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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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초한전쟁 당시 항량과 항우를 모셨던 초나라의 책사이자 전략가. 초한지가 워낙 유명하여 범증의 최종 직위가 승상인 것으로 알고 있는 사람들이 많다.
전 중국의 제후들이 초나라를 따르게 하려면 옛 초나라의 왕족을 옹립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여, 항량의 초나라 군벌이 진나라에 대항하는 반군의 핵심 역할을 하게 만들었기에 항우가 기틀을 마련할 수 있었다. 나아가 항우는 거록대전에서 범증 덕에 장계취계(將計就計), 즉 상대방의 전략을 역이용하는 전술로 진군을 무너트려 전 중국의 패자가 되었다.
2. 생애
『사기』 항우본기에 따르면, 범증은 평소 집에 기거하면서 기이한 계책을 잘 내던 사람이었는데, 범증이 나이가 70세쯤 되어서 항량이 반란을 일으키자, 항량을 찾아가서 유세하여 초회왕을 세울 것을 권하였다. 항량은 범증의 조언을 받아들였고, 이후 범증은 초나라의 책사로 활동하게 된다. 다만 범증이 항량을 따르기 전의 행적은 일절 전해지는 기록이 없기 때문에 그 자세한 출신은 미스테리이다.[4]
그런데, 범증이 기원전 270년대생일 텐데 진시황이 천하를 통일한 건 기원전 221년이다. 그 정도로 뛰어난 인물이었으면 망해가는 여러 나라들이 책사로 모시려 했을 텐데 그 때는 뭘 하고 있다가 이 때에야 나타났는지는 참으로 아리송한 일이다.[5][6]
이후 항량이 죽고 항우가 초나라 군을 통솔하게 되자, 범증은 항우를 보필하였다. 처음엔 항우도 아부(亞父)[7]라 부르며 범증의 계책을 잘 따라서 결국 진(秦)나라를 멸망시키는 데에도 성공하지만, 패왕의 자리에 오른 후 독선적으로 변한 항우는 점점 조언을 따르지 않기 시작했다. 패왕의 자리에 오를 때도 범증은 기존 초나라 왕족을 왕으로 섬겨야한다는 입장이었지만, 항우는 듣지 않고 끝내 초의제를 살해하고 스스로 왕좌에 올랐다. 이후 통일 국가의 도읍을 함양이 아닌 팽성으로 천도한[8] 이후 사이가 완전히 틀어지게 된다.
유방을 처음 본 순간부터 초에 큰 위협이 될 거라고 생각[9]해서 항우에게 유방을 미리 없애버려야 한다고 조언하고 홍문연까지 열어 유방 암살을 모의하지만, 유방을 얕잡아 본 항우는 끝내 따르지 않는다. 초한춘추에 따르면 유방이 함곡관을 봉쇄하자 길길이 날뛰며 장작을 모아 불바다를 만들겠다고 협박해 수비병들이 알아서 문을 열게 만들었다고 한다. 게다가 한신의 능력을 깨닫고 몇 번이나 중용해서 크게 쓸 것을 추천하고 쓰지 않을 거면 죽여 후환을 없애라고 조언했으나 항우는 한신을 우습게 여겨 홀대하기만 하고 그냥 내버려뒀다.[10][11]
지존의 자리에 오른 항우에게 범증은 이런 저런 조언을 많이 하지만, 범증의 거친 성미가 항우의 심기를 번번히 거슬렀던지라 항우는 이런 간언들을 한 귀로 흘려듣곤 했으며, 대신 부드러운 말재주를 지녔던 장량에게 밀려나게 되는데,[12] 이것은 항우와 범증에게 매우 뼈아픈 결과로 돌아오게 된다.
서로 삐걱대면서도 어쨋든 군주와 모사로서 뭉쳐 있었지만 결국 진평의 이간 계략에[13] 걸려든 항우는 범증을 내치지는 않되 그를 믿지않고 있음을 노골적으로 드러냈으며,[14] 분을 참지 못한 범증은 항우의 곁을 떠나 고향으로 돌아가는 길에 안 그래도 노년의 나이로 홧병에 등창까지 도져 사망한다.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항우와 유방에선 이때 범증은 항우의 밑에서 일하느라 무고한 사람들을 많이 죽인 것을 후회하면서 죽는다.
보통 군주에게 몸을 맡기고 신하가 되는 건 죽을 때까지가 그 기한이기 때문에, 항우의 의심을 받아 더 같이 일할 수 없다 생각한 범증이 은퇴를 하기 전, 자신의 해골이 뉘일 장소를 찾으러 간다는 식으로 글을 써 올려 결재를 받았는데, 이를 걸해골(乞骸骨)이라 한다.[15]
흔히 초한지에서는 그가 죽자 항우가 하루 종일 대성통곡하는 모습이 묘사된다. 항우가 말 안듣는 와중에도 대부분의 계책을 그나마 커버하던 범증이 없어지자, 제대로 된 모사가 없는 초군은 한군의 장량/진평 콤비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연속으로 얻어터지고 항우는 그때마다 "아부께서 살아계셨다면....." 하고 후회하는 말버릇이 생긴다.[17]天下事大定矣 君王自爲之 願賜骸骨歸卒伍
천하의 대세는 이미 정해졌습니다. 뒷일은 대왕께서 알아서 하십시오. 원컨대(대왕께 바친 제 해골을 구걸하오니) 제 해골을 돌려주시어 졸오[16]
로 돌아가게 해 주시옵소서.
3. 평가
훗날 유방은 공신들 앞에서 자신은 한삼걸을 잘 활용했지만 "항우는 그나마 있는 범증 한 사람도 제대로 쓰지 못해 나에게 패했다."라고 자신과 항우의 용인술을 비교하면서 범증을 자신의 한삼걸과 비교할 만한 항우군 최고의 참모로 평하기도 했다. 그외에도 진평이 이간책을 시도할 때도 핵심 공작대상 4명 중에서도 범증이 있었고[18] 실제 공작도 범증을 중심으로 이간책이 이루어 진다.
다만 유방의 평가나 초한지에서 창작한 내용을 제외하고 사기 등 역사서에서 범증이 활약한 부분을 꼽으라고 하면 은근히 애매한데다가, 지략이 아닌 처신을 따지면 범증 쪽도 책 잡힐 부분이 있었기에 과대평가라는 말을 듣기도 한다. 그냥 한고조가 항우 깔 때 범증 하나 제대로 못 쓴다고 깐 거지 그렇게 대단한 인재는 아니고, 한고조가 항우 까려고 일부러 추켜세운 인물 같다는 것.
이러한 평가의 근거는 홍문연에서 전후사정을 무시하고 일단 유방을 죽이라고 주장하는 막가파적 행동에 더해, 그걸 무시한 항우에게 어린아이라고 욕을 하질 않나, 나아가서는 분봉을 포함한 항우의 모든 실책에 범증이 관여하고 있었다는 것으로, 이런 관점에서 범증의 명성은 거품이 아닌가 하는 설이 있는 것이다.
물론 이건 어디까지나 후대의 입장에서 해석한 결과고, 실제론 주군과 대적할 이를 뿌리뽑으라 하는 것은 순욱 등의 고사에서도 보이듯 오히려 칭찬받아야 할 행동이며, 대업을 따르지 않는 주군에게 한탄하는 것도 자주 있는 일이다. 그리고 애초에 분봉은 그 내용에 문제가 있었을지언정 분봉 자체야 어디까지나 그 시대 기준에서는 있을 법한 행동이었고, 오히려 당시 진나라가 드물게 중국을 통일했을 뿐 분할된 중국을 '정상'으로 판단한 그 시대 사람들의 입장에선 별로 이상할 것도 없는 행동이었다. 실제로 장량이 분봉에 반대한 것도 지금 당장 분봉하는 것에 반대한 거지 이러한 실패 사례를 본 한나라조차 국력의 한계로 초기에는 군국제를 실시할 수밖에 없었다.
무엇보다도 범증에 대한 저평가가 현실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이유는 정말로 간단한데, 범증이 떠난 후 항우군에서는 전략이라는 개념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범증이 항우군을 떠난 이후, 항우군의 전략은 "눈앞의 적을 때린다" 이상이었던 적이 단 한 번도 없으며, 결과적으로 이는 초한쟁패 내내 항우가 특기인 기동력을 활용해 유방을 패다가 팽월을 패다가 유방을 패다가 팽월을 패다가 유방을 패다가 팽월을 패러 가는 루프로 이어지게 된다.
한편, 익재 이제현은 한삼걸은 물론이고 진평과도 비교할수 없는 인물이라며 평가절하했으나, 이는 상기의 사례와는 다른 경우다. 다음은 그 논고.
한마디로 항우가 유방의 관중왕 약속을 어기고, 초의제 암살과 신안대학살을 저지를 때 이를 막지도 못했으면서 무슨 천하를 쥐겠다고 나섰느냐는 것으로, 이렇게 답이 없는 행보를 보여주던 항우를 섬긴 것 자체가 문제라는 소리다. 애당초 항우가 천하를 쥘 그릇이 되지 않는 인물이고 처음에 그를 섬기지 않았을 수도 있었는데 섬겼으니 범증은 어리석고 진평은 처음엔 항우 밑에 있다가 편을 바꾸어 한고조를 섬겨 발뻗을 자리를 잘 잡았으니 진평이 차라리 낫다는 것이다.범증론(范增論)
누가 묻기를,
“한(漢) 나라는 삼걸(三傑)을 써서 왕이 되고, 초(楚) 나라는 범증(范增)을 쓰지 않아서 망했으니, 그렇다면 범증과 삼걸과는 누가 더 나은가?”
하기에, 나는,
"범증은 진평(陳平)과 견주어도 오히려 못하다 할 수 있는데, 더구나 삼걸에야 비교할 수 있겠는가. 한 고조(漢高祖)의 관대함과 항우(項羽)의 잔포한 것은 범증이 아는 바이다. 약속을 어기는 것보다 더 불신(不信)은 없는데 항우는 관중(關中)에 들어가기 전에 한 약속을 어겼고, 죄 없는 사람을 죽이는 것보다 더 불인(不仁)은 없는데 항우는 이미 항복한 군졸을 묶어 죽였으며, 임금을 시해(弑害)하는 것보다 더 불의(不義)는 없는데 항우는 초 회왕(楚懷王)을 죽였다. 그러고서도 5년이나 뒤에 망한 것은 오직 요행 때문이다.
고조(高祖)는 처음 관중에 들어갈 때에 오성(五星)이 동정(東井)에 모였으니 하늘이 준 것이요, 한중(漢中)에서 임금이 되매 기꺼이 따르는 초 나라의 자제와 제후 백성들이 수만 명이나 되는가 하면, 항우의 조아(爪牙) 같은 신하들이 또한 한 나라로 귀순하였으니, 이는 사람이 준 것이다.
왕릉(王陵)의 어미는 그 아들이 한 나라를 배반하고 초 나라에 붙는 것을 차마 볼 수 없어 자살을 달게 여겼으니, 고조가 꼭 임금이 되고 항우가 꼭 망할 것은 필부(匹婦)까지도 환하게 알았던 것이다. 그런데 범증은 꼭 망할 사람을 따르고 꼭 임금이 될 주인을 따르지 못하였으니, 그 지혜가 밝지 못하였음을 알 수 있다. 일찍이 항우로 하여금 범증의 계책을 쓰게 했더라도 끝내 망함을 면치 못하였을 것이다."
하였다. 또 묻기를,
"범증이 이미 항우에게 몸을 바쳐 죽음을 맹서하고 신하가 되었는데, 비록 그가 꼭 망할 것을 안다 하더라도 어떻게 배신할 수 있겠는가?"
하기에, 나는 대답하기를,
"처음에 회왕이 송의(宋義)를 상장(上將)으로, 항우(項羽)를 차장(次將)으로, 범증을 말장(末將)으로 삼아 북쪽에 가서 조(趙) 나라를 구하게 하였으니, 그 당시에 범증이 어찌 항우의 신하였겠는가. 항우가 제 마음대로 상장을 죽이고 거짓말로 회왕에게 보고하였으니 무도하다 할 수 있고, 또 전날 양성(襄城)을 공격할 때에 양성 사람을 씨도 없이 죽이므로, 여러 장수들이 모두 항우를 먼저 관중에 들어가지 못하게 하라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범증은 끝내 항우를 따르다가 의심을 받아 죽게 되고, 진평은 항우와 함께 천하 일을 할 수 없음을 알고 칼 하나만을 차고 한 나라에 귀순해서 모신(謀臣)이 되었다. 그러므로 진평에게 견주어도 오히려 못한데, 더구나 삼걸과 비교하겠는가."
하였다.
즉, 처음부터 천명이 없던 군주인 항우를 섬긴 것이 잘못이라는 것이지 그 능력에 대한 평가가 아니며, 그나마 천명이 있는 유방을 섬긴 진평이 차라리 더 낫다는 식의 이야기다.
정리해보자면 범증은 틀림없이 현대의 입장에선 여러가지 실책을 저질렀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한 실책은 후일 항우의 뒤를 이어 천하를 잡은 유방 등이 이러한 실패 사례를 보고서 타산지석 삼았기 때문에 실책으로 보이는 것이지, 천하통일이 당연한 것이 아니라 통일 진나라 쪽이 이상한 것이라 받아들여졌던 당시의 시대상을 고려해 보면 그렇게 이상한 것이라 판단하기도 어렵다. 무엇보다도, 범증이 사라지고 나서 항우군이 무너진 것이 너무나도 명백히 드러나기 때문에, 범증에 대한 저평가는 신선하지만 역시 종래의 대세를 뒤집을 수는 없는 새로운 학설 정도로 받아들이는 쪽이 현실적이다.
4. 창작물에서
4.1. 삼국지 시리즈
코에이 삼국지 시리즈에서는 10편 이후부터 고대무장으로 줄곧 등장하고 있다. 능력치 책정은 전형적인 모사 타입을 충실히 따르고 있으며, 초한쟁패기의 패배자인데다 그의 계책과 눈부신 통찰력이 빛을 보지 못해서인지 유방의 모사 장량에 비교해서 지력이 낮다.[19]게다가 삼국지 11에서의 특기가 잉여인 간파이다. 안습. 간파 항목을 참고하면 이 특기가 얼마나 잉여인지 알 수 있다. 그러다가 삼12에서는 전법이 '''허유엄살'''로 설정되어 가장 강한 군사가 되었다. 그런데 이것은 범증과 같은 처지에 몰린 전풍과 동일한 전법이다. 덧붙여 라이벌 장량은 팔진도. 둘 다 전법 중에서도 가장 좋은 전법 중 하나이기 때문에 매우 좋다. 물론 둘 다 아군이면 이하생략급인 밸붕을 느끼게 한다. 11편이나 12편이든 친애 무장이 장소로 설정되어 있는데, '군주로부터 아버지 수준의 존경을 받지만 한편으로는 군주가 말을 더럽게 안 들어먹던 인물'이라는 이미지에서 장소와 공통점을 찾은 듯. 게다가 둘 다 노인네다.
삼국지 13에서의 고대무장들을 비교 해보면 아무리 봐도 진궁 포지션에 가까울 정도. 능력치는 통솔력 67/무력 24/지력 93/정치력 80으로 뭔가 나사 하나가 빠진 느낌이다. 중신 특성은 적중작적에 이 동네 양반이 그렇듯이 귀모가 얹혀서 나온다. 전법은 허보로 위보 계열 전법이라 지속시간이 짧으나 패주 상태인 부대에게 허보를 쓰면 방어력을 절대값으로 깎아먹기 때문에 십중팔구 방어력 1인 쿠크다스로 만들어 순식간에 궤멸시킬 수 있다. 그러나 이것만 믿고 주장으로 내세우긴 절망적인데, 병과가 그냥 싸움 안 하는 게 더 좋을 정도인 all C다. 특기는 상업 4/문화 4/설파 8/교섭 5/언변 7/귀모 7이다. 그래도 귀모 7 덕분에 부장용으로는 괜찮다.
4.2. 초한전기
초한전기에서도 22회부터 등장. 첫등장부터 항우와 만나며 그 이후 가르침을 받으러 온 항백과 항우에게 초희왕을 옹립할 것을 주장한다. 드라마 배우는 손해영[20] 한국 더빙판 성우는 유해무[21] 꼬장꼬장한 성격으로 초반부터 항우와 관계가 좋지 않았다. 비책을 알려주겠다고 항우에 접근하자 항우가 돈푼이나 뜯으려는 미친 영감 취급한 것. 이후에도 사사건건 항우와 차이를 보이며 갈등을 빚는다. 예로 26화에서 항우에게 '당신의 생각은 일개 장군의 생각이오. 통솔자는 생각이 깊고 주도면밀해야 합니다.'라고 까는데, 항우를 정확하게 꿰뚫는 말이 아닐 수 없다(...) 항량 사후 범증에겐 정도에서 뭐하고 있었느냐고 항우가 추궁하자 범증은 분노하면서 항우를 질타하곤 군영을 떠나버린다. 이에 항우는 후회하면 범증을 쫓아 "아버지 같은 분"이라 부르며 범증을 다시 모셔온다.[22] 이후 초군의 중핵으로 활약. 아예 갈등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항우와의 관계는 그 어느 매체보다 훈훈하게 그려진다. 하지만 결국 진평의 이간계에 갈등이 촉발하고 만다. 단순히 범증의 반역 혐의라는 부분을 넘어 좀더 상세하게 그려지는데, 초군의 지휘권을 두고 항우가 범증에게 은근히 불만이 있었던 것.[23] 물론 좋은 결과를 가져와 아무 말 안 했지만 은연 중 쌓인 불만과 범증의 통제에 대한 갑갑함이 이간계로 인해 범증에 대한 분노로 이어진 것이다. 범증의 태도가 문제가 있음은 옹호하는 우미인도 인정할 정도라서[24] 장수들도 범증이 항우와 다툴수록 불편한 티를 내기 시작하여 범증은 점점 고립된다. 결국 범증은 오해를 풀려고 추운 한밤 항우의 막사에 가 면담을 청하고자 눈발이 휘날리는 추운 막사 밖에서 밤새도록 기다리지만 오히려 항우는 군사 주제에 감히 지휘관에게 오라가라하며 시위를 한다면서 범증이 자신을 우습게 여긴다고 생각해 완전히 정을 떼고 만다. 다음날 자신을 찾아온 종리매와 대화를 하며 그래도 초와 항우에 대한 충성심이 있음을 밝힌다.
하지만 곧이어 이어지는 군사회의에서 범증은 항우와 장수들에게 모욕을 당하고 만다.[25] 거기에 진평에게 매수된 정공은 항우에게 범증을 쳐낼 것을 종용한다. 이런 상황에서 더이상 희망이 없음에 자괴감을 느낀 범증은 군영을 떠나고[26] 종리매가 쫓아와 설득하지만 부질없는 일이었다. 정도에서의 만류와 극단적으로 대비되는 상황. 결국 우미인의 설득에 크게 후회한 항우가 우자기를 보내 범증을 모셔오게 하고 자신은 연회 준비를 하지만 이미 범증은 떠나던 중에 최후를 맞았다. 마지막으로 자신을 수행하던 마차의 마부에게 돈을 쥐여주며 보낸 뒤 마지막으로 혼잣말로 유언을 읆조린 후 드러누웠는데 그렇게 생을 마감한다.[27] 항우는 아연해 하다 그 어느 때 보다 슬퍼하며, 범증과의 옛 일을 돌이키며 후회 속에 통곡한다. 그리고 범증의 넋을 기리기 위해 그가 주장하던 형양에 대한 총공격을 감행하게 된다.
4.3. 초한쟁웅
초한쟁웅에서도 항우의 유일한 책사이자 원로로서 나온다. 항우에게 여러 모로 조언해주면서 특히 유방을 살려두면 언젠가 네 뒤통수를 칠 테니 기회가 있을 때 없애라고 권하지만 항우는 번번히 듣지 않고, 항우가 신안대학살을 하거나 의제를 암살하자 대노하는 등 갈등을 빚지만 그래도 항우 곁을 떠나지 않으면서 그에게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허나 점점 병이 깊어지게 되고, 형양을 함락할 때 항복하는 유방이 죽는 걸 보고 눈을 감으려고 하지만 유방은 이미 도망쳤다는 사실을 알자 쓰러진다. 죽기 전에는 항우에게 세 가지 당부를 남기며 사망. 다른 매체나 실제 역사와 달리 항우와 반목한 뒤 죽지 않고 끝까지 화목한 상태로 죽는다.
4.4. 항우와 유방
시바 료타로의 항우와 유방에선 꼬장꼬장한 노인인 점은 똑같다. 처음엔 항우도 귀찮아 했지만 점차 비상한 책략을 알려줘서 '아보' 라고 부르며 존경을 표하게 된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더 신용하는 것은 항씨 일족인 것을 범증 또한 알며 자신의 위치의 한계를 끊임없이 체감한다. 그러나 한편으론 신안대학살을 저지하긴 커녕 지지하고 논공행상에서 진의 백성들에게 극도의 증오를 받는 장한, 동예, 사마흔을 삼진왕으로 추천한 점 등 비상한 책략가이나 국가 경영의 대국적 안목은 부족한 것으로 평가된다.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만화 항우와 유방에선 신선같은 노현자로 묘사된다. 천운이 없음을 알지만 계포의 고집스런 청으로 초군에 가담한다. 그러나 이후 가담한 유방의 비범함을 한눈에 알아보고 경악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항우에게 충성을 맹세한 이상 유방에게 가담할 수 없는 바에야 유방을 제거키로 생각하고 지속적으로 경계하며 모략을 꾸민다. 하지만 오만방자한 항우 때문에 번번히 실패. 작품 전체적으로 말 안 듣는 항우 때문에 속만 삭히다가 결국 진평의 모략으로 분노해 은퇴. 자신의 잘못으로 죽은 무고한 이들에에 대해 후회하며 죽게 된다.
4.5. 문정후 영웅 초한지
전반적으로 초한지의 내용을 그대로 따라가지만 묘사가 좀 더 섬세해졌다. 원래 역사에서 보인 까칠한 면모는 딱히 드러나지 않아서 성격에 꽤나 차이가 생겼는데, 뛰어난 군사인 동시에 말 그대로 속세로 내려온 신선 같은 인상도 풍긴다.
처음에는 계포가 자신을 찾아와 신선의 길을 버리고 만민을 구제해달라고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빌자 부하의 심성이 저렇다면 그가 주군으로 모시는 자의 심성 또한 그러할 것이리라, 그런 사람이라면 천하의 주인이 될 만하다라면서 항우의 밑으로 들어갈 것을 승낙한다.[28]그러나 그날 밤 천운을 점치던 범증은 정체 모를 붉은 별이 초나라의 푸른 별을 삼키는 것을 보고 자신이 지나치게 성급한 결정을 내렸음을 뼈에 사무치도록 후회했지만 되돌릴 수 없는 일인지라 항우의 밑으로 들어간다. 이후 항량에게 합류한 유방의 모습을 보고 지난 날 하늘에서 본 붉은 별이 그임을 깨닫고 유방을 죽이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게 된다. 하지만 그 후엔 원본대로 항우의 막가파 행동 + 장량의 스파이짓 + 항백의 방해 사이에서 고통받으며 전략이 번번이 기각당한다.
최후에는 진평의 이간계에 넘어간 항우가 자신을 처형하려 들 만큼 흥분하자[29] 모든 것이 끝났다 생각해 관과 의복을 내어놓고 없는 반역죄를 시인함과 동시에 옛 정을 생각하여 고향으로 돌려보내달라 간청한다.[30] 그 후 삭탈관직당한 뒤 고향으로 돌아가지만 노쇠한 몸은 험난한 여정을 견디지 못했고, 결국 등에 엄청난 크기의 등창이 나면서 어느 벽지에서 쓰러진다. 의원이 등창을 짜내고 약을 제조해주지만 범증은 자신의 병은 이런 약으로 듣지 않으며, 와우산에 기거하는 선인이자 옛 스승인 양진인(楊眞人)을 찾아간다면 자신을 치료할 영약을 줄 것이라며 시종에게 그 약을 가져다달라 부탁한다. 그러나 양진인은 "속세에 나아가려거든 반드시 덕이 있는 성군을 모시라 했는데 항우 같은 놈을 섬겨 무고한 목숨을 수없이 앗아갔으니 천벌이 내린 것이다" 라며 꾸짖고 시종을 내쫓는다. 이 말을 전해들은 범증은 "허망하구나. 고통받는 천하 만민을 구제하고자 평생 추구하던 선인의 길조차 버리고 항씨 천하를 위해 노력했건만, 이제 곧 초나라는 유방에게 무너지고 내가 이룬 모든 일들이 한낱 물거품이 되어 사라질 것이다. 적의 반간계에 몰려 의심받고 죽어간다는 사실보다 그것이 더욱 허망하고 안타깝구나…." 라는 유언을 남기고 숨을 거둔다.
이후 항우가 범증을 내쫓은 일을 찜찜하게 생각하던 와중에[31] 범증의 시종이 찾아오자 마침 잘 되었다 생각하며 들이라 한다. 하지만 충격적이게도 그는 범증이 간밤에 목숨을 잃었다고 고한다. 범증의 부고와 유언을 알리자, 항우는 "나의 우둔함으로 인해 나는 오늘 또 한 분의 아버지를(첫 번째는 항량) 죽게 만들었구나!" 라며 오열하면서 자책한다. 정신적 지주였던 범증을 잃은 항우는 이후 전략이 막힐 때마다, 그리고 부하가 패전으로 돌아올 때마다 '범 아부라면 어떻게 했을까'를 끊임없이 되새기면서 계략을 세우고 장수들의 패주를 용서하며 정신적으로 성장하게 된다. 그러나 이미 때는 너무 늦어서[33]항우는 결국 오강에서 죽음을 맞게 된다.
4.6. 영화 초한지
초한지 - 천하대전(2010)에서는 유명 홍콩 배우 황추생이[34] 연기하였다. 맹인에 선인 같은 분위기로 앞이 보이지는 않는 상태에서 오로지 기억력만으로 장량을 상대로 바둑 5 대국을 한꺼번에 상대해서 다 이기는 위엄을 보여준다. 하지만 5대국 중 마지막 대국의 수를 꿰뚫지 못해서 결국 최후를 맞이한다.[35]
그리고 영화 마지막 부분에 유방의 토사구팽의 원인으로 나온다. 은퇴를 하면서 항우가 유방에게 패하고 죽을 것을 예측한 범증이 항우를 떠나기 전에 장량과 한신을 포함한 유방의 최측근들을 몰래 포섭하였으며 곧 그들이 유방을 죽일 것이라는 거짓 편지를 건네준다. 그리고 항우가 죽자 그 밀서는 고스란히 유방의 손에 들어갔고, 그와 함께한 일등공신들을 믿지 못한 유방은 그들을 제거하고, 믿었던 사람들이 자신을 해칠 것이라는 불안감을 속에서 비참한 말년을 보내게 된다. 범증은 자신의 일족이 멸망하는 동시에 유방을 나락으로 빠뜨리고 측근들은 죽임을 당하도록 손을 쓰고 죽은 엄청난 모습을 보여준다.[36]
4.7. 기타
샐러리맨 초한지의 캐릭터 '박범증' 캐릭터의 모티브가 되었다. 다만 이 캐릭터는 범증에다 진의 승상 이사의 성격을 더한 것으로 보인다.
이문열이 평역한 삼국지에서는 제갈량이 삼고초려 시에 "그대는 기어코 나를 수고로움은 많고 얻는 것은 적은 그대의 꿈 속으로 들이고 마는구려. 이제 나는 항우에게 천명이 없음을 알면서도 따라나선 범증의 어리석음을 탓할 수 없게 되었소." 라는 말을 하여 자신의 처지를 범증에 빗대어 디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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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고대무장 책사계로 등장한다. 성우는 안효민. 그러나 21코스트라는 최고 코스트를 들고 온 주제에 특성이 쓰레기라서 고대무장 계열 중 최악의 무장으로 기피당하는 중. 연속 책략 강화 - 연속 공격 면역 - 책략 명중률 15% - 일치단결이 특성인데, 일치단결을 들고 있으면 시너지를 이뤄 딜을 강하게 만들어줄 다른 특성이 있어야 하는데 다른 성능 좋고 코스트 낮은 책사들도 우수수 들고 있는 연책 강화가 전부인데다 사신 소환도 없어서 주작보옥 없인 주작도 못 쓴다. 연속 공격 면역이 있어서 물딜러에게 한 턴 버틴다는 장점이 있긴 하지만 딜링 면이 이래서야 그냥 코스트 높고 어중간한 딜과 어중간한 탱을 가진 애매한 무장에 불과하다. 오죽하면 게시판에서는 특성 보니까 항우가 말 안 들을만 하다는 말이 나올 지경.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항우와 유방을 각색한 초한지 유방전에서는 가상 모드 루트로 진입하면 사실 루트랑 다르게 죽지 않고 어떤흑막덕분에 부활하고(정확히는 죽기 직전에 살려준 것) 중간보스로 등장하여 항우와 유방이 화해하는 계기를(정확히는 힘을 합치게 하는 계기)만들어 준다. 그 뒤에는 결국 항우마저 죽이고 흑막조차 죽고 난 후에는 어떤 인물을 조종하며 진 최종보스로 등장하며 불로불사의 힘을 가지고 유방 일행을 죽이려고 하지만 끝내 그 힘으로도 유방을 죽이지는 못하고 죽기 전에 한탄과 유언을 남기고 죽는다[내용]
[1] 사기의 기록[2] 현재 안휘성 허페이의 현급시 중 하나인 차오후 시 동북[3] 장쑤성 쑤저우 건륭궁 뒷편 언덕의 위에 범증의 묘가 현존한다고 한다.[4] 이는 유방 휘하 최고의 명장이었던 한신도 마찬가지이다. 다만 한신은 아낙에게 밥을 얻어먹고 지내는 명성없는 거렁뱅이라 납득이 가는데, 범증은 처음부터 유명했다면서도 정말 갑자기 튀어나왔다는 느낌밖에 없다.[5] 소설 『초한지』에서는 범증이 본래 선도를 배우던 예비 신선이었으나, 시기를 점쳐서 아직 속세에 나갈 때가 아니라고 생각하며 은둔해 있었다고 한다. 그러다 계포의 간곡한 요청에 마침내 감격하여 항량을 따라나서게 되는데, 떠나기 위해 짐을 꾸리다가 항량과 그 조카에게 천명이 있는지 따져보지 않았음을 깨닫고 몰래 점을 쳐본다. 굵고 짧은 왕운이 보였으나 결국에는 순리를 거스르는 명운이 나왔고, 이에 범증은 크게 후회한다. 하지만 천명이 없는 줄을 알면서도 항량의 모사로 합류하여 종군하는데, 정성을 다해 보필하면 하늘도 감동할 것이니 열심히 해 보자는 생각이었다.[6] 점을 칠 때 자신의 명운도 점쳐보는데, 그 짧은 왕운마저도 마지막까지 함께 누리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왔다.[7] 아버지에 버금가는 자 라는 뜻. .[8] 여기에서 나오는 고사성어가 금의야행, 금의환향이다.[9] '''"난 유방을 섬겼어야 했는데..."'''라고 생각한 버전도 있다. 예비 신선이었으니 '이 놈은 될 놈이다' 정도는 꿰뚫어 보지 않았을까. 요코야마 미츠테루의 <항우와 유방>에서는 유방을 처음 보자 '''패기에 지려''' 패닉에 빠지는 것으로 표현된다.[10] 이후 한신은 천도를 반대한 한생을 기름에 튀겨 죽인 후 울적해하다가 항백 등의 계략에 의해 한나라로 건너간다. 자세한 건 한신 문서 참고.[11] 다만 범증이 한신을 천거했다는 얘기는 출처가 애매한 면도 있다. 유방을 죽이려고 할 때를 생각하면, 휘하 장수 하나를 직접 손도 쓰지 않고 탈영하게 내버려둔 점도 의문이고.[12] 이 시점에서 장량은 아직 유방이 아닌 한왕 성의 신하였고 주군과 함께 항우의 막하에 있었다.[13] 일단 제일 먼저 범증을 노리긴 했으나, 사실 항우의 인색한 성격으로 인해 별다른 포상을 받지 못했던 종리말, 주은, 용저 등도 모조리 타겟으로 삼은 광범위한 이간질이었다고 한다. 범증이 금방 죽는 바람에 복수라는 명목으로 나머지와는 화해하고 말았지만.[14] 범증 자신도 건강이 좋지 않아 떠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 항우가 "아? 그러시든가..."하면서 모른 체하자 분통을 터뜨리면서 막사를 나오는 판본도 있다.[15] 만화가 고우영은 범증의 이 사직서를 소개하면서 "우리도 사표 쓸 때 한 번 흉내를 내서 멋 좀 부려 볼까?"라는 촌평을 남기기도 했다.[16] 당시 호적에서 다섯 호를 '오(伍)'라 했고, 3백 호를 '졸(卒)'이라고 칭했다. 즉 이 말은 '평범한 백성으로 돌아가겠습니다'라는 뜻이다.[17] 그나마 범증이 브레이크를 걸 때는 항우가 언짢아하고 말을 안 듣긴 했지만, "최소한 범증이 반대하니, 내가 강행하는 거지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있겠다" 라는 자각은 가지고 있었고, 범증이 맥락을 정확히 짚어주며 설명해줬기 때문에, 최소한 크게 실패할 것을 그나마 살짝 손해보는 선으로 경감하는 효과도 있었다. 이젠 범증이 없으니 하는 일마다 대실패.[18] 나머지 3명은 용저, 종리말, 주은 [19] 비단 장량보다 한수 아래로 평가받는 이유는 그것만이 아닐 것이다. 장한, 사마흔, 동예를 삼진왕으로 봉하자고 진언했던 것도 범증이었는데 이는 그의 명백한 실책이었다. 장량이 한신, 팽월, 영포를 3축으로 하는 대전략을 추진할 때도 범증은 이를 짐작조차 하지 못하고 영포가 이반할때까지 아무런 수를 쓰지 못했고, 항백이 영포의 처자식을 죽이는 것도 막지 못했다.[20] 여담으로 이 배우는 같은 시기를 다룬 '대장군한신'(한국 명은 천하의 명장 한신)이란 드라마에서 유방(!)을 맡았다.[21] 삼국에서는 사마의를 연기했는데, 둘의 인생을 비교해보면 재미있는 캐스팅.[22] 이때 단단히 삐지셨는지 "내가 왜 니 아비야! 저런 나쁜 놈이 왜 내 아들이야! 내가 전생에 무슨 죄를 지었지↗??" 라며 앙탈부린다(...)[23] 가령 범증이 오창을 별동대로 급습한다던지[24] 항우의 작전을 어린아이 장난 같다고 비웃는다거나.[25] 중대 사항은 이미 다 결정해 보고하는 식으로 하고 자질구레한 안건에 대한 문서를 넘기며 "군중사항을 모두 다 꿰고 처리하시잖아요?"라는 비이냥을 날린다. 이때 같이 코웃음 치는 항장은 천하의 쌍놈. 우자기와 종리매만이 난처해 한다.[26] 아쉬운 건 "걸해골"의 일화가 나오지 않는다[27] 면담 때문에 추위에 기다리다 걸린 풍한이 원인인 듯[28] 다만 사실 반은 맞는 말이었다. 이 때는 아직 항량이 죽기 전이였고, 항량은 사람을 보는 안목도 상당했던데다가 일처리도 잘했고 사람들한테 금세 신망도 얻거나 하는등 비록 교만하다는 한계는 있지만 범증의 충고나 조언도 받아들이는등(반면 항우는 범증의 조언을 안듣고 온갖사고를 치고다니고 그게 두고두고 항우의 발목을 잡아서 항우를 죽음으로 내몰았다)항우보다는 인격적으로 훨씬 나은 사람이었고, 결정적으로 항우는 군주로서는 몰라도 야전사령관으로는 고금을 통틀어 유례가 없는 능력자인데다가 항량은 항우의 숙부였기에 항우를 어느 정도 통제할 수 있는 유일한 사람이였기에 항량이 죽지 않았다면 아니면 하다못해 진나라를 완전히 멸망시키고 천하가 어느정도 안정될수있는 2~3년동안만 이라도 살아있었고 기반을 잘 다져놓은 상태에서 항우한테 권력을 물려주고 죽었다면 범증의 생각은 들어맞을 뻔했다. 그러나 항량이 장한의 군대에 의해 죽어버리면서 범증의 운명 또한 정해진 것과 마찬가지였다. 이를 다르게 말하자면 범증이 별점에서 본 초나라의 몰락이 항량의 죽음을 의미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29] 반간계의 증거를 내던질 때 그걸 보면서 자기 글씨(와 정말로 똑같다)가 맞다고 '''시인했다.''' 이후에 천천히 자신과 항우의 관계를 모르는 것들이 쓴 가벼운 술수라고 말을 했지만, 이미 분노로 제대로 된 사리분별을 못했던 항우는 들을만한 상황이 아니었다.[30] 물론 정말로 반역을 해서 그런건 아니지만, 자신이 가만히 있으면 항우에게 통했던 반간계의 여파가 더 커질것은 분명했을 것이고, 다른 죄없는 이들도 피를 볼 것도 알아서 그럴수도 있다. 대표적으로 그 증거를 가져왔던 우자기가 그 피해를 볼 확률이 크고, 그러면 내부가 혼란스러워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을 것이다.[31] 홀로 술을 마시면서 반간계라는 단순한 계책이라고 말하는 범증의 말을 되뇌이면서 '무언가가 잘못 되었다. 순간적으로 흥분해서 그런 조치를 내리기는 했지만, 아부가 나를 배신하다니 어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겠는가? 설마 아부의 말대로 이것이 유방의 반간계라면?'이라고 불안해하는 모습을 보인다.[32] 엄밀히 말해서 먼저 화평이 깨지도록 유도를한건 결전을 벌이자는 전서까지 보낸 유방쪽이지만 결과적으로는 항우가 그 도발을 참지못하고 선제공격을해서 세상 사람들이 보기에는 항우가 먼저 화평을 깬것이 되버렸고 그렇게 본인이 화평을 먼저 깨버렸으면서도 한신과 팽월 영포가 없는 다시없을 절호의 기회를 전혀살리지 못한채로 또 유방을 잡지못하고 퇴각한다.[33] 정신적으로 어느정도 성장은 했지만 그럼에도 불같은 성격이나 흥분하는 성격을 끝내 버리지 못하고 장수들의 간언이나 만류도 매번 무시하여 번번이 적의 함정에 걸려드는데다가 범증이 죽은 시점엔 이미 제나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나라가 사실상 유방의 편이였고 유일한 동맹이나 다름없던 그 제나라조차 제대로 지켜내지못했고, 영포, 팽월 등등도 이미 항우 곁을 떠난후이고 유방의 밑에는 한삼걸을비롯해 이좌거와 진평 등이 있지만 항우쪽 유일한 책사는 범증이였기에 지략싸움에서 부터 밀리는형국인데다가 결정적으로 마지막 기회나 다름없던 형양에서 유방을 놓쳐버리고 유방의 가족으로 인질극까지 벌이면서 간신히 얻어낸 화평을 효과적으로 이용하지도 못하는 등[32] 실책을 반복하며 이길만한 기회를 발로 차버린다 그리고 이 정신적 성장의 뒷배경이 된 범증의 죽음은 항우의 트라우마가 되어 이를 자극한 이좌거에게 역이용당해 적의 매복에 걸려드는등 해하 전투에서 역효과만 나게 된다.[34] 무간도, 미이라 3, 말할 수 없는 비밀에 나온 그 배우. 아이러니하게 그 직후 황추생은 똑같이 초한전쟁을 다룬 드라마 초한쟁웅에서는 반대로 한고제 유방으로 맡았다.[35] 장량도 작중에서 혼자서 바둑을 10명을 한꺼번에 상대해서 이기고 다녔다. 이 때의 연출이 매우 박진감이 넘친다.[36] 대국 전에 장량과의 대화에서 약간의 복선은 주어졌다. 대세의 흐름을 돌이킬 수 없다고 여긴 범증은 양측 모두 죽는 패를 미리 구상해둔 것.[내용] 역시... 항우는 몰라도... 천명을 받은 유방은... 이 극한의 힘으로도 어쩔 수 없단 말인가...? 하늘이시여...... 정녕... 유방이... 천하의... 주인이었나이까...? 유방...! 저 세상에서 지켜보겠다.... 너의 천하를....... 으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