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런

 


1. 개요
2. 원인
3. 고찰
4. 결과
5. 대책
6. 사례
7. 여담
8. 관련 문서


1. 개요


[image]
부산2저축은행에서 벌어진 뱅크런.
결국 뱅크런을 감당하지 못하고 2011년 2월 19일에 영업정지 처분을 받아 사실상 '''파산'''했다. 출처
Bank-run
은행에서 단기간에 예금에 대한 대량의 인출요구가 일어나는 사태를 지칭한다. 뱅크런이 터지면 해당 은행은 '''100%에 가까운 확률로 파산한다.'''

2. 원인


뱅크런이 일어날 수 있는 원인을 간단하게 말하자면 (부분)지급준비제도를 채택하는 전세계의 모든 은행에서는 '''은행 내부에 충분한 현금준비해 두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따라서 은행이 불안하다는 인식이 퍼져서 예금주들이 단체로 예금을 찾으러 몰려오게 되는 경우에는 세상의 어느 은행이든지(설령 제대로 경영하고 있던 은행이라도) '''당연히''' 예금을 전부 돌려줄 수 없다. 게다가 이러한 인식이 일단 퍼지게 되면 그 사실을 뒤늦게 안 예금주까지 몽땅 몰려와서 돈을 찾아가려 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본디 은행이라 함은 단순히 돈을 맡아두기만 하는 시설이 아니다. 스위스 은행처럼 돈을 맡아두기만 하는 은행이 없는 건 아니지만, 이 경우엔 예금자는 이자를 받기는 커녕 반대로 보관료를 내야 한다. 보관하는 것도 엄연한 일이므로 당연히 그에 대한 대가를 지불해야 하기 때문. 그럼 일반 은행은 왜 돈도 맡아주면서 이자도 주는 것인가? 은행은 이렇게 쌓이고 쌓인 돈을 그것을 필요로 하는 이들에게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식으로 돈을 팔아 돈을 벌고 있는 '기업'이다. 이것이 자본주의의 여명기부터 존재해왔던 은행의 태생적인 비즈니스 모델이며, 고객이 맡긴 돈을 다른 고객에게 대출해 주었기 때문에 그 돈에 대한 이용 요금으로 주는 것이 바로 이자인 것이다. 은행도 기업인 만큼 최대한의 이윤을 추구하기에, 은행은 들어온 예금의 거의 대부분을 대출로 빌려주고 있다. 대부분의 은행은 법적으로 강제된 지급준비금을 겨우 웃도는 만큼만을 준비하고 있으며, 이것은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이다.
대한민국의 법정 지급 준비율은 7%다(보통예금 7%, 정기예금 2%). 이 중 현금으로 4% 정도를 준비하고,[1] 3%는 신용도 A+ 이상의 상업 어음이나 채권으로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는 20세기 중반 이전의 고전적인 은행에서 발생하는 뱅크런에 대한 분석이다. 현대의 고도로 시스템화된 은행에서는 지급준비율 부족에 의한 뱅크런은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고 봐야한다. 실제로 오늘날엔 사실상 모든 은행이 지급 준비율을 지키고 있지만, 그래도 뱅크런은 발생하며, 반대로 일시적으로 지급준비금을 넘어선 인출이 발생한다 하더라도 고객들 대다수는 이 사실을 인지하지도 못하며, 이것만으로는 해당 은행에 뱅크런이 일어나지도 않는다. 은행간 대출을 통해 추가적인 현금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2] 따라서 정말 심각한 지급준비율 부족이 발생한다면, 이는 뱅크런 사태의 원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결과단계에서 나타나게 된다. 아무래도 현대 은행에 있어서의 뱅크런은 지급준비율보다는 자본잠식에서 원인을 찾아야 할 것이다.
예를 들어 여기에 투자자들이 1억을 출자하여 설립한 은행이 있다. 이 은행이 예금 10억을 유치하여 총 11억으로 투자 사업을 실시한다고 가정하자. 이 상황에서 은행이 투자를 잘못하여 5000만원이 떼였다. 그러면 총 자금은 10억 5천만원이 되는 셈이고, 이 은행은 순손실을 보았다. 그러나 이 시점에서는 모든 고객이 예금을 인출한다 하더라도, 어찌저찌 시간은 걸리겠지만, 고객에게 원금은 다 돌려줄 수 있고, 손실은 투자자들만 보게된다. 물론 고객들도 이 상황을 알고 있기 때문에 이자를 포기하면서 인출을 시도하기보다는 만기가 될 때까지 기다리는 것을 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따라서 이 상태에서는 뱅크런이 일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 은행이 5000만원이 아니라 2억을 떼이게 생겼으면 상황이 달라진다. 이제 총 자산은 9억이 되며, 자본금을 넘어 고객의 예금을 까먹고 있기 때문에 마지막 1억을 찾아갈 고객은 돈을 받지 못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이제 고객이 이 상황을 알게 되면 뱅크런이 일어난다. 자본잠식이 일어난 상황에서는, 설령 이 은행이 7%가 아닌 90%의 지급준비율을 유지한다 하더라도 뱅크런은 일어날 수 밖에 없다. 어쨌든간엔 예금주들이 몰려와 줄을 서는 것은 마찬가지이며 7%와 90%의 차이는 몇번째 줄부터 현금 대신 소위 딱지가 나가느냐밖에 없다. 물론 이런 상황에서는 금융당국이 먼저 개입해서 예금자 보호법에 따른 청산 절차를 치르기 때문에, 설령 90%여도 대부분은 딱지를 받게 된다. 하지만 예금자 보호법에는 한도가 있고 청산 절차는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정부가 개입을 한다 하더라도 결국 은행으로 뛰어가는 사람은 생길 수 밖에 없다.
즉 현대 금융 시스템에서의 '''뱅크런은 은행에 현금이 부족해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예금을 되돌려 줄 수 있다는 신용이 무너졌을 때 발생한다.'''
따라서 고객들이 정말 신경써야 하는 것은 지급준비율이 아니라, '이 은행이 가진 위험자산, 즉 손해가 날 가능성이 높은 자산이 자본금 대비 어느 수준인가?'이며, 이는 자기자본비율 혹은 'BIS' 비율이라 하여, 의무적으로 공시하고 있다.
흔하지는 않지만 은행의 잘못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뱅크런이 발생하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경우가 초인플레이션. 국가가 경제에 대한 통제력을 잃고 예금의 이율보다 물가의 상승률이 크게 높아지게 되면, 예금보다는 현물을 들고 있는 것이 유리해지게 되며, 이에 따라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반면 국가가 지나치게 통제하려 들 때도 뱅크런은 발생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국가가 예금계좌에 대한 인출등을 극단적으로 제한하는 제도를 도입하려 들 경우, 국민들이 이에 대한 우려로 예금을 미리 인출하려 들면서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이 두 가지 경우, 근본적인 원인은 서로 다르지만, 보통 국가 경제가 파탄나는 상황에서 발생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은행이 지속적으로 계좌개설 수수료이나 계좌유지 수수료, 마이너스 금리인한 마이너스 예금 금리를 부과할 경우에는 뱅크런이 발생할 수 있다.
다만, 이럴 경우엔 정해진 금액이 초과되지 않으면 수수료 및 마이너스 예금 금리 부과하지 않는 방식으로 막겠지만

3. 고찰


전 세계의 모든 은행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일로, 은행에 있어 사형 선고와 다를 바 없다. 자기 실현적 예언의 일종이다. '뱅크런이 일어날 것이다'는 소식이 나오면 고객들이 자신의 돈을 하루빨리 지키기 위해 몰려들어 예금을 인출해 가서 안 일어날 뱅크런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
뱅크런이라는 개념에 대해서 "미개한 개인들의 탐욕으로 인해 기업이 손해를 입은 안타까운 사태"로 생각하는 경우가 있다. 은행을 믿고 기다리면 아무 일 없이 넘어갈 것을 무식한 사람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몰려가서 돈을 내놓으라고 떼쓰는 바람에 애꿎은 은행이 망했다는 식으로, 마치 뱅크런은 예금주들의 조급함 때문에 생기는 것처럼 호도하는 것이다. 그러나 예금주들이 은행에 돈을 찾으러 오는 행위 자체는 법적으로도 경제학적으로도 문제가 없다. 법적으로는 단순한 계약상 의무이행청구권 행사이고, 경제학적으로는 단순히 기대 비용의 변화로 인한 또 다른 합리적 투자를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은행이야말로 자신의 신용도를 잘 관리할 의무가 있으며 이 점을 명심하여 금융 시스템을 운영해야 하는 것이다. 고객이 은행에게 돈을 맡기는 이유는 거창한 이유가 있는 것이 아니고, 단지 고객이 은행을 믿고 신용하기 때문이다. 만약 은행의 신용도가 바닥을 쳐, 내 돈을 돌려주지 못할 것 같은 모습을 보이는데 고객이 은행을 믿고 기다려 줘야 할 이유는 전혀 없다. 이 경우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하는 경영을 했기 때문에 그런 은행은 당연히 망해야 한다. 은행들이 사옥을 최고급 건축자재로 포장하고 내부를 화려하게 조성하며 지점마다 에어컨과 난방을 펑펑 틀고 직원들의 대우를 엄청나게 잘해주면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심으려는 이유도 이렇게 미친 듯이 투자를 한 은행에서 고객을 배신하는 일이 있겠냐며 절대 돈을 떼먹지 않겠다는 신뢰를 심으려는 처절한 노력인 것이다. 또한 은행 지점이 폐쇄되는 모습을 일반인에게 보이는 것은 엄청나게 이미지에 타격이 크기 때문에 은행은 지점 개설에 상당히 보수적이며, 한번 열었으면 폐쇄하는 것도 보기 흔한 일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말로 불가피하게 폐쇄해야 한다면 최소한 한두달 전부터 홈페이지 등에다가 공지를 띄울 것이다.
이는 비단 은행 뿐 아니라 모든 경제 주체에 공통적으로 적용되는 사항이다. 기본적으로 모든 경제의 주체는 '''자신의 신용도를 높게 유지하여야지만''' 경제 활동이 가능하며, 신용도가 하락하면 순식간에 경제 생태계에서 퇴출되어 버린다. 신용이 좋지 못한 개체가 제깍 퇴출되지 못하면, 결국 그 그룹 전체의 신용도 하락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그러한 이유로 '''개인도 회사도''' 신용을 잃게 되면 예외없이 한순간에 나락으로 떨어지는데, 돈을 맡아두는 은행이라고 예외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은행은 다른 나머지에 비해 신용도를 잃을 일이 많지 않기 때문에 잘 드러나지 않는다 뿐이지 엄연히 경제 사이클의 한축을 담당하는 일원이다. 자기들이 신용도를 관리 못해서 이런 일이 일어날 경우, 고객들에게 미개하다느니 따질 자격이 없을 뿐더러 만약 저딴 소리를 한다면 적반하장도 이런 적반하장이 없는 격이다. 신용도 관리는 은행 업무의 처음이자 끝인데, 그걸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고객들이 믿고 맡길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은행이 신용으로 먹고 산다는 이야기가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4. 결과


일단 뱅크런이 터진 은행은 '''자기 돈을 찾으러 온 예금주들로 북새통을 이루어 서로 아우성을 지르는 아수라장이 열린다.''' 그래서 뱅크런이 터지면 은행은 일단 문을 닫고 채무자에게 대출해 준 자금을 '''혹독하게''' 회수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이때문에 채무자의 부담이 늘어나고, 만약 이로 인해서 파산하는 채무자가 늘어나면 은행 역시 함께 파산한다. 대표적인 예가 미국에서 발생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부동산 버블당시 집을 담보로 돈을 빌려줬던 은행이 슬슬 불안감을 느끼고 채무자들을 쥐어짜기 시작하자, 이들의 주택이 대규모로 경매에 올라가면서 집값을 폭락시켰고, 이로인해 설령 집을 팔아도 채무를 갚을 수 없게 된 채무자들이 집단으로 파산을 신청하자, 결국 원금회수가 불가능해진 은행도 파산했다. 이것이 바로 소위 말하는 '''줄도산'''이다. 대기업이 망하면 어음 결제를 못 받은 하청, 협력업체가 줄줄이 망하는 것과 비슷하다. 게다가 은행이 파산하더라도 정부가 나서서 결과적으로 대출을 회수하기 때문에 시중의 통화량이 급감하여 디플레이션을 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보이지 않는 손의 가장 가혹한 통화량 조절책인 셈이다. 이러한 뱅크런이 작게 끝나지 않고 국가를 망하게 하거나, 혹은 그에 준할정도로 휘청거리게 하는 경우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IMF 사태 즉 외환위기 사태이다. 달러와 같은 외환이 국내에서 급격히 빠져나가면 은행은 물론이고 국가가 휘청거리는 것이다.
게다가 뱅크런은 전염성까지 있어서 한 은행이 뱅크런을 겪으면 그와 비슷하거나 더 낮은 신용도나 지명도를 가진 은행들도 줄줄이 털려나가는 사태가 벌어진다. 예를 들어 만약 국민은행에서 뱅크런이 터지면 뒤이어 신한은행, 우리은행, 하나은행 역시 줄줄이 엮여서 뱅크런이 터지고, 이들 은행보다 신용도가 낮다고 인식되는 지방은행, 새마을금고, 저축은행, 지역 농협, 축협, 수협 등은 "그 거대한 일류 은행도 망하려고 하는데 그 밑의 은행이 제대로 버틸 리가 없다"는 믿음 하에 저항 한번 못 해보고 며칠 안에 뱅크런이 터지게 된다. 설령 '''아무런 문제 없이 건강한 재무 구조를 갖췄더라도 얄짤없다.''' 이 도미노 현상은 양의 피드백이므로 이론적으로는 진원지 은행 이하의 신용도를 가진 모든 은행이 터질 때까지 가속화된다.
뱅크런이 만약 이름 없는 은행에서 터졌다면 신용이 높은 대형 은행들이 단단히 버티면서 자신들의 신용을 더 키우면서 사태를 진화할 가능성이라도 있지, 인지도 높은 은행에서 뱅크런이 터졌다는 소식이 들린다면 '하나의 은행의 신용'만 날아가는 것이 아니라 높은 확률로 '''은행이라는 시스템 전체의 신용'''이 날아가 버리는 것이다. 그렇게까지 되면 이건 국내 문제로 끝나지 않고 국가 신용도의 문제가 되어서 해외 투자 자금이 순식간에 빠져나갈 수도 있으며 최악의 경우 '''국가 막장 테크'''로 직행하는 상상만 해도 끔찍한 일이 일어날 수 있다. [3] 만약 미국 같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선진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났다면 나라가 망하는 수준을 넘어 '''전세계적 금융위기'''가 일어날 수도 있다. 제1금융권상업은행이 망하면 그건 곧 '''중앙은행'''도 망한다는 뜻이다. 중앙은행이 망하면? 정부가 망하고 '''나라가 망한다.'''

5. 대책


그러니 정부와 중앙은행은 기를 쓰고 뱅크런을 막으려 들 수밖에 없다. 예금자 보호가 대표적이며, 이 정책은 전세계적으로 상당히 효과가 좋다는 것이 입증되었다. 덕분에 뱅크런이 발생할 확률이 많이 낮아진 상태다. 서브프라임 모기지 이전에 발간된 맨큐 경제학에서는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현상"으로 치부하고 있었다. 그러나 실제로 보면 2007년 말부터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와 그로 인한 대침체 때문에 세계구적으로 뱅크런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영국(노던록 은행), 미국(인디맥, 워싱턴뮤추얼), 러시아, 쿠웨이트, 홍콩, 대한민국(전일저축은행), 일본 등지에서 뱅크런이 터졌다. 개발도상국에서는 당연히 터지지만 선진국에서도 망하는 은행은 있기 마련이라서 흔히 터지는 건 아니지만 아주 못 보는 사안은 아니다. 여기서 뱅크런은 보통 제1금융권 시중은행이 망하는 정도로 보통은 경제위기 시기에 보인다. 가장 가까운 사례로 대침체 당시 세계 각국의 1금융권 은행들에서 보였고 세계 대공황이나 1907년의 미국 공황 등에서도 보였다.
이런 상황까지 가기 전에는 보통 중앙은행이 나서게 된다. 중앙은행의 역할에 '''최종 대부자'''[4]의 역할도 포함되는 만큼 중앙은행이 돈을 빌려주는 것이다. 미국이면 연방준비제도가 나설 것이고 대한민국이면 한국은행이 나설 것이다. 문제는 은행이 중앙은행에게서 돈을 빌릴 능력이 되는지 여부다. 은행은 단기 예금을 통해서 자금을 조달하고 장기 대출을 통해서 마진을 얻는 식으로 운영된다. 그러니까 단기에 다시 돈을 돌려줘야 하는 문제가 생기는데 신용 경색 없이 경기가 괜찮으면 새로 예금을 유치해서 그걸 메울 수 있지만 경기가 불황에 빠지고 예금이 들어오지 않기 시작하면 그때부터 헬게이트가 열리는 것이다. 만약 은행이 시간만 충분하다면 지급할 능력이 있는데도 장기 대출해 준 자금을 당장 회수하지 못해서 유동성 위기에 빠진 상황이라면 중앙은행은 미련 없이 돈을 빌려줄 수 있다.[5] 즉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데 자산을 현금화하지 못한다면 중앙은행이 돈을 빌려줘도 나중에 그 은행이 갚을 수 있지만 은행의 자산이 부실한 경우, 은행이 부채가 자산보다 많아지는 경우가 된 경우에는 중앙은행 입장에서도 답이 없다. 중앙은행이 돈을 빌려준다고 해도 그 은행이 갚을 능력이 안 되니까. 이를 지급 불능 위기라고 한다. 이 경우에는 은행이 경영을 부실하고 지나치게 위험하게 한 것이므로 중앙은행이 나설 이유가 없고 나서서도 안 된다. 은행은 그냥 망하게 두는 것이 낫다. 문제는 금융위기가 닥칠지도 모르는 위기상황에서 둘을 구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래서 대규모의 경제 위기가 지나간 다음에는 "XX 은행은 방만한 경영을 했는데도 면죄부를 받았다", "YY은행은 건실하게 운영되는 은행이었는데 억울하게 지원을 못 받아서 망했다"는 식의 이야기가 책, 잡지, 방송 등을 통해서 흘러나오게 된다.
국가적인 디폴트모라토리엄 선언 같은 일이 일어나서 누가 봐도 뱅크런이 코앞인 상황이 오면 정부가 공권력으로 은행의 문을 막아버리는 것이 통상적인 대응법이다. 뱅크런 자체가 예금주들의 불안한 집단심리 때문에 충동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당장 며칠이라도 은행 문을 닫아버리는 것이 심리를 안정시키는데 도움이 되며, 은행이 자금을 어떻게든 조달하는 것에도 도움이 된다. 다만 부산저축은행처럼 영업정지 소식을 내부자 정보로 얻어들은 높으신 분들이 일반 고객들의 발이 묶인 사이 자기들끼리만 돈을 인출해나가는 비도덕적인 짓을 저지르기도.
뱅크런은 은행이 상상할 수 있는 가장 끔찍한 현상이다. 그래서 평상시에도 이 사태를 조금 줄여보고자 예금자가 채무자가 되도록 유도하는 (즉, 자기가 돈을 입금해 둔 은행에서 돈을 빌리도록 유도하는) 방법을 쓰고 있다. 예금자가 예금을 해둔 은행에서 대출을 받으면 이자율을 비 예금자보다 낮춰주는 혜택 등 말이다. 이른바 '''꺾기.''' 그러나 이것은 명백한 '''불법''' 행위다. 시도하려는 은행 직원이 있으면 무시하고 끈질기게 달라붙으면 그냥 신고하는 것이 좋다.

6. 사례


세계 대공황 때 뱅크런이 너무 자주 터져서 대부분의 중소형 은행이 깡그리 몰락해버렸다. 대형 은행도 파산 직전까지 갔을 정도. 프랭클린 D. 루스벨트이 대통령으로 취임하자마자 가장 먼저 한 일이 위기 상황에 놓인 은행에게 일시적 영업 정지를 때린 것이었다. 안 그러면 예금자들이 모조리 예금 빼가서 파산할 게 뻔하니까... 이때 국민들에게 라디오로 난로 앞에서 담화를 했다고 '노변담화'라고 부른다. 최초의 예금자 보호 정책도 이렇게 은행이 망해가는 상황에서 미국에서 시행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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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60년 라이프지에 게재된 사진으로, 국공내전이 한창이었던 1948년 중화민국의 패색이 짙어지며 화폐 가치가 폭락함에 따라 국민정부가 국민 1인당 금 40g의 재산을 분배하기로 결정하여 은행에 쇄도한 상하이 시민들. 이 날 10명이 질식사하였다고 한다.
2008년 금융위기 당시에도 미국에서 대규모 뱅크런이 일어날 뻔했으나, 가이트너 재무장관과 버냉키 연준의장의 거의 20조 달러에 달하는 지급 보장으로 겨우 막았다. 그래도 미국 최대의 저축은행 쌍두마차였던 인디맥과 워싱턴뮤추얼의 자산규모는 거의 4,000억 달러여서 뱅크런의 규모가 워낙 어마어마해 미국 정부와 연준의 구제 한도를 초월했다. 인디맥과 워싱턴뮤추얼에 뱅크런이 쏠린 이유는 파산한 리먼 브라더스가 레버리지를 당기기 위한 은행권 대출 한도가 다 차버리자 접근한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곳들은 초거대 저축은행이었고 경영이 견실했으므로 파산보호법원에서 확인했을 때 분식회계 의구점이 거의 없었다. 사실상 1금융권에 준하는 신용도와 대출여력이 있던 곳이었다. 그래서 리먼이 여기에서 헤지펀드 투자용 대출을 대규모로 당겼고 결국 뱅크런이 터진 지 2개월이 된 2009년 1월 나란히 두 회사가 파산하고 말았다. 파산 이후 저축은행들을 파산보호법원이 관리하면서 잘게 분할해서 각 지방의 은행과 저축은행, 증권사 등에 팔아서 2016년 현재는 회사가 공중 분해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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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서도 2010년대 초반 부산저축은행이라는 상호저축은행에서 부도덕하고 방만한 경영을 한 사실이 들통나 뱅크런이 터진 적이 있다.# 사실 제대로 된 은행이 아닌 제2금융권에서 터진 일이라 1금융권으로 뱅크런이 옮겨붙지는 않았다. 그렇지만 대규모 인출 후 파산, 그리고 비슷한 신용도의 저축은행의 연쇄도산이라는 교과서적인 패턴을 보여주었다. 부산저축은행이 파산한 그 해에 '''14개'''의 저축은행이 추가적으로 파산했다(...).
원래 국내의 일반 은행 예금은 예금자보호법으로 5천만원까지는 보상을 받을 수 있는데, 일반 은행과 달리 저축은행의 특정 예금 상품은 '후순위채권' 제도로, 일반 예금보다 이율을 좀 더 높게 받는 대신에 저축은행의 도산에 의한 피해를 본 고객이 채권을 요구할 권리가 상당히 약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이 상환을 모두 마치고, 이후 여유 자금까지 생기면, 그 때가 되어서야 고객에게 돈을 돌려줄 수 있는 것이다. 즉 뱅크런에 의한 도산으로 생긴 저축은행의 자금 고갈은, 예금을 맡겨놨던 고객들이 장기간 떠안게 되었다. 고객들 입장에선 저축해둔 돈이 전부 사실상 공중에 소멸된 상황이었기 때문에, 울고 불고 주저앉고 난리가 났다.

2014년 불가리아의 뱅크런 상황. 일단 줄을 서서 돈을 뽑으려는 정도이다.

2015년 6월 말 그리스 경제위기 와중에 구제금융 협상 결렬에 따른 디폴트 및 유로존 이탈 우려, 일시적인 은행 영업 중단에 따라 뱅크런이 일어났다. 영업 정지 처분 당한 은행에 돈을 뽑으려는 사람들이 밀려들었다.

7. 여담



메리 포핀스의 클라이막스인 뱅크런 장면. 사소한 오해에서 빚어진 일이나, 이유야 어찌 되었든 뱅크런을 유발하였고 은행은 망했다.
뱅크런을 "다들 조금만 참으면 될텐데 몰려가서 은행을 작살내는구나..."하는 생각에 이를 죄수의 딜레마에 빗대는 경우가 있는데, 게임이론적으로 둘은 다르다. 죄수의 딜레마는 상대가 어떤 전략을 취하든지 간에 반드시 상대적으로 이득이 되는 '''우월 전략'''이 정해져 있고, '''내쉬 균형도 하나'''밖에 없다(자백). 다만 그 내쉬 균형이 모두에게 영 좋지 않은 상황을 가져오는 것 뿐. 뱅크런 자체는 일종의 조정 게임(coordination game)으로서 상대가 두 전략('돈을 찾는다' 와 '돈을 찾지 않는다') 중 돈을 찾는다고 예상하여 이에 맞는 전략(똑같이 돈을 찾는다)을 선택한 것이다. 조정 게임의 '''내쉬 균형은 둘'''('둘 다 돈을 찾는다'(=뱅크런)와 '둘 다 돈을 찾지 않는다'(=일반적 상황))이므로 죄수의 딜레마와 완전히 다른 상황임을 알 수 있다.[6] 은행 시스템이 만약 죄수의 딜레마라면 '''출금이 예금보다 항상 이득'''이라는 말인데, 이는 은행의 존재 이유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비슷하게 고객들이 대량의 펀드 환매요구를 하는 경우를 펀드런이라고도 한다.

8. 관련 문서


[1] 그 중의 절반을 한국은행에 예치금 형태로 상납한다.[2] 물론 이 대출에도 이자가 붙기 때문에 은행으로써는 손실이 나기는 한다.[3] 사실, 대개는 인과관계가 반대이다. 먼저 범국가적인 위험 사태가 벌어지면 뱅크런이 동반될 위험성이 있는 것.[4] 은행은행이라는 뜻이다. 은행이 더 이상 긴급 자금을 수혈받을 형편이 안 되면 은행의 자산(대출채권)을 담보로 중앙은행한테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이 상황에서 시중은행한테 적용되는 대출금리가 바로 '''재할인율'''이다. 기준금리로 재할인율을 채택하는 국가도 많이 있다. 당장 한국만 해도 1997년 외환위기 이전에는 기준금리가 재할인율로 표시되었다.[5] 선뜻 이해가 어렵다면 저당권을 생각해 보면 된다. 1억짜리 토지를 가진 갑이 A은행에 돈을 5천만 원을 빌릴 때, A은행은 갑이 가진 1억짜리 토지에 저당권을 설정하고 별 걱정 없이 돈을 빌려줄 수 있다.[6] 균형이 둘이라는 것은 상황이 바뀌면 언제든지 이쪽 균형에서 저쪽 균형으로 옮겨 탈 수 있다는 의미로서, 평상시에 "모두 돈을 찾지 않는다"가 균형이라고 한다면 자기실현적 기대로 인해 돈을 찾는 전략을 취하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상황이 왔을 땐 얼마든지 다른쪽 균형인 "모두 돈을 찾는다"로 옮겨갈 수 있다는 것이다. 다이아몬드-디빅 모형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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