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랜테이션
plantation
1. 개요
재식농업(栽植農業), 식민 취락화(植民聚落化)라고도 한다.
자본·기술을 가진 선진국 및 거대기업이 자국이 아닌 식민지, 제3세계권 나라에서 해당 기후의 노동에 견딜 수 있는 원주민이나 이주노동자의 저렴한, 혹은 강제적으로 동원된 노동력을 이용해서 단일경작(單一耕作)을 하는 기업적 농업경영을 말한다. 농작물은 해당 지역에서 주로 소비할 목적으로 경작되는 작물이 아닌, 상품으로서 가치가 큰 향신료나 기호품, 산업원료, 해당 기후에서만 재배가능한 농작물 등이다.
역사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최초의 플랜테이션은 포도주와 올리브유의 거대한 수요를 공급하던 고대 로마의 라티푼디움이라 할 수 있다. 하지만 현재의 플랜테이션은 대부분 제국주의시대에 기원을 두고 있다. 즉 16~17세기부터 식민지의 토지와 기후, 노동력을 이용하여 유럽권에서 고부가가치를 지닌 작물들을 경작해 왔다. 라틴아메리카에서는 콩키스타도르의 정복 이후에 엔코미엔다 제도[1] 를 거쳐 대농장인 아시엔다/파젠다가 자리잡으며 플랜테이션 농장이 생겼고, 19세기 아프리카에서도 식민지가 늘면서 플랜테이션이 도입된다.
그러다가 2차 세계대전 이후 식민지가 독립하면서 농장의 경영권이 국유화되어 현지인이 경영하게 되었다. 재배작물 중 대체소재가 개발되어 수요가 줄어든 마, 목화 등의 섬유, 염료 및 고무같은 작물들은 상당수 줄어들었다. 하지만 아직도 세계적으로 경제성이 있는 상품작물들은 이런 농업방식이 유지되고 있다. 덕분에 과거 값비싼 작물들이 세계 시장에서 저렴한 시장가격을 유지한다. 그러나 경영주체가 달라졌을 뿐 경영방식이 여전히 과거와 같은 불공정한 저임금, 착취노동에 의존하는 문제가 남아있고, 이를 해소하기 위해 공정무역과 같은 사회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불법적이고 폐쇄적이기 때문에 마약과 불법작물 역시도 이런 방식으로 경작되어 범죄조직과 엮여 경영된다.
미국도 남북전쟁 전후까지 자국 내(미국 남부지방)에서 흑인노예노동을 이용한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면화를 재배했었다. 일제강점기시절의 한반도도 일본 제국의 남면북양정책, 산미증산계획과 같은 경제정책으로 인해 전라도가 쌀농사 중심의 플랜테이션 농업으로 재편되고, 하와이 등의 사탕수수농장에 노동이민자들이 건너간 역사가 있다.
2. 플랜테이션의 일반적인 특징
생산물은 일반적인 상품시장이 되는 나라의 기후조건에서 재배할 수 없거나 상품성이 떨어지는, 열대성 혹은 아열대성의 특산물로 구성되어 있다. 처음부터 세계시장을 지향한 상품작물이다. 현지의 기본적인 생활과는 관계 없는 상품작물인 고로 한 토지에 단일작물만을 재배하는 경향이 크다. 위 항목에서 설명한 이유로 인해 대부분 전근대적 대토지소유제 및 경영자 감독하에 현지인 조장을 두는 집단적 노동양식인 갱 시스템(gang system)을 기초로 하고 있다. 노동력은 저임금 혹은 강제노동력에 의존하여 마진을 높인다. 단일재배의 특성상, 시장상황의 변화에 따른 가격의 불안정, 흉작(기후변화 및 병충해 등)에 취약하다. 이전부터 행해지던 현지 고유의 농업 및 경제적인 순환이 망가져 자발적이든 강제적이든 플랜테이션 농업에 엮여 생활을 의존하는 현지인들은 더욱 크게 피해를 입는다. 이게 더 심해지면 아예 국가의 경제 자체가 해당 농업의 상태에 좌지우지되는 식민지 수준으로 전락하기도 한다.[2] 특히 플랜테이션 작물들은 대부분 극소수의 다국적 기업들이 전세계의 유통망을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이들은 사실상 국가 위의 국가로 군림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플랜테이션 농업의 상징인 바나나는 치키타, Dole, 델몬트, 스미후루[3] 라는 단 4개의 기업이 전세계 시장을 통제하고 있으며 바나나 생산국들은 저들이 던져주는데 받아야 하는 을의 신세이다. 이런 플랜테이션 농업의 비참한 현실을 잘 보여주는 단어가 단어가 바나나 공화국이다.
자연히 아동노동과 같은 노동착취 및 인권문제의 온상이 되기도 하며 토지 황폐화나 단일종 경작에 따른 생물 다양성 문제, 서식지의 파괴 등 환경파괴 문제도 거의 보편적으로 나타난다. 대표적으로 인도네시아의 팜유 플랜테이션, 미취학 아동 노동력 착취와 아무다리야 강과 시르다리아 강 수자원 파괴로 잘 알려진 우즈베키스탄의 목화 플랜테이션 산업 문제가 있다.
3. 대표적인 플랜테이션 작물
[1] 콩키스타도르에게 영지와 원주민 통치권을 본토에서 위임하고 간접통치 및 가톨릭 개종, 세금 수취 및 납부를 맡긴 제도.[2] 애당초 자국 수요보다는 해외수요를 대상으로 만든 경제구조이므로 수요국에서 보이콧 등으로 얼마든지 해당국의 경제를 뒤흔들수 있다. 좋던 싫던 따라갈수밖에.[3] 스미토로 후르츠. 일본 스미토모 그룹의 계열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