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후드
1. 소개
스쿨 오브 락, 비포 선라이즈 시리즈의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 2014년작 영화. 6살 소년이 대학에 들어가기까지 12년간의 시간을 실제 시간에 맞게 촬영하여 '''촬영기간이 무려 12년'''에 달하는 영화다. 동시에 다큐멘터리가 아닌 극영화다.
2. 줄거리
텍사스에 사는 메이슨은 누나 사만다, 엄마와 셋이서 살고 있다. 부모님은 어릴 때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아이를 가지게 되었고 서로 이혼한 상태이다. 엄마는 더 나은 생활을 하고자 휴스턴의 대학에 다닐 생각으로 이사를 하게 된다. 메이슨은 사만다와 함께 떨어져 지내는 친아버지를 만나게 되며 주말을 보내지만, 아버지는 볼링장을 다니며 노는 일에 집중하다보니 엄마가 반길 리 없었고 둘의 재결합은 이뤄지지 않았다.
메이슨은 학교 수업 중에 컴퓨터를 다루는 일에만 집중하느라 숙제를 잘 하지 못한다. 사만다와 달리 메이슨은 학교에서 겉돈다. 엄마를 따라 온 대학에서 강의실에 있던 엄마가 대학 교수 빌과 친하게 지내는 모습을 목격한다. 둘은 곧 결혼한다. 빌의 아이들인 민디, 랜디 남매와 한 가족이 된 메이슨과 사만다는 처음에 별 탈 없이 지냈고, 빌을 제외하고는 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메이슨과 가족이 된지 2, 3년 쯤 지났을 무렵 빌은 알코올 중독에 시달리며 폭력성을 드러내기 시작한다. 가정폭력에 시달리던 엄마는 메이슨과 사만다를 데리고(민디와 랜디는 빌에게 친권이 있기 때문에 데려오지 못했다) 도망쳐 다른 지역에서 새 삶을 살기에 이른다. 새로운 곳에서의 적응은 어려웠지만 엄마는 바라던 대학교수가 되어 생활이 나아지고 메이슨도 친구들과 어울려 학교 생활에 잘 적응해나갔다.
메이슨은 차츰 더 성장하여 여자친구도 사귀고 점차 진로의 방향을 선택하게 되고, 엄마는 퇴역 군인인 학생과 세번째 결혼을 하게 된다. 하지만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로 집값이 폭락하자 엄마의 세번째 남편도 알콜중독에 걸려 사사건건 트집이 늘고 다른 가족들과 사이가 나빠진다. 결국 둘은 이혼한다.
그 사이 친아버지는 재혼을 하여 자식을 낳았고, 사만다는 대학에 들어갔다. 메이슨도 자신의 길을 찾고자 사진예술에 흥미를 느껴 매진하는 한편, 아버지의 새 가족과 만난 자리에서 16살 생일을 맞이하여 성경과, 정장, 엽총을 선물받는다.
메이슨은 고등학교에서 만난 시나라는 학생과 진지하게 사귀었지만 대학 입학을 앞두고 둘은 좋지 않게 헤어진다. 졸업식날 메이슨은 집에서 가족과 함께 파티를 하며 축하를 받고 모두들 오랜만에 편안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또 아버지와 함께 그간의 일에 대한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눈다.
새로 마련한 작은 아파트에서 메이슨이 대학 기숙사로 떠나는 날, 어머니는 자식을 둘 낳아 대학 보내놓고 이제는 죽을 일만 남은 것 같다며 한탄한다. 메이슨은 그런 어머니를 위로하고 새로운 곳으로 떠난다. 새 룸메이트 닉과 닉의 여자친구 바브, 그리고 그녀의 룸메이트 니콜을 포함해 넷은 마약을 섞은 브라우니를 나눠먹고 함께 하이킹을 떠난다. 메이슨은 니콜과 함께 언덕에 앉아 절경을 바라보며 지금 이 순간을 잡으라는 말(Seize the moment)에 대해, 역으로 순간이 지금 우리를 붙잡는다는 말을 한다(The moment seizes us). 그리고 서로를 마주보며 영화는 끝난다.
3. 평가
평단으로부터 압도적인 호평을 받았다.
2014년 제64회 베를린 영화제 은곰상 (감독상)을 수상하였다. '''로튼토마토 신선도 지수 99% 평균 평점 9.4'''를 받아 북미 평단에게서 거의 완벽한 만장일치에 가까운 평가를 받았다. 이것은 《대부》 등의 고전 걸작들의 평점을 뛰어넘는 전대미문의 평가. 더 대단한 것은 로튼토마토보다 최근 더 신뢰를 받고 있는 메타크리틱에선 아예 전문가 평가 100점을 기록했다는 것이다. 2017년 12월 시점에서 '''메타크리틱 전문가 평가 100점'''을 받은 영화는 보이후드를 제외하면 대부, 시민 케인, 카사블랑카, 이창, 세 가지 색: 레드, 현기증 뿐이다.
이에 질세라 '''국내 기자, 평론가들 사이에서도 8명 전문가 평균 평점 9.5점'''으로 거의 만장일치에 가까운 극찬을 했다. 이 정도면 영화 역사상 평단으로부터 가장 극찬을 받은 작품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평단의 극찬에 걸맞게 각종 국제영화제, 비평가 협회를 비롯한 여러 시상식에서 상을 휩쓸다시피 받았다. 그리고 2015년 아카데미 시상식 작품상, 각본상, 감독상, 남우조연상(에단 호크), 여우조연상(패트리샤 아퀘트), 편집상에 후보로 올랐다. 평론가들의 만장일치 극찬과는 달리, 시상식에선 《버드맨》에 밀려, 패트리샤 아퀘트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는 것에 그쳤다.
이러한 대다수 평론가들의 극찬과 반대되는 의견도 있긴 있다. 로스 앤젤레스 타임즈의 평론가는 12년동안 같은 캐스트로 영화를 찍는다는 아이디어가 영화 자체보다 흥미롭다는 평을 하였다.
일반 관객층에서도 평이 나뉘는 편인데 미국에선 여러 의미로 힙스터의 대명사로 불리고 있다. 물론 미국에서도 영화 좀 본다는 사람들에겐 대다수 호평을 받았다. 단지 평론가들의 극찬을 보고 엄청난 기대감으로 영화를 보고 실망한 사람들이 평을 낮춘 덕에 그렇게까지 IMDB 평이 최상위권은 아니다.(7.9) 일반 관객평은 미국에서보다 한국이 오히려 전체적으로 좋은 편이다.
4. 흥행
북미 박스오피스 수입은 2천 5백만 달러 이상을 기록했다. 여기에 해외 수입을 합치면 월드 박스오피스 수입은 총 4천 4백만 달러를 벌어들였다. 한국의 흥행 면에서는 대박급은 아니였다. 하지만 미국에서도 메이저 영화는 아니었던 만큼, 오히려 소소하게 흥행했다고 할 수 있다.
애시당초 이 영화 제작비는 고작 '''400만 달러''' 정도 들었다.(...) 한화로 약 45억이 뭐가 저렴하냐고 할 수 있지만, 헐리우드 기준으로 블록버스터의 기점은 2010년대에는 1억 달러이고, 1000만 달러 이하라면 명백한 저예산 영화이다. 흔히 알려진 헐리우드 영화 중에서 소위 말하는 예술 영화 제외하고, 아이디어 하나로 승부하는 공포영화들[1] 제외하면 손꼽을 정도 밖에 안 남는다. 보이후드 역시 일반적인 헐리우드 영화가 아니라 예술 영화로 기획되어 만들어진 영화. 해외 배급사가 유니버설 픽쳐스로 뜨기에 착각하기 쉽지만 미국 내 영화 배급사는 IFC 필름스라고 인디 배급사였다. 미국 내 인디 배급사 중에서는 나름 저명한 곳이긴 하지만 (화씨 911을 배급하기도 했다.) 메이저 제작사는 아니라는 의미.
이런 껌값 제작이 가능한건 캐스팅 보면 알겠지만 에단 호크나 패트리샤 아퀘트를 제외하면 텍사스 동네 무명 배우들을 기용한지라 [2] 캐스팅 비용도 적게 들었고 촬영 자체도 감독의 고향이자 지금도 살고 있는 텍사스에서 1년에 15분 분량을 찍는다는 마음가짐으로 소박한 방식으로 이뤄졌기에 가능했던 일.
5. 여담
- 시기가 시기다 보니 필름으로 촬영한 영화이며 Moviecam Compact와 Panavision Panaflex Millennium XL2가 쓰였다. Millennium XL2가 2004년에 나온걸 생각해보면 2004년 이전 촬영분엔 Moviecam Compact가, 이후 촬영분엔 Millennium XL2가 쓰인듯 하다.
- 사만다 역의 로렐라이 링클라이터는 이름으로도 짐작했겠지만, 리처드 링클레이터 감독의 딸이다. 영화 진행에 따라 화면에 나오는 비중이 눈에 띄게 줄어듬을 알 수 있는데, 딸 본인의 요청에 의해 출연 비중을 낮췄다고 한다.
- 엘라 콜트레인은 촬영 도중 패스트푸드 네이션에 출연하기도 했다.
- 극중 에단 호크가 아들을 위해 비틀즈 해체 이후 멤버들의 솔로 곡을 모아 만든 '블랙 앨범(Black Album)'이라는 이름의 컴필레이션 앨범을 선물하는 장면이 있다. 멤버들의 솔로 명곡을 적절히 섞어 잘 버무려놓아 비틀즈 팬들에게도 호평을 받는다. 스포티파이에서 해당 앨범의 트랙리스트를 재현한 유저가 있다.
- 12년이라는 기간 탓에 링클레이터 감독은 배우 에단 호크에게 자신이 도중에 죽으면 에단 호크가 영화를 완성해 달라고 이야기했다고 한다.
- 2000년대 초부터 시대와 문화적 배경을 알기 쉬운 장치들이 등장한다. 소니 브라운관 TV와 드래곤볼 애니메이션,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Oops!... I Did It Again, 이라크 전쟁, 약켓맨와 휴스턴 애스트로스의 전성기[3] , 콘솔 게임기들 (게임보이 어드밴스, Wii와 Wii Sports, Xbox와 헤일로), 해리 포터와 혼혈 왕자[4][5] (책), 부시의 재선선거, 스타워즈 7편 떡밥[6] , 버락 오바마의 선거, 레이디 가가의 Telephone, 잠깐 언급된 다크 나이트와 트로픽 썬더, 고티에의 Somebody That I Used to Know, iPhone, 페이스북 등. 물론 이건 미래에 한 고증이 아니라 12년 동안 찍으면서 그냥 당시에 가장 핫한 걸 찍었을 뿐이다(...).
- 인디음악 팬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노래들이 장면 장면 튀어나오는데, 이 역시 촬영 당시 년도별로 나름 핫했던 인디 음악을 뽑았기 때문에 그렇다. 예를 들어 첫 장면에서 메이슨이 누워 있을 때 등장하는 콜드플레이의 'Yellow'는 지금이야 월드스타 록밴드의 히트곡 반열에 오른 곡이지만 당시엔 인디에서 막 올라오며 좋은 반응을 얻던 신인 밴드의 노래였을 뿐이다.[7] 이외에도 더 하이브스, 윌코, 뱀파이어 위켄드, 아케이드 파이어, 요 라 텡고, 피닉스와 더 블랙 키스의 노래들이 그들의 전성기였던 년도에 맞춰 등장한다.
- 2016년 10월 크라이테리온 콜렉션에서 블루레이로 발매될 예정이다.
- 이 부분은 2017년 7월 16일자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다뤄졌다.
- 메이슨의 탄생은 부모님이 이별 성관계를 하면서 피임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VOD판에선 '섹스 할 때 꼭 피임도구를 사용해'로 번역되었으며 케이블 영화채널 스크린에서는 재번역을 해서 이 내용이 나온다.
- 심슨 가족 에선 이 영화를 패러디한 'Barthood'라는 에피소드가 있다. 제목 그대로 바트의 성장기와 가족과의 관계, 그리고 바트의 정신적 성장이 주제이며, 명작 영화를 패러디한 만큼 이 에피소드 또한 심슨 팬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 이용철평론글 #
[1] 그래서 공포영화는 신인감독들의 등용문이다. 몇백만 달러 수준으로 영화 찍어서 초대박이 가능한 '''분야'''는 공포영화 뿐이기 때문이다. 만일 1천만 달러 이하의 제작비를 들여서 그해 흥행수익 10위권 안에 들어간다면 그 영화의 장르는 10중 8,9는 공포영화라고 봐도 된다.[2] 개중에는 일본 애니 더빙 성우로 뛰는 배우도 있다.[3] 촬영 당시(2004년)엔 미첼 리포트(2007년)가 작성되기 전이다. 즉, 영화 찍을 때는 진짜 로저 클레멘스를 찬양하려고 찍었는데 막상 보니 엄청나게 아이러니한 씬이였다는 것.[4] 영화 초반에는 해리 포터와 비밀의 방 중 헤르미온느의 대사(2층 화장실엔 머틀 때문에 변기가 자주 고장나서 자기는 그 화장실을 자주 안 쓴다는)를 읽음으로써 시간적 배경을 명시한다[5] 따라서 이 두 책 사이 출판 간격이 그 두 시기 사이의 간격인 것이다.[6] 촬영 당시엔 루카스필름은 디즈니랑 합병되지도 않은 상태였다.[7] 그리고 보이후드의 촬영이 시작된 그 해 발매된 2집으로 콜드플레이는 세계구급 인기와 인지도를 얻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