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적

 


1. 개요
2. 시대별 정의
3. 역적에 대한 대우
4. 기타
5. 비유로서의 역적
6. 관련 문서


1. 개요


'''역적'''(逆賊)은 자기 나라나 민족, 통치자를 배반한 사람, 즉 반역자를 일컫는 말이다. 비슷한 말로 대역죄인이 있다. 충신과 반대되는 개념이고, 간신과는 어느 정도의 교집합을 가진다. 간신들도 군주의 눈과 귀를 가리고 백성의 고혈을 빠는 스케일이 커지다 못해 군주를 능멸하고 군주의 칙령을 참칭하려 들면 역적이 되지만, 그냥 적당히 군주에게 아첨하고 제 살을 찌우는 간신은 악인일지언정 역적은 아니다. 또한 역적이 모두 간신이라고 하는 것 역시 힘들다. 오히려 이전까지 충성을 지키다가 어쩔 수 없어서(군주의 토사구팽 등) 나라를 엎는 경우가 그것이다.
정확히는 역적이라 하는 개념은 전근대의 왕조나 그와 유사한 독재 정권에서 쓰는 개념으로, 그 자체가 현대인의 입장에서 딱히 악이거나 선인 것은 아니다. 단지 왕과 대립하여 반역을 꾀한 자를 칭할 뿐이다. 현대 민주국가에서 반역을 꾀할 경우에는 반란죄, 내란죄, 외환죄 등에 해당되며 이때도 역적이라고 규탄하기도 하지만 엄밀히 말해서 이것도 역적과는 다르다.

2. 시대별 정의


고대, 중세(봉건)시대에는 황제이 하늘의 명을 받아 국가를 통치한다고 여겨졌기 때문에,[1] 이러한 지배자에게 거역하면 '''하늘의 권리에 도전'''한다고 여겨 '역천(逆天)'이라고 불리기도 했다.
과거 정쟁이 심하던 시기에는 반대파를 '역적'으로 몰아붙여서 죽여대는 일이 비일비재하였고 특히 '왕실 혹은 황실'이 정쟁에서 얽힐 경우 높은 확률로 패배측은 역적으로 몰려서 고문 후 사형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또한 지배자의 친위쿠데타에서도 흔히 쓰였다. 권신을 물리친 다음에 '이놈은 어명을 날조하고 황제를 모독하는…' 따위의 죄목을 붙여서 고문하고 삼족의 씨를 멸하기도 하였다. 어찌되었든 이 죄목이 붙으면 국가적 탄압을 매우 합당하게 저지를 수 있었으므로 당대 권력자들에게 다양하게 쓰인 죄목.
허나, 삼국시대와 같은 난세에서는 요즘의 좌빨,수꼴과 같이 본래의 뜻으로 쓰이기보다는 단순히 상대방을 비하하는 용도로 많이 사용된다. 대표적인 예로 동탁이나 조조헌제를 끼고 다른 제후를 공격할 때 항상 내세우는 명분이 '천자의 명을 거역한 역적을 친다!'는 것이고, 이에 대항하는 상대 제후의 논리는 '감히 천자의 명을 빙자하여 권세를 농단하는 저자야말로 진짜 역적이다!'는 식. 한 왕조가 망하고 삼국이 들어선 뒤에도 위나라는 '우리는 한 황제로부터 선양받은 진짜 정통 왕조이니 우리에게 거역하는 놈들은 다 역적!', 촉(촉한)나라는 '찬탈자 주제에 웃기시네. 우리는 한나라를 계승하여 역적 위나라를 친다!'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굳이 난세를 들지 않더라도 전쟁이 없는 시대에도 이리 저리 참 많이 쓰이고 사람 많이 죽인 죄목이다.
'성즉군왕 패즉역적'(成卽君王 敗卽逆賊), 즉 성공하면 충신, 혹은 군왕(영웅)이 되지만 실패하면 역적이 된다는 말이 있다. 한국사 속 실패한 사례로는 묘청이나 이괄의 난, 성공 사례로는 왕건의 정변이나 이성계위화도 회군이 대표적이다. 500년 왕조를 개창한 왕건이나 이성계조차도 그때 한 번 실패했으면 그저 역적으로 역사에 남았으리라는 것.
이 분야의 본좌로는 망탁조의가 종종 언급된다. '''특히 왕망.'''[2]

3. 역적에 대한 대우


전근대 시절에는 역적으로 몰리게 되면 살아남기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이런 혐의로 엮일 정도라면 후에 무죄가 된다고 해도 그동안에 일족들 대부분이 거진 갈려나가고, 확정되면 두말할 것도 없다. 삼족[3]은 몰살 확정이고, 운좋게 살아남는다고 해도 이후 평생을 숨어 살거나, 혹은 사회 활동이 사실상 끝장난다.
그리고 역적임이 확실하게 인정된 사람의 가문 출신은 '''아예 과거시험도 보지 못하게 했다.''' 관직 활동이 사실상 사대부의 중요한 의무요 생계수단임을 생각하면 한마디로 상민으로 평생 살라는 소리나 다름없었다.[4]
조선의 경우에도 역적에 대해서는 대명률에 의거하여 당사자와 적극적인 가담자는 죄질에 따라 능지형 혹은 참수형에 처하고, 나머지 가담자들과 그들의 16세 이상 남자 직계는 교수형에 처하며, 나머지 직계 가족들은 '''노비'''로 전락하는데 역적의 자손이 되어 노비로 전락하면 그야말로 '''비참한 인생'''을 살게 된다. 그 외 어느 정도 거리가 있는 친척들도 유배가 기본에 선처하더라도 지방으로 추방되어 상민으로 전락시키도록 했다. 즉 가문 자체가 양반에서 최소 상민으로 굴러떨어지는 것이다. 물론 연좌가 항상 FM대로 되는 건 아니어서 적극적인 역적모의가 아니라 소극적인 반역 가담 혹은 사실상 반역으로 간주됐으나 실제로는 반역은 아니었던 기군망상죄 같은 사례는 당사자만 사형시키고 나머지는 덮어두는 식의 선처가 이뤄지는 일도 많았지만 그렇다 쳐도 양반가문에서 추방당하는 것은 절대 피할 수 없었다. 대표적인 예로 김삿갓의 가문이 있다.
역적으로 지목된 이들 중 특이 사례로는 정도전을 들 수 있다. 알다시피 정도전은 진짜 역적이 아니다. 왕자의 난 이후 태종이 정권 합리화를 위해 정적이었던 정도전에게 죄를 덮어 씌운 것. 어찌되었든 흥선대원군 때 복권되기 전까지는 가장 오랜 기간 국가 공인 역적으로 지명된 인물 중 하나였다. 단, 이건 국가 정책 상의 이야기였고, 실제 정도전은 당시에도 그 이후에도 유림에게 많은 존경을 받았다. 또한, 정도전은 역모가 아닌 '종친모해죄'로 처벌받은 것인데, 왕족을 해치려 든 죄는 역적죄가 아니었고 사실 이조차도 날조한 혐의였기 때문에 그 자손들에게까지 해가 가진 않았다.
안습한 사례로서 '''자기가 하는 일이 역적질인 줄도 모르고 일을 벌이다 역적 되어 목이 날아간 사람'''들이 있다. 못 배운 농사꾼이나 머슴이 돈 많이 준다기에 일하러 갔다가 '''그 일터가 하필 역적모의현장''' 이라 역적들이 일망타진 된 뒤 역적과 한패라는 논리로 목이 날아간 식의 케이스. 다만 나중에 진상이 밝혀지면 이들은 역적질이라는 걸 몰랐다는 이유로 무죄방면되기도 했는데, 그나마 이것도 왕이 상황 봐서 판단할 수 있는 여유와 개념을 가졌을 때 한정으로, 둘 다 없는 인조같은 인간이 걸리면 그냥 닥치고 모조리 사형이었다. 사실 인조 자체가 왕권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하면 없는 죄도 만들어서 며느리와 손자들까지 죽인, 인간성이 너무나 안 좋아서 실록에서조차 사관들이 대놓고 깠던 인물인데, 역적죄에 엮인 자들은 굳이 혐의를 날조할 것도 없이 대놓고 현장에서 사형시켜도 전혀 이상한 일이 아니다.
특히 인조는 왕권이 워낙 불안정하다 보니 역적의 역 자만 걸려도 무조건 닥치고 죽여 대기 일쑤였는데, 대표적인 예로 안익신의 옥사 같은 경우 "아무것도 모르는 무지렁이들이 자기가 한 일이 역적질인 줄도 모르고 자기가 한 말이 역모 인정인줄도 모르다 여럿 죽어 나갔다고 전한다. 심지어 사형장에 끌려가는 길에 자기 죽을 줄 모르고 내가 지금 어디로 귀양가는 거냐? 고 묻기까지 하니 사람들이 모두 가엾게 여겼다" 고 실록에 기록되어 있을 정도. 실록에서도 대놓고 '''역적이지만 가엾게 여겼다''' 고 기록할 정도니 이런 케이스는 옛날에도 안습하게 여긴 모양이다.
현재 실존하는 거짓된 조선에서는 역적이 죽는 것 조차 허용받지 못한다고 한다.

4. 기타


스포츠 및 단체 경기에서 결정적인 찬스를 말아먹고 나아가 팀의 패배에 큰 기여(…)를 한 이를 가리키는 말로도 쓰이며 간혹 외국 팀의 감독으로 부임해서 자국의 대표팀을 격파한 감독을 가리키는 말로도 쓰인다.[5] 그리고 북한에 대해서는 역당이라고 욕하는 사람들이 많다.
북한에서는 현재에도 '''국가차원에서 매우 즐겨쓰는 표현'''이다. 북한에서 남조선역적괴뢰도당 ~ 운운하며 떠들었다는 뉴스는 안 본 사람이 없을 것이다.[6]
창작물에서는 이런 캐릭터들이 흑막인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 외에도 '''기업인 출신 역적'''[7]이 있는가 하면, '''과학자 출신 역적'''[8]도 있다.

5. 비유로서의 역적


한국에서는 주로 프로스포츠 등에서 중요한 상황이나 팀플레이 위주의 게임에서 활약은커녕 경기의 분위기나 맥을 끊어버리는 선수나 지도자(감독, 코치)를 깔 때 역적에 비유한다. 예를 들어 야구에서는 주자가 나갈 때마다 삼진이나 병살타만 자꾸 만드는 주전 타자나 막아야하는 상황을 막지 못하고 대량실점을 하는 투수를 깔 때, 축구에서는 골키퍼와 1:1 노마크 기회를 날려먹거나 공수에서 계속 트롤링을 하는 선수를 깔 때, 농구에서는 무리하게 슛 욕심을 부려 득점을 계속 날려먹을 때 역적이라고 하는 경우가 대부분. 특히나 정규시즌에서는 잘 하다가 포스트 시즌에서는 계속 못하는 선수에게 더욱 역적이라는 표현을 쓴다.
여담으로 일본에서는 이런 선수나 지도자를 깔 때 역적이 아니라 전범(戰犯/戦犯)이라고 욕한다(...).

6. 관련 문서


[1] 선민사상, 왕권신수설 등의 학설로 유명하며 고대 중국에서 황제를 천자라고 불렀던 이유는 '하늘의 제사를 주관하던 자' 혹은 '하늘의 아들' 이라는 신성성을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일본의 천황 역시 신의 후손이라고 자칭하기도 했으며, 단군설화에서도 천제의 아들 환웅이 등장하는 대목에서 고조선 성립 세력이 이러한 사상을 가지고 있었음을 나타낸다.[2] 동탁 역시 엄청난 역적이긴 하지만 왕망처럼 나라를 찬탈하진 못했으며 조조와 사마의는 새 왕조를 개창한데다 삼국지의 영향으로 영웅적인 면모 역시 부각되었기에 이 대표적인 인물로 꼽힌다.[3] 혹은 구족(九族). '''본가 / 처가 / 외가의 각 3대'''(조부, 아들, 손자)[4] 그 대신 실제 사례는 없지만, 역모 혐의에 연루되었다 무고함이 밝혀진 사람의 경우에는 훗날 '''당상관 승진에서 최우선 진급''' 등의 보상을 하게 되어 있었다.[5] 대표적인 예로 거스 히딩크 감독을 들 수 있다. UEFA 유로 2008 8강에서 러시아 대표팀을 이끌고 조국인 네덜란드 대표팀을 격파하였다. 다만, 이 경우에는 전자에 비해 용례가 적은 편으로, 예를 들어 다른 나라 대표팀 코치나 감독으로 발탁된 한국 코치들을 이렇게 칭하는 사람들은 드물다.[6] 여담으로 북한에서는 종종 처음의 'ㅇ'이 'ㄹ'로 바뀌는 일들(예: 역사 → 력사)이 있다보니 이 단어를 '력적'이라고 쓰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이는 처음으로 시작되는 한자가 원래부터 'ㄹ'일 때(예: 힘 력)에만 해당되며, 역적의 경우는 '역'이 '력'이 아니므로 '력적'은 옳지 않다.[7] 트랜스포머 제3편의 디셉티콘 측 협조자.[8] 그 배후에는 프리커서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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