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웬리 암살사건

 


1. 개요
2. 황제의 제안, 마술사의 선택
3. 음모
3.1. 반전
3.2. 비극
3.3. 돌아오지 못한 마술사
4. 남겨진 자들
5. 엘 파실 독립정부의 소멸
6. 여담

제2차 라그나뢰크 작전의 에피소드
회랑 전투

양 웬리 암살사건

(종결)

1. 개요


  • 등장 작품
    • 은하영웅전설 8권 <난리편> 5장~6장
    • 은하영웅전설 OVA 82화
  • 시기 : 우주력 800년, 신 제국력 2년 5월 31일 ~ 6월 1일
은하영웅전설의 사건. 이 사건으로 은하영웅전설의 동맹측 주인공 '''양 웬리가 사망한다.''' 워낙 충격적인 사건인지라 이 사건을 다룬 은하영웅전설 애니메이션 82화는 일반적인 경우에 내보내는 엔딩 부분이 없고, 81화 말미에 나오는 차회예고 영상에는 음악조차 깔리지 않는다.

2. 황제의 제안, 마술사의 선택


은하제국군엘 파실 혁명군 사이에서 벌어진 회랑 전투는 제국군이 타격을 입고 황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이 병으로 쓰러지며 양 웬리와의 평화회담을 제의함으로써 일시적으로 종결되었다. 요새로 복귀한 양 웬리는 라인하르트와의 회담을 위해 필요한 인원을 선정했는데, 잘 생겼다고 소문난 황제를 좀 보려고 너도나도 지원했다. 하지만 그린힐 소령은 몸살로 제외, 카젤느 중장은 전력 재정비를 위해 제외, 아텐보로 중장은 양이 자리를 비운 동안 함대를 책임져야 하므로 제외, 쇤코프 중장은 요새 방어 사령관이라 제외, 포플랭 중령은 공중전 기회가 없어서 제외, 무라이 중장은 양이 없는 동안 남은 인원 감시(...)를 위해 제외되었다.[1]
결국 양과 함께 가는 인원은 부참모장인 파트리체프 소장, 로젠리터블룸하르트 중령, 그리고 뷰코크 원수의 부관이었던 수울 중령으로 결정되었다.[2]

3. 음모


양 웬리 요새를 출발한 뒤 3일 후, 엘 파실 혁명군과 협력관계에 놓인 페잔의 상인 보리스 코네프가 황급히 이제르론 요새를 향해 통신을 연결하였다. 보리스 코네프는 양 웬리의 생사를 물었고 요새 사령부에서는 무슨 농담을 하냐며 비웃었지만 코네프는 벌컥 화를 내며 정신병원에 입원해있던 전직 자유행성동맹군 준장 앤드류 포크가 병원을 탈출하여 '''양 웬리의 암살을 시도'''하러 오고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이제르론 요새에서는 시급히 양 웬리의 신변을 보호하고자 나섰으나 갑작스러운 군사적 활동에 은하제국군이 눈치챌 염려가 있어 율리시스를 비롯한 6척의 전함만이 긴급출동하여 레다 II호의 행적을 따라나섰다.
5월 31일 23시 50분, 순항함 레다 II호측에 앤드류 포크가 무장상선을 가지고 근방 지역에 진입했다는 정보와 레다 II호의 안전을 위해 2척의 구축함이 파견되었다는 은하제국군의 통신문이 전달되었다. 즉시 경계태세가 발령되었으나 원인불명의 통신장애 현상이 발생하여 이제르론 요새와의 통신이 두절되기도 하여 상황파악에 어려움을 겪었다.
레다 II호측에서 상황파악에 노력하고 있던 때, 전방 레이더에 정체불명의 무장상선이 감지되었다. 레다 II호는 응전을 준비하였으나 무장상선 후방에서 2척의 제국군 구축함이 등장하였고 곧 무장상선을 격침시키며 상황은 싱겁게 종료되었다. 곧 제국군으로부터 황제에게 모시고 가기 전에 직접 만나 인사를 전달하고 싶다는 통신이 연결되었고 엘 파실 독립정부 수반 프란체스크 롬스키는 제국군의 친절에 답할 겸, 예의를 갖춰 구축함과의 접현을 허가하였다.[3]

3.1. 반전


롬스키 주석은 미소로 제국군을 맞이했지만 제국군의 낌새가 이상했다. 이들은 무언가 문제가 생긴 듯이 서로 문답을 주고받더니 갑자기 총을 뽑아 겨누며 양 웬리의 위치를 물어보았고 롬스키 주석이 침착하게 무엇을 원하던 총을 내려놓으라고 지적하자 제국군은 총을 발포하여 롬스키 주석을 첫 희생자로 삼아 '''학살극의 막을 올렸다'''.[4]
롬스키 의장의 시체가 뒤로 넘어가자 그때까지도 당황하여 머뭇거리던 독립정부 인사들은 황급히 도주하기 시작했다. 접현구역을 통해 제국군 병사들이 레다 II호 내부로 마구 쏟아져들어오기 시작했고 도망친 정부인사들을 통해 이변을 알아차린 블룸하르트 중령과 수울 중령이 즉각 방의 입구를 막고 반격을 개시하였다. 이들은 몰려드는 제국군을 상대로 분전하였으나 애초에 회담 참석이 목표였기에 함선에 전투병력이 승선하지 않아 이들이 공격을 막아내기에는 제국군의 숫자가 너무 많았고 곧 제국군 병사들의 돌격에 블룸하르트 중령이 피격되어 쓰러졌다. 수울 중령이 시간을 끄는 사이 파트리체프 소장은 양 웬리를 밖으로 피신시켰고 수울 중령도 총에 맞아 쓰러지고 파트리체프 소장은 쏟아지는 총탄을 몸으로 막아내며 밖으로 나가는 문을 막았고 곧 사망한다. 제국군은 사망한 파트리체프 소장의 시신을 치우고 양 웬리를 쫒으려 했으나 쓰러진 수울 중령이 남은 힘을 쥐어짜 제국군 몇 명을 더 사살하여 섵불리 나가지 못했다.
같은 시각, 요새에서 긴급출동한 전함 율리시스가 레다 II호를 발견하였다. 레다 II호 주변을 순찰하던 제국군 구축함이 공격을 시도했으나 율리시스의 포격에 즉각 격침당했고 주변 공역을 확보한 혁명군은 레다 II호에 강제접현하여 쇤코프 중장이 지휘하는 로젠리터 연대가 함선으로 진입하여 양 웬리의 신변확보에 나섰다. 레다 II호 내부의 제국군들은 방어에 나섰으나 중장갑 장갑복으로 무장한 로젠리터들에게 빠르게 제압당했고 쇤코프 중장과 휘하 부대가 저항하는 제국군을 제거하는 사이 율리안 민츠 중위가 별동대를 이끌고 함선을 수색하기 시작하였다.

3.2. 비극


블룸하르트, 수울, 파트리체프의 희생으로 양 웬리는 일단 그 자리를 벗어나는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본래 활동적인 생활과는 거리가 먼 성격에 레다 II호의 구조에도 어둡고 무엇보다 몸을 피한다고 한들 갈 곳이 없었던 탓에 양 웬리는 목표도 없이 이동하다 불행하게도 2시 40분 한 제국군 병사에게 발견되었다.
제국군 병사는 양 웬리의 이름을 외치면서 블래스터로 양 웬리의 다리를 쏘았고 자신이 양 웬리를 죽였다며 매우 기뻐하더니 총도 내버리고 도주하였다. 양 웬리는 급히 스카프를 다리에 감아 지혈을 실행했지만 다리의 동맥신경다발이 관통당해 출혈이 멎지 않았다. 양은 한 손을 벽에 대고 계속 통로를 걸었으나, 결국 과다출혈로 주저앉았다. 이미 그의 바지는 피로 검붉게 변해버렸고 바닥에는 피웅덩이가 퍼지고 있었다. 양은 등을 벽에 기대고 앉아 몰려오는 피로를 느끼며 생애 마지막 동작으로 두 눈을 감았다.

"미안, 프레데리카. 미안, 율리안. 미안, 여러분......"[5]

'''결국, 마술사, 돌아오지 못하고.......'''
[image]
'''우주력 800년 6월 1일 새벽 2시 55분, 양 웬리의 시간은 서른세 살로 정지했다.'''[6]
너무나도 젊은 나이에 그는 그렇게 뜨겁게 불타올랐고, 그렇게 사그라들었다.

3.3. 돌아오지 못한 마술사


양 웬리 사후 10분이 지난 새벽 3시 05분, 함선을 수색하던 율리안 민츠 중위와 루이 마솅고 소위는 사망한 양 웬리의 시신을 발견하였다. 양부의 시신을 보고 이성을 놓은 율리안은 오열 후 등 뒤에서 걸어오던 제국군을 탄소 크리스탈 토마호크로 마구 쓸어버리다가 마솅고의 말에 간신히 진정하고 양아버지의 시신을 수습했다.
새벽 3시 10분, 함선 내부의 제국군을 소탕하며 함선을 수색하던 쇤코프 중장과 로젠리터 부대가 장교 클럽에서 중상을 입고 쓰러진 수울 중령과 블룸하르트 중령 그리고 파트리체프 소장의 시신을 발견하였다. 수울 중령은 의식을 잃은 상태에서도 다행히 부상이 심하지는 않아서 사망하지 않아 급히 후송되어 목숨을 건졌으나 블룸하르트 중령은 수울과 달리 부상이 예상외로 너무 심각했고 흐려져가는 의식 속에서도 양 웬리 제독이 무사하냐고 물었고 쇤코프 중장은 중령을 최대한 안정시켜주었으나 결국 3시 20분경 죽게 되면서 존경하는 상관의 뒤를 따랐다.
새벽 3시 30분, 로젠리터 연대는 레다 II호의 통제권을 거의 되찾았으나 일부 구역에서 남은 제국군의 저항이 극심하여 쇤코프 중장은 최대한 신속하게 이제르론으로 복귀해야한다는 판단 하에 퇴함명령을 내린다. 이에 따라 양 웬리 원수, 파트리체프 소장, 블룸하르트 중령의 시신과 레다 II호의 살아남은 승무원들, 붙잡힌 제국군 포로 몇을 포함한 혁명군은 전함 율리시즈로 복귀하여 이제르론으로 철수하였다. 쇤고프 중장은 제국군들의 저항이 심해 어쩔 수는 없이 롬스키 의장을 포함한 독립정부 인사들의 시신 및 사망한 레다 II호의 승무원들의 시신은 부득이하게 버려두고 떠났다. 사정은 있었지만 훗날 이 일로 상당한 비판을 받게되었다.
함선의 제국군을 제압하는 과정에서 다수의 지구교의 상징물이 발견되며 이번 사건의 진정한 배후가 누구인지 밝혀졌다. 충성을 바치던 양 웬리 원수에 부연대장 블룸하르트 중령까지 사망하자 격분한 로젠리터 대원들은 지구교에 대한 증오를 표출했다. 그나마 연대장 카스퍼 린츠는 온건하게 붙잡힌 지구교도놈들이 자백할 리도 없으니 원하는대로 '''화려하게 순교시켜주겠다'''고 쇤코프에게 말했고 연대원들은 '''"산 채로 핵융합로에 처넣어버려!", "아니야, 1센티미터 단위로 썰어서 하수구에 흘려보내자!"'''등 증오섞인 발언을 쏟아내었다. 그러나 연대원들은 무엇을 하던 요새로 돌아가는 것이 우선이라는 쇤코프 중장의 일갈에 한발 물러섰다.[7]

4. 남겨진 자들


6월 3일 11시 30분. 혁명군은 양 웬리의 시신을 모시고 한없이 침통한 분위기로 이제르론 요새로 복귀하였다. 양 웬리가 사망했다는 소식에 많은 사람들이 큰 충격을 받았고 남겨진 사람들은 슬픔에 잠겼다. 이중 프레데리카의 상심은 상상을 초월할 정도였다.[8]
롬스키 주석을 포함한 독립정부의 핵심 수뇌부, 혁명군의 수장인 양 웬리 원수가 사망한 시점에서 엘 파실 독립정부는 사실상 소멸되었다. 쇤코프를 비롯한 남겨진 사람들은 양 웬리의 뜻을 계승하기 위한 내부정리에 돌입하였고 미망인 프레데리카 양 부인을 정치적인 지도자로, 양자 율리안 민츠 중위를 군사적인 지도자로 삼아 조직을 새롭게 개편하였다.
6월 5일. 양 웬리 원수의 사망, 프레데리카 양과 율리안 민츠를 새로운 지도자로 삼는다는 소식이 공식적으로 발표되자 요새 전체가 극심한 혼란에 빠졌다. 절반 이상의 사람들이 양 웬리 한 명을 따라 합류한 만큼 이런 상황은 이미 예상되었던 일이고 더스티 아텐보로 중장을 비롯한 수뇌부 인사들은 아래에서 올라오는 엄청난 항의를 억누르며 수습에 나섰다.
이들의 노력에도 혼란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았으나 친우 피셔 중장의 사망 이후 파트리체프 소장에 양 웬리 원수마저 사망해 큰 상심에 빠진 무라이 중장이 이제르론 요새를 떠날 것을 자진하며 사태가 급반전되었다. 무라이 중장은 자신같은 간부가 떠나면 불평분자들이 자신을 명분으로 삼아 빠져나갈 것을 이유로 율리안 민츠의 허가를 구했고 민츠는 무라이 중장이 받은 상처와 남은 사람들을 위해 오명을 감수한 희생 정신에 깊은 감사를 표하며 이탈을 허가하였다.
무라이 중장의 이탈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뒤를 따랐다. 그 직후 엘 파실 독립정부는 '우연하게도' 정부의 해산을 발표하였고 새롭게 지도자로 임명된 율리안 민츠를 호출하여 이 사실을 통보하였다. 독립정부 위원들은 자신들이 롬스키 의사의 독단적인 판단으로 탄생하였고 롬스키가 형성한 분위기에 이끌려 '승산도 없는 혁명'을 벌이게 되었고 롬스키과 양 웬리가 모두 사망한 지금, 한낱 정치체제에 구애되는 것보다 대국적인 시각으로 인류의 평화와 통일에 공헌해야 할 시기라는 이유를 들며 자신들을 정당화했고 율리안 민츠를 향해 '''죽은 자의 이상을 고집하다 순교자가 되지 말라'''는 소리까지 내뱉었다. 이 한심스러운 꼴에 율리안 민츠는 롬스키 의사가 독재자도 아니고 반대의 자유가 없던 것도 아니라고 꼬집으며 나가는 것을 막을 일도 없으니 '''자신들이 했던 일을 부정할 필요는 없다'''는 일침을 놓았다.[9]

5. 엘 파실 독립정부의 소멸


우주력 800년, 6월 6일. 엘 파실 독립정부는 혁명군 사령관 대행 율리안 민츠의 이름으로 양 웬리의 사망 및 엘 파실 독립정부의 해산을 공식발표하였다.
19시 10분, 은하제국군은 이제르론 요새에서 전 우주를 상대로 발송되는 통신문을 수신하였다. 이 사실은 19시 25분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에게 전달되었다.

"프로이라인...... 프로이라인!"

화려한 황금색 머리카락이 바람을 머금었다.

"그대에게서 흉보를 들은 일은 몇 번이나 있었지만, 이번 것은 그중 가장 끔찍하군. 그대에게 이렇게까지 짐을 실망시킬 권리가 있단 말인가?"

첫눈을 굳힌 피부 아래서 혈관이 작열하고 비등하는 감정의 통로로 변했다. 그는 모욕당한 기분이었다. 그가 이제까지 싸우고, 앞으로도 지략을 경쟁하기를 바라고, 나아가서는 회담으로 그의 됨됨이를 더 깊이 알고 싶어했던 상대가, 느닷없이, 사라지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렇게나 부조리한 이야기를 수용해야 한단 말인가. 갑자기 끓어오르는 분노가 노성이 되어 몸 밖으로 내달렸다.

"이놈도 저놈도, 적도 아군도, 모두 짐을 내팽개치고 가버리는구나! 왜 짐을 위해 살아 주지 않는단 말이냐!"

이렇게나 어두운 감정을 드러내며 과격하게 표현하는 라인하르트의 모습을 힐다는 처음 보았다. 그녀 자신이 부당한 비난을 받았다는 것조차 잊고 힐다는 젊은 황제를 바라보았다. 그녀의 시선 끝에는 무한한 상실감에 시달리는 패왕의 낙심한 표정이 있었다.

라인하르트의 인생에 처음부터 적이 존재했던 것은 아니라 해도, 적의 존재가 그의 인생에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해 준 것은 사실이다. 골덴바움 왕조와 여기에 기생하는 문벌귀족 무리. 자유행성동맹과 여기에 속한 장수들. 그들과의 전투와 승리가 라인하르트의 인생을 얼머나 찬란하게 물들였던가. 그리고 지금, 그들 중에서도 최고이자 최대 존재가 라인하르트의 인생에서 사라진 것이다. 그것은 라인하르트 자신이 더 찬란하게 성장할 가능성을 상실했다는 것을 뜻했다. 분노는 어쩌면 공포로 통했던 것일지도 모른다. 지크프리트 키르히아이스의 죽음과 반쯤 겹쳐지는 의미에서 라인하르트는 잃어서는 안 될 존재를 잃었다.

"짐에게는 적이 필요하다."

그런데도 양 웬리는 그와 결판을 내지 않고 죽어버렸다! 양에게 승리할 기회를 라인하르트에게서 영원히 빼앗아 간 채. 시대를 만들 책임을 라인하르트 한 사람에게 떠넘기고서. 자신만 홀로, 냉큼, 다른 차원의 항로로 갈아타 버리고 만 것이다.

라인하르트는 병상에 누워있지 않았더라면 개인실 안을 우왕좌왕 돌아다녔을 것이 틀림없었다. 실망이 분노의 에너지로 변해 그의 백옥 같은 빰을 안쪽부터 불태우고 있었다.

"짐은 그에게 짐 이외 다른 자에게 쓰러질 권리를 준 적이 없다. 그는 버밀리온에서도 이제르론 회랑에서도 짐에게 승리를 주지 않았다. 짐의 귀중한 장수를 몇 명이나 쓰러뜨렸다. 그런데도 짐 이외 다른 자에게 죽었단 말인가!"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8권 <난리편>, 김완, 이타카(2011), p.234~235

모든 제국군이 충격에 휩싸였지만 황제 라인하르트의 충격은 그 격을 달리했다. 황제는 자신을 몇번이고 패배시킨 모욕을 준 양 웬리가 허망하게 사망했다던 소식에 크게 분개하였으나 곧 마음을 다잡고 양과 안면이 있던 나이트하르트 뮐러 상급대장을 은하제국 황제의 대리로 이제르론 요새로 파견하였다.
사건을 일으킨 주범이 다름아닌 제국군이었다는 사실에 사령부는 신속하게 조사에 착수하였다. 면밀한 조사끝에 10명의 장교와 하사관 등 상당수의 용의자들이 파악되어 헌병대가 긴급출동하였으나 이들은 헌병대가 들이닥치기 직전 모두 자살해버렸다. 또한 레다 II호를 습격한 2척의 구축함 중 살아서 도주한 1척은 제국군 부로 대장 휘하에 순항함대에 포착되었으나 최후까지 격렬하게 저항한 탓에 격침되어 탑승원 전원이 사망하며 진상 규명은 실패로 돌아가버렸다.[10]
혁명군에 체포된 지구교도 3명에 대해 바그다슈 대령의 강도 높은 심문이 있었으나, 붙잡힌 지구교도는 모두 평신도인 까닭에 중요한 정보는 알지 못했고, 혁명군이 처분을 결정하는 사이 3명 모두 자살했다.

6. 여담


이 에피소드는 은하영웅전설의 한 축을 담당하던 주인공의 사망이었으므로 수많은 독자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책을 집어던지는 사람은 물론 한동안 책을 기피하거나 더 이상 읽는 것을 포기하는 사람들도 속출하였다. 삼국지연의를 읽다가 도원종언이나 추풍오장원 부분까지 읽은 뒤 더 이상 읽는 것을 포기하는 기분과 유사한 수준이다.
당연히 작가 다나카 요시키를 향한 수많은 항의 편지도 빗발쳤으나 정작 작가는 매우 바빴기 때문에 단 한 통도 읽지 않았다(...). 그리고 '몰살 다나카'라는 별명을 획득했다고.[11]
결과적으로 이 사건은 자세한 전말, 과정 및 경과에 대한 조사도 제대로 되지 못하여 지구교가 이 사건의 원흉이라는 사실 말고는 아무런 성과도 얻지 못해 지구교도들의 위세 만 남기고 끝났다. 하지만 이 대형사고를 친 지구교도들을 본 로엔그람 왕조 측이나 양 웬리 함대 및 이후 세워진 이제르론 공화정부 양측으로부터 당연히 경계를 받아 천천히, 그리고 고통스럽게 무너져 내려간다. 이후 이러한 대규모 테러 공작에 제대로 맛을 들였는지 우르바시 사건, 호랑가시나무관 습격사건 같은 테러 행위를 통해 자신들의 몰락을 막으려 하였지만 모두 공염불로 끝났고, 마지막으로 벨제데 임시 황궁 습격사건을 통해 크게 한방을 날려려 했으나, 이 사건 자체가 오베르슈타인의 함정이었음으로 결국 남김없이 깔끔하게 작살난다.
다나카 요시키의 계획대로라면 양은 원래 더 일찍 죽을 예정이었다. 은영전을 1,2부로 나누어서 1부 중간에 양이 죽고, 율리안이 새 주인공이 되는 게 원래 계획이었는데, 양이 죽이려 해도 안 죽어서(...) 예정보다 양의 수명이 연장되어버렸고, 2부 연재할 때는 양을 어떻게 죽일까만 생각했다고 한다. 양이 암살당한다는 것도 원래 계획이었고, 이는 앤드류 포크가 병원에 입원할 때부터 정해놓았다고 한다.

[1] 잘 알겠지만 아텐보로와 포플랭을 두고 한 이야기이다.[2] 여담으로 포플랭과 쇤코프는 '파트리체프는 등빨용, 블룸하르트는 호위용, 수울은 뷰코크 원수 대리'라며 비웃었다. 추가로 회담장으로 향하는 도중 양 웬리는 이 셋을 상대로 3차원 체스에서 훌륭한 승리를 거두었는데 보통 체스를 뒀다하면 지는 편이라 인선 기준이 '''자기가 체스에서 이길만한 사람'''이 아니냐는 의혹도 있었다(...).[3] 양 웬리 본인이 엘 파실 독립정부의 대표는 롬스키 의장인 만큼 의장의 판단에 따르겠다고 한 결과지만 롬스키 의장을 비롯한 독립정부 인사들로써는 이번 회담부터가 황제가 '양 웬리'의 이름만을 언급하며 제시했던 만큼 자신들의 영향력이 줄어들 것을 우려하였고 이에 황제와의 교섭 권한이 양 웬리 함대가 아닌 '독립정부'에게 있다는 것을 확실히하고자 하는 의도도 있었다. 그렇기에 제국군과 만나는 자리에서는 양 웬리 함대 간부를 제외한 독립정부 인사들만이 참석하게 되었다. 허나, 정작 황제인 라인하르트는 독립정부 따위는 신경도 안 쓰고 오직 양 웬리한테만 관심을 쏟고 있었다. 만약 암살 사건에서 무사히 살아남아 진짜 제국군과 회담을 했더라도 병풍 신세를 면하기 어려웠을 것이다.[4] 친절한 태도로 제국군을 맞은 롬스키 주석의 태도는 훗날 비판을 사기도 했는데, 비판론자들은 『개에게 예의 바르게 절도를 설명해봤자 통할 리 없다. 주석은 말 대신 의자라도 내던졌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허나 군인도 아닌 롬스키 입장으로서는 의자라도 던지려는 의지보다는 어떻게든 말로 해결하려고 하는 것이 더 선택하기 쉬웠을 것이다. 무엇보다도 상대가 지구교라는 막장인줄은 몰랐을테니(지구교 관련 정보는 양 웬리 함대에서만 알고 있었고 독립정부측은 몰랐다.) 뭔가 잘못돼가고 있기는 한데 말로 해결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을 것이다. 아닌게 아니라 아무리 그래도 협상하러 온 측을 갑자기 쏴죽이는 것도 여러 정황상 불가능하니까(라인하르트가 이런 비겁한 수법을 쓸 리가 없고 구태여 이런 찌질한 방법을 써서 양이나 롬스키를 죽인들 결국 이제르론은 아직도 독립정부와 양 함대의 것이라 실질적인 이득은 적다.)[5]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8권 <난리편>, 김완, 이타카(2011), p.189[6] 다나카 요시키, 은하영웅전설 8권 <난리편>, 김완, 이타카(2011), p.189[7] '''"이제르론에도 핵융합로는 있다. 더 큰 놈으로."'''[8] 그녀가 생각하던 양 웬리의 죽음은 그가 손자까지 본 노인이 된 뒤 손자와 함께 놀아주고 잠을 자듯이 조용히 미소를 지으며 세상을 떠나는 것이었다. 더욱이 결혼한지 이제 1년 남짓밖에 안 되었으니 상실감은 더 클 것이다.[9] 자신의 평판 등을 이유로 이탈하지 않고 남아 조직을 뒤흔드는 자들은 어디에서나 암적 존재와 같다. 무라이 중장은 자신의 명성이 손상될 것을 감수하고 이런 암적 존재들을 '청소'해준 것이다.[10] OVA 애니메이션에서는 양을 암살한 지구교도가 나오지만, 나중에 동료들 데리고 다시 나타났다가 양의 죽음에 분노한 율리안 민츠가 휘두른 토마호크에 얼굴이 두동강나서 끔살당한다.[11] 사실 다나카 요시키는 이전에도 인기 캐릭터를 죽였다가 편지를 받은 적이 있다. 바로 라인하르트 폰 로엔그람 1차 암살미수사건 에서 키르히아이스를 죽인 후인데 이 때 너무나도 갑작스레 키르히아이스가 죽인 나머지 저대로 놔두면 또 무슨 짓을 저지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가진 독자들에게 누구누구는 죽이지 말라는 편지들을 받았지만 정작 본인은 그걸 보고 역시 인기 캐릭터는 사랑받을 때 죽이는게 매력적이라는걸 깨달았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