꿀빵
[image]
1. 개요
대한민국의 경상남도, 특히 통영시와 진주시 등지를 중심으로 유명한 과자. 통영시에서는 특히 충무김밥이랑 더불어서 지역 대표급 음식으로 여겨지기도 한다. 지역명을 앞에 붙여 '통영꿀빵', '진주꿀빵' 이라고도 하는데, 1990년대 들어 외지인들의 입소문으로 조금씩 타 지역에도 알려지자, 뒤늦게나마 제주특별자치도 등지에서도 상품화하고 있다.
꿀빵에는 꿀이 들어가지 않는다. 겉에 발린 끈적끈적한 액체는 '''조청'''이다. 다만 오리지널 본점인 오미사 기준임으로 다른 가게에서도 조청을 쓰는지는 알 수 없다. 믿기 어렵다면 오미사 꿀빵을 먹고나서 밑에 고인 액체를 흰 종이 위에 살짝 비춰보자. 연한 노랑색을 띄는 것을 알 수 있다.
2. 상세
동그랗게 빚어 만든 도넛을 기름에 튀긴 뒤 깨를 버무려 넣은 '''꿀이 아닌 조청'''을 골고루 발라 만드는데, 속재료로는 팥을 달착지근하게 조린 적앙금이 쓰인다. 조청의 찐득한 질감이 꿀을 연상시키기 때문에 붙은 이름인 듯. 간혹 깨 외에도 땅콩, 아몬드 부스러기나 호박씨 등을 같이 버무려주거나 앙금 속에 넣는 곳도 있고, 적앙금 대신 백앙금, 완두앙금, 고구마앙금이나 복분자를 첨가한 팥앙금 등을 넣는 곳도 있다. 일반적인 도넛과는 달리 빵이 두툼해서 먹고 나면 제법 배가 부르다. 이것 역시 오미사 꿀빵을 기준으로 한다. 다른 프렌차이즈 꿀빵은 제법 빵이 얇아서 가볍게 먹을수도 있다.
원래 바다에 나가 한나절 혹은 며칠 씩 고기를 잡던 어부들이 간식 거리로 많이 먹던 과자였다. 다른 밀가루 과자들과 달리 물기가 적고, 과자 전체를 조청으로 감싸 통기성을 줄인 탓에 잘 상하지 않는 편이라 애용되었다고 한다. 그리고 조청 때문에 한입 베어물면 고구마 맛탕 비슷한 독특한 식감을 느낄 수 있다.
비슷한 아이디어로 이곳저곳에서 만들기 시작하다 보니 다들 어디가 원조인진 모르지만, 통영에서 원조로 손꼽는 집은 오미사꿀빵이다. 통영 적십자병원 뒷골목에 있는데, 가게 옆에 오미사세탁소가 있어서 오미사 옆 꿀빵집에서 만나자~ 라고 하던게 오미사세탁소가 문을 닫으면서 자연스럽게 그쪽 빵집에 붙은 이름이라는 듯. 원래 꿀빵 외에도 다양한 밀가루 음식을 팔던 자그마한 분식집이었는데, 197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부모님 세대에게는 꿀빵보다 분식으로 팔던 우동이 더 유명했다.
통영 시민들 외에 관광오는 외지인들도 많이 사간다고 하는데, 본점은 언제나 딱 100개만 만들기 때문에 14:00~15:00쯤이면 하루치 빵이 다 팔려서 문을 닫기 일쑤라고 한다. 주말에는 심하면 정오 이전에 동이 난다. 본점에서 사려면 아침에 가보자.
지금은 아예 본점 주인의 아들과 며느리가 미륵도의 도남동에[1] 기업화된 분점을 열어서 수요가 분산되는 중. 분점은 휴일에도 영업하고, 점포 판매 외에도 전국에 통판을 할 정도로 많이 만들긴 하지만 그래도 15:00~16:00즈음 동이 나는 편이니 여기도 일찍 가는 게 좋다. 덤으로 분점은 매주 수요일이 정기 휴일이니 헛걸음 하지 말도록.
가격은 조금 비싸다. 일단 유명한 오미사꿀빵은 2015년 기준으로 개당 800원. 크기가 파리바게뜨 등 프랜차이즈 빵집들에서 파는 단팥 도넛과 비슷한데 은근 비싸게 느껴진다. 물론 이게 정가는 아니고, 크기나 파는 곳에 따라 가격이 저마다 제각각이다. 관광객들이 많이 몰리는 곳에서는 이런저런 견과류를 더 묻혀 버무렸다고 해서 개당 1000원 받기도 한다.
3. 그 외
서호시장 등 시내 재래시장들이나 빵집에서도 꿀빵을 팔고 있는데, 사실 통영에 있는 대부분의 빵집에서 이걸 판다. 심지어 미륵도의 한려수도 조망 케이블카 탑승장에서도 팔고 있고, 관광객들이 몰려있는 중앙시장과 동피랑 마을 입구에도 제법 있는데 그것도 모자라서 아예 공장을 시내 변두리에 만들어 놓고 거기서 매일 일정량을 가져와 파는 소규모 프랜차이즈 형태의 체인점들이나 카페들도 있다. 진주에서는 중앙시장 인근의 수복빵집[2] 과 덕인당 등이 유명하다.
전반적으로 경남 해안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에게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인기를 자랑하지만, 젊은 층에서는 '너무 빡빡하고 달다' 는 이유로 싫어하는 이들도 있는 모양이다. 사실 단맛계열도 초콜렛이나 사탕이라기 보단 팥의 단맛이다 보니 어른층에게 더 어필할만한 맛. 다만 우유와 함께 먹으면 단맛도 줄고 식감도 부드러워져 괜찮은 편.
빵 전체에 찐득하게 발라진 조청 때문에 포장재에서 떼어내기가 어려우며, 오히려 서로 엉겨붙어버린 빵의 살점(?)이 뜯겨나가는 안습 상황도 종종 겪는다. 떼낸 뒤에도 비닐 등으로 제대로 싸쥐고 먹지 않으면 손가락이 조청 투성이가 되는 것도 문제. 이 때문에 꿀빵 파는 곳에서는 쥐고 먹을 수 있게 작은 비닐봉지들을 같이 끼워준다. 깔끔하게 먹고 싶다면 1회용 플라스틱 포크를 쓰면 좋다.
일단 오미사꿀빵을 기준으로 겉에 발린것은 조청이지만, 다른 꿀빵집까지 조청인지는 알 수 없다. 이 문서 초기에 쓰인대로 물엿일지도. 몇몇 가게들은 조청을 버무리지 않은 것도 팔지만, 단팥 도넛과 다를 바 없는 평범한 모양새가 되기 때문에 수요가 많지는 않은 듯 하다.
약 7년 전까지만 해도 오미사 꿀빵을 제외하면 동네 빵가게에서만 조금 팔고 말던것이 케이블카의 힘으로 관광객이 몰리자 꿀빵 가게거 우후죽순으로 늘었다. 음식 자체의 디테일이 배끼고 말고 할것도 없을 정도로 단순해서인지 이런식으로 나타난 가게들은 차별화를 위해서 꽤 다양한 메뉴를 내 놓고 있는 것도 특징.
옆동네인 거제시에는 유자가 들어간 유자꿀빵이 있다.
외국인들 입맛에는 좀 호불호가 갈리는 듯하다. 달달한 맛에 웬만해선 다들 만족감을 표하지만, 역시 생소한 단맛인지라 처음 접해보면 약간 거부감이 들수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