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가

 

1. 廢家
1.1. 버려진 건물
1.2. 폐지된 가문
2. 閉架


1. 廢家



1.1. 버려진 건물




1.2. 폐지된 가문


'가문'이라는 뜻에서도 알 수 있듯이, 한 집안의 사람들이 모두 죽거나 대를 남기지 못한 경우, 혹은 호주가 바뀌어버려서 더 이상 가(家)를 유지시킬 수 없는 경우를 폐가라고 한다.
당연히 일반적인 이유로는 폐가가 발생하지 않으며, 아주 특수한 상황에서만 생긴다. 즉 '''대를 이을 상속인이 없을 때'''. 흔히 말하는 ''''대가 끊겼다''''는 상황이 바로 이것. 조선시대까지만 해도 사형이나 처형이 자주 집행되었던 관계로 이러한 폐가가 많이 있었을 것 같지만, 실상 따지면 폐가가 될 정도로 대역죄를 저지른 경우가 흔치 않았기에 폐가도 별로 없다. 다만 종교적인 이유로 폐가가 발생하는 경우는 전근대에도 많았는데, 성직자가 결혼을 할 수 없는 불교 문화권과 가톨릭 문화권이 대표적인 사례다.
조선은 종교에 가까운 성리학이 지배하던 사회였고 제사는 무척 중요한 행사였다. 상복 입는 기간을 둘러싸고 서인남인이 벌였던 예송논쟁을 봐도 알 수 있다. 헌데 자녀가 없으면 제사를 지낼 사람이 없다는 의미니, 제사에 목숨 건 사람들에게 폐가는 그 무엇보다 끔찍하고 두려운 일이었을 것이다. 마치 개화파 정권의 단발령에 "머리카락을 자르느니 내 목을 자르라"고 비분강개했던 유림들처럼 말이다. 더군다나 과거엔 매장 문화였고 폐가는 무덤을 관리해줄 사람이 없다는 것을 의미했기에, 더욱 폐가를 두려워할 수밖에 없었다. '''무덤이 방치되거나 버려지면 흉물이나 혐오의 대상으로 전락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의 미신들은 유독 무덤 가지고 이상한 소리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묘자리 때문에 재앙이 생겼다든지) 버려진 무덤은 더욱 더 기피된다.
실제로 저출산이 보편화되면서 폐가가 되거나 후손들의 수가 적어 관리를 포기하여 버려지는 무덤도 늘어났다. 어느 한 인기 연예인은 연예 생활에 지쳐 잠시 쉬러 시골에 내려가 혼자 살고 있었는데, 근처에 무덤이 있어서 처음엔 흠칫 놀라며 무서워했다고 한다. 하지만 나중엔 버려진 무덤이 측은해 보여 직접 벌초를 해줬다고 하는데, 이 연예인은 착해서 망정이지, 사람들이 재수 없어하며 기피한다고 생각해 보자. 정말 슬픈 일일 것이다. '''그 무덤의 주인이 당신의 자녀라면 더더욱.''' 그래서 장래를 생각한다면 화장으로 곱게 사라져 주는 게 본인에게도 편하고, 후손들에게도 편할 상황이 됐다. 실제 2018년에도 추석을 앞두고 벌초하다가 벌에 쏘여 사망하거나, 벌초를 다녀오던 40대 아버지와 10살짜리 아들이 승용차 사고로 동시에 사망하여 폐가가 되어버린 기사가 보도되는 등 민폐를 끼치는 경우가 있으니 말이다. 본인은 잘못한 것이 없어도 며느리를 볼 낯이 없거나, 며느리에게 괜한 원망을 살 수도 있다. 다만 저출산이 더더욱 심각해지면 납골당이나 납골묘를 관리할 사람도 부족해질 수 있다는 점이 걸리기도 한다. 저출산이 극에 달하면 모든 직업에서 인재가 부족해지니 말이다.
사실 따지고 보면 전 세계적으로 폐가 현상은 많았지만, 왕족이나 귀족 가문 같은 특수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이러한 폐가 현상을 딱히 신경 쓰지 않던 유럽이나 동남아 측에서는 아무래도 상관 없어 하였다. 심오한 철학자들은 '''어차피 아이를 낳아 아무리 잘 키운다 한들, 길어야 몇십 년 뒤면 죽을 테니 결국 사람들이 혐오하는 시체 한 구가 늘어나는 것일 뿐'''이라며 냉소적인 태도를 취하기도 했다.
1964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거부한 프랑스의 철학자인 장폴 사르트르만 봐도 자신과 타인의 관계를 서로가 주체가 되기 위해 투쟁하는 관계(서열정리)라며 '타인은 '''지옥'''이다'라든지, 세계에 내던져진 인간은 행하는 모든 것에 대한 책임이 따른다며 '인간은 '''자유라는 저주'''를 받았다'라든지, '''염세적이고 비관적인 세계관과 철학'''으로 세상을 바라봤기에 세속적인 삶에 초연했다. 자살도 거리낌없고 '인간 혐오'에 가까운 염세주의자들에게 가문 유지는 아웃 오브 안중이었을 터. 유독 출신 가문을 중요시 여기던 동북아 지역 국가들이 가문에 집착하며 폐가 현상을 경계하곤 하였다.
오히려 반출생주의는 폐가를 선택이 아닌 의무처럼 여기는 풍조를 보인다. 아직도 인간답게 살지 못하는 후진국이나 선진국의 흙수저는 말할 것도 없고, 설사 운좋게 금수저를 물려준다 해도 늙어가는 고통은 피할 수 없으며 늙으면 초라해지고[1] 죽음이란 고통을 피할 수 없기 때문이다. '''금수저도 생로병사는 피할 수 없으며 본인뿐만 아니라 타인의 생로병사를 지켜보는 것도 고통'''이다. '죽어야 사는 여자'의 금수저 엘리트 의사 브루스 윌리스는 사랑하는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모습을 계속 보는 것은 괴롭다며 '''영생을 스스로 포기'''한다. 최고의 갑부인 롯데 신격호 회장과 삼성 이건희 회장도 피하지 못한 게 죽음이며, 아무리 호화로운 장례식일지라도 화장터나 묘지엔 혼자 쓸쓸히 파묻히지, 다들 밖에서 울 뿐, 같이 무덤까지 들어가려고 하진 않는다. 오히려 집에 가선 장례식장 다녀와서 재수없다고 부정탄다고 소금 뿌릴 수도 있다.

내가 스무 살도 되기 전에 알아 버렸다고 자부할 수 있는 것 하나는 아이를 낳아서는 안된다는 것이다. 자기 자신의 결함을 자식에게 전달하는 것, 그래서 자신이 겪었던 시련을, 어쩌면 더 지독한 시련을 자식에게 강요하는 것은 범죄 행위이다. 내 불행과 내 고통을 이어받을 사람을 낳는 것에 동의할 수 없다. '''부모들이란 모두 무책임한 자들이거나 살인자들이다.'''

- 에밀 시오랑

위대한 체념 칼럼처럼 인간은 금수저흙수저든 생로병사의 과정을 피할 수 없어 상실과 결핍은 인간의 숙명이기에, 정도의 차이만 있을 뿐 누구나 고통을 겪는다. 너무 괴롭다보면 "왜 내가 내 의지와는 상관없이 태어나서 이런 고통을 겪어야 하지?"란 생각이 들며 반출생주의 사상이 싹트는 건데, 남부러울 것 없는 셀럽들도 나름의 고민과 스트레스로 고통을 겪다 우울증에 빠져 자살하기도 한다.[2]
만물의 영장인 인간이든, '공장식 축산농장'에서 고기의 운명으로 태어나 학대받으며 길러지는 동물이든 '고통'의 굴레에서 벗어날 수 없기에 반출생주의처럼 아예 생명자체에 대해 부정적인 관념이 생겨났는데, 이들에게는 '''폐가만이 고통의 굴레를 끊을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이다.
폐가의 기준은 일단 호주를 이어받을 상속자가 없으면 자동적으로 되는 것이지만, 그 외에도 호주가 여성일 경우 여성이 시집을 가면 남편의 호적에 등재되는데, 이 때 여성의 가문에서 호주를 이어받을 다른 상속인이 없으면 그 가문이 폐가가 되는 것이다. 혹은 남성이었다고 해도 마누라의 호적에 등재되는 '''입부혼인'''을 했거나, 특별한 이유로 아예 분가(드라마에서 흔히 나오는, '''집을 따로 구해서 사는 그 분가가 아니다.''')를 해버릴 경우에도 폐가가 된다. 사실 현대는 '''옛날에 비해 폐가하는 가문이 꽤 많은 편'''이다. 현재는 많아야 2자녀, 평균 1자녀이므로 이 아이들이 자라서 결혼하면 그 가문들의 운명에 대해서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특히 현대에는 자녀가 한두 명인 것도 많이 낳은 걸로 취급하다 보니, 대구 지하철 참사세월호 참사 같은 대형사고 현장에서 외동아들이나 외동딸이 사망한 안타까운 사례가 자주 보도되곤 한다. 최신종에게 살해된 20대 여성도 외동딸이었다.# 아버지가 "우리 외동딸이 며칠째 연락이 닿지 않는다"고 경찰서에 신고했는데, 아내도 없이 외동딸과 단둘이 살고 있던 것으로 알려져 상실감이 더욱 클 것이기에 네티즌들을 안타깝게 했다. 그렇다고 아이를 많이 낳아도 안심할 수 없는 게,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당시에는 딸 셋이 백화점에서 쇼핑하다가 모두 참극을 당한 가슴 아픈 사연도 소개된 적이 있다. 또 송파 세 모녀 자살 사건이나 프로야구 해태 4번타자 이호성이 내연녀와 그녀의 세 딸까지 '''네 모녀를 모두 살해한 이호성 살인 사건'''도 있다.
살인마 정남규 때문에 자녀 3명이 몰살당하며 폐가된 끔찍한 사건도 있었다.# 딸 둘과 어렵게 얻은 귀한 막내아들까지 한날한시에 잃었다. 2006년 서울 강북구 수유동 주택에 침입한 정남규는 방 안에 있던 둘째 딸(17)을 둔기로 내리친 후 목 졸라 살해한 것도 모자라 불을 질러 첫째 딸(21)과 막내아들(12)까지 살해했다. 정남규에게 살해당한 다른 초등학생의 큰삼촌은 "조카가 있는 나라로 간다." 하며 자살했을 정도이니 한날한시에 막둥이 아들까지 다 잃은 부모의 트라우마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한때 무분별한 카드 발급으로 카드 빚이 사회 문제가 되었을 때는, 어느 아버지가 자신의 귀여운 외동딸이 막대한 카드 빚을 지고 빚을 갚기 위해 몸을 판 것을 알고 충격을 받아 말다툼 끝에 홧김에 딸을 살해한 후, 돈이 없어 미안하다고 자책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은 기구한 사연도 보도된 적이 있다. 의처증에 시달리던 아내가 견디지 못하고 아들과 딸을 모두 죽이고 자살한 혈액형 자살사건도 있다. 또한 결혼 후 어렵게 얻은 외동아들과 함께 전세를 전전하다가 드디어 새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제 행복하게 살자고 맹세했건만, 마치 운명의 장난처럼 아파트 입주를 불과 얼마 안 남겨두고 아들이 사고를 당해 식물인간이 된 안타까운 사연도 있었다. 방송 당시에는 몇 년이 지났음에도 아직 새 아파트에 이삿짐도 다 안 풀었고, 아버지는 아들이 새 아파트 간다고 좋아했었다면서 우리가 죽으면 아들은 누가 돌보냐고 눈물을 흘려 시청자들의 심금을 울린 사연이 소개된 적도 있다.
2018년에는 핵가족화에 이어 이혼의 급증으로 50대 독신 가구가 많아졌다는 기사가 보도되기도 했는데, 부모가 이혼하여 부모 1명 - 자녀 1명으로 구성된 가구도 많아졌다. 세월호 사고 때도 어느 어머니가 이혼하여 자녀만 바라보면서 살아오다가 자녀를 잃은 충격으로 자살한 사연이 보도되어 안타깝게 한 적이 있으며, SBS '궁금한 이야기 Y'에서 '고독사'를 다룬 에피소드에서는 아버지의 사망으로 젊은 딸이 충격을 받아 집 안에서 술만 마시다가 사망하여 며칠 만에 발견된 안타까운 사연을 다루기도 했다. 친척 등 다른 혈육이 없었던지 친구가 뒤처리를 맡아 해줬으며, 이 친구가 폰으로 연락해도 연결이 안되자 신고하여 사망도 발견했던 것이다.
그래서 기자와 생전 발자취를 더듬어 봤던 내용인데, 그 여성의 폰에 생전 즐거웠던 영상들이 담겨있었고, 기자는 참 예뻤다며 이렇게 사망하여 안타깝다는 말을 했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의 급작스런 사망으로 인해 아버지에게 의지해오던 딸이 느꼈을 상실감과 당혹감은 굳이 말할 필요가 없을 터. 어머니나 다른 형제가 있었다면 위로를 해주며 슬픔을 반으로 나눌 수 있었겠으나, 이 딸은 혼자였기에 충격을 고스란히 혼자서 감내해야만 했다. 한때는 단란했을 아버지와 딸이 결국 비슷한 시기에 세상을 떠났고, 수거 전문업체에 의뢰하여 고인의 유품들을 다 트럭에 싣고 떠나는 장면으로 쓸쓸히 마무리했으며, 진행자는 곧 다 소각되어 사라질 것[3]이라는 멘트를 남겼는데, 인생의 무상함이 느껴지는 여운이 남는 에피소드였다.
리얼 다큐인 경찰 24시에서는 이혼한 남성이 반지하에서 7살짜리 어린 딸과 단둘이 살며 생활고로 좀도둑질을 하다가 붙잡힌 사례를 다룬 적이 있다. 형사들이 압수수색하러 현장에 갔는데 딸이 혼자 집을 지키고 있었고, 형사들도 착한 사람들이었던지라 아버지의 친구라고 둘러대면서 딸에게 자상하게 대해줬는데, 천진난만한 딸은 "아빠가 왜요?"라면서 살갑게 대화를 했었고, 형사도 어린 딸이 안됐다면서 '좀 성실하게 살지.'라며 안타까워 했었다.
호러 작품 뺨치는 무시무시한 사건도 있었는데, 부인 살해 뒤 자택에다 12년 동안이나 시신 은닉한 50대가 구속된 사건이 있었다. 그는 외동딸과 단 둘이 살았는데, 한 달에 3-4번만 집에 올 정도로 자주 집을 비웠다고 하니 어린 딸 혼자 3평 남짓한 새 집 단칸방에서 죽은 어머니가 담긴 상자와 함께 12년 간이나 생활했다는 무시무시한 얘기. 가로세로 50 cm, 높이 1 m인 종이상자에 완전 밀봉해 넣어 이삿짐처럼 넣어둔 게 발견된 사연도 기가 막혔다. 역시, 장성한 딸이 이사하기 위해 남친과 함께 미리 이삿짐을 옮기려고 하다가 박스가 너무 무거워 대체 이게 뭐인지 궁금해서 열어봤다가 기겁하고 경찰에 신고하며 세상에 알려졌던 것이다. 이렇듯 '''호적상 달랑 두 명만 사는 가구도 늘어나다보니 언제 호적이 통째로 사라져도 그리 이상하지 않은 시대'''가 되었다.
고려 태조 왕건의 부인은 무려 '''29명'''이었다(호족 연합 정책). 그리고 농경시대에는 아이의 수가 곧 노동력이고, 딱히 피임 같은 것도 없던 시절이니 되는 대로 낳았기에 딸린 식솔들이 줄줄이 사탕이었던지라 어지간하면 폐가되기가 힘들었다. 하지만 저출산이 보편화된 현대에는 까딱하면 폐가되기 십상이다. 복잡하고 산업화된 현대에서는 '''양보다 질'''로서 아이 한 명을 키우는데 보통 대학 이상의 교육을 시켜야 하므로 교육비가 등골이 휠 정도로 들어가니, 앞으로도 저출산 현상은 심화될 전망이다.
인구가 줄어든다는 것은 곧 폐가된 가문이 늘어남을 의미하며, 당장 몇십 년은 연장시킬 수 있을지 몰라도 100년, 500년, 1000년 뒤에는 어지간한 가문이 아니면 폐가된 가문이 많을 것이다. 애초 현대 사회에서는 구시대적인 가문에 신경쓰는 사람도 적고, 심지어 '''노키즈족(DINK[4]족)의 부부나 독신 1인 가구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5]이므로 더욱 그렇다.
위에서도 언급했듯 패가와는 일단 글자부터 다르고 뜻도 다 다른데, 둘이 비슷하다보니 패가와 폐가를 혼동하는 경우도 종종 있어서 패가망신 대신에 폐가망신을 쓰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폐가망신이라는 단어는 없다. 주의하자.
크루세이더 킹즈 시리즈에서는 이게 바로 게임 오버 조건이다.

1.3. 공포 영화


2010년 개봉한 한국의 공포 영화.
블레어 위치파라노말 액티비티와 같은 페이크 다큐멘터리 유행에 영합한 영화. 허나, 리얼리티라고는 눈곱만큼도 없는 작위적인 연출, 상상을 초월하는 발연기, 끔찍하게 지루하면서도 도대체가 종잡을 수 없는 스토리 등으로 제대로 된 관심조차 받지 못했다. 특히 주연이 아닌 단역 주민들의 인터뷰 연기는 상상을 초월하는 저퀄리티를 자랑하며, 분량 조절에 실패에 매우 급하게 진행되는 결말부는 가히 압권이다.
현재 대원방송 성우극회 3기 성우가 된 신경선이 주연으로 출연했었다.

2. 閉架


도서관에서 서가(書架)를 사람들에게 개방하지 않는 것. 사서에게 신청하는 등, 일정한 절차를 밟아야만 책을 받아서 보거나 빌릴 수 있다. 슈퍼나 편의점에서 담배를 판매하는 방식을 생각하면 된다.
반대말은 개가(開架)로, 흔히 생각하는 서가에 늘어선 책을 마음대로 볼 수 있는 도서관이다. 개가형 도서관이라도 폐가식으로 운영하는 자료가 있기도 한데, DVD 등 디지털자료나 정기간행물, 오래된 책 등이 그렇다.

[1] 실제 노인들의 대표적인 거짓말(?)이라고 하는 "늙으면 죽어야지"란 말도 진심은 아니다. 점점 주류에서 밀려나며 초라해지고 지적으로나 육체적으로나 기능이 떨어지는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며 자조적으로 내뱉는 말이다. 점점 기력이 쇠하며 비참해져가는 자신의 처지에 이렇게 살바에야 차라리 죽는 게 낫다는 의미가 내포되어 있다. 젊은 시절엔 안 하던 실수를 하면 본인도 민망해하며 농담식으로 내뱉는 노인들도 있지만 어찌보면 슬픈 말이기도 하다.[2] 가진 게 많으면, 또 많은 대로의 고민이 생기게 마련이다. 지켜야 한다는 압박감과 잃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으로 인해 피해망상까지 발전할 수 있는데 의처증의부증이 그렇다. 성공한 사업가나 연예인들도 힘들게 쌓은 부와 명성을 잃을까봐 극심한 두려움과 추락하는 악몽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래서 오죽했으면 그냥 마음에서 내려놓으라, 놓아주고 고통에서 해방되라는 무소유 사상까지 생겨났다. 일장일단이라고, 잃을 게 없는 자는 삶에 미련이 없어 심지어 죽음도 두려워하지 않으나, 가진 게 많고 집착이 클수록 죽을까봐 항시 전전긍긍하기에 공포 마케팅이나 사이비들의 타겟이 되어 먹잇감으로 노린다. 아예 잃을 게 없는 사람은 돌팔이나 무당이 "당신, 죽을지도 몰라!"라고 겁주면, 시크하게 "죽어도 돼!"하고 무시해버릴 수 있으나, 잃을 게 무척 많은 사람은 그 말에 불안해하며 낚여서 호구로 전락할 수도 있다.[3] 자살하려는 사람들은 주변을 정리하곤 하는데, 자신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정리하는 것도 있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민폐를 덜 끼치려 주변을 최소화하려는 경향이 있다. 월세를 오랫동안 안 내고 버티다가 야반도주 하는 사람들이 짐을 최대한 적게 꾸려서 언제든 튈 수 있도록 준비해놓는 것과 마찬가지. 세상을 떠나든 집을 떠나든 하여간 주변의 짐들이 여러모로 방해가 되기 때문에 언제든 떠날 준비를 해놓는 것이다. 실제 혼자 사는 사람들은 지방이든 해외든 여건만 되면 미련 없이 훌쩍 떠날 수 있지만, 처자식이 딸리면 이주가 어려워진다. 죽고 싶거나 직장 때려치우고 싶어도 처자식 때문에 참는다는 가장들도 많다는 걸 생각해 보자. 인터넷 카페에서도 눈팅족들은 언제든 발 빼기가 용이하지만, 친분이나 이권 등으로 엮여있는 게 많은 네임드들은 탈퇴가 어려워진다. 다만 정신적 고통이 극에 달한 나머지 주변 정리도 제대로 안 한 채 자살하는 극단적인 케이스도 있다.[4] Double Income No Kids. ‘맞벌이를 하면서 아이를 낳지 않는 부부’를 뜻하는 신조어다. 서구 사회에선 진작에 저런 신조어가 등장할 정도로 자신들의 자아 실현과 인생을 즐기면서 가치 있게 보내는 데 비중을 두는 사람들이 많아졌다.[5] 국가의 교육 수준이 높아질수록 저출산 문제가 생기는데, 선진국에서는 자신의 자아 실현과 인생을 최대한 행복하게 즐기고 가는데 초점을 맞추기에 아이를 적게 낳거나 심지어 아예 안 낳거나(노키즈족) 혼자 사는 사람들이 많다. 유럽일본에서는 이미 독신 문화가 자리잡았고, 한국도 후진국이던 시절에는 국가에서 아이를 좀 적게 낳으라고 사정해도(정관수술시 예비군 면제 혜택을 주는등) 엄청 낳아댔으나, 어느 정도 선진국에 접어들고 대졸자가 넘쳐나는 현대에는 국가에서 아이를 낳으라고 사정해도 점점 저출산이 심화되고 있으며, 1인 가구의 비중이 점차 늘어나고 있다. 2018년 SBS 뉴스 <'매출 부진' 문 닫는 대형마트>란 보도에서 1인 가구의 증가(편의점 이용)도 대형마트엔 악재가 되었다고 분석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