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온 킹(뮤지컬)
1. 개요
디즈니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을 원작으로 하여 1997년에 디즈니 시어트리컬 프로덕션에 의해 제작된 뮤지컬이다. 비평과 흥행 모두 엄청난 반응을 얻은 원작과 같이 뮤지컬 역시 브로드웨이 뮤지컬 사상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원작이 모든 등장인물이 동물로 구성된 극이기 때문에 이를 무대극으로 옮기는 것이 가능할지에 대한 우려도 있었지만, 천재 연출가 줄리 테이머가 아시아의 가면 무용극과 인형극에 아프리카 마스크를 섞어 오히려 원작 애니메이션의 예술적 완성도를 초월하는 독창적인 무대 예술이 탄생하였다.
만약 단순히 동물탈을 쓰면 아동극이 되겠고, 소품만 쓰면 인형극이 되겠지만 뮤지컬 버전은 동물 캐릭터 하나하나를 특징을 살려 독특하게 해석한 것이 대성공을 거뒀다. 예를 들어 심바와 날라같은 경우 작은 가면 하나를 썼을 뿐 배우의 얼굴들이 그대로 드러나고 동물 같지도 않다. 그러나 이들은 작중에서 인간적으로 묘사되는 것처럼 동물보다는 아프리카 부족의 젊은 전사같은 모습을 보인다.[1] 반면 자주는 배우가 무대 위에서 직접 조작하는 자주 소품을 통해 표현했다. 엑스트라 동물 하나하나도 특성을 살렸는데, 영양같은 경우 영양 세 마리가 번갈아 뛰어가는 모습을 형상화한 움직이는 소품을 배우가 들고 나오고, 코끼리는 여러명의 배우가 실제 코끼리만한 거대한 가짜 코끼리를 작동시킨다. 라이온 킹 뮤지컬의 특징은 '''배우들의 얼굴을 가리려는 시도도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아예 배우들의 얼굴을 대놓고 노출할 뿐더러, 배우들의 표정연기가 중요하게 작용한다.
이 것이 통하는 이유는 애초에 원작 라이온킹이 극도로 의인화된 이야기이기 때문에 여기서 동물들은 모습만 동물이지 사실상 사람이기 때문이다. 이들은 행동 뿐 아니라 다양한 표정과 풍부한 감정표현을 통해 캐릭터성을 표현한다. 즉, 원래부터 사람들의 이야기에 가까우니 뮤지컬에서 동물이라는 설정을 가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도 통하는 것.[2]
다소 어색해보일 수 있는 인형극+동물탈의 조합을 살린 것은 연기, 그리고 연출의 힘이다. 극의 하일라이트 중 하나인 Stampede의 경우 무대에 설치된 장치의 원리는 수동으로 스크린을 돌리면 스크린에 붙어있는 영양 모형들이 아래로 내려오면서 달려오는 효과를 내고, 앞에서 심바 역의 아역배우가 제자리뛰기를 하는 것이다. 사실 스틸 사진으로 보면 뭐하는 짓인가 싶을 정도로 웃긴다. 이건 진지한 표정으로 고민하는 무파사 옆에 자주 인형 들고 있는 배우가 있는 모습을 봐도 마찬가지. 그러나 stampede 장면을 실제로 무대에서 보면 전혀 유치하지 않고 '''숨막힐 정도로 긴장감이 있다.''' 신기한게 어떤 캐릭터는 배우의 얼굴을 봐야하고, 반대로 어떤 캐릭터는 배우를 무시해야하는데 관객은 의식하지 않더라도 자연스럽게 그 부분으로 시선이 가게되어있다. 앞서 언급된 무파사와 자주의 경우 무파사는 그가 쓰고 있는 마스크 외에 배우의 표정연기도 중요하다. 그러나 자주는 소품 자주를 봐야한다. 그런데 이걸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하게 된다. 이런 뛰어난 연출과 각색 덕분에 전세계에서 수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은 것이다.
라이온 킹은 흥행과 비평 모두에서 엄청난 성과를 거두었다. 1998년 토니상에서 11개 부문의 후보로 선정되어 최우수 뮤지컬상, 최우수 연출상, 최우수 안무상, 최우수 무대 디자인상, 최우수 의상상, 최우수 조명상의 6개 부문에서 수상을 달성했다. 이로서 감독 줄리 테이머는 역사상 최초로 토니상의 최우수 연출상을 수상한 여성이 되었다. 뿐만 아니라 1998년 뉴욕 드라마 비평가 협회에서 최우수 뮤지컬상, 1999년 그래미 어워드에서 최우수 뮤지컬 앨범상, 1999년 로렌스 올리비에 어워드[3] 에서 최우수 안무상과 최우수 의상상을 수상하였으며 이 외에도 메이저 예술 시상식에서 70여개의 상을 휩쓸었다.
흥행 면에서는 브로드웨이에서 10억 달러(한화 약 1조 1200억원)가 넘는 흥행을 거두어 역사상 가장 흥행한 뮤지컬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또 브로드웨이 역사상 가장 높은 흥행을 기록한 뮤지컬에 등극하였다. 전세계적으로는 20개국 100여개 도시에서 공연되어 남극을 제외한 모든 대륙에서 공연이 이루어졌으며 9000만명이 넘는 관객을 동원하며 81억 달러(한화 약 9조 835억원)를 넘는 흥행수입을 거두어들여 역대 모든 영화와 무대극 중 가장 많은 수입을 기록하였다.#[4] 브로드웨이에서의 8500회가 넘는 공연을 통해 오페라의 유령과 시카고에 이어 브로드웨이 역사상 3번째로 긴 장기 공연을 기록 중이며 역사상 최초로 전 세계에서 6개 프로덕션을 15년 이상 장기 공연하였다. 영어를 제외하고 한국어, 프랑스어, 독일어, 네덜란드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 일본어, 중국어를 비롯해 8개 언어로 공연되었으며 현재에도 브로드웨이, 웨스트엔드, 함부르크, 도쿄, 삿포로, 마드리드, 헤이그, 홀란드, 북미 투어와 인터내셔널 투어 총 8개 프로덕션이 공연 중에 있다.# 브로드웨이 초연 후 20년이 지난 2018년 9월 현재에도 해밀턴에 이어 브로드웨이 연간 흥행 순위 2위에 오를 정도로 식지 않는 인기를 자랑하고 있다.
2. 예고편
3. 프로덕션
3.1. 미국
1997년 7월 8일 미네소타의 미니애폴리스에 위치한 오르페움 극장에서 시범공연이 이루어진 뒤 1997년 10월 15일 브로드웨이의 뉴 암스테르담 극장으로 옮겨왔다. 이후 여러번의 사전 공연을 거쳐 1997년 11월 13일 공식적으로 초연되었다. 2006년 7월 13일 뮤지컬 메리 포핀스의 상연을 위해 뉴 암스테르담 극장에서 민스코프 극장으로 옮겨왔으며 지금까지 민스코프 극장에서 계속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브로드웨이 외에도 여러 도시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 2000년 9월 29일에 로스앤젤레스의 팬테이지스 극장에서 막이 올라 2003년 1월 12일 막을 내릴 때 까지 952회의 공연이 이루어졌다. 또한 2009년 5월 5일에는 라스베이거스에서 공연이 시작되었으며 2011년 12월 30일 막을 내렸다. 이렇게 미국의 특정 도시에서 장기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은 브로드웨이를 제외하면 상당히 드문 일이라고 한다.
3.2. 한국
2006년 일본의 대형 극단 시키#s-2를 통해 한국에서 공연이 이루어졌다. 공연에는 일본에서 활동하는 한국인 배우들과 한국에서 오디션을 통해 뽑힌 배우들이 함께 무대에 올랐다. 당시 2006년에는 롯데에서 국내 최초로 설립한 뮤지컬 전용 극장인 샤롯데씨어터가 개관을 앞두고 있었는데, 시키와 롯데가 계약을 체결하여 라이온 킹이 샤롯데씨어터의 개관작으로 선정되었다. 이를 두고 당시 한국 뮤지컬 계에서는 여러 논란이 일었다. 새로운 뮤지컬 전용 극장이 해외 극단과 계약을 체결했다는 것과 더불어 당시 연매출이 한국 전체 뮤지컬 시장보다 컸던 거대 기업이 전세계에서 흥행 신화를 써내려가던 뮤지컬을 들고 한국에 진출한다는 사실에 많은 이들이 경계의 시선을 보냈다. 윤호진 당시 한국뮤지컬협회 이사장은 "문화제국주의의 발로", "롯데와 시키의 밀약에 따른 문화침탈"이라고 말하며 공연중지 운동을 벌일 것이라고 공개적으로 선언하였다. 또한 시키의 저가 정책에 대해 "장기 공연일 경우에는 국내 제작사도 충분히 가능하다"며 "시키가 한국 시장의 가격 질서를 왜곡시켜 뮤지컬계와 관객을 이간질시키기고 있다"고 말했다.# 뿐만 아니라 한국 뮤지컬계에서는 시키 극단에 참여하는 배우와 스텝들은 보이콧할 것이라는 이야기도 흘러나왔다. 그러나 이러한 반발에 대해 기존의 뮤지컬 전용 극장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해 영화관으로 바뀌게 하였으며 대기업의 수많은 지원과 펀드 조성을 살리지 못하는 한국 뮤지컬계의 자성을 촉구하는 목소리도 일었다.
이러한 논란에 기존의 폐막일을 정해놓지 않고 공연을 이어가는 '오픈 런' 방식의 계획에서 2006년 10월 28일부터 2007년 10월 28일까지 1년간만 공연이 이루어지는 것으로 변경되었다. 1년여간 330회의 공연이 이루어졌지만 총 제작비 177억원에 총 수입 140억 7천만원을 기록해 36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이러한 실패의 원인에 대해 국내 뮤지컬 전문가들은 ① ‘가족 뮤지컬’ 시장의 미성숙 ② 스타 배우의 부재 ③ 인색한 할인 정책을 꼽았다. 앞서 시키는 라이온 킹의 한국 진출을 발표하며 ① 스타 마케팅을 하지 않겠다 ② 최고가를 9만원으로 하여 표값 거품을 빼겠다 ③ 가족 관객을 발굴해 시장을 키우겠다고 선언한 바 있다. 하지만 국내 뮤지컬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이 한국 시장에 적합하지 않았다고 지적하였다. 한국 시장에서 장기 공연을 하기 위해서는 스타를 통한 홍보가 필요했고, 한국 관객들은 20~50%의 할인에 길들여져 있었으며, '가족'이라는 단어가 붙으면 '아동용'으로 치부되었다.#
라이온 킹의 실패는 전세계적으로 드문 일로, 한국 뮤지컬계에도 여러 시사점을 안겼다. 라이온 킹과 같은 공연이 실패하는 상황에서 계속 증가하고 있는 대형 뮤지컬 전용극장에 필요한 콘텐츠의 확보가 중요하며 이를 뒷받침할 관객의 발굴의 필요성도 안겨주었다.# 이로부터 10여년이 지난 현재 한국에 블루스퀘어, 디큐브아트센터 등 여러 뮤지컬 전용 극장이 개관하여 장기적인 공연을 위한 인프라가 생겨났지만 장기 공연을 할 수 있다면 가격을 낮게 책정할 수 있다던 당시 뮤지컬 제작사의 주장과 달리 1층 객석의 3분의 2가 VIP 석이고 가격이 14만원을 호가하는 현 상황에 여러 비판도 제기되고 있다.[5] 또한 보이콧을 주장하던 것과 반대로 김준현, 강태을, 박은태, 차지연, 이경수 등 라이온 킹의 공연에 참여했던 배우들 모두 활발한 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여담으로 12년 만에 내한공연을 통해 라이온킹이 재공연 되었는데, 12년 전과는 다르게 엄청난 대박을 터뜨리고 있다! (인터내셔널 투어 기준) 각지역별로 정리하자면 대구의 경우 계명대아트홀에서 상영을 했고[6] 서울의경우 그 큰 예술의전당 오페라하우스가 연일 매진되고 있는 상황이다. 부산의 경우에도 새로 만든 뮤지컬 전용 극장에서 최초로 하는 공연인데 1달 동안 있는 공연 중에 남은 자리가 거의 없을 정도로 표가 잘 팔리고 있다.
이부분에 대해서 의의로 볼수있는건 과거와 다르게 뮤지컬도 본래값을 받고 본다는 문화가 이제는 정착되었고[7] 문화적 성숙으로 뮤지컬관람도 하나의 문화생활이 되면서 '돈많은 이들만 본다.'라는 거부감이 줄어든것이 가장 컸다. [8] 거기다가 '언제 라이온킹 오리지널팀의 공연을 우리지역에서 보겠는가!!'하면서 가족단위로 라이온킹을 보러오거나, 자기지역이 인터내셔널투어 예정이 아니라서 타지역에서 시간을 내어서 원정(!!)으로 보러오는등 과거보다 뮤지컬을 보는 인원이 늘어났다.
3.3. 기타 국가
영국에서는 1999년 10월 19일 개막하여 웨스트엔드의 라이세움 극장에서 장기 공연이 이루어지고 있다. 또한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영국 전역을 도는 투어 공연도 개최되었다.
일본의 경우 원작 애니메이션은 흥행에 실패하였지만 뮤지컬은 엄청나게 흥행에 성공해서 유명 극단 시키#s-2의 단골 레퍼토리로 자리잡았다.
3.4. 인터내셔널 투어
2018년 라이온 킹 개막 20주년과 25번째 프로덕션을 기념하여 인터내셔널 투어가 개최되었다. 인터내셔널 투어에는 필리핀, 싱가포르, '''한국''', 타이완, 남아프리카공화국이 포함되었다. 2006년 이후 12년 만에 다시 한국을 찾는 것으로 2018.11.7-12.25 대구 계명아트센터, 2019.1.9-3.28 서울 예술의전당, 2019.4 부산 드림씨어터에서 공연이 열린다. 인터내셔널 투어 한국 공연 관련정보는 홈페이지와 Facebook에서 볼 수 있다.
4. 넘버
4.1. 1막
- Circle of Life - 라피키, 앙상블
- Grasslands Chant - 앙상블
- The Morning Report - 자주, 어린 심바, 무파사
- The Lioness Hunt - 암사자들
- I Just Can't Wait to Be King - 어린 심바, 어린 날라, 자주, 앙상블
- Chow Down - 쉔지, 반자이, 에드
- They Live in You - 무파사, 앙상블
- Be Prepared - 스카, 쉔지, 반자이, 에드, 앙상블
- The Stampede - 앙상블
- Rafiki Mourns - 라피키, 사라비, 어린 날라, 앙상블
- Hakuna Matata - 티몬과 품바, 어린 심바, 심바, 앙상블
4.2. 2막
- One by One - 앙상블
- The Madness of King Scar - 스카, 자주, 반자이, 쉔지, 에드, 날라
- Shadowland - 날라, 앙상블
- Endless Night - 심바, 앙상블
- Can You Feel the Love Tonight - 티몬과 품바, 심바, 날라, 앙상블
- He Lives in You (Reprise) - 라피키, 심바, 앙상블
- Simba Confronts Scar - 오케스트라
- King of Pride Rock / Circle of Life (Reprise) - 전원
5. 캐스트
6. 사운드트랙
1997년 11월 14일 오리지널 브로드웨이 캐스트가 녹음한 사운드트랙이 발매되었다.
[1] 전체적으로 의인화된 캐릭터들 중 사자 캐릭터들은 아프리카 전사들, 라피키는 제사장처럼 그려졌다. 심지어 라피키는 원숭이처럼 생기지도 않았고 대놓고 제사장이다. 이처럼 억지로 동물분장을 시키지 않고 각 캐릭터의 '''본질'''만 잡아낸 각색이 특징.[2] 실사판 영화가 혹평을 받은 것도 이와 관련이 있다. 실사화한답시고 (심지어 실사처럼 보이는 CG일 뿐 실사도 아니다) 동물들의 표정을 모조리 없앴으니(실제로 동물들은 표정을 못 짓는다) 원작에서 나온 풍부한 감정표현들이 전부 반감된 것. 예를 들어 무파사가 오프닝에 프라이드락에서 라피키를 만날때는 근엄한 표정으로 그를 내려보다가 표정을 풀고 따뜻하게 미소지은 뒤 오랜 친구를 반갑게 안아준다. 그런데 "실사판"에서는 멀뚱하게 내려다보고만 있으니 이게 친구를 반기는 건지 입맛을 다시는건지 (...) 알 수가 없다. 물론 영화 내에서 성우들의 연기는 훌륭했다. 이로 인해 대사로 감정을 표현하는 부분은 충분히 해냈다. 그러나 라이온킹 원작에서 대사 없이 표정만으로 감정을 표현하던 부분은 전부 포기해야했고, 이 점이 원작 팬들에게는 혹평을 받은 것.[3] 영국 웨스트엔드에서 토니상의 지위를 갖는 상이다.[4] 영화 중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작품은 28억 달러의 아바타이다.[5] 단적으로 위키드 초연 당시 1년이 넘는 오픈런 공연을 했지만 최고가는 13만원이었다.[6] 게명아트홀이 대구권내에서는 오페라하우스를 제외하면 가장 규모가 크고 뮤지컬을 하기 좋은 구조를 가진 건물이다.[7] 할인을 제외하고 최고등급 좌석이 한 장당 17만원으로 만만치 않은 가격이였다.[8] 2000년대 초만해도 뮤지컬이나 오페라를 보러갔다고 하면 잘사는집이라고 생각할정도로 뮤지컬이나 오페라자체가 돈있는이들의 전유물이라는 시선이 있었다.[9] 여담으로 라이온 킹 시리즈 TVA 라이온 수호대 시즌2의 메인 캐릭터들 중 하나이자 라피키의 제자 맨드릴 '마키니'의 엄마 '피키리'의 목소리를 맡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