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논(음악)

 

1. 개요
2. 기록물로서의 카논
3. 카논 형식의 악곡
3.3.1. 캐논 변주곡
3.3.1.2. JerryC의 Canon Rock
3.3.2. 대중매체에서


1. 개요


한 성부가 주제를 시작한 뒤 다른 성부에서 그 주제를 똑같이 모방하면서 화성진행을 맞추어 나가는 대위적인 서양 고전음악 악곡의 한 형식. 가장 간단하면서 친숙한 예로 〈동네 한 바퀴〉와 같은 '''돌림노래'''가 있다. 위 형식으로 된 서양 고전음악 악곡 중에서는 《카논》이라고 불리는 것이 있다. 하지만 그중 가장 유명한 것은 단연 요한 파헬벨(Johan Pachelbel)의 카논 라장조. 하위항목을 보시라.

Gerubach가 제작한, 요한 파헬벨의 카논 중 아래에 제시된 조르디 사발(Jordi savall) 버전에 스크롤 악보를 붙인 영상.[1] 끝까지 유심히 보면 카논이 어떤 것인지 단번에 알 수 있는 영상인데, 통주저음 (맨 아래 줄) 파트[2]를 제외한 '''세 줄이 사실 모두 정확하게 똑같다'''.[3] 단지 시작하는 지점이 다를 뿐. 똑같은 세 파트 연주가 시작만 다르게 했는데도 굉장히 잘 맞물린다는 점이 카논의 묘미라고 볼 수 있겠다.

위의 gerubach가 제작한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14개 카논. 보면 알겠지만 골드베르크 변주곡에서 주제를 가져왔다. 카논 양식의 다채로운 응용을 미친 듯이 보여주는 곡(과 영상)이라고 볼 수 있겠다.

2. 기록물로서의 카논


물론 일반 대중에게는 파헬벨의 작품처럼 고상한 기악곡으로 인지되는 곡이지만, 실제로는 당시 작곡가들이 그냥 지인들에게 편지를 보낼 때 대충 끄적여동봉하는 등 단순한 여흥 거리이기도 했다. 물론 기악 외에 가사가 붙은 성악 카논들도 많은데, 가사는 매우 다양하지만 개중에는 작곡가가 처한 당시 상황이나 개인 취향, 교우 관계에서 매우 중요한 단서를 제공해 주는 사적인 끄적임도 있다.
가령 모차르트가 남긴 카논들 중에는 똥오줌 이야기를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곡들이 있고, 베토벤이 남긴 카논들에도 악화되어 가는 건강에 대한 짜증이나 당시 높으신 분들에 대한 반골 정신, 지인들의 이름이나 성격에 대한 풍자, 만년에 남긴 필담장의 사소한 대화 내용 등이 가사로 쓰인 경우도 꽤 있다. 이 때문에 고전 시대의 작곡가들이 남긴 성악 카논은 해당 인물의 전기나 평전을 작성하는데 상당히 요긴하게 쓰인다.

3. 카논 형식의 악곡



3.1.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의 카논


아무래도 바로크 시대의 거장이다보니 바흐의 곡들 여기저기에서 캐논 형식이 자주 쓰인다. 위에서 든 예시도 그렇고 골드베르크 변주곡에서도 심심하면 나오고 그런다. 여기서는 그 중에서도 특징적인 것들을 들고자 한다.

바흐는 '''8성부'''의 카논을 작곡한 적이 있다. 작품번호는 BWV.1072. 해당 영상은 이 작품을 시각적으로 분석한 것.

음악의 헌정을 구성하는 파트들 상당수가 카논 형식으로 작곡되어 있다. 문서로 가 보면 반 가량이 캐논임을 볼 수 있다. 하나 같이 절묘하지만 그 중에서도 Canones Diversi Super Thema Regium의 Canon a 2[4]와 Canon a 4: Quaerendo invenietis를 (링크된 스크롤 영상과 같이) 들으면 캐논이 어떤 건지 다시금 느낄 수 있을 것이다.

3.2. 요하네스 오케겜의 카논



위에도 언급한 바와 같이 이런 다중성부 카논은 그렇게까지 희귀한 것은 아니었는데, 요하네스 오케겜의 경우 '''36성부 카논'''을 만든 적도 있다. 제목은 〈Deo Gratias à 36〉. SATB 4성부가 총 9편성으로 되어 있는데, 위 동영상은 36성부가 전부 중첩되는 후반부를 남성 4부로 나눠 시각적으로 분석한 것이다.[5] 악보 링크

3.3. 요한 파헬벨의 카논


'''세 대의 바이올린과 통주저음을 위한 카논과 지그 라 장조'''(Kanon und Gigue in D-Dur für drei Violinen und Basso Continuo[6])는 독일의 음악가 요한 파헬벨이 약 1694년[7] 작곡한 카논과 지그이다. 카논 중에서 대중적으로 가장 유명하다. 게다가 이 곡은 바흐와 깊은 인연이 있는 곡인데 1694년 10월 23일에 있었던 바흐의 큰 형이자 파헬벨의 제자인 요한 크리스토퍼 바흐(1671~1721)의 결혼식에 쓰이기 위해 헌정되었다는 사실이다.[8] 다만 앞의 카논이 워낙 마성의 포스를 자랑하는지라 같이 딸린 지그(Gigue)[9]잘 알려지지 않게 되었다.

▲ 고음악 연주자이자 지휘자인 조르디 사발(Jordi Savall)의 버전[10]. 맨 위에 소개된 영상의 원본이다. 여기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은 지그(Gigue)까지 포함되어 있는데, 원제를 보면 알겠지만 이게 풀버전이다.

▲ 샌프란시스코 고음악 앙상블의 연주. 다만 여기에는 지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악보와는 달리 악기들이 뭔가 더 있는 걸 볼 수 있는데, 바이올린들을 제외한 나머지(첼로, 오르간, 테오르보)는 통주저음 파트를 맡고 있으며, 이런 식으로 통주저음 파트 하나에 악기를 다수 포진시키는 건 당시에 흔한 일이었다. 그래도 그렇게 재미 없게 하는 건 아니고, 들어보면 알겠지만 이들 통주저음 악기들은 악보에 기술된 음표들 외에도 어울리는 화음들을 재량껏 깔아주기도 한다. 통주저음 문서를 참고하면 좋다.
위의 두 영상은 카논의 원전연주 버전이다. 밑은 모두 리어레인지된 것.
는 말할 것도 없고
등 존재하는 거의 모든 악기(심지어 전자계산기까지)로 연주했을 때 각각의 독특한 아름다움이 넘치는 곡이기도 하다.

3.3.1. 캐논 변주곡


위의 음악들 중 파헬벨의 카논은 미국의 음악가 조지 윈스턴에 의해 재해석되었고, 캐논 변주곡으로 탄생함으로써 원곡보다 더 유명해지게 되었다.

3.3.1.1. 조지 윈스턴의 버전


카논을 피아노 솔로곡으로 유명하게 한 아티스트는 조지 윈스턴이다. 사실 우리가 '캐논'이라는 단어를 보았을 때, 머릿속으로 연상하는 음악은 파헬벨의 캐논보다는 조지 윈스턴의 캐논에 훨씬 가까울 것이다. 출발은 파헬벨의 캐논을 편곡한 것이지만, 오늘날 대중 매체에서 가장 많이 등장하는 캐논이기도 하다. 파헬벨 버전 캐논을 들어보지 않은 사람도 조지 윈스턴의 캐논은 들어 보았을 것이다. 서정적인 캐롤 앨범인 December에 수록된 곡으로써 그후 수많은 다른 아티스트들이 그의 곡을 편곡했다.[12]
또, 유키 구라모토 버전이 있는데 유키 구라모토는 캐논을 앨범으로 낸 적이 없다. 한국에서 캐논 열풍이 불던 시절 소리바다로 많은 음악들이 유포되었는데 이 때 이름을 바꾸어 잘못 유포 된 것이다.
여담으로 원곡은 D키라 도와 파에 #이 붙어있는데, 해당 변주곡은 C키라 아무 음도 #이나 이 붙지 않는다.

3.3.1.2. JerryC의 Canon Rock



3.3.1.3. 펌프 잇 업 수록곡



3.3.2. 대중매체에서


'''"이 노래를 들으면...슬퍼진단 말이야."'''

팀 로빈스마틴 로렌스 주연의 낫 씽 투 루즈라는 코미디 영화에서 범죄자 한 명이 라디오에서 카논을 듣다가 꺼버리는데, 거기서 한 말이 카논의 성격을 함축적으로 나타낸다.
이 영화의 삽입곡인 c u when u get there도 카논 커버곡이다.#
감정이 민감하거나 기분이 우울하거나 좀 슬플 때 들으면 자신도 모르게 눈물이 맺히게 만드는 신묘한 능력을 가진 노래이기도 하다. 아시는 사람들은 다 알겠지만, 신세기 에반게리온의 첫 극장판 사도신생에서 중간 삽입곡과 Death파트의 엔딩 테마로 쓰였다.중간 삽입곡Death파트 엔딩 테마 그런데 DVD판에서 Rebirth 파트와 혼의 루프란이 짤린지라 사람들은 Death 파트 엔딩 테마를 사도신생의 주제가라고 알고 있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샘플링 곡으로 자주 쓰인다.

I-V-Vi-iii-IV-I-IV-V 의 캐논변주곡 코드진행과 비슷하게 진행되는 노래들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코드라서 음악계에 있는 사람들은 캐논의 코드를 '머니코드'라고도 한다.
일본에서는 캐논변주곡의 코드로 만든 여러 곡들이 하나같이 일발성 반짝인기로 끝나버린 경우가 많아 一發屋(잇바츠야,우리말로 의역하면 반짝인기 혹은 반짝스타정도)곡이 많다고해서 一發屋코드라고도 한다. 대표적인 곡으로는 KAN의 愛は勝つ, 오카모토 마요의 Tomorrow 등이 있다.
2ch에서는 엔드 오브 에반게리온 개봉과 거의 동시에 OST인 Komm, süßer Tod의 전용 스레가 열려 한동안 열띤 논쟁이 벌어졌었는데, 그 중에서 이 곡을 뼈대로 삼은 것이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었고[13] 이에 대한 의견이 몇 차례 교환된 뒤 이를 검증하기 위해 '''"Komm, süßer Tod" in D-Dur für drei Violinen und Basso Continuo'''라는 이름의 매드 무비가 나오게 된다. 21세기 들어서는 약칭으로 흔히 '''Kanon, süßer Tod.'''라고 불리며, 단순한 머니코드를 뛰어넘어 코드 진행이 완전히 동일하다는 결론을 이끌어내 검증은 대성공, 이후 이 노래와 관련해서 빠지지 않고 거론되는 리믹스 버전이 되었다. 그리고 영국 락밴드인 프로콜 하룸의 A Whiter Shade of Pale의 메인 멜로디에 관한 부분도 재발견되어 그 이후로는 관련 위키에서 이 부분들에 대한 설명을 대부분 등재하고 있다. 비오는 날 라디오에서 종종 나오는 국내에서 히트한 아프로디테스 차일드(Aprhodite's child)[14]의 곡 Rain and tears도 대놓고 카논이다.
UNDER NIGHT IN-BIRTH미카의 주무기인 '파헬벨 카논'의 모티브. 동시에 테마곡인 Forceful Step에서도 해당 곡의 주 선율을 집어넣었다.
머신 건 켈리카밀라 카베요의 콜라보 곡인 'Bad Things'는 캐논변주곡을 샘플링해서 만든 노래이다.
국내에서 성스러운 분위기를 내고 싶을 때 리베라 소년 합창단이 부른 카논을 편곡한 Santus를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백지영의 '사랑안해' 도 코드 진행이 카논과 일치한다.
악동뮤지션의 '오랜 날 오랜 밤'에서는 도입부에 카논이 나온다.
레드삭스의 sweet dream에서도 도입부에 캐논변주곡이 나온다
자전거 탄 풍경너에게 난, 나에게 넌, 스탠딩 에그오래된 노래에도 캐논변주곡의 코드가 들린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에서는 4화에서 99즈 밴드가 180BPM으로 Jerry C의 편곡 버전을 연주했다.[15]
한화 이글스의 팀응원가 '내 사랑 한화, 내 사랑 이글스~'에도 카논이 나온다.
특이하게도 뉴스에서도 사용된다. 2020년 6월 29일 부터 사용 중인 MBC 뉴스투데이의 시그널 음악이 캐논변주곡 락 버전을 리메이크한 것이다.



[1] 다만 지그(Gigue) 파트는 빠져 있으며, 영상 끝의 언급에 따르면 원래 연주에서 19.35% 정도 느리게 했다고 한다.[2] 근데 이 부분은 4마디만 있다. 실질 적으론 2마디다, 그마저도 사실 도돌이표 전 2마디와 도돌이표로 무한반복하는 2마디가 똑같아서 2마디 8음만 주구장창 반복하다 끝나는 곡이다. 오케스트라 동아리 같은 데에서 이 곡을 연주한다고 하면 첼로 파트들이 (특히 외주 나갈 때) 편하다고 좋아할지라도 막상 하면 너무 재미 없어서 싫어하기도 한다. 심지어 이걸 계속 반복하다가 정신줄 놓을 수도 있는데, 다들 마지막 음을 긋는 와중에 혼자 레-라-시-파-...를 반복하는 첼로 단원도 가끔 보이곤 한다.[3] 특히 이 곡이 끝날 때 영상을 보면 이게 무슨 말인지 확실히 와닿을 것이다.[4] 이 곡을 바흐의 뫼비우스 띠 음악(#)으로 접한 사람들이 있을 것이다.[5] 풀버전의 경우 원곡 전체를 5분 30초 정도로 빠르게 부른 버전이나 6분짜리 정배속 버전을 참고할 것.[6] 영역: Canon and Gigue in D Major for 3 Violins and Figured Bass.[7] 정확한 작곡 날짜가 알려져 있지 않으나, 1700년 경 이전으로 추정된다.[8] 출처가 정확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많은 위키백과에서 이 설을 사실로 밝히고 있다.[9] 춤곡 양식의 곡들 중 하나이다. (지그라고도 읽고 기그라고도 읽는다.) 바흐 등의 바로크 음악에서 심심하면 나타나는 양식으로, 당장 샤콘느로 유명한 무반주 바이올린 파르티타 중 2, 3번이 이 형식을 가진 악장을 가지고 있으며 무반주 첼로 모음곡 전 곡 역시 가지고 있다.[10] 버전이라고 했지만 이게 원래 파헬벨의 악보대로 연주된 것이다.[11] 대림산업 e편한세상의 브랜드광고다. 비보이의 모습까지 함께 어울린다.[12] 사실 윈스턴의 곡 제목이 Variations On The Kanon By Johann Pachelbel 로 파헬벨 것이라 밝히고 있는데 윈스턴의 것을 편곡했다는 말은 조금 이상하다. 게다기 David Lanz 의 편곡은 윈스턴의 것과는 상당히 다르다.[13] 해당 문서에도 기술되어 있지만 예를 들어 이 곡의 맨 처음 멜로디(신디사이저 첫 부분, 보컬 첫 부분)는 노골적으로 파헬벨 카논의 중후반부 멜로디 중 일부(이 문서 맨 위에 있는 동영상의 3:19 부분부터)를 차용하였다. 혹시 너무 빨라서 잘 모르겠으면 위 샌프란시스코 고음악 앙상블 연주(3:29부터)를 들어보자.[14] 마성의 BGM "불의 전차" 주제곡으로 유명한 반젤리스, 호소력 짙은 보컬의 데미스 루소스가 있던 그리스의 프로그레시브 락 그룹이다,[15] 다만 방송분에서는 초반 부분이 오케스트라 버전으로 대체됐다. 음원과 유튜브 라이브 버전에서는 제대로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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