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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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95년 구한말 때 한글로 번역된 《천로역정》.[1] 삽화 또한 크리스천이 갓을 쓰고 있는 등 조선풍으로 그려졌다.(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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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천'의 여행 경로를 표시한 그림.
1. 개요
이 악마여, 난 너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난 하늘나라로 가는 순례자다. 나를 방해하지 않는 게 좋을 거야!
- 크리스천
'''The Pilgrim's Progress / 天路歷程'''내가 이 끝없는 지옥을 맹세하고 말하노니 내가 너의 영혼을 아주 갈기갈기 없애리라!
- 아불루온(Apollyon)
영국 작가 존 버니언(John Bunyan; 1628-1688; 존 번연으로도 표기)이 1678년에 쓴 기독교 관련 소설로, 총 2부로 되어 있다. 영국 신고전주의 시대에 쓰여진 작품으로서, 1인칭 관찰자 시점 및 대화체로 이야기를 진행하고 있다.[2]
1부는 '''크리스천'''이 '''전도사'''라는 사람을 만나 천국으로 가는 길을 알게 되고 온갖 어려움을 견디면서 결국 천국으로 갔다는 내용이며, 2부는 크리스천의 아내인 '''크리스티나'''가 그녀의 네 아이들과 '''자비심'''이라는 젊은 처녀와 함게 천국으로 가는 이야기를 싣고 있다.
개신교인이라면 성경 다음으로 인지도가 높은 서적이라서 신학에 관심있는 사람들이라면 한번쯤은 접해본 작품이다.
2. 역사
이 책은 존 버니언이 살아있을 때인 17세기에 처음 출판되었다. 그리고 예상을 깨고 무지막지하게 팔려나갔고,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린 책으로 꼽히기도 할 정도.[3] 우리나라에서는 1895년 캐나다 장로회 선교사 제임스 게일 목사가 알렸고, 같은 해에 초역판이, 1911년에 재역판이 나왔다. 이후로도 꾸준히 감리교회 성직자인 이현주 목사등에 의해 번역본이 계속 발간되고 있고, 만화로 그려지는 등 꾸준히 재생산되고 있다.
국내 번역본은 주의할 점이 대부분의 번역본에 '''1부만 수록되어 있다.'''[4] 어째선지 2부는 1부만큼 잘 다루지 않고 재생산도 손에 꼽을 정도다. 하지만 1부에서 할 이야기는 다 했으니 2부를 안 읽어도 큰 지장은 없다.
의외로 이 책이 왜 오랫동안 사랑받았나 하는 데에 대한 연구는 매우 적다. 이 책은 아마도 근대 최초의 로드 무비인데다, 당시 거의 모든 창작품들이 왕, 귀족, 기사 등 상류층만을 다루었는데 이 책은 그 시대에서 매우 드물게 서민이 주인공이다. 그리고 귀족들과 식자층들이 상당히 비판적으로 그려지기도 한다. 종교의 가면을 씌워야만 했지만 높으신 분들과 발전되어 가던 자본주의를 비판하는 소설이고, 미래에 희망을 주는 작품인지라, 당시 서민들이 상당히 좋아하였다.
3. 등장인물
국내에 번역된 판본들은 등장 인물들의 이름이 각양각색이다. 가령 크리스천은 '믿음'으로 번역되기도 하며[5] 이윤기판 번역본에서는 '기독자'(基督者)라는 이름으로 번역된다. 김덕래 작가가 그린 만화 천로역정에서는 '천기독'으로 번역되었다. 인물 하나하나의 이름들이 보편적 명사로 되어 있기 때문에 주인공인 '천기독'의[6] 여정에 따라 등장하는 인물의 때와 장소를 잘 되새기고 되뇌이어봐야 되는 것들이 많다. 또한 깊은 생각을 갖게 해주어서 개인적 신앙에 도움을 주기도 한다.
- 크리스천(Christian)
1부의 주인공이며, 2부에서도 빈번히 언급된다. 멸망의 도시 출신으로, 어떤 책을 발견한 뒤 죄의 짐을 진 채 괴로워하다가 전도사의 말을 듣고 '좁은 길'을 따라 천성으로 향한다. 천성에 도달할 때까지 여러 시련을 겪게 되지만 결국 이를 모두 극복하고 천성에 다다라 영원한 생명을 얻게 된다. 2부에서는 순례자들 사이에서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져 있으며, 크리스천이 거쳐간 몇몇 장소에 기념비가 세워져 있다.
- 전도사(Evangelist)
크리스천과 더불어 1편의 주요 인물. 죄의 짐을 진 채 괴로워하는 크리스천에게 나타나, 두루마리(a parchment roll)를 주면서 좁은 길을 따라 천성으로 갈 것을 권유한다. 크리스천의 여행에 동행하진 않지만 간간히 나타나 크리스천에게 도움을 준다. 샛길로 빠져 도덕 마을로 가다가 죽을 뻔한 크리스천을 구해줬고, 사망의 골짜기를 빠져나온 크리스천과 믿음에게 나타나 곧 도착할 허영의 시장에서 두 사람이 끔찍한 환난을 겪을 것임을 알려주며, 하지만 얼마 머지 않았으므로 이겨내면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격려한다. 허영의 시장 이후로는 등장하지 않는다.
- 약함
크리스천의 동행자…가 될 뻔한 사람. 크리스천과 마찬가지로 멸망의 도시 출신이다. 크리스천이 순례길에 나서자 그를 만류하러 뛰어왔다가 그의 말을 듣고 솔깃해 동행했지만, 절망의 수렁에 빠지자 "이게 니가 말하던 하늘나라냐?"고 화를 내며 동행을 포기하고 멸망의 도시로 돌아가버렸다. 그러나 돌아간 뒤에는 '줏대 없는 놈'이라고 까였고, 2부에서도 여전히 까이고 있다.
- 속물도사
절망의 수렁에서 가까스로 빠져나온 크리스천에게 나타난 남자. 존 버니언과 대립하던 목사가 모티브라고 한다. 전도사를 매도하고 크리스천이 어리석다고 책망하면서 도덕 마을로 간다면 죄의 짐을 떼버릴 수 있다고 꼬드긴다. 그러나 그의 말을 따른 크리스천은 도덕 마을로 가던 중 짐이 무거워져 죽을 뻔하다가 전도사에게 가까스로 구출받았다. 전도사의 말에 의하면 수많은 사람들이 속물도사에게 낚여 죽고 말았다는 듯.
- 해설자(interpreter)
'해설자의 집'의 주인. 이 집을 지나 천성까지 가는 이들에게 가르침을 주는 사람으로, 크리스천(2부에선 크리스티나)에게 여러가지 비유를 보여주며 순례자, 즉 천성에 들어가고자 하는 이가 가져야 할 마음가짐과 정신 등에 대해 그들에게 깨달음을 줬다. 2부에선 크리스티나 일행을 배웅하며 그들이 여자와 어린이뿐이라는 걸 감안해 하인 '담대한 이'를 호위로 붙여주기도 했다. 참고로 번역본마다 이름이 다르다. 이를테면 해설자, 설명자, 해
- 순진, 나태, 시건방
계곡에서 족쇄를 찬 채 자고 있던 사람들. 걱정된 크리스천이 이들을 깨워 족쇄를 풀어주겠다고 했지만 이들은 한 마디씩 쏘아붙인 뒤 다시 잠들었다. 2부에선 교수형 당한 모습(!)으로 등장. 담대한 이의 말에 따르면 순례자들을 유혹하고 하느님을 '공사판의 십장', 천성을 '별 볼일 없는 곳'으로 모욕했기에 교수형을 당했다고. 이들 때문에 신세를 망친 순례자들도 여럿 있다.
- 믿음(Faithful)
크리스천과 마찬가지로 멸망의 도시 출생. 크리스천이 멸망의 도시를 떠난 뒤, 멸망의 도시가 곧 멸망할 것이라는 이야기를 듣자 순례길에 나섰다. 크리스천처럼 순례 도중 여러 어려움을 겪다가[7] 사망의 골짜기를 지나며 크리스천과 만난 뒤 함께 동행한다.[8] 이후 허영의 시장에서 시장 사람들에게 밉보여 감옥에 갇히고, 재판에서 허영의 시장 사람들에 맞서 자신과 크리스천을 훌륭히 변호하다가 그를 죽이기로 마음 먹은 허영의 시장 사람들에게 고문당하고 결국 화형당해 순교했다. 그러나 화형당하는 그의 머리 위에는 날개 달린 마차가 그의 영혼을 천성으로 데려가기 위해 기다리고 있었고, 믿음은 한발 먼저 천성으로 가게 된다. 크리스천은 허영의 시장 전체에 천벌이 떨어져 아수라장이 된 틈을 타 우여곡절 끝에 허영의 시장을 빠져나와 계속해서 여행길에 나선다.
- 수다(Talkative)
사망의 골짜기를 빠져나온 크리스천과 믿음에게 나타난 젊은이. 이름처럼 신앙과 관련된 이야기를 떠벌렸지만 실상은 제대로 알지 못하면서 지껄이는 좆문가. 믿음과는 달리 크리스천은 이 청년에 대해서 알고 있었고, 믿음에게 그에게 여러 질문을 던지도록 조언해 결국 무안해진 수다가 떨어져 나가도록 했다. 크리스천의 언급에 의하면 자기 집안에서도 무시당한다고 한다.
- 증선경[9]
허영의 시장에서 누명을 쓴 크리스천과 믿음의 재판을 담당한 재판관. 두 명에게 완전히 불리하게 돌아가도록 재판을 짜 놓고 믿음에게 사형을 언도했다. 크리스천 역시 믿음의 뒤를 따를 뻔 했으나 다행히도 일행에게 감화된 사람들의 도움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 소망(Hopeful)
허영의 시장에서 태어난 젊은이. 허영의 시장 사람들이 그렇듯 방탕한 삶을 살았지만 한편으로는 그런 생활에 대한 죄책감과 죽은 뒤 자신에게 일어날 일에 대해 불안함을 느끼고 있었다. 그러던 중 크리스천과 믿음이 시장 사람들에게 괴롭힘당하고 믿음이 끝내 순교하는 것을 보면서 순례자가 되기로 다짐하고 크리스천과 함께 천성으로의 여정을 떠난다. 크리스천은 소망의 그런 결단을 용감하다고 칭찬했다. 크리스천에 비해 성경 지식이 적어 크리스천에게 배우는 일이 많지만, 이름처럼 어떤 상황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아 종종 절망에 빠졌던 크리스천을 격려한다. 참고로 이름이 '희망'으로 번역된 번역본들도 적지 않은 편이며, 김덕래 작가의 만화 천로역정에서는 희망이 있다는 의미의 '유망'으로 번역되었다.
- 사심(by-end), 물탐물욕, 배금배전, 자린고비
어떻게든 허영의 시장에서 빠져나온 크리스천이 소망과 합류한 뒤 만난 패거리. 현실적인 이익과 금전을 위해 종교에 귀의하고자 하는 인간 쓰레기들로, 모두 같은 학교를 나왔으며 스승에게서 폭력을 휘두르든 사기를 치든 돈만 벌면 장땡이라고 배웠다. 꼴에 종교에 귀의해 이익을 추구하고자 하는 게 정당하다고 자신들 나름의 예시를 드는 것이 가관이다. 그 뒤 크리스천에게 자신들이 도출해 낸 예시에 대해 물어보지만 오히려 크리스천에게 역관광당하고 멀쩍이 떨어져 버리고 만다.[10] 이후 크리스천과 소망이 무시하고 지나친 데마의 금광으로 달려갔다가 영영 행방을 알 수 없게 되어버린다.
- 절망(Despair) & 의심(Diffidence)
샛길 초원에 있는 절망의 성(Doubting castle)의 주인 부부. 거인인 절망이 남편이고, 의심이 아내이다. 천성으로 향하는 순례자들을 멸시해 어쩌다가 샛길 초원으로 들어선 순례자들을 박해하고 죽이기까지 했다. 절망은 툭하면 하인들을 끌고와 두 사람을 죽어라고 패고, 그 전의 길을 잘못 든 순례자들 중에는 아예 죽거나 의심에게 눈을 뽑혀 내버려진 자들도 있다. 크리스천과 소망 역시 이 거인에게 잘못 걸려 죽을 뻔 했지만 천만다행으로 빠져나올 수 있었다. 2부에서는 담대한 이를 위시한 여러 남성 순례자들에게 다구리를 당해 죽고 1주에 걸쳐 성이 무너진다. 여담으로 이 성으로 가는 갈림길은 상당히 길이 편한 길인데, '천성으로 가는 길은 좁고 험한 길'이라는 것을 잊은 크리스천과 소망도 길에 지친 나머지 여기서 걸리고 말았다.
- 아첨
즐거움의 동산에서 나온 크리스천과 소망을 인도하는 척 하면서 그들의 뒷통수를 친 악인. 크리스천과 소망은 아첨을 믿지 말라는 목자들의 조언을 까먹고 그를 따라갔다가 그물에 갇힌 신세가 되어버렸다. 다행히도 '연단'이라는 남자가 나타나 이들을 구해준다. 연단은 그들을 잠시 안내해 가면서 지도를 받았을텐데도 불구하고 말에 혹해 아첨을 따라간 것을 책망하는 의미로써 채찍을 한 대씩 때린 뒤 사라졌다.
아첨에게 한바탕 골탕을 먹은 크리스천과 소망이 만난 인물. 이름 그대로 신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믿는 사람이며 수십년 동안 천성을 찾아다녔지만 결국 찾지 못했다며 두 사람에게 여행을 그만두고 돌아갈 것을 종용했다. 당연히 크리스천과 소망은 그의 말을 씹고 다시 순례길에 나섰다.
- 무식(Ignorance)
크리스천과 소망이 순례 중 만난 젊은이. 자기 말로는 신자이지만 그 실상은 수다와 마찬가지인 좆문가. 크리스천과 소망이 천성에 도착한 뒤 천성의 문에 도착해 자신도 들어가게 해달라고 요청한다.[11] 요청을 듣고 나온 문지기 천사가 믿음의 증표인 두루마리를 제시할 것을 요구했지만 가짜 신자나 마찬가지였던 그가 가지고 있을 리 만무했고, 결국 천사들에게 붙들려 지옥으로 내던져진다.[12] 행보를 보면 이 작자의 이름의 의미는 '아는 게 없다'가 아니라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라는 의미인듯. 종종 '무지'로도 번역된다.
- 크리스티나
2부의 주인공. 멸망의 도시 출신이자, 크리스천의 아내. 1부에서는 남편이 순례길에 나선다고 하자 광인 취급하는 등 철저히 그를 무시했지만, 2부에선 그것을 뉘우치고 순례자가 되어 남편의 뒤를 따른다. 순례 도중 적들에게 공격을 당하고 심지어 성추행을 당하는 고난을 겪지만 동료 순례자들이 도와주어 무사히 천성에 들어가 남편을 만난다. 천성에 들어가기까지 그녀와 함께한 동료들은 크리스천과는 비교도 안되도록 많았지만 크리스티나 외에는 모두 복음사역을 위해 남았기 때문에 천성으로 들어간 것은 크리스티나 하나 뿐이었다.
- 담대한 이(Great-heart)
해설자의 하인이자 2부의 멘토. 해설자의 명에 따라 중무장을 하고 크리스티나 일행을 호위한다. 본래 아름다움의 궁전까지 호위할 예정이었지만, 크리스티나 일행의 요청으로 다시 와 천성까지 그들을 호위했다. 크리스티나 일행 이전에도 여러 번 순례자들의 호위를 맡은 듯하다. 2부에서 절망을 쓰러뜨린다.
- 마태, 안드레, 야고보
크리스천의 세 아들들. 크리스티나처럼 천성을 희망하는 아버지를 비웃었지만 후에 마음을 고쳐먹고 어머니와 함께 천성 여행에 동참한다. 2부 마지막에는 다들 장성하여 결혼도 하고 자식들도 뒀지만 천성으로 가는 순례자들을 위한 선교 사역을 계속하기 위해 천성에 들어가지 않고 남는다.
- 자비심
멸망의 도시에서 살던 아가씨. 아름답지만 기질이 약하며 소심하다. 하지만 이름대로 상냥한 사람. 크리스티나와 함께 천성 여행에 동참했고, 후에는 크리스티나의 며느리가 되었다. 크리스티나는 자비심을 각별히 아꼈고, 중간중간 자비심에게 성경 말씀을 가르쳐 주는 등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 진리
2부의 등장인물. 크리스티나 일행이 여행 중반에 만난 용사. '예루살렘'이라는 보검을 갖고 있으며, 담대한 이와 함께 팀의 메인 전투원으로 활약한다.
- 겁보
2부에서 크리스티나 이전에 담대한 이의 호위를 받았던 순례자. 이름처럼 겁이 많다.(...) 좁은 문 앞에서도 며칠 동안 망설이며 들어가질 못하다가 보다못한 좁은 문의 문지기가 들여보내주었고, 죽음의 골짜기에서는 완전히 겁에 질려서 안절부절하지 못했다고 한다.[13] 하지만 신앙에 위협이 될 만한 일에는 누구보다도 담대한 모습을 보여주었다.[14] 천성 앞 죽음의 강에서는 놀랍게도 강물이 무릎까지도 차지 않아서 수월하게 천성으로 들어갈 수 있었다. 그 크리스천도 죽음의 강에서 빠져죽을 뻔 했던 걸 보면 여러모로 대단한 순례자.
- 아볼루온(혹은 아폴론)
1부에서 크리스천이 처음으로 만난 악마이자 크리스천이 살던 멸망의 도시의 주인. 어느 판본에서는 배에서 불을 뿜어대는 용의 형상이라고도 하고, 다른 판본에서는 활과 창을 든 인간형 악마의 모습이라고도 한다. 크리스천을 만나 출신과 행선지를 묻고, 자기 도시를 떠나 자신이 가장 증오하는 자가 다스리는 곳으로 가지 말라며 크리스천을 협박한다. 그러나 크리스천은 돌아서지 않고 맞서 싸운다. 하지만 아볼루온은 너무 강했고, 크리스천을 쓰러뜨린 후에 마무리를 지으려고 했으나 순간 기도하여 힘을 얻은 크리스천이 그를 깊이 찌르는데, 결말 또한 도망을 쳤는지, 아니면 그 자리에서 죽었는지 여러가지다.
4. 등장 지역
- 멸망의 도시(The city of Destruction)
순례자들의 시작마을. 크리스티나, 크리스천, 믿음 등의 인물이 이 곳 출신이며, 많은 사람들이 이 곳 출신이다. 이 도시는 곧 현실 세상을 의미한다. 대한민국에 처음 번역되었을 때는 '장차 망할 성'이라는 뜻의 '장망성'이라는 용어로 번역되기도 했다, ##
- 절망의 수렁(Slough of Despond)
멸망의 도시를 빠져나온 순례자들의 첫 번째 고비. 말 그대로 굉장히 깊은 수렁으로 빠져나오기 쉽지 않다. 크리스천이 이 곳에 빠졌을 때 짐의 무게 때문에 하마터면 익사할 뻔했다. 그러나 도움(help)이라는 사람이 이름 그대로 크리스천을 도와준다.[15] 작중에 나오는 설명에 의하면 이 수렁은 신자가 된 이가 자신이 저질러왔던 죄악에 대해서 깨달았을때 그 죄악의 찌꺼기가 모여 만들어졌으며, 하느님 역시 이곳을 없애기 위해 천국에 모여드는 수많은 지식과 지혜를 동원했지만 이 수렁은 그 모든 것을 집어삼켜버렸다고 한다. 하지만 아주 자세히 보지 않으면 알 수 없는 징검다리가 놓여있다고 한다.
- 좁은 문(Wicket Gate)
평범한 관문이지만 근처에 있는 바알세불의 성의 궁수가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하는 순례자들을 향해 화살을 쏴 댄다는 게 문제. 크리스천도 좁은 문의 관리자가 도와주지 않았다면 화살에 맞을 뻔했다. 2부에서는 궁수 대신 사나운 개가 묶여있다. 또한 이 부근엔 바알세불의 성에서 난 사과나무가 있어서 따먹는 사람들을 탈이 나게 한다. 크리스티나의 막내아들 야고보가 사과를 따 먹은 뒤 아름다움의 궁전에서 배탈이 났지만 약사가 약을 지어준 덕에 나을 수 있었다.
- 해설자의 집(House of the interpreter)
해설자가 살고 있는 집. 순례자들에게 도움이 될 비유들을 가르치기 위한 구역들이 존재한다. 이 비유들 중 몇몇은 신자가 아닌 사람도 한 번 곱씹어볼만한 내용들이다.
- 십자가(The cross)와 빈 무덤
크리스천이 해설자의 집을 떠나 '구원'이라는 담을 지나서 나온 장소. 이 곳에서 그동안 크리스천을 괴롭히던 죄의 짐이 크리스천이 십자가에 기대자마자 빈 무덤으로 굴러 떨어졌다.[16] 이후 크리스천에게 천사들이 나타나 새 옷을 입히고 천성에 이를 때 제시할 증표로 두루마리(a roll with a seal upon it)를 건넨다.[17]
- 험로(險路)
십자가를 지나며 죄의 짐을 벗어던진 크리스천이 도착한 산의 세 갈래 길 중 하나로 산을 넘어가는 길이다. 이름 그대로 매우 가파르고 오르기 힘들지만, 그 길만이 천성에 이르는 길임을 알고 있었던 크리스천은 험로를 지나 아름다움의 궁전에 무사히 도착한다. 나머지 두 길은 산의 허리를 지나는데 이 둘의 이름은 각각 파멸과 위험으로 이름처럼 한 번 들어가면 결코 빠져나오지 못하고 생명을 잃고 만다. 작중에서 허례와 위선이 이 둘을 택해 가는데 허례는 끝을 알수없는 가시밭길에 들어서 죽을 때까지 그 안에서 헤메게 되었고, 위선은 길을 가다 돌부리에 걸려 넘어졌는데, 그 자리에서 즉사했다.
- 아름다움의 궁전(House Beautiful)[18]
험로를 넘어선 곳에 있는 크고 아름다운 궁전. 궁전 앞에는 사자 두 마리가 묶여있어 순례자들을 겁에 질리게 하지만 사실 이는 순례자의 믿음과 용감함을 시험하기 위해 문지기가 메어둔 것이다. 이 곳에서 크리스천은 아름다운 세 자매를 만나 그들의 배려로 며칠 휴식을 취하고 완전무장을 하게 된다.[19] 2부에서는 사자들을 길러 순례자들을 도망가게 하는 악당이 등장하지만 담대한 이에게 쓰러진다.
- 겸손의 골짜기(The valley of Humiliation)
크리스천이 아불루온과 싸워 겨우 이긴 곳. 2부에서의 설명에 따르면 이 골짜기에서 발이 미끄러진 사람은 크리스천처럼 곤경을 겪는다고 한다. 다만 이런 곤경만 있는 건 아니라서 여기서 천사를 만난 사람도 더러 있었다고.
- 사망의 골짜기
매우 끔찍한 곳으로, 순례자들이 지나가야 하는 곳 중 하나. 길은 매우 좁고 골짜기 오른쪽에는 소경이 소경을 인도하려다가 둘 다 빠져 사망했다고 하는 매우 깊은 도랑이, 왼쪽에는 대단히 위험한 수렁이 있다. 작중에선 다윗 왕 역시 하느님의 가호가 없었다면 영영 빠져나오지 못했을 것이라고 언급된다. 또한 악마, 용들이 날아다니며 순례자들을 위협하며[20] 골짜기 중간에는 지옥의 문이 있다고 한다. 다 빠져나와도 방심한 사람들을 낚기 위한 온갖 함정이 설치되어 있기에 끝까지 방심할 수 없는 곳. 크리스천은 이 골짜기에서 하마터면 멘붕을 이기지 못하고 미쳐버릴 뻔 했지만 거기서 기도하다 응답을 듣고는 아주 쾌청한 정신으로 통과할 수 있었다. 2부에서도 지나가지만 불행 중 다행히도 담대한 이가 호위하고 있었고 밤에 지나가야 했던 크리스천과 달리 낮 동안 지나갔기에 별 위기 없이 무사히 건넜다. 골짜기의 끝자락에는 교황과 이교도라는 이름의 식인거인이 사는 동굴이 있는데, 1부 시점에서 이교도는 이미 죽은 지 오래고 교황 역시 너무 늙어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터라 크리스천이 지나가는 것을 보고도 붙잡지 못했다. 2부에서는 다른 거인이 나타나 크리스티나 일행을 공격하지만 담대한 이와의 싸움에서 쓰러지고, 담대한 이는 거인의 목을 효수해 순례자들의 적에게 경고하는 표지판을 달아놓았다.
- 허영의 시장(Vanity Fair)[21]
쾌락의 도시로 불려도 아무 손색이 없는 소도시. 이 곳에서는 돈, 아내, 남편, 아들, 딸, 나라, 영혼, 생명, 명예, 나라 등이 팔려나갈 뿐만 아니라 성추행, 강간, 음란한 행위,[22] 살인, 거짓된 맹세 등이 1년 365일 하루도 빠짐없이 일어나고 있는 곳이다. 신기한 건 허영의 도시에 사는 사람들은 그걸 죄라고 생각도 안하고 죄책감도 느끼지 않는다는 것. 이 도시의 기원은 바알세불과 아불루온(계9:11), 그리고 군대(Legion, 막 5:9)라는 세 명의 악마들이 순례자들이 이 도시를 통과한다는 걸 알아채고는 5000년 전에 세운 것. 서술에 의하면 예수가 이 시장을 지나갈 때 시장을 세운 악마가 시장 곳곳을 안내하며 예수에게 물건을 살 것을 종용했지만 예수는 아무것도 사지 않고 이 도시를 떠났다고 한다.[23] 2부에서는 믿음의 순교로 사람들이 죄책감을 느껴서인지 순례자들에 대한 박해도 사라지고 아예 신자가 된 사람도 여럿 등장한다. 아직도 불신자가 많지만 서서히 변화되고 있다는 점이 암시되고 있다.[24] 만약 예수가 악마에게 경배했더라면 이 허영의 시장 영주 자리를 주려고 했다는 작중 언급과 성경 속 사탄의 유혹 중 "네가 나에게 경배하면 이 모든 것(열국과 천하 영광)을 네게 주리라"라는 말을 감안하면 모티브는 일견 화려해 보이나 각종 죄악으로 얼룩진 인간 세상. 나사니엘 호손의 팬픽 후속작인 '천국행 철도'에서는 이 점이 더욱 잘 드러나는데, 상당한 유산을 상속받은 젊은이가 온갖 병을 구입하는데 유산을 다 써버리고 결국 마지막엔 누더기 한 벌과 무거운 후회를 구입했다던가, 행복을 원하는 사람에겐 술을 주고, 영원한 젊음을 원하는 사람에겐 의치와 가발을 주는 등 시장 사람들의 어리석은 거래를 묘사하며 이 세상은 허영과 덧없는 것으로 가득하니, 천국에서만 참된 행복을 누릴 수 있다는 작가의 메시지가 드러난다.
- 데마의 금광(a dangerous silver mine)
크리스찬에 따르면 데마(Demas)의 유혹에 빠진 사람들이 들어갔다가 모두 희생당하거나 평생 불구자들이 되었다.[25] 금광 옆의 길의 끝에는 소금기둥(The pillar of salt)이 된 롯의 아내가 있다.
- 샛길 초원, 절망의 성
데마의 금광을 지나가다 보면 샛길 초원이라는 넓은 평원이 펼쳐져 있다. 대다수의 순례자들이 더 빨리 지나가기 위해 이 초원으로 지나가지만 잘못된 길이다. 사실 이 초원은 절망이라는 거인의 영지로 뭣도 모르고 이 곳으로 넘어왔다가 절망에게 걸린 순례자들은 절망의 성으로 끌려가 심한 매질을 당하며 감금당한다. 이로 인해 수많은 순례자가 죽었으며,[26] 죽지 않았어도 절망의 아내가 두 눈을 뽑고 묘지로 내몰아버린다. 크리스천과 소망도 하마터면 이 곳에서 죽을 뻔했으나(너무 절망적이어서 크리스천은 자살까지 생각할 정도였다!) 여행 도중 받은 '약속'이라는 열쇠 덕분에 무사히 빠져나오는데 성공했고,[27] 후에 자신들처럼 낚여 피해를 보는 순례자들이 없게 올바른 길을 가리키는 팻말을 설치했다. 2부에서는 담대한 이와 순례자들도 지나가는데, 담대한 이는 팻말을 통해 크리스천이 지나갔던 곳임을 알고는 아예 절망을 처단하기 위해 절망의 성으로 간다. 그리고 담대한 이와 크리스티나의 세 아들을 비롯한 남성 순례자들의 협공으로 절망(Despair)과 절망의 부인 '주저함'(Diffidence)이 살해되고 순례자들은 7일에 걸쳐 성을 파괴한다.
- 기쁨의 산(Delectable Mountains)[28]
임마누엘이라는 사람으로부터 위임받은 지식, 경계, 성실, 경험이라는 이름의 목자(Shepherd)들이 지키고 있는 동산으로, 절망의 성에서 죽을 뻔한 크리스천과 소망은 이곳에서 쉬면서 재충전의 기회를 가졌다. 다만 신자들의 경종을 울리기 위해 그릇된 믿음,[29] 경고,[30] 그리고 지옥의 샛길이라는 장소가 존재한다. 목자들의 안내를 받아 이 장소들을 모두 둘러본 뒤, 크리스천과 소망은 목자들에게 망원경을 받아 천성의 모습을 잠시 보게 된다.
- 요술에 걸린 땅(The enchanted ground)
천성으로 향하는 순례자들의 최후의 난관.[31] 이 곳의 공기는 사람을 매우 졸리게 해 순례자들로 하여금 잠들도록 유도하지만, 한 번 잠드는 순간 죽을 때까지 영원히 깨어날 수 없다. 불굴의 말마따나 "소망과 함께 시작한 여행을 허무하게 마치고 마는 곳." 빠져나가는 쪽에 지나가는 순례자들이 쉬다가 잠들도록 유도하는 정자가 설치되어 있어 극한의 인내를 요구하는 곳이다. 소망 역시 이곳에서 잠들 뻔했지만 크리스천의 말에 정신을 차리고 빠져나갈 때까지 졸음을 쫓기 위해 크리스천과 이런저런 이야기(자신이 어떻게 신자가 되었는가)를 나누며 지나갔다.
- 쁄라(Beulah)[32]
천성 바로 앞에 위치한 동산으로 순례자들이 천성에 이르기 전 피로를 풀며 재충전하는 곳. 하느님의 영역이기 때문에 악한 이는 존재하지 않는다. 1부에서 크리스천과 소망은 잠시 휴식한 뒤 천성으로 떠났지만 2부에서 크리스티나 일행은 정착하고 전도하면서 살다가 하느님이 부를 때마다 천성으로 향했다. 아마 작가가 1부와 2부의 초점을 다르게 맞춰서일듯.
- 천성(天城)
멸망의 도시가 세상이라면, 이 도시는 천국에 해당된다. 이 도시에는 순례를 완수한 순례자, 천성의 지배자인 신, 천성에 막 들어온 순례자들을 환영해주는 예수, 그 외의 의인 등이 있으며 악인은 당연히 없다. 이 안으로 들어오는 자들은 모두 황금 옷과 금관을 쓰게 되고 정결해진다. 모든 순례자들의 종착점. 도착하기 위해선 그 앞에 흐르는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하며,[33] 강의 깊이는 건너는 순례자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에 따라 달라진다.
- 이 외에도 많은 등장지역들이 있다.
5. 패러디: 천국행 철도(Celestial Railroad)
미국 르네상스 시대에 이르러, 주홍 글자의 저자로 유명한 나다니엘 호손(Nathaniel Hawthorne, 1804~1864)은 「천국행 철도(Celestial Railroad, 1843)」라는, 이 책의 패러디 내지는 후속편 격 단편 소설을 쓰기도 했다.
이름 미상의 주인공이 '수월하게 살기(Smooth-it-away)'라는 사람과 함께 천국의 도시로 향하는 기차여행에 나선다는 내용인데, 문제는 이 철도가 '''대놓고 악마가 만든 것이라는 게 보인다.''' 기관사가 '''아불루온'''(Apollyon)이고,[34] 철도 주주 중에 바알세불(Beelzebub, '빌제법 왕자')이 있는 등. 여기선 《천로역정》이 번연 씨가 쓴 일종의 안내서 격으로 읽혀지고 있다. 철도 이용객 중 책의 내용을 따르는 사람은 없다시피 하지만. 또한 이들과는 달리 정석대로 걸어서 순례길에 나서는 '천국 향해 걷기(Foot-it-to-heaven)'와 '옳은 일 고수하기(Stick-to-the-right)'라는 두 순례자도 등장하는데, 분명 걸어서 출발한 이들이 철도를 타고 떠난 주인공 및 일행들[35] 보다도 먼저 천국의 도시에 도달한다는 점이 아이러니. 게다가 도시의 주민들은 모두가 나와서 이 둘을 환영해 주고 있다.[36] 결국 화자는 도시 주위의 '죽음의 강'을 건너던 중 그 강에 빠지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이 모든 것은 꿈이였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천국행 철도」는 물질문명의 발달, 초월주의(Transcendentalism) 및 유니테리어언주의(Unitarianism)를 비판하는 소설이라고 한다. 영어영문과 등에서 이 소설로 발표를 맡는 학생은, 두 작품이 드러나는 주인공의 행보를 비교하는 것이 관건이다.
주인공의 여정: 결국 수월하기살기(Smooth-it-away)에게 낚임.
1. 꿈의 대문
2. 파멸의 도시(The City of Destruction)
3. 철도
4. 절망의 구렁텅이(Slough of Despond)
5. 쪽문(Wicket Gate))
6. 해설자의 집(House of the interpreter)
7. 십자가(The Cross)
8. 난관의 언덕(Hill Difficulty)
9. 죽음의 그늘 계곡(Valley of the shadow of death)
10. 교황과 이교도의 동굴(a cave)
11. 허영의 도시(Vanity Fair)
12. 은 광산(a dangerous silver mine)
13. 의심의 성(doubting castle)
14. 경치 좋은 산(delectable mountains)
15. 녹슨 철문(a rusty iron door)
16. 마법의 땅(The enchanted ground)
17. 뷸라 땅(The land of Beulah)
18. 지옥행 나룻배
19. 천국의 도시(The celestial city)
6. 기타
- 천로역정 한글 목판,신활자 초판본은 국가등록문화재 685호로 지정되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학술정보원에서 소장하고 있다.
- 톰과 제리의 Heavenly Puss 편이, 천로역정 및 천국행 철도의 형식을 빌린 것 같다.
- 새벗 출판사에서 어린이들을 위한 번안판인 하늘길 바른길을 출판했었다. 로컬라이징을 하면서 등장인물들의 이름이 거의 한국인 식으로 개명되었다.(크리스천 or 믿음 → 김믿음 식으로)
- 작은 아씨들에서는 아버지의 직업이 직업이다보니 딸들이 이 책을 읽는 장면이 자주 나온다.
- 2013년 10월 10일부터 하늘성 갈 때까지, 서울 종로구의 북촌아트홀(※ 안국역)에서 천로역정의 뮤지컬 공연이 있다. 주인공의 이름은 필그림(Pilgrim)이고, 남편 거인의 이름은 '주눅'으로 바뀐다. 참고로 2018년 시즌4에서 배우 이믿음이 허영의 시장(Vanity fair)에서 순교했던 '믿음(faithful)'을 연기한다.
- 경기도 가평 수덕산 자락, 필그림하우스에서 천로역정 순례길을 열었다.
- 2019년 6월 13일에 애니메이션 판(천로역정: 천국을 찾아서)가 번역판으로 국내 개봉되었다. 다만 1편의 내용 줄거리를 소재로 제작된 만큼 추후 2편도 개봉 예정이라 한다.
- 국내에서 가장 유명한 작품은 어린이 성경 만화가인 김덕래씨가 집필하고 그린 만화 천로역정이 있다. 각각 상,중,하권으로 나뉘어져 있으며 원작과는 많은 차이점이 존재한다. 그림체를 보면 한국식 기독교인 인물들로 현지화된 것을 볼 수 있다. 배경이나 장소와 음식들도 한국식으로 현지화되어 있다. 1998년도에 출판된 상당히 오래된 만화이기 때문에 일종의 세대차이 만화이기도 하다. #
[1] 제목을 보면 '텬로력뎡'이라고 되어 있는데 당시에는 음이 '디'/'티'인 한자가 구개음화로 '지'/'치'로 발음되었음에도 그냥 '디'/'티'라고 적었으며 '텬로'(천로)와 '력뎡'(역정)을 한 묶음으로 보아 두음 법칙을 적용하지 않았다. 당시는 두음 법칙 규정이라는 것이 없어서 어두의 ㄹ을 그대로 적기도 했던 시절이기도 하고.[2] 천로역정이라는 작품의 서술 자체가 존 버니언이 꾼 꿈으로 묘사된다. 따라서 작중의 1인칭도 존 버니언의 시점.[3] 다만 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팔렸다'는 표현 자체가 실제 통계적으로 그렇다기 보다는 그만큼 오랫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면서 많이, 또 꾸준히 팔렸다는 소리에 더 가깝다. 돈키호테나 기네스북에도 비슷한 이야기가 있다.[4] 고전 그대로 번역된 버전을 읽고 싶다면 크리스천 다이제스트의 세계 기독교 고전 시리즈에서 출간된 번역본을 추천한다. 2부까지 빠짐없이 번역되어있고 E북으로도 나왔다. 다만 옛 시대 특유의 문장까지 그대로 살려서 가볍게 읽기엔 버거울 수 있다. 말 그대로 고전문학.[5] 이 경우 이 항목의 믿음은 '신실', '성실' 등으로 번역된다.[6] 김덕래가 작가인 천로역정의 주인공 각색 버젼[7] 자신을 유혹하는 아담의 유혹을 간신히 뿌리치고, 따돌렸다 생각했더니 자신이 아담의 유혹에 잠시 솔깃했던 것에 대해 화나 쫓아온 모세에게 두들겨 맞아 죽을 뻔했다가 예수가 나타나 달랜 덕에 간신히 살아났다. (참고로 모세는 믿음이 순례길에 나서게 된 계기를 제공했다. 갑자기 믿음의 집에 나타나 "도시를 떠나지 않으면 모조리 불살라 버리겠다"라고 협박한 것.) 이 외에도 '종교를 믿는 사람은 뭔가 부족한 사람이다'라고 궤변을 늘어놓는 '수치'라는 사람과 말싸움을 벌이기도 했다.[8] 이 장면이 묘하게 개그다. 크리스천이 믿음을 발견하자 같이 가자고 소리 질렀지만 믿음은 그럴 수 없다며 갈 길을 재촉했고, 이에 크리스천이 잽싸게 달려가 믿음을 앞지르고 슬쩍 웃음을 짓지만 그 직후 돌부리에 걸려 나동그라지고 만다.(…)[9] 憎善, 즉 선함을 미워한다는 뜻이다. 어떤 번역본에선 '선을 미워하는 나리'라고 번역했다. '하늘길 바른길'에서는 어린이들이 쉽게 이해하도록 선 싫다 재판관으로 풀어 썼다. [10] 여기서 크리스천은 마술사 시몬과 이스카리옷 유다의 예시를 들며 이 패거리의 논리를 반박한다. 신약성서를 읽어보면 알겠지만 시몬은 베드로에게 성령의 권능을 돈으로 사려 했다가 돈과 함께 망할 것이라고 책망받았고, 유다는 예수를 팔아넘겼다가 죄책감에 자살한 인물이다. 즉 크리스천은 이 두 명의 예시를 들며 "돈을 벌기 위해서 종교에 귀의한다고?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지옥에 갈 놈들!"이라고 비판한 셈. 멀리 가지 않아도 일부 먹사들의 탐욕스러운 행보를 본다면 정말 이 패거리와 다를 바 없을 것이다.[11] 천성에 들어가기 위해선 믿음 없이는 결코 건널 수 없는 죽음의 강을 건너야 하는데, 크리스천과 소망과 달리 무식은 '허망'이라는 뱃사공의 도움을 받아 고생없이 배를 타고 강을 건넜다. 맨 몸으로 건너야 하는 강을 편법으로 건넜기에 순례자로썬 실격이나 다름없다.[12] 다른 판본에는 그가 크리스천 일행과 만난 지 얼마 안된 페이지에서 '배교자'를 끌고가는 귀신 무리가 등장해서 무지를 보고 그에게 있을 리 없는 천국의 증명서를 보여봐라고 하지만, 보이지 못하자 그의 목에다 밧줄을 걸어서 배교자와 함께 잡아가는 것도 있다.[13] 다만 겁보가 골짜기를 지나가는 동안은 크리스천과 달리 악마들이 훼방을 놓지 않았다. 이에 담대한 이는 하나님이 악마들에게 "겁보가 지나가니까 그 동안은 놀리지 마라"고 타이르신 것 아닌가 추측했다.[14] 겸손의 골짜기에서는 활발하게 뛰어다니며 즐겼고 허영의 시장에서는 시장 사람들의 부패상을 신랄하게 비판하다가 담대한 이와 함께 린치당할 뻔 했다. 요술에 걸린 땅에서도 매우 정신이 또렷했다고..[15] 여담이지만 포이에마의 판본에서는 그냥 '헬프'라고 음역되었다(...)[16] 크리스천이 지고 있던 원죄(죄의 짐)가 그리스도의 죽음(십자가)을 통해 지워졌다는 걸 의미한다.[17] 난관의 언덕(Hill Difficulty)에서 이 족자(a roll)를 잃어버리지만, 정자(arbour)에 돌아가서 되찾는다.[18] 포이에마 판본에는 '뷰티풀 궁전'이라고 나온다.[19] 이 세 자매는 크리스천에게 성경 상에 등장하는 도구, 보물 등을 모아놓은 것을 보여주기도 하고, 크리스천이 떠나기 전에 그를 완전무장시켜주기도 했다. 크리스천이 이때 얻은 검의 이름은 '성령'으로, 엡 6:17에 나오는 성령의 검을 모티브로 한 것이다.[20] 1부에서 크리스천을 뒤따라오며 하느님에 대한 비방을 지껄이는 악마가 언급된다.[21] 19세기 영국의 소설 <허영의 시장>은 여기서 제목을 따 왔다. 오늘날 뭐니뭐니해도 가장 잘 알려진 것은 마찬가지로 여기서 이름을 딴 잡지 베니티 페어.[22] 여자가 윗옷을 입지 않거나, 남자가 꽃치마 같은 여자 옷을 입는 등. 이 작품이 쓰여지던 17세기에는 공공외설급의 범죄행위였다.[23] 신약의 광야에서 악마에게 받은 3가지 유혹을 모두 물리친 일을 의미하는 듯 하다.[24] 사실 1부에서도 크리스천과 믿음의 행동을 보고 자신들의 행동을 반성하고 그들을 변호한 사람들이 등장한다. 소망 역시 이 둘을 보고 변화되어 신자가 된 케이스.[25] 참고로 데마는 사도 바울의 제자로 세상을 너무 사랑해서 배교한 사람이다. 더 알고 싶다면 신약 성경 바울서신서를 읽어보자.[26] 작중에서 절망이 크리스천과 소망을 끌고 가 성 안뜰에 쌓인 무수한 해골을 보여주며 협박하는 장면이 나온다. 절망의 아내의 말마따나 절망에게 살해당한 순례자들인 듯 하다.[27] 천만다행으로, 절망은 발작 증세가 있어서 둘을 쫓아가지 못했다. 그런데 어린이들을 위한 번안판인 '하늘길 바른길'에선 성에서 막 빠져나온 크리스천과 소망을 거의 따라잡는 후덜덜한 포스를 보여주었다! 물론 그 직후 발작 증세가 도지면서 놓쳐버리는 건 똑같다.[28] 기쁨의 동산이라고도 번역된다. 사족이지만 불가타에서 이 명칭(paradisus voluptatis)은 에덴을 의미한다.[29] 이름 그대로 그릇된 믿음을 가졌기에 추락사한 순례자들의 시체들 천지인 절벽.[30] 눈이 먼 순례자들이 이리저리 헤메이고 있는 묘지가 보이는 장소. 이 순례자들이 바로 절망의 성에 잡혔던 이들이다.[31] 최후의 난관인 이유는 이 곳만 빠져나가면 하느님의 영역인 쁄라에 도착하기 때문이다. 죽음의 강이 남아있긴 하지만 믿음만 있다면 무사히 건널 수 있기에 논외.[32] 구약 성서에 등장하는 용어로 예루살렘의 회복을 상징하는 단어.[33] 근처에 다리가 있지만 최후의 심판 이후에나 개방되며 그 이전에 다리를 통해 건넌 사람은 에녹과 엘리야 두 명 뿐이다. 이 두 명은 성서에서 (예수를 제외하고) 죽지 않고 승천한 사람들이기도 하다.[34] '수월하게 살기' 씨는 '협상과 타협으로 아불루온을 설득해서 이 일을 맡게 했다'고 하는데, 당연히 거짓말이다.[35] '마음 속에 죄 감추기' 등 안 좋은 이름뿐이다. 이들은 십자가 언덕을 기차로 편하게 지나면서 자신들의 짐인 '죄'를 안 버리고 무사히 갈 수 있다는 사실을 다행으로 여긴다.[36] 중간에서 허영의 시장에서도 이들은 각종 유혹을 거절하는데, 이에 주인공이 감명을 표하자 둘은 주인공에게 천국행 철도는 천성의 주인에 의해 인정이 거부되었다며, 천국행 표를 산 사람들은 자신의 영혼 값인 그 대금을 잃은 것이라고 말해준다. 수월하게 살기 씨가 그들의 말을 듣던 주인공을 이내 끌어내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