 '대형 경순양함'이라는 분류를 사용했다.[53] 다만 G3급은 허세였다는 의견도 있다.[54] 참고로 전함인 넬슨급을 건조하는데 전함 계획안이었던 N3급 전함이 아니라 순양전함인 G3급의 설계를 유용한 이유는, N3급의 경우 18인치 주포를 탑재하는 것을 상정하고 설계한 거함이라 그 설계를 이용해서 16인치를 탑재할 경우 막대한 비용 낭비가 예상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원래부터 16인치를 탑재할 예정이었던 G3급을 기반으로 해서 방어력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넬슨급의 설계를 진행한 것이다.[55]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화력과 방어력은 괜찮았지만, 느려터진 속도가 매사에 발목을 잡았다는 한 마디로 요약이 가능하다. 사실 화력도 16인치를 달고 있었음에도 경량 고속탄을 사용한다는 한계점 때문에 실질적인 위력 자체는 15인치급의 위력밖에 나오지 않았고, 심지어는 15인치 주포를 사용하는 퀸 엘리자베스급 전함에 신형탄을 사용할 경우 갑판 타격능력은 오히려 열세를 보였다고 한다. 15인치급 주포 중 가장 우수하다고 평가받는 옆 나라의 리슐리외급 전함의 주포와 비교하면 오히려 더 작은 주포를 가진 리슐리외급 쪽이 모든 거리에서 관통력이 더 높았다고 한다.[56] 사실 이런 구조는 구축함과 같은 기동성이 높은 함선에 어울리는 설계이다. 순양전함이 아무리 기동성이 높다 한들 기본적으로 타고난 체급이 있다보니 구축함이나 경순양함처럼 함체를 이리저리 휙휙 돌려대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대형함에는 어울리지 않는 설계이다.[57] 라이온급의 주포는 13.5인치(343mm)고 공고급은 14인치(356mm)이다.[58] 멀어 보이지만 전함간 포격전에서는 엄청난 근거리다. 보병으로 비유하자면 육안으로 적의 얼굴을 알아볼 수 있을 정도의 초근거리에서 싸우는 것과 같다고 보면 된다. 이 거리에서의 포격전이라면 갑판장갑이 관통될 확률은 낮고 명중한다면 현측장갑이다.[59] 가장 강력한 것은 아이오와급 전함의 함포. 포신이 좀 더 길어서 위력이 더 크다.[60] 배의 척추나 다름없는 용골이 부서져서 수리불가 판정을 받았다고 한다.[61] 아마기 대신 개장된 카가는 일본이 근성으로 잘 개조한 덕분에 이런저런 문제가 있긴 했지만 종합적으로 보면 상당히 쓸만한 항공모함이 되긴 했다. 이는 카가급 전함 자체가 전장 234.1m로 당대의 전함들 중에서는 덩치가 상당히 큰 편에 속하는 함선이었던 덕도 있다. 당장 함체의 크기 자체가 너무 작아서 어떻게 해볼 수도 없었던 경우도 있으니... 물론 아카기 쪽이 태생적으로 순양전함 베이스였기 때문에 속도도 더 빠르고 크기도 더 컸다.[62] 나가토급 전함, 카가급 전함, 키이급 전함, 아마기급 순양전함. 13호급 순양전함[63] 당장 전함으로 분류되었던 키이급보다 장갑이 더 두껍다.[64] 단, 단순히 길이만으로 보면 미국의 아이오와급 전함이 전장 270m로, 실제 건조된 전함 중 가장 길다. 물론 배수량은 야마토급이 압도적이다.[65] 그러나 개장 계획의 내용을 보면, 개장이 되었어도 후드의 운명을 바꿀 수 있었을 것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66] 퓨리어스의 경우 커레이저스급 3번함으로 분류하기도 하지만, 자매함들과의 차이가 상당하다보니 커레이저스급에서 파생된 또 다른 함급으로 분류하기도 한다.[67] 전후에는 영국도 샤른호르스트급을 전함으로 재분류한다.[68] 애초에 레이더는 비장갑구획이므로 논외로 쳐야하며, 샤른호르스트의 현측장갑은 비스마르크(320mm)보다도 두꺼운 350mm이므로 순양전함으로 분류하긴 어렵다.[69] 헐 넘버부터 CB를 붙였는데 순양전함이라면 CC를 붙여야 한다. 미 해군은 CB는 대형순양함이지 순양전함이 아니라고 못박아두고 있다.[70] 전함에는 A를, 순양전함에는 B를 붙였다. 전자의 예시로는 흔히 '슈퍼 야마토급'이라고 불리는 A-150 전함을 들 수 있고, 후자의 예시는 콩고급 순양전함의 설계에 영향을 주었던 B-40 순양전함을 들 수 있다.[71] 갑(甲)형 순양함을 초월한 체급의 순양함이라는 의미이다. [72] 단, 크론슈타트급의 경우 비스마르크급 전함의 38cm 함포를 수입해 장착하려는 계획도 있었는데 이 경우에는 순양전함에 가깝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