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 내셔널리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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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ivic nationalism
1. 개요
'''Civic nationalism'''은 '''자유주의 내셔널리즘(liberal nationalism)'''라고도 불리며, Nationalism을 민족주의로 번역하는 용례에서는, '''시민 민족주의'''라고도 번역하며, 종족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에 대비되는 '''정치적 민족주의'''(Political nationalism)로 서술되기도 한다. 내셔널리즘과 사회계약론적 자유주의 그리고 합리주의가 혼합된 형태이다. '''프랑스 대혁명'''으로 최초로 등장한 Nationalism이다. 프랑스대혁명의 '''인간과 시민의 권리 선언'''의 자유, 관용, 평등, 개인의 권리를 기반으로 하는 민주주의를 원칙으로 한다.'민족(Nation)은 인종에서 유래하는 것도, 언어로 구분되는 것도, 종교로 결속되는 것도, 그리고 국경선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민족이란 언제든지 새로 생겨날 수 있으며, 언젠가는 종말을 고하게 되는 개념'
'민족(Nation)은 매일매일의 국민 투표'
Nationalism은 보통 Civic nationalism과 Ethnic nationalism으로 분류한다. nation을 민족으로 ethnic group을 종족으로 번역하는 한국학계의 전통적 사용법으로는, 민족주의(Nationalism)가 시민 민족주의(Civic nationalism)와 종족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로 분류된다고 번역하며, 반면에 nation을 그냥 네이션이나 국민으로 번역하고, ethnic group을 민족으로 번역하는 입장은 내셔널리즘이 민족주의(ethnic nationalism)[1] 와 시민국민주의로 분류된다고 번역한다.
nation이 민족으로 번역되어 사용되는지, 국민으로 번역되어 사용되는지, 혹은 민족이 nation을 지칭하는지, ethnic group을 지칭하는지 주의하자.
2. 상세
시민 민족주의는 이질적인 인종, 문화집단인, 종족(Ethnic group)이라도 사회계약론적 자유주의를 바탕으로 같은 국민적 정체성을 공유한다면 같은 정체성으로 대개 인정하는 사상적 흐름의 하나다. 쉽게 말하자면 혈통, 인종, 공통의 조상, 출신, 역사, 언어, 민족신앙, 문화 같은 정체성 nation으로 보는 ethnic nationalism(종족 민족주의)보단 국적이나 정치적 사상적, 법적인 정체성을 nation을 나눌때에 주요한 기준으로 보는 것. 예를 들어 프랑스 대혁명 당시 발표된 인권 선언의 조항을 보면 공통의 조상, 공통의 뿌리, 혈연, 문화, 역사, 언어, 종교로 동질감이나 소속감을 강조하는 종족 민족주의는 전혀 없고, 정치적 사회적인 합의와, 개인과 사회의 계약, 법적인 지위, 공통된 가치에 대한 공유되는 신념에 의하여 nation이 국민적 정체성으로 형성된다. 스스로를 선천적이며 불가변의 민족(ethnic group, 종족)으로 생각하느냐, 아니면, 후천적이며, 가변적인 시민(공민)으로 생각하느냐의 차이라고도 볼 수 있다.
내셔널리즘을 시민(공민, 국민, 정치)적 특성과 종족(민족)적 특성으로 나누는것은 학계의 전통적이며 보편적으로 인정되는 통설이다. 독일의 역사가로 ''''세계시민주의와 민족국가''''를 저술한 프리드리히 마이네케는 민족(nation을 지칭)을 '문화적 민족'과 '정치적 민족'으로 구분했는데, '문화적 민족'은 기본적으로 공통으로 역사적 경험을 한 문화적 유산에 의존하는 것으로 독일의 내셔널리즘이고, '정치적 민족'은 공통의 정치사와 헌법의 통합적인 힘에 의존하는 것으로 프랑스와 영국의 내셔널리즘이다. 이것은 이들 나라의 서로 다른 역사적 경험에서 끌어낸 것으로 문화적 민족으로서의 독일의 문화적 우월성을 강조하기 위한 것이었다.
한스 콘(Hans Kohn)이 1944년 출간한 ''''민족주의 이념''''(The Idea of Nationalism: A Study in Its Origins and Background)에서, 한스 콘은 프리드리히 마이네케의 정치적 민족주의를 시민 민족주의로, 문화적 민족주의를 종족 민족주의로 바꿔 불렀고, 시민 민족주의는 서구권에, 종족 민족주의 동부 유럽과 아시아에 해당하는 것으로 보았다. 이렇게 내셔널리즘을 시민 민족주의와 종족 민족주의로 나누는 시각을 '''콘 이분법'''(Kohn Dichotomy)이라고 부른다. Western (civic) "versus" Eastern (ethnic) Nationalism. The Origins and Critique of the Dichotomy(서양의 시민 민족주의 vs 동양의 종족 민족주의. 이분법의 기원과 비판), National identity and the “Kohn dichotomy”(민족 정체성과 '콘 이분법')
내셔널리즘의 근대주의 학자이며, 1983년에 '민족과 민족주의'(Nations and Nationalism)를 저술한 어니스트 겔너(Ernest Gellner)교수와, 그 제자로서 내셔널리즘의 형성에 근대주의와 원초주의, 영속주의를 절충한 Ethno symbolism(종족 상징주의, 족류 상징주의)를 주장한 앤서니 스미스(Anthony D. Smith) 런던 경제대학원 교수도 민족주의를 종족적 민족주의 시민적 민족주의로 구분했다. 스탠퍼드 대학교 사회학과 교수이며, 2005년부터 스탠퍼드 대학교 아시아태평양연구소 소장을 역임중인 신기욱 교수의 저서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에서도 Nationalism을 민족주의라고 일컫고, 그 중에 Ethnic nationalism을 종족 민족주의라고 부르며 시민 민족주의와 구분하고 있다. 박찬승 교수의 서평한국 민족주의와 종족적 민족주의의 해석, 신기욱, 『한국 민족주의의 계보와 정치』 (2009, 창비)
서강대학교 사회과학연구소 연구교수와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및보상심의위원회 전문위원을 역임한 전재호 교수의 ''''민족주의들 한국 민족주의의 전개와 특성''''#에서도 민족주의를 '종족적 민족적 정체성'과, '정치적 국민적 정체성'으로 구분하며, 종족 민족주의와 시민 민족주의로 복수의 민족주의를 서술하고 있다.복수의 민족주의가 존재하는 까닭
더불어민주당 민주연구원 소속 김정훈 연구위원도 한국인의 에너지, 민족주의 / 종족에서 시민으로에서 종족 민족주의와 시민 민족주의를 구분하였다.
Study.com의 정치학 입문 강의 Civic Nationalism vs. Ethnic Nationalism에서 종족 민족주의와 시민 민족주의를 비교해서 설명한다.
서강대학교 전재호 교수의 민족주의론 대학공개강의는 KOCW에서 무료로 제공된다. 민족주의론 OCW 공개강의 마지막 강의에서 한국의 종족적 민족주의에 대한 강진웅의 논문을 인용하면서, nation이 정치적 차원과 문화적/종족적 차원이 있다고 하면서, 한국의 종족적 민족주의에 대해 서술하고 있다. 이처럼 Nationalism을 Ethnic nationalism과 Civic nationalism으로 나누어서 구분하는게 학계의 일반적인 관점이다.
시민 민족주의를 주장한 프랑스의 에르네스트 르낭이 19세기 말에 저술한 '''민족이란 무엇인가''' 에서 '민족은 인종에서 유래하는 것도, 언어로 구분되는 것도, 종교로 결속되는 것도, 그리고 국경선으로 규정지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민족이란 언제든지 새로 생겨날 수 있으며, 언젠가는 종말을 고하게 되는 개념'이라고 말하며, '민족은 매일매일의 국민 투표'라고 말하였다. 민족(nation을 지칭)이란 시민들이 매일매일하는 자발적인 정치적 합의에 따라 형성되는 것이라는 의미다.에르네스트 르낭의 '민족이란 무엇인가'
시민 민족주의는 국가가 개인들의 정치적 사회적 합의와 계약에 의해 정의된다고 가정한다. 국가의 구성원 자격은 주어진 국가의 법률과 원칙을 준수함으로써 결정된다.
종족 민족주의는 국가가 민족(종족)에 의해 정의된다고 가정한다. 즉, 국가 구성원은 공통의 조상, 공통의 역사, 문화, 관습, 언어에 의해 결정된다.
시민 내셔널리즘은 개인이 모여서, 사회적 계약과 합의로 국가를 만든다. 따라서 시민정체성은 후천적으로 취득할수 있다. 종족 내셔널리즘은 국가의 민족이라는 집단적 정체성에 종속된 개인이 만들어진다. 따라서 종족(민족)정체성은 선천적으로 상속되며, 후천적으로 취득해서 바꿀 수 없다.
프랑스가 종족 민족주의가 아닌 시민 민족주의를 채택한 이유는, 프랑스 대혁명 당시 오일어 계통의 북부와 오크어 중심의 남부는 의사소통조차 불가능하였고, 브르타뉴, 알자스-로렌 등 로망스어 계통이 아닌 지역도 프랑스 국경 안으로 편입된 상황이기 때문이다. 언어가 다르니 문화가 같을리가 없고, 국경을 확장하며 완성한 프랑스 안에 사는 사람들이 모두 프랑스 혈통일리가 없을 뿐더러, '프랑스' 혈통이 존재했는지부터가 의문인 상황. 프랑스 성립 이전의 역사를 본다면, 골, 로마, 게르만 등 여러 종족의 사람들이 차례대로, 또는 중복되어 프랑스에 거주함을 알 수 있으며, 따라서 프랑스 고유의 혈통이 역사의 여명과 함께 유유히(...) 보존되었을 가능성은 없다.
프랑스 nation의 형성에 대해 학계는 프랑스 혁명과 근대국가 수립에서 그 근원을 찾는다. 혁명을 통해 왕을 처형한 혁명정부는 인민을 주권을 근원으로 삼는 근대적인 국가를 탄생시켰고, 근대국가의 설립을 통해 국가의 정통성을 부여할 '국민(Nation)'이란 정체성을 발굴한 것이다. 이에 따라 프랑스 국경 안에서 생활하는 브르타뉴인, 알사스-로렌인, 노르망디인, 부루군디인 등 다양한 족속을 초월한 '''프랑스의 국민'''이라는 정체성, 즉 nation이 나타난 것이다. 이 공동체를 창조, 유지하기 위해 일-드 프랑스 지역의 문화를 중심으로 프랑스의 언어와 문화가 정의, 전파되었고, 프랑스 국경 속 다양하게 존재했던 공동체가 하나로 묶이기 시작한 것이다.
독일 또한 저지 독일어 지역과 고지 독일어 지역의 의사소통이 불가능하였으나, 요하네스 구텐베르크의 인쇄술과 마르틴 루터의 종교개혁의 결과로 독일어 성경이 만들어졌고, 마르틴 루터의 독일어 성경을 중심으로 중립적 언어인 표준 독일어가 만들어지면서 종족적으로 분리되어가던 독일인들을 통합시킬 수 있었다. 저지 독일어를 쓰던 지역인 네덜란드는 1648년 베스트팔렌 조약으로 정치적으로 분리되면서 독자적인 표기법을 쓰게 되었고 결국 종족적으로 분리되기에 이르렀다. 그러한 상황에서 Civic nation을 중심으로 한 프랑스 혁명군의 침공을 받고 라인 강 서부의 게르만족 거주지역이 통째로 프랑스에 떨어져나가는 위기를 겪고, 이러한 위기상황에서 프랑스군의 점령하에 놓인 독일인들은 프랑스의 시민 민족주의를, 부정적으로 보았으며, 프랑스의 Nation에 저항하기 위하여 게르만족이라는 Ethnic Group[2][3] 을 중심으로 하는 집단 정체성을 만들었고, 국가보다는 종족이 중심이 되는 민족과 이로 인한 민족의식을 강화시키게 된다. 나폴레옹 프랑스제국의 점령하에서 독일 철학자 요한 고틀리프 피히테는 '''독일 국민에게 고함'''이라는 책을 서술하여 독일민족의 언어와 문화의 우월성을 주장하며, 종족 민족주의와 국가교육의 중요성을 제창하였다. 19세기 내내 독일인들의 통합된 국가를 만들기 위해서 노력하였고 결국 독일제국의 성립으로 이어졌다. 즉 독일에서 Ethnic Group을 중심으로 한 종족 민족주의가 형성되었고, 이것을 기반으로 독일인이라는 Ethnic group이 중심이 된 국가인 독일 제국이라는 Nation을 만들었다는 말이다. 독일의 Ethnic nationalism은 범게르만주의로 발전하며, 나치당의 '피와 땅'(Blut und Boden) 개념으로 발전한다.
각국의 내셔널리즘을 다룰 때 종족 민족주의와 시민 민족주의 외에 문화적 전통에 기반한 정체성을 가진 문화적 내셔널리즘(Cultural nationalism)을 언급하는 경우도 제법 있다.
시민 민족주의 국가는 국적법에서 주로 속지주의인 출생지주의를 적용하고, 종족 민족주의 국가는 주로 속인주의인 혈통주의를 적용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과 일본의 내셔널리즘은 민족주의, 혹은 종족 민족주의로 부르는 Ethnic nationalism으로 분류되며, 프랑스 미국과 영국의 내셔널리즘은 보통 Civic nationalism에 속한다. 한국은 민주주의 국가 중에서는 비교적 최근까지 단일민족국가를 자처해왔으며, 최근까지 교과서에서도 한민족은 모두 단군의 후손이라고 서술해왔다.
중국은 다민족 국가지만 한족이 티베트인, 위구르인, 몽골인, 조선인 등의 소수민족보다 압도적으로 비중이 높고, 다양성에 관대하지 않은 독재국가라 시민 내셔널리즘 국가라고 보기는 어렵다. 대외적으로는 중화민족을 표방하는 문화적 내셔널리즘이지만, 실질적으로는 한족 민족주의를 포장한 프로파간다 구호에 가깝다.
대만은 공식 국호인 "중화민국"에서도 알 수 있듯이 중화인민공화국에 맞서 정통 중화 민족주의를 표방하는 국가였으나 본성인, 대만 원주민의 사회 진출이 늘어나고 민진당의 탈중국화 정책이 효과를 발휘하면서 시민 내셔널리즘 국가로 진행하는 분위기이다.
3. 정당
넬슨 만델라 시절에는 시민 내셔널리즘 성향이 확실히 강했지만, 지금은 백인에 약간 배타적이며 흑인도 모든 흑인이 아닌 남아공 내 흑인 부족 민족들을 중심으로 한 민족 내셔널리즘 성향이 생기고 있다는 비판도 존재한다.
- 체코 국민사회당
체코슬로바키아에 있었던 중도~중도좌파 정당.
[1] 여기서의 민족주의는 nationalism 이 아니라, ethnic nationalism을 뜻하는 용법이다.[2] 독일어로는 Volk와 Nation이다. 형태와는 달리 독일어의 Nation은 영국, 프랑스의 nation과 의미가 다르다.[3] Ethnic Group은 한국에서 말하는 민족에 더 가까운 개념으로, 종족으로 번역한다. 문화 혹은 언어적 부족 중심의 민족을 의미한다. Ethnic을 기반으로 한 정체성은 논란은 있으나 프랑스 혁명 이전부터 어느 정도는 나타났고, 이것이 본격적으로 대두된 것은 프랑스 혁명 전쟁 및 나폴레옹 전쟁이었다. 나폴레옹 전쟁 당시 프랑스군에게 침공당한 독일은 수백개의 제후국으로 나뉜 상태였고, 형식적이나마 그들을 묶어 주던 신성 로마 제국도 붕괴되었기 때문에 게르만족의 통일된 Nation이 부재한 상황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