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베키스탄 요리
우즈베크어: Oʻzbek oshxonasi
영어: Uzbek cuisine
1. 개요
중앙아시아 우즈베키스탄에서 즐겨 먹는 요리.
한국에는 주로 한국 내 우즈베크인 인구가 약 10만여 명 정도에 달하는 관계로 수요에 맞추어서, 생각 외로 전국 각지에 식당이 있는 편이다. 특히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역 12번 출구 인근에 '중앙 아시아 거리' 라는 이름으로 조성되어 있는 거리에 밀집되어 있다. 우즈벡의 역사도시인 사마르칸트 이름을 단 식당이 많은 편이고 수도인 타슈켄트(혹은 타'쉬'켄트) 이름의 식당도 각지에 있다. 간혹 chayhona(또는 chayxona)라는 이름의 식당들도 있다.[1]
과거 우즈베키스탄이 러시아 제국과 소련에 속했던 역사상, 보르시 같은 러시아 요리와 같이 파는 식당도 많다. 이는 한국 내 우즈베키스탄 음식점 외에도 다른 나라 우즈벡 식당이나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나 우즈벡 식당 모두 마찬가지이다. 우크라이나 같은 동유럽이나 리투아니아, 라트비아 같은 북유럽 국가들도 소련 지배의 영향으로 우즈벡 요리가 널리 퍼져있다. 우즈벡 요리는 다양한 양념이 들어가는데다가 고기와 빵, 야채와 유제품 등 균형 잡힌 식단으로 동유럽 전역에서 각광받는 음식이기도 하다. 실제로 동유럽을 여행해보거나 트립 어드바이저를 살펴보면 어지간한 동유럽 대도시에는 인기 많은 우즈벡식 식당들이 있다. 우즈베크인은 튀르크 제민족 특유의 개방적인 성향과 소련 시절부터 이어져온 강한 세속주의로 술에 관대하므로 러시아를 포함한 동구권의 전통술인 보드카를 함께 팔기도 한다. 차 문화도 발달되어 있는데, 차를 찻잎 줄기까지 같이 우리는 편이다.
사마르칸트, 부하라 등 옛 타지크인들의 영역이었거나 지금도 타지크인들이 많은 곳은 타지크식이며, 동부 안디잔과 나망간, 페르가나 일대 등은 우즈베크를 비롯한 기타 투르크계 제족들(위구르, 카자흐, 키르기스) 방식의 요리이기도 하다.[2] 제일 서쪽 카라칼파크스탄의 경우는 카자흐 요리와 비슷하며, 카라칼파크스탄 인근 호라즘 지역의 경우 투르크멘 요리와 비슷한데다가 터키 요리, 아제르바이잔 요리와도 비슷하기도 하다.[3]
2. 종류
전통요리로서는 위구르/타지크와도 비슷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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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그만 : 중앙아시아식 국수 요리. 조상이 란저우 라면과 같은 요리로 애초에 라그만이라는 명칭부터가 라면의 중국식 발음이 변형된 것으로 추정된다. 둥간족과 위구르인들로부터 유래한 요리이며, 규로라그만[4] , 보소라그만[5] 등과 같이 다양한 바리에이션의 라그만들도 존재한다[6] . 우즈베크식과 위구르식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위구르식은 국물이 거의 없거나 소스에 가까운 방식이며, 우즈베크식은 국물이 많은 방식이다.
이중에서 우즈베크 식 라그만은 맛이 우리가 잘 아는(살짝만 매우며 여러 채소가 들어간) 김치국수 또는 칼국수 비슷한 맛이 나기에 한국 음식이 그리우면 라그만을 먹어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 왠만한 식당가 에서는 대부분 팔기에 도시에 산다면 근처 식당에서 찾을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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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삼사#s-7 : 페이스트리 안에 고기를 채워 구워내는 일종의 페이스트리 요리. 한국 사람들이 만두로 흔히 생각하지만 거의 고기빵에 가깝다. 한국의 우즈베키스탄 음식점에서도 요리 설명으로 흔히 "빵 속에 고기"라는 설명이 달린다. 인도요리 중 사모사랑 모양은 비슷하나 조리법은 많이 다르다. 고려 원 간섭기 시대의 쌍화가 바로 삼사를 지칭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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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쁠로프: 우즈벡식 볶음밥이며 일명 기름밥이라고도 한다. [7] 한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중앙아시아 요리 중 하나라고 한다. 한국에서의 가격은 대략 1만원 정도. 사실 쁠로프는 러시아어고 우즈베키스탄에서는 어쉬(ош, osh)라고 한다. 본래 튀르크제족어로는 모든 종류의 음식을 가리키는 말이었으나 우즈벡어에서는 밥을, 터키어로는 여전히 모든 종류의 음식을 의미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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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트(만두) : 요구르트와 곁들여 나오는 중앙아시아식 만두 요리이다. 기원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중국이며, 터키에도 만트라는 요리가 있으나 이쪽은 라비올리처럼 자잘한 파스타형태로 변한 반면에 우즈벡식 만트는 큼직큼직한 고기만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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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슐릭 : 양꼬치 요리이며 우즈벡에 온다면 꼭 한번 먹어보는 걸 추천한다. 고기를 토마토, 레몬, 양파, 유민이 하루 정도 재운 후에[8] 숯불에서 굽는다. 중앙아시아 외에도 동유럽, 중유럽, 북유럽 등지에서 많이 먹는 요리이다. 베시판자(бешпанджа)라는 샤슬릭 요리도 발달되었다. 보통 샤슐릭 전문 식당에 가면 양꼬치 뿐만 아니라 소나 닭 등의 고기들도 같이 파니 이것저것 시켜보자.
- 슈르파(шурпа): 고기, 감자, 당근, 야채, 렌즈콩 등을 넣고 끓인 수프. 한국의 각종 고깃국과 비슷하다. 튀르크계에서 발견되는 공통 요리인 초르바의 조상뻘인 요리이기도 하다.
- 보히르속(boʻgʻirsoq)/피쉬메(pishme): 도넛과 비슷한 중앙아시아의 전통 튀김빵이며 향이 없거나 약하고 먹기와 보관이 좋아 남녀노소 좋아한다. 바로 나와 따뜻할 때 먹으면 입안에서 사르르 녹으며 식어도 딱딱해 지긴 커녕 오히려 바삭해 지는게 특징이다.보통 시장이나 주택가 근처에서 파니 지나가다 하나씩 사두자. 하루 동안 여행하는 내내 먹을수 있다. 투르크메니스탄에서는 피쉬메(pishme)라고 부른다. 몽골에도 보르초그라고 비슷한 음식이 있다(이 음식이 기원). 다만 투르크메니스탄의 피쉬메가 더 유명한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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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리뾰쉬까: 우즈벡 전통 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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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시(кукси) : 한국 요리의 국수가 고려인의 영향을 받아 우즈베키스탄 현지에서 변형된 것으로 냉면처럼 차게 해서 먹기도 하고 다른 민족들에게는 주로 온면 형태의 조리법으로 알려졌다. 우즈벡 내에서는 여름철에 먹는 음식으로 인식된다.
- 그 외 카자흐스탄과 가까이 접한 지역에서는 카자흐인들의 영향으로 말고기를 먹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말고기는 오히려 카자흐스탄에서 더 많이 먹는데, 카자흐스탄에서 말들이 많이 길러지는 가축동물이기 때문이다.
3. 위구르 요리와의 비교
오늘날 우즈베크 요리와 가장 흡사한 요리로는 역사적으로 교류가 활발했던 타지키스탄 요리 외에도, '''위구르''' 요리를 들 수가 있다. 우즈베키스탄 요리와 위구르 요리가 실제로 상당 부분 겹친다. 차이점이 있다면 우즈벡 요리는 인도와의 무역이 부흥한 영향으로 인도 요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고, 위구르 요리는 근세 위구르 지역이 경제적으로 비교적 낙후된 이유로 간단하게 빵에 말린 과일을 곁들이는 정도로 우즈벡 요리에 비해 좀 단촐하고 검소한 편이라는 정도이다.
위구르인과 우즈베크인은 같은 튀르크계 반농반목 민족으로서 오늘날 터키와 흡사한 방향으로 고기와 치즈, 요거트 외에도 빵과 차가 중심이 되는 식문화가 이루어졌다. 물론 양고기를 매일 먹을 수 있는 우즈베크인들은 일부에 불과했으나, 그렇다고 우즈베크 서민들이라고 해서 고기를 안 좋아한 것은 절대 아니었기 때문에 적은 양의 고기로도 고기 맛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요리들 이를테면 고기와 면을 함께 볶은 라그만이라든지 고기와 육수, 기름을 넣고 찌거나 볶은 필라프(볶음밥) 같은 요리들이 발달했다.
우즈베크 요리와 위구르 요리는 발전 배경이 비슷하다. 우즈베키스탄과 신장 위구르 자치구 일대 모두 여름에 지나치게 무덥고 강수량이 적은 건조한 지역이었고, 냉대 초원지대의 이웃 유목민들이 유목을 하기에는 새로 들어와서 유목을 하기에는 어려움이 많았다. 양(동물)을 사육하더라도 환경의 차이가 많이 나기 때문에 사육하는 품종을 바꿔주어야 한다. 따라서 우즈베키스탄과 신장 위구르 지역은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일대와는 다르게 유목보다는 관개 농업이 훨씬 생산성이 높았다. 우즈베키스탄을 다스리는 여러 정권들은 이 점을 이해하고 유목민과 농민 사이에 토지와 수자원을 공정하게 배분하는데 세심한 노력을 기울였다.[9] 이 과정에서 '''우즈베크인들의 식탁에는 유제품과 육류, 빵, 말린 과일, 양파와 같은 채소가 충분히 공급되었고, 여기에 중국에서 수입한 차와 인도에서 수입한 갖가지 향신료들이 곁들여졌다.'''
위구르인들도 역시 고기를 무척 좋아했다. 중세 위구르에 대한 당대 역사 기록을 보면 위구르인들이 믿는 마니교가 채식을 권장했음에도 불구하고, 위구르인들이 고기를 무척 좋아했는데 귀족층은 일부러 비싼 말고기를 먹고 중산층은 주로 오리고기와 양고기, 거위고기를 먹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또한 위구르인들은 우즈베크인들과 마찬가지로 난을 화덕에 구워먹었다.
차이점도 물론 있다. 지리적인 이유로 우즈벡 요리는 상술했듯이 타지크의 타지키스탄 요리와 이란 요리와 인도 요리의 영향을 더 많이 받았다. 또한 근세에는 우즈베키스탄 지역이 신장 지역보다 훨씬 부유했던 이유로 식문화 자체는 우즈베키스탄 요리가 더 화려할 수 밖에 없다. 우즈벡식 사슐릭은 위구르식 샤슐릭에 비해 고기를 더 크게 썰어서 굽는 편이다.
물론 맛의 경우는 위구르 음식도 맛있다고 하는데, 특히 라그만은 위구르 라그만이 가장 인정받는다고 한다. 위구르식 또는 위구르식과 비슷한 요리는 우즈베크 동부 지역에서 먹을 수 있다. 또한 우즈베키스탄이 최근에 엄청난 발전 중이지만 중국 신강 지방이 조금 더 경제상황이 좋다보니 양고기가 많이 소비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위구르 요리는 우즈베크 요리와 타지크 요리에 비하면 양고기가 좀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한다.
4. 같이 보기
[1] 식당 이름으로 쓰기 적당해서 그런지 전 세계 각지의 우즈벡 식당들이 즐겨 쓰는 이름이다. 이름의 뜻은 "다락방", "카페"이다(chay - 차, xona - 방). 전 세계 각지의 인도 식당 중에서도 Darbar라는 이름이 들어가는 식당이 많은 것과 같은 맥락이다.[2] 우즈베키스탄은 아니지만 반대로 타지키스탄의 경우, 후잔트, 우라테파 등 타지키스탄 내의 우즈베크족이 많은 지역에서는 우즈베크식 요리를 볼 수 있기도 하다(일부 지역은 키르기스인들이 거주하는 지역의 경우 키르기스식 요리도 있다).[3] 호라즘 지역은 오우즈 투르크(터키, 투르크멘, 아제르바이잔)족들이 나타난 지역이기도 하기 때문이다.[4] 간짜장처럼, 재료와 함께 볶은 소스를 면 위에 부어 먹는 라그만[5] 다소 매운 볶은라그만[6] 하지만 친구들을 중앙아시아 음식점에 꽤나 데리고 다녔을, 러시아, 중앙아시아 등을 수차례 장기간 다녀온 사람들도 라그만에 다양한 바리에이션이 있는줄 모르는 경우가 부지기수다. [7] 볶음밥 보다는 기름밥에 좀 더 가까운 이유가 우리가 아는 볶음밥은 밥하고 채소를 기름에 살짝 볶은 거지만 쁠로프는 채소, 고기, 쌀을 기름을 흠뻑 적셔서 만들기에 속이 안 좋을 때는 꺼려질수 있다.[8] 양고기 같은 경우에는 이 방식으로 노린내를 제거하는 효과가 있어 평소 양고기에 노린내를 싫어 하는 사람들도 양고기에 매력에 푹 빠질 수 있다.[9] 유목민과 농경민 사이에 토지와 수자원이 엉성하게 배분되어 실패한 사례의 좋은 예는 보코 하람이 날뛰는 나이지리아 북부를 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