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라크네

 

1.1. 개요
1.2. 아라크네와 아테나
1.3. 해석
1.4. 여담
1.5. 대중문화 속의 아라크네
1.6. 그 외
2. 마블 코믹스의 등장인물
3. 인터넷 스위트
4. 거미와 사람이 합쳐진 상상의 괴물


1. 그리스 로마 신화


'''Arachne'''
'''Αράχνη'''

1.1. 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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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로마 신화에 등장하는 여인으로, 베짜기의 명수였다고 한다. 신화에 따르면 자신의 베를 짜는 실력을 과신하여 아테나에게 대들었다가 저주를 받아서 거미가 되어 모든 거미의 시초가 되었다 한다. 휴브리스를 범하여 신들에게 저주를 받은 대표적인 케이스. 다만, 관점에 따라선 올림푸스 신을 승부로 이긴 인본주의의 시조로 볼 수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하단의 해석 문단 참조.

1.2. 아라크네와 아테나


아라크네는 염색장 이드몬의 딸로서 리디아라는 지역에서 살고 있었다. 그녀는 베짜기와 자수 능력이 어마어마하게 뛰어났지만, 성격이 오만해서 주위에서 아테나의 솜씨보다 훌륭하다 떠받드는 말에 겸손을 표하지 않고 행동했다. 이에 아테나 본인이 노파의 모습으로 변신하여 '그렇게 행동해서는 안되며, 아테나 신전에 가서 사죄하라. 그러면 여신도 용서해줄 것'이라 충고해주었지만 아라크네는 "아테나 여신을 직접 불러와라."라는 투로 무시했다.
이렇게까지 말하니 어쩌겠는가. 아테나는 진짜 변신을 풀었다.[1] 이에 주변 사람들은 황급히 경배하고 무릎 끓고 난리가 났으나 아라크네는 안색이 잠깐 변했을 뿐 사과를 거부하고 당당하게 서 있었다.
이에 적당히 구슬리려는 시도는 수포로 돌아갔고 둘이서 길쌈 대결을 시작했다. 아라크네는 제우스가 바람피는 난봉 히스토리를 중심으로, 티폰에게 이집트까지 쫓겨 가서 동물로 변신해 숨는 모습 등[2] 다른 올림포스 신들의 막장행각을 테마로 직물을 짰다. 반면 아테나는 아테네의 수호신이 되기 위해 포세이돈과 한 경합을 정중앙에, 신에게 불경한 자들이 벌을 받아 고통스러워 하는 모습을 모서리에 수놓으면서 아라크네에게 경쟁을 포기하라는 경고를 했다.
하지만 오비디우스의 말을 빌리자면 놀랍게도 아라크네가 약간의 우세를 보인 모양이다. 아테나 자신도, 심지어 질투의 여신조차 아무 실수를 발견하지 못했다. 그리스 신화에서 실력으로 신을 이긴 유일무이한 인간이다. 그것도 아테나는 기술의 신이기에 길쌈(베틀)의 신이기도 한데 자신의 전문 분야에서 진 것이다. 그리스 신화에서 날고긴다하는 인간 능력자들이 많이 나오지만, 신과 경쟁해서 인간이 이긴 경우는 아라크네가 거의 유일하다. 그나마 억지로 찾은 예외라고 해도 아폴론의 연주대결 정도가 있다. 하지만 이것도 사실 대다수는 아폴론이 이겼다고 하는데 미다스가 다소 편파판정의 뉘앙스로 판이 이겼다고 편들어준 것 정도다.[3] 게다가 판은 엄밀히는 요정의 왕 정도라 아폴론보다는 급이 낮아도 신의 말석 정도의 지위는 된다. 다른 예로 죽음의 신(Thanatos)과 싸워 이긴 헤라클레스도 있기는 하지만, 이건 능력 대결이 아니라 그냥 무력으로 제압한 것이고 헤라클레스 자체도 반신인데다가 후일 진짜 신이 된 몸이다. 결국 진짜 평범한 인간이 순수하게 본인의 능력으로 신과 맞먹은 건 아라크네 뿐인 것. 다만 버전에 따라서는 아라크네의 솜씨가 뛰어나긴 했지만 결국 아테나와 우열을 가릴 수는 없었다, 즉 무승부였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물론 이 경우에도 역시 단 하나의 실수도 집어내지 못할 정도로 완벽해 신과 맞먹었다는 뜻이니 충분히 대단하긴 하다.
결국 머리 끝까지 열이 뻗친 아테나는 아라크네의 옷감을 조각조각 찢고서는 베틀의 북으로 막 구타했다. 오비디우스의 표현을 빌리자면 한 대도 아니고, 두 대도 아니고, 세 대를 넘어 또 그리고 또... 하여간 엄청나게 두들겨 맞았다고. 결국 그녀는 치욕감을 이기지 못해 엉엉 울다가 목을 매어 자살했다.[4]
아라크네의 최후에 대해선 여러 가지 바리에이션이 있는데, 가장 잘 알려진 버전으로는 아라크네의 천을 찢어버린 아테나가 아라크네의 이마에 손을 대고 '''교만을 저질렀음을 깨닫게 하자 결국 아라크네 스스로 "내가 지금 무슨 짓을 한 건가"라고 후회하고는 자살'''했다는 버전이 있다. 국내에 정발된 토마스 불핀치 저(著) '그리스.로마 신화'에선 이 내용을 채택했으며, 만화로 보는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도 이 버전을 바탕으로 했다. 비슷한 버전으로 아테나가 능력을 쓰진 않고 신들을 조롱하는 자수그림을 짠 것에 대해 크게 호통을 치자 주제도 모르고 오만했던 부끄러움을 바로 깨닫고는 자살했다는 전개도 있다.
올림포스 가디언에서는 아테나의 자비나 인품을 부각시키려 든 모양인지, 원판의 거만함이 더욱 강조된데다가 철도 없고 주제도 모르는 성격이 된다. 담당 성우는 배정미. 베짜기 대결은 애니메이션답게 아스트랄해졌는데 마지막에는 고치를 만들면서 마무리를 한다. 여기서는 아라크네의 작품에 대해서도 다르게 설명되는데, 언뜻 보면 아테나처럼 신들을 칭송하는 직물그림인 듯 싶었지만 사실 뒷면에는 제우스바람둥이 행각을 묘사해놨다. 헤르메스가 이를 발견하자 당연히 신들은 분노했다. 이에 당황한 아라크네는 도망치다가 제우스의 벼락에 맞아 즉사했고, 죽은 아라크네를 아테나가 거미로 환생시켜준다.
결국 이렇게 최후를 맞은 그녀가 불쌍하긴 했는지 아테나는 헤카테의 약초 추출물로 시체에 새 생명을 부여해주긴 하나, ''''불경한 것(improba)'''아, 너의 운명은 줄 끝에 매달려 사는 인생이 될 것이며, 이것으로써 너의 자손 또한 너를 따르리니… 너의 형벌이 영원할 것이로다.'라며 거미로 만들었다.

1.3. 해석


후세에 각색이 된 것인지, 어떤 의도인지 처음 아테나가 정체를 드러내기 전까지의 상황에 좀 더 자세하게 표현을 한 뒤에 결과를 오히려 아테나의 탓으로 돌리는 묘사도 있다. 아라크네는 그냥 베 짜는 사람 일뿐 아무 말 안 했는데, 주변 사람들이 수근대는 것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아 막말을 했고 그후 아테나가 도착해 앞의 사정을 모르고 오해를 해서 화를 내는 아테나에게 계속 대들다가 베짜기 대결을 하게 되는 그런 묘사도 있다.
이렇기 때문에 현대인들의 관점에서 아라크네는 오히려 신이라고 해서 쫄지 않고, 앞으로의 운명이 결코 좋지 않을 것임을 알면서도 끝까지 싸운 인본주의의 선구자 같은 존재로 해석하기도 한다. 결국 '신이라는 것들이 자기보다 우월한/동등한 인간이 나오니까 치졸하게 보복했다'라는 걸로 보일수도 있는 것이다.
당시 신화상으로 보면 그렇지 않다고 주장할 수도 있다. 애초에 그리스 로마 신화에서 신은 분명하게 인간보다 위대한 존재로, 인간이 신을 능멸하면 반드시 보복이 내려진다. 일례로 흉폭한 성격의 아레스는 아테나 여신을 숭배하던 누군가가 자신을 조롱하자 때려죽인다음 아예 그가 살던 국가를 멸망시켰는데, 다른 신들도 아레스의 분노가 정당하다고 여겨 그를 비난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런 걸 보면 아라크네가 감히 신들의 안좋은 모습을 짜낸 것부터가 당시 세계관에서는 이미 죽어 마땅한 죄였다.[5]
그리고 언뜻 보면 아테나가 대결에서 무승부가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옷감을 찢고 마구 때리고 죽은 뒤엔 거미로 만들어버리는 모습이 치졸해보이기도 하는데, 이는 사실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볼 수 있다. 이 시절 신을 능멸하고 모독한 자는 죽어서 '''타르타로스'''에 쳐박혀 영원히 형벌을 받게 된다. 그래서 아테나가 아라크네의 옷감을 마구 찢어버려 다른 신들이 못보게 한 다음 자신이 혼내는 선에서 끝낸 것이 오히려 그녀를 배려해서 나름대로 자비를 베푼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아테나의 지혜의 여신성이 더 부각되는 해석인 것.
죽은 뒤엔 아테나에 의해 거미가 되었는데, 오비디우스는 '''여신이 불쌍함을 느꼈다.'''곤 하나 거미로 부활시켜주면서 한 말을 보자면 좀 애매하다.[6] 하지만 위에서 해석한대로 아테나가 자비를 베푼 것이라면, 타르타로스에서 형벌을 받는 대신 미물로나마 환생시켜준 것이 차라리 더 나았을지도 모른다. 자기 삼촌 다이달로스의 질투심에 의해 탑에서 떨어져 죽은 페르딕스를 불쌍히 여겨 자고새로 환생시켜줬다는 등의 이야기들을 보면 동물로 환생시켜준 것이 꼭 형벌의 의미인 것도 아니고 말이다.

1.4. 여담


거미실 다루는 기술을 보면 저 신화가 묘하게 설득력 있게 들릴 것이다. 실제로 거미가 한창 새 집을 만드는 걸 관찰하면 굉장히 정교하고 규칙적이며, 거미에 따라서는 실끝을 동그랗게 뭉쳐서 투척하여 사냥하거나 실을 이용해 하늘을 활공하거나 물을 건너는 등 정말 다채롭게 활용한다. 어느 정도 생물학이 발달한 현대인들의 눈에는 물론 신기하긴 해도 어느 정도 설명이 되겠지만 고대인들의 눈에 거미의 기술은 저런 신화로밖에 설명할 수 없는 신의 섭리로 보였을 것이다.
재미있는 건 그리스쪽 신화에서는 아라크네의 이야기는 찾을 수 없다. 현재 남아있는 원전은 두 개─오비디우스의 '변신 이야기'와 베르길리우스의 '목유시'─뿐이다. 헬레니즘의 시대에서도 특히 도덕성에 대한 강조가 심했던 로마의 창작인 셈. 애초에 여기 있는 원전 인용도 전부 라틴어기도 하고.
여튼 다른 매체에서 '아라크네'라는 이름을 가진 캐릭터들은 십중팔구 전부 '''거미'''와 연관이 있다.
현대 그리스어로도 거미는 아라흐니(Αραχνη)이다. 고대발음(으로 추정되는 발음)은 다름아닌 '아라크네'. 모두 거미를 의미하는 일반명사이기도 하다.
그리스어 뿐만이 아니라 수많은 유럽권 언어에서 아라크네라는 이름이 조금씩 변형되어서 아예 거미 자체를 뜻하는 일반명사화가 되었는데, 프랑스어의 'Araignée', 스페인어의 'Araña', 포르투갈어의 'Aranha', 이탈리아어의 'Ragno' 등이 그렇다.
거미강을 말하는 영어단어 'Arachnida'와 거미 공포증을 뜻하는 영단어 'Aracnophobia'의 어원이다.

1.5. 대중문화 속의 아라크네



1.6. 그 외




2. 마블 코믹스의 등장인물


줄리아 카펜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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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인터넷 스위트


도스리눅스용 전체 화면 인터넷 스위트. Internet suite라 하면 이런 저런 인터넷 관련 기능이 종합적으로 들어있는 통합 프로그램이라 생각하면 쉽다.
WWW 열풍이 불 당시 웹브라우저는 매킨토시나 윈도우즈가 돌아가는 고급 시스템에서만 사용이 가능했는데, 아라크네는 도스에서도 고해상도로 웹브라우징이 가능한 것이 특징이었다. 당시 저사양 유저들의 구세주였던 셈. 그러나 DOS의 특성상 다국어 지원이 제한적이다.
아라크네 인터넷 스위트 플러그인 모음집

4. 거미와 사람이 합쳐진 상상의 괴물


이름의 유례는 1번 항목으로 보인다. 다만 최근에는 드라이더란 용어가 더 많이 쓰이는 듯.
거미의 머리에 해당되는 부위의 윗 부분에 따로 사람의 몸통이 있는 모습의 괴물이며, 켄타우로스의 거미버전이라 생각하면 되겠다.
거미의[8] 능력과 사람의 손을 동시에 이용할 수 있으며, 사람의 머리이기 때문에 최소한 일반적인 사람 정도의 지혜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묘사된다.
남성보다는 여성으로 자주 나오는 편이며, 반은 거미라 하더라도, 옷을 입는 경우가 많다.
1번 항목에서 대중문화 속의 아라크네 중 몇몇은 여기에 해당된다.


[1] 이 때 딱 한마디를 하길, 'venit'. 라틴어로 "오셨다." 쯤 된다. '그 여신이 여기 왔다' 정도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윤기 판 변신 이야기에서는 "여기 있다."로 변역되었다.[2] 그리스 인들은 자신보다 훨씬 앞선 문명인 이집트의 신들이 티폰에게 쫓겨간 자기 신들이 동물로 변신해 숨었던 모습이라며 역사왜곡을 시전했다. 이는 로마 시대에도 계승되어 이집트 신들이 그리스 신들의 지물과 의상 등을 갖춘 로마 시대 신상들이 아직도 남아 있다.[3] 미다스는 애초에 판의 신봉자라서 팔이 안으로 굽은 셈이었다. 결국 미다스는 분노한 아폴론에게 귀가 늘어나는 형벌을 받고 인생이 심하게 꼬이게 되었다. 혹은 미다스가 판이 이겼다고 주장한 게 아니라 졌을 경우의 형벌인 산 채로 살가죽 벗기기가 너무 심하다고 변호한 것이라는 버전도 있다. 다만 살가죽이 벗겨지는 형을 받은 건 판이 아니라 '마르시아스'라는 사티로스다. 참고로 이 미다스는 마이더스의 손의 주인공이기도 한, 그리스 신화에서 유명한 사고뭉치다.[4] 그대로 쓰러져 정신을 잃었다는 말도 있다.[5] 당장 기독교만 해도, 19세기 후반에 니체에 이르러서야 신은 죽었다 라는 말이 나오기 시작한 것이 아닌가? 그 이전에는 이런 말을 한다는 것 자체가 사형이었다.[6] 이미 헬레니즘의 영향으로 동방 종교들이 고대세계에 주입되던 시기라 올림푸스 신들의 권위는 서서히 떨어지고 있었고, 고대 로마인들은 이 시점에는 신들에 대한 숭배는 관습화되어 형식으로만 남았고 많이 약해져 있었다. 그래서 그 틈새로 기독교 등 신흥종교들이 파고 들어갔던 것이다.[7] 진화 과정중 아라크네가 있다.단 숨겨진 특별 루트기 때문에 실제로 진화 가능한 개체는 없는 수준. [8] 거미줄을 뽑아내고 벽을 기어다니는 기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