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비송

 

慈悲誦 Kyrie Eleison
미사곡(통상 부분, Ordinarium)


'''자비송'''
Kyrie Eleison

대영광송
Gloria
1. 개요
2. 내용
3. 여러가지 자비송
4. 관련 작품


1. 개요


'''자비송'''(慈悲誦)[1] 또는 '''키리에 엘레이손'''(Kyrie Eleison)은 가톨릭, 정교회성공회에서 노래로 바치는 미사(Missa Lecta)의 첫 번째 곡이다.[2] '호칭 기도'에서도 처음에 자비송을 외운다.
가톨릭에서는 먼저 성호를 긋고 참회기도를 마치고 난 다음 이 기도를 올리며 대영광송이 이어지는데, 동방정교회에서는 굉장히 자주 올리며 자주 등장한다. 특히 기도 매듭으로 기도할 때에는 매듭을 움직일 때마다 이 기도를 반복한다. 대개 4~5세기에 미사전례에 포함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이것의 원 모델은 왕이 행차할 때 환호하며 왕에게 구원과 자비를 청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다고 한다. 결국 자비송이란 자신을 낮추고 자비를 청하는 기도와 동시에 다가올 구세주 예수를 환영하는 환호이기도 한 것이다. 이어지는 대영광송과 매치해보면 더더욱 그러하다.
대한성공회감사성찬례에서는 기원송가라고 하여 교회력 전례에 따라 각각 다른 송가를 부르는데 자비송은 주로 사순절 성찬례 때 부른다. 대림절에는 ''우리에게 오시어''라는 한국 창작 송가를 부르며, 대영광송은 전례력에 따라 여러곡조로 부른다.[3]
또 연중 시기에는 ''거룩하신 하느님(Trisagion)''을 부르기도 한다.
참고로 성공회에서는 "기리에"라고 하고 옛날에는 "구긍경"[4]이라고 불렀다.
'퀴리에' 혹은 '키리에'로 표기가 갈리는데, 그리스 문자 Υ의 발음 때문이다. Υ의 발음은 코이네 그리스어까진 /y/였지만 중세 넘어가면서 /i/가 되었고, 그래서 코이네 시절에는 퀴리에가 맞지만 중세 넘어가면서 키리에로 발음이 바뀌었다. 한편 고대 로마인들이 라틴어로 이걸 발음할 때는 마치 한국인이 f 발음하듯 이질감을 담아서 '퀴리에'라고 발음했는데, 라틴어에는 /y/ 발음이 없기 때문에 오래 못 가 이 발음이 무너져 /i/로 바뀌었기 때문이다. 지금도 자비송을 들어 보면 이 발음이 무너진 라틴 계열 국가에서는 '키리에'로, 이 발음이 안 무너진 독일 등의 게르만 계열 국가에서는 '퀴리에'라고 발음하는 경향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서방 가톨릭 교회에서 유일하게 라틴어로 올리지 않는 기도인데, 정확히는 미사 통상문에서만이다. 성삼일 전례에서는 그리스어 구절을 사용하는 부분이 따로 있다.[5]
악곡들도 많이 있지만 모든 기도문에 노래를 하면 미사가 길어지거나 강론시간이 짧아지기 때문에, 한국 천주교에서는 보통 생으로 하는 편이다. 하지만 엄연한 원칙은, 최소한 주일 미사에서는 무조건 노래로 하는 것이다. 한국 천주교는 편의주의라서 이상한 데서 쓸데없다면서 지키지 않는 게 많다. 주일 미사에서 외우기를 시전할 경우, 몇백~몇천 명의 신자들이 동시에 액센트까지 넣어서 암송하는 음성은 처음 천주교 성당에 간 신자에게는 무척 임팩트 있는 순간이다. 다른 기도문은 타이밍이 신자마다 조금씩 어긋나기 마련인데, 자비송은 짧기 때문인지 매우 정확하다. 보통 "주'''님'''-자비'''를'''-베푸'''소'''—'''서'''—, 그리스도'''님'''-자비'''를'''-베푸'''소'''—'''서'''—" 하고 읽는다. '그리스도'를 '리·도'로 두 음절로 읽어야 하는 게 포인트.
개신교의 경우 루터회성공회를 제외하면 비성경적인 행위[6]로 간주하므로 쓰지 않는다. 실제로 1537년 마틴 부처(Martin Bucer)에 의해 만들어진 극초기 개혁교회 예전에는 자비송을 부르는 과정이 분명하게 있었지만, 현대 개혁교회 예전의 전신이 되는 1542년판 제네바 예전에서부터 없어졌다. (참고) 일단 개신교에서 쓰이는 21세기 새찬송가의 632장에는 성공회의 자비송과 유사한 가사의 자비송이 수록되어 있으며 감리회의 공식 예배순서인 새 예배서에도 자비송이 순서에 기록되어 있다. 그러나 대다수 개신교 교회에서는 잘 하지 않는다.

2. 내용


현대 미사에서는 사제가 첫마디를 시작하면 신자들이 따라 부르는 형식으로 2번을 반복한다. 트리엔트 미사의 경우 구품천사론을 반영하여 사제가 시작하고 신자들이 뒤이으면서 번갈아 아홉 번 외운다.[7]

Κύριε ἐλέησον, Χριστὲ ἐλέησον, Κύριε ἐλέησον.

(로마자 전사) Kyrie eleison, Christe eleison, Kyrie eleison

(영어 번역) Lord have mercy, Christ have mercy, Lord have mercy

(프랑스어번역) Seigneur, prends pitié, O Christ, prends pitié, Seigneur, prends pitié.

(한국어 천주교 번역)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그리스도님 자비를 베푸소서,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

(한국어 정교회 번역)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님 저희를 불쌍히 여기소서.'''

(한국어 성공회 번역)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eleison'을 성공회와 정교회에서는 '불쌍히 여기소서'라고 번역하고, 한국 천주교에서도 1996년 미사 통상문 개정 이전까지는 그렇게 번역했다.[8] 하지만 자비송의 본 의미가 실제로는 그 정도로 처절한 탄원이 아니라 본디 기쁜 자리에서 사용하는 환호의 의미가 있기 때문에, 이를 반영해 좀 덜 처절하게 들리는 번역문을 채택한 듯하다. 문자적 직역과 실제 사용이 다른 경우라 본디 의미를 정확히 외국어로 정확히 옮기기 불가능하다. 이렇게 번역상의 애매함이 존재하기 때문에 로마 미사 경본 한국어판에서는, 라틴어 전례가 그러했듯이 그냥 음역하여 사용하는 방법도 제시되어있다.
한편 한국의 루터교회에서는 정교회와 같이 목사의 기도 뒤 회중이 합창하며 부른다.'''계) 고요히 우리 함께 하나님이 주시는 평화, 온세상의 평화를 위하여 기도드리세, 응) 주여 우리를 불쌍히 여기소서.''' 이런 식으로 말이다. 다른 나라의 루터교회에서도 이렇게 하지 않기 때문에 꽤 특이한 현지화라고 볼 수 있다.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에는 라틴어 'Miserere nobis(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가 있다.

3. 여러가지 자비송



▲ 그레고리오 성가 천사미사곡 버전. 가장 무난하게 쓰이는 버전이다.

대한성공회의 기리에 A곡. 그레고리오 성가의 곡조에 한국어 가사를 붙여 부른다.


동방 교회의 자비송은 그레고리오 성가에 비해 사제의 기도에 이어서 합창하는 구조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

4. 관련 작품


  • 클래식 악곡 중에서는 모차르트의 대미사 중 키리에 및 레퀴엠 중 키리에가 잘 알려져 있다.

▲ 대미사 (Große Messe in c-Moll, KV 427/417a) 중 키리에

[1] 자비송, 대영광송 등에서 나오는 '송'은 'song'이 아니라 '誦'(외울 송)이다. 미사 전례의 대영광송은 大榮光'誦' 기도문 영광송은 榮光'頌(칭송할 송)'을 쓴다.[2] 미사곡은 크게 4부분으로 나뉘는데 나머지는 '대영광송(Gloria)', '거룩하시도다(Sanctus)', '하느님의 어린양(Agnus dei)'이 있다.[3] 예를들어 일년중 가장 긴 연중기간에는 C곡, 성탄절 기간에는 B곡 등[4] 긍휼을 구하는 기도[5] 성 금요일의 '비탄의 노래' 앞부분에 있다. '트리스아기온'이라 하는 기도문으로 '하기오스 오 테오스, 하기오스 이스키로스, 하기오스 아타나토스, 엘레이손 히마스(Ἅγιος ὁ Θεός, Ἅγιος ἰσχυρός, Ἅγιος ἀθάνατος, ἐλέησον ἡμᾶς)'인데, 성공회 감사성찬례에서 사용하는 '거룩하신 하느님'이 이 기도문의 번역문이다.[6] 정확히 말하면 똑같은 기도문을 의식적으로 반복하는 행위('''중언부언''')를 금한 것이다.[7] 키리에 엘레이손(3회), 크리스테 엘레이손(3회), 키리에 엘레이손(3회).[8] 그 때는 "천주여 우리를 긍련히 여기소서. 그리스도여 우리를 긍련히 여기소서. 천주여 우리를 긍련히 여기소서"라고 번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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