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리단길
1. 개요
서울특별시 용산구에 위치한 길로서, 도로명주소 상의 명칭은 '''회나무로'''이다.
2. 상세
번화가라 하기엔 조그마한 편이고, 이태원동에 속한 지역이지만 이태원과는 이질적인 분위기 때문에 유명했었다. 과거 육군중앙경리단(현재의 국군재정관리단)이 이 길 초입에 있어 경리단길이라는 이름이 붙었다. 상권은 국군재정관리단을 중심으로 언덕길과 녹사평역 방향을 따라 형성되어 있다. 근처에 외교공관도 여럿 있다.
용산미군기지와 가깝기 때문에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있던 2000년대 초까지만 해도 옆동네 해방촌과 마찬가지로 그냥 외국인 좀 많이 돌아다니는 소박한 주택가였다. 클럽, 술집 등 상업시설은 주로 이태원에 몰려있었기 때문에 당시에는 기껏해야 저렴한 밥집이나 시장밖에 없었다. 그러다가 평택으로의 미군기지 이전이 진행되면서 급속도로 식당이나 술집같은 가게들이 늘어나기 시작했다.
일반적인 식당보다는 분위기 좋은 술집이나 카페가 많아 한국에 체류하는 외국인들이 찾아오는 곳이다. 한때는 힙스터들이 많이 찾는 곳이었지만 요새는 연남동과 합정역으로 많이들 옮겨 갔으며 유명세를 타면서 그들 또한 발길을 돌렸다. 그러나 그 유명세는 어디 가지 않았는지, 이후 다른 동네나 도시 일대에 새로이 형성된 카페/술집/옷가게 골목들을 '*리단길'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일이 많아졌는데, 대표적인 예로 망원동 쪽의 망리단길, 석촌역과 석촌호수 동호 일대의 송리단길, 봉천동 쪽의 봉리단길, 수원의 행리단길, 경주의 황리단길, 순천의 옥리단길이 있다(...)
원래 좁은 동네였기에 차도도 2차로이고 인도도 매우 좁다. 가게가 늘면서 주변의 주택을 개조해 가게를 내고 있다.
싸게 식사를 하기는 힘든 동네다. 분위기 위주의 가게가 많아 요리값이 비싼 편이다.[1] 게다가 모텔도 거의 없기에 정말 놀러만 오는 동네이다. 이태원동의 경우엔 모텔이 10만 원에 가깝다.
3. 몰락
2018년 들어서 경리단길이 예전의 활기를 잃고 있다는 목소리가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표적인 예로, 연예인 홍석천 씨가 경리단길에 부쩍 가게를 내놓는 일이 많아졌다면서 경리단길을 살려달라는 절규 섞인 내용의 인터뷰를 했다. 물론 홍석천 씨 말고도 이름 없는 소상공인들과 평범한 시민들 역시 경리단길이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는 뉘앙스의 말을 하는 것을 언론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이유인즉, 쉽게 설명하자면 처음에 입소문을 타서 자연스럽게 손님들과 방문객들이 늘어나면서 장사가 잘 되고 매출이 올라서 그에 힘입어 상권이 활발해지는 것까지는 좋았으나, 건물주들이 이 모습을 지켜보더니 매출이 제법 늘었다 싶으니까 그에 맞춰서(?) 임대료를 세 배# 이상 올려버렸다. 근시안적 사고에서 벗어나지 못해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죽여버린 격.
다만, 초대 건물주들이 임대료를 올려서 쭉 운영한 것은 아니고 임대료를 올린 다음 건물을 팔아넘긴 경우도 꽤 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시 말해, '''올린 사람 따로, 피해보는 사람 따로'''인 경우도 제법 된다는 것. 물론 그 사람들도 해당 건물을 사서 임대료로 재미를 본 다음 다시 건물을 팔아넘기는 식으로 진행하려 했겠지만 예상보다 상권이 일찍 무너진 케이스라 할 수 있다. 즉, 선량한 피해자라기 보다는 폭탄 돌리기에 당한 정도로 볼 수 있다.
거기에 호황을 누리던 시절과 다르게 그 1~2년 동안 50% 이상 손님들이 급감했다고 하니, 임대료 상승에 매출 감소까지 겹치게 되었고, 일반 자영업자들은 버틸 수가 없게 된 것이다. 애초에 아주 특출난 게 없이 순전히 가게의 분위기만을 보고 비싼 값을 치르던 지역인데 그 컨텐츠가 훼손되니 갈 이유가 없어져 쉽게 무너지게 된 것. 결국 그 높은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주체는 일부 자영업자들을 제외하면 일부 대기업 프렌차이즈 업체들 뿐이고, 자연스럽게 젠트리피케이션이 발생하는 것이다. 물론 젠트리피케이션의 본래 의미는 "낙후된 지역을 고급화하다"이지만, 경리단길에서는 결코 긍정적으로만 볼 수 없는 의미이다.
2020년 기준으로 코로나19가 심해짐에 따라 상권 자체가 유령도시가 되었다. 좀 더 정확하게 말하면 유명해지기 전 주거지역 수준으로 돌아갔다고 보면 된다. 관광지화되기 전으로 돌아갔으니 주민 입장에서는 더 반길만한 현상인 셈이자[2] 임대업자들에게도 정의구현. 2019년 8월 21일자 경리단길 풍경 일부 하지만 아직까지도 꾸준히 잘 나가는 곳이 일부 남아있으며 외국인도 적잖이 눈에 띈다.
2020년 12월 기준으로 완전히 망해버렸다.# 안그래도 2018년 시점에서 지나치게 비싼 음식 가격, 경사가 심하고 좁은 부정적인 상권입지 와 불편한 교통/주차문제, 세간에 알려진 건물주들에 대한 사람들의 부정적인 인식 등으로 인해 몰락한 곳이었지만 코로나 19 영향으로 인한 전체 이태원 상권의 대몰락으로 마지막 남아있던 촛불 한 개마저 꺼졌다. 상권이 활발해서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2015년까지의 풍경과 비교해보면 격세지감이라 할 수 있다. 개선공사를 하기로는 했으나 잘 될지는 미지수다.
4. 교통
도시철도는 서울 지하철 6호선 녹사평역이 가깝다.
5. 경리단길에서 이름을 따온 길
경리단길의 성공 이후, 경리단길을 패러디한 'X리단길'들이 생겨났다. 잘 모르는 사람은 판교나 중앙역 같은 것처럼 이 지명들이 전국에 보편적으로 존재하는 지명인 걸로 착각할 수 있으나, '''모두 경리단길의 이슈와 성공으로 인해 생겨난 아류'''다. 애초에 경리단길이라는 이름 자체가 '육군중앙'''경리'''단'에서 유래한 지명이기 때문에 '경+리단'이 아니고 '경리+단'이다. 어떻게 보면 '경리단길'에서 '경'만 바꾼 이름들은 해괴한 이름인 셈. 어쨌든 경리단길의 아류들 중에서는 경리단길 못지 않게 나름 성공한 곳도 다수 생겼다.
일리단길과 같이 실제 도로와는 연관이 없는 드립으로 종종 이용되기도 한다.[3]
- 서울특별시: 망리단길(마포구 망원동 일대) , 송리단길(석촌호수 백제고분로 일대), 중리단길(중구 중림동 중림로), 용리단길(신용산역 일대)
- 부산광역시: 해리단길(부산 도시철도 2호선 해운대역 뒷길[4] ), 범리단길(청룡동 범어사로 일대) , 전리단길(부산진구 전포동)
- 인천광역시: 평리단길(부평 문화의거리 내), 청리단길(부평구청, (7호선) 부평구청역 3번 출구 인근)
- 대구광역시: 봉리단길(중구 대봉동 김광석거리 주변)
- 광주광역시: 동리단길(동구 동명동)
- 울산광역시: 꽃리단길[5][6] (동구 방어동)
- 경기도: 행리단길(수원시 행궁동 화성행궁 행궁동주민센터 주변), 중리단길(이천시 중리동 어재연로), 역리단길(부천시 역곡동), 댕리단길(안양시 안양동 대농단지 일대), 밤리단길(고양시, 정발산동 및 마두1동 일대)
- 강원도: 양리단길(양양군 현남면 인구해수욕장 해변 일대)
- 경북: 황리단길(경주시 황남동 내남내거리~황남초교네거리) 금리단길(구미시 구미역 역사 뒤쪽~도립도서관, 금오산 근처에 있어서 그렇다)
- 전북: 객리단길[7] (전주시 완산구 중앙동)
- 순천: 옥리단길[8] (순천시 옥천동 )
- 사천: 벌리단길 (사천시 벌리동 )
[1] 그래도 잘 찾아보면 보름달, 세희네김밥 등 저렴하고 괜찮은 한식집이 드물게 있긴 하다. 경리단 사잇길 입구 부근의 태화장도 오랫동안 자리를 지켜온 화교 식당. 하지만, 이런 곳은 외식하는 곳이라기보다는 그냥 밥집으로 봐야한다.[2] 애초부터 명동같은 상업구역이 아니라 고깃집, 과일가게, 미용실 등이 있는 그냥 사람 사는 동네에 가까웠다.[3] 아직 '일리단길'이란 명칭의 도로는 없다. [4] 구 동해남부선 해운대역.[5] 해가 떠오를 무렵 바닷물이 만조가 되었을때, 파도가 출렁이며 햇살과 함께 바위에 만들어내는 무늬가 붉은색으로 꽃처럼 아름다워 '꽃바위'라고 불리우게 되었다고 한다. 아름다운 크고 작은 바위들이 절경을 이루었지만, 지금은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부가 들어서면서 옛 자취를 찾아볼 수가 없다.[6] 버스 종점으로서 방어동 일대가 꽃바위라는 지명으로 유명해졌다.[7] 전주 객사가 있었다고 한다.[8] 순천시 옥천동(옥천이 흐르는 동네)에 위치한 구시내 지역으로, 구시내 지역을 재생하자는 움직임을 비롯하여 최근 복고풍의, 옛 것을 추억하는 시대의 흐름이 맞물려 작은공방, 화방들과 음식점, 카페 등의 가게들과 벽화, 이벤트 등 소소한 볼거리가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