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안해군
1. 개요
연안해군은 어느 한 국가의 강 또는 해안 환경에서 주로 군사 작전을 수행하는 해군이다.
영문명인 'Brown-water navy'에서의 Brown water는 일반적으로 토양 유출 또는 홍수에서와 같은 무거운 침전물 부하를 운반하는 하천 환경이나 이러한 육지로부터 토양이 유출되는 강변이나 해안부근을 설명하는 말이다. 연안해군=소형함 위주의 전력구성, 대양해군=대형함 위주의 전력구성으로 오해하는 일반인들이나 밀덕들이 많은데, 정확히는 '''해군이 상정하는 주된 전장이 연안이냐 대양이냐이다'''. 연안해군과 대양해군은 단순히 주력 전투함들의 크기만 놓고 가늠할 것이 아니라, 해당 해군이 상정하는 전장과, 적을 탐지하고 해당 전장까지 전력을 전개하는 데 필요한 인프라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서 구분해야 한다. 대양 항해가 가능한 전투함을 갖추고 있다고 해서 대양해군이 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1] 반대로 연안해군이라고 해서 고속정이나 초계함과 같은 소형 함정만 갖춘 해군도 아니다. 실제로 과거 인터넷상에서 대양해군과 연안해군의 논쟁사이에서 대양해군파는 대부분 소형함보다는 항공모함과 대형함을 찍어내는게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연안해군파는 비스비급과 같은 소형함을 찍어내는게 중요하며 심지어 대형함을 모두 팔아버리고 그돈으로 소형함을 만들자고 할 만큼 극단적인 주장을 하는 사람도 많이 있었다. 즉 대양해군이냐, 연안해군이냐를 논쟁하던 시절에는 양측모두 제대로된 개념이해없이 주구장창 소형함이냐 대형함이냐를 논쟁하고 있었던것이 현실이다.
2. 한국에서의 연안해군론 vs 대양해군론
한국에서는 1990년대 이후 해군 등지에서 대양해군론이 대세를 탔으나 2010년대부터 천안함 피격사건이나 연평도 사건 등으로 한동안 대양해군 캐치프레이즈를 포기하고 도로 연안해군 전략으로 선회하려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었다. 다만 해군 내의 반발로 인해 KDX 사업을 추진하는 등 대양해군을 포기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며, 이에 대한 육군과 공군, 그리고 해군 내 잠수함과 대잠세력의 반발이 극심한 상황이라 이미 확정됐거나 기존 전력의 대체 및 현상유지를 위해 불가피한 사업이 아닌, 전력증강을 위한 새로운 사업을 추진할 수 있을지는 의문인 상황이다. 실제로 KDDX도 연기되고 있고, 이지스함 도입의 경우 숫자가 줄어든다는 이유로 반대하는 목소리도 있다. 그래서 해군은 대양해군을 근거로 내세우기보다는 북한과 중국, 일본 견제가 1순위는 맞는데 그러다 보면 대양해군도 추진이 가능하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2010년대 중후반 이후로 KDDX 계획이 점차 진행되고, KDX-III batch 2 이지스함이 설계되는 등 대형함 건조가 다시 활기를 얻었으며 특히 '''CVX''' 계획이 등장하는 등 사실상 해군은 대양해군을 지향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CVX는 사업명이 LPX-II였을 당시에는 독도함과 같은 강습상륙함이었으나 '''F-35B와 같은 고정익 항공기를 탑재'''할 수 있어 사실상 항모의 역할을 할 수 있었고, 이후 사업명 변경과 함께 공식적으로 경항모로 계획이 바뀌었다. 이렇듯 '''정부와 해군측에서는 대양해군을 한국해군이 나아갈 방향으로 잡고 있다.'''
다만 대양해군이라는 전력 건설 방향이 대한민국에 과연 적합한 것인지에 대해서는 심각하게 재고해볼 필요가 있다. 대양작전이 가능한 해군을 육성하는 나라들은 대양해군을 키워야만 하는 이유가 있다. 미국처럼 패권 유지를 위해 전 세계 바다에 전력 투사를 해야 하거나, 프랑스와 같이 옛날 식민지 지역 분쟁에 개입하는 일이 잦아 장거리 작전능력이 필요하다든지, 영국이나 일본같이 그런대로 2선에 위치해 있는 섬나라라 해군의 우선순위가 높다든지, 인도처럼 예전에 해군으로 재미본 적이 있다든지 등등. 한국 해군은 대양으로 나가서 해야만 하는 일이 무엇인지 확실하지 않다. 물론 독도나 이어도라면 쓸모가 있겠지만 '''공군과 잠수함으로 어느정도 커버가 가능하다'''는 것이 가장 치명적인 문제이다.
또한 가장 결정적인 문제는 한국 해군이 대양해군을 만들고 싶어도 유의미한 전투력을 가진 대양해군을 구축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로 예산이 적다는 데 있다. 그래서 대체로 여론은 연안해군 쪽이 우세하며, 특히 공군의 반발이 극심한 편이다.
다만 대한민국이 수출 중심 국가라 해양무역 분야가 굉장히 발달되어 있어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할 때 소말리아라는 막장 국가의 해적들로부터 선박을 보호한다던가, 아니면 선박 침몰 혹은 파손시 구난 작업을 진행(국내라면 해경 수준에서 진행하는 부분이지만 해경이 대양을 넘나드는 선박을 운용하기는 현실적으로..)하는 등 대양해군이 경제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이득이 되면 이득이 되지, 손해가 되지는 않을 확률이 높다는 시각이 아덴만 여명 작전 이후로 정부 내에서도 생기기 시작했다. 자세한 내용은 더 밑에 있는 문단을 참조하기 바란다.
2.1. 대양함대의 낮은 전시 기여도
'''대한민국 해군이 적과 맞설 전장은 어디인가?''' 대양해군론은 이 질문에서부터 힘을 잃는다. 대한민국은 침략전쟁과는 헌법에서부터 담을 쌓은 국가이니만큼 지킬 것은 크게 잡아봐야 EEZ 정도이고 위협이 될 만한 주변국들은 죄다 다닥다닥 붙어있어 우리 해군이 요격하러 나갈 일도 없다.
더군다나 대양함대의 힘은 광대한 대양 속에 숨어 다닌다는 것에서부터 나오는데, 한반도 주변 해역은 이미 주변국들의 감시망이 쫙 펼쳐져 있는 상태라 한국해군의 대양함대는 태평양으로 나가지 않는 이상 여기서 벗어날 도리가 없다. 일반적으로 대양해군론자들은 해상의 수상함대를 탐지하는 것이 매우 어렵다는 논지를 펴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대서양이나 태평양 같이 거대한 바다에서의 얘기고, 한국해군이 주로 활약해야 하는 '''한반도 주변 해상은 은폐할 곳이 없어진지 오래다'''. 한반도 인근 해역은 전시에 적국이 마음만 먹으면 기지에는 탄도 미사일이, 수상함대에는 지상발진 항공기들의 대함 미사일이 언제든지 수백발 단위로 날아들 수 있는 상태가 된 지 오래이며, 천하의 미해군조차도 들어오려면 각오를 단단히 해야 하는 곳이다. 이런 전장환경에서 소수의 대형함 위주로 구성된 대양함대는 그저 고가치표적에 지나지 않으며, 압도적인 전력을 갖춘 동맹국의 도움이 없다면 최대한 낙관적으로 전망해봐도 목포와 부산, 제주도 사이 해역에서 현존함대전략을 구사하다 적 잠수함 및 스마트 기뢰에게 하나 둘 갉아먹히는 것이 고작일 것이다. 아니, 이것도 제공권과 방공망이 유지될 때 이야기다. 유지가 안될 경우 중국이 보유한 대함 탄도 미사일이나 항공기의 먹이가 될 가능성도 높다.
게다가 중국은 제2도련선이라면 몰라도 제1도련선 일대에 미 해군이 아예 진입하지 못하도록 소위 요새화 전략[2] 을 추진하고 있는데, 이게 완성되면 서해와 남해는 말 그대로 중국 해군의 앞마당이 된다. 게다가 중국 공군의 강습으로 인해 제공권도 안전하지 못할 테니 항공전력의 지원도 기대하기 어렵다. 즉 수상함대는 아예 기동조차 불가능해지게 된다. 미 해군은 그래서 LCS를 비롯해 극단적인 저탐지성 연안전투함을 건조하는 등의 조치에 착수한 바 있으며, 해상자위대 역시 제1도련선 내부로의 진입은 포기하고 제2도련선 일대에서 중국을 견제하는 것이다.
북한 상대로도 대양함대는 별 쓸모가 없다. 북한을 상대로 해군의 역할은 적의 기뢰, 해안포, 잠수함 등을 통한 해상거부를 돌파하고 해상에서 지상으로 전력을 투사하는 것이 되어야 하는데, 이건 모두 다 대한민국 / 북한 지역의 영해 범위 안에서 벌어질 일들이다. 물론 대양함대도 북한 상대로 제 몫을 해낼 수는 있지만, 비효율적인 것은 분명하다.
결국 대한민국 해군의 얼마 안 되는 예산으로 꾸릴 수 있는 규모의 대양함대가 할 수 있는 일이란 것은 평시의 동맹국 함대 지원 정도로 국한된다. 심지어 동맹을 지원하는 것조차도 어설픈 대양함대보다는 현지에서의 연안작전에 특화된 해군이 더 도움이 되는 것이 편이 확률적으로 높다고 보여진다고 보는 입장이 강하다고 할수 있다. 이는 미국이 지난 과거와 현재동안에서 한국에게는 지상군 위주로 일본은 해군력 위주로 투자를 하여 비정상적으로 키운 형태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2.1.1. vs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
디시인사이드 해전 갤러리에서 2012~2013년 초 벌어진 연안해군 vs 대양해군 대규모 배틀은 이 주제 때문에 촉발되었다. 해전갤의 연안해군론자들은 장래에 북한이 남침해오면 '''중국군이 북한을 도와 참전하는 것이 확실'''하고, 이때 한국 해군은 중국군의 탄도탄 공격에 기지가 박살나고 구축함과 호위함들은 중국 공군의 대규모 공습과, 잠수함대와 스텔스 고속정 후베이급의 공세에 전멸 당하게 될 것이 분명하며, 이후 중국군 상륙부대가 경기도 서해안에 상륙하여 서울을 위협하고 경기도의 산업시설을 조직적으로 파괴하려 들 것이 필연적이므로, 중국군의 공격으로부터 해군력을 지켜내고 중국군 상륙부대의 서해안 접근을 막아내기 위해서, 현재의 대형함 위주 전력 구성을 완전 폐기하고 비스비급이나 후베이급을 모델로 한 '''다수의 스텔스 미사일 고속정 및 다수의 1000톤 이하 소형 잠수함'''에 집중해야 한다는, 간략히 말하자면 스텔스화된 북한 해군을 건설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
실제로 한국군은 중국군의 대규모 탄도 미사일을 방어할 능력이 없으며[3] 중국 해군의 잠수함과 항공 전력이 압도적인데다 (당시 연안해군론자들이 굳이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수상함대 역시 압도적인지라, 한국의 대양함대는 의미가 없다. 지상군과 공군 전력이 충분하다면 어쨌거나 없는 것보다는 나으니 대양함대 전력도 구축하는 게 좋아보일 수 있지만, 실제로는 그나마 형편이 나은 지상군조차도 역부족인 상황인데다[4] 공군은 전술기 자체가 부족한지라, 대양함대는 우선순위가 저 멀리 밀려나게 된다.
대양해군론자들이 흔히 언급하는 리베르타의 법칙은 대양 한가운데에서의 함대결전을 상정한 법칙이기 때문에, 한반도 서해안처럼 좁고 복잡한 해안선에서의 연안전투에서는 무작정 적용하기 힘들다. 총 전력에서는 어떻게 해도 열세를 면할 수 없지만 국지적으로는 지형의 힘을 빌어 잠깐씩 우위를 점할 수도 있는 것이다. 역시 비슷한 맥락에서 대양해군론자들에게 자주 지적되는 프랑스 해군 청년학파의 오류에 대해서도,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는 어뢰정이 암스트롱포라는 신기술의 혜택을 입은 구축함에게 상대가 되지 않았지만, 현대는 대함 미사일이나 어뢰 등 공격무기 및 스텔스 기술의 발전과 옛날처럼 떡장갑을 두른 전함이 없어진 점 등을 고려하면, 적절한 지원을 받은 미사일 고속정들이 대형함을 물리칠 수 있다는 반론을 제시할 수 있다. 걸프전에서 이라크의 미사일 고속정이 함재 헬기들에게 도살당한 사례를 들며[5] 대형함의 우위를 주장하는 대양해군론자의 의견도 있으나, 이는 단순히 해군끼리만 비교해서 내린 결론에 지나지 않는다. 연안전력 / 대양전력의 효용성은 해당 전장에 동원되는 모든 전투력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제공권을 잃은 이라크의 고속정들은 링스에게 일방적으로 당했으나, 해안포와 기뢰, 지대함 미사일 등의 백업을 받는 북한의 해상세력은 한국 해군 단독으로 처치곤란한 존재라는 점을 생각해 보자.
물론 이 논쟁에서 연안해군론자들이 가정한 시나리오가 중국 해군과의 정면 대결 하나 뿐이었던 것은 흠으로 볼 수 있지만,[6] 그러나 그 점이 대양해군론이 적합하다는 얘기가 될 수는 없다. 한국의 지리적 여건은 전술한 대로 대양함대가 활동하기엔 굉장히 불리한 환경이다.
2.1.2. vs 일본 해상자위대
해상자위대와 맞서는 데 있어서도 한국의 여건은 대양해군과는 거리가 매우 멀다. 대양해군론자들은 해상자위대와의 격돌 가능성을 근거로 대양함대 구축을 주장하지만, 누차 전술한 대로 일본 역시 한국에서 '''그다지 멀지않은 거리'''에 있는 국가라, 전시에는 양 측의 해군끼리만 맞대결을 펼치기보다는 지상기반 항공전력과 순항유도탄 등이 주축이 될 가능성이 훨씬 높다. 한반도 자체가 사실상의 불침항모로 기능하는 상황에서 굳이 생존성이 취약한 수상함을 고집할 필요는 없으며, 항공기나 대함 미사일,잠수함 등의 무기체계로 해상자위대 호위대군에게 타격을 가하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 물론 그 반대도 가능하므로 그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현제 일본은 초음속대함미사일을 개발 완료, 사거리 부족 문제로 생산을 포기하고 사거리연장 프로젝트를 하고 있으며 대지 순항 미사일까지 도입 또는 개발중이다.거기다 지대함 화력으로도 중국등과 더불어 아시아 최정상급이다.
여담이지만 일본 해상자위대측에서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통적으로 대잠, 대기뢰 전력에 중점을 두고 전력을 구축하고 있는데, 한국 해군이 대양해군 정책을 위해 대형 전투함 위주로 뽑는 것을 이상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고 한다.
2.1.3. vs 북한 조선인민군 해군
수상함대 간 함대결전이라면 어떻게 해도 우리 해군의 승리다. 다만 적 측도 이미 알고 있는 부분이기 때문에 정면대결보다는 잠수함, 해안포, 지대함 미사일, 기뢰 등을 통한 해상거부에 나설 공산이 매우 크고 실제로도 해상거부와 비대칭전력 위주로 전력을 구축해놓고 있다. 한국 해군은 그간 간첩선 추격과 수상함 간 포격전에 전념한 나머지, 적의 연안거부를 단독으로 돌파할 능력은 매우 부족하며, 특히 취약한 대잠전력으로 인해 전시에 큰 피해를 입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 취약성은 천안함 피격사건으로 한 차례 비극적으로 입증한 적이 있다.
'''연안에서의 방어도 뚫리고, 가장 큰 위협인 인민군의 방어도 한국 해군 단독으로 돌파하기 힘든 판국'''인데, 대양작전 위주의 해군전력 구축은 여러모로 비상식적이다.
2.2. 대양함대의 낮은 기여도
2.2.1. 해상무역로 보호
(통상 시레인이라 불리는) 해상무역로 엄호나 선단 호위 역시 현실성이 없다. 중국이 봉쇄에 나선다면 일본 쪽 해역으로 돌아가면 되고, 그 반대 역시 가능하다. 애초에 중국과 일본은 지정학적 특성상 서로 같이 뭘 하기에는 대단히 어려운 관계고, 특히 일본은 이런저런 망언과는 별개로 실제 대한정책은 적대적이지 않아, 두 나라가 힘을 합친다는 건 한국이 전 인류의 공적 정도가 되어야 가능한 이야기이다.
설사 해상무역로 보호에 직접 나선다 치더라도, 이에 적합한 해군 전투함의 형태는 한국의 대양해군론 주창자들이 흔히 생각하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거기에다가 해상무역로 보호를 위해 억지로 남중국해에 함대를 보내도 조기경보기나 정찰위성의 지원을 받지 못하기 때문에 미국이 없으면 장님이나 다름없다.
2.2.2. PKO
청해부대 등의 활약을 이유로 대양해군을 주장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것 역시 틀린 얘기다. 물론 장기간에 걸친 항해 및 전투 임무에 종사할 전투함이 필요한 것 자체는 사실이지만, 그런 용도의 전투함은 소말리아 지역 등의 해적이나 소규모 해상 군벌 소탕에 걸맞는 가벼운 무장을 갖추고 장거리 항해 및 작전을 수행할 수 있도록 추가적인 조치를 좀 더 취하는 정도로 충분하다. 강대국들 역시 저강도 분쟁 지역에 투입되는 전력은 무장이 제한된 전형적인 연안 전투함 위주라는 걸 생각해 보자.
즉 대형함을 중심으로 한 대양해군을 청해부대 활약에 투입하자는 건 말도 안되는 소리라고 할 수 있다. 사실 충무공 이순신급도 소말리아 해적에게는 여포에 해당되는 수준이다.[7]
2.2.3. 전쟁시 생존능력 부족
오키나와 기지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해상자위대나 본토의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중국 인민해방군 해군과는 달리 대한민국 해군은 남중국해에 대양해군을 지원해줄 수 있는 기지가 없고 생길 예정도 없다. 외부의 지원 없이 파견함대만으로 정찰 & 전투 & 보급을 수행해야 하는데 그게 가능한 것은 먼치킨인 미군 항모전단 뿐이다.
이렇듯 중국과 일본이 수십년간 세력을 구축한 남중국해에 눈귀가 먼 함대를 파견해봤자 활약은 커녕 생존조차 힘들다.
2.3. 육성할 여력의 부족
'''기본적으로 한국군은 대양해군을 육성할 만한 여력이 전혀 없다.'''
지상군은 청년 인구의 감소로 인해 장기적으로 수십만 명 수준의 엄청난 감축이 불가피한데다, 북한은 질이야 어찌되었든 110만 대군을 유지하고 있고 중국군은 전력이 계속 늘어나는지라 자동화와 기계화, 휴전선 인근 요새화에 돈 들어갈 곳이 널려 있다. 공군 역시 주변국에게 제공권을 뺏기지 않기 위해 전술기와 방공능력을 현재보다 훨씬 큰 규모로 확충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거칠게 말해, KADIZ 안에 적 항공기가 백여 대 단위로, 탄도탄이 수십~수백 발 단위로 날아들더라도 견뎌낼 정도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북한이 핵을 무기화하는 데 끝내 성공한다면, MD체계 구축이나 핵무장 여부도 고민해야 한다. 만일 미국이 핵우산을 보증하지 않는다면 한미상호방위조약 파기 및 전면핵무장도 각오해야 할 수 있다.[8] 전시 용도가 불명확한 대양함대의 건설 우선순위는 높을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대양해군을 건설하기 위해서는 해상보급 및 지원 능력을 키워야 하는데 이럴 만한 자원과 인력이 있을지는 미지수다. 노령화와 출산율 저하로 인해 지속적으로 인력부족이 예상되어 육군도 병력 감축 계획을 짜고 있는 상황에서 해군만 인원 증강이 가능할 리가 없다. 그나마 있는 배들을 굴릴 인력도 부족하다며 비명을 지르는 게 한국 해군의 현 주소다.[9]
불균형한 예산 분배를 트집잡는 사람들도 있는데, 육/해/공군이 동등한 비율로 나눠먹는 게 균형 예산이 아니다. 각자 맡은 임무별로 경중을 따져서 예산을 분배하는 것이 한국의 실정에 맞는 균형 예산이다.[10]
2.4. 정치현실주의적 관점의 문제점
국제정치학의 현실주의적 관점에서 대양해군론을 주장하기도 한다. 미국이 한국만을 지지할 것이라는 생각이나 미국이 존재하기에 일본과 전쟁이 안 난다는 설정은 '''국가간의 배신은 절대 없다'''는 도덕론을 근거로 한 생각들이며 이상주의적이고, 한국에서 대양해군의 역할을 해줄 미국이 반드시 한미동맹을 유지하리라는 보장은 없으며 일본이나 중국과도 항상 사이가 양호할 수 없기에 독자적인 방위 능력 향상을 위해 대양해군론을 주장하는 것이다.
그러나 비스마르크 시대 독일 제국이 양면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러시아와 척지지 않으려 안간힘을 쓴 것처럼, 현대의 대한민국 역시 미국과의 동맹은 전략에 있어 기본 전제다. 해군 육성을 모토로 영국과 갈등을 빚은 빌헬름 2세가 독일 외교를 고립시킨 것이 전쟁 발발과 패전의 전략적 원인이었던 것을 참고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역대 해군참모총장은 미해군 및 일본 해상자위대와 협력해야 한다는 답변을 해 왔다. 한반도의 지정학적 조건에서 우리 해군이 미해군과 일본 해자대와 분쟁을 겪는 가정하에서 해군의 역할은, 특히 수상함대의 역할은, 원양해군의 그것과는 거리가 멀다. 반대로 한국 해군이 미해군과 일본 해자대와 협력해 지역동맹의 구성원이 되는 연합 해군으로서 나설 때만이, 한국 원양 함대가 있을 자리가 나온다.
2.5. 결론
한국이 처한 여건 속에서, 한국 해군 대양함대는 비싼 돈 들여 갖춰 놓았더니 유사시 밥값은 못하는 존재가 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11]
물론 충분한 수의 대양해군 세력을 갖출 경우, 일본 후방 지역을 강습하거나 남중국해로 진격하여 중국 해군의 주력을 견제한다거나 해서 제해권이 완전히 장악당하는 것을 어느 정도 억제하는 것 정도는 기대할 수도 있으므로,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것이 나을 것이다. 그러나 이는 중국이나 일본을 상대로, 한국 본토의 방어력을 확실히 확보하고 대양함대의 머리 위를 확실하게 엄호할 만한 항공 방어 능력을 갖춘 뒤에야 생각해 볼 문제다. 그 이전까지는 우리 연안에서 적의 해군이 활동하는 것을 막기 위한 잠수함 전력이나 기뢰전력, 소해전력, 우리 수상함들의 생존성을 높이기 위한 대잠전력과 개함방공능력, 그리고 지상기반 항공력 등이 더 높은 우선순위를 가지게 된다.
대양함대를 가졌거나 추구하는 다른 국가들과 한국은 사정이 완전히 다르다는 점을 대양해군론자들은 흔히 간과한다. 서방 국가들이 하나같이 대양해군을 추진한다고 하기 전에 한국이 그 나라들과 같은 상황인지를 생각해야 하는 것이다. 전면전 가능성이 전무한 유럽 국가들이 군대를 소수정예 및 평화유지 위주로 개편한다고 해서 우리도 그럴 수는 없다.
만일 대한민국에서 대양해군론자들이 주장하는 대로 항공모함을 건조해서 항모전단을 구성했을 경우 필연적으로 해안초계에 구멍이 날 수 밖에 없다. 전시에 항모전단은 공격우선순위 1순위가 될 수밖에 없으므로 활동이 제약될 수 밖에 없는데 우리나라가 천조국 수준의 군사비를 퍼부어서 항모전대를 몇 개 만든다면 모르겠지만 현재의 제한된 예산으로 만들 수 있는 수량으로는 '''대체할 수 없는 전력'''이므로 쉽게 사용할 수 없어진다. 한 마디로 대한민국에서 항모전단을 구성할 경우, 전쟁발발시 안전한 곳에서 대치만 할 가능성이 높고 항모에 집중투자한 결과 항모전단을 제외한 나머지 수상함으로는 해안방어가 불가능할 가능성이 높다.
게다가 개전 초기 중국이 발사할 탄도미사일 및 중국 공군의 강습 등을 감안하면 공군이 해군의 머리 위를 보호해주기는 어렵다. 물론 한국도 맞받아치겠지만 현실적으로 수일 가량은 제공권을 빼앗기거나 상당 기간 혼전상태라 보는 게 합리적이고 이 과정에서 해군은 중국이 보유한 타격자산의 공격에 무방비로 노출된다. 그 다음은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이런 상황에서는 대양해군의 가장 큰 특징인 장거리 작전능력보다는 일단 해군 자체의 생존을 위해 각 전투함의 방공능력과 대잠능력을 우선 확충하는 것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이 합리적이며, 대형 수상함 뿐만 아니라 전투기와 조기경보통제기, 대잠초계기 등의 지상기반 항공력과 재래식 잠수함 전력, 기뢰전 능력 등 '''다방면에 걸친 균형잡힌 전력을 건설하는 것이 장기 과제'''가 될 것이다.[12] 연안해군 주창자들은 대양해군론자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무작정 고속정만으로 해군을 도배하려는 사람들이 아니며, 어디까지나 '''대한민국 연안 방어에 적합한 전력을 구축하는 것이 대양항해 능력을 갖추는 것보다 우선'''임을 주장하는 것이다.
사실 한국 해군이 생각하는 대양해군이라는 것은 대양에서의 색적이나 보급 인프라 등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그저 대양항해가 가능한 대형전투함들에 무장만 가득 실어놓는 것에 불과한 형편이다. 해군이 바라는 대로 모든 전력이 갖춰진다 치더라도, 그 결과물을 대양해군이라고 불러줄 수는 없을 것이다. 대양항해도 가능한 연안해군 정도라면 모를까.[13]
3. 관련 항목
[1] 사실 대양해군 항목이나 지역해군 항목 역시 이 오해에서 자유롭지 못하며 수정이 필요한 상황이다.[2] http://blog.naver.com/gold829921/220543078063 [3] 다만 최근 북한의 탄도탄 공격에 맞설 방공체계를 강화할 계획을 세우고는 있으니 차차 나아질 전망이다.[4] 지상군의 경우 앞으로 미 지상군 못지 않을 중국의 대규모 지상군과 맞서기 위해서 대규모 기동군 양성이 필수적인데 아직까지 이를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5] 링스 헬기가 시스쿠아 미사일로 공격 할 정도로(그 미사일의 사정거리는 24.9km에 불과하다.) 대공에 있어서 최소한 현재의 고속정들의 설계는 매우 취약하다. 최소한 인천급 정도의 크기에 아사기리급 수준의 무장능력(대공 16 대잠 16같은)만 되더라도 공략 난이도가 확 올라가며 다용도로 쓰기 편하다. [6] 북한이 남침하게 될 경우 중국의 태도에 따라 다르겠지만 미 해군과 공조할 가능성이 높다.[7] 5,000톤급 구축함까지 안가도 소말리아 해적은 껌이다. 무장이라는게 겨우 RPG-7와 AK-47 수준이다.[8] 물론 경제제재가 따를 수 있지만 일단 북한이 전면적 핵보유에 성공하고 미국 내 여론이 핵우산 보장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이 적극적으로 한일의 핵무장을 막을 지부터가 의심스럽다. 물론 중국 쪽 제재는 각오해야겠지만 핵이 서울에 떨어질 상황이면 경제위기는 애들 장난이다.[9] 이런 문제 해결을 위해선, 군함의 자동화가 중요하다.[10] 당장 북한군의 지상 전력을 견제해야 하는데 그럴 수 있을까?[11] 위에서 서술했지만, 한국 해군의 주요 전장은 기껏해야 서해와 독도다. 이 정도는 공군과 잠수함 그리고 곧 건설될 울릉공항으로 어느정도 충분히 커버 가능하다.[12] 의외로 지원전력은 매우 중요한 문제다. 이라크전때 미국은 조기경보통제기로 이라크 공군을 손바닥안에 두었으며 , 온갖 지대함 미사일과 기뢰가 매복해있는 적 연안에서는 기뢰함이 없다면 상륙이 힘들다.[13] 전투함으로만 대양해군이 완성되는것이 아니다. 항공모함의 전투기들과 조기경보통제기는 항공유가 필요할것이고, 그를 호위하는 구축함들이 엄청나게 소비하는 온갖 미사일과 포탄은 물론 식량까지 지원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금보다 훨씬 크고 많은 군수지원함이 필요하며 광범위한 대양을 커버할 해양감시 네트워크와 위성, 레이더, 수중 감시 그리고 정보함도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