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찰 요리

 

1. 개요
2. 대승불교
2.1. 특징
3. 상좌부 불교
3.1. 특징
4. 기타


1. 개요


불교사찰에서 발달한 요리이다. 불교에는 여러 종파가 있기 때문에 사찰 요리는 지역별, 국가별, 종파별로 다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다만, 대한민국을 비롯한 소위 대승불교권에서는 과거 양무제 소연이 발표한 단주육문(斷酒肉文)에 따라 육식을 금하고 있어 채식주의 식단의 표본으로 불리고 있다. 그러나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 상좌부 불교권에서는 육식을 금하는 내용이 없기 때문에 사찰 요리라고 하더라도 육식이 어느 정도 포함되어 있다. 또 몽골 같이 티베트 불교가 성행한 곳 역시 육식과 유제품 중심이다. 불교의 원칙은 시주받는 대로 뭐든지 받아서 남기지 않고 먹는 것이었는데 그 지역은 오히려 채소가 고기나 유제품보다 더 귀했기 때문이다.

2. 대승불교



2.1. 특징


사찰 요리는 일반적으로 대승불교권에서 발달했는데 탁발 문제 때문이다. 상좌부 불교에서는 승려들의 탁발을 권장하지만, 중국 불교에선 황실이 사원을 적극적으로 후원했기 때문에 굳이 승려들이 탁발에 나설 이유가 없었으며, 선종에서 탁발 대신 승려들이 직접 농사를 지어 자급하는 방향으로 전환하며 탁발 풍습이 서서히 단절되었다. 한국에선 선종 불교의 영향을 많이 받았는데, 선종에선 '노동 또한 수행의 일부'라고 하여[1] 스스로 일하지 않고 남한테 빌어먹고 사는 탁발을 매우 부정적으로 보았다. 그래서 승려들이 직접 밭을 갈고 농사를 지으며 직접 음식을 요리해 먹도록 했기 때문에 사찰 요리가 더욱 발달했다. 반대로 남방불교권에선 승려들이 탁발을 하기 때문에 독자적인 사찰 요리가 거의 없고 일반인들과 거의 같은 것을 먹고 산다.
대한민국을 비롯한 대승불교권에서는 고대 중국의 양나라 황제 소연이 발표한 단주육문에 입각해 고기오신채를 금한다. 이는 도교의 영향이라는 설도 있지만, 인도의 자이나교 식문화와의 공통점 및 아유르베다에 나온 식이요법과 흡사한 부분이 많아 꼭 중국 현지화되었다고만 하기도 힘들다. 자이나교와 아유르베다의 식이요법 역시 육류 및 마늘, 양파, 파 같은 민간요법으로 원기를 돋우는 관련된 식자재 섭취를 금한다.
하지만 육류를 섭취하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단백질이 결핍된다. 인도문화권에서는 채식을 하더라도 반드시 버터(Ghee) 등 유제품을 먹도록 해서 이런 문제를 해결하지만, 유제품이 흔하지 않던 동아시아권에서는 이 문제를 주로 이나 버섯 등을 먹어 해결한다. 흔히 콩고기로 불리는 대두단백 역시 고기 대신으로 단백질을 섭취하기 위해 또 고기 맛을 내기 위해서 만든 것이다. 고기와 오신채를 금하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대승불교권의 사찰 요리들은 맛이 담백하고 심심한 편이다. 맵고 짠 맛에 익숙한 한국인들 입장에선 뭔가 담백하고 싱겁다는 느낌이 강하고, 돼지고기 섭취를 즐기는 중국인들 입장에선 뭔가 덜 먹은 것 같은 느낌을 준다. 반면 일본인 입장에서는 일반 요리와 사찰 요리 사이의 위화감을 잘 느끼지 못한다. 일본 요리 자체가 불교의 영향이 강하고 달짝지근한 맛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애시당초 '간모도키'나 '고마도후', '겐친지루'처럼 사찰 음식이 가정식으로 편입된 사례까지 있다.
다만 한국과 중국, 일본에선 전통적으로 채식주의가 불교, 도교와 결부된지라 채식요리도 주로 사찰을 통해 발달되었고[2] 그래서 사찰 요리가 채식주의 식단의 표본으로 인정받는다. 지금은 한국에도 채식주의자들을 위한 식당이 늘어났지만, 아직도 많이 부족한 편이라 채식주의자들이 가장 많이 찾는 곳이 사찰 요리 전문점이다.
'''하지만 사찰 요리가 반드시 다이어트 식단, 채식주의 식단인것은 아니다.''' 사찰 요리는 엄밀히 말하자면 금기 사항이 좀 있는 식단일 뿐이지 일부러 다이어트, 채식주의를 지향하는 식단이 아니기 때문에 금기 사항을 어기지만 않는다면 채식이 아닌것도 허용한다. 가령 기름이 대표적인데 동물성 기름이야 당연히 금기사항이지만 식물성 기름은 무리 없이 허용되며, 특히나 사찰 요리에서 주로 쓰는 채소가 맛이 심심한 편이기 때문에 이 식물성 기름을 써서 부치거나 튀긴 요리들이 적지 않게 있다. 채식이라도 산나물이나 신선한 채소위주로 먹으면 얘기가 달라지겠지만.
그 밖에 대승불교권 사찰 요리의 특징을 들자면 국수류가 굉장히 발달했다는 것이다. 이 역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중국은 북부 지방은 농사권이었고 남부 지방은 농사권이었기 때문에 북부 지방에선 주로 국수, 만두, 등이 발달했고 남부 지방에선 , 등이 발달했다. 한국은 지리적 특성 상 중국 북부 지역과 육로로 연결되었기 때문에 그 영향을 많이 받았다. 중국에 유학을 갔다온 스님들을 통해 국수가 전래되었고 이 국수는 '스님의 미소(僧笑)'라고 부르며 굉장히 즐긴다. 엄격한 수도 방식으로 유명한 일본의 선불교에서도 국수를 먹을 때는 격의 없이 후루룩 소리를 내며 먹을 수 있다고 할 정도다. 불교계의 패스트푸드라고나 할까? 그리고 사찰 요리에도 만두가 있다. 국수와 마찬가지로 만두 역시 '스님의 미소(僧笑)'라고 부르는 음식이다. 다만 일반적인 만두와 달리 고기가 들어가진 않고 대신 버섯으로 소를 만든다고 한다.
가 굉장히 발달했다. 이 역시 중국의 영향을 받은 것이다. 본래 중국 요리는 기름에 굽고 튀기고 부친 요리들이 많은 데다 중국의 수질이 나쁘기 때문에 물을 끓여 마시는 게 습관이 되었는데, 이 습관이 지금도 남아서 중국에선 콜라까지 끓여 마시기도 한다. 하여튼 끓는 물에 차잎을 띄워서 차를 즐겨 마셨는데 차의 재배나 다례는 주로 사찰을 중심으로 발달했다. 우리나라에선 삼국시대 때 중국에 유학을 갔다 온 승려들이 차를 들여왔고, 그 시절부터 사찰을 중심으로 차 재배가 이루어졌다. 다만 숭유억불 정책으로 불교가 쇠퇴하고 유교가 흥성했던 조선에 들어선 차를 마시는 문화가 쇠퇴하는데, 차를 마시는 문화를 불교적인 습속으로 여겨서 숭늉로 대체되었다. 그 흔적이 명절에 지내는 제사차례라고 부르는 것이다. 원래 조선 이전에는 차례상에서는 이름 그대로 차를 올렸는데 조선시대에 술을 올리는 것으로 바꾼 것이다. 현대에도 한국은 숭늉이 커피로 대체되어, 한중일 동양 삼국 중에선 가장 차를 덜 마시고 일상문화로 발달하지 못한 편이다.
그 밖에도 한과 역시 사실은 불교 요리에서 발달한 것이다. 불교가 국교였던 고려 왕조에선 제사상에 어육(魚肉)을 올리는 것을 금했는데 이 어육 대신으로 과자를 만들어 올린 것이다. 이 때 발달한 대표적인 과자가 바로 약과이다. 이 약과는 후에 몽골로도 전파되어 고려병(高麗餠)이란 이름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한다.
다만 승려 문서에서도 확인할 수 있듯이, 성장기 동자승[3] 환자에겐 육류 배식이 허용된다.

3. 상좌부 불교



3.1. 특징


동남아시아를 비롯한 상좌부 불교에선 대승불교권과는 달리 육식을 금하지 않는다. 본래 석가모니는 살생을 금하라고 했을 뿐 육식을 금하라고 하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본인이 의도적으로 살생하여 고기를 얻지 않고 남에게서 얻은 것을 먹는 것은 아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상좌부 불교에선 탁발을 권장하기 때문에 '중생들이 시주한 것은 모두가 소중한 것이니 이것 저것 가리지 말고 아무 것이나 잘 먹어라.'고 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에선 육식과 유제품 섭취도 별 문제가 없다. 물론 승려 본인이 고기를 먹을 목적으로 직접 도축을 하거나 승려를 대접하기 위해 도축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이 지역의 사찰 요리는 우리가 일반적으로 인식하는 것과는 크게 다르다. 사실 상좌부 불교권에선 사찰요리라고 할 만한 것 자체가 없다. 상좌부 불교 승려들은 기본적으로 탁발을 하기 때문에 일반인들이 주는 것, 즉 일반인과 똑같은 음식을 먹으므로 따로 요리를 개발해야 할 필요성이 없었기 때문이다. 대승불교권에선 일찍이 승려들의 탁발을 금했기 때문에 그 대안으로 사찰요리를 만들었고, 상좌부 불교권에선 현재까지 승려들이 탁발하도록 장려하기 때문에 따로 요리를 개발할 필요성이 없었다. 이것이 가장 큰 차이이다.

4. 기타


  • 넷플릭스의 요리 다큐멘터리 시리즈물 셰프의 테이블 시즌3에 백양사 정관 스님의 사찰 요리 편이 나온다.
  • 일본에선 메이지 유신 이후 삭발 출가제도가 있는 교단(선종, 진언종, 천태종 등) 승려들은 대체로 플렉시테리언(flexitarian)이다. 승려 본인이 주지로 기거하는 사찰에서는 본인 맘대로 고기와 생선을 자유롭게 먹지만, 에이헤이지(永平寺)나 곤고부지(金剛峰寺), 엔랴쿠지(延暦寺) 등 수행도량에서 연수하는 기간에는 채식으로만 구성된 사찰음식을 먹는다.
  • 현대에는 사찰 요리 방식으로 세속의 요리들을 재해석하는 경우도 부쩍 늘었다. 대표적인 경우가 사찰식 피자사찰식 햄버거다.

[1] 그래서 나온 말이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 먹지 않는다.(一日不作 一日不食)"이다.[2] 물론 일반인들도 평상시에 채식을 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여유가 없어서일 뿐이었다. 여유가 있다면 고기를 먹는 경우가 많았다.[3] 그러나 동자승 문서에서도 알 수 있듯이 현재 대한민국의 사찰에서는 '엄밀한 의미로는' 동자승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