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프탈모사우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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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개요
중생대 쥐라기 후기 유럽과 남아메리카, 북아메리카에서 살았던 어룡의 일종. 속명은 '눈 도마뱀' 이라는 뜻으로, 이 녀석의 눈이 매우 크다는 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그리스어로 눈이나 안목을 의미하는 '오프탈모스(ὀφθαλμός, ophthalmós)'를 활용해 붙여준 것이다.
2. 상세
요골 끝부분에 여분의 손가락뼈가 붙을 수 있도록 별도의 골조직이 존재한다는 점을 비롯해 후두과 주변부의 기저후두골 및 하악골의 형태 등에서 발견되는 유사성을 근거로 묶이는 일군의 어룡들을 지칭하는 오프탈모사우루스과를 대표하는 녀석으로, 19세기 무렵 영국 케임브리지셔(Cambridgeshire) 주의 옥스포드 점토층(Oxford Clay Formation)에서 발견된 두개골과 하악골 일부, 척추뼈와 갈비뼈 몇 점, 그리고 앞다리뼈 일부 따위로 구성된 모식표본을 토대로 1874년에 모식종인 이케니쿠스종(''O. icenicus'')이 명명되면서 처음 알려졌다. 1821년 이크티오사우루스의 등장으로 어룡이라는 생물의 존재가 세상에 알려진 이후 한동안 이와 비슷한 생김새의 어룡이 발견될 때마다 학계에서는 전부 이크티오사우루스속의 일종으로 분류하곤 했는데, 이 녀석은 이크티오사우루스를 연상시키는 체형을 한 어룡 중에서는 최초로 별도의 속명을 부여받은 사례였다.[1]
이후 미국 와이오밍 주의 선댄스층(Sundance Formation)에서 발견된 화석 표본을 토대로 1880년에 명명된 밥타노돈(''Baptanodon'')을 1910년에 오프탈모사우루스속의 두번째 종인 나탄스종(''O. natans'')으로 흡수한 것을 시작으로, 한때는 유럽의 프랑스와 러시아, 그리고 북아메리카의 그린란드는 물론 남아메리카의 아르헨티나에서 발견된 화석 자료를 근거로 동정된 여러 어룡들이 오프탈모사우루스속의 일종으로 여겨지기도 했다. 이 때문에 2000년대 초엽까지만 하더라도 쥐라기 후기 당시 해양 생태계에 성공적으로 적응한 덕택에 매우 광범위한 지역에 분포하면서 뛰어난 종의 다양성을 선보인 녀석으로 여겨졌지만, 이후 관련 연구가 진행됨에 따라 크리소룸종(''O. chrisorum'')처럼 아르트로프테리기우스(''Arthropterygius'')라는 별개의 속으로 독립해나가거나 몰레사우루스(''Mollesaurus'')라는 기존의 속명을 되찾은 페리알루스종(''O. periallus'')처럼 원래대로 복권되는 등 하나둘 떨어져나가면서 현재는 모식종만 남았고 이에 따라 서식 범위 역시 영국과 멕시코 일대로 대폭 축소되었다.
이 녀석의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속명의 유래가 되기도 한 눈이다. 학자들에 따르면 안구의 지름이 20cm를 넘길 정도였을 것이라고 하는데, 이는 지구상에 등장한 동물 중 최대종이자 현존하는 동물 중 최대종이기도 한 대왕고래의 눈보다도 크며 어룡들 중 가장 거대한 안구를 가진 템노돈토사우루스 바로 다음 가는 크기다. 이 녀석의 몸길이 추정치가 대략 4m에서 6m 가량으로 템노돈토사우루스에 비하면 훨씬 작은 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전체 몸길이 대비 안구의 크기를 따질 경우 템노돈토사우루스보다도 커다란 눈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과언이 아닌 셈. 비슷한 체구의 고래류에 비해 이처럼 커다란 눈을 가질 수 있었던 것은 15개의 넓적한 골판으로 이루어진 공막고리뼈가 수압으로부터 안구를 보호해주기 때문으로, 이로 미루어보건대 꽤 깊은 수심에서 주로 활동하던 녀석이었을 것으로 추정된다.
실제로 이 녀석의 척추를 살펴보면 평평한 원반 모양의 척추뼈가 서로 촘촘히 밀착되어있는 형태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학자들에 따르면 이는 숨을 쉬기 위해 심해에서 수면까지 올라왔다가 다시 내려가는 과정에서 자칫 뼈나 관절 등에 질소 기포가 생길 가능성을 최대한 방지하기 위한 구조라고 한다.[2] 얼마나 오래 잠수할 수 있었을지 추산해 봤더니 대충 20분 정도 숨을 쉬지 않은 채로 버틸 수 있었으리라는 결과가 나왔으며, 이 녀석이 꽤 빠른 속도로 헤엄칠 수 있었을 것이라는 점[3]을 감안하면 수심 약 500m에서 600m 정도까지가 잠수 가능한 한계치였을 것으로 추정된다고 한다. 이는 햇빛이 제대로 들지 않아서 해조류나 식물성 플랑크톤 따위가 더 이상 광합성을 할 수 없는 한계점이라고 하는 수심 200m를 훌쩍 뛰어넘은 수준이지만, 아마 커다란 눈 덕분에 이처럼 광원이 충분치 않은 환경에서도 먹이 활동 등에 필요한 시야를 충분히 확보할 수 있었을 것이다.
이 녀석의 길이 50cm 남짓한 좁다란 주둥이에 돋아난 이빨을 살펴보면 뼈를 부수거나 살점을 뜯어내기에는 지나치게 연약한 형태임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로 미루어보건대 비교적 부드럽고 연한 먹잇감인 벨렘나이트 따위의 두족류를 주로 잡아먹었을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현생 오징어 등이 대부분 낮에는 상대적으로 어두운 심해 근처로 이동했다가 밤에 더 얕은 바다로 올라와 활동하는 야행성 어종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쥐라기 후기 무렵에 살았던 두족류 역시 이와 비슷한 생태를 보였을 것이라고 가정한 상태에서 오프탈모사우루스의 큰 눈이 비단 깊은 바닷속뿐만 아니라 야간에 활동하는 먹이를 사냥하는데도 적잖은 도움을 주었으리라고 보고 있다. 마침 이 녀석의 앞지느러미를 살펴보면 여분의 손가락뼈가 더 붙어있어서 뒷지느러미에 비해 훨씬 크고 길며, 여기에 견갑골이 매우 넓게 퍼져있어서 강력한 근육이 붙었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이를 이용해 물 속에서 작고 민첩한 물고기나 두족류 따위도 충분히 추적할 수 있을 정도의 기민한 움직임이 가능했을 것이다.
3. 등장 매체
이크티오사우루스와 더불어 어룡류 중에서는 일반 대중들에게도 나름 유명한 축에 드는 녀석이기 때문에 고생물 관련 서적은 물론 대중매체에서도 꽤 자주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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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9년 방영한 BBC의 6부작 다큐멘터리 공룡대탐험의 3번째 에피소드 '잔인한 바다(Cruel Sea)'에 출연한 여러 고생물 중 하나다. 새끼를 낳기 위해 어미 오프탈모사우루스들이 깊은 바다로 몰려드는 장면에서부터 주된 스토리가 시작되는데, 한 개체는 해저 근처에서 무사히 출산하는데 성공한 반면 쉽게 호흡하기 위해 수면 근처에서 새끼를 낳으려 시도하던 다른 개체는 불행히도 거대한 포식자 리오플레우로돈의 습격을 받아 말 그대로 '''반토막이 나버린다.'''[4] 리오플레우로돈이 먹어치우고 남은 사체가 핏덩이를 흩뿌리며 해저에 가라앉자 원시 상어의 일종인 히보두스 몇 마리가 이를 노리고 천천히 접근하는 장면은 여러 가지 의미로 꽤나 인상적인 부분. 이후 갓 태어난 새끼 오프탈모사우루스들은 리오플레우로돈이나 히보두스, 심지어 다른 성체 오프탈모사우루스 같은 위협적인 포식자들을 피해 암초가 밀집한 산호초 일대에서 서식하는데, 이후 강력한 폭풍우가 발생하면서 작중 최강자 포지션이었던 리오플레우로돈은 해변에 좌초되어 죽음을 맞은 반면 새끼 오프탈모사우루스들은 폭풍우에 의한 강력한 파도 따위를 산호초가 상쇄시켜준 덕분에 무사히 살아남는 것으로 나오면서 나름 해피엔딩으로 끝을 맺는다.
2002년 개봉한 미국의 극장판 애니메이션 공룡시대 9편에서 '모(Mo)'라는 이름의 오프탈모사우루스가 출연했는데, 이는 해당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 어룡이 등장한 최초의 사례였다. 일시적으로 다른 공룡친구들과 관계가 소원해진 리틀풋이 친구를 찾아 푸른 계곡의 물가를 배회하던 중에 만나 친해지게 되며, 원래 살던 바다에 불어닥친 폭풍우 때문에 겁에 질려 좀 더 안전한 얕은 물로 달아나던 중 길을 잃고 홀로 푸른 계곡까지 거슬러올라오게 되었다고 한다. 마치 돌고래가 묘기를 부리듯 물 위에서 일어선 채 꼬리로만 헤엄치거나 리틀풋에게 장난스레 물줄기를 뿜는 모습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말할 때 발음에 묘한 떨림음을 가미한다던가 웃는 소리에서도 돌고래의 울음소리를 연상시키는 부분이 있는 것으로 보아 돌고래에게서 여러 캐릭터성을 따온 듯 하다. 스스로를 지칭할 때 'I' 대신 'me'나 3인칭인 '모'를 쓰는 것이 특징으로, 리틀풋 일행과 노는 것을 좋아하는 쾌활한 모습 외에도 해당 에피소드의 메인 악역으로 등장하는 물속 칼이빨 리오플레우로돈을 상대로 친구들을 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는 강인한 면모를 보여준다. 이처럼 어린이 애니메이션에 적합한 이미지와 주된 활동 영역이 물 속이라는 특이성 때문인지 이후 TV판에서도 여러 차례 등장했다.
일본의 카드 리더형 아케이드 게임인 고대왕자 공룡킹에 등장한 고생물 중 하나로, 이를 바탕으로 한 애니메이션의 2기에도 출연했다.
한국 애니메이션 공룡메카드에 등장하는 타이니소어 중에 이 녀석에게서 모티브를 따온 옵탈모라는 개체가 출연한다.
한중합작 애니메이션인 고고 다이노 시즌 3의 7화에서 바닷속으로 모험을 떠난 탐험대원들이 처음으로 마주치는 고생물로 등장하며, 특히 잠수함으로 변신 가능한 덕에 그야말로 물 만난 물고기마냥 활동할 수 있는 비키와 친해진다. 이후 비키와 함께 놀던 중 해저에 머무르고 있던 초대형 경골어류인 리드시크티스가 입을 벌리고 있던 것을 동굴로 착각하고 들어갔다가 산 채로 소화될 뻔하지만, 다행히 해파리와 비키의 도움으로 입까지 다시 되돌아가고 마침 그 때 렉스가 괴담을 들려주면서 겁에 질린 리드시크티스로 하여금 스스로 입을 벌리게 만드는데 성공하면서 위기를 넘긴다.
어린이용 애니메이션인 아기공룡 버디에서 오토(Otto)라는 이름의 오프탈모사우루스가 출연하는데, 니모를 찾아서의 흥행 덕분에 흰동가리라고 하면 흔히 떠올리는 오셀라리스흰동가리(Ocellaris clownfish, ''Amphiprion ocellaris'')의 배색에서 주황색 부분을 진노랑색, 흰색 부분을 연노랑색, 그리고 검정색 부분을 군청색으로 바꾼 것과 비슷한 체색으로 묘사되었다.
쥬라기 공원 빌더에서 사육 가능한 수중 생물들 중 하나로 등장한다.
스마트폰 낚시 게임인 피싱마스터에서 잡을 수 있는 녀석으로 등장한다.
뜬금없이 네이버 웹툰 마음의소리 1137화에 등장했다. 이름에 '''탈모'''가 들어간다는 이유로...
닌텐도 스위치 게임인 모여봐요 동물의 숲에서 화석으로 등장한다.
[1] 단, 어룡목 전체로 범위를 확장할 경우 이보다 조금 이른 시점인 1868년 무렵에 미국 네바다 주에서 발견된 중추골 화석을 토대로 명명된 킴보스폰딜루스가 있어서 순서가 한 단계 밀려나게 된다.[2] 하지만 이 녀석의 뼈마디 부분에서 잠수병에 시달린 흔적이 발견된 바 있음을 감안하면 이처럼 잠수에 알맞은 몸 구조로 진화했음에도 불구하고 잠수병의 위험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었던 모양이다. 아마 천적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서라든가 그 외 여러 가지 이유로 급히 수심을 변경해야 하는 상황이 없을 수 없었을 것이기 때문으로 보이는데, 실제로 현생 향유고래처럼 호흡을 위해 심해와 수면을 지속적으로 왕복해야 하는 동물들이 잠수병에 걸린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된 적도 있으니 딱히 이상할 것은 없는 셈.[3] 이 녀석은 현생 참다랑어처럼 몸통 둘레가 비교적 둥글둥글한 유선형이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일군의 어룡들을 아우르는 분류군인 투노사우리아(Thunnosauria)에 속해있다. 이러한 체형은 물의 저항을 최소화하여 빠른 속도로 헤엄치기에 적합하기 때문에 몸통 양 옆이 다소 납작한 형태를 하고 있었던 여타 어룡들에 비해 더욱 빠르게 헤엄칠 수 있었을 가능성이 높다.[4] 사실 앞서 출산에 성공한 어미 오프탈모사우루스가 분만 과정에서 몸을 뒤트는 장면을 잘 보면 그 뒤쪽 먼 곳에서 리오플레우로돈 한 마리가 유유히 헤엄쳐가는 모습이 흐릿하게 보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를 감안하면 하필 눈에 잘 띄는 수면 근처에 머물기를 선택한 것이 해당 개체의 패착이라고 할 수 있을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