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어동조대

 

Sprachbund (슈프라흐분트, 독일어)
言語同調帶 (한자)
1. 개요
2. 사례
3. 관련 문서


1. 개요


원래 같은 계열이 아니면서도 서로 공통된 특징을 가지고 있는 언어들을 이르는 말. 언어계의 수렴 진화라고 볼 수 있다. 러시아인 언어학자인 니콜라이 트루베츠코이(Николай Сергеевич Трубецкой, 1890년 4월 16일 ~ 1938년 6월 25일)가 고안한 '언어연합(языковой союз)'이라는 표현을 독일어 'Sprachbund'로 번역차용한 것에서 유래한다.

2. 사례


대표적인 예로 한자문화권, 즉 중국어한국어, 베트남어, 일본어를 들 수 있다. 이 언어들은 어휘의 60%이상을 공유하고 있으며[1] 베트남어에는 중국어와 마찬가지로 성조가 존재하고 한국어도 중세에는 성조가 존재했었다.[2] 일본어에도 억양 개념이 존재한다. 하지만 문법적인 면[3]을 포함해 기본적인 어휘가 전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어족으로는 분류하지 않으면서도 상호 영향을 주고받으면서 공통점을 갖게 된 것.
중국의 경우는 동아시아뿐만 아니라 동남아시아(태국보다 남쪽은 제외)의 언어들 중 중국 남부의 소수민족 언어들, 베트남어, 라오어, 태국어, 버마어 등과 함께 묶여 언어동조대로 간주되기도 한다. 이 언어들 모두 단음절 고립어로 문법이 비슷하고 성조가 존재하며 티베트버마어파 쪽 언어들(주어-목적어-서술어) 빼고는 기본 어순도 주어-서술어-목적어로 비슷하다. 라싸에서 사용되는 표준 티베트어에도 성조가 존재한다.
이런 현상은 전세계적으로 흔히 볼 수 있는데 예를 들어 발칸 반도 지역의 그리스어알바니아어, 루마니아어, 세르보-크로아티아어, 슬로베니아어는 같은 인도유럽어족에 속하면서도 다른 어파에 속하지만 문법적인 특징을 상당 부분 공유하고 있다.
또한 헝가리어핀란드어우랄어족에 속하지만 주변의 인도유럽어(스웨덴어, 독일어, 러시아어 등등)의 영향을 받아 어순이나 문법이 주변국의 언어와 비슷해진 경우에 해당한다.[4]
서유럽에서는 영어를 예로 들 수 있다. 영어의 경우 독일어네덜란드어가 속해 있는 게르만어군에 속해 있어 기초 어휘나 문법에 있어서는 이들과의 유사성을 가지지만, 11세기 이후 프랑스어의 영향을 직간접적으로 받게 되면서 어휘에 있어서는 라틴어+프랑스어 계열의 단어가 게르만어 계열 단어를 2배 이상 압도할 정도다. 반대로 프랑스어 역시 타 로망스어와 다르게 프랑크 왕국의 영향으로 게르만계 어휘가 전체의 20% 가량을 차지하게 되어, 결과적으로 영어는 가장 로망스화된 게르만어, 프랑스어는 가장 게르만화된 로망스어라는 타이틀을 갖게 되었다.
이외에 인도의 인도-유럽계 언어들이 드라비다어족 등의 영향을 받으면서 유럽의 인도-유럽계 언어들과 다른 형태를 갖추게 된 경우나, 페르시아어가 아랍, 이슬람의 영향으로 아랍어의 요소들이 침투해 들어온 경우, 티베트어산스크리트어의 영향으로 같은 계통중국어와 다른 형태를 나타내고 있는 경우 등이 있다.[5]
터키어의 경우는 어휘를 넘어서 문법까지 인도유럽어족에 동화되었다. 원래 터키어에는 명사변화 요소가 없었지만 페르시아어와 접촉하면서 페르시아어식의 명사 소유격어미가 붙게 된 것.
알타이 제어의 경우에도 모음 조화와 같은 문법적 특징들이 같은 어족이 아니라 단지 언어동조대에 속할 뿐이라는 주장도 있다.

3. 관련 문서



[1] 물론 발음은 다 다르지만, 한자 표기가 동일하다는 의미이다.[2] 한국어에도 경상도동남 방언함경도동북 방언에는 지금도 중세 한국어의 흔적인 성조가 남아있다.[3] 예외적으로, 한국어와 일본어의 어법 체계는 굉장히 흡사하다. 그래서 에도시대부터 지금까지 같은 계통의 언어라는 설은 지지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고유어의 어휘가 큰 차이를 보여서 같은 계통으로 인정받지 못하고있다.[4] 핀란드어의 경우 고정된 어순은 없지만 스웨덴, 독일 등 주변국의 언어와 비슷한 어순, 또는 영어와 비슷한 어순이 일반적으로 사용된다고 한다. 영어위키백과의 주어-서술어-목적어(SVO) 어순 항목 참조. 헝가리어는 주어-목적어-서술어(SOV)으로 쓰이는 경우도 있으나 대체로 주어-서술어-목적어의 순서를 가진다. 또한 어휘에 있어서도 주변 언어들을 포함, 인도유럽어족 언어들의 단어도 어느 정도 차용하기도 했다.[5] 하지만 중국어와 차이나는 어순(중국어는 주어-서술어-목적어, 티베트어는 주어-목적어-서술어)의 경우 티베트어 뿐만 아니라 티베트-버마어파 대다수에 해당하는 사항이기 때문에 산스크리트에서 유입된 특성은 아니다. 오히려 원시 중국어가 타이, 몽 등 다른 어족과 언어동조대를 형성하면서 현재의 어순으로 바뀌었으리라 추측하는 연구자들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