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고교생 매물도 변사 사건

 



1. 개요
2. 실종
3. 이 군의 행적
4. 변사체 발견
5. 의문점들
5.1.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해놓고 제주도행 여객선을 탔다
5.2. 여객선에 탑승했으나, 엉뚱하게도 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5.3. 마지막 휴대 전화 위치 추적에 잡힌 곳이 청산도 부근이다
5.4. 학생용 승선표 대신 성인용 승선표를 샀다
5.5. 이 군이 지갑과 휴대 전화, 통장을 들고 집을 나섰다
5.6. 이 군이 언제 사망하였으며 사인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5.7. 발견된 시체의 의문점들
6. 기타


1. 개요


2009년 8월 22일 실종부산광역시 북구 구포동에 사는 17살 고등학생 이모 군이 실종 한 달 만에 매물도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미제 사건이다.

2. 실종


이 군은 여름방학이 끝나기 이틀 전인 8월 22일 오후 2시, 샤워를 한 뒤 간단한 차림으로 집을 나섰다. 집을 나서기 전 가족들이 어디 가느냐고 묻자 이 군은 '잠깐 친구와 놀다 오겠다.'고 말했다. 평상시와 다를 바 없는 모습에 가족들은 잠깐 친구나 만나고 오겠지 라고 여겨 별다른 걱정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러나 집을 나간 이 군이 며칠이 지나도록 귀가하지 않자 이 군의 부모님누나가 이 군을 찾기 위해 인터넷에 그의 사진과 함께 전단을 올렸고 이를 안타깝게 여긴 누리꾼들 사이에서도 화제가 되었다.

3. 이 군의 행적


이 군은 당일 친구를 만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실종 당일 행적은 지하철 CCTV로 대략 확인할 수 있었다. 당일 오후 2시 45분 부산 도시철도 2호선 구명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오후 3시 24분 서면역에서 내렸다. 그랬다가 18분 만인 3시 42분, 다시 서면역에서 부산 도시철도 1호선을 타고 오후 3시 57분 중앙역에서 내렸다. [1] 그리고 오후 5시 5분 부산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제주도로 향하는 여객선에 탔다.
얼마 후 그를 봤었다는 제보가 들어왔는데, 지인들과 여행 중이던 제보자가 부산에서 제주도로 가는 여객선 선실에서 별 생각 없이 찍은 사진 몇 장에 이 군이 우연히 찍혀 있었다. 제보자에 따르면 이 사진은 실종 당일 오후 6시 36분경 찍은 것으로, 이 군은 3등 선실의 구석에 있는 신발장 주변에 앉아 있었다. 그들이 신발을 꺼내다가 이 군의 얼굴에 떨어뜨렸으며, 그가 신발을 주워주면서 얼굴을 봤다고 한다. 무척 암울해 보였으며 뭔가 생각에 잠긴 듯했다고. 텔레비전도 보지 않고 다른 사람은 안중에도 없이 계속 PMP 같은 것만 들여다봤다고 하며, 다음 날 이른 아침부터는 이 군의 모습이 보이지 않았고 하선을 할 때도 보지 못했다고 한다. [2]
8월 29일 경찰이 이 군이 구매한 것으로 추정되는 여객선 승선표를 발견했는데 이 군의 이름주민등록번호가 기재되어 있었다. 경찰이 이 군의 컴퓨터를 분석한 결과 외출 직전에 제주도로 가는 뱃삯 및 운항 시간을 인터넷으로 검색했었다고 한다. 사전에 정보를 검색했으며 차비와 뱃삯으로 쓸 돈을 찾을 통장을 가지고 나갔다는 점에서 우발적 가출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정작 내렸어야 할 제주항연안여객터미널 선착장 CCTV에는 이 군의 모습이 찍혀있지 않았다. 즉, '''이 군은 제주도에 내리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럼 이 군이 남해 한가운데서 뛰어내려 자살했거나 실족사했다는 결론이 나온다.
그러나 CCTV 영상이 없으니 다른 길을 통해 제주항연안여객터미널에서 빠져나가지 않았느냐고 터미널 측에 문의했더니 자동차택시 등을 이용하면 CCTV에 찍히지 않는다고 했다. 그래서 여객선이 도착할 무렵의 차량 CCTV를 조회해 보니 총 39대의 차량이 지나갔다. 하지만 경찰은 전과 여부 말고는 수사할 수가 없었다. 또 차량 외에 방법이 없느냐고 터미널 측에 문의하자 여객선 측은 직원용 통로로도 빠져나갈 수 있을 거라고 답변해 왔다. 그 길 바로 앞에는 버스 정류장이 있으므로 직원용 통로로 나온 이 군이 시내버스를 타고 제주 시내로 갔을 가능성도 제기되었다. 하지만 제주도 시내버스 회사를 찾아가서 CCTV의 여부를 묻자 보관 기간이 5일도 될 수 있고, 1주일도 될 수 있지만 10일 이상이면 삭제해 버린다고 했다. 이 군의 가족은 8월 24일 구포지구대에 실종신고를 했고 휴대 전화 위치 추적은 실종신고와 함께 이루어졌다. 이 군의 휴대 전화는 다음날인 8월 23일 새벽 3시 21분 전원이 꺼졌으며, 마지막으로 신호가 잡힌 곳은 전라남도 완도군 청산도 부근이었다.

4. 변사체 발견


실종 한달 여 후 9월 20일 오전 10시 20분경 경상남도 통영시 매물도[3] 해안가를 청소하던 어촌계장 60살 김 모 씨가 심하게 부패한 시신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거의 백골만 남은 상태였으나, 허리에서 무릎까지는 장기 일부와 살점이 남아 있었고 옷은 팬티만 입고 있는 남성 시신이었다. 9월 25일 김 씨는 시신이 발견된 곳에서 5~6m 떨어진 곳에서 이 군의 지갑과 부서진 휴대 전화를 발견하고 지갑 안에 있던 학생증을 꺼내 학생증에 나와 있는 학교로 전화를 걸었다. 학교 측은 부산 북부경찰서에 이 사실을 알렸고 경찰은 통영해경과 공조해 유족들에게 연락을 취했다. 9월 26일 오전 11시 통영의 한 병원에 안치된 시신을 유족들이 보고 확인한 결과 치아 상태와 팬티의 색상을 비롯한 신체적 특징을 토대로 이 군으로 확신했다. 경찰은 시신을 유족에게 인계했고 유족들은 9월 27일 오전 10시 시신을 화장했다. 경찰은 이 군의 아버지와 시신의 DNA 대조를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의뢰했고 이 군의 것으로 확인되었다.

5. 의문점들


시신은 발견되었으나, 수많은 의문점이 남은 사건으로 사망 원인이나 동기 및 과정마저도 전부 불확실하다.

5.1.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해놓고 제주도행 여객선을 탔다


개학을 불과 이틀 앞두고 벌어진 사건이었기에 일단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이 군이 일자리를 알아봤다거나, 여행을 다녀오려고 했던 것은 아닌 듯하다. 만일 여행이라면 당장 생활에 필요한 여벌의 옷도 챙겨갔을 것이며 가족들에게도 굳이 비밀로 해야 할 이유가 전혀 없었다.

5.2. 여객선에 탑승했으나, 엉뚱하게도 섬에서 시신으로 발견되었다


이 군은 평소에 내성적인 편이었지만 성적이 우수해 상도 받았고 친한 친구들도 있었다고 한다. 단짝들이 세 명 정도 되는데 비록 자기 말은 잘 하지 않았지만 같이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하면 옆에서 듣고 재밌는 이야기면 웃어줄 정도로 교우관계도 나쁜 편은 아니었다. 거기다 온라인 게임[4]을 함께 즐기는 친구들도 있었고 실종 당일에도 친구들과 가벼운 문자를 주고받았다. 당일 문자 내용을 조사했더니 실종 당일 오후 6시 25분 아래와 같은 문자를 보냈다.

친구: ㅁㅎ[5]

이 군: 그냥 놈[6]

이것이 이 군의 마지막 문자였는데 이 시간에 이 군은 여객선에 타고 있었다. 이로부터 11분 후인 오후 6시 36분경 우연히 어느 여행객의 셀카에 찍혔기 때문이다. 어쨌든 주변 인물들의 공통되는 진술은 굳이 자살할 이유는 없었다는 것이다. 물론 남들은 모르는 그만의 학교생활 고민이나 은밀한 왕따 같은 피해가 있었다면 개학이 가까워지는 것이 그에게 스트레스로 작용했을 수도 있다. 게다가 설령 자살이 맞더라도 의문이 되는 점이 있다. 왜 부산에서 멀리 떨어진 제주도 또는 인근 바다까지 가서 죽으려고 했겠냐는 것이다.
그가 갑판 위에서 자살이나 실족사한 것이 아니냐는 의견에 여객선 직원과 순찰대원들은 "그럼 당장 신고가 들어오고 난리벼락이었을 것이다. 그전에는 1년에 한두 명씩 있었지만 만약 그랬다면 우리가 진작 알아차렸을 것이다"라며 부정하였으나, '''그 후 몇 년간 이 배에서 자살한 사람이 넷이나 되기 때문에''' 이 또한 미심쩍은 부분이 되었다. 경찰은 이 군이 알 수 없는 이유로 배에서 떨어져 해류에 밀려 매물도에 이르렀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으나, 자살 가능성에 대해서는 유서나 단서가 없으니 단정할 수 없다고 말했다. 결정적으로 발견된 시신의 부패가 심해 자살인지, 타살인지 사인조차 확인할 수 없었다.

5.3. 마지막 휴대 전화 위치 추적에 잡힌 곳이 청산도 부근이다


위치 추적 결과가 청산도 부근이라는 점 때문에 채팅이나, 온라인 게임으로 알게 된 사람을 만나 인신매매를 당해 섬노예로 끌려갔다가 관심이 집중되자 살해된 것이 아니냐는 의견도 있었다.[7] 그러나 부산~제주 간 여객선에서도 청산도 기지국과 연결될 수 있다고 하며[8] 부산해양경찰서의 한 경사도 다음과 같이 말했다.

학생, 미성년자들은 희박합니다. 왜냐면은 미성년자들이 배에 승선하게 되면 출입항 검문검색을 합니다. 검문검색하고 선원 명부도 해야 하고 그러니까 미성년자는 구인 선주 자체도 구하지 않고 구직 선원 소개업자들도 받지를 않습니다. 외딴 섬이라든지, 소형 어선에 팔려갔다면 바로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그거는 제가 확신합니다.

거기다 가족과 경찰이 청산도 일대를 수색했지만 아무 성과가 없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 주장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5.4. 학생용 승선표 대신 성인용 승선표를 샀다


이 군은 왠지 훨씬 싼 학생용 승선표 대신 굳이 성인용 승선표를 샀다. 물론 학생용 승선표를 끊으려면 학생증을 보여줘야 하는 만큼 성인용 승선표를 사는 것보다 다소 귀찮긴 하지만 이 군은 학생증을 가지고 있었다. 그래서 경찰은 승선표만 사고 안 탔을 가능성도 생각했는데, 승선표에서 본인의 필적이 확인되었으나 알 수 없는 목적으로 본인은 안 타고 다른 사람에게 줬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아니면 다른 사람과 같이 탄 후 본인은 다른 방식으로 가지 않았겠느냐고 추정하기도 한다.

5.5. 이 군이 지갑과 휴대 전화, 통장을 들고 집을 나섰다


친구를 만나러 간다고 나갔는데 지갑과 휴대 전화는 그렇다 치고 통장까지 가지고 나갔다. 이 군의 누나는 처음에는 이 군이 가방을 가지고 나가지 않아서 몰랐는데 실종 뒤 방을 뒤지다가 통장이 없어진 것을 보고 통장을 가지고 나갔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물론 이 군이 평소에는 통장을 가지고 다니지 않았다고 한다. 집 근처 은행을 탐문 수사하던 중 한 은행 CCTV에 이 군의 모습이 포착되었다. 확인 결과 이 군은 은행 ATM에서 실종 당일 오후 2시 40분경 20,000원을 찾았다. 그런데 승선표 가격은 찾은 돈의 거의 두 배인 '''39,000원'''이었으므로 지갑 안에 현금이 더 있었던 것으로 추정된다.

5.6. 이 군이 언제 사망하였으며 사인이 무엇인지도 알 수 없다


발견된 당시 시신이 너무 부패한 상태라 사망 시점이나 사인 추정도 불가능했다. 남아있는 내장 일부를 이용해 독극물 검사를 해본 결과 독극물 반응은 나오지 않았지만 남아있는 부분이 너무 적은 상태라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한다. 사망 시점도 알 수 없지만, 시신의 부패 상태로 보아 이 군이 제주행 여객선에 탑승한 후로 오랜 시간 살아있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물에 빠진 사람의 시신이 파도에 휩쓸릴 경우 이 군 발견 당시의 상태가 되기까지 대략 한 달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이다

5.7. 발견된 시체의 의문점들


부패 정도는, 실종된 후 얼마 되지 않아 사망했다고 가정하면 충분히 가능한 정도다.
그보다 큰 문제가 여러가지 존재하는데, 왜 뜬금없는 매물도인가 하는 것.[9] 이군이 손에 지갑과 핸드폰을 꼭 쥔 채 팬티바람으로 배에서부터 물에 빠져 매물도까지 떠내려 왔다 라고 보기에는 당연히 현실적으로 불가능에 가깝다. 해류에 의해 같이 떠밀려왔다고 보기에도, 핸드폰이나 지갑은 가라앉고 차라리 입었던 옷이나 신발이 같이 발견되는 것이 더 타당하다. 또한 발견된 시신은 '팬티바람'이었다. 누군가가 옷을 벗겼든 자신이 벗었든, 옷을 입고 있는 사람이 해류나 파도에 의해서 의복이 팬티만 남을 가능성은 굉장히 낮다. 오히려 물에 젖은 의류가 몸에 휘감기게 된다. 그렇다면 이군의 신발 등 나머지 옷가지는 어디로 간 것일까?
이런 의혹들을 고려하면 이군이 매물도에서 팬티바람으로 핸드폰과 지갑을 근처에 두고 물에 빠지게 된 것이 더욱 합당한 설명이 되는데, 이군은 매물도까지 어떻게 오게 된 것일까? 당연하게도 당시 이군이 탑승했던 서경 아일랜드호는 매물도에 정박하지 않았다. 유일하게 가능했을 것이라 추측되는 경로는, 그것이 알고싶다 방영 당시에도 지적된 부분이지만 '차량에 탑승한 채 나갔다면' CCTV에도 찍히지 않는다.(다만 수사 도중 차량 소유주가 전과가 있는지 여부 정도만 조회가 가능했다고 한다.) 그렇게 제주에 내린 후 다시 매물도를 갔을 가능성은 존재한다.

6. 기타


2009년 9월 19일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사건을 다루었다. 당시에는 실종 사건이었으나 방영 다음 날 이 군의 시신이 발견됨으로써 변사 사건으로 변경되었다.
이 군의 누나는 "그동안 많은 네티즌과 시민들이 관심을 가져주셔서 감사하다. 동생 시신이 발견된 상황에서 더 이상의 수사가 의미가 있을지 의문이다."라고 말했다.
[1] 18분이라는 시간으로 추정해보면, 서면역 지하상가에 들르지 않았을까 하는 가설이 유력하다.[2] 하지만 다른 사진을 찍은 목격자는 이와는 상반되는 주장을 하는데, 이 군이 딱히 불안하거나 어두워 보이지는 않았다고 하며 평범하게 이어폰을 꽂고 있는 모습이었다고 했다.[3] 매물도는 청산도와 직선거리로 150㎞ 가량 떨어진 곳이다.[4] 그것이 알고 싶다 방영분에 의하면 테일즈위버. 실제로 사건 초기엔 이 군의 지인들이 해당 게임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실종자를 찾는 게시물을 올리는 일도 있었다.[5] 당시 부산의 고등학생의 언어습관을 고려하면 "머해?(뭐 함?)"의 약자로 보인다. 이 문자를 보낸 친구가 이 군에게 뭐 하는지 궁금해서 문자를 보냈다고 했기 때문이다.[6] "그냥 놀아."[7] 실제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 방영된 바로 다음 날 시신이 발견되었다. 하지만 부패가 심해 사망한 지 꽤 된 것으로 보였기 때문에 방송에 나왔다고 바로 죽였을 가능성은 없다.[8] '그것이 알고 싶다' 제작진은 청산도행 여객선과 제주도행 여객선에서 신호 위치를 어느 기지국에서 받는지 실험했는데 두 여객선 모두 청산도 기지국에서 신호가 잡혔다. 거기다가 부산~제주 간 여객선의 항로는 청산도 부근에 있는 거문도를 지난다.[9] 다만 부산-제주도 간 여객선 항해로를 보면 아주 뜬금없는 건 아니다. 부산-제주도간 여객선 항해로와 매물도와의 최근접거리는 14km정도인데, 이 정도라면 충분히 해류에 쓸려서 왔을 가능성은 있다. 하지만 시신과 같이 발견된 휴대전화의 마지막 기록 시간이 오전 3시 31분인데, 그 시간이면 이미 여객선은 매물도 인근을 한참 통과하여 휴대전화의 마지막 위치인 청산도 인근을 지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