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티에이징
1. 개요
Anti-aging
'''안티에이징'''은 시간의 흐름에 따라 생명체의 수명이 줄어드는 것을 방지하는 것으로, 특히 인체의 노화를 지연시키거나, 멈추게 하거나, 혹은 이를 거슬러 젊은 상태로 되돌린다는 개념이다. 언젠가 인류의 제반 문제 대부분이 해결된다면, 인류가 정복할 궁극적 과제는 죽음의 극복에 있을 것이므로 미래학이나 기술적 특이점 같은 주제에 빠지지 않고 등장한다.
시판되는 화장품 등에서 등장하는 안티에이징이라는 단어는 대개 위와 같은 본래 뜻에서 변형된 것으로, 외모, 특히 피부에 한정하여 항산화 효과나 미백 효과를 보이는 것을 이렇게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2. 상세
통상적으로 더 이상의 노화를 막는 것은 '''항노화'''''抗老化'', 노인의 몸을 젊게 되돌리는 것은 '''회춘'''''回春'' 또는 '''역노화'''''逆老化''라고 일컫는다. 만약 수정란 단계에서 고도의 유전자 조작을 통해 노화를 억제할 수 있다면 이는 항노화 기술이 되겠으나, 이는 이미 태어나버린 사람들에게는 적용할 수 없기에 역노화 기술이라고는 할 수 없다. 반대로 줄기세포나 텔로미어 등으로 세포의 분열과 재생에 대한 문제를 해결한다면 이는 항노화 기술이자 동시에 역노화 기술이라고도 할 수 있다.
과학계의 대대적 혁신이 일어났던 20세기까지도 노화와 노화로 인한 죽음은 절대로 거스를 수 없는 자연의 섭리로 여겨졌으며, 과학이 아무리 발전해도 수명 연장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는 고정관념도 나타났으나, 텔로미어와 줄기세포에 관한 연구가 시작되면서 노화를 질병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생겨났고, 생명공학 및 의학계를 중심으로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시도가 이루어졌다. 2020년 현재 안티에이징 연구는 '''세포 및 동물 실험 수준에서는 이미 성공한 상태'''이며, 이를 인간에게 적용하는 동시에 발생하는 윤리적 문제와 암세포[3] 등의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연구가 계속되고 있다. 이를 연구하는 대표적인 기업으로는 구글의 자회사인 캘리코''Calico''가 있으며, 이 밖에 각국의 대학에서도 프로젝트를 발주하고 있다. 그 가운데서는 기술적 특이점을 목표로 하는 싱귤래리티 대학''Singularity University''도 있다.
3. 역사
3.1. 죽음에 대한 원초적 공포
본래 인간의 수명은 동물계 전반으로는 충분히 긴 편에 속한다. 현재까지 기네스북에 공식 등재된 남성과 여성의 최대 수명은 각각 '''116세'''와 '''122세'''이다. 대부분의 포유류 동물은 10년에서 30년 정도를 사는데, 개와 고양이 같은 식육목 동물들은 15년 내외, 사자와 호랑이는 20년 내외를 산다. 인간은 20세기 초의 선진국을 기준으로 평균 수명이 50세 내외였으나, 지난 100년간 의학의 급격한 발전으로 평균 수명이 약 30세나 더 늘어 2010년대에 들어서는 OECD 기준으로 80세 내외의 평균 수명을 가지게 되었다. 사람의 수명을 결정짓는 가장 중요한 요인은 '''유전'''인데, 장수하는 사람을 보면 외부에서 술이나 담배 같은 유해한 물질이 유입되어도 거의 영향을 받지 않으며 죽기 전까지 건강하게 산다. 실제 이들의 몸을 분석한 결과, 손상된 세포를 복구하는 능력과 암세포나 기타 항원을 공격하는 면역력이 뛰어난 것으로 나타났다(기사).
현 인류에게 주어진 80세의 수명은 전지구적 관점으로는 그리 길지 않을 수도 있다. 생물 가운데서 장수하기로 유명한 십장생들에게는 100년도 짧다.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는 4,800살을 넘었고, 동네마다 조선 시대에 심었던 나무들이 한 그루씩은 있다. 동물계에서도 파충류는 상당히 긴 수명을 갖고 있다. 코끼리거북은 150년 넘게 산다.
반면 인간의 경우, 초-중-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막 청소년 딱지를 떼면 18세(20살)이며, 막 사회에 입문할 25살이 되면 '''반오십'''이라는 의미심장한 칭호가 붙고, 서른이 넘으면 이제 더 이상 그 사람을 '''청춘으로 여기지 않는다'''.[4] 단지 사회적인 편견 때문만이 아니라 실제 인체의 생화학적인 절정기도 20대이고, 20대가 지나면 단백질 변성이 급격하게 증가하여, 몸의 모든 세포가 조금씩 쇠약해지기 시작한다. 50대가 지나면 꾸준히 관리하던 사람도 피부가 탄력을 잃고 주름지기 시작하며, 60대 이후로는 면역력이 급감해 나이만으로도 모든 질병의 위험에 노출된다. 4대 사망 요인인 암, 뇌혈관질환, 폐질환, 심혈관질환 모두에 취약해지고, 급사의 가능성도 높아진다. 이는 '''현재 30대인 사람이 여태 살아온 시간만큼 한 번 더 쇠면 맞게 되는 운명이다.''' 불의의 사고로 죽지 않고 천수를 누린다 해도 인생은 굉장히 짧은 것이다.
3.2. 죽음을 극복하려는 노력
따라서 죽음을 기피하는 것은 생물의 본능이자, 인류가 가진 가장 오래된 공포 가운데 하나이며, 종교를 통한 내세관의 확립은 이러한 공포감이 집단적으로 발현된 결과이다. 영생을 추구한 가장 유명한 고대 인물로는 중국 진나라의 시황제''始皇帝''를 들 수 있다. 그는 불로초라는 미지의 영약을 찾기 위해 중국 전역을 돌아다녔다. 그러나 당시는 기원전이었으므로 당대 의학을 모두 긁어모았음에도 그는 50세라는, 현대인에게는 이른 나이에 사망했다. 일각에서는 그가 불로초랍시고 수은이나 독초 같은 것을 마구잡이로 섭취했기 때문에 오히려 더 일찍 죽었을 것이라 판단하기도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진시황보다 더 앞선 세대였던 공자의 경우 70세를 넘겼고, 이름에도 장수''長壽''가 들어가는 장수왕은 96세까지 살았다.
4. 방법과 과제
4.1.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
'''텔로미어'''''Telomere'' 또는 '''말단소립'''''末端小粒''은 분열기 세포 내 유전물질이 염색체를 형성할 때 각 염색체 분체의 끝 부분에 위치하여, 복제 과정에서 유전 정보가 소실되는 것을 방지하는 역할을 하는 염기쌍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에서 중요한 부분의 염기 서열을 대신하여 소실되는데, 그 길이는 세포가 분열하면서 조금씩 닳아 줄어들게 된다. 텔로미어가 충분히 소실된 '''노화 세포'''의 경우 DNA를 복제할 때 중대한 결함이 발생하므로, 어느 순간 염색체 끝이 꽈리처럼 붙으면서 분열을 멈추고 세포 자살 과정에 돌입한다. 따라서 인체를 구성하는 세포 대부분이 노화 세포가 되어 그 기능이 약화되거나 사멸하는 때가 한 개체의 '''생물학적 죽음'''이 시작되는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생물학자 레오너드 헤이플릭''Leonard Hayflick''은 1961년 장기간에 걸친 세포 분열을 관찰한 결과, 어떤 세포도 무한히 분열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약 '''70번''' 정도의 분열 뒤에는 더 이상 분열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아내고 이를 헤이플릭 한계''Hayflick Limit''라 명명했다. 충분한 환경이 주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세포가 분열을 중지하는 것은 생물학계에서 오랫동안 미스터리였으나, 1968년 일본의 오카자키 레이지''岡崎令治''는 대장균을 활용한 DNA 복제 실험에서 간접적으로 텔로미어의 실체에 접근했으며, 1971년 러시아의 알렉세이 올로브니코프''Alexei Olovnikov''가 최초로 염색체 말단의 불안정한 복제 방식이 이것의 원인일 수 있다는 이론을 제시했다.
1978년, 캘리포니아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에서 분자생물학 박사 과정을 밟던 엘리자베스 블랙번''Elizabeth Blackburn'', 캐럴 그라이더''Carol Greider'', 잭 쇼스택''Jack Szostak'' 세 사람은 염색체 끝에서 텔로미어가 소실되는 과정을 연구하고, 또 소실된 텔로미어를 연장시키는 역할을 하는 효소인 '''텔로머레이스'''''telomerase''를 발견했다. 이들은 2009년 텔로미어와 텔로머레이스의 발견 공로를 인정받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오늘날 '''텔로머레이스'''는 안티에이징 연구에서 가장 중요한 개념 중 하나로 꼽힌다. 모든 생물체는 완전히 성장한 뒤에는 체세포의 텔로머레이스가 비활성화되어 본격적으로 노화가 시작되며, 인간의 경우 이 시기는 20대 초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텔로머레이스의 활성화를 통해 텔로미어가 연장됨으로써 세포는 분열을 계속할 수 있고, 세포의 영원한 재생은 곧 영생을 의미한다. 실제로 실험용 마우스를 대상으로 텔로머레이스를 인위적으로 활성화한 결과 늙은 쥐의 생식기능이 돌아오고 털갈이가 시작되는 등의 결과가 보고되었다.
그러나 인간을 대상으로 텔로머레이스 요법을 실시하는 것에는 굉장한 난제가 있는데, 바로 인간처럼 장기간 생존하는 동물에 대해 텔로미어를 연장하는 것의 부작용이 밝혀져 있지 않기 때문이다. 단적인 예로서, 스스로 텔로머레이스를 활성화하는 세포로는 '''암세포'''가 있으며, 암세포는 텔로머레이스를 이용해 '''몸의 주인이 죽더라도 시체 속에서 분열을 계속할 수 있다.'''[5] 따라서 인체를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상태에서 무분별하게 텔로머레이스가 활성화된다면 이는 곧 '''치명적인 발암물질'''이나 다름없게 된다.
500살 이상 장수하는 일부 거북이 등의 생물들은 텔로머레이스의 활성과 함께 강한 면역 체계를 지녀, 암으로 발전할 우려가 있는 불안정한 세포가 적절히 청소되는 동시에 그 자체로도 활발하게 세포 재생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텔로머레이스를 안전하게 활성화시킨다 해도 이것이 곧 인간의 불멸로 이어질 수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텔로미어는 '''염색체의 안전한 복제'''를 목적으로 하는 것이지, 개체 전체의 영생을 장담하지는 않는다.
또한 자연 수명이 인간보다 훨씬 짧은 동물도 텔로미어의 길이는 인간과 비슷하거나 더 긴 경우도 발견되는데, 이는 텔로미어의 길이가 수명의 절대적인 요소가 아님을 나타낸다. 몇몇 설치류의 텔로미어는 인간보다 무려 5배에서 10배나 길지만, 수명은 인간보다 30배나 짧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출처
4.2. 세포 수복
세포가 분열을 멈추고 죽어버린다면, 또 그걸 막을 수 없다면 그냥 새 세포를 인공적으로 공급하자는 개념.
4.2.1. 오토파지를 이용한 세포 수복
4.2.2. 플라보노이드를 이용한 세포 수복
플라보노이드 또는 바이오플라보노이드는 생물체의 대사 산물로 배설되거나 축적되는 화합물들을 이르는데, 이 가운데에서는 다수의 실험에서 항산화 효과를 보인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대표적인 예로 포도씨나 해안송의 껍질, 파인애플 추출물 등을 들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소화 과정에서 위산 및 분해 효소들에 의해 대개 파괴되어, 생체 이용률이 매우 낮기 때문에 실제로 안티에이징의 효과가 있는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도 많다[6] .
미국의 한 연구진은 커세틴''Quercetin'' 또는 케르세틴이라 불리는 항산화 물질과 백혈병 치료제인 다사티닙''dasatinib''을 실험쥐에게 투여한 결과에서 유의미한 수명 연장 효과를 발견했다고 전했다. 커세틴의 경우 식물에 널리 분포하는 성분으로서 하술할 NMN 보충제처럼 이미 민간에 널리 퍼져 있으나, FDA를 포함한 세계 어느 식약처에서도 효과나 부작용에 대해서 검증한 바가 없는 실험적인 성분이기에 지속적인 연구가 필요하다.
4.2.3. NMN과 NAD를 이용한 세포 수복
'''니코틴아미드 모노뉴클레오타이드'''''Nicotinamide mononucleotide''는 '''NMN'''이라는 약칭으로 불리며, 2015년 이후 안티에이징의 새로운 화두가 되고 있다. NMN에 대한 임상 시험은 2019년 현재 진행중이지만, 외국의 영양제 사이트를 중심으로 NMN 추출물을 포함한 건강기능식품은 벌써 시판되고 있다. NMN은 이 밖에 양배추, 브로콜리, 아보카도, 완두콩 등의 녹색 야채에 함유되어 있다.
NMN을 통해 항노화제를 만드려는 시도는 미국과 일본에서 주로 시행되고 있다. 2016년, 워싱턴 대학교의 이마이 신이치로''今井眞一郞''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늙은 쥐를 대상으로 NMN을 투여해 에너지 대사의 증가와 생체 기능이 회복되는 것을 관찰했다. 하버드 대학교 의과대학의 데이비드 싱클레어''David Sinclair'' 교수는 '노화는 질병이며, 인간은 죽음을 받아들여야 할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7] 그가 소속된 연구팀은 세계에서 가장 활발하게 NMN 연구를 시도하는 그룹 가운데 하나이다. 그는 NMN을 영생의 비밀을 풀 열쇠라고 굳게 믿고 있으며, '''이미 자신의 몸을 대상으로 셀프 임상중이라고 한다.'''[8] 다만 그가 주장한 '자신의 신체 나이가 (벌써) 젊어졌다.' 등의 이야기는 문장 그대로 믿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9] 게다가 NMN이나 NR등의 물질이 활성화시킨다고 알려진 서투인 회로가 암 발생을 촉진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어서 NAD+ 증진 물질이 실제로 항노화 약물로서 시판이 가능할지 여부는 아직 불투명하다.
4.3. 효모 세포
2020년 7월에 미 샌디에이고 캘리포니아대(UCSD) 연구진이 효모 세포 연구를 통해 동일한 유전물질로 구성된 세포일지라도 같은 환경 내에서 노화 양상에 현저한 차이를 보이는 사실을 발견했다.#
4.4. 조혈모세포 등 줄기 세포
퇴행성 치매 등에서 줄기세포를 이용한 치료가 임상 실험중에 있다.
4.5. 유전자 가위
[1] 노화로 인해 건강이 위협받지 않는 수명.[2] 쿠르츠게작트의 영상.[3] 암과 노화는 정반대의 메커니즘이다. 인간의 몸을 구성하는 모든 세포는 자연계로부터의 수많은 손상에 대비하여 세포를 복제하는데 세포는 복제될때마다 DNA의 말단에 있는 텔로미어가 손상되며, 텔로미어가 완전히 소실될경우 더 이상 복제가 불가능해져 세포의 생명이 끝나게되고, 이것이 노화의 근본적인 원인이다. 암은 암세포의 텔로미어가 소실되지 않고 꾸준하게 살아남아서 복제를 통제 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러서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난 암세포가 정상세포들의 신체 대사에 필요한 열량을 뺏어가서 정상세포의 생존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노화를 극복 할 경우, 암세포의 통제를 어떻게 막을 것인가 라는 딜레마에 빠지게 된다.[4] 다만, 요즘은 30대를 청춘은 아닐지언정 '청년'으로 불러주긴 한다. 00년대까지만 해도 30대는 청년과 중년 사이의 '장년'으로 불렸는데, 현재는 장년이라는 단어가 중년과 동의어(...)로 변질되어가고 청년은 2~30대를 두루 포괄하는 단어가 되고 있다. [5] 당연하게도 물질적 환경이 갖춰져 있다는 전제 아래서.[6] Williams RJ, Spencer JP, Rice-Evans C (2004). “Flavonoids: antioxidants or signalling molecules?”. 《Free Radical Biology & Medicine》 36 (7): 838–49. doi:10.1016/j.freeradbiomed.2004.01.001. PMID 15019969[7] 싱클레어 박사의 연구에 대해서는 그의 저서인 '노화의 종말'에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8] NMN 자체는 규제 성분이 아니기 때문에 보충제 형태로 시중에서 구할 수 있어서 일반인들 중에도 항노화 효과를 기대하고 복용하는 사람들이 있다. 개중에는 활력 증진 효과를 느꼈다는 사람도 있지만 복용 전과 아무 차이를 느낄 수 없다고 말하거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람도 적지 않다.[9] 싱클레어 박사의 주장대로 TCA 회로의 이상이 노화의 근본 원인이라고 가정해도 TCA 회로의 작동에 관여하는 NAD+의 전구 물질인 NMN을 섭취하는 것으로 체내 NAD+ 의 농도가 유의미한 수준으로 증가하는지는 별개의 문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