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5 NBA 파이널
1. 소개
1994-1995 시즌 NBA의 최종 우승팀을 놓고 휴스턴 로키츠와 올랜도 매직이 맞붙은 시리즈. 전년도 파이널에서 패트릭 유잉을 누르고 최고의 센터 자리에 오른 하킴 올라주원과 은퇴에서 복귀한 마이클 조던을 꺾고 파이널에 올라온 무서운 신예 샤킬 오닐의 정면 승부로 맞을 주목을 모은 시리즈이다.
2. 일정
- 1차전 - 6월 7일 : 올랜도 아레나, 올랜도
- 2차전 - 6월 9일 : 올랜도 아레나, 올랜도
- 3차전 - 6월 11일 : 더 서밋, 휴스턴
- 4차전 - 6월 14일 : 더 서밋, 휴스턴
3. 진출팀
3.1. 올랜도 매직
창단한지 불과 6번째 시즌이었지만 그들의 성장세는 무서웠다. 모든 것의 시작은 92년 드래프트에서 최대어로 뽑혔던 샤킬 오닐을 전체 1순위로 뽑으면서부터였다. 샤킬 오닐이 가세하여 성적이 5할대(41-41)로 향상되었고, 여기에 인디애나 페이서스에게 플레이오프 경쟁에서 밀려 간신히(?) 동부컨퍼런스 9등으로 로터리 픽 추첨 현장에 참여할 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극히 희박한 확률을 뚫고 2년 연속 전체 1순위 지명권을 획득하는 호사가 이어졌다. 이렇게 획득한 1순위 지명권으로 멤피스 대학교의 초대형 유망주 페니 하더웨이를 Get.[1] 창단부터 함께한 개국공신 닉 앤더슨과 데니스 스캇 역시 빠른 성장세를 보여주었고, 여기에 93-94 시즌 종료 후에는 시카고 불스 쓰리핏의 일원 호레이스 그랜트를 영입하면서 탄탄한 전력을 구축. 이후로는 거칠 것이 없었다. 57승 25패를 기록하면서 동부컨퍼런스 정규시즌 1위를 차지한 뒤, 보스턴 셀틱스/ '''그 분이 복귀한''' 시카고 불스/ 인디애나 페이서스를 차례로 격파하고 창단 6년만에 파이널에 진출하는 쾌거를 누린다.
3.2. 휴스턴 로키츠
디펜딩 챔피언의 입장에서 맞이한 94/95 시즌. 시즌 출발을 사뿐하게 8연승으로 시작하면서 리핏에 도전하는 가 싶었지만 코트 밖에서의 구설수와[2] 연이은 선수단의 부상으로 인해 급속도로 흔들리기 시작한다. 그리고 로키츠 프런트진은 특단의 조치를 취하는데, 바로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레전드 클라이드 드렉슬러를 트레이드 마감일에 트레이드해온 것. 올라주원과 드렉슬러는 휴스턴 대학교 시절부터 절친한 사이였고 '''PHI SLAMA JAMA''' 콤비가 십년만에 재현된다.[3] 하지만 드렉슬러가 가세한 뒤에도 부진한 경기력은 크게 개선되지 않았고, 47승 35패로 간신히 6번 시드로 플레이오프 행 티켓을 끊는다. 그리고 전문가들 중에서는 로키츠의 리핏을 기대하는 의견이 사실상 전무했는데, 플레이오프에 들어서면서 매서운 기세를 보여주기 시작한다. 서부지구 3번 시드로 맞이한 칼 말론-존 스탁턴 콤비에게 5차전 접전 끝에 신승을 거둔 데 이어, 찰스 바클리가 이끄는 피닉스 선즈를 상대로 1승 3패까지 몰렸으나 극적인 리버스 스윕으로 기사회생한다. 이어 서부컨퍼런스 상대는 당해년도 정규시즌 MVP 데이비드 로빈슨이 버티는 샌안토니오 스퍼스. 하지만 올라주원은 시종일관 로빈슨을 농락하면서 스퍼스를 4승 2패로 꺾고 2년 연속 파이널에 진출하는 기염을 토한다.
4. 전개
4.1. 1차전
시리즈 시작 전 많은 전문가들은 압도적으로 올랜도 매직의 우세를 점쳤다. 더 젊고, 더 강한 데다가, 무려 마이클 조던의 시카고 불스를 꺾고 올라온만큼 파죽지세의 기세를 보여주었기 때문. 실제로 전반이 끝났을 당시 올랜도 매직은 61대 50으로 앞서 있었다. [4] 그러나 고기도 맛본놈이 잘 먹는다고, 전년도에도 뉴욕 닉스와 매경기 한자릿수차의 치열한 접전을 7차전까지 벌인 끝에 우승을 차지했던 로키츠 선수단은 노련했다. 부동의 에이스 하킴 올라주원이 31점으로 공격을 리드하며, 올라주원에게 올랜도의 수비의 집중이 쏠린 사이에 3점슛이 폭발한 케니 스미스의 맹활약에 힘입어 로키츠는 3쿼터에 경기를 역전시키는데 성공했다. 그렇지만 젊은 패기의 올랜도 매직 역시 호락호락하지는 않았고, 4쿼터 내내 역전에 재역전이 반복되는 치열한 쇼다운이 펼쳐진다.
이러한 쇼다운에서 앞서나갔던 것은 홈팬들의 열광적인 성원과 젊은 구성원들의 에너지 레벨을 앞세운 올랜도 매직이었다. 경기 종료 10초를 앞두고 올랜도는 공 소유권을 지닌 채로, 110-108로 경기를 두 점차 앞서고 있었고 휴스턴은 파울 작전을 택할 수 밖에 없었다. 그렇게 승리를 예감한 올랜도 팬들이 열광하는 순간, 반전이 시작되었다. '''자유투 슈터로 나섰던 슈팅가드 닉 앤더슨이 2구 연속으로 자유투를 실패한 것.''' 하지만 휴스턴에게는 야속하게도 2구 자유투 실패 후 닉 앤서든은 리바운드를 따내는 데 성공하고, 다시 휴스턴은 파울작전을 펼칠 수 밖에 없었다. 이번에도 자유투 슈터로 나선 것은 닉 앤더슨. 올랜도 팬들은 "설마 4번 연속 실패하겠어...?"라는 심정으로 닉 앤더슨의 자유투를 지켜보았는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 닉 앤더슨의 자유투 4연벙 이후 되찾아온 공격권에서 케니 스미스가 페니 하더웨이를 페이크로 제치고 그림같은 3점 버저비터를 꽂으면서[5] 경기는 연장행. 이후 펼쳐진 연장에서도 치열한 접전이 펼쳐졌으나 드렉슬러가 돌파에 이은 레이업을 간발의 차이로 놓친 것을 로키츠의 에이스 올라주원이 연장 종료 1초를 앞두고 극적으로 팁인해 넣으면서 로키츠는 참으로 짜릿하게 1차전을 승리로 이끌 수 있었다. 그리고 도무지 질 수 없는 경기를 어이없게 날려버린 올랜도 선수들은 집단 멘붕에 빠지고 만다.
4.2. 2차전
'''"5명의 선수가 모두 기여를 할 때야말로 (...) 성공적으로 경기를 할 수 있는 때다. (When you have five guys contributing (...) that's when you going to be successful)"'''라는 샘 카셀의 경기 후 인터뷰에서 보이듯이 팀 대 팀의 대결에서 휴스턴이 판전승을 거두었다. 이전까지 NBA 파이널에서 홈코트 어드밴티지를 가진 팀이 시리즈를 2연패로 시작하는 경우는 없었다. 게다가 94/95시즌 올랜도는 홈에서 연패를 당한적이 없기 때문에 많은 이들은 시리즈의 동률을 맞추고 올랜도가 더 서밋으로 향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젊은 팀이었던 올랜도는 1차전의 충격적인 대역전패에 대한 충격에서 시종일관 헤어나오지 못했다. 올라주원이 34득점 11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올랜도의 골밑을 맹폭격하는 한편, 샘 카셀 역시 커리어 하이인 31득점을 기록하면서 경기는 로키츠의 가비지 게임으로 끝났다. 이미 전반 종료 시점에서 22점 차이로 경기가 확연히 기울었을 정도. 전반전 내내 하킴에게 관광당하면서 정신을 차리지 못했던 샤킬 오닐은 후반에 23점(총 33점)을 기록하고, 페니 하더웨이 역시 32점을 기록했지만 이미 벌어진 점수 차이를 따라잡기에는 너무 리드 폭이 컸으며, 무엇보다도 올라주원이 비교적 잠잠해진 대신 파울 트러블로 인해 전반에는 벤치를 달구던 드렉슬러가 후반에 돌아와 총 23점을 기록하면서 올랜도의 추격 의지를 꺾는데 성공했다.
4.3. 3차전
이전까지의 50년 NBA 역사에서 시리즈 전적을 0-2로 뒤진 팀이 시리즈를 뒤집은 사례는 단 두 차례였다.[6] 누가 보더라도 시리즈는 휴스턴 쪽으로 기울고 있었고 더 서밋을 가득 채운 휴스턴 홈팬들은 스윕을 연호하기 시작한다.
하지만 경기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브라이언 힐 감독이 "우리는 이번 경기, 나아가 시리즈를 이길 여력이 있다 (We're capable of winning here on Wednesday night, and winning the series.)"라고 말한 것에서 보이듯이 올랜도 역시 본인들이 왜 동부 컨퍼런스의 제패자인지를 보여주면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지는 않았다. 샤킬 오닐이 28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31점 14리바운드를 기록한 올라주원과 일기토를 벌이면서 경기는 시종일관 팽팽하게 진행되었다. 그리고 1차전 스미스/2차전 카셀에 이어 이번에는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하킴 올라주원의 도우미로 나섰다. 드렉슬러는 25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올랜도의 백코트진을 맹폭했다. 반면 매직의 백코트진은 슛난조에 시달렸는데, 특히 1차전의 역적 닉 앤더슨은 무려 12개의 삼점슛을 놓치면서 올랜도 팬들의 복장을 터지게 했다.[7][8] 그럼에도 올랜도는 에이스들의 고군분투와 풍부한 파이널 경험을 갖춘 호레이스 그랜트의 지원에 힘입어 경기를 접전으로 끌고 갔지만, 로버트 오리가 경기 종료 14.1초를 앞두고 1점차(101-100)로 앞서던 와중에 클러치 삼점슛을 성공시키면서 경기는 그대로 끝이 났고 로키츠가 스윕까지 1승만을 남겨두게 된다.
4.4. 4차전
벼랑끝에 몰린 올랜도는 스윕이라는 굴욕을 피하기 위해 필사적이었고, 3차전보다도 더 치열한 접전이 벌어졌다. 하지만 로키츠는 노련했다. 에이스 올라주원은 차치하고, 3차전의 영웅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15득점-9리바운드를 기록하는 한편으로 로버트 오리 역시 21득점 13리바운드를 기록하면서 스윕으로 가는 길을 닦았다. 특히 승부처인 4쿼터에 초반 올랜도의 공격을 무득점으로 묶는 한편 9득점을 퍼부어대면서 격차를 벌렸던 것이 주요했고 경기 종료를 코앞에 두고는 하킴이 오닐의 면전에서 오른쪽 코너에서 삼점슛까지 성공시키면서 완전히 올랜도의 기세를 완전히 꺾어버리면서 시리즈를 스윕으로 마무리짓고 리핏을 완성한다.
5. 파이널 MVP
'''하킴 올라주원'''
기록 : 4경기 출장 / 야투율 48.3% / 평균 32.8득점 / 11.5 리바운드 / 5.5 어시스트 / 2.0 블락
6. 우승 반지
[image]
7. 여담
- 루디 톰자노비치는 우승 후 인터뷰에서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는 "챔피언의 열정을 다시는 과소평가하지 말아라!"라는 간지 폭풍 명언을 남겼다. 정확히는 다음과 같은 인터뷰 내용
> 그 누구도 우리가 이룬 것을 하지는 못했습니다.[9] 6번 시드에서 올라왔고, 시리즈 중에도 열세였죠. 그리고 우리는 (챔피언에 이르는) 길을 걸어오는 동안 우리를 믿지 않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 불신자들에게 한마디 하겠습니다. 다시는 챔피언의 열정을 과소평가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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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one has ever done what this team has done. Come from the sixth seed, down in series. And we have non-believers all along the way. I have one thing to say those non-believers. Don't ever underestimate the heart of a champ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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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No one has ever done what this team has done. Come from the sixth seed, down in series. And we have non-believers all along the way. I have one thing to say those non-believers. Don't ever underestimate the heart of a champion!
톰자노비치의 인터뷰는 1분 29초부터 나온다.
- 이 해의 리핏을 통해서 로키츠는 보스턴 셀틱스, 로스앤젤레스 레이커스, 디트로이트 피스톤스, 시카고 불스에 이어 NBA 역사에서 다섯번째로 리핏을 기록한 프랜차이즈가 됐다.[10]
- 클라이드 드렉슬러는 휴스턴 대학교 재학 시절과 포틀랜드 블레이저스 소속 시절 각각 두 차례씩 준우승만을 기록하면서 우승과는 인연이 없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95 파이널 우승을 통해 마침내 꿈에 그리던 반지를 쟁취하게 됐다.
- 3차전의 영웅 오리는 경기 종료 15초를 앞두고 쏜 클러치 삼점슛 이전까지는 3점슛 쏘기를 주저하는 모습을 보여서 샘 카셀과 올라주원의 닥달을 받았는데, 왜 삼점슛 쏘기를 망설였냐는 기자들의 경기 후 질문에 "드림[11] 과 감독을 빡돌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I didn't want to make Dream and Coach mad)."라면서 소심한 모습을 보이기도(...)
8. 관련 문서
[1] 정확히는 크리스 웨버를 지명한 후,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와의 거래를 통해 픽다운을 단행해서 웨버를 골든스테이트에게 넘긴 후 골든스테이트가 3번 픽으로 지명한 페니 하더웨이를 받아왔다. [2] 가장 큰 사건은 2월 6일 포틀랜드와의 원정 경기에서 팀의 공격 2옵션이었던 슈팅가드 버논 멕스웰이 본인에게 야유를 퍼붓는 팬에게 주먹을 날린 일이었다(...) [3] 재밌는 사실은 드렉슬러가 트레이드되기 직전에 트레일블레이저스 소속으로 맞대결을 펼친 뒤 올라주원과 식샤자리를 가졌는데, 여기서 드렉슬러가 "너와 함께 다시 뛰고 싶어. 하지만 안되겠지"라면서 씁쓸한 미소를 짓고는 헤어졌다는 것. 그런데 그것이 실제로 일어났습니다.[4] 심지어 점수차가 가장 클 때는 20점차까지 앞서 있었으나, 클라이드 드렉슬러가 2쿼터에만 15점을 몰아넣으며 고군분투한 끝에 점수차를 간신히 11점차로 좁힐 수 있었다.[5] 이날 스미스는 92년 마이클 조던의 파이널 한 경기 최다 3점슛 (6개)를 깨는 7개 삼점슛을 성공시켰다. 이 기록은 훗날 스카티 피펜이 타이기록을 낸 뒤 계속 이어지다가 08년 파이널에서 레이 알렌에 의해 깨지게 된다.[6] 보스턴 셀틱스의 8-Peat을 이끈 노장들이 마지막 투혼을 발휘해서 엘진 베일러 / 윌트 체임벌린 / 제리 웨스트의 빅3가 뛰던 레이커스를 꺾은 69년 파이널과 빌 월튼이 전성기를 구가하던 79년 파이널의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7] 전년도 파이널 7차전에서 11개의 삼점슛을 실패해서 뉴욕 팬들에게 쌍욕을 먹었던 존 스탁스의 기록을 1년만에 갱신. [8] 경기 후 가진 인터뷰에서 닉 앤더슨은 못넣는데도 왜 삼점슛을 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오픈 찬스가 나면 쏴야지(When we have open shots, we have to take them)."라고 말하는 패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9] 실제로 NBA역사상 가장 낮은 시드로 우승을 차지한 팀이다.[10] 이후로 마이애미 히트와 골든 스테이트 워리어스 추가.[11] 올라주원의 별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