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락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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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유래
일본의 우동에서 파생된 한국의 면요리.
명칭의 유래는 일본 음식이자 그것을 가르키는 외래어인 '우동'을 우리말로 순화한 '가락국수'다. 이 단어는 우동 특유의 굵은 면발 가락을 강조하는데에서 나온 말이다. 표준국어대사전 온라인판에서는 가락국수를 '가락을 굵게 뽑은 국수의 하나. 또는 그것을 삶아서 맑은장국에 요리한 음식'이라고 정의하며, 우동을 검색하면 '가락국수' 로 리다이렉트한다.
하지만 가락국수라는 순화어가 보급되는 과정에서, 우동이 아예 현지화해서 면발은 우동보다는 약간 가늘고, 국물은 일본식의 가쓰오부시와 간장 국물을 쓰지 않고 잔치국수와 같이 멸치 육수를 쓰는 아예 다른 요리가 된 특이한 케이스다. 한국의 전통요리에서는 굵은 면은 잘 쓰지 않는다. 칼국수처럼 썰어서 만든 면이나 면틀에 눌러서 뽑은 면 제조법이 전통 요리법이었기 때문. 굵은 면은 대부분 중국식이나 일본식이다.
노인들이 가끔 쓰기도 하고, 오래된 가게의 메뉴판에서 종종 접할 수 있는 '가께우동', '각기우동'이라는 단어가 있는데, 이것은 일본어의 가케우동(掛け饂飩)이 변한 말이며 대개 가락국수를 가리키는 말이다. 또한 '기계 우동'을 파는 가게도 있는데, 이것 또한 가락국수를 파는 식당이라고 보면 된다. '기계 냉면'처럼 제면기로 면을 뽑아낸다는 것을 강조하는 말. 지금이야 면을 뽑을 때 제면기를 사용하는 것이 당연하고 오히려 수타면이 각광을 받는 시대가 되었지만 예전에는 나름대로 첨단(?) 아이템의 이미지가 있었다.[1]
2. 한국에서의 가락국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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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85년 3월 당시 대전역 가락국수 식당 전경. 위와 같이 별도의 좌석 테이블 없이 조리실 건물 주변에서 조리된 국수를 받아 그 자리에서 서서 먹는 구조였기에, 단시간에 많은 손님을 받아낼 수 있었다. 당시 가격은 한 그릇에 400원 이었다. 사진과 영상속의 가락국수집은 5,6번 승강장 사이에 위치해 있었지만, 2012년에 5,6번 승강장이 공사에 들어가면서 주인이 장사를 그만두게되고 원조 대전역 가락국수집은 역사에서 사라지게된다.
과거 대한민국의 기차역 등에서 승객들이 즐겨먹었던 유명한 음식으로, 간식으로 먹는 삶은 계란과 사이다와 더불어 식사로 애용되었다.
최근에는 점차 찾아보기 힘들어지는 추세이지만, 2019년 현재에도 대전역은 국내 가락국수의 성지라 불릴만 할 정도로 상당히 유명하다. 대전역이 이와 같이 가락국수로 유명해 진 이유는 과거에 서울로가는 호남선과 경부선의 환승지점이 대전역이었기 때문으로, 환승시간 사이에 짧은 시간 안에 하는 식사로 널리 퍼지게 된 것. 게다가 호남선 복선화 1단계 공사(서대전-이리 구간) 완공 이전까지 호남선, 전라선 열차는 대전역에서 기관차를 분리하여 후미부에 접속시켰기에 10분 이상 정차해 있어야 했고,[2] 경부선 역시 승무 교대 및 중간 검수로 10여분 가량 정차해 있어야 했기 때문에 정차 시간 사이에 기차에서 내려 잠깐 먹고 들어갈 수 있었다.
이 외에도 대구역, 동대구역, 부산역 등지에서도 가락국수가 판매되곤 했다.
혹은 충남 아산에 있는 신창휴게소[3] 도 가락국수의 네임드. 여긴 면발이 특이하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 파는 우동도 이것의 연장선상(?)에 있는 음식이라 보아도 좋을 듯. 다만 휴게소 우동은 빨리빨리 나와야하는 특성상 거의 인스턴트에 가까운 물건이다. 그밖에는 오래된 분식집이나 야식집 등에서 취급하기도 한다. 미리 빼 달라고 이야기를 안 하면 튀김 부스러기와 썬 파, 고춧가루를 반드시 넣어 준다.
한국전쟁 당시에도 피난열차에 탄 피난민들 중에 잠깐 내려서 가락국수를 사먹다가 열차가 출발하는 바람에 도보로 피난을 간 일화가 있다. 다만 당시의 열차는 증기 기관차였던지라 달리기 속도와 큰 차이는 없었다.
휴게소와 기차역 내 식당으로서는 가장 메이저한 메뉴중 하나였지만 최근에는 점차 유부우동이 그 위치를 차지하는 중이다.
과거에는 수제로 면을 뽑는 경우가 대다수였으나 현재는 대부분 기계식으로 바뀌었다. 면발의 굵기는 우동보다는 가늘지만 소면보다는 다소 굵다.
포장마차나 휴게소, 학교 매점 중엔 칼국수처럼 납작한 면을 쓰는 데도 있다. 이는 건면을 써도 빨리 익기 때문. 형태는 칼국수 비슷하지만 질감과 느낌은 우동과 비슷하다.
3. 우동과의 차이점
우동의 순화어가 가락국수라는 인식이 있어 둘을 같은 음식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럭비와 미식축구가 다른 것처럼, 겉으론 비슷해 보여도 의외로 차이점이 많은 음식이다. 다만 완전히 개념이 분리된 라면/라멘과 달리, 우동과 가락국수는 모두 우동으로 뭉뚱그려 칭하는 경우가 아직 많다. 예를 들어 체인점인 수유리우동집에서는 우동을 시키면 가락국수가 나온다.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는 가락국수라고 제대로 표기해둔 경우가 많다.
표준국어대사전 온라인판에서 가락국수를 '''맑은장국에 요리한 음식'''이라고 정의했는데, 우동은 검은 간장장국을 비롯하여 여러 종류의 육수를 쓴다. 그러나 국립국어원에서는 여전히 일본식 우동까지 포함하여 가락국수라고 순화할 것을 주장한다.[4] 단어를 한국식 가락국수에 맞춰 정의하면서 순화하려한 원단어가 의미하는 음식과 멀어져 버린 것이다.[5] 노인들은 여전히 가락국수를 '우동'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적지 않다. 노인들이 언어 순화 이전의 외래어를 자주 사용하는 경향의 연장인 듯하다.[6]
면의 굵기나 국물을 내는 방식에 따라 차이가 난다. 우동 국물을 낼 때 많이 사용하는 가쓰오부시 대신 한국인의 입맛에 맞도록 멸치나 마른 밴댕이를 쓴다. 물론 일본 현지의 우동은 엄청나게 다양한 만큼 일본에서도 국물에 멸치를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디포리로 육수를 내면 멸치와는 또 다른 시원한 맛이 난다. 업소에 따라 그냥 가쓰오부시를 쓰거나 멸치와 가쓰오부시를 혼합하기도 하는 듯 하다. 토핑으로는 업소마다 차이는 있지만 대개 쑥갓과 김가루, 길게 썬 유부를 올린다. 고추가루를 살짝 뿌리는데, 우동에 시치미를 뿌려먹기도 하는 일본식의 현지화인 것으로 보인다. 일본에서는 대개 별도로 시치미를 비치해두고 각자 취향에 따라 넣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한국식 가락국수엔 거의 기본적으로 고추가루가 반숟갈정도 올라가는 경우가 많다.
일본식 우동과 비교하면 대체로 면이 다소 가는 편이지만 소면이나 중면보다는 훨씬 굵다. 중화요리의 짜장면, 짬뽕 등과 비슷한 굵기의 면을 쓰는 업소가 많은데 그래서인지 야식집의 경우에는 이 가락국수와 짜장면[7] 을 함께 하는 집이 많다. 테츠코의 여행에서는 한국을 찾아온 일행이 역에서 먹어보고는 일본의 우동보다는 소바에 가깝다고 평했다. 종종 우동과 비슷하게 굵은 면을 쓰는 업소도 존재한다. 과거엔 신선도 때문에 우동 생면이 드물었지만, 90년대 중반 이후 업소용 냉동 우동면이 보급된 덕이다. 그 이전에는 생생우동처럼 한번 데쳐서 포장된 면으로 만들었고, 아주 드물게 제면기에서 굵은 세팅으로 뽑아 쓰는 업소가 있었다. 이런 업소는 "기계우동"이라고 간판에 써놓고 팔기도 했다.
간을 소금을 쓰느냐 국간장으로 하느냐 양조간장으로 하느냐에 따라서 국물 맛이 크게 달라지는데, 우동은 대부분 진간장을 쓰지만 가락국수는 뭐다라고 정해진 바는 없고 가게에 따라 다르다. 역 구내, 역전에서 파는 건 우동 국물에 가까운 게 많고, 시장이나 분식집은 잔치국수에 가까운 국물을 쓰는 곳이 많다. 어느 것이나 각자의 맛이 있다.
4. 기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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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박 2일 시즌1 정선 편에서 김종민, 이명한PD가 제천역 승강장에서 가락국수를 열차 정차시간 2분만에 먹는 미션을 시도했다가 열차를 놓쳐서 결국 낙오했다. 이는 1박 2일 최초 낙오였다.
농심그룹의 고속도로 휴게소 식당 및 식품 브랜드인 '''농심가락'''의 가락도 이 가락국수의 가락에서 본땄다는 일설이 있다. 원래 냉동면류를 생산하는 브랜드였기도 하고.
간편하고 빨리 만들고 먹을 수 있다는 점에서 철도역 주변을 중심으로 가락국수집이 성행하였는데 대표적인 것이 대전역 앞의 가락국수 집과, 동대구역 택시 승강장 근처에 있던 가락국수집. 전자의 경우 기존의 가락국수집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대전시 차원에서 가락국수를 지역명물로 만들기 위해 대전역 구내에 가락국수집을 새로 내었고, 후자인 동대구역은 역 밖에 있던 가락국수집이 역내로 들어왔다. 위의 김종민이 낙오당한 제천역의 가락국수 집은 판매 부진으로 문을 닫아서, 지금은 1박 2일 등의 영상 매체에서만 볼 수 있다. 영주역은 2000년대 중반까지 승강장 내 가락국수 집이 남아있어 기관차를 교체하는 시간 동안[8] 먹을 수 있었지만 지금은 사라졌다. 그밖에도 2017년 5월 현재 수도권 전철 1호선 노량진역 내 분식점, 대구역 근처의 동아백화점 본점 맞은편에 있는 분식점에서도 가락국수를 맛볼 수 있다.
박명수와 제시카의 듀엣 그룹 명카드라이브가 냉면에 이어 우동이라는 노래를 만들었으나 제목을 가락국수로 바꾸라는 방통위의 지시로 인해 가사를 바꾸느니 그냥 발표 안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다고 한다. 우동과 가락국수의 차이에 대한 무지에서 일어난 오류.[9]
담양군의 국수골목에서 국물국수를 시키면 나오는 국수의 면은 가락국수가 아니라 중면이다. 대체적으로 담양 국수거리의 대표적인 국수집들에서 사용하는 면들은 쫄깃하고 노란 빛에 가까운 가락국수가 아닌 부드럽고 하얀 빛이 도는 중면이라고 할 수 있다.
1박 2일에서 김종민을 낙오시켰던 강호동은 강식당 2에서 니가 가락 국수를 만들어 팔게 되었다.
5. 관련 문서
[1] 오늘날에 '기계' 제면을 강조하는 경우는 사입한 반제품 면을 사용하지 않고 직접 면을 뽑는다는 의미이다.[2] 이전의 호남선은 서울 방향이 역방향이었고 부산 방향이 순방향이었다. 그 이유는 호남선을 누가 깔았는지를 생각해보면 알 것.[3] 순천향대학교 정문과 마주보고 있다.[4] 이것은 와사비와 고추냉이의 관계와 비슷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와사비와 고추냉이는, 일본고추냉이와 한국고추냉이의 품종 자체가 다르다는 학술적인 구분이기 때문에 다소의 차이가 있다.[5] 이점에서는 단무지와 정반대라고 할 수 있다. 단무지는 표준국어대사전에서 무를 쌀겨에 절인 일본식 짠지라고 정의하는데, 한국에서 현지화되며 쌀겨가 아닌 식초에 절여 만든 음식으로 변해버렸기 때문.[6] 예를 들면 단무지를 다꽝이라고 부른다든지, 손톱깎이를 쓰메끼리라고 부르는 경우를 지금도 드물지 않게 볼 수 있다.[7] 이것도 미묘하게 중화요리집의 짜장면과 다른 맛이다.[8] 중앙선 전철화가 영주역까지만 되어 있기 때문에 청량리역에서 출발한 열차가 안동이나 부전으로 가기 위해서는 영주역에서 필수적으로 기관차를 교체(전기기관차→디젤기관차, 상행의 경우 그 반대)해야 한다. 2020년 현재도 영주역에서 기관차 교체작업을 실시하며 덕분에 청량리~안동 혹은 청량리~부전 간 무궁화호 열차는 영주역 정차시간이 무려 7분으로 설정되어 있다.[9] 해당 시기는 2010년 이었는데 유독 음악가사에 대한 방통위와 여성가족부의 지나친 규제가 논란이 되었던 시기였기도 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