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착지뢰
1. 개요
Hafthohlladung (하프트홀라둥)[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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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차 세계 대전 당시 독일 국방군이 사용한 대전차병기. 성형작약을 자석으로 전차 장갑 표면에 붙인 후 신관을 작동시키면 몇 초 후에 폭발해서 전차를 잡는 무기다. 위력은 확실해서 붙이기만 하면 당시의 모든 전차를 일격에 잡을 수 있었지만 문제는 '''흡착지뢰를 손에 들고 전차에 접근해서 직접 붙여야 하는 것.'''
이 무기는 장갑차량을 상대하는 무기지, '''대인용 무기가 아니다.''' 후속무기인 판처파우스트나 판처슈렉과는 달리 원거리에서 공격할 수도 없고, 건물에는 부착이 안 된다. 물론 부착이 안 되더라도 폭발은 하겠지만, 수류탄이 멀쩡히 있는데 흡착지뢰를 이런 용도로 쓸 이유는 전혀 없다.
2. 등장 배경
이렇게 일본군처럼 보병이 전차에게 돌격하게 만드는 무기를 사용한 이유는 강력한 소련군 전차에 맞서서 싸울 대응책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독소전쟁 초기에 독일군은 파죽지세로 진격해 나갔지만, 오래지 않아 T-34나 KV-1, KV-2과 같은 무시무시한 소련군 전차들에 부딪친다. 처음에는 대전차포나 전차로 맞섰지만 도탄되자 독일군은 경악했고, 그야말로 모든 수단을 다 써서 소련군 전차를 공격하기 시작했다.[2] 아래에 나온 무기는 그 중 일부다.
- 대전차 수류탄 - 전차를 잡는 전용 수류탄으로, 기존 수류탄보다 더 크다. 성형작약을 집어넣고 뒷부분에 날개를 단 것도 존재하는데, 탄두가 먼저 전차에 닿아야 성형작약이 전차의 장갑을 관통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공통적으로 대전차 수류탄은 매우 무겁고 던지기에 불편한데다가, 결정적으로 충격신관을 쓰기 때문에 안전핀을 뺀 후에는 살짝 떨어뜨리거나 뭔가에 잘못 부딪히면 그대로 폭발하는 위험천만한 물건이므로 숙련자가 아니라면 이 물건을 드는 순간 자살에 팀킬 확정.
문제는 안 그래도 던지기엔 너무 무거운 집속 수류탄을 어떻게 전차의 뒷부분에 던지느냐 하는 것인데... 대부분은 던지지 못하고 전차에 근접한 다음 전차의 뒷부분에 살짝 올려놓고 튀는 방식을 쓸 수 밖에 없다. 그런데 그 동안 전차가 가만히 있을 리도 없고, 독일의 막대형 수류탄은 안전 레버가 없어서 안전핀을 뽑는 순간 그대로 발화 시작인 녀석이라 재수 없으면 달려가다가 폭사하는 문제점이 있다.
참고로 연합군이 쓰는 일반적인 수류탄은 탄체가 두껍기 때문에 집속 수류탄으로 만들면 연쇄폭발하는 대신 중앙의 수류탄만 터지고, 나머지 수류탄은 사방으로 튕기면서 날라간 후 터지기 때문에 잡으라는 전차는 안 잡고 시전자를 포함한 근처의 아군 보병이나 잡는 팀킬 무기가 되므로 집속 수류탄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참고로 연합군이 쓰는 일반적인 수류탄은 탄체가 두껍기 때문에 집속 수류탄으로 만들면 연쇄폭발하는 대신 중앙의 수류탄만 터지고, 나머지 수류탄은 사방으로 튕기면서 날라간 후 터지기 때문에 잡으라는 전차는 안 잡고 시전자를 포함한 근처의 아군 보병이나 잡는 팀킬 무기가 되므로 집속 수류탄은 거의 사용하지 않았다.
- 대전차지뢰 - 이걸로 전차를 잡으려면 지뢰의 측면부에 수류탄용 신관을 꼽은 다음, 무거운 지뢰를 들고 전력으로 전차에 접근해서 신관을 작동시키고 전차의 취약 부위인 바닥이나 포탑과 차체 사이에 지뢰를 밀어 넣은 후 전력으로 튀는 용자짓을 해야 한다. 당연히 난이도가 엄청나게 높다.
- 88mm 대공포 - 대공, 대지상까지 가능한 만능포. 철갑탄만 있으면 KV-1도 2000m 거리에서 격파할 수 있으며, 보통 포탄으로도 T-34를 잡을 수 있는 유용한 무기였다. 그런데 수가 적은데다가 크고 무겁고, 게다가 견인식이라 방열하다가 역습당하기 딱 좋다는 것이 문제였다.
3. 문제점과 대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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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인액터의 흡착지뢰 시연. 출처
그러나 적 전차에 직접 접근해서 부착해야 하므로 사용 자체가 매우 어렵다. 당장 전차에 성공적으로 근접하는 보병 자체가 훌륭한 엘리트 보병이다. 그 이유는 접근하는 동안 적병이나 적 전차가 가만히 있을 가능성이 얼마나 되겠는가? 그나마 대전차지뢰를 전차에 직접 투척하거나 취약 부위에 들이미는 것보단 쉬울 뿐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명백하다. 물론 시가전에서는 전차의 이동속도에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갑툭튀해서 부착 후 도망치는 방법을 사용할 수 있어서 난이도가 낮아지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특수한 상황이니 일반적이라고 보긴 어렵다. 그래서 독일도 판처파우스트 같은 강력한 대전차병기가 나온 이후에는 생산을 중지했지만, 기존에 생산해놓은 재고가 있어서 종전 때까지 종종 사용되곤 했다. 전쟁 말의 급한 상황에선 뭐라도 써야 했으니까.
그리고 이 무기로 재미를 본 독일군은 "연합군이 이런 무기를 쓰면 어쩌지?"라는 걱정을 하게 되고, 그걸 막으려고 독일 전차에 뻘짓[3] 을 하게 된다. 철의 자성을 줄이는 특수 시멘트를 전차 위에 발라 흡착지뢰가 전차에 붙지 못하게 한 것. 치메리트라는 이름은 이 코팅을 개발한 '''화학 공장 치머 주식회사(Chemische Werke Zimmer AG)'''에서 따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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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연합군은 이런 무기를 안 썼다.'''[4]
당연한 일이지만 치메리트 코팅이 사용될 무렵의 연합군은 '''언제나 공격자의 입장이였기에 매복 후 사용할 수 밖에 없는 방어적 무기를 쓸 입장이 전혀 아니였다.''' 밀려오는 연합군을 막아야 하는 독일군과 사정이 달라도 너무나도 달랐던 것이다. '''일단 전차와 대전차포가 충분하며,''' 특히 미군은 셔먼으로 잠깐 레이드 좀 뛰다가 밀린다 싶으면 '''공군과 포병들을 불러 그대로 갈아버리면 끝이다.''' 게다가 보병이 독일 전차를 만나는 상황에서도 대부분의 연합군 병사는 '''바주카와 같은 대전차 무기를 이미 가지고 있으므로''' 굳이 목숨걸고 전차에 닥돌하거나 올 때까지 매복할 상황이 거의 없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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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치메리트 코팅을 발라봐야 자석을 붙이면 위의 사진 두장에서 확인할 수 있다시피 '''잘 붙었다.''' 더군다나 연합군이 전장에서 만들어 잘 쓰던 흡착폭탄 부류는 자석식이 아니라 '''폐 그리스에 적신 양말에 폭발물 넣어 던져 들러붙게 만드는''' 원시적인 원리의 전장 레시피 급조품이었고. 이런 물건은 '''표면이 울퉁불퉁하게 거칠면 닿는 면적인 늘어남으로써, 미끄러지지 않고 더 잘 붙는다.'''
사실 독일처럼 '''전차에 근접할 능력이 있는 우수한 보병'''을 흡착지뢰같이 열악한 무기를 지급해서 무모하게 소모시키는 것이 바보다. 물론 장비가 없으니 급한대로라면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좋은 건 사실이지만.
그래서 치메리트 코팅은 쓸데 없이 특수 시멘트라는 중요한 자원을 소모하면서 전차의 중량이나 늘리고 작업 시간이나 날려먹는 것으로 판단되어 1945년 초에는 다시 폐지된다. 그래서 이 코팅의 존재 의의는 모델러를 엿먹이는 데 있다는 블랙 유머가 있다.(...) 그래도 최근에는 이 치메리트 코팅을 좀 더 쉽게 해주는 일종의 빗이나 롤러(이건 실물에서 코팅을 새기는 방법과 이론적으로는 같은 방법이다), 또는 아예 표면에 붙이는 개라지 킷 같은 것들도 시중에 나와 있어서 그나마 조금은 덜한 편. 그 전에는 끝이 날카로운 마이너스 드라이버나 아트 나이프 등으로 촘촘하게 꾹꾹 눌러 찍어야 했다. 퍼티를 빵에 잼 바르듯 차체 전체에 균일하게 바르는 스킬은 덤.
4. 아류작
흡착지뢰가 일본 제국에 수출되어 태평양 전쟁에 사용됐다면 M4 셔먼은 론슨 라이터가 되었을 것이라고 주장하는 인간들도 있는데, 현실은 시궁창이다. 일단 자살성 돌격 자체가 전차에 접근하기도 전에 쓸려나가서 사용할 기회 자체가 잘 없는데 무슨 소용이 있을까. 애초에 '''일본도 비슷한 물건을 운용했다.''' 자석은 있지만 성형작약이 없는 물건부터, 성형작약은 있지만 '''자석이 없는'''(...) 물건도 있었지만 올린 전과는 뭐...
자돌폭뢰는 독일의 기술을 받아서 만든 탓에 흡착지뢰와 기본 구조는 같으나, 강력한 자석을 양산할 능력이 없어서 자석이 사라지고, 제대로 된 지연신관도 만들 능력이 떨어지니 발화 즉시 폭발하는 신관을 장착했다. 설명을 보면 알겠지만 '''사용자는 무조건 죽는다.''' 그래서 긴 작대기를 이용해 전차에 꽂는 방법을 썼는데, 전차를 격파할 정도로 강력한 폭탄이 고작 2m 거리에서 터진다고 사용자가 무사할 리가 없는데다가, 그나마 있던 휴대성까지 나락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초기형은 흡착지뢰와 비슷한 위력을 가졌지만, 후기형은 위력까지 약화되어 장갑 관통력이 고작 60mm였으니... 베끼는 것도 능력이라는 것을 잘 보여주는 선례다.
5. 미디어에서의 흡착지뢰
영화 스탈린그라드(1993)에서 형벌 부대에 구금된 폰 비츨란트 소위와 그의 소대원들이 접근하는 소련군의 T-34 전차 부대를 막기 위해 사용한다. 대원들은 전차가 접근하기 전에 땅을 파고 숨어 있다가 전차가 지나가자 개인호에서 빠져나와 전차의 뒷부분에 흡착지뢰를 붙여 전차를 파괴한다.
레드 오케스트라 2에서 독일군의 대전차 수류탄으로 나온다. 근데 직접 붙이는 것이 아니라 그냥 수류탄처럼 던지는 물건이다. 원래는 이렇게 쓰는 용도가 아닌데(...) 문서에 들어가보면 알겠지만 이 게임 특성상 전차에 접근하는 것도 거의 불가능하니[5] .... 그래도 위력 하나는 보장해 개인 소지량 2개 중 하나만 제대로 꽂으면 터질 가능성이 아주 높다. 물론 한번에 안 터지면 남은 하나를 던져야 하는데... 대신 흡착이란 개념은 폭약이 가져가서 전차에 던지면 붙어서 10초 후에 시밤쾅.
히어로즈 앤 제너럴스에서 독일군 대전차 무기로 나온다. 레오케와는 달리 전차에 가까이 접근해 붙여야 한다. 중전차를 제외하면 전부 2방에 박살내는 위력을 보여준다. 붙인 후 도망치지 않고 가까이 있으면 같이 폭사한다. 히엔제 유저들은 훌러덩이나 하프훌러덩이라고 부른다
커맨드 앤 컨커 레니게이드에서는 핫와이어와 기술자, 즉 고급 엔지니어가 보유하고 있으며 일반 C4처럼 건물 뿐만 아니라 적 차량에 붙일 수도 있는데, C4와 달리 적군이 근접하면 자동 폭발한다.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서는 자석은 아니지만 군용양말에 폭탄을 넣고 끈끈이를 묻혀 독일 전차의 무한궤도를 끊어버리는 장면이 나오기도 했다.
영화 Air Borne Creed에서 진짜 흡착지뢰를 '''노획해서 적 전차에 붙이는 장면이 나온다.''' 정말 전차에 딱 달라 붙는다. 실제로 연합군도 노획한 흡착지뢰를 제한적으로 사용하긴 했다. 상식적으로 적 전차가 나타났는데 가진 게 흡착지뢰 뿐이면 그거라도 쓰는 게 맞다.(...)
[1] 직역하면 '점착 성형작약탄'이라는 뜻이다.(Haft: 점착력, Hohlladung: 성형작약탄) 이름부터 전차에 붙이는 성형작약탄이라는 의미가 강하다.[2] 사실 이미 서부 전선에서부터 독일군은 마땅한 대전차포가 없었다. 당시 쓰던 대전차포는 PaK 36같은 정말 라이트한 물건이었기 때문에 전쟁 초기 때 부터 문제를 앉고 있던 물건이다. 이런식으로 분명 독일이라면 만들 수 있을 법함에도 못 만든게 한두가지가 아니다. 반자동 소총도 그렇다.[3] Zimmerit, 흔히 찌메리트로 알려져 있는데, 외래어 표기법상 치메리트/tsíməriːt/가 정확하다.[4] 물론 노획한 흡착지뢰를 제한적으로 쓰거나, 끈적거리는 폐 그리스에 적신 양말에 TNT 같은 폭발물을 넣어 던져 상대 전차의 장갑판에 들러붙게 만드는 폭탄을 운용했다. 물론 제식에는 들어가지 않는 급조무기.[5] 사실 불가능까지는 아니고, 아군이 어그로 좀 끌어준다 싶으면 바로 또는 안보이는 루트만 골라 크게 돌아서 간다면 가능하다. 그게 아니어도, 갔는데 우연히 다른 아군한테 쏘느라 내 존재를 모르고 있다면 '''프리패스라며 신나서 달려가서는 대전차 수류탄은 물론 공병폭약을 코앞에서 핀뽑고 던지고는 총으로 어그로 끌거나 전체 보이스챗으로 샤첼붙였다고 다 불어버려도 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