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2013년/4월/18일
1. 소개
▲ 승리 투수: 정현욱(2⅓이닝 1실점 1자책점)
▲ 패전 투수: 박경태(1⅔이닝 2실점 2자책점)
▲ 승리 팀 홀드 투수: 임정우(2⅓이닝 1실점 1자책점)
▲ 패전 팀 홀드 투수: 진해수(0⅔이닝 1실점)
▲ 세이브 투수: 봉중근(1⅓이닝 무실점)
▲ 블론세이브: 박경태
▲ 홈런: 김원섭(4회 1점), 최희섭(6회 3점)
지난 시즌인 2012년에 세 번의 대첩을 만들어낸 양 팀이 2013년 또 다시 역사에 길이 남을 대첩을 만들어냈다. 후술하듯이 SBS ESPN에서도 '광주대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 패전 투수: 박경태(1⅔이닝 2실점 2자책점)
▲ 승리 팀 홀드 투수: 임정우(2⅓이닝 1실점 1자책점)
▲ 패전 팀 홀드 투수: 진해수(0⅔이닝 1실점)
▲ 세이브 투수: 봉중근(1⅓이닝 무실점)
▲ 블론세이브: 박경태
▲ 홈런: 김원섭(4회 1점), 최희섭(6회 3점)
이 경기의 설명에 앞서 이 날의 상황에 대해 서술하자면, KIA 타이거즈는 이미 LG 트윈스를 상대로 2승을 먼저 챙겨가면서 이 경기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위닝 시리즈를 확보한 상황이었기 때문에 선발로 예상되었던 서재응 대신 선발진 중에서 비교적 헐거운 임준섭을 선발 투수로 내세웠다. 다만 이틀 동안 선발이 6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되었었기 때문에 비교적 불펜투수의 소모가 심각했던 상황이었다. 그리고 이 경기 이후에는 인천으로 올라가서 SK 와이번스와의 주말 3연전을 시작으로 인천-창원으로 이어지는 주말-주중 원정 6연전이 예정되어 있었기 때문에 최대한 불펜의 소모를 줄여야 했던 상황이었다.
LG 트윈스의 경우 이미 루징 시리즈를 가져갔었으나 KIA와의 주중 3연전이 끝나고 난 뒤에는 경기가 없는 월요일을 포함하여 총 4일간의 휴식기간이 있었다. 따라서 LG 입장에서는 최대한 모든 불펜 가용 자원을 총 동원하여 적어도 스윕을 면하여 다가오는 휴식기간을 긍정적으로 보낼 수 있는 전환점이 필요한 시점이었다. 그러한 맥락으로 4월 16일에는 유원상을, 17일에는 정현욱과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내세웠으나 실점을 내준 적이 있었다. 그런 의미에서 비교적 약한 임준섭을 최대한 공략하면서 역시 상대적으로 약한 KIA 불펜을 일찍 끌고나와 무너뜨릴 필요가 있는 경기였다.
2. 1회 ~ 2회
1회초 LG는 1번 오지환의 우전안타와 3번 박용택의 볼넷으로 만든 2사 1, 2루 찬스를 4번 타자 정성훈이 2루수 앞 땅볼로 날리면서 선취 득점에 실패했다.
1회말 KIA는 선두 타자 이용규가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2번 김선빈이 1루수 앞으로 기습 번트를 댔는데, 이 타구를 잡은 LG 1루수 문선재가 1루에 악송구를 저지르며 1루주자 이용규는 여유있게 3루에 안착한 데 이어 3번 이범호는 스트레이트 볼넷을 골라내며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러나 4번타자 나지완은 기대와는 달리 6-4-3 병살타를 날렸고 3루주자 이용규가 홈을 밟아 KIA가 선취점을 얻기는 했지만 순식간에 아웃카운트 2개가 올라갔다. 다행히 다음 타자인 5번 최희섭이 쓰리볼 상황에서 우전 적시타를 터뜨리며 1점 추가, KIA는 스코어 0:2로 달아났다.
2회초 LG는 선두 타자인 5번 정의윤이 유격수 김선빈의 실책으로 1루에 출루했지만, 3타자가 연달아 범타에 그치며 만회 득점을 올리지 못했다.
KIA는 2회말 1사 후 8번 차일목이 우익수 앞의 안타를 쳤지만 9번 김원섭이 선행 주자를 아웃시키는 유격수 땅볼을 치며 2사 1루가 되었다. 하지만 김원섭은 이용규 타석 때 LG의 선발 투수 벤자민 주키치의 견제에 걸렸음에도 불구하고 2루 도루에 성공하는 준족을 과시했고 이에 화답하듯 이용규가 우중간에 떨어지는 1타점 2루타를 날리며 0:3으로 점수를 벌렸다. 점수를 벌린 KIA가 2사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2번 김선빈이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2루땅볼로 아웃되어 KIA는 더 이상의 추가점을 올리는데는 실패했다.
3. 3회
하지만, 3회초 LG의 대반격이 시작되었다. LG는 2사 후 2번타자 이진영이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로 포문을 열었고, 박용택의 볼넷으로 얻어낸 2사 1, 2루 기회에서 정성훈의 좌익선상 1타점 2루타, 정의윤의 2타점 좌전 적시타, 6번타자 손주인의 우전안타, 7번타자 문선재의 1타점 좌전 적시타, 8번타자 현재윤의 1타점 중전 적시타에 이은 KIA의 3루수 이범호 포구 실책으로 순식간에 스코어 5:3으로 역전에 성공했고, 계속된 2사 2, 3루의 찬스에서 타자 일순하며 3회초에 두 번째로 타석에 들어선 9번타자 정주현까지 중견수와 2루수 사이에 떨어지는 바가지성 2타점 적시타를 때려내며 스코어를 7:3까지 벌려놓는데 성공했다. 다음 타자 오지환 타석에서 정주현이 도루를 성공하며 LG는 계속해서 2사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오지환이 1루 땅볼로 물러나며 길고 긴 3회초가 끝났다. 하지만 LG는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무려 7점이나 내는 위용을 보였다.
3회말 KIA의 공격. 선두 타자인 이범호가 중견수 뒤의 담장을 직격하는 2루타를 때린 뒤 나지완이 볼넷을 얻어 출루했다. 그런데 볼넷으로 출루한 나지완이 갑자기 옆구리 통증을 호소하여 나지완은 대주자 홍재호로 교체되었고, 이어서 최희섭까지 볼넷을 얻어내어 KIA는 무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이에 김기태 LG 감독은 선발 투수 벤자민 주키치를 과감히 마운드에서 내리고 임정우로 투수를 교체했다. 임정우는 나오자마자 초구만에 안치홍에게 몸에 맞는 공을 허용하며 점수는 7:4가 되었다.
계속된 무사 만루의 찬스에서 7번타자 김상현이 2구째를 힘껏 휘둘러 3-유간을 라인 드라이브로 빠르게 날아가는 좌전 안타성 타구를 날렸지만, 이 공을 LG 3루수 정성훈이 몸을 날려 글러브로 막고 2루수 손주인에게 송구하여 1루 주자를 포스 아웃 시키고, 손주인은 뒤이어 홈으로 송구하여 3루 주자 홍재호를 홈에서 태그 아웃시켰다.[1]
무사 만루가 순식간에 2사 1, 2루가 된 상황에서 3회초에 대수비로 들어왔던 8번타자 김상훈이 타석에 섰고, 김상훈이 삼진으로 물러나며 KIA는 무사 만루에서 꼴랑 한 점만을 내며 스코어를 7:4로 좁히는데 그치고 말았다. 만약 정성훈이 김상현의 그 총알같은 타구를 막아내지 못했다면 이날 승부는 진작부터 크게 요동쳤을 것이 분명했다.
4. 4회 ~ 5회
3회말 무사 만루 위기를 단 1실점으로 선방한 LG의 4회초 공격. 선두 타자 이진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했지만 박용택이 투수 땅볼을 쳐서 이진영이 2루에서 아웃되어 1사 1루가 되었다. 그리고 다음 타자인 정성훈 타석 때 박용택이 도루를 성공한 뒤 정성훈이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얻어 LG가 1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하지만 정의윤이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손주인이 바뀐 투수 이대환을 상대로 우전 안타를 때렸지만, 우익수 김상현의 깔끔한 홈 송구로 인해 2루주자 박용택이 아웃되어 LG는 결국 득점에 실패하였다.
4회말 반격에 나선 KIA는 선두 타자 김원섭이 우월 솔로홈런을 날리며 7:5까지 점수차를 좁혔다.
5회초 LG는 선두 타자 문선재가 중견수 앞의 안타로 출루하고 현재윤의 3루수 앞 희생번트로 1사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2] , 정주현이 1루수 파울플라이, 오지환이 삼진으로 아웃되어 찬스를 무산시켰다.
5회말 KIA 역시 선두 타자이자 4번 나지완의 대주자로 들어왔던 홍재호가 중전안타를 치고 출루하고 6번 안치홍이 볼넷을 얻으며 1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다. 그리고 김상현인 타구를 LG 1루수 문선재가 캐치하여 유격수에게 던졌는데, 이 송구가 3루쪽으로 치우친 악송구가 되는 바람에 이 공을 잡은 유격수 오지환의 발이 베이스에 떨어지며 1루주자 홍재호가 2루에서 세이프되어 KIA는 또다시 1사 만루의 찬스를 잡았다.
LG는 1사 만루의 위기에 몰리자 임정우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필승조 중 한 명인 유원상을 등판시켰다. 그리고 유원상은 김상훈을 6-4-3 병살타로 아웃시키면서 KIA 역시 5회말에 한 점도 얻지 못했다.
5. 6회
6회초 LG의 공격. 선두 타자 이진영이 중전 안타로 출루하고 다음 타자 박용택이 우중간에 떨어지는 안타를 쳤는데, 1루주자 이진영이 우익수 김상현의 기막힌 송구로 인해 3루에서 태그 아웃 당하며 LG의 분위기가 한풀 꺾이는 듯했다. 하지만 박용택의 2루 도루에 이은 정성훈의 1타점 좌전 적시타가 터지며 LG는 8:5로 점수차를 벌리면서 분위기를 완전히 가져오는 듯했다.
스코어 8:5로 뒤지던 6회말 KIA의 공격. 김기태 감독은 우익수 정의윤을 양영동으로 교체 하면서 수비를 강화했다. KIA는 선두 타자 김원섭의 볼넷, 이용규의 평범한 유격수 땅볼 타구가 불규칙 바운드가 되며 LG 유격수 오지환의 가슴을 맞고 굴절되는 내야안타, 김선빈의 페이크 번트 앤드 슬래시에 이은 우익수 앞 안타로 4회말에 이어 무사 만루의 찬스를 만들었다. 그리고 3번 이범호가 3루 주자가 들어오기엔 턱없이 짧은 중견수 플라이로 아웃되며 1사 만루가 돼버렸기에 또다시 불길한 분위기가 조성되었지만, 홍재호가 풀카운트 끝에 좌전 적시타로 주자 두 명을 홈으로 불러들여 점수는 8:7이 되었고, 다음 타자 최희섭이 유원상의 초구를 잡아당겨 우측 담장을 넘기는 역전 쓰리런 홈런을 작렬하며 KIA가 8:10으로 승부를 뒤집는데 성공했다.
비록 이날까지 LG의 필승조이고 더욱이 5회초 1사 만루에서 등판하여 병살을 유도하여 이닝을 끝낸 유원상이었지만, 이날까지 유원상의 모습은 작년인 2012년의 위력적인 모습은 아니었고 결정적으로 이틀 전에 등판한 경기에서 2타자를 상대하여 2안타를 맞고 0이닝 1실점 1자책을 기록하며 LG와 LG팬들에게 불안감을 갖게 했었다. 그런데 아니나다를까, 유원상은 결국 1이닝 5실점 5자책점이라는 대형사고를 쳐버렸고[3] , 유원상이 이렇게 대형사고를 치게끔 투수를 교체하지 않은 김기태 감독은 당연히 8회초까지 가루가 될 정도로 까였다.
결국 유원상은 강판되었고 LG의 마운드에는 김선규가 올라왔다. KIA는 김선규의 첫 타자인 안치홍이 몸에 맞는 공으로 출루한 뒤 사구와 김상현의 2루타로 1사 2, 3루의 찬스를 잡았다. 다음 타자 김상훈의 타구는 원 바운드가 되어 3-유간으로 향했는데, 전진 수비를 한 유격수 오지환이 다이빙을 시도했음에도 이 타구는 오지환의 글러브에 맞고 3루쪽으로 굴절되는 내야안타가 되었고, 이 사이 3루주자가 홈을 밟아 KIA가 스코어 8:11까지 달아났다. KIA가 계속해서 1사 1, 3루의 찬스를 이어가자 LG는 김선규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정현욱을 등판시켰다. 그리고 정현욱은 김원섭과 이용규를 모두 삼진으로 돌려세우며 KIA의 추가 득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KIA는 비록 1사 1, 3루의 찬스에서 추가점은 올리지 못했지만, LG 필승조인 유원상을 상대로 6회말에만 4점을 낸 데 이어, 다음 투수인 김선규에게 아웃 카운트를 하나도 빼앗기지 않고 1점을 뽑아내며 8:11까지 점수차를 벌린 바, 대부분의 팬들은 이날 경기는 KIA의 승리를 예상했다.
'''물론 그대로 KIA의 승리로 끝났다면 이 경기는 무려 5시간이나 진행되지 않았을 것이다'''.
6. 7회
7회초 KIA는 박준표를 등판시키며 굳히기를 노렸다. 문선재의 대타로 나온 7번 김용의는 삼진으로 물러나고 현재윤이 볼넷을 얻어 1사 1루가 된 상황. KIA는 투수를 진해수로 교체하였다. LG는 2사 1루에서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하여 2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이진영이 초구를 친 것이 2루수 땅볼로 아웃되어 만회점을 올리지 못했다.
7회말 KIA는 선두 타자 김선빈의 안타와 도루로 만든 무사 2루 기회에서 이범호가 7구까지 가는 접전끝에 삼진으로 물러났지만, 홍재호가 좌중간을 가르는 1타점 2루타를 날리면서 스코어를 8:12까지 벌렸다. 계속된 1사 2루 찬스에서 최희섭이 삼진, 안치홍이 유격수 땅볼로 아웃되어 더 이상의 추가 득점없이 KIA의 공격이 끝났지만, KIA가 정현욱을 상대로 한 점을 내어 4점차까지 달아났기 때문에 모든 사람들이 이 경기의 승부는 KIA쪽으로 완전히 기울어졌다고 생각했다.
7. 8회
하지만, '''약속된 8회초의 LG 최후의 반격으로 이 경기는 결국 대첩으로 거듭난다'''.
8회초 LG의 선두 타자는 박용택. 박용택이 친 타구는 투수 진해수의 왼쪽 다리를 맞고 굴절되며 3-유간을 빠져나가는 좌전안타가 되었다. 이에 KIA는 진해수를 마운드에서 내리고 최향남을 등판시킴과 동시에 3루수를 박기남으로 교체하면서 수비강화를 노렸다. 그리고 최향남이 정성훈을 삼구 삼진으로 잡아내는 향운장 모드를 발동하면서 KIA가 이대로 8회초 수비를 무난하게 막아내는 분위기였다.
그런데 박용택이 2루를 훔치고, 대수비로 들어와서 이날 처음에 타석에 들어선 '''5번타자''' 양영동이 볼넷, 그리고 손주인마저 볼넷을 골라내면서 LG 앞에는 1사 만루라는 먹음직한 밥상이 차려졌다. 위기를 자초한데 이어 김용의에게 마저 2볼 노 스트라이크로 볼카운트가 몰리자 KIA는 최향남을 마운드에서 내리고 박경태를 마운드에 올렸다. '''그런데 이것은 돌이킬 수 없는 실수가 되었다'''.
김용의는 풀카운트 상황에서 변화구 제구가 안 되어 오로지 빠른 공으로 윽박지르는 박경태의 6구~9구를 모두 파울로 커트해 결국 10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마운드를 스치는 2타점 중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LG가 스코어 10:12로 따라붙었다. 이어서 나온 타자는 7회말에 현재윤의 대수비로 나왔던 포수 조윤준. LG팬들은 "죽어도 제발 혼자 죽어라"고 빌 정도로 타격 면에서는 기대할 것이 없었고, 볼 카운트도 2스트라이크 까지 몰리자 "조윤준한테 뭘 바라냐"며 대부분 포기하는 듯 했지만 웬걸, 조윤준은 볼 하나를 골라낸 후 4구째를 밀어쳐서 1루 선상을 빠져나가는 2타점 '''3루타'''[4] 를 날리며 급기야 LG가 12:12 동점을 만듬과 동시에 박경태에게 블론세이브를 안겼다. 그리고 다음 타자이자 6회말에 좌익수 정주현과 교체되어 중견수로 들어간 뒤[5] 이날 두 번째 타석에 선 이대형이 '''뜻밖에도''' 승부를 뒤집는 1타점 우전 적시타를 때려내며 기어코 LG가 스코어 13:12로 재역전, 이 경기를 대첩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너무나도 어이없게, 그리고 허무하게 역전을 허용한 KIA는 8회말 2사 후 무려 41개의 공을 던지고 마운드에서 내려간 정현욱 다음 투수로 LG의 마운드에 올라온 마무리 투수 봉중근을 상대로 김원섭이 2루타를 치고 이용규가 손등에 공을 맞고 출루하여 2사 1, 2루의 찬스를 잡는다. 그리고 후속 타자 김선빈이 3볼 1 스트라이크 에서 5구째를 휘둘러 3-유간 깊숙한 곳으로 타구를 보냈는데, 이 타구를 백핸드로 잡은 '''오지환이 3루를 쳐다보며 머뭇거리는 바람에''' LG팬들은 그야말로 가슴이 철렁했지만, 오지환은 곧이어 정확하고 빠르고 안정된 1루 송구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감행한 김선빈을 아웃시키며 간신히 8회말을 무실점으로 종료시켰다.
8. 9회
9회초 LG는 1사 후 정성훈의 안타와 양영동의 3루수 희생번트, 손주인의 볼넷으로 2사 1, 2루의 찬스를 잡았지만, 김용의가 3구만에 스탠딩 삼진으로 아웃되면서 추가 득점에 실패, 결국 이 경기를 마지막까지 한 점 차의 똥줄타는 경기로 이끌었다. 하지만 LG팬들과 KIA팬들의 타들어 가는 똥줄이 무색하게 봉중근은 9회말을 삼자범퇴로 막았고, 이날 18이닝 중 유일하게 이닝이 삼자범퇴로 끝남과 동시에 스코어 13:12, LG의 승리로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9. 총평
애초에 3연전 중 KIA는 이미 2승을 챙긴 상태였던 데다가 이 경기 후 SK 와이번스와의 원정 3연전이 있었기 때문에 서재응이나 김진우 대신 임준섭을 선발 투수로 내면서 사실상 이 경기를 져도 그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임했다. 그런데 임준섭이 4회초에 대량 실점을 하며 3⅓이닝 7실점 6자책점으로 조기 강판된 것도 모자라 KIA 타이거즈에게 약했던 벤자민 주키치가 이날도 어김없이 2이닝 4실점 4자책점으로 털리며 승부의 향방이 혼돈의 카오스로 접어 들기 시작했고, 결국 LG 트윈스의 핵심 불펜인 유원상과 정현욱마저 연달아 털리면서 KIA가 6회말과 7회말 도합 7점을 뽑으면서 승기를 잡았다.
하지만 KIA는 SK와의 원정 3연전을 대비해야 하는 입장이었기 때문에 이틀 연속 등판한 유동훈과 앤서니를 무작정 투입할 수는 없어서 8회초에 최향남과 박경태를 투입했다. 하지만 결국 이 선택이 이 경기를 대첩으로 만들고 말았다.
4년 전의 주차비 대첩을 방불케 한 이 경기는 양 팀 합쳐서 35개의 안타와 17개의 볼넷이 나오며, LG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고 양 팀 도합 18이닝 중 삼자범퇴로 끝난 공격이 꼴랑 한 번(9회말)밖에 없을 정도로 난타전 이었다. 양 팀 선발 투수가 채 4회를 버티지 못하고 무너졌고 필승 계투진으로 불렸던 투수들도 우르르 붕괴하면서 양 팀 도합 12명의 투수 중 단 2명[6] 을 제외하고는 전부 자책점을 기록하였다.
그나마 무실점을 기록한 두 투수마저 주자를 내보내면서 결국 이 경기는 이날 기준으로 2013 시즌 최장 시간 경기 기록을 세우고 말았다. LG 트윈스는 승리한 병신이 된 덕에 스윕을 면하고 넥센과 함께 공동 3위 자리를 보전할 수 있었다. 비록 이날 유원상이 완전히 폭망하고 정현욱 또한 난조를 보이며 41개나 되는 공을 던졌지만 그나마 LG는 다음 날인 4월 19일부터 시작되는 4일의 휴식 덕분에 팀을 재정비할 여력은 있었다. 무엇보다도 LG는 휴식일 이전 경기를 승리로 가져가면서 기분 좋게 휴식일을 가져갈 수 있었다.
반면에 KIA는 비록 져도 상관없는 경기를 진 데다가 단독 1위를 유지하기는 했지만, 그래도 상대 팀의 주력 불펜 투수들을 공략하는데 성공하며 이길 수 있던 경기를 추가적으로 불펜을 더 소모하며 역전패당하는 바람에 상당히 찝찝한 기분으로 인천 원정길로 올라야 했고, 장시간 경기를 한 여파로 공격력이 저하되는 문제가 다음 날 경기에서 드러났다.
하지만 그나마 이 경기에서 KIA가 건진 것은, 김상현, 김원섭, 그리고 이용규의 타격감이 올라온 것과 이틀 연속 연투를 한 유동훈과 앤서니 르루를 아껴서 SK 와이번스와의 3연전을 제대로 대비할 수 있게 된 것이었다. 그나마 KIA 입장에서는 다음 날 경기에서 김진우가 긴 이닝을 던지면서 불펜투수를 아꼈고 비교적 많은 공을 던지지 않은 KIA 불펜을 가동했기 때문에 대첩의 후유증을 최대한 줄일 수 있었다. 그리고 인천 3연전 둘째 날 경기가 우천취소되면서 KIA 타선이 비교적 이 경기의 후유증을 빨리 벗어났다는 것이 KIA로써는 호재였다.
4번타자 나지완의 갑작스런 옆구리 통증 호소로 느닷없이 4번 타자로 등장한 KIA의 홍재호는 이날 예상 외로 4타수 3안타 3타점 1득점으로 생애 최고의 맹활약을 펼쳤지만 최향남과 박경태의 불쇼로 팀이 어처구니없이 패하는 바람에 빛이 바랬다.
한편으로 이날 이대형은 스코어 8:7로 팀이 앞선 6회말 1사 1, 2루에 수비 강화를 위해 중견수 대수비로 들어왔지만 유원상이 최희섭에게 초구만에 역전 쓰리런 홈런을 맞는 바람에 존재감이 희박해졌고, 팀이 스코어 8:11로 지던 7회초 1사 1루에서 삼진을 당하며 포풍까임권을 획득하는 듯 했지만, 스코어 12:12 동점인 8회초 1사 3루 상황에서 초구를 냅다 통타한 것이 1타점 적시타가 되며 놀랍게도 이날의 '''결승타'''를 기록했다.
여담으로 이날 중계 방송사였던 SBS ESPN은 후반부에 광고 자막으로 '''진짜야구 광주대첩'''을 띄운 것도 모자라, 윤성호 캐스터가 9회초, 9회말을 시작할 때 직접 '광주대첩'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면서 이 경기를 더더욱 비범하게 만들었다. 시청률 면에서도 톡톡히 재미를 보았는데, 평균 시청률이 2.059%를 기록, 역전을 거듭하며 1점차 승부를 벌인 8,9회때는 네이버 중계 인원 19만 명, SBS ESPN의 순간 시청률이 3.5%를 넘기도 했다. 기사
덧붙이자면, 그간 대부분의 대첩에서 피해자 내지는 희생양 이미지가 강했던 LG 트윈스가 이날 만큼은 '''웬일로''' 강한 뒷심을 선보이면서 대첩의 주인공이 되었다.
그리고 약 2달 뒤, 이 두 팀은 같은 구장에서 또다시 이런 경기를 시전하는데….
[1] 정성훈이 몸을 던져 김상현의 타구를 막았을 때 2루주자 최희섭은 이 타구가 라인 드라이브 아웃이 되는 줄 알고 2루로 귀루했다. 만약 손주인이 2루 베이스를 밟기 전에 거의 2루에 도착한 최희섭을 태그한 뒤 2루 베이스를 밟고 1루로 공을 던져 타자를 아웃시키거나 홈에서 3루 주자를 아웃시켰다면 삼중살(트리플 플레이)가 나올 수도 있었다.[2] 번트모션 중 볼이 얼굴 쪽으로 들어와 자칫 위험할 뻔했다.[3] 블론세이브는 7회부터 적용이 되기 때문에 그나마 유원상은 블론세이브는 면했다.[4] 원래 2루까지만 갈 타구였는데 당시 KIA 우익수 김상현의 어설픈 펜스 플레이와 야수들의 부정확한 중계가 합작되며 3루타가 되었다.[5] 중견수였던 박용택을 좌익수로 옮기고 중견수 자리에 정주현과 교체된 이대형을 넣어 수비 강화를 했는데, 최희섭이 역전 쓰리런을 치는 바람에 아무 의미가 없어졌었다.[6] 박준표 0⅓이닝 무실점, 봉중근 1⅓이닝 무실점, 세이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