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이기
酈食其
기원전 268년 ~ 기원전 204년
1. 개요
진(秦)나라 말기와 전한(前漢) 초기의 모사. 진류현 고양 사람. 유방을 섬겼다.
역생(酈生)이라고도 한다. 여기서 生은 '선생님' 정도의 의미로 '역 선생' 정도의 뜻이다. 사기에도 그의 열전이 육가와 함께 역생육가열전(酈生陸賈列傳)에 들어가 있다. 공자처럼 본명이 아닌 한자 때문에 '역식기'라고 읽는 경우도 있는데 이는 잘못. 역이기가 맞다. '食'자는 물론 '밥 식'이지만 사람 이름으로 쓰일 때는 '이'라고 읽는다. 같은 공신이면서 이름까지 똑같은 심이기(審食其)[1] 역시 마찬가지.
2. 생애
2.1. 미치광이 서생
어려서부터 독서를 즐겼고, 집안이 가난해서 궁핍하고 추레한 생활을 보냈음에도 이렇다 할 생업이 없었다. 그나마 문지기 노릇을 하는 관리로 있었는데, 문지기란 게 이렇다 할 파워가 없는 직책임에도 현인이나 유력자가 그를 함부로 대하지 못해서 온 마을 사람들이 역이기를 미치광이라고 불렀다. 반골 기질이 강했던 모양. 유방과의 첫 만남도 그렇고, 괴팍한 노인으로 받아들여진 모양이다.
진승, 항량 등이 일어나 천하를 다투자 역이기의 고향이었던 고양에도 수십 명의 장수들이 오갔지만, 역이기는 모두 별 것도 아닌 예절 챙기는 것이나 좋아하지 남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생각해서 자신을 숨기며 가만히 있었다. 어느 날 패공 유방이 진류 교외를 공격한다는 소문이 들렸는데, 마침 유방 휘하의 기병 하나가 바로 이 고양 출신이었다. 유방이 시시각각 현인과 호걸을 찾아다닌다는 것을 알게 되자 역이기는 고양 출신의 기병에게 얘기 좀 잘 해 달라고 부탁을 한다.
그런데 시정 잡배 출신이던 유방은 유학자들을 싫어했기에[2] 고양 출신의 기병은 우려를 표한다.내가 듣기로 패공은 오만하지만 웅대한 지략이 있으니 내가 진실로 패공을 따르려고 한다. 그런데 나를 선뜻 소개해 줄 사람이 없다. 네가 혹시 패공을 만나거들랑 “신의 마을에 역생이란 사람이 있는데, 나이는 60을 넘었습니다. 사람들은 하나같이 미치광이라고들 부르지만 그 서생은 자기가 미치광이가 아니라고 합니다.” 라고 말해라.
유방이 유학자들만 보면 오줌을 갈기는 충격적인 태도의 소유자라는 것을 알고 나서도 역이기는 굴하지 않는다. 결국 유방과 역이기의 만남은 성사된다.패공은 유학자들을 좋아하지 않아서, 유자의 관을 쓰고 오는 방문객이 있으면 '''관을 벗겨서 그 안에 오줌을 쌉니다.''' 게다가 남과 얘기할 때는 항상 욕지거리를 합니다. 유생이 패공을 설득할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둘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만나는지는 기록에 차이가 있다. 사기에서는 다음과 같이 서술하고 있다. 정작 유방이 불러서 찾아가 보니 유방은 시녀들과 발 닦으면서 희희낙락하고 있었고[3] 역이기는 노인 대하는 태도가 돼먹지 못한 걸 보고 절하지 않고 뜬금없는 소리로 유방의 속을 긁는다.
이 이야기를 들은 유방은 과연 유자를 싫어하는 그답게 바로 욕을 하고(...) 역이기는 유방의 무례함을 꾸짖는다.족하께서는 진을 도와서 제후들을 공격할 생각이십니까, 아니면 제후들을 통솔해 진을 멸할 생각이십니까?
유방은 행색도 초라한데다 나이까지 예순을 넘긴 역이기를 질시했지만 오히려 그 당당함에 반해 발 씻는 것을 멈추고 옷도 똑바로 차려 입는다. 역이기가 옛날 6국의 합종연횡에 대해 논하자 기뻐하며 잔칫상을 대령하고 계책을 물어보았다. 이것이 유방과 역이기의 첫 만남이다.“모자란 유생 놈이! 천하가 진에게 고통받은 지 오래되었기에 제후들이 서로 이끌어서 진을 공격하고 있는데 어떻게 진을 도와서 제후들을 공격한다는 말을 한단 말이냐!”
역이기가 말했다.
“반드시 의병을 이끌어 무도한 진을 정벌해야겠다면, 나이 든 사람을 맞이하면서 거만하게 굴지 말아야 합니다.”
태도를 공손히 하고 전략을 물어보는 유방에게 역이기는 진류를 공격하라고 진언한다. 병사도 얼마 없어서 진과 당장 싸울 수도 없는 노릇이니, 진류는 교통의 요충지이며 식량도 많고 자기가 진류 현령과 아는 사이기도 해서 일단 항복을 권해 보겠는데, 잘 안 되면 내응할 테니 군대를 이끌고 진류를 치라는 내용이다. 과연 유방은 군사를 이끌어 진류를 취할 수 있었다.[4] 이에 역이기를 광야군으로 호칭하였다.
당나라 때에 사마정(司馬貞)이 사기에 주석을 단 사기색은(史記索隱)에서 설명하는 두 사람의 만남은 살짝 차이가 있다.[5] 유방이 군사를 이끌고 진류 근처를 지날 때에 직접 유방을 찾아와서 계책을 말하고자 했다. 유방 본인이 아니라 유방의 군영에 있던 사자가 나와서 응대했는데, 마침 역시 발을 닦고 있던 유방은 누가 왔냐고 사자에게 물어 봤다. 행색이 딱 유학자라는 얘기를 듣자 유방은 역이기를 쫓아보낼 생각으로 말한다.
이 말을 전해들은 역이기는 눈을 부릅뜨고 검을 만지작거리며 호통을 친다.나는 천하의 일을 하느라 바빠서 유자를 만나볼 시간이 없다고 전해라.
다짜고짜 칼을 들고 위협하는 역이기의 패기에 놀라 명첩까지 떨어뜨린 사자는 유방에게 그대로 달려가 역이기를 천하의 장사라고 추켜세워주었고, 그 덕에 유방은 황급히 발을 다 씻고 역이기를 만난다. 이 자리에서 역이기는 유방에게 갖은 디스를 한다.가서 패공에게 전해라! 나는 유자가 아니라 고양의 술꾼일 뿐이다!
이에 유방은 "아까는 선생의 용모만으로 판단했지만 지금은 선생의 뜻을 보았습니다." 라며 자세를 낮춘다.족하께서 고되게 햇볕을 견디고 이슬을 맞아 가면서 병사들이 초를 돕도록 하고 불의한 자들을 토벌하면서도 어찌 자신을 아끼지는 않으십니까? 신이 일 때문에 뵙자고 해도 천하를 도모하는 일 때문에 바빠서 유학자를 볼 일이 없다고 하셨는데, 천하의 대사를 일으키고 천하의 큰 공을 이룬다면서 겉만 보고 경솔하게 판단하니 천하의 선비들을 잃으실까 걱정입니다. 이걸 보아하니 족하의 지혜는 저만 못하고 용기도 저만 못한데 말로는 천하를 취한다고 하면서 정작 만나보지 않는다면 족하께서 무엇을 이루겠습니까?
진류를 공략해야 한다고 설득하는 것도 사마천의 묘사와 유사하지만 사기색은의 주석에서 역이기는 진류 현령이 말을 듣지 않으면 유방더러 군대를 끌고 오라고 조언하는 대신 자신이 직접 현령을 죽여 진류를 항복시키겠다고 주장한다. 사마천의 서술과 동일하게 진류 현령은 역이기의 구슬림을 물리친다.
나름대로 진의 충신이라고 할 수 있을 진류 현령이 워낙 완강하게 나오는 바람에 역이기는 밤중에 현령을 목을 베어 유방에게 급히 나아가 알렸다. 유방은 긴 장대에 현령의 목을 꽂고 병력을 인솔해 진류를 공격했다. 현령이 죽은 것을 안 진류 사람들은 항복했다.“진은 무도하여 천하가 등을 돌렸습니다. 지금 족하께서 천하의 대세를 따른다면 커다란 공을 세우는 것입니다. 망한 것이나 마찬가지인 진을 위하여 홀로 성을 견고히 수비해 봤자 위태로워질 뿐입니다.”
진류 현령이 말했다.
“진의 법은 엄중하오. 함부로 망언하지 마시오. 망언을 하는 자는 멸족될 것이오. 나는 선생의 말을 따를 수 없소. 선생께서는 신하된 자로서 할 수 없는 말로 신하인 나를 가르치려 하고 있소. 다시는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기를 바라오.”
위와 같이 사료에 따라 세부적인 면에서는 차이를 보이지만, 어쨌거나 유방은 진류를 근거지로 해 진과 대적할 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다.
2.2. 구상유취 백직
팽성대전에서 유방을 중심으로 한 56만의 대군이 항우의 3만 병력에게 처참하게 박살이 나자 항우의 압도적인 기세에 놀란 제후들은 유방 편에서 이탈하게 된다. 그 중 서위왕(西魏王) 위표는 어머니 병이 심하다는 핑계를 대면서까지 항우에게 붙었다.[6] 이 때 역이기는 위표를 다시 설득하기 위해 사자로 파견되었는데, 위표는 '''"유방이 평소에 너무 욕을 많이 하고 제후들과 신하들을 노예나 되는 것처럼 나무라니, 나는 그런 사람하고는 일할 수 없다."'''는 이유를 들어 회유를 거절한다.[7]
역이기는 결국 설득에 성공하지 못하고 돌아오지만 위표의 진영에 있으면서 중요한 정보를 빼내는 스파이 역할만큼은 충실히 수행했다. 위나라에서 돌아온 역이기에게 유방은 적의 대장이 누구인지 물어보았고, 역이기는 백직(栢直)이라고 답했다. 그 말을 들은 유방은 백직은 젖비린내나는 애송이일 뿐이라 한신의 상대가 못 된다면서 크게 기뻐하고 웃었다. 바로 구상유취의 유래다. 군대를 이끌고 위를 정벌하러 가던 한신 역시 주숙(周叔)이라는 자를 경계하고 있어서 역이기에게 혹시 위표가 주숙을 대장으로 삼지 않았냐고 물었고, 그러자 역이기는 위표가 주숙이라는 인물 대신 백직을 대장으로 삼았다고 재차 답해주었다. 한신 역시 "어린 놈일 뿐이군!"이라고 말하며 좋아했다. 과연 안읍 전투에서 한신은 위표를 대파한다.
2.3. 육국의 후예를 봉하려 하나 실패하다
항우를 압박하기 위해 6국의 후예에게 봉토를 내려 공격하자며 봉건제를 주창하지만, 장량의 '''젓가락 설교'''에 당해 포기하게 된다.
역이기의 계책은 장량의 말대로 실책 중의 실책이었다. 그는 지난날의 소진과 장의가 역설한 합종책과 연횡책의 성과에만 집착하여 역사의 발전과정과 시대상황의 분석에 미흡했다. 당연히 역이기의 계책은 성공할 수가 없었다.
훗날 조나라를 세운 석륵이 이 이야기의 처음 부분을 듣고 "역이기의 계략대로 하면 고조는 반드시 패배한다. 그런데 어떻게 고조가 이겼을까?"고 중얼거렸다가, 뒷이야기까지 마저 들은 다음 "장자방이 있었기에 한고조가 이길 수 있었구나."라고 감탄했다는 이야기가 있다.
2.4. 형양, 성고의 재탈환을 간언하다
유방이 부하의 목숨을 희생하며 탈출하는 등 온갖 고생을 하면서도 버틴지라, 항우는 형양과 성고를 빼앗고도 팽월의 후방 유격전으로 인해 말머리를 동쪽으로 돌릴 수밖에 없게 되었다. 이에 유방은 한숨 돌린 후 저지선을 보다 서쪽으로 재설정하려 했으나 이에 역이기는 간언하였다.
역이기는 왕은 백성을 하늘로, 백성은 밥을 하늘로 섬긴다는 불후의 명언을 남긴다. 오창의 곡식은 반드시 손에 넣어야 하는 것이기에 형양과 성고를 재탈환해 저지선으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동시에 자신은 제(濟)왕 전광을 설득하겠다고 제안한다. 유방은 역이기의 주장을 받아들여 항우가 남겨놓은 수비군을 대파, 항우가 간신히 손에 넣은 형양과 성고 및 오창의 곡식을 다시 손아귀에 넣으며 동쪽으로 진군한 항우의 처지를 더욱 괴롭게 만들었다.[8] 한편 유방과 항우가 치고받는 동안 한신은 북부 전역을 아우르는 대활약을 펼치고 있었다. 배수진을 이용한 정형 전투에서 조(趙)를 멸망시키고 진여를 참살했으며, 조나라의 장수였던 이좌거의 책략을 받아들여 연(燕)은 편지 한 통으로 항복을 받아냈다. 남은 제후국은 제나라 하나뿐이었는데, 초나라와 지리적으로 인접하고 있으며 세력이 강해 함락시키기 곤란했다. 이에 역이기는 제나라를 회유해 아군으로 만들기 위해 떠난다.
2.5. 제나라 설득과 최후
역이기는 제왕 전광을 설득해 아군으로 끌어들이는 데 성공한다.
그런데 예상치 못한 상황이 벌어진다. 원래 제를 공격하기로 되어 있던 한신은 이 소식을 듣고 이대로면 공을 빼앗길 것이라는 괴철의 꼬드김에 넘어가서 '''제나라를 공격했다.''' 이미 유방에게 항복하여 마음을 놓고 있던 제나라 군대는 이 공격에 그대로 붕괴되어 버렸고, 이렇게 되자 역이기는 항복을 권유하는 척해서 긴장을 풀게 한 틈을 타 기습을 가한 간교한 술수를 쓴 셈이 되었다. 제왕 전광은 역이기와 하하호호 술 잘 마시고 있다 한신의 습격 소식을 듣고 '네가 이를 멈추게 하지 못하면 널 튀겨 죽이겠다' 고 했으나, 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아채고 한신을 막을 수 없다는 걸 깨달은 역이기는 '공을 세우고자 했으나 어그러졌고 이제 일은 어찌할 수 없다'며 표홀한 태도를 취했고 분노한 전광은 역이기를 튀겨서 죽였다.
3. 후대
다행히 그의 동생 역상은 개국공신의 반열에 오른다. 그것도 단순한 개국공신이 아니라 '''공신서열 6위'''[9] 에 4800호를 식읍으로 받았다. 역상 역시 유방의 중요한 장수로 활약했으며 사기 <번역등관열전>의 '역'이 바로 역상이다. 번쾌, 하후영, 관영과 함께 실려 있는 걸 보면 그의 대접이 어느 정도였는지 짐작할 수 있다. 형이 처참하게 죽은 것에 대한 보상도 어느 정도 담겨있던 듯 하다. 유방이 공신 서열을 책정하면서 순위가 높게 매겨진 사람들은 가족들이 같이 싸웠거나 혹은 그러다가 죽었는지의 여부가 반영된 경우가 많았다. 소하가 1위가 된 근거 중 하나도 일가족 수십명이 모조리 종군했다는 이유였다.
아들 역개도 고량후에 봉해져, 역이기의 공훈에 대한 보답을 받았다.
전광의 숙부이자 역이기를 같이 삶았던(...) 전횡은 훗날 유방의 명령으로 낙양으로 오던 중 '내가 직접 삶아 죽인 자의 동생을 부끄러워 어찌 본단 말인가' 라고 하고는 자결해버렸다. 이 소식을 들은 유방은 전횡을 위해 눈물을 흘리며 왕의 예로서 장사를 지내주었는데 전횡과 함께 낙양으로 온 가신 두 명도 장례가 끝난 후 전횡의 무덤 곁에서 자결했다. 전횡은 제나라 멸망 후 오호도라는 섬에 숨어살고 있었는데 이 소식을 듣자 섬에 있던 전횡 휘하의 식객 500명도 모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사자성어 "만가(輓歌)"의 유래이기도 하다.
비록 육국의 후예를 봉하는 방안은 그의 단견이었음이 드러났지만, 거듭된 패배로 기가 죽은 유방을 독려해 다시 형양, 성고를 공략하게 한 것은 대단한 공훈이다.[10] 그리고 말재주 하나로 거대 봉국 제나라를 투항시키는 엄청난 공을 세웠다. 비록 한신의 욕심 때문에 망했지만, 언제든지 적(敵)으로 돌변할 수 있으며 도무지 신뢰하기 어려운 군벌들 사이를 오가면서 외교를 펼친 것은 어지간히 담대하고 언변에 자신 있는 인물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다. 비범한 인물이었던 것은 틀림없다.
사마천은 사기 전담열전에서 역이기를 죽음에 몰아 넣은 괴철을 두고 그의 계략 때문에 제나라를 어지럽히고 한신을 교만하게 만들어 결국 두 사람 모두를 망쳤다고 혹독하게 비판하였다.
4. 미디어의 역이기
고우영 초한지에서 역이기는 맨몸에 바지만 입고 시녀들에게 발을 씻게하는 유방을 꾸짖고, 당연히 유방은 맞대거리를 한다.
그런데 쌍소리와 동시에 맞는 얘기를 퍼붓는 역이기의 모습에 유방은 그냥 꼰대인줄로만 알았는데 이제 보니 인물이라면서 돌아가려는 그를 멈춰세우고 바로 의관을 바로 한 뒤 공손히 맞이한다. 그리고 역이기의 최후는 일부러 한신이 역이기를 엿먹이려고 제를 공격한 것처럼 나온다. 역이기는 한신이 자기를 엿먹인걸 알아채지만 할 수 있는 게 없어 얼굴에 두건이 씌워진 채 투덜대면서 끌려가다가 미끄럼틀에서 기름솥으로 다이빙(...) 대체로 거의 모든 초한지 판본에서는 조를 멸망시킨 한신의 공보다 제를 세치 혀로 회유한 역이기의 공이 높이 평가받는 것에 시기한 한신이 역이기도 없앨 겸 제도 멸해 공도 세울 겸 쳐들어간 걸로 해석한다.
고우영 초한지와는 달리 시바 료타로의 항우와 유방에서는 한신이 오히려 역이기를 좋아한다는 서술이 있다.
역이기의 말과 달리 한신이 제나라를 공격한 이유도 괴철에게 넘어갔기 때문인 것으로 묘사된다. 괴통이 한신에게 제나라를 공격할 것을 진언하면서 "변사에게는 가장 영광된 죽음이며, 변사의 혀는 때로 그 자신을 죽이는 법"이라고 말하자 거기에 위안을 얻고 제를 공격한다.
문정후가 그린 만화 '영웅 초한지' 4권 후반부(='제나라 정벌전')에서는 처음엔 한신이 역이기의 계책을 수용하려 했으나, 한신을 독립된 세력으로 옹립하고자 했던 괴통이 한신의 군사행동보다 역이기의 행동이 더 높이 평가받을 것이라고 충동질해 제로 쳐들어가게 했고, 이에 뒷통수를 맞은 역이기는 한신의 야심을 생각치 못한 자신의 어리석음을 통감하며 죽는다. 이후 마지막 '영웅 초한지' 5권 초반에 유방은 한신의 공을 치하하면서도 한편으로 역이기의 식솔들에게 후한 은상을 내리는 방식으로 한신이 역이기를 죽게 만든 사실을 감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초한전기에서는 34화에서 호형호제하는 사이인 진류성 현령에게 유방에게 항복을 하라고 권하는 것으로 첫 등장.
현령이 거부하자 그를 죽이고는[11] 진류성의 관리와 장수들을 설득[12] 하여 유방에게 항복하게 한다. 유방은 역이기를 반갑게 맞이하고 참모로 영입한다. 그렇게 유방의 조언자 역할을 하다가 생애 최대의 찬스였던 제와의 동맹을 맺기 위해 임치로 향해 세치 혀로 제왕과 전횡을 설득해 동맹을 맺는데 성공하지만 역이기의 이런 공으로 한순간에 물먹을 위기에 놓인 한신은 괴철의 조언을 듣고 바로 나태해진 제나라를 급습, 분노한 제왕은 역이기를 튀김으로 만들어버린다.
삼국지 조조전 온라인에서는 유방전의 우군으로 등장한다. 역시 비중은 높은 편. 클래스는 책사. 원래는 플레이어블로 계획되었으나 짤렸다.
삼국지연의에서 유비사후 손권이 군사를 움직인다는 소식을 듣자 제갈량은 등지를 보냈고, 손권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 지를 의논하였다. 이에 장소가 손권에게 "역이기가 제나라를 설복하려다 튀겨져 죽은 일화를 얘기해 겁을 주십시오."라면서 언급된다. 당연히 이건 연의의 창작 정사에서는 손권이 등지를 칭찬할정도
라디오 드라마 와이파이 초한지에서의 성우는 남도형. 유방의 초기 거병 때 등장하는 것으로 상당히 괴팍한 성격의 소유자로 묘사된다. 이후 행적은 사기, 초한지와 동일한데, 제후 분봉을 진언한 부분은 개그스럽게, 성고 탈환을 주장할 대는 진지한 모습을 보이는 등 입체적이다. 형양 · 성고 전역 이후 등장이 없다가, 정형 전투 이후 제나라의 항복 사절로 간다. 항복을 권유해 전광이 순순히 받아들이자, 한신에게 연락해 쳐들어 오지말라고 연락하나 답장이 없어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인다. 그러면서 죽기 전 마지막 즐거움을 즐기다 한신이 제나라를 침공하자, 무언가 잘못된 것을 깨닫지만 이미 늦은 걸 알고 생을 마감한다. 사망 후 유해는 한신에게 수습된다.[13] 이후 튀겨죽이는 것을 사주한 전횡은 팽월에게 조언하는 것으로 더 이상 등장하지 않는다.[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