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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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내가 ‘난장이’를 쓸 당시엔 30년 뒤에도 읽힐 거라곤 상상 못했지. 앞으로 또 얼마나 오래 읽힐지, 나로선 알 수 없어. '''다만 확실한 건 세상이 지금 상태로 가면 깜깜하다는 거, 그래서 미래 아이들이 여전히 이 책을 읽으며 눈물지을지도 모른다는 거, 내 걱정은 그거야'''
― 2008년 발간 30주년을 맞아, 한겨레 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조세희의 중편 소설이자 연작 소설집.'''"사람이 태어나서 누구나 한번 피 마르게 아파서 소리 지르는 때가 있는데, 내가 너무 아파서 지른 간절하고 피맺힌 절규가 '난쏘공'이었다."'''
1978년 초판 발간 이후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된 도시하층민의 고통을 간결한 문체와 환상적 분위기로 잡아낸 명작’이라는 찬사를 들으며 필독서이자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은 작품이다.
2. 조세희의 중편 소설
대한민국의 작가 조세희가 쓴 '''금서가 된''' 중편소설. 광주대단지사건을 소재로 했고, '''상대원공단'''[2] 도 배경으로 나온다. 이러한 사회 비판적 요소 때문에 군사정권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문학과지성 76년 겨울호에 수록되었고 1979년 제13회 동인문학상을 수상하였다. 연작소설 전체가 아니라 그 중에서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만 상을 받았다. 동인문학상은 원래 단편작품에 수상된다.천국에 사는 사람들은 지옥을 생각할 필요가 없다. 그러나 우리 다섯식구는 지옥에 살면서 천국을 생각했다. 단 하루라도 천국을 생각해보지 않은 적이 없다.
하루하루의 생활이 지겨웠기 때문이다. 우리의 생활은 전쟁과도 같았다. 우리는 그 전쟁에서 날마다 지기만 했다.
70년대 도시 재개발로 밀려난 서민 가정의 고통을 그려낸 작품이다. 구성은 총 3장으로 나뉘어 있다. 이 소설은 각각 큰 아들, 작은 아들, 그리고 막내딸의 시점에서 자신들의 삶을 그리고 있다. 명장면으로는 영호의 꿈속에서 막내딸 영희가 팬지꽃을 공장 폐수에 던져버리는 장면, 현실에 대해 고민하는 형 영수에게 동생 영호가 '형은 이상주의자야'라고 쏘아붙이는[3] 장면 등이 있다.
전반적으로 문장의 호흡이 짧고 묘사도 간결하다. 원고 집필 당시에 작가의 집안 사정이 어려워서 손바닥만한 수첩에 글을 썼기 때문이라고 한다. 그런데 이런 이유로 형성된 간결체가 이 작품의 또다른 매력이 되었다. 지금까지도 문학 교육에서 이 작품은 간결체의 대표적인 예시로 제시된다. 짧고 간결한 글을 쓰려는 사람들이 자주 참고하거나 필사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이 소설을 읽다가 수위 높은 내용 때문에 당황하는 사람들도 많다. 영희가 입주권을 되찾아오기 위해 부동산 업자를 따라가서 동침하는 장면이 대표적이다. '나의 몸에서는 그의 정액 냄새가 났다'라는 직설적 표현까지 등장한다. 아직 17살인 영희가 젊은 부동산 업자 청년의 잠자리 상대로 생활하는 스토리도 수위가 상당히 높다. 게다가 이 청년은 영희의 순결을 뺏기 위해 클로로포름까지 써서 영희를 기절시킨다.
다른 연작에는 부유층 자제들의 문란한 성문화가 묘사된다. 다큐멘터리를 본답시고 집에 들여놓은 고화질 영사기로 포르노를 보고, 솔벤트를 흡입하고, 남녀 학생끼리 난교를 하고, 자동차 시트에 묻은 어떤 액체의 자국을 윤호가 발견한다. 여러모로 건조하게 충격적인 내용을 풀어낸다.
2.1. 영화화
1981년에 이원세 감독에 의해 영화화되었는데 소설 내용이 내용인지라 상당한 고난을 겪었다. 원래는 원작자인 조세희 본인이 직접 각색하고 김민기가 영화 음악을 담당하기로 했으나, 김민기의 음악은 모조리 금지처분을 받았다. 사실 10월 유신 때부터 6월 항쟁 때까지 반독재 성격이 강한 김민기의 음악은 모조리 금지되어있던 상태였다. 그리고 여러 번의 검열을 통해 배경도 원래 잡아두었던 공장지대의 삶 대신 시흥 소래염전(현 시흥 갯골생태공원 및 월곶에코피아)으로 강제 이동되어야 했다. 대사도 후시 녹음으로 고쳐진게 한 두번이 아니고... 이런 상황에서 개봉했음에도 예술성이 좋아서 영화제 감독상을 받았다. 참고로 극본 중 일부는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기도 했다. 이 영화에 큰 아들역으로 안성기가 출연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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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터만 보면 무슨 애마부인 류의 에로영화처럼 보이는데 이건 저 당시 영화계의 관행이다. 내용이야 어쨌든 야한 스틸샷을 실어 관객을 낚시질하는 것이다(위 장면은 영희가 젊은 부동산업자와 정사를 나누는 장면으로 추정). 주로 영화사 사장의 지시 하에 저런 스틸샷을 싣는데 이 때문에 사장과 멱살잡이를 하는 영화감독도 꽤 많았다. 참고로 영희는 젊은 시절의 금보라가 연기한다.
이 외에 KBS에서 HD TV 문학관 시리즈와 라디오 드라마로 제작되기도 하였다.
3. 조세희의 연작 소설집
1.의 단편 소설을 포함하여 총 12편의 단편을 모은 연작 소설집. 1978년 묶여서 책으로 출판된 이래 200쇄를 넘기는 등 한국 문학사에 중요한 작품으로 남아있다. 12편의 목록은 다음과 같다.
- 뫼비우스의 띠 ('세대' 1976년 2월호)
- 칼날 ('문학사상' 1975년 12월호)
- 우주여행 ('뿌리깊은 나무' 1976년 9월호)
-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문학과지성' 1976년 겨울호)
- 육교 위에서 (1977년)
- 궤도 회전 (1977년)
- 기계 도시 (1977년)
- 은강 노동 가족의 생계비 ('문학사상' 1977년 10월호)
- 잘못은 신에게도 있다 (1977년)
- 클라인씨의 병 (1978년)
- 내 그물로 오는 가시고기('창작과 비평' 1978년 여름호)
- 에필로그 (1978년)
소설집 처음과 마지막에는 학생들에게 존경받는 수학 선생의 수업이 나오는데 학생들 성적이 안 좋았다는 이유로 잘리게 된다. 그 때 "누구에게 잘못이 있는지" 생각해보라고 했는데 말이 학생들의 문제가 진정 누구에 의한 것이냐 묻는거지 실제로는 독자들에게 일련의 이야기들에 대해 생각해보라는 은유일 수 있다.
1970년대 후반 산업 발전기와 달동네 재개발 열풍이 서민들에게 어떠한 상흔을 남겼는지 담담하게 서술해나간 명작 소설로 이 소설 안의 내용들은 '''소설이 쓰인지 40여 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여전히 유효한 담론'''들로 남아있다. 2005년 200쇄를 돌파했다.[5][6] 2017년 4월 10일 초판 발매 39년 만에 300쇄를 찍게 되었다. 국내 출판계에서 문학 작품으로 300쇄를 돌파한건 난쏘공이 처음이다.
3.1. 등장인물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등장인물 문서 참고.
3.2. 이야깃거리
- 공식 영어판 제목은 The Dwarf이다.
- 1988년 이후 표준어 사정을 통해 구별된 '-장이'와 '-쟁이' 접미사 용법에 따라서, 난쟁이가 바른 말이며 난장이는 틀린 말이 되었다. 이에 따라서 책 제목도 난장이가 아니라 난쟁이어야만 하지만, 이 소설이 발표되었을 당시에는 난장이도 맞는 말이었기 때문에 '난장이'로 출판되었고 이후 출판본도 난쟁이가 아닌 난장이로 발행되고 있다. 다만 중, 고등학교 교과서에 실린 버전에는 모두 '난쟁이'로 되어 있다. 아무래도 교과서다 보니... 근데 수능이나 모의고사에 나올 땐 '난장이'다(...). [7]
- 1978년 6월 초판이 발행된 이래 1996년 4월 100쇄를 돌파하기까지 18년간 40만 부가 팔렸다. 2005년 12월 28년만에 200쇄를 돌파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200쇄 기념 한정본을 출판했다. 2017년 4월 10일에는 300쇄를 돌파했다
- 서술은 건조한 느낌의 간결체로 이루어지고 있지만 내용이나 구성은 동화적이라는 평가가 많다. 주로 가진 자 대 못 가진 자의 대립 구도, '달으로 공을 쏘아 올리려고 한 난쟁이' 등의 우의적 상징들로 인해 이런 평가를 받아온 편. 특히 아버지의 자살 장면에서 은유적인 묘사가 두드러진다. 또 인물들의 말씨도 당대 서민층의 그것과는 꽤 동떨어져 있다. 이 때문에 리얼리즘 물을 먹은 당대의 좌파 비평가들은 '감성팔이 소설'이라는 식으로 이 작품을 저평가했다. 그들의 비판에 일리가 없었던 것은 아니지만, 사실성이 곧 작품성인 것은 아니므로 난쏘공의 문학적 가치를 폄하할 수는 없다.
- 발간 30주년(2008년) 기념 인터뷰에서 작가 조세희는 아직까지 청년들이 이 소설에 공감한다는 사실이 괴롭다고 이야기했다. 요즘의 청년들은 이런 이야기에 공감하지 못하고 그냥 옛날이야기라고 생각하길 바랐다고. 그로부터 10년이 지난 2021년 현재에도 여전히 많은 청춘들은 이 책에 공감하고 있다.
- 대한민국에서 'OOO(주체)이/가 쏘아올린 XXX(객체)' 또는 'XXX(객체)을/를 쏘아올린 OOO(주체)'과/와 같은 표현은 특정 인물 / 집단 / 사건이 혼자서 거시적으로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의미있는 일을 해낼 때를 빗대는 취지로 분야, 대상을 가리지 않고 매우 흔하게 사용된다. 이 문단 작성 시점(2020년 11월 17일)으로부터 지난 일주일간의 기사만 찾아봐도 최소한 하루에 한 건 이상 이 표현을 사용하는 기사가 나온다. 아마도 의무교육 과정에서 조세희 작가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필수적으로 나오는 점, 입에 착착 감기는 표현상의 특징, 독자에게 비유 대상의 행위에 대한 아스트랄한 느낌을 전달할 수 있다는 점, 발사하는 무기(활, 화포, 탄도 미사일)가 흔히 등장하는 역사의 영향 때문에 관용적으로 쓰이는 것으로 보인다. 예시는 아래와 같다. 역시 '화포의 민족'답다.
- '추미애가 쏘아올린 '공' 어디로'(2020년 11월 9일자 기사 / 기사(이데일리))
- '백신개발이 쏘아올린 작은 희망'(2020년 11월 10일자 기사 / 기사(경향신문))
- '‘보복 인사’ 신호탄 쏘아올린 트럼프'(2020년 11월 11일자 기사 / 기사(세계일보))
- '제이미가 쏘아올린 '아폴로 11' '(2020년 11월 11일자 기사 / 기사(머니투데이))
- '‘더 비비고’가 쏘아올린 ‘건강한 HMR’'(2020년 11월 12일자 기사 / 기사(헤럴드경제))
- '전세난이 쏘아올린 '갭투자''(2020년 11월 12일자 기사 / 기사(아시아경제))
- '전세난이 쏘아올린 집값 상승'(2020년 11월 14일자 기사 / 기사(뉴시스))
- '래퍼가 쏘아올린 합법화(대마초) 논란'(2020년 11월 15일자 기사 / 기사(중앙일보))
- '김종인이 쏘아올린 '40대 기수론' '(2020년 11월 16일자 기사 / 기사(서울경제))
- 'KG동부제철 쏘아올린 ‘리쇼어링’'(2020년 11월 16일자 기사 / 기사(이데일리))
- '구본준 고문이 쏘아올린 계열분리 신호탄'(2020년 11월 17일자 기사 / 기사(서울경제))
- ' '온앤오프'가 쏘아올린 '풀소유' 논란'(2020년 11월 17일자 기사 / 기사(더팩트))
- 스포츠에서 키 작은 선수(김선빈, 메시 등)가 무언가를 쏘아 올리는 행동을 했을 때 비유적으로 쓰이기도 한다. 가장 유명한 예시는 일명 '메쏘공'이라 불리는 리오넬 메시 커리어 최악의 흑역사인 코파 결승전 승부차기 홈런. UEFA 챔피언스 리그 2019-20시즌 8강 맨체스터 시티 VS 올랭피크 리옹전에서 라힘 스털링이 완벽한 골찬스를 하늘로 날려먹은 것을 '스털링이 쏘아올린 작은 공'이라며 조롱하는 글이 많다.
- 2009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201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A형 한정) 국어 영역의 지문으로도 출제된 적이 있었는데, 09 수능에서는 원작 소설을 시나리오로 각색한 지문이 출제되었다.
- 아직 전자책으로는 출시되지 않았다.
4. 더 크로스의 노래
2의 항목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더 크로스의 노래. 금영 노래방 번호는 66599
묘하게 소설에 내용과 일치하는 노래다. 난쟁이(사회적 약자)가 공(희망)을 쏘아 올려도 되돌아 오는 상황(절망)...아주 작은 공을 가졌던
나의 아버지는 난장이
저 하늘을 보시며
내게 말씀하셨죠
look at that shining sky my son
닿을 수 없어 보여도
먼 훗날 언젠가 모두
서로 같아질 테니
하늘 높이 오른 저 공은
꿈을 이루지도 못한 채
땅을 향해 돌아오겠죠
그게 세상이니까
look at that shining sky my son
닿을 수 없어 보여도
먼 훗날 언젠가 모두
서로 같아질 테니
작은 공 하날 만들기 위해
평생이 걸릴 수도 있지만
하지만
말씀하셨죠
작은 이 작은 공을 우린
이제 다시 쏘아 올려야 하지
절망의 반복이 언젠가
저 희망이 될 테니
우리의 눈물이 언젠가
저 희망이란다
5. 관련 문서
[1] 이전까지는 문학과지성사에서 출판.[2] 상대원은 현재까지도 이어져 내려오는 성남의 지명이다. 지금도 상대원공단의 빵 공장은 노동환경이 엄청 가혹하기로 악명 높다.[3] 영호는 그저 형 앞에서 어려운 말 한 번 써보고 싶어서 별생각 없이 내뱉은 것이었지만, 영수에게는 큰 상처가 되었다.[4] 인천광역시를 모델로 했다.[5] 1978년 6월 문학과 지성사에서 단행본으로 처음 출판되어 4판 134쇄까지 출간된 뒤 2002년 이성과힘으로 판권이 넘어가서 계속 출판, 2005년 12월 대한민국 문학으로는 처음으로 200쇄를 넘겼다.[6] 참고로 몇 판 몇 쇄 할 때 몇 판은 책을 고친 횟수고, 몇 쇄는 그 판이 찍어내어진 횟수를 의미한다. 판이 바뀌는 것은 주로 오탈자 교정 때문이나, 저자가 본문 내용 자체를 수정하는 경우도 흔하다. 소설이면 작가의 변심으로 캐릭터의 성격이나 결말을 바꾼다던가, 학술 서적이면 최신 연구 성과를 반영한다던가 식으로. 난쏘공은 오탈자 교정과 서문의 변화만 있을 뿐 본문의 변화는 거의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7] 최근에는 난장이로 실은 뒤 각주로 난쟁이가 맞는 표현이라는 것을 밝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