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S는 못말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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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S는 못말려 출간 광고
1993년에 발매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을 소재로 한 정치 유머집. 작가는 유머 1번지부터 코미디빅리그 등 여러 개그프로그램의 작가를 했었던 장덕균.
작가는 원래 노태우 정부 당시 노태우를 풍자한 정치 유머집을 내려고 했었으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정권의 잔재가 남아있었기에 안기부로 소환돼 심문을 받고 출판사도 압력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1] 하지만 정치 유머집을 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은 꺾지 않아서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낸 책이 바로 이것이다.
얼핏 보면 평범한 유머집같지만 사실 한국 역사에서는 꽤나 가치있는 서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도 드디어 공식적으로 대통령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린 신호탄이기 때문. 실제로 김영삼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국민 중점 홍보 메시지로 삼은 말이 '이제는 대통령을 놀리거나 욕해도 됩니다'였다. 세상이 상전벽해한 셈.[2]
독재정권 시기에는 공공연하게 대통령을 소재로 한 농담을 하면 바로 불경죄 등으로 걸려 어딘가로 끌려가게 마련이었다.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몰래 알음알음 돌던 전두환 시리즈 같은 것도 있긴 했지만, 당연히 대놓고 책으로까지 출판할 수는 없었다. 나왔다간 금서 지정으로 끝나진 않을 게 분명했으니... 일례로 그런 시기에는 전유성이 "박정희와 육영수가 싸우면 육박전"이라는 개그를 했다가 끌려갔던 사건도 있었으며 박정희의 성대모사를 한 방송인이 경고조치를 먹은 일화도 있었고, 더 나아가 대머리에 얼굴형태까지 흡사하다는 이유로 전두환 정권 당시 방송출연이 금지되었던 배우 박용식의 일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노태우의 경우는 6.29 선언에 따른 대국민 유화책으로 '대통령을 풍자 대상으로 삼아도 좋다'고 하긴 했지만, 성대모사나 풍자 개그를 한 코미디언들이 청와대나 안기부로부터 끌려가거나 고문을 받진 않았지만 이런저런 외압을 받았다고 한다.[3] 그랬던 게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대통령을 소재로 농담을 해도 잡혀가거나 외압을 당하지 않게 됐으니...
이 책과 더불어 여러 YS 유머 시리즈는 김영삼 대통령이 서거한 후 다시 회자되었다. 박정희, 전두환 정부 시절에 대통령들에 대해 풍자하거나 하는 행위가 금기시되었던 반면에 김영삼을 필두로 대통령 관련 풍자 유머들이 자유롭게 나왔던 덕으로 보인다. 이책이 하도 잘 팔리다보니 가끔씩 유머 일부분이 YS에 대한 일화라고 와전되기도 한다.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전격 시행 등 가시적인 업적을 숱하게 남기며 유례없는 인기를 누렸던 YS의 집권 초기 나온 책이기에 내용은 상당히 온건하며 YS에게 호의적이다. 주된 개그 소재는 YS의 과감함, 무식함(...), 심한 사투리 등이다.
그 예시를 일부 발췌해본다.
이 책이 당시 얼마나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는지에 대해서는 한 달만에 35만부가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하여튼 정치유머의 레전드. 후속작으로 'YS는 끝내줘'가 나왔으며, 그 이후에도 김대중, 이회창, 노무현 등의 여러 정치인과 관련한 유머집들이 발매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YS시리즈 이후엔 김대중을 소재로 한 DJ시리즈가 나오기도 했고, 이회창을 소재로 한 <대쪽이야 개쪽이야>와 노무현을 소재로 한 <노풍이야 허풍이야> 시리즈가 대선과 참여정부 시기에 나온 사례가 좋은 예.[4]
풍자 방면으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책이다보니, 십수년 후에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된 이탈리아의 축구 선수 프란체스코 토티를 풍자하는 유머집도 '토티는 못말려'라는 이름으로 나왔을 정도.
이러한 정치 유머집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인터넷상의 각종 개드립과 병행 발전하며 절정을 이루었다가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쇠퇴한 감이 있다. 이에 관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제재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노무현 정부 이후부터는 이젠 뭐 인터넷에서 대통령을 맘껏 조롱하고 욕할 수 있는 시대다보니 풍자의 가치가 퇴색된 감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타 정치인들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합성사진들이 유행했던 시대다보니, 소심한 풍자는 별 의미가 없게 되었다.[5] 그래서 굳이 책으로까지 나오는 일은 드물어졌다.
이 책의 저자인 장덕균은 타짱에서 김정일 분장을 한 채로 게스트 출연을 한 적 있었는데, '이 책 팔아서 번 돈을 주식으로 다 날렸다'라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했던 본서에서 딱 하나 명치를 때리는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의 고관이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에게 아부를 하고, 이를 전해 들은 김영삼이 대노했다는 이야기이다. 훗날 김현철이 정권 말기에 구속된 것이 YS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진 것을 상기해보면 "대통령이 이 책만이라도 읽었더라면..."이라는 만시지탄이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YS는 못말려 출간 광고
1. 개요
1993년에 발매된 김영삼 당시 대통령을 소재로 한 정치 유머집. 작가는 유머 1번지부터 코미디빅리그 등 여러 개그프로그램의 작가를 했었던 장덕균.
2. 출판까지
작가는 원래 노태우 정부 당시 노태우를 풍자한 정치 유머집을 내려고 했었으나 이승만, 박정희, 전두환의 독재정권의 잔재가 남아있었기에 안기부로 소환돼 심문을 받고 출판사도 압력을 받는 등 고초를 겪었다고 한다.[1] 하지만 정치 유머집을 내고야 말겠다는 집념은 꺾지 않아서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낸 책이 바로 이것이다.
3. 특징
얼핏 보면 평범한 유머집같지만 사실 한국 역사에서는 꽤나 가치있는 서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우리도 드디어 공식적으로 대통령을 소재로 농담을 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을 알린 신호탄이기 때문. 실제로 김영삼이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대국민 중점 홍보 메시지로 삼은 말이 '이제는 대통령을 놀리거나 욕해도 됩니다'였다. 세상이 상전벽해한 셈.[2]
독재정권 시기에는 공공연하게 대통령을 소재로 한 농담을 하면 바로 불경죄 등으로 걸려 어딘가로 끌려가게 마련이었다. 당시 사람들 사이에서 몰래 알음알음 돌던 전두환 시리즈 같은 것도 있긴 했지만, 당연히 대놓고 책으로까지 출판할 수는 없었다. 나왔다간 금서 지정으로 끝나진 않을 게 분명했으니... 일례로 그런 시기에는 전유성이 "박정희와 육영수가 싸우면 육박전"이라는 개그를 했다가 끌려갔던 사건도 있었으며 박정희의 성대모사를 한 방송인이 경고조치를 먹은 일화도 있었고, 더 나아가 대머리에 얼굴형태까지 흡사하다는 이유로 전두환 정권 당시 방송출연이 금지되었던 배우 박용식의 일화가 대표적인 사례다. 노태우의 경우는 6.29 선언에 따른 대국민 유화책으로 '대통령을 풍자 대상으로 삼아도 좋다'고 하긴 했지만, 성대모사나 풍자 개그를 한 코미디언들이 청와대나 안기부로부터 끌려가거나 고문을 받진 않았지만 이런저런 외압을 받았다고 한다.[3] 그랬던 게 김영삼의 문민정부가 들어서면서 분위기가 완전히 바뀌고, 대통령을 소재로 농담을 해도 잡혀가거나 외압을 당하지 않게 됐으니...
이 책과 더불어 여러 YS 유머 시리즈는 김영삼 대통령이 서거한 후 다시 회자되었다. 박정희, 전두환 정부 시절에 대통령들에 대해 풍자하거나 하는 행위가 금기시되었던 반면에 김영삼을 필두로 대통령 관련 풍자 유머들이 자유롭게 나왔던 덕으로 보인다. 이책이 하도 잘 팔리다보니 가끔씩 유머 일부분이 YS에 대한 일화라고 와전되기도 한다.
하나회 척결과 금융실명제 전격 시행 등 가시적인 업적을 숱하게 남기며 유례없는 인기를 누렸던 YS의 집권 초기 나온 책이기에 내용은 상당히 온건하며 YS에게 호의적이다. 주된 개그 소재는 YS의 과감함, 무식함(...), 심한 사투리 등이다.
그 예시를 일부 발췌해본다.
YS가 정치공작의 대명사인 안기부의 기구를 축소하고 안기부장의 국무회의 불참을 지시하자, 기자들이 그 배경에 대해 물었다.
'안기부장의 국무회의 참석은 통상적인 관례였는데 불참토록 한 이유가 뭡니까?'
그러자 YS는 아주 당연하다는 듯이 대꾸했다.
'몰라서 묻나? 장관들이 대통령과 회의하는데 부장이 어떻게 자리를 차지하고 앉을 수 있노? 국장도 이 자리에는 못 끼는데.'
절친한 친구와 대통령에 당선된 YS의 통화.
'축하한다. 드디어 당선이 됐구만. 부인도 그리 고생하더니 이제 퍼스트레이디가 되었구만.'
그러자 YS가 화들짝 놀라며
'그게 무슨 소리고. 우리 집사람이 언제는 퍼스트 아니었나. 우리 집사람은 절대 세컨드가 아니다'
보다시피 공산주의 유머에 묘사되는 사회부조리에 대한 블랙 코미디가 아니라 국민과 민주적 개혁에 대해 논의 과정중 일어나는 일에 대해 작가의 상상력을 첨가해 만든 일종의 긍정적인 유머다. 오히려 작가가 의도한 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런 내용이기에 청와대 측에서도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국민의 복지향상에 주력하고 있는 YS가 관계자들을 불러 구체적인 방법에 대해 논의했다.
'현재 부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국민연금 제도를 전국민으로 확대 시행해야 합니다. 그게 복지향상을 위한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관계 장관의 한결같은 발언에 YS는 눈살을 찌푸리며 고개를 저었다.
'국민연금? 안 된다. 내가 야당시절 가택연금을 당해봐서 아는데 국민을 연금시키면 국민들이 싫어한다. 아마 모르긴 몰라도 들고 일어날기다.'
이 책이 당시 얼마나 폭발적으로 인기를 끌었는지에 대해서는 한 달만에 35만부가 팔려나가며 베스트셀러가 되었다는 것으로 설명 가능하다. 하여튼 정치유머의 레전드. 후속작으로 'YS는 끝내줘'가 나왔으며, 그 이후에도 김대중, 이회창, 노무현 등의 여러 정치인과 관련한 유머집들이 발매되는 원인이 되기도 했다. YS시리즈 이후엔 김대중을 소재로 한 DJ시리즈가 나오기도 했고, 이회창을 소재로 한 <대쪽이야 개쪽이야>와 노무현을 소재로 한 <노풍이야 허풍이야> 시리즈가 대선과 참여정부 시기에 나온 사례가 좋은 예.[4]
풍자 방면으로 독보적인 인지도를 가진 책이다보니, 십수년 후에 우리 나라에 번역되어 출판된 이탈리아의 축구 선수 프란체스코 토티를 풍자하는 유머집도 '토티는 못말려'라는 이름으로 나왔을 정도.
4. 임기와 유행 이후
이러한 정치 유머집은 노무현 대통령의 참여정부 당시 인터넷상의 각종 개드립과 병행 발전하며 절정을 이루었다가 이명박 정부 시기에는 쇠퇴한 감이 있다. 이에 관해서는 이명박 정부의 제재 때문이라는 의견도 있고, 노무현 정부 이후부터는 이젠 뭐 인터넷에서 대통령을 맘껏 조롱하고 욕할 수 있는 시대다보니 풍자의 가치가 퇴색된 감이 있다. 참여정부 시절에도 노무현 대통령과 타 정치인들을 강도높게 비판하는 합성사진들이 유행했던 시대다보니, 소심한 풍자는 별 의미가 없게 되었다.[5] 그래서 굳이 책으로까지 나오는 일은 드물어졌다.
5. 기타
이 책의 저자인 장덕균은 타짱에서 김정일 분장을 한 채로 게스트 출연을 한 적 있었는데, '이 책 팔아서 번 돈을 주식으로 다 날렸다'라고 밝혔다.(...)
김영삼 정부에 긍정적인 태도를 취했던 본서에서 딱 하나 명치를 때리는 에피소드가 포함되어 있었다. 정부의 고관이 김영삼 대통령의 아들인 김현철에게 아부를 하고, 이를 전해 들은 김영삼이 대노했다는 이야기이다. 훗날 김현철이 정권 말기에 구속된 것이 YS정권의 몰락으로 이어진 것을 상기해보면 "대통령이 이 책만이라도 읽었더라면..."이라는 만시지탄이 나올 수 있는 장면이다.
[1] 노태우가 '물태우'라고 놀림받은데다가 감옥에서 풀려난 이후로 전두환과 다르게 성실하게 추징금을 납부하고 있어서 묻혀지기는 하지만, 이와 별개로 노태우 정부는 비민주적인 행동도 하였다.[2] 본인도 재임 시절 굉장히 재밌게 봤다고 한다.#[3] 성대모사 전문 코미디언인 최병서의 증언. 노태우가 그의 성대모사 실력에 감탄해 저 위의 '대통령을 풍자 대상으로 삼아도 좋다'고 해줬지만, 이후 방송에서 진짜로 노태우 흉내를 내다가 안기부로부터 전화를 받았다고 한다(...).[4] 이 책들도 모두 장덕균 본인이 냈다. 다만 YS는 못말려와 유사하거나 발전하지 못한 수준의 책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다. 심지어 사실 같은 시기 정몽준을 소재로 한 <용꿈이야 개꿈이야 몽준이>도 나왔었다(...)[5] 사망한 전직 대통령들에 대한 고인 드립을 가만두지 않았다면 단순 풍자를 넘어 악의를 갖고 고인 드립을 남발하는 디시인사이드나 일베가 멀쩡히 존속할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