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그 오브 레전드 2017 월드 챔피언십/8강
1. 개요
리그 오브 레전드 2017 월드 챔피언십 8강 경기들을 모아놓은 문서이다. 10월 19일부터 22일까지 5전제 토너먼트 방식으로 진행되며, 그룹 스테이지 각 조의 1, 2위 성적을 거둔 팀들이 대결을 펼친다. 승리한 팀은 4강에 진출한다. 한국을 제외한 다른 리그의 1위 팀들이 모두 탈락한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
8강 시작 후, 리그 오브 레전드의 '''공식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이 '''불타는 향로'''로 바뀌었다. 공식 페이스북.
2. 리그별 진출 팀
2.1. LCK(한국): 3/3
- SK telecom T1: A조 1위 진출
- Longzhu Gaming: B조 1위 진출
- Samsung Galaxy: C조 2위 진출
2.2. LPL(중국): 2/3
- Royal Never Give Up: C조 1위 진출
- Team WE: D조 1위 진출
2.3. EU LCS(유럽): 2/3
1주차에는 멸망하나 싶었지만 2주차에 기적 같이 경기력이 일신하여, 0승 4패의 기적을 쓴 프나틱과 TSM을 잡아먹고 올라온 미스피츠까지 2팀을 2위로 올렸다. G2 역시 비록 광탈했지만 RNG를 잡았던 2주차 경기력은 충분히 박수받을 만 했다. 유럽의 롤드컵 저력이 이번에도 발휘되었다고 할 수 있을 듯.
2.4. NA LCS(북미): 1/3
- Cloud9: A조 2위 진출
2.5. LMS(대만·홍콩·마카오): 0/2
'''전멸'''했다. 1시드 FW는 D조 뽑아놓고 환호성을 지르던 모습과 달리 1승 5패라는 처참한 성적으로 짐을 쌌고, ahq는 SKT를 한 번 잡아내는 쾌거를 이루었지만 그게 끝이었고, 결국 A조에서 가장 먼저 탈락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전체 총평 쪽에서 다룬다.
2.6. GPL/TCL(동남아/터키): 0/2
비메이저 지역에서는 단 한 팀도 그룹 스테이지에서 올라가지 못했다. 기가바이트는 그래도 참신한 전략으로 화제를 모았고 최종전까지 가는 끝에 아깝게 좌절되었지만, 페네르바체는 고래 사이에서 등이 박살난 새우 이상은 되지 못했다.
자세한 이야기는 전체 총평 쪽에서 다룬다.
3. 대진 편성
8강의 대진은 10월 15일 그룹 스테이지가 종료되고 8개의 진출 팀이 확정된 후, 추첨을 통해 결정된다. 대진 추첨 규정은 다음과 같다.
- 조 1위와 다른 조 2위가 붙는다.
- 그룹 스테이지에서 같은 조에 편성되었던 팀끼리는 결승 이전에 만나지 않는다.
3.1. 편성 결과
[image]
8강 대진표에 대해 클템, 김동준 해설은 '''4강은 한중 구도로 갈 거 같다'''라는 예측을 내놓았다. 아무래도 그룹 스테이지 1위 팀과 2위 팀의 격차가 이번만큼 크게 느껴졌던 시즌이 흔치 않기 때문. 대진표를 보면 한중 팀 제외하고 4강에 아주 약간이라도 가능성 있는 건 C9 정도가 되겠다. 다만 다전제와 그룹 스테이지의 단판 경기는 다르기 때문에 섣부른 판단은 하기 이르다.
4. 경기의 진행
- 10/19(목) 17:00 - (1경기) Longzhu Gaming vs Samsung Galaxy
- 10/20(금) 17:00 - (2경기) SK telecom T1 vs Misfits
- 10/21(토) 17:00 - (3경기) Royal Never Give Up vs Fnatic
- 10/22(일) 17:00 - (4경기) Team WE vs Cloud9
4.1. 1경기
경기 전 관계자들은 롱주의 우세를 점치고 있다. 각 팀의 조별 예선 성적을 볼 때 롱주는 무패가도를 달리며 1위로 진출, 삼성은 2패를 하면서 2위로 진출했으니 자연스럽게 롱주 쪽 경기력을 보다 높게 평가할 수밖에 없다. 또한 LCK 서머 정규 시즌 최종전에서 롱주가 삼성에게 2:0 승리를 가져갔으니 최근 전적 또한 롱주의 손을 들어주고 있다. 이 최근 전적이 의미가 있는 이유는 크라운은 서머 시즌 폼이 현저하게 부진했으며, 그때 떨어진 폼이 지금도 크게 개선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삼성은 서머 1라운드에서는 승리를 하기는 했지만 3억제기를 먼저 밀어놓고 롱주의 호수비에 마무리를 못하는 졸전을 펼쳤고, 2라운드에 가서는 아예 2:0으로 완패를 당했다. 그리고 그룹 스테이지에서는 자신들의 하위 호환이라 평가받은 G2, 최약체로 평가받은 페네르바체도 제대로 못 이기는 약한 모습을 보였다. 그나마 큐베가 여타 탑 라이너들과 달리 반반 이상 갈 수 있을 정도로 강력한 모습을 보이고, 룰러가 좋은 모습을 꾸준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이 위안거리. 그러나 큐베든 룰러든 실력 이전에 상위권의 같은 라인 선수들에 비하면 스스로 변수를 만드는 모습이 부족하다.
삼성의 다른 멤버들은 갈리오가 밴 당하면 버티질 못할 정도로 폼이 저하된 크라운, 향로 메타와 맞지 않는 플레이를 보여주는 코어장전, 카정 루트를 짜다가 퍼블부터 주는 데다가 라인 개입력이 떨어지는 앰비션, 앰비션보다 공격적인 갱킹은 잘하지만 운영 능력이 없는 하루까지 뭐 하나 제대로 된 게 없는데, 큐베의 기량과 룰러의 후반 하드캐리로 보완하는 원패턴 전략으로 어거지로 승리하거나 승리를 당해 왔다.
삼성이 장기전 전략을 더 다듬고자 한다면 크라운의 폼 개선은 필수다. 현재 크라운은 갈리오 밴 한 번으로 카운터를 맞을 만큼 심각하게 폼이 떨어져 있다. 다른 약점으로는 워낙 공격적인 성향이라 향로 메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한 코어장전을 꼽을 수 있고, 카정을 들어가서 퍼블을 주고 나오기 일쑤인 앰비션 역시 초반 운영에 보다 신중을 기해야 한다. 다행이도 큐베의 물 오른 경기력과 후반 하드 캐리를 보장하는 룰러의 기량이 팀을 든든하게 받쳐주고 있으나, 언제까지고 이들에게 강제 전성기를 선사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잘 통하기라도 했으면 모를까 특출난 호전성을 자랑하는 RNG에게는 그냥 허무하게 무너졌기 때문에 반드시 약점을 보완해야 한다. 롱주의 호전성은 RNG에 비해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롱주는 현재로서는 칸이 공격적으로 나서주길 기대하며, 삼성도 큐베를 믿고 맞불 작전으로 가는 것이 이변을 만들 확률이 높아 보인다.
지금의 삼성은 탑의 기량만 믿고 미드 - 정글 폼이 좋지 않은 걸 버티다 후반 바텀 캐리를 노리는데, 롱주의 실력상 무난히 후반 가서 3번의 승리를 노리기는 어렵다. 차라리 서로 공격적으로 한다는 건 결국 그만큼 가드는 내려가는 거고, 삼성의 후반 이전 유일한 장점은 탑이니만큼 흥하든 그나마의 장점마저 폭망하든 탑에서 승리해야 한다. 칸은 언제나 공격적인 챔프를 쥐고 상대를 흔들었는데, 이것에 대해 밴이 아닌 픽과 인게임 플레이로 역으로 받아칠 수 있다면 롱주의 밴픽 구도를 바꿀 수 있으며 나아가 칸이 무너진다면 삼성의 강점은 2배가 될 것이다.
또 롱주가 거의 패배하지 않았기에 희귀한 사례지만 커즈는 신인의 단점을 갖고 있다. 흐름이 좋지 않을 때 무리해서 뭔가 시도하는 모습이 나왔는데[1] 이를 유도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탑이 맞불로 간다면 미드에서 지원형 궁 소유자이자 날개 운영의 한 축인 갈리오, 탈리야, 라이즈에 대해 어떻게 열고 닫을지가 관심 요소. 삼성은 크라운의 폼이 많이 불안한 상황에서 밴픽의 우선 순위를 어떻게 잡을지 또한 매치 전체의 관전 요소가 될 것이다.
유일하게 전승 1위로 8강에 진출한 롱주의 위세는 막강하다. 바텀을 파괴하고 폭발적인 딜링을 쑤셔넣는 프레이 - 고릴라 듀오는 그 어느 때보다도 경이로운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비디디는 미드 라이너가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 커즈는 라인 개입력을 갖춘 데다가 한타 교전에서도 안정적인 모습이다. 공격적인 플레이로 주목받고 있는 탑 라이너 칸의 기세는 최고조에 이르러 있다. 이전에 최강이던 SKT가 그랬듯이, 지금의 롱주는 어느 한 라인이 뚫려도 다른 포지션이 구멍을 메꿔 캐리하며 최고의 상호 보완적 팀플레이를 완성시켰다는 평을 받고 있다.
롱주는 현재 운영도 잘하고 한타도 잘하는 팀이지만 공격적인 성향 역시 엄청난 팀이다. 서머 결승전을 보면 SKT에게 3번째 세트를 두들겨 맞고 패하는 바람에 4번째 세트에서 멘탈에 영향이 있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있었으나, 그런 우려를 불식시키듯이 더욱 불같은 모습으로 SKT를 몰아붙이면서 4세트에서 SKT를 그대로 말 그대로 관광을 보내버렸다. 그룹 스테이지 1주차에서는 3경기 모두 30분 이내로 끝내며 경기마다 그 시간을 더 줄이는 것도 모자라 3경기 째에는 퍼펙트 게임까지 만들었고, 2주차에서는 2억제기 역전을 하면서 장기전도 꿀릴 게 전혀 없다는 것을 증명했다. 이런 롱주의 팀 플레이를 감안해 볼 때에는 삼성이 장기전을 펼치기 전에 게임이 터질 수도 있다.
종합하면 삼성 선수들이 기량을 끌어올려 초반에 변수를 만들고 스노우볼을 굴리지 않는 한, 롱주가 압승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게 사실이다. 삼성은 롱주와 사람들의 예측을 넘어선 모습을 선보여야만 웃을 수 있는 매우 어려운 상황이다.
4.1.1. 1세트
칸이 막픽으로 잭스를 선택하고 큐베가 케넨으로 카운터 치면서 간만에 탑 딜러 싸움이 나왔다. 그리고 롱주는 향로가 아예 없는 조합을 완성했고, 삼성은 라칸을 선택하면서 사파 향로를 갔다.
경기 초반 삼성의 흐름은 명백한 열세였다. 크라운이 부진한 라인전에 신드라 - 말자하 구도의 상성까지 더해져 경기 초반 지속적으로 라인전에서 밀리며, 웨이브를 날려버렸고, 상대가 선 6렙 타이밍에 솔킬을 내버리며 앰비션이 탑에 시팅을 전혀 가주지 못하고 미드 케어에 지속적인 신경을 써야 했다. 그런데, 여기서 큐베가 잭스 - 자르반이라는 케넨에게 악몽의 갱킹을 맞을 수 있는 상황에서도 정말 침착하게 라인전을 수행했고, 롱주측에서 미드를 집중 공략하지 않고 바텀에 영향을 퍼트리려다 삼성의 좋은 대처, 특히 큐베가 자신들 블루 버프 길목에서 자야를 잘라버리는 걸 시작으로 서서히 경기 흐름을 되돌려 놓았다.
이후 다급해진 비디디가 한타에서 말자하를 마무리하고 싶은 욕심에 앞점멸을 하는 욕심을 부렸고[2] ,그걸 놓치지 않은 코어장전의 라칸이 귀신 같이 물어 죽여버렸고, 한타도 대패하며 신드라의 성장에 급제동이 걸리며, 분위기가 삼성 쪽으로 넘어간다.
프레이는 오늘 웬만해선 안 하던 궁 미아를 두 번이나 경험했는데, 용 앞에서 큐베의 케넨 궁에 궁 반응 + 힐도 못 쓰고 사망했고, 다음 용 앞에서 세주 궁에 궁 반응 못해서 맞고 사망했다.
삼성이 한 번 넘어올 분위기를 놓칠 팀이 아니었다. 이후, 시야 주도권과 더불어, 말자하만 일방적으로 텔레포트를 들고 있고, 신드라의 단점인 느린 합류전까지 더해지며, 롱주는 제대로 된 한타각을 잡는것조차 쉽지 않았다. 그 와중 탑 교전에서 고릴라의 사형선고가 적중하며 교전 대패를 한번 겪긴 했으나, 그 후 추가적인 오브젝트로 연결되지 않아서 말 그대로 그냥 "한 번 패배했네?"라고 웃어 넘길 정도의 손해였으며, 이후 벌어진 바론 싸움에서 신들린 거리 유지로 4:5 싸움에서 오히려 고릴라를 포커싱해 녹인 후 한타를 대승해버리는 등 그룹 스테이지와는 차원이 다른 경기력으로 삼성이 1세트를 가져간다.
4.1.2. 2세트
칸이 이례적으로 탱커 역할을 할 수있는 초가스를 선택했다. 이전세트에 공격적인 픽으로 재미를 못봤기 때문에 선택한것으로 보인다.
경기 초반은 이번에도 롱주가 미드에서 크라운 갱킹에 성공하며 재미를 본다. 하지만 이번에는 1세트와 달리 흔들린 미드를 더 박살내기 위한 갱 시도가 대기 타던 코어장전과 앰비션, 큐베의 합류로 오히려 손해를 보고, 삼성에게 킬이 넘어가자 발이 무거운 초가스 - 오리아나에 비해 쉔과 탈리야를 가진 난전 구도에서 삼성의 스노우볼링 가속이 폭발한다. 중간에 잠시 룰러가 본인의 피지컬을 너무 믿으며 협곡의 전령 트라이 과정에서 사망하긴 했으나[3] 삼성이 여전히 유리했고, 19분경 드래곤 앞 한타에서 긴 진영을 잡은[4] 결국 이 게임의 키카드였던 오리아나는 고립된 채로 한타에서 제대로 된 딜을 못 넣는동안, 크라운의 탈리야는 절묘한 벽활용을 통해 쿼드라킬을 쓸어담으며, 삼성이 에이스를 띄워버렸으며, 이 시점에서 승부의 추가 사실상 기울어버린다.
삼성의 실수는 팀의 첫 데스, 그리고 팀의 2번째 데스(룰러)를 빼곤 단 하나도 없었다. 첫 데스 이후 흐름을 다시 돌리기 위한 대처는 코어장전과 앰비션 - 큐베의 한 박자 빠른 합류를 통해 완벽하게 이루어졌고, 이후, 불리한 라인전이 풀린 탈리야와 애초부터 라인전을 주도했던 쉔에게는 무서울게 없었다. 쉔 & 탈리야라는 로밍특화 조합은 라인전을 풀기 힘들뿐이지, 풀리기 시작한다면, 로밍을 통해 극후반 전까지는 온갖 유리한 변수는 다 만들 수 있는 조합이다. 타워 끼고 버티는 적 상대로 다인 다이브 과정 중 호흡 미스 변수 또한 타릭이라는 카드 덕분에 전혀 위험 요소가 되지 않았다.
미국 해설진에게서 경기 중에 "You see how strong RNG was in the group stage considering this match!! (이번 매치를 보면 RNG가 그룹 스테이지에서 얼마나 강력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라는 코멘트가 나오며 RNG의 티어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모습을 보였다.[5]
2세트가 끝난 후, 해외에서부터 롱주의 현 멤버들이 원데이 5전제를 치뤄본 경험이 단 한 번밖에 없음이 흔들리는 원인이 아니냐는 의견이 나오기 시작했다. 사실 이건 걱정거리로 생각되지 않았던 점인데, 왜냐하면 결승전에서 다전제의 제왕인 SKT를 상대로 칸이 초고점을 보여주고, 비디디 - 커즈 역시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롱주가 이겨봤기 때문이다. 그러나 프릴라를 제외한 나머지 3명의 다전제 경험은 그 결승전이 유일한 다전제였기 때문에, 확실히 많은 다전제 경험을 가지고 있진 않다.[6]
4.1.3. 3세트
롱주는 3세트에도 세주아니를 밴하지 않았고, 앰비션이 1픽으로 바로 칼픽을 박으며 3연 세주아니가 완성되었다. 롱주는 기조를 바꿔서 비디디에게 탈리야[7] 를 쥐어주며 1, 2세트 내내 크라운의 로밍이 거슬렸던 것에 대해 맞불을 놓는다. 또한 2:0으로 기세를 탄 삼성은 미드 리산드라를 승부수로 꺼냈다.[8] 김동준 해설은 "어 이거 제대로 들어가는 조합이죠?" 라며 감탄했고, 고릴라 또한 다소 당황한 듯한 표정이 보였다.'''이현우: 롱주가 노림수 걸었다가 세 바퀴 굴러서 코로 떨어졌습니다. 완전 망했습니다.'''
'''김동준: 코피만 나면 다행인데, 뇌진탕 온 거 같아요 지금!'''
1, 2세트와는 달리 크라운은 라인전부터 좋은 모습을 보여주며 초반부터 미친 듯이 로밍 압박을 넣으며 미드 주도권을 잡았고, 앰비션은 롱주의 정글을 제 집 다니듯이 드나들며 결국 크라운과 코어장전, 그리고 궁을 쓴 큐베의 쉔까지 4명이서 더불어 커즈를 잡으며 퍼블을 내고, 결국 롱주는 이 시점부터 용 쪽 시야를 게임이 끝날 때까지 가져가지 못한다. 롱주의 봇 듀오는 삼성의 봇 듀오를 상대로 1, 2세트보다도 더 심각하게 밀리며 계속해서 압박을 당한다. 그렇게 롱주가 수세에 몰려 있는 동안 칸이 이를 악물고 큐베를 솔킬내며 롱주가 기세를 다시 잡나 했으나, 칸은 솔킬을 내고서는 신이 난 탓인지 '''쉔을 버려두고 삼성의 1차와 2차 사이에서 오버 파밍을 하고 만다.''' 쉔문가로 유명한 이현우 해설은 "아 트런들이 저기 있으면 안 되는데요. 오히려 쉔과 대치하면서 언제든 쉔 궁을 끊을 압박을 해줘야 하는데요?" 라고 평했고, 그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귀신같이 쉔이 봇에 궁을 프리하게 타며 다이브를 시도해 또 다시 커즈를 잡아낸다. 칸이 만약 쉔과 마주보고 대치를 하고 있었다면 쉔이 탑 라인 부시에서 아주 편안하게 귀환하는 것을 견제할 수 있었고, 무엇보다 쉔과 직접 마주보며 쉔이 여기에 있다는 것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바텀에서의 싸움은 프릴라가 먼저 물면서 시작했는데, 이런 플레이를 팀적으로 설계하기 위해서는 쉔의 위치 확인이 당연히 필수다. 즉 아무 의미도 가지지 못하는 오버 파밍 때문에 쉔의 귀환과 궁을 끊을 기회를 칸 본인이 스스로 날려버린 것이다. 물론 쉔 자체의 푸시력이 약해서 포탑과 함께 미니언을 처리하는 입장이었다면 좋았을지도 모르나, 이미 거드라가 나온 상황이었기에 되려 편하게 맞파밍하는 입장이 되었고 결과적으로 오버 파밍은 독이 되었다. 이어서 클템은 "저 플레이는 상대의 멘탈을 건드리고자 한 플레이였는데, 거드라가 나온 쉔을 상대로는 안 하느니만 못한 플레이였고, 솔킬이 의미 없게 되었다." 라는 평가를 내렸다.
그리고 이 이후 쉔은 급격하게 풀려버리면서 탑은 리산드라가, 봇은 쉔이 쌍날개 스플릿 운영을 하면서 삼성은 계속해서 운영 압박을 넣었고, 롱주는 그 때문에 탈리야를 라인을 막기 위해 탑으로 파견했지만 탑에서 순간적으로 리산드라를 놓쳐버리며 탈리야가 바위술사의 벽 각을 제대로 잡기도 전에 엄청난 한타 대패를 당하고 만다. 우선 칸이 뒤를 돌아서 코어장전한테 이니시를 걸어서 우주의 광휘를 빼려는 생각으로 들어갔는데, 순간적으로 크라운을 놓쳐버리면서 크라운의 리산드라 텔레포트가 탈리야의 궁극기 합류보다 더 빨리 합류하게 되어버리며 칸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태가 되고 만다. 심지어 텔레포트 위치가 리산드라한테는 최적인 적 진형의 정중앙이었기 때문에 롱주의 진형은 전방은 프레이 - 칸, 후방은 커즈 - 고릴라 구도로 반으로 나눠지고 마는데, 삼성은 이를 놓치지 않고 룰러 - 앰비션 - 크라운이 순간적으로 커즈 쪽으로 진입해서 롱주는 프레이를 케어해줘야 할 라칸의 매혹의 질주와 그라가스의 술통폭발을 다소 허무하게 날려버리고, 이니시를 롱주가 먼저 걸었음에도 비디디가 합류하는 건 커즈 - 고릴라 쪽으로 그라가스의 술통폭발과 라칸의 매혹의 질주가 빠진 뒤였다. 이 때문에 비디디는 이전 경기 크라운과 대조적으로 상대의 진형을 가르거나 적군의 진입도 같이 막아줘야 할 바위술사의 벽으로 합류를 늦게 하게 되면서 향로 역할을 해줘야 할 고릴라는 커즈를 대신해 터져버렸고, 커즈는 전장 이탈 상태가 되어버리고 만다. 그렇게 향로메타임에도 아군의 케어를 받지 못한 프레이는 수은이나 정화를 들고 있지 않았던 상황이었기에, 이를 놓치지 않은 코어장전의 황홀한 강타 - 타릭 점멸 - 쉔의 그림자 돌진이라는 CC 연계를 얻어맞으며 죽고 만다.[9] 코어장전은 이때 점멸 - 황홀한 강타 이지선다를 이용해 프레이에게 기가 막히게 스턴을 넣으며 잡아내며 해설진들로부터 극찬을 들었다.
이후 크라운은 탑 스플릿, 엠비션은 미드 억제기 근처에서 스플릿을 하다 엠비션이 홀로 롱주의 5명을 탑으로 드리블하는 동안 삼성의 나머지 3명은 바텀 억제기를 쉽게 가져온다. 이에 롱주는 칸의 뒷텔을 위시해서 바텀의 3명을 전멸시킬 작정으로 포위했지만, 삼성은 코어장전의 타릭, 즉 서포터를 내주는 선에서 유유히 도망가 버리고 역으로 크라운의 리산드라가 탑 2차를 터트린다. 하지만 롱주는 불리한 와중에도 30분경 미드 억제기 근처에서 우주의 광휘를 받은 3명이 뭉쳐있는 틈을 타 고릴라의 라칸이 부시를 이용해 시야 밖에서 3인 매혹 - 에어본을 적중시키는 슈퍼 플레이를 통해 크라운의 리산드라, 앰비션의 세주아니를 터트리는 데에 성공하면서 한 턴을 버텨내는 데에는 성공한다.
그 후 미드 억제기 타워 앞에서 라칸이 이니시 각을 재고 있었는데, 칸이 탑에서 미드로 내려오며 조여오지만 이미 매복해 있던 앰비션에게 봉쇄당하고 오히려 칸의 트런들이 고립되며 한타가 시작되고 라칸만 떨어져 있는 상태가 된다. 그리고 크라운의 리산드라가 상대 진영으로 진입해 2인 속박으로 프레이의 바루스를 강제로 포킹 바루스로 만들어 버리고, 라칸의 궁극기를 의미없이 낭비시켜 버렸다. 그 후 리산드라는 4명에게 얼음 무덤을 적중시키며 비디디의 탈리야마저 아예 딜을 못 넣게 만들어 버리며 한타를 그대로 끝내버리고, 탈리야를 제외한 4명에게 흑백 화면을 선물한 삼성은 넥서스까지 파괴하며 경기를 끝낸다.
4.1.4. 총평
레딧 반응.삼성이 이길 수도 있어요, 당연히! '''그런데! 현재 최고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있던 롱주를 3:0으로 완파합니다!'''
경기 전 삼성이 롱주를 이길 것이라고 생각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세계 각국의 LoL 전문가들이 스코어는 어찌 됐든 4강에는 롱주가 갈 것이라고 예상했고, 팬들의 예상도 마찬가지였다. 승부의 신 이벤트에서 조별리그를 모두 맞춘 43명 중, 삼성의 승리를 예상한 사람은 '''단 1명'''뿐이었다. 비율로 따지자면 98:2.[10][11] 그러나 삼성은 그들을 비웃기라도 하듯이 롱주를 상대로 승리했고, 그것도 간신히 이긴 게 아니라 3:0이라는 세트 스코어와 함께 정말 무참히 박살을 내버렸다. 삼성의 승리는 결국 사전 예상 문단에서 삼성의 희망 요소로 본 점들을 삼성이 정말 휴식 기간 동안 열심히 준비를 해 플레이에 모두 녹여냈기 때문이라 할 수 있다.
리플레이를 가진 미국 해설진의 분석에 따르면, 이번 경기에서 삼성이 롱주를 압도한 이유 중 하나가 삼성이 시야 싸움에서 크게 이겼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국 해설진은 경기 후 분석에서 롱주가 이번 삼성전에서 시야가 거의 없이 플레이했다는 것을 언급했다. 실제로 삼성은 주도권을 가져간 상황에서 엄청난 양의 제어와드를 구입하여 롱주의 와드를 철저히 제거하며 시야 장악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 다른 포지션도 아니고 원딜인 룰러가 제어와드를 3개씩 들고 다니면서 박아댄 걸 감안하면, 시야에 대해서는 강박 관념에 가까울 정도로 철저하게 추구했다. 사실 굳이 이게 원본이 없더라도 경기 내에서 앰비션, 크라운, 룰러가 와드를 깔며 지우는 모습이 수도 없이 나왔고, 3경기는 그 롱주의 암흑 시야를 바탕으로 블루에서 커즈의 그라가스를 퍼블 내버리는 등 매우 큰 이득을 보았다. 그룹 스테이지에서 롱주는 시야 장악을 이점으로 상대보다 상황 판단에서 우위를 선점하고 싸웠는데, '''이번 삼성전에서는 롱주의 맵이 암흑 천지였다는 것.''' 실제로는 롱주는 187개, 삼성은 182개로 롱주가 와드를 더 많이 설치하기는 했지만 제어 와드는 46:66으로 삼성이 20개 더 많았으며, 롱주는 고릴라가 설치한 와드가 79개일 정도로 편중이 있었다.
삼성은 큐베의 안정감과 캐리력을 필두로 한 나머지 멤버들의 끈끈한 결속력이 돋보였다. 2017 세체탑에 도전하는 큐베는 칸을 상대로 딜러 픽이나 탱커 픽을 해도 전혀 밀리지 않으며[12] 한 수 위의 텔레포트/궁극기 활용으로 그야말로 세체탑에 어울리는 강인함을 보여주었다. 앰비션은 3연속 세주아니를 잡고 탱커로서의 면목을 든든하게 보여주었고, 크라운은 비록 라인전에서는 여전히 흔들리는 모습을 보여주었지만 탈리야로 적재적소의 궁 활용[13] , 리산드라로 적절한 진입 및 궁극기 활용으로 삼성이 준비해온 돌진 조합에서 미드 역할을 제대로 해주었다. 룰러와 코어장전 역시 그 프릴라를 상대로 라인전에서 밀리지 않는 것은 물론이거니와 한타 페이즈에서도 훨씬 두각을 드러내며 견고한 마무리에 일조하였다. 특히 코어장전은 타릭을 2번 꺼내면서 라인전에서부터 놀라운 E 적중률과 완벽한 무적 타이밍으로 롱주의 노림수를 번번히 무력화해 한 번 삐끗하면 그대로 한타를 말아먹을 수 있는 돌진 조합을 안정적으로 시팅하며 그간 저평가를 씻어내는 듯한 활약을 보여주었다.
분명 롱주의 칸은 딜러 챔을 잡으며 승승장구했지만 탱커형 챔프에 대해서는 의문점이 있었고, 큐베는 그에 밀리지 않는 기량을 갖고 있는, 딜러형/딜탱형/탱커형 모두를 잘 다루는 만능형 탑 라이너이다.[14] 삼성의 승리 요소로 탑에서 딜러형 vs 딜러형을 잡아주어야 한다는 예상이 나왔는데, 삼성은 실제로 1세트에서 큐베가 케넨을 잡고 라인전에서 전혀 터지지 않으며 팀을 위기에서 구해냈다. 그리고 그런 큐베를 보고 롱주는 탑에 딜러를 내세우지 않고 딜탱형 챔프 중 가장 딜이 뛰어난 챔프인 초가스 - 트런들로 선회하면서 자신들의 강점을 스스로 포기하고 말았다.[15] 심지어 그 탱커들을 잡은 칸은 아무 존재감도 보이지 못했다. 그리고 초가스를 잡았을 때에는 애초에 게임이 너무 기울어 버려서 뭐라 말하기 그렇다 쳐도, 트런들을 잡았을 때에는 명백하게 쓰잘데기 없는 오버 파밍을 하다가 쉔이 자신들의 바텀을 터트려버리는 걸 구경만 하는 꼴이 되었다. 즉 이번 경기에서의 칸은 트런들 플레이로 볼 때 딜러형 챔프 이외의 챔프에 대해서는 준비를 많이 안 했거나 낮은 이해도를 보였다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리고 앰비션은 분명 누구나 다 아는 스타일, 조금 과장하면 삼성의 경기를 5개만 챙겨보면 무엇을 할지 예측되는 굉장히 확고한 스타일의 정글러이다. 하지만 1세대 게이머인 앰비션이 아직도 현역으로 뛸 수 있는 이유는 확고한 스타일을 가진 이미지와 달리, 자신 때문에 경기를 망쳤다고 느낀다면 다음에는 스타일을 쇄신해서 적어도 한동안은 그런 플레이스타일을 갖는다는 점이다. 15분 이전에 라인 개입력이 없고 탑을 갈아먹는 정글러라는 평은 분명 조별리그를 보면 100% 정확한 판단이다. 그리고 앰비션은 그런 평을 지우는 다른 스타일로 나왔고, 공격적인 갱은 드물었지만 상대의 공격을 예측하는 플레이로 라이너를 지원했다. 라이너들의 성장이 정상 궤도에 오르자 늘 하던 대로 라인의 CS를 받아먹어서 자신의 템트리를 완성하는 모습까지 자신의 장점은 장점대로 살리고 단점은 보완해온 완전체였다. 상대인 커즈는 1세트의 패배 이후 지나치게 위축되며 롱주의 강력한 라인전에 힘을 싣는 모습이 역으로 손해로 이어지자 무리한 스킬 호응을 선보이는 장면도 나왔을 정도로 역시 사전 예상 문단에서처럼 흔들릴 때는 무리하는 신예의 한계를 그대로 보여주었다.
삼성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명백한 약점인 크라운은 분명 라인전에서는 밀리기는 했지만, 리그 오브 레전드는 결국 5:5 게임이라는 것을 그대로 입증했다. 라인전 단계에서 흔들렸던 건 물론 고쳐야 할 요소였고 적어도 1, 2세트 라인전에서는 부진했으나 비디디와 달리 5전제 및 상위 라운드 경험이 더 많은 덕분에 라인전 이후로는 특별한 실수도 없었고,[16] 오히려 라인전이 밀림에도 미드 로밍 및 시야 주도권은 계속해서 본인이 잡고 있는 기묘한 모습을 보여주며 팀의 도움으로 라인전을 풀어내자 그 이후로는 맹활약하였다. 그리고 라인전 이후로 넘어가자 탈리야의 절묘한 궁극기 활용을 보여주는 등 팀적으로 더 단단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번 시리즈에서 크라운의 테마는 다름아닌 인정이었을 것이다. 크라운은 서머 2라운드 들어서 급격한 부진에 빠지고 그룹 스테이지에서도 다소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떨어진 자신의 폼을 인정하고 라인전에서 비디디를 못 이기는 걸 인정하는 대신 다른 라인에 도움을 최대한 줄 수 있는 밴픽을 보여줬는데[17] 데뷔부터 2017 스프링까지의 크라운이 보여준 무시무시한 라인전 능력을 생각하면 다소 의외일 수도 있는 픽들이다. 이는 플라이가 2016 LCK 서머 플레이오프에서 페이커를 상대로 기대 이상으로 맹활약하며 팀을 결승으로 올린 것과 오버랩된다.[18] 이런 픽을 적극적으로 활용한 덕에 크라운은 1, 2세트는 라인전에서 고전했음에도 로밍과 한타를 시종일관 주도하며 3:0 승리는 물론 활약을 인정받아 시리즈 MVP까지 챙겨갔다.
그리고 롱주의 승리 가능성을 가장 높인 요소 프레이 - 고릴라 듀오가 그룹 스테이지에서 부진했던 룰러 - 코어장전과 향로라는 아이템을 감안해서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은 당연한 예상이다. 하지만 룰러나 코어장전이 그렇다고 전혀 상대를 못 이길 격차가 나는 선수들은 아니다. 롱주는 코어장전의 챔프 폭에 대해 크게 신경을 쓰지 않았고 밴픽 구도를 감안해 무난하게 준비해왔던 반면, 코어장전의 타릭 픽은 정말 크게 유효했다. 그리고 바루스는 구인수의 격노검 트리를 타며 상대를 찍어 누를 생각으로 잡은 것으로 보이지만 본인의 라인전 수행도 좋은 편은 절대 아니었고, 3연속으로 세주아니를 주면서 조합상 삼성의 돌진을 막지 못하고 뚜벅이의 단점만 여실히 보여주는 완전히 오판을 한 밴픽이 되어버렸다.
롱주가 패배했던 원인을 꼽아보자면 여러 가지가 있었겠지만, 본인들이 가장 자신 있는 승리 패턴인 초반에 몰아붙여 빠르게 끝낸다는 것이 1세트에서 파훼당한 것이 매우 컸다. 정확히 말하자면 커즈와 잭스의 호흡이 맞지 않았던 장면과[19] 커즈와 비디디의 궁극기 호흡이[20] 맞지 않았던 장면, 그리고 이후 비디디가 잡히는[21] 장면이다. 이 세 개의 장면 이후로 롱주가 우세를 점하는 장면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1세트에서 칸은 자신 있게 잭스를 선픽했지만 삼성은 이를 어느 정도 예상했다는 듯이 케넨으로 맞받아쳤고, 초반에 끝을 내지 못한 롱주는 곧바로 중후반 경기력에서 덜미를 붙잡히고 말았다. 또한 롱주의 핵심인 바텀 프릴라가 모든 세트 내내 룰러 - 코어장전 듀오보다 라인전에서나 한타에서나 훨씬 더 떨어지는 모습을 보여주었고, 특히 초반 라인전이 매우 강력한 자야 - 쓰레쉬를 들고 트리스타나 - 라칸과 겨우 반반 가는 모습은 그룹 스테이지에서의 프릴라가 맞는지 상당히 의심스러운 부분.
또한 3연속 세주아니, 3연속 트리스타나로 대표되는 다전제 경험 부족으로 인한 자기 기량 과신과 밴픽도 발목을 잡았다. 김동준 해설은 2, 3경기 밴픽에서 내내 "어어~? 세주아니 밴 안 하나요?" 라며 세주아니를 풀어주는 것에 대해 계속해서 의아함을 표시했으며, 이현우 해설은 롱주가 본인들의 특기인 초반 스노우볼링을 하기 위해선 쉔을 잘라야 한다, 쉔 하나 때문에 다른 라인 다이브도 차질이 생기고 기타 운영에 심각한 애로사항이 생기는 거라고 분석했다. 이렇게 해설들이 애타게 지적했던 것처럼 롱주의 밴픽은 어떻게 보면 오만하다 싶을 정도로 다 풀어줘도 피지컬로 찍어 누르겠다는 식으로 자기 기량을 과신한 셈이다. 서머 결승 때처럼 쉔을 두들겨 패며 말 그대로 피지컬로 찍어눌렀다면 이야기가 달라지겠지만, 삼성은 제이스와 잭스를 밴하면서 이런 가능성을 원천 봉쇄했다. 심지어 큐베는 칸을 상대로 인간 상성급으로 강력한 모습을 보여줬기 때문에 칸이 큐베를 뚫지 못할 가능성도 무조건 염두했어야 했다.
롱주가 그룹 스테이지에서 상대한 팀들과 삼성은 엄연히 경기력 차이가 크다. 삼성은 최근 폼이 흔들렸다고는 하더라도 단단하게 밴픽을 준비해 왔을 때 얼마나 강한지 또한 충분히 입증된 팀이며, 약점이라던 크라운도 마찬가지로 폼이 회복된다면 충분히 팀적으로 좋은 플레이를 보여줄 수 있다는 것을 롤드컵 선발전 때부터 보여준 선수다. 사전 예상에서 롱주의 압승을 언급한 것은 삼성의 플레이가 부진했을 당시로 놓고 가정한 것이지, 삼성의 폼이 살아나면 얼마나 강한지는 롱주 본인들이 충분히 LCK에서 경험해 봤을 것이다. 원래 LCK 내에서도 부진과 순항을 반복하던 팀이 삼성이었기 때문에, 롱주 입장에선 당연히 삼성의 폼이 살아났을 것으로 가정하고 준비를 단단히 했어야 한다. 거기다 상대에게 계속 한타가 좋은 조합을 내주었는데, 상대가 자신들보다 기량이 낮다면 본인들의 슈퍼 플레이로 한타 조합도 깨부수고 그 전에 라인전에서 터트리는 것도 가능했겠지만 삼성을 상대로 그런 플레이를 매 세트마다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은 너무나도 안일했다. 경기가 끝난 뒤 큐베가 본인들의 약점으로 한타력을 꼽으며 그룹 스테이지 이후 한타 연습을 많이 했다고 했는데, 롱주가 한타 페이즈로 넘어가도 본인들의 슈퍼 플레이와 어그로 핑퐁으로 이겨낼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번 롤드컵 그룹 스테이지에서 보여준 롱주의 한타력은 어마무시한 수준이었고, 불리한 와중에도 롱주는 이런 식으로 잠깐 분위기를 반전시킨 적도 있었지만 삼성은 그런 플레이를 여러 번 당할 정도로 호구가 아니었다.
커즈의 부진도 어떻게 보면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칸은 1세트에서는 본인의 시그니처 픽인 잭스를 잡고 케넨으로 카운터 픽을 맞아서 어쩔 수 없었다고 치고, 2~3세트에서는 고집을 버리고 초가스와 트런들을 픽함으로써 어느 정도 유동성도 보여주기는 했다. 바텀 프릴라 듀오도 라인전이 터진 것은 아니었다. 비디디는 라인전 만큼은 주도했다는 걸 감안하면 초반 존재감이 상대적으로 옅은 편이라고 볼 수 있는 앰비션에게 커즈가 초반부터 부진한 모습을 보여준 것은 롱주에게 매우 아쉬울 수 있는 부분이다.
서머 동안 제대로 부진을 겪은 적이 없었던 비디디의 부진 역시 뼈아픈 부분이다. 비디디는 어떻게 보면 크라운을 솔킬도 내고, CS 면에서 완전히 우위를 점하기도 했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크라운은 쓰러지기는 했지만 꺾이지는 않았기 때문. 라인전을 주도했음에도 로밍 주도권은 게임 내내 크라운한테 있었을 정도로 발이 무거운 모습을 보여줬으며[22] 결국 1세트에서 찍어 눌렀던 상대가 살아나자 소강 상태로 흐르는 듯한 분위기에서 앞점멸 궁을 쓰다 그나마 남아 있던 유리함마저 날려버리는 등 기량은 앞서나 다전제의 중압감을 버티지는 못했고, 2세트에서도 갱킹을 통해 크라운을 잡고 라인전을 우세하게 가져갔지만 크라운의 지독한 로밍 압박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었고, 오리아나로 용쪽에서의 포지셔닝 미스로 인해[23] 노딜에 가깝게 넣는 동안 크라운이 절묘한 스킬 활용으로 딜을 넣으며 쿼드라킬을 하는 모습을 눈 뜨고 지켜봐야만 했다. 이처럼 로밍은 물론이고 한타 때도 안 좋은 스킬샷이나 비디디답지 않은 터무니없는 쓰로잉을 보여주며 부진한 모습을 보이며 라인전에서는 인파이팅으로 크라운을 이겼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경기 총계로는 아웃복서인 크라운에게 완패를 당하고 말았다.
차라리 1세트를 내줬더라도 2세트, 3세트도 롱주의 색깔대로 밀고 나가야만 했다는 분석도 있다. 딱 한 번 졌다고 딜러형 챔프에서 탱커형으로 선회하는 것은 본인들의 제 1 승리 패턴을 버리고 삼성에게 자신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나 다름이 없기 때문. 다만 이것도 결과론적인 이야기일 수 있는 것이 3연 딜러형 탑을 잡고 패배했다면 꼴픽이란 소리를 들었을 것이다. 초가스 같은 경우는 현 메타에서 굉장히 좋은 평가를 받는 챔피언인 만큼 롱주도 당연히 초가스를 중심으로 한 전술을 준비했어야 하는 게 맞다. 후니가 SKT에 입단한 직후 딜러 챔프 꼴픽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와 달리 탱커를 잡고도 팀을 캐리했던 점을 생각하면 롱주의 초가스나 상대로 맞이한 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졌다고 봐야 한다.[24]
결국 해설진의 지적대로 롱주는 그룹 스테이지에서 너무 승승장구한 것이 독이 되었다고 볼 수도 있다. 롱주가 제대로 맞아본 적이 없고 여태 때리고만 다녔기에 한 방을 제대로 맞았을 때 그대로 고꾸라졌다는 평이 많다. 롱주는 자신들이 자신 있는 플레이를 했을 때 얼마나 파괴적인지 모두에게 입증했기 때문에, 그 전술이 흔들리면 어떤 것을 해야 할지에 대한 준비가 부족했던 것으로 보인다. 본인들이 라인전을 터트릴 생각만 했지 상대의 밴픽에 대한 견제도 매우 미흡했으며, 그 결과는 3연속 세주아니[25] , 3연속 트리스타나였다. 2연속으로 나온 쉔과 타릭에 대한 대처도 매우 떨어지는 모습이었고, 깜짝 카드로 나온 리산드라에게는 완전히 밀려버리며 게임이 터져버리고 말았다. 상대를 얕본 것인지 다른 전술을 준비하지 못한 것인지 본인들이 잘 하는 플레이 이외에는 플랜 B가 부재했다. 삼성은 롱주를 잡겠다고 칼을 갈고 나온 듯 미드에서 리산드라[26][27] 까지 꺼내 CC기를 쏟아부어 승리를 굳힌 것과 대조적이다.
단순히 롱주의 팀원들이 신예들이라 경험이 부족했다고 하기에는 두 팀 간에 준비성 차이가 너무 컸다. 상대가 잘 하는 픽들은 모두 내어주고, 자신들의 플레이가 흔들렸을 때 새로운 카드를 내밀지도 못 한 부분은 경험이 부족했다는 것 만으로는 설명할 수 없다. 가장 안일했던 것은 마지막 3세트로 1, 2세트 때 당했다면 당연히 3세트에서 전략을 수정해 왔어야 하는 것이고, 본인들이 준비해 온 다른 플랜 B를 보여줬어야 하는데 여전히 상대가 원하는 픽은 다 내어주고 한타 조합을 무난하게 짜도록 멀뚱멀뚱 보면서 본인들 조합은 라인전 박살낼 것만 궁리하는 것은 너무 안일한 선택이었다.[28] 무엇보다 이날 가장 안 좋은 플레이를 보인 라인은 롱주의 베테랑 봇 라인이었다.
또 삼성의 팬들 중에서는 서머 시즌에 롱주가 우승한 뒤 삼성에서 해외로 갔다가 롱주로 이적해온 김정수 코치가 우승 소감에서 자신이 작년에 롤드컵에서 준우승을 했었는데 이번에 우승해서 기쁘고 작년보다 멤버들이 더 좋았다는 발언을 해서 굉장히 서운해했던 반응이 많았는데, 어떻게 보면 삼성 멤버들이 이를 갚아준 것일지도 모르겠다.[29] 그리고 그 결과는 전 감독과 전 멤버들이 있던 팀에게 0:3 완패를 당하면서 본인도 인정하는 흑역사로 남게 되었다. #
여담으로 OGN이 중국에서 송출을 받아서 방송을 하려는데 계속해서 끊기면서 현장 방송 중계를 받아서 쓰는 촌극이 벌어졌고, 끊김 현상은 SPOTV도 마찬가지였다. 2세트에서 삼성이 미드에서 둘을 잡아내며 2:1로 앞서나가는 장면에서 영상이 끊어졌는데 송출이 재개된 장면은 바텀에서 둘이 죽으며 4:1이 되는 장면으로 급전환되는 등 양 방송사 모두 중국 측에서 제대로 된 영상을 송출받지 못했다. 인터넷에서는 사드 보복이냐는 개드립이 나왔고, 덤으로 이번 경기로 인해 승부의 신 만점자는 기존 43명 중 42명이 통째로 탈락해버려서 단 1명만 남았다. 결국 4강에 1번 시드 팀은 한 팀도 없게 되었다.
롤갤에서는 한 유저가 롱주 롤드컵 우승 기원 스킨이라고 짤을 만들었는데, 레딧에도 올라갈 정도로 유명했다. 그런데 0:3으로 지면서 부관참시를 당하는 중이다. 참고로 삼성 팬이기도 해서 삼성 스킨의 밑그림을 그려 두기도 했는데, 완성은 진짜로 우승하면 하겠다고 했다.
4.2. 2경기
Misfits가 이번 롤드컵 조별 예선에서 보여준 경기력은 메이저 지역 2시드에 걸맞는 경기력이었지만, D조에는 '''한국 팀이 없었다.''' Misfits 입장에서는 초반 승부가 관건이다. 조별 예선에서 SKT가 5승을 거두긴 했지만, 초반 라인전에서 부실한 모습을 자주 보여주었다. SKT가 후반 운영으로 넘어가는 것을 저지하고 중반까지 크게 스노우볼을 굴릴 수 있다면 승리를 노려볼 수도 있다. 조별 예선 통과부터가 어렵다고 지적되었던 팀이 8강에 진출하며 파란을 일으킨 만큼, 또 다른 파란을 노리고 있을지 모르는 일이다. 거기에 ahq가 SKT를 잡아냈다는 사실은 이 팀에게 매우 큰 희망이 될 것이다. 거기에 삼성마저도 롱주를 잡아내는 이변을 일으킨 만큼, 여기에 써놓은 예측이 본 경기에서 정반대로 빗나가지 말라는 법도 없다.
SKT 입장에서는 비교적 가벼운 상대를 만난 셈이지만, 굳이 이번 경기를 위해서가 아니라 더 높은 곳으로 향하기 위해서라도 SKT는 초반 라인전을 보완해야 한다. 경기 후반에 괴물 같은 한타로 대역전에 성공하며 해설진이 할 말을 잃게 만드는 것도 한두 번이지, 미스피츠에게조차 초반 라인전이 털린다면 4강 이후의 대진에서 만날 상대 팀들에게 '이게 약점이다'하고 알려주는 꼴이다. 역전승을 하는 것도 그 발판이 마련되지 못하면 역전 나오기가 힘들다.
지금 문제로 지적받는 것은 후니의 기복과 피넛의 부진, 그리고 애초에 트위치를 주력 카드로 쓰기에 라인전을 이길 생각이 없어보이기도 하지만 일단은 너무나도 취약한 라인전 능력을 가진 뱅이다. 상체 싸움에서 탑솔러가 곧잘 킬을 내주고 정글러가 라인전 개입을 별로 하지도 않는 데다가, 바텀은 가만히 두면 고속도로를 오픈하고 있으니 잘 버티는 미드마저 갈팡질팡하다가 SKT 전체의 초반 운영이 전혀 되지 않고 있다. 후니의 공격적 성향과 캐리 능력은 LCK 스프링에서 팀에게 우승을 가져다주었으나, 이후 메타가 바뀐 서머에서는 안정적인 플레이가 필요했고, 이 때문에 시즌 후반에 운타라에게 선발을 내줄 수밖에 없었다. 피넛이 탑을 봐주면 모를까, 피넛은 정글이 탱커 포지션에 서는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 최근에 오브젝트 싸움에서도 강타 폼이 떨어져서 메타 적응 뿐 아니라 기량에 대한 우려 역시 나오고 있는 상황. 피넛을 대신해 출전한 블랭크는 SKT의 1패 이후 2승을 거두는데 기여하며 피넛보다는 좋은 폼을 보여줬으나, 다크나이트 시절만큼 압도적이지는 못하고 잔실수가 있었다는 점에서 불안 요소가 있다.
재미있는 점은 미스피츠가 SKT의 준하위호환이라는 것이다. 선수들의 능력치를 보면 3라인 라인전이 강하고 한타가 강하지만 초반 정글 운영이 망가져서 능동적인 플레이가 불가능하며 라인전도 약해보이는 현상이 나타나고, 평화 협정 맺어놓고 한타와 향로에 의존해서 습관적 역전승을 이루는 플레이를 추구하고 있다. 다만 똑같이 공세적인 조합을 가져갔을 경우 중반 운영에서는 SKT가 우위라고 볼 수 있으며, 전체적인 선수들의 완성도도 상위 리그답게 높다. 물론 미스피츠가 이그나를 중심으로 변수를 만들어서 나오고 SKT가 나아지지 못하면 의외로 SKT를 당황시키면서 다전제 승부를 안갯속으로 몰고갈 수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삼성이 아무리 폼이 떨어져도 G2는 이기듯 SKT도 아무리 폼이 떨어져도 유럽은 이기는 상황이 나올 것이다.[30]
미국 해설 3명이 경기 시작 직전에 전원 일치로 3-0으로 SKT의 승리를 예측했다. 미국 해설진에 따르면 미스피츠는 한국에서 4개월이나 전지훈련을 했다고 한다.
4.2.1. 1세트
말 그대로 미스피츠가 손도 못 쓸 정도로 박살났다. 특히 한스사마는 바텀에서 갱 호응하려고 앞으로 들어가다가 헤드샷에 죽은 걸 기점으로 멘탈이 완전히 터진 것마냥 게임을 던져댔다. 상대는 카이팅 여왕인 케이틀린과 트런들이었는데, 그냥 앞으로 들어간 건 아무래도 조별리그에서 상대한 바텀 듀오 수준으로 생각한 무지함과 오만함밖에는 설명할 게 없다.
알파리는 계속 제이스와 갈리오 로밍에 점멸만 낭비하면서 족족 죽었고, POE의 라이즈는 계속 시체 마중 같은 궁을 쓰면서 OME스러운 경기력을 보여줬다. 맥스로어는 탑, 미드, 바텀이 모두 터지는 와중에 아무것도 할 게 없었다. 문제는 후반까지 질질 끄면 어떻게든 할 만한 조합이었는데도 이상하게 한타를 걸다가 4:5 한타에서도 깨지는 등 던지는 플레이가 계속 연발됐다. 그리고 갈리오는 거의 바론만큼의 맷집을 보여줘, 대놓고 앞에서 때렸는데도 체력이 거의 깎이지 않았다. 그나마 미스피츠가 건진 건 바론 앞 한타를 대패하고 이그나의 타릭이 1:1 트런들을 상대로 꽤 버틴 것.
결국 SKT는 블루 버프 한타에서 트런들이 한 번 끊긴 걸 제외하면 노 타워, 노 오브젝트 등 거의 퍼펙트 승리를 거둘 정도로 압도적인 승리를 거두었다. SKT의 약점인 초반 라인전 불안은 이번 세트만 따졌을 때는 확실히 고쳐졌다.
여담으로 실시간 채팅방에서는 트런들이 왜 불타는 향로를 갔냐는 질문이 쏟아져 나왔는데, 결의 특성의 핵심 특성을 굳은 약속으로 갈 경우에는 트런들이 상대 챔피언에게 Q, E로 이속 감소를 걸고 그 챔피언을 아군이 때리면 굳은 약속의 효과로 체력이 차면서 향로가 터지고 산악 방벽의 효과로도 향로가 터지기 때문이었다.
4.2.2. 2세트
미스피츠가 히든 카드인 블리츠를 꺼내들었고, 향로 챔프인 카르마를 미드로 올려 변수 창출을 끌어올렸다.
미스피츠가 3분 4인 갱으로 SKT의 바텀 라인을 공략하지만, 코그모를 잡았지만 스킬 연계가 꼬여버려 오히려 퍼블과 더블 킬을 코그모에게 헌납했다. 게다가 브론즈 솔랭에서나 볼 법한 앞점프 뒷점멸이라는 몸개그를 보여주며 다시금 큰 웃음을 선사했다. 해설진들도 "대회에서 나오는 선수들이 친근해 보이면 안 되잖아요!"라면서 난처해했고, 시청자들도 배꼽을 잡으며 이번 경기도 SKT가 무난하게 잡나 '''했으나...'''
미스피츠는 다시금 3인 갱을 시도해 코그모를 끊는 데 성공했고, 결과적으로 초반 갱 + 뒤이은 갱으로 트리스타나가 킬을 몰아먹으면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된다. 그리고 스플릿 푸시를 엄청 빡세게 하면서 전판 자신들이 당했던 수모를 갚아주기 시작했는데, 특히 트리스타나는 평타 한 방에 코르키를 반피로 만드는 등 엄청난 딜량을 뿜어댔다.
다급해진 SKT는 코르키가 돌아다니면서 변수 창출을 시도했지만 번번히 블리츠 그랩에 끌려들어갔고, 결과적으로는 던지는 플레이가 되었다. 물론 그 전에 자르반이 갱도 제대로 안 오고 사리는 정글링을 했기 때문에, 결과적으로는 맥스로어의 세주아니가 미쳐 날뛰게 되는 계기를 제공했던 것도 있다.
바론 교전에서 2킬을 먹은 미스피츠는 바론 버프를 두르고 밀어붙였고, 코르키가 끌려 죽으면서 한타 끝. 타릭은 제대로 된 무적 궁을 쓰지도 못하면서 25분 만에 SKT를 박살내버렸다. 양 팀 모두 1, 2세트에서 서로 처참하게 밀린 것까지 똑같이 동수 교환을 했다는 점은 특이하다.
여담으로 바텀 억제기 쪽에서 버그로 의심되는 장면이 나왔다. 당시 코르키 장면. 코르키의 발퀄라이저 상태에서는 군중 제어 효과가 면역이 되는데, 이 장면에서 발퀄라이저가 끝까지 가기 전에 코르키가 블리츠의 강철 주먹 스킬에 의해 에어본을 당하는 장면이 나왔다.
4.2.3. 3세트
피넛이 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SKT는 정글러를 블랭크로 교체했다.
미스피츠가 블리츠가 밴당하자 또 다른 카드인 레오나와 함께 아이번을 픽했고[31] SKT에서는 뱅이 '''베인'''을 픽했다. 유럽의 영혼 옐로우스타가 구 삼성을 완파할 때 픽했던 레오나를 한국 용병인 이그나가 유럽 리그 소속으로 가져갔다는 점이 묘하다.
오리아나가 시작하자마자 점멸이 빠지고 아이번의 정글 루트가 말리긴 하지만, 블랭크가 끝까지 적 레드를 빼먹으려다 페이커 점멸까지 빠지고 본인의 정글링만 망하고 만다. 그걸로도 모자라서 봇에서 대형사고가 터지는데, 첫 미니언 웨이브 타이밍 전후로 봇 딜교로 이득을 본 SKT 봇 듀오가 한 번 더 딜교를 걸었으나, '''전투의 열광을 든 레오나'''가 대검으로 퍽퍽 때리는 반격에 더블킬을 내줘버렸다![32] 심지어 교전에서 점멸이 빠진 봇 듀오는 그 후로도 살 수가 없었다. 아이번의 갱킹에 또 킬을 헌납한 SKT의 봇은 나란히 2데스, 3데스씩을 기록하며 8분에 포블을 내줬다. 한스사마의 트리스타나는 9분만에 탑으로 올라가 또 후니의 제이스를 2번이나 따버렸고, 11분에 무한의 대검을 뽑아왔으며, 13분만에 6/1/2라는 괴물이 되었다. 그냥 총체적 난국 상황.
게임 13분 쯤에는 미국 해설진에게 "상황은 다르지만 RNG 우지의 베인이랑 스타일이 너무 다르다"며 비교까지 당했다. 이들이 언급하기로는 후반으로 갈수록 베인이 성장할 수 있지만, 미스피츠에게 레오나가 있고 트리스타나가 7킬이나 먹는 상황에서 과연 후반까지 버틸 수 있는지가 언급되었다. 특히나 이번 SKT의 픽들이 대부분 탈출기가 없다보니 플래시가 없으면 레오나에게 전부 카운터를 먹는다면서 크게 우려했다.
하지만 페이커가 이 악물고 분전한 결과, 미스피츠의 바론 시도를 몇 차례 무위로 돌리는 등 시간을 벌었다.
그 와중에 파워오브이블은 또 내셔의 이빨을 갔다. 그런데 이 내셔의 이빨 선택이 신의 한수가 되어, 일반적인 메이지로는 볼 수 없을 정도의 평타딜로 바론을 SKT의 예상보다 훠어얼씬 빠르게 잡는 데 성공한다. 이후 오리아나 3인 충격파까지 합쳐지며 다시 미스피츠가 거리를 벌리는 데 성공한다. 다음 바론에서 SKT가 탈리야로 길 막고 깜짝 바론을 시도하긴 했으나, 아이번에게 스틸 당하며 도박수는 대 실패, 완전히 망해버렸다. 이후 스무스한 패배.
베인은 애초에 오리아나에게 극도로 약한 챔프고, 트리스타나한테는 사거리로 아예 상대조차 되지 않는다. 딜하러 들어가는 순간 레오나에게 물리는 건 덤. 게다가 이미 오리아나와 레오나가 나온 걸 보고 간 픽인데 '''도대체''' 어떤 의도로 베인을 픽한 건지 의문스럽다는 팬덤의 지적이 있었다.[33] 실제로 김동준 해설도 나름의 의미를 찾으려 했으나 의도를 모르겠다며 질타했다.[34] 아무리 김동준 해설이 개인적으로 베인을 싫어한다고 해도 단지 감정적으로 혐오하는 게 아니라 데이터에 근거해서 이성적으로 비판하는 거고, 꼬치의 승자 인터뷰에서 나온 라인전 카운터픽이라는 인터뷰도 여러 모로 납득하기가 힘들었다.
그러나 프로들이 늘 팬덤의 시선에 대해 지적하듯, 밴픽이라는 것은 내부 정보가 없으면 어떤 과정과 어떤 전략적 연유에서 나왔는지 알 수 없으며, 외부에서 납득하고 말고를 따지는 것은 큰 의미가 없기도 하다. 또한 현재 뱅의 폼을 보았을 때 트위치, 코그모 등 뚜벅이 원딜을 픽했으면 라인전에서 더 쉽게 물릴 거라 생각하고 고른 픽일 수 있다. 위의 두 원딜과 달리 베인은 선고로 레오나를 밀어낼 수 있다. 당장 전 세트에서 코그모 든 뱅의 상태를 보면... 실제로 바텀 2차 타워에서 3인갱에서 베인의 선고로 레오나를 포탑 쪽으로 밀어버리는 플레이가 나왔다.
그렇게 경기는 미스피츠 쪽으로 기울고...
4.2.4. 4세트
'''전용준: 가자! 어디로? 5세트로!'''
'''그리고 페이커는 라이즈를 픽한다.''' 이그나는 또 알리스타를 꺼내들며 연속으로 비 향로 서폿 3종 세트를 꺼내들었다. 이에 맞서는 울프도 정통 향로를 포기하고 브라움을 꺼내 맞대응. 그리고 페이커는 그의 시그니처 챔피언인 라이즈를 선택했는데, 국제전에서는 딱 1년 만의 일이었다.
미스피츠는 기동력에 강점이 있는 조합을 갔다. 순식간에 우르르 달려들어 이니시를 여는 게 특기고, 실제로 자르반의 깃창을 끊으며 한 번 성과를 내기도 했고, 거의 경기를 다 잡나 싶은 지경까지 갔다. 그런데 PowerOfEvil이 메자이를 구입한 순간부터 뭔가 이상한 판단들이 계속되더니[35] 점점 SKT 쪽으로 흐름이 기울기 시작한다. 직후 무리한 포탑 다이브로 인하여 전멸을 맞이한다던가[36] , 우르르 몰려들어 무는 게 '''탱커인 트런들'''이라서[37] 한타를 개판으로 망친다든가 하는 식의 반복.
특히 10명 중 가장 먼저 풀 코어를 맞춘 페이커의 라이즈의 딜링은 미스피츠의 탱커 라인을 그대로 녹여버리는 데 충분했다. 페이커가 풀템을 맞출 때 미스피츠의 미드는 4코어, 그마저도 하나는 쓸모없는 메자이였기 때문에 기여도 차이는 상상 그 이상이었다. 게다가 미드가 카르마라면 결국 딜 넣을 딜러는 시비르 하나였는데, 시비르는 전 경기에 나왔던 베인보다 사거리가 더 짧은, 대표적인 팔이 짧은 원딜 중 하나다. 자연스레 후니의 기둥에 허우적댈 수밖에 없고, 그렇게 허우적대며 빵딜이 되는 동안 라이즈가 폭딜을 넣어 미스피츠의 탱 라인을 먼저 녹이면 자연스레 한타가 터질 수밖에 없다. 이 게임에서 딜량 1등은 뱅이, 2등은 페이커가 기록했고, SKT와 미스피츠의 미드와 원딜끼리의 딜량 격차는 대략 절반이었다.
결국 미스피츠는 3탱 1향로 1원딜이라는 롤드컵 정석 메타 픽을 가져왔지만, 원딜이 시비르라는 게 딜적으로 문제가 되었다. 사실 향로가 있는 시비르의 딜은 상대가 똑같이 향로를 가진 하이퍼 캐리형 원딜이 아닌 이상 밀리지 않는다. 문제는 시비르라는 픽 자체가 딜할 환경이 매우 제한적으로 나오는 원딜이기 때문에 그러한데, 왜냐하면 1. 사거리가 매우 짧고 2. 뚜벅이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팀 전체 딜량의 십중팔구를 시비르에게 의존하는 미스피츠의 조합상 상대 조합 역시 매우 중요했는데, 문제는 SKT 픽에 뚜벅이들의 악몽이 잔뜩 포진되어 있었다. 실제로 시비르가 슬로우 지옥과 지형 변화로 인해 제대로 딜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고, 서폿인 브라움이 탈진까지 들고 있어서 한타에서 시비르가 한 번이라도 딜 로스에 걸리면 승리가 불가능에 가까운 상황이었다. 특히 미드 한타 때 바론 쪽 길목에서 시비르와 카르마가 페이커의 라이즈에게 마킹당하는 장면이 나와, 왜 사거리가 짧은 원딜이 안 나오는지 이유를 제대로 보여줬다.
이런 셀프 페널티의 맹점을 정확히 찌른 SKT는 미드 진영 한타에서 미스피츠의 진영을 둘로 분단시키면서 페이커 혼자 사거리를 재며 시비르와 카르마를 견제했고, 미스피츠의 챔피언들을 각개 격파하며 한타를 승리로 이끌었다. 팔이 짧았던 시비르는 괜히 접근했다가 라이즈의 속박에 묶였다가 트리스타나의 협공으로 순삭당할 위험이 있었으므로 우물쭈물했고, 그 사이 세주아니와 초가스는 신나게 두들겨 맞고 비명횡사했다. 뒤이어 도망가는 카르마와 시비르까지 라이즈 궁으로 뒤쫓아 응징하면서 바론까지 챙기고 승기를 굳힌다. 그렇게 풀템이 나온 페이커와 뱅을 미스피츠로선 막아낼 재간이 없었고, 마지막 장로 드래곤 한타에서 처참하게 에이스를 헌납하면서 4세트를 내주고 만다.
이 경기로 페이커 라이즈의 국제 대회 성적은 12전 12승, 평균 KDA 17을 기록하면서 왜 필밴 카드인지 증명했다. 특히 단순 딜링뿐만이 아니라 궁극기 활용이 환상적이었는데, 초반 트런들이 추격당할 때 자로 잰듯한 타이밍으로 살렸을 때가 대표적. 만약 그 상황에서 트런들이 잡혔다면 그대로 경기가 터질 수도 있었다.
이 경기 이전까지 롤드컵에서 가장 많이 나온 라이즈에 대한 혹평이, 다른 전문 로밍 특화 챔프보다는 좀 떨어져도 궁 로밍이 되고 CC에 누킹에 여러 가지 갖춘 라이즈가 승률이 시궁창인 이유는 결국 사거리 짧은 뚜벅이의 광역딜이 탱커에 막혔을 때 앞 라인 녹이기 싸움에서 무력하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아무리 상대 미드가 원딜 서포팅에 특화된 카르마라고 해도 라이즈가 탱커를 녹여버릴 딜을 뽑고 트리스타나가 정리하는 모습은, 페이커의 라이즈는 다르다는 말밖에 나오지 않았다.
세트 MVP가 페이커가 아닌 뱅이어서 SKT 팬과 SKT 안티를 가리지 않고 꽤 논란이 있었기도 하다. 몇 가지 근거를 찾자면, 라이즈가 풀템으로 폭딜을 넣은 건 사실이고 하드캐리를 한 건 부정할 수 없지만, 트리스타나가 장로 한타 때 미스피츠의 챔프들을 결정적으로 끊어줬기 때문이다. 일반 사람들이 보기에는 페이커가 날뛴 것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마지막 한타 때 장면을 보면 라이즈가 E를 전이시키려고 약간 딜레이가 왔던 반면 트리스타나는 쉬지 않고 평타딜을 때린 것을 볼 수 있다. 미스피츠가 딜 부족으로 탱커진이 피가 쭉쭉 빠지면서 압도당하자 꽁무니를 빼기 시작했고, 라이즈가 궁을 써서 3명과 함께 뒤쫓아갔는데 SKT 챔피언들이 나타난 순간 이그나가 쿵쾅을 때려박아 4인 에어본을 띄운다. 이어서 시비르의 부메랑이 튕겨대고 카르마의 광역기도 박혀들면서 1초 만에 SKT 챔피언 넷의 피가 절반으로 빠지는 설마 하는 광경이 벌어졌지만, 이런 광경을 예상했다는 듯이 뱅은 라이즈 궁에 합류하지 않았고 점프로 뒤따라오면서 침착하게 딜을 넣었다. 여기서 뱅까지 궁을 타서 함께 쿵쾅을 맞았다면 정말로 역관광을 당했을 가능성도 있다. 그렇게 알리스타부터 차례로 터져나가는 것을 보자 피가 없었던 미스피츠가 산지사방으로 도망갈 수밖에 없었고, 결국 죽지 않은 라이즈가 같이 딜을 꽂아서 몽땅 녹여버렸다. 트리스타나가 쿼드라 킬을 괜히 한 게 아니다.
4.2.5. 5세트
북미 해설이 미스피츠의 바텀 조합을 보고 탐 켄치가 나와야 바텀이 안 터진다고 했는데 진짜 탐 켄치가 나왔다. 한국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대한 말들이 많이 오고 갔는데, 말을 들어보면 북미 해설들이 한국 해설진의 분석을 생각보다 많이 참고하는 모양이다. 한편 미스피츠의 파워 오브 이블이 SKT 신드라 스킨을 골라서 페이커 미러전이 되었다.'''클템: 위기라고 몇 번이나 말하는지 모르겠어요!'''
초반 탑 정글 2:2 교전에서 후니의 제이스가 킬을 먹었으며, 미드로 들어간 미스피츠의 3인 갱킹에서 페이커가 점멸도 쓰지 않고 상대의 점멸을 하나 빼버리며 초반은 SKT가 좋게 시작했다. 그러나 이후 미드에서 SKT의 노림수를 미스피츠가 받아치면서 오히러 뱅이 전사하고 2킬이 되면서 분위기가 묘해졌다. 상성상 앞서고 킬까지 먹은 제이스는 쉔을 두들겨 패면서 퍼블을 먹고, 좋은 운영을 보여주며 SKT가 타워 이득을 보았다. 반면 미스피츠는 합류에서 앞서고 탱딜 밸런스가 좋다는 점을 이용해서 착실히 화염 드래곤 3적립을 해내면서 신드라는 괴물이 되었고, 후니를 한 번에 터뜨리기까지 하는 장면을 보이면서 아슬아슬한 외줄타기가 계속되었다.
그러던 중 서로의 노림수들을 탐 켄치가 먹어서 슈퍼 세이브, 쓰레쉬가 랜턴으로 슈퍼 세이브 등 수가 얽혔고, 전체적으로 바텀 라인에서 제이스가 쉔을 압박하는 와중에 미스피츠가 한타를 만들어 바론 트라이를 하면 SKT가 간신히 쉔 궁이나 텔포를 빼내고 바론 트라이를 저지하는[38] 살얼음판을 걷는 양상이 만들어졌다. SKT로서는 해설진도 지적했듯이 미스피츠가 원거리 CC가 많고 탱딜 밸런스도 좋은 데다가 신드라의 화력이 워낙 막강하여 SKT가 쉽사리 한타를 시도할 수 없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제이스를 바텀으로 돌리면서 쉔을 압박하는 것 외에는 뾰족한 수가 없는 상황이었다. 다행히 노련하게 미스피츠의 바론 앞 한타 시도를 여러 차례 뿌리치고 바텀 억제기 타워를 거의 다 부숴놓기는 했지만.
그런데 바텀을 압박하고 후퇴하던 제이스가 부시에서 튀어나온 신드라에게 끊기는 대참사가 발생했다. SKT도 미드에서 쓰레쉬를 끊어내면서 만회하긴 했지만, 탑과 서폿의 차이는 클 수밖에 없었고 무엇보다 운영의 핵인 제이스가 끊긴 상황에서 미스피츠가 자연스럽게 한타를 유도하며 오브젝트 이득을 볼 수 있는 상황이었다. 미스피츠는 바론 대신에 장로로 선회하여 드래곤 버스트를 시도했다. 3화염에 장로까지 먹는다면 SKT도 도저히 미스피츠의 화력을 감당하기 힘든 상황이었다.
하지만 블랭크가 기적적으로 장로를 스틸하는 데에 성공하고, 그 타이밍에 리젠된 후니가 신드라에게 죽으며 설치한 레드 팀 블루 쪽 부시 와드로 뒤텔을 타 장로를 스틸당하고 퇴각하는 미스피츠의 후미를 덮치며 파워오브이블의 신드라를 한 콤보에 끔살시키고, 적 바루스를 팀원들에게 배달[39] 하며 쉔을 제외한 나머지 3명을 마저 잡아내며 바로 넥서스를 밀었다. 여기서 수훈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는 선수가 바로 울프. 마지막 남은 쉔이 본진으로 귀환했다면 어떻게 어떻게 비벼질 수 있는 상황에서 바텀 부시에서 귀환을 타려던 쉔을 궁으로 쫓아와 두 번이나 막으면서 붙들고 늘어져 값진 죽음을 맞이했다. 전용준 캐스터는 "잘 죽었다"라는 멘트까지 날려줬다.
4.2.6. 총평
모든 이들이 3:0을 예상했으나, '''미스피츠의 저력에 SKT가 턱을 맞고 휘청거렸다.''' 말 그대로 벼랑 끝에서 한 발만 잘못 디뎠으면 곧바로 8강 탈락의 쓴맛을 볼 수 있는 상황이 여러 번 찾아왔다. 4세트에서 시비르만 안 했으면, 블랭크가 장로 스틸을 못 했으면, 후니가 한 번만 더 짤렸다면 끔찍한 결과가 나올 수도 있었다. 모든 상황이 SKT의 위기였으나, SKT는 정답만을 골라내며 결국 벼랑 끝에서 기어 올라왔다. 4강 진출은 다행이지만 여러모로 찜찜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며, 더 이상 이 상황이 계속되면 탈락할 수도 있다.'''SKT를 이길 수는 있지만 페이커를 이길 수는 없다.'''
경기 종료 후 Misfits의 원거리 딜러 Hans Sama의 트윗
미스피츠는 거의 모든 사람들이 3:0으로 질 거라고 예상하던 것을 깨고 참신한 전략들을 들고 와서 SKT를 벼랑 끝까지 몰아붙였다. 미스피츠의 깜짝 픽은 SKT를 충분히 당황하게 만들었다. 대향로시대라고 불리는 7.18 버전에서 블리츠크랭크, 레오나, 알리스타, 쓰레쉬라는 향로를 가지 않는 4서포터를 하면서 왜 그런 픽을 했는지를 제대로 보여준 이그나가 특히 좋은 플레이를 보여주었으며, LCK 스프링의 MAX가 떠오를 법한 다채로운 챔피언 풀로 기승전 향로 서폿이던 롤드컵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었다 할 수 있다.[40] 덕분에 미스피츠는 이 경기에서 SKT를 고전시키면서 자신들 또한 롤드컵에 나올 만한 자격이 있고 저력이 있다는 걸 보여줬다. 다만 정말로 잘 싸운 것은 사실이지만 미스피츠 입장에서는 끝까지 인내하지 못하고 장로 버스트를 감행한 5세트가 두고두고 아쉬울 것이다. 후반으로 가면 본인들이 조합에서 강점을 나타낼 수 있는 것은 사실인 데다가 삼성이 단 한 세트라도 따내는 역전을 이루기 위해 70분 혈투를 벌인 케이스를 보면 미스피츠 역시 이런 플레이를 언제든지 할 수 있다고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5세트 내내 용과 바론 앞에서 뒤돌기를 여러 번 선보이며 오브젝트에 대한 욕심보다 한타를 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던 만큼 그와 전혀 반대되는 선택을 한 4세트와 5세트에서의 큰 실책은 아쉬운 부분이 많다.
사전 예상에서 유럽은 시즌 5부터 의외성을 잃었다고 했고, 실제로 시즌 5 프나틱의 케넨 원딜이나 OG의 애니비아 등이 그나마 먹히긴 했지만 끝까지 가지는 않았고, 시즌 6 그리고 시즌 7에서도 전날까지의 유럽은 예전 같은 깜짝픽이 없었다. 하지만 이날 블리츠의 하드캐리와 열광의 레오나는 물론 패배한 4, 5세트까지도 참신하고 메타를 역행하여 극복하는 픽밴을 보면 카사딘이나 아트록스와 같이 다른 지역이 쓰지 않던 카드로 대박을 터뜨리던 시즌 3 유럽이 떠오를 정도였다. SKT는 조별리그 ahq전 패배나 EDG와의 2차전 신승에서 나아진 부분이 하나도 없었고, 미스피츠는 D조 향로 또는 뒷심 부족 이지선다 상황과는 전혀 다른 빼어난 경기력을 보여줬으니 미스피츠의 선전은 이런 측면에서는 당연하다 할 것이다.
뱅은 그나마도 외부 개입이 있었던 1세트를 제외하고는 단 한 번도 라인전에 우위를 가진 적이 없었으며, 3세트는 그야말로 최악이었다. 5세트 밴픽 도입부에서 오죽하면 SKT가 세주아니를 거르고 트리스타나를 가져갔을까. 경기 후 김정균 코치가 인터뷰에서 "뱅이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서 어쩔 수 없이 생존기가 있는 원딜을 줘야 했다." 라고 말했을 정도로 최악의 폼을 보여주었다. 전반적으로 무리한 포지셔닝으로 자주 끊기는 모습을 보였으며, 5세트 역시 미드 한타에서 무리한 포지션을 잡아 게임을 살얼음판으로 만들기도 했다. 라인전이 불안하지만 한타는 확실히 잘한다던 그룹 스테이지에서의 평가와 달리 자신 있던 한타마저 정돈된 정식 한타 말고는 여러 차례 던지며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오죽하면 그나마 잘한 4세트에도 세트 MVP를 타자 2, 3세트 경기력을 감안하면 염치가 있느냐, 4세트 내에서도 페이커가 받아야 하는 걸 빼앗았다는 이야기까지 나왔다.
피넛은 바뀐 메타에 적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이 상당하며, 블랭크는 투입 초반에는 불안했지만 곧 안정적인 모습을 보여주며 이제 주전으로 써도 좋다는 의견이 대세가 되었다.[41] 후니는 약간의 실수 이외에는 기본적으로 라인전을 훌륭히 수행했으며, 특히 마지막 5세트에서는 팀의 시야 지원을 거의 받지 못한 채 외줄타기 스플릿 푸시를 했다. 이런 열악한 상황에서도 최대한 짤리지 않고 스플릿 푸시를 훌륭히 해냈다. 더불어 마지막 5세트 한타에서 막판 뒤텔로 신드라를 1초만에 삭제시키면서 한타 대승을 이끌었다는 점에서 수훈갑 중 하나였다. 바텀의 문제가 꽤 심각하므로 남은 기간 동안 폼을 최대한 끌어올리는 것이 중요한 과제로 남았다.
SKT는 오늘의 승리는 단연 페이커가 만든 승리라고 할 수 있고, 왜 자신이 수많은 롤 프로게이머 가운데 독보적인 슈퍼 스타인지를 증명했다. 완전히 압살당한 2세트를 제외하면 나머지 4세트 내내 슈퍼 플레이를 난무시켰으며, 어떻게든 팀에게 유리한 상황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그나마 2014년에는 어떻게든 캐리를 하려고 무리하다가 팀과 함께 무너졌다면 2017년의 페이커는 3년 동안 자신의 성장을 증명하듯 결국 팀을 다음 세트로 이끌었다는 것. 물론 시대도 변한 것도 있다. 페이커의 성장만으로 원 맨 캐리를 했다는 이야기는 아니고, 2017 SKT의 상태가 적어도 2014 SKT K의 상위 호환이라는 의미이기도 하다. 당시에는 탱커 한타력은 여전해도 라인전 멸망에 비탱커 승률이 노답이던 임팩트와, 한타 캐리력과 트위치를 활용한 암살력은 여전해도 푸만두 옆에서 라인전 멸망이던 피글렛이 그나마 나은 조연이었을 정도로 정글, 서폿의 폼이 심각했다. 지금은 바텀이 노답이라 해도 당시 바텀과 큰 차이가 없고, 탑-정글은 페이커를 훨씬 잘 보좌했다. 물론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머지 팀원들에 대한 실망감이 큰 것은, 상대적인 팀의 상태가 어디까지나 롤챔스 광탈에 롤드컵 선발전 탈락을 경험한 2014 시즌보다 나을 뿐 2015, 2016 시즌에 비해 너무나 처참하고 페이커 의존도가 급등한 것도 사실이기 때문이다.
반면 뱅, 울프 바텀 듀오는 부진한 모습이었고 밀리며 탑의 후니에게까지 영향을 끼쳤다. 울프는 중후반 플레이는 괜찮았고 간간이 큰 역할을 해냈으나 라인전은 처참한 수준이었다. 피넛 또한 1세트는 무난했으나 이는 페이커의 미글러 포지션에 기인한 점이 있고, 이후 2세트에서는 전혀 역할을 다하지 못하는 등 완전히 무너지며 결국 블랭크와 교체되었다. 페이커 또한 팀원들과 손발이 안 맞는 모습을 여러 번 보였으나 결정적인 순간에 상대의 실수를 받아먹으며 혼자 할 수 있는 최고의 플레이를 선보임으로써 압도적인 기량을 과시하였다.
후니는 인터뷰에서 연습 때에도 폼이 안 좋았는데, 이 정도로 고전할 줄은 몰랐다고 말한 걸로 봐서는 상대를 쉽게 본 탓도 있는 듯하다. 본인도 남은 시간 동안 연습을 많이 해서 폼을 끌어올리는 것이 과제라고 말했다. 또한 인터뷰에서 김정균 코치의 표정이 썩 밝지 않았고, 인터뷰하는 단군의 웃는 표정에 대비되어 더 심각해 보였다. 특히 바텀이 문제였다고 노골적으로 밝히는 건 김정균에게는 흔치 않은 극대노 발언이다. 이 단락 맨 위에 인용한 한스사마의 'SKT를 이길 수는 있었지만 페이커를 이길 수는 없었다'라는 트윗에서 SKT의 상태를 짐작 가능할 것이다. 그나마 작은 호재라면 미스피츠와의 경기 덕분에 only 향로 메타가 7.18 환경의 유일한 정답은 아니라는 것이 드러나 또 다른 전략을 수립할 수 있게 된 것과, 이는 곧 원딜에 치우친 캐리력의 비중을 다른 포지션(미드/탑)에 분배하는 픽밴 메타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 정도.
4강 진출은 다행이지만, 현재 SKT의 폼은 전성기 시절이었던 2013년이나 2015년, 딜러진들이 꾸준하게 잘해주던 16년에 비해 실망스러운 모습이다. 롤드컵 우승 시의 SKT는 각각 멤버들의 기량 및 컨디션, 그리고 초반 라인전과 중후반 한타 능력이 모두 뛰어나서 노릴 만한 약점이 없거나, 약점이 있어도 식스맨 활용 및 딜러진들의 커버로 메꾸는 능력을 잘 보여주는 팀이었다. 하지만 현재의 SKT는 초반 라인전이 상대가 명백한 약팀이 아닌 이상 이기는 걸 보기가 쉽지 않다. 그나마 강력한 중후반 힘싸움과 한타력으로 꾸역꾸역 뒤집는 팀에 가깝다. 게다가 원거리 딜러가 중심이 되는 향로 메타가 지속되고 있는 롤드컵에서는 원거리 딜러인 뱅의 역대급 부진이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 삼성을 비롯한 결승행 후보도 지금의 SKT의 상태로는 승리하기 매우 힘들어보인다. 애초에 8강에 남은 팀들의 원딜러가 룰러, 우지, 레클레스, 미스틱, 스니키인데, 본인이 손수 발라버린 잼니키 말고는 당장 뱅보다 못해보이는 원딜러가 없다. 4강 진출, 더 나아가 우승을 차지하기 위해선 뱅의 폼 회복이 필수적인 상황이다.
해외 반응을 보면 일단 북미 커뮤니티인 레딧에서는 팀과 관련돼서는 SKT보다는 Misfits에 대한 칭찬이 훨씬 많다. 하지만 선수와 관련되어서는 페이커에 대한 칭찬이 매우 많은 편이고, 심지어 이번에 비향로 서폿들을 잘 활용하여 신선한 충격을 준 이그나보다 페이커에 대한 찬양이 훨씬 많다. 중국의 웨이보에서도 페이커에 대한 칭찬이 어마어마한 편. 하지만 SKT 팀 자체에 대한 칭찬은 그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었다. 또한 SKT 대 RNG전에 대한 언급들도 많았는데, SKT 자체보다는 페이커만 잘 견제하면 이길 수 있다는 포스트에 많은 추천이 달렸다.
국내 반응도 두 말할 필요가 없이 페이커 찬양 일색이었다. 반대급부로 뱅이 비판받으며 팀적으로 SKT가 위태롭다는 의견이 많았다. 심지어 페이커가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 하고 거품이라는 소리를 들어가며 승리할 때가 SKT가 가장 강력한 시기이고, 반대로 오늘 같이 페이커의 하드캐리로 승리를 거머쥐었을 때가 가장 큰 SKT의 위기 상황이라고 표현했을 정도. 다음 상대가 미스피츠보다 더 강하다고 평가받는 RNG인 만큼, SKT 팬덤 또한 이쯤 되면 페이커가 불쌍해서라도 설령 4강에서 떨어진다 한들 결과를 담담히 받아들일 것이라는 목소리가 많았다.
이번 경기를 통해 페이커는 자신을 증명했지만, SKT는 일반 관중들이 보기에도 많은 약점을 드러냈고, 남은 기간동안 약점을 보완하는 작업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의 예상은 RNG가 작정하고 미드를 공략한 뒤 라인전이 부실한 바텀으로 힘을 실어 kt식 초반 스노우볼링으로 SKT를 3:0으로 끝장내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한 듯.[42]
4.3. 3경기
4년 만에 로얄과 프나틱 간에 5전 3선승제 리매치가 잡혔다. 여러 팀을 돌며 고생한 우지와 소아즈는 그대로라는 것도 흥미롭다.
RNG는 죽음의 조라고 불렸던 C조에서 G2에게 단 한 번의 일격을 당했을 뿐, 나머지 경기들은 그야말로 압도적이다 못해 폭발적인 경기력으로 C조 1위를 차지했다. 그런 RNG의 중심에 있는 것은 단연 중국 최고의 슈퍼 스타인 원딜러 우지. 이번 롤드컵에서 중체원을 넘어 세체원의 포스를 내고 있는 우지는 원딜 중심의 향로 메타를 등에 업고 그야말로 절정의 기량을 전세계에 뽐내고 있다. 향로 메타에서 메카닉 뛰어난 원딜러가 그야말로 날아다니고 있으니, 나머지 팀원들은 뒤에서 보좌만 해주는 픽을 뽑아도 압도적인 경기력이 나오고 있는 상황. 우지가 조별 예선에서 보여준 것처럼 다전제 토너먼트에서도 미쳐 날뛸 수 있다면, 정말로 홈에서 결승 무대에 오르는 그림이 현실이 될 수도 있다. 심지어 LCK 팀 중 제일 약한 전력으로 예상됐던 삼성이 압도적인 힘으로 롱주를 3대0으로 떨어트려 C조가 그냥 죽음의 조 수준이 아니라 진짜 우승권 팀이 도배된 불지옥이었다는 걸 증명하자, RNG에 대한 중국팬들의 기대감은 하늘을 찌르는 중이다.
반대로 Fnatic은 그야말로 '''기적'''이라는 단어가 이보다 어울릴 수 없는 조별 예선을 보냈다. 1주차에선 상상력의 팀 GAM에게 '''5분 녹턴 궁'''과 '''힐그나이트 룰루 서폿'''으로 쳐맞질 않나, Immortals와의 경기에선 49분동안 MVP나 다름 없었던 레클레스가 '''단 한 번의 앞점멸'''로 터지며 패배를 당하질 않나, 심지어 롱주와의 경기에선 칸의 나서스에게 쳐맞다가 20분만에 넥서스가 터지며 프로 대회에서 세계 최초로 '''전령이 넥서스 앞에서 세레머니를 하는''' 그야말로 굴욕으로 가득하다 못해 온갖 오명을 다 뒤집어쓰면서 시작했다. 2주차에서도 롱주에게 패배하며 4연패를 기록할 때만 하더라도 프나틱에게 남아 있던 과거의 영광마저 사라지는 듯했지만, Immortals전부터 시작된 소아즈의 각성이 프나틱을 승리로 이끌며 기어코 순위 결정전을 만들어내더니 결국 두 번의 순위 결정전마저 승리하면서 '''패패패패승승승승'''이라는, 한 편의 드라마로 만들어도 손색이 없을 만한 기적의 시나리오를 써내려가며 8강에 올라왔다. 만약 소아즈가 조별예선에서 각성한 모습 그대로 8강에서 활약하고 딜러진인 캡스-레클레스가 명성에 맞는 경기력을 선보인다면 RNG마저 잡아내는 기적이 일어날 확률도 없진 않다.
한편 바로 전 2경기의 미스피츠 때문에 큰 변수가 생겼는데, 향로 메타를 미스피츠가 향로를 서폿만 가는 게 아니라 미드 혹은 정글에게 대신 들려주고, 혹은 아예 안 가는 경우의 수를 제시해서 크게 재미를 봤기 때문. 이는 RNG에겐 악재고 프나틱에겐 호재로, RNG의 캐리 핵심인 우지는 향로 덕분에 대활약한 영향이 없다곤 할 수 없기 때문이며,[43] 프나틱이 8강에 가게 된 건 향로 영향이 적은 탑인 소아즈의 캐리력이 그룹 스테이지 후반에 대각성했기 때문이다. 어쨌든 향로를 배제하면서까지 빠르게 공략하는 게 정형화된 향로 조합 상대로도 유효하다는 게 증명된 이상, 양 팀은 단 '1일' 내로 이에 대한 대처를 준비해야 한다. 프나틱은 같은 유럽 팀인 만큼 미스피츠의 대 SKT 공략을 또 들고 올 가능성이 높다.[44] 그리고 RNG가 대비가 안 돼 있으면 2번째 기적의 발생 가능성은 높다. 삼성이 롱주를 이기고 미스피츠 또한 SKT를 고전하게 만들며 조 2위 팀을 무시할 만한 수준이 아니라는 게 증명됐다. 프나틱 또한 기적을 쓰며 올라온 팀인 만큼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모른다.
다만 냉정하게 봤을 때는 프나틱의 상황은 좋지 않다. 개개인을 봐도 서폿은 확실히 열위고(향로 메타가 이걸 오히려 가리는 게 역설이긴 하지만), 우위를 점할 수가 있는 포지션은 각성 모드가 풀리지 않은 소아즈 vs 중국 탑솔러 구도의 탑 라인 말곤 보이지 않는다. 그렇다고 프나틱의 장점인 한타력과 속도전에서 RNG가 밀리냐면 전혀 그렇지 않고, 오히려 그것이 RNG의 최대 장점이고, 프나틱의 운영은 자국 리그에서도 이번 롤드컵에서도 미스피츠보다 훨씬 어설펐던 반면 RNG는 적어도 속도전을 뒷받침할 정도의 운영은 제대로 갖추고 있다. 괜히 중국 팬들이 프나틱을 경계하지 않는 것이 아니다. 즉 미스피츠가 보여줬듯이 특정 선수의 크레이지 모드와 이를 받쳐주는 특별한 깜짝픽 및 전략전술이 반드시 필요하다.
일단 중국 여론은 FNC전을 별로 신경 쓰지 않는 것 같아 보인다. 오히려 RNG나 2017全球总决赛로 검색하면 대 SKT전에 대해서 언급하는 포스트가 거의 대부분이고, FNC와 관련된 포스트라고는 '다음 경기는 RNG vs FNC다' 같은 당연한 것들밖에 없었다. 그냥 한국 팀이 와일드카드 보듯이 하는 모양인데, 경기에서 과연 RNG가 중국 관중들의 자신감에 호응할 수 있는 경기력을 보여줄지 기대된다. 참고로 RNG는 지금 중국 내에서 한국 팀을 두 번이나 이긴 순혈팀이라는 이유로 굉장히 뜨거운 지지[45] 를 받고 있으므로, 그 열기를 현장에서 직접 느끼게 될 FNC 입장에서는 사기가 꺾이지 않는 것 또한 매우 중요하다.
4.3.1. 1세트
밴픽에서 프나틱은 밍의 주요 픽인 룰루를 자르고 카르마도 자른 뒤[46] 잔나를 빠르게 선취해오나, 그 과정에서 대회 1티어 픽인 세주아니와 트리스타나를 내주었고 그라가스와 시비르를 빠르게 가져왔다. 밍이 어떤 픽을 할지 궁금해하던 찰나에 '''소라카'''를 픽했다.[47] 이후 RNG는 초가스를 가져오고 프나틱은 탈리야와 트런들을 가져온다. RNG는 마지막 픽으로 라이즈를 선택한다.
초반에는 프나틱이 좋은 운영을 선보이며 여러 이득을 챙겼다. 탈리야가 라이즈보다 적극적으로 움직이며 다른 라인을 압박하고, 프나틱은 RNG의 바텀을 적극 공략하며 우지와 밍을 다소 망쳐놓는다.
하지만 그렇다고 RNG가 치명적인 손해를 본 것은 아니었다. 바텀이 아닌 탑에서 소아즈의 트런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에 렛미의 초가스가 포블을 가져왔고, 그라가스와 탈리야가 바텀을 공략하면서 본인들이 상대 포탑 체력을 많이 깎아놨음에도 불구하고 프나틱에게 바텀 포탑을 내주었지만, 상대가 귀환한 사이에 남아 있던 바텀 포탑을 깨버린다.
이후 프나틱은 전령을 획득하며 미드 1차 포탑을 깨고 바론 위주로 시야 장악을 하면서 좋은 움직임을 보였다. '''여기까지는.'''
초반에 다소 무거운 움직임을 보여준 샤오후의 라이즈였으나, 템을 어느 정도 갖추고 난 뒤에는 적극적으로 교전에 합류하기 시작했으며, 무엇보다도 '''안티탱커인 트런들이 초가스와의 1대1을 이길 수 없는''' 상황이 만들어진다. 프나틱이 다소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는 있지만 RNG 입장에서도 드래곤도 챙기고 크게 불리할 것이 없는 상황인 것.
게임이 기울기 시작한 것은 '''캡스가 직접 상대의 입 안으로 들어가는''' 때부터였다. 미드 2차 타워에서 일어난 교전에서 RNG가 파란팀 진영의 블루 쪽으로 퇴각 중일 때 '''탈리야가 추격한답시고 궁으로 아군이 넘어올 수 없게 만들고 상대에게 3:1로 다굴을 맞아''' 전사한다. 그리고 이미 괴물처럼 큰 초가스를 시비르와 탈리야의 딜로 녹일 수가 없는 상태가 만들어지고[48] , 반대로 말린 줄 알았던 트리스타나는 코어템을 갖추고 소라카의 케어 속에 안정적으로 딜을 넣으며 존재감 차이가 크게 났다.
이런 상황에서 게임은 RNG가 바론을 챙기고, 프나틱의 탑과 미드 억제기를 철거한다. 바텀 억제기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초가스 궁 한 방에 피가 70% 가량 남은 탈리야가 사라지고, 프나틱의 다른 챔피언을 두들기면서 넥서스를 철거해 승리한다.
4.3.2. 2세트
샤오후가 세팅 중에 커피를 쏟아서 경기 시작이 지연되었다.
프나틱은 코그모, 트위치, 바루스가 다 살아 있는데 '''베인'''-잔나를 뽑았다. 트리스타나, 소라카 모두 라인전 강캐는 아니지만 저 둘을 상대로는 충분히 라인전을 압도할 수 있었다. 즉 상성상으로는 바텀 라인전이 터질 수도 있는 상황이었고, 바텀이 실제로 터졌다. 순식간에 바텀 퍼블 타워도 내주고 드래곤도 내주고 레드 버프를 포함한 정글 몹들도 다 내줬다.
하지만 Caps의 탈리야가 슈퍼 플레이로 3인갱 당한 탑 타워를 지키고 자르반을 따내며 터진 바텀을 어느 정도 수습했다.
그리고 갑자기 초가스와 탈리야로 인해 mlxg의 빨간 강타 공템 자르반이 1초컷을 2연속 당하며 프나틱이 유리한 상황으로 기울었다. 베인을 고른 게 악수라고 생각했으나 게임이 묘하게 풀리고, RNG의 자르반이 공템 트리를 가는 바람에 마오카이가 RNG의 유일한 탱커가 되어 버렸다. 하지만 베인이 이렇게 잘 큰 상황에서 그저 그렇게 큰 탱커는...
북미 해설진은 이런 흐름으로 프나틱의 승리로 끝난다면 2017 롤드컵에서 가장 멋진 베인이 될 것이라며 크게 흥분했다. 하지만...
뭐라 말하기도 난감하게 초가스가 있는데도 공템 자르반[49] 한테 바론 스틸을 당하기 시작한 시점부터 상황이 꼬이기 시작하더니 무난하게 졌다. 사거리가 짧은 베인이 공성을 못해서 억제기를 하나도 못 깬 게 스노우볼이 멈춘 원인이지만, 굳이 5대5 상황에서 억제기를 공성하지 않아도 프나틱이 이길 방법이 여러 가지 있었고, 프나틱이 그걸 하나도 실천하지 못했다. 베인이 노답챔인 것은 맞지만 베인 때문에만 진 것도 아니라는 소리다.
어쨌든 레클레스는 베인 픽의 이유를 전혀 보여주지 못했고, 캡스는 탈리야로 괴상한 궁 활용과 괴상한 포지셔닝으로 여러 번 역캐리했으니 이 세트도 둘이 역귀짓을 했다.
4.3.3. 3세트
북미 해설진은 RNG가 갈리오와 자르반을 둘 다 가져갔기 때문에, 프나틱이 밴픽에서 어떤 다른 선택을 하더라도 어느 정도의 손해를 보고 가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프나틱은 초중반 비등하게 게임을 가져가는 듯 했지만, 교전에서 코그모가 계속 킬을 줏어먹으며 5/0/1까지 되고, 상대 원딜과 3천 골드 가량 차이를 벌리며 불리한 상황이 전개된다. 게다가 상대의 전령에 안일하게 대처하고, Mlxg의 자르반이 기가 막히게 파고들며 딜러진이 짤리는 등 대위기 상황이 펼쳐졌다.
RNG는 기습적으로 상대 2명을 커트하고 미드 억제기를 밀고 쌍둥이로 진격한다. 게임이 끝날 게 분명해 보이는 상황으로 가고 있었으나, 대아즈의 등장으로 나르가 코그모를 잘라내며 쌍둥이 하나를 내주는 선에서 상대를 쫓아낸다.
이렇게 한 번 버틴 이후, 갑자기 집중력이 폭발한 프나틱이 나르의 외줄타기와 코그모가 딜할 기회를 주지 않는 게릴라 전술로 갈리오를 집에 보내고 바론을 먹더니, 부족한 한타의 힘을 운영으로 커버하며 상대를 몰아붙이고 기어이 3억제기를 밀어낸다. 그러나 RNG의 한타력 때문에 넥서스 앞에서는 공성이 매우 어려웠고, 여러 번 막히며 끝내지 못했으나 나르가 계속 상대의 주의를 분산시키다가 남은 쌍둥이 하나를 밀더니, 격퇴 이후 다시 쳐들어갈 땐 넥서스 일점사가 이루어지며 한타를 거의 이긴 적이 없음에도 역전승에 성공한다.
그러나 손해고 뭐고 없는 게임의 결과물은 자갈 콤비고 트리스타나고 코그모고 유사 향로고 다 필요 없는 나르의 슈퍼 하드캐리.[50] 7년차 탑솔러 소아즈는 자신의 5번째 롤드컵에서 역대 최고의 인생경기를 만들어냈다. 단신으로 상대 셋, 혹은 넷을 멱살을 잡고 휘두르며 팀이 필요한 시간을 버는 장면이 수없이 나왔고, 특히나 막판 봇 라인에서 5:4로 프나틱이 머릿수가 딸려 불리한 한타가 벌어지자마자 귀신 같이 탑에 텔포를 타고 넥서스에 잠입해 점사한 장면은 소아즈 인생 최고의 명장면이라 불러도 될 정도. 물론 RNG도 멍청하진 않아서 바로 한타를 접고 퇴각해 나르를 일점사해 죽였지만, 이미 넥서스 피가 70% 가량 나간 상태에서 봇에서 올라온 나머지 팀원 브록사가 한 대를 쳐서 마무리를 지으며 승리.
RNG는 이번에도 기승전 우지 메타로 우지에게 모든 힘을 몰아주는 조합을 구사했다. 우지는 팀원의 신뢰에 부응하는 대활약을 펼치며 한타를 승리로 이끌었다. 하지만 운영에서 이끌려다니는 모습이 보였고, 프나틱이 우지의 시선을 끌고 다른 쪽 팀원을 제압하는 지능적 전투를 선보이자 게임 양상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한타가 강제되는 넥서스 앞에서 우지의 힘으로 몇 번씩 막아내긴 했지만, 결국 마지막 순간 상대의 넥서스 일점사를 막지 못하고 패배했다.
프나틱은 분명 완벽한 경기력은 아니었다. 초중반 운영 미스(특히 미드 포탑 오더)도 있었고, 소아즈가 외줄타기에 실패하기도 했다. 미드 라이너 캡스는 초중반 좋은 플레이를 보였지만 한타에서 아무리 뚜벅이라고 해도 플레이가 상당히 미숙했고, 레클레스는 칼리 밴 상태에서 OP라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트리스타나를 안겨줬는데도 팀의 에이스라는 평가가 무색하게 우지의 코그모와 너무 비교되는 쫄보 경기력을 보였다. 그러나 조합 차이로 인한 부족한 한타력을 소아즈의 신급 외줄타기, 코그모의 힘을 억제하는 성동격서식 전투, 지능적 운영을 통해 보완하며 게임 패배 직전까지 내몰리던 위기에서 게임을 역전했다. 초반에 감당하지 못하던 상대의 호전성을 중반 이후부터는 어그로성 플레이로 활용하여 시간을 벌어낸 것이 역전의 원동력이 되었다.
RNG의 조합은 본인들이 자주 쓰기도 한 전통적 향로 조합으로서 그들이 구사한 조합의 강력함이 드러나기도 했지만, 프나틱이 코그모를 상대하는 것을 피하며 날쌔게 치고 빠지는 전술로 카운터치며 승리했다고 볼 수 있겠다.
여담으로 소아즈는 대회 나르 전적 13전 13승을 달성했고, 우지는 이번 경기에서 무려 '''19킬'''을 쓸어담고도 졌다. 그러나 타워에 맞아주다 죽은 첫 데스가 워낙 치명적으로 작용했고, 외국 해설은 추격 능력이 부족해 클러치가 안 되는 코그모의 템트리를 계속해서 지적했다. 란두인 타이밍에 얼망, 신발을 팔 거면 차라리 삼위일체 같은 템을 갔어야 했다는 평.
경기 후 양측의 KDA가 공개되었는데, 누가 봐도 RNG가 압도적으로 이겼다고 착각할 수 있을 정도. 정작 가장 빛난 소아즈는 유일하게 KDA가 1이 안 된다.
4.3.4. 4세트
'''RNG에서 원딜 5밴이 나왔다.''' 프나틱이 이 밴픽에 말려서 밴의 두 번째 페이즈가 시작하기 전에 딜이 잘 나오는 원딜을 가져가지 못하고 타릭을 픽해버렸고, 결국 3탱을 뽑아놓고 바루스라는 상대적으로 노딜 원딜을 잡게 되었다. 북미 해설진은 바루스-타릭 조합은 탈출기가 전혀 없는 트위치-소라카를 상대로 라인전 단계에서 더 강력하며, 타릭과 갈리오 궁이 원딜 지키기에 더 유리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RNG도 전판에 뭔가를 느꼈는지 초반부터 나르를 말리기 위해 탑에 갱을 갔지만, 나르가 실피로 살아나가면서 역갱을 맞아 거꾸로 퍼블을 따였다. 거기다 이후 변신 상태로 봇에 텔포로 날아가 다이브를 성공한다. 그러나 이후 프나틱의 치명적인 실수가 두 번이나 나왔는데, 하나는 캡스가 딸피로 유유히 미드 옆 강가를 걸어가다가 코르키에게 의문사를 당한 것과, 다른 하나는 소아즈가 적들 앞에서 대놓고 전령 소환을 하다가 소라카의 침묵에 끊긴 것. 이 두 번의 실수로 초중반에 몰아치려 했던 프나틱의 전략이 완벽하게 망가져버렸다. 3세트의 기적적인 승리 덕분에 비판이 적었던 것이지 두 플레이 모두 처참할 정도로 황당한 플레이였다. 캡스는 그 전부터 로밍에서 복귀하다가 코르키에 아주 서서히 맞아서 딸피가 되어 집에 갔다와야 하는 상황이었고, 소아즈의 경우 멀리서 미리 잘 소환해서 미드 1차 깔끔하게 밀었으면 2차 미는 타이밍이 확 빨라질 상황에 공성 속도를 크게 늦춰버렸다. 프나틱의 창의성으로 포장되는 생각 없는 운영과 팀 플레이가 노출된 사례.
초중반 스노우볼링 전략이 무산되자 한타에 자신 없던 프나틱은 지속적으로 바론을 치며 상대를 흔들려고 시도한다. 그러나 이것이 몇 번씩이나 계속되자 해설진은 거의 "한타를 안 하고 공짜 이득만 얻으려고 저러는 게 아니냐"고 평가했고, 결국 기어이 바론을 먹긴 했으나 상대에게 장로를 내준 후 소아즈의 설계가 레클의 빵딜로 인해 역으로 탱자르반을 적진에 배달해주는 역설계가 되어버린 뒤, 찢기는 그림을 그린 댓가로 한타에서 대패했다. 그리고 이 한 번의 한타 대패 후 RNG가 그대로 넥서스까지 다이렉트로 깨버리며 프나틱이 패배했다.
4.3.5. 총평
기적은 없었지만, 승자도 완벽하진 않았다.
RNG와 LCK 한국 팀들의 차이가 극명하게 나타났다. LCK 팀들은 시작부터 터지고 이후로도 그냥 쭉 밀려서 졌으면 졌지, 이미 잡은 주도권을 내주고 역전당해서 지는 경우는 없었다. 하지만 RNG는 승기를 잡고도 그걸 뺏기는 경우를 보였다. 적어도 운영 면에서는 LCK가 훨씬 튼튼하다는 말. 사실 이는 이미 LPL 서머 EDG전에서도 증명됐는데, 선수 기량이 부족하다는 소리를 듣지는 않았지만 EDG에게 운영에서 밀리며 우승컵을 내주었다. 선수들 개인 기량이 뛰어난 건 맞지만 아직 운영은 완벽하지 않은 편이다. RNG와 삼성 1차전의 사전 예상에 비슷한 언급이 있었고, 이는 틀린 말이 아니었다. 조별리그 삼성의 컨디션이 추격 기반을 유지할 정도조차 되지 않았을 뿐.
더불어 개인 기량도 압도적이지 않았다. 조별 리그 내내 파괴적인 폼을 보였던 mlxg가 이번 경기에서는 존재감이 영 희박했던 데다기 자르반으로 자살쇼를 벌이는 등의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기복왕이라는 설을 사실로 만들었으며, 반면 브록사는 적어도 초반에는 강력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렛미 역시 mlxg의 힘이 받쳐주지 않자 각성한 소아즈보다 모자란 탑솔러였고, 샤오후도 하필 크라운의 폼이 저점이던 시점에 공략한 것이지 퍽즈, 프로즌보다 딱히 잘했는지 모르겠다던 일부 팬들의 우려대로 캡스와 은근한 멸망전을 벌였다. 고고하게 캐리한 우지와 망한 3세트조차도 속박을 타겟팅 수준으로 맞춰댄 밍만 클래스를 보여줬지 RNG의 상체 전력은 우려대로 준수할지언정 압도적이지 않았다. 다만 이 세 명 중에 SKT의 뱅이나 삼성의 크라운처럼 압도적인 구멍이 없다는 것은 RNG와 한국 팀들 사이에 누가 더 개인 기량이 강한지 무작정 따지기 힘들게 만드는 요소이다. 실제로 크라운의 부진과 앰비션의 연쇄 멸망으로 삼성이 RNG에 압도당하기도 했고. 게다가 우지는 애매한 템트리의 문제를 감안하고 봐도 프레이를 압도한 룰러를 이긴 경험을 살려서 유럽 3대 원딜 중 2명인 즈벤과 레클레스를 차례로 압살해버렸다. 향로 메타에서 우지와 같은 완성형 원딜러의 영향력이란 어마어마한 만큼 부진한 뱅 입장에서는 너무나 부담스럽고[51] , 룰러도 리턴 매치가 썩 마음이 편치 않을 정도로 현재 우지의 캐리력은 한국 팀들의 경계 대상 1순위로 떠오르고 있다.
그러나 SKT의 컨디션이 아무리 난조라지만 오늘 같은 경기력이 RNG의 최대 전력이었다면 SKT를 압살하기는 힘들다. 당장 웨이보를 보면 삼성전 승리 때만큼의 열렬한 반응은 없다. 오히려 RNG의 압승이 없었기 때문에 중국팬들은 'RNG 이겼다!' 이 정도의 반응만 보인다. 삼성전 당시 중국 파워를 강조하던 순혈 프라이드도 이번엔 보이지 않는 것을 볼 때, 중국 팬들도 RNG의 경기력을 보고 조금 기운이 빠진 모양. 물론 SKT전의 결과에 따라 반응은 언제든지 바뀔 가능성이 있다.
이번 경기에서 프나틱 최고의 역적을 꼽아보자면 단연 미드의 캡스라 할 수 있겠다. 1, 2경기 탈리야는 그야말로 의아한 포지셔닝과 궁 플레이를 연이어 선보이며 계속 끊기면서 자멸했고, 3세트 말자하도 소아즈의 각성과 잘 큰 레클레스의 트리스타나가 아니었으면 프나틱이 져도 이상하지 않은 경기였다. 4세트는 소아즈 제외하면 모두 못했고 운영이 막장이라 졌다 볼 수 있겠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샤오후의 폼 역시 완벽하지 않았음에도 캡스가 더 막장이어서[52] 프나틱은 초중반 유리함을 다 말아먹고 게임을 끌고 가야 했다. 하지만 레클레스의 폼도 만만치 않았다.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비한국인 최고 원딜러인 우지 상대로 기가 팍 죽어버린 모습으로 서열 정리를 당했다. 3세트도 그 좋다는 트리스타나 잡고도 딜을 충분히 하지 못해 게임을 길게 끌어 모든 면을 소아즈에게 의존했고, 나머지 세트에서는 캡스와 더불어 수준 이하의 한타 딜링으로 부정할 수 없는 패배의 원흉이었다. 조별리그에서 1데스 후 팀 탓 해도 모두 이해한다고 할 정도로 좋은 모습을 보여주던 레클레스의 모습은 전혀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찾아볼 수 없었다. 똑같이 운영이 미숙한 팀들끼리 소아즈와 브록사가 렛미와 mlxg에게 우위를 보이면서 계속 운영의 주도권을 가져왔지만 한타에서 캡스와 레클레스가 다 말아먹었다.
소아즈는 이게 조별리그 1주차의 소아즈가 맞나 싶을 정도로 인생경기를 했고, 브록사가 mlxg의 부진을 틈타 팀원들 중 거의 유일하게 소아즈를 제대로 보좌했으나, EU LCS를 보는 사람은 알겠지만 이 신인 정글러는 강타가 없다(와치, 카카오, 스코어). 강타 싸움에서 2017 스프링 시즌부터 보여줬던 이해 불가능한 스틸 허용이 지속적으로 발생했고, 프나틱의 오브젝트 싸움을 꼬여버리게 만들었다. 마지막 4세트에 한 번 이겼지만 이미 늦었다. 제시즈는 라인전 패배 지분이 있지만 레클레스가 더 까이느라 묻혔고, 이후에도 딜러 둘이 다 사람이 아닌데 퓨어 향로를 들었든 유사 향로 타릭을 잡았든 서포터가 뭘 할 수 있었겠는가.
그룹 스테이지 총평에서 유럽의 강함은 개인 기량, 그 중에서도 딜러진의 강함에서 나왔다고 했는데, 이날의 프나틱만 보면 거꾸로 갔다. 샤오후는 불안했으나 최종적으로 캡스의 역캐리 지분이 더 높았고, 레클레스는 우지에게 그냥 압도당했다. 유럽에서도 UoL 같은 딜러가 나머지 폭행하는 팀들이 이런 짓을 했으면 그런가보다 싶을 결과였지만, 문제는 프나틱은 원래 레클레스와 캡스-브록사 덴마크 신인 듀오가 캐리하는 팀이었다는 점이다. 플레이-인부터 쭉 기복왕에 불안한 모습을 보였던 캡스는 99년생의 경험 부족 문제가 크게 발목을 잡은 듯하고, 레클레스는 유독 이 날만 망한 만큼 즈벤이 그랬듯이 우지가 너무나 강해서 즈벤과 레클레스를 서열 정리해버린 듯하다.
하지만 한타가 불리했어도 상체 중심으로 초반에 프나틱이 우위를 보였기에, 운영에서 좋은 모습을 보였으면 향로당하지 않고 이길 여지가 참으로 많았던 다전제였다. 하지만 프나틱은 초반 이득은 보아도 이것을 승리로 매끄럽게 연결짓는 능력이 떨어져도 너무 떨어졌고, 그래서 RNG의 다소 깔끔하지 못한 수비를 프나틱의 투박한 창이 뚫지 못하면서 패배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그래도 워낙 운영이 좋지 않아서 롤드컵 진출도 8강 진출도 모두 기적이라 평가받았던 프나틱이므로 이해해줄 여지는 있겠다.
그리고 패배했지만 눈부신 활약을 보여주었던 소아즈를 인터뷰했다.
4.4. 4경기
WE는 혹여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경우 MSI 때처럼 제로를 투입할 가능성이 높다. 8강 진출팀에서 식스맨인 하루와 라스칼이 1승씩 거두긴 했으나, 실질적으로 블랭크를 제외하면 제로가 가장 실력이 뛰어난 특급 서브다. 구 와카팀들 상대로긴 했지만 3승을 안정적으로 거두며 서양 해설들에게 벤보다 잔나를 더 잘 다룬다(제로는 중국으로 간 시즌 4부터 잔나의 아버지였다.), 왜 서머 시즌에 출전하지 않았는지 모르겠다는 호평을 받았다.
C9은 2년 연속 북미의 모든 응원을 뒤에 업었다. 물론 SKT 덕에 진출한 게 지분이 있다 해도 그래도 연속 그룹 스테이지 탈출은 쉬운 게 아니며 향로가 필수가 아니란 게 밝혀지면서 메타가 흔들리는 상태에서 향로를 배제할 경우 원딜의 캐리력이 감소하는만큼 다른 라인의 캐리력이 나쁘지 않은 C9에겐 호재.
롤드컵 시즌동안은 최강이라 여겨지던 메타가 반드시 한번 요동치는데 이번 롤드컵은 향로가 절대최강으로 여겨지던 것에서 오히려 향로 없이도 먼저 터트리는 게 유효하다는 것이 증명됐고, 이것이 이 8강에서 벌어졌다는 건 다른 팀에겐 큰 준비 시간이 없기 때문에 큰 변수로 다가올 수 있다. 만약 C9이 이것을 유효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C9 역시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현재 우지 룰러와 더불어 3대 원딜이 아니냐는 평가를 듣는 미스틱의 평가와 한스사마에 판정패한 뱅에 압도당한 스니키의 평가가 너무나 상반되기에 향로에 쓸려갈 위험이 높다. 이 경기에서 누가 이겨도 4강에서는 한쪽에서는 2시드팀, 나머지 한쪽은 3시드팀끼리 맞붙는 결과가 나오는 것이 확정됐다.
4.4.1. 1세트
C9이 기습적으로 아우렐리온 솔을 고르더니, 위아래로 로밍을 다니며 WE 선수들을 골고루 한번씩 잡으면서 앞서나간다. 그리고 솔이 2킬 3어시로 킬 관여율 100%를 보이며 깜짝 픽의 이유를 확실하게 보여준다. C9은 이 스노우볼을 굴려 전령에 화염용까지 먹고 타워 3개를 내리 밀며 13분대에 골드차를 5천으로 벌린다.
하지만 이후 WE가 침착하게 라인을 클리어하면서 기회를 엿보다 바론 근처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이득을 보고 추격하기 시작, 끝내 바론을 먹고 C9의 미드 억제기까지 밀어버린다. 그런데 그 직후 쌍둥이 타워 근처에서 벌어진 한타에서 다시 C9이 대승하며 엎치락 뒤치락하다, WE가 바론을 먹자 C9은 장로 드래곤을 먹으며 게임이 백중지세로 팽팽해진다.
하지만 게임이 50분을 넘어가자 WE가 풀템을 간 투원딜의 파워로 C9을 찍어누르고 넥서스를 부순다. 아우렐리온 솔의 장점과 단점을 전부 잘 보여준 게임. 게다가 케이틀린과 코그모를 비교했을 때 후반으로 가면 코그모의 티어가 압도적으로 높고[53] 잔나가 룰루보다 좋은 향로였으며 후반의 핵심인 스니키가 중요한 순간에 결정적인 실수를 더러 저질러 원딜간 대결에서 완패하고 말았다.[54]
젠슨을 잼슨이라 부르기에는 애초에 솔은 과거와 같이 한타에도 준수한 챔프가 아니라 사이드 라인을 부수는 날빌 챔프였고, 챔프 이해도와 활용 능력에서 젠슨은 분명히 합격점을 받았다. 하지만 한타에서 이겨야 할 때 이기지 못하면서 역전패를 당하게 되었다. 향로 메타에서 이런 극단적인 전략을 채택하게 만든 근본 원인인 동시에 조별리그에 이어 또 스펠은 쥐고 스킬만 쓰다 사망하는 모습을 보여준 스니키는 당연히 부정적 의미로 명불허전이었다.
여담으로, 그렇게 죽는 와중에도 스니키는 1781dpm을 때려넣으며 분당 데미지 신기록을 세웠다. 케이틀린 특성상 헤드샷 한방만 딜러에게 잘 먹여주면 데미지가 하늘로 치솟는지라 나온 결과로 보인다.
4.4.2. 2세트
WE가 전판에 실컷 잘 써먹은 잔나를 상대가 선픽이자 밴해버린다. 한편 C9은 전판에 못 써먹은 케이틀린을 밴해버렸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WE는 이번에도 향로(본체) + 2원딜(좌우포대) 조합을 고르고, C9은 다시 한번 상상력을 발동해 탑 신지드를 꺼냈다.
초반은 C9이 갱으로 시예를 잡아 냈지만 WE가 봇 1차 타워를 밀며 포블을 획득하고, 이후 C9이 미드 1차 타워를 밀고 3인 갱으로 957을 잡아냈는데 곧바로 WE가 봇 2차 타워까지 밀고, 다음엔 WE가 빈틈을 타서 미드를 밀자 C9이 전령을 잡는 등 혼전 양상으로 간다.
하지만 이후 WE가 운영을 통해 타워를 더 밀며 킬에서 밀리는데도 돈을 앞서 나가지만, C9이 깜짝 바론을 성공하며 다시 주도권을 가져온다. 그리고 이 바론을 기반으로 미드를 밀다가 억제기 앞 타워까지 밀고 억제기를 치던 중 신지드가 코르키에 맞아 폭사하고 C9은 급하게 후퇴, 근데 이를 추격하던 WE는 또 자르반 깃창 - 오리아나 충격파 연계를 맞고 향로 세트가 나란히 폭사하며 게임이 다시 혼전 양상으로 빠져들었다.
이후 한동안 조용히 흘러가다가 C9의 기습 바론 트라이를 저지하러 WE가 모이자 C9는 바론 사냥을 접고 회군해 한타를 전개한다. 이 과정에서 WE의 카르마가 먼저 끊겨 코그모의 딜이 약해지자 인원수 공백 을 노리고 C9는 다시 바론 트라이를 시도, 세주아니가 스틸하러 들어갔지만 실패했고, WE는 그대로 한타를 패배한 뒤 쭉 밀리며 패배했다.
전체적으로 컨트랙츠의 자르반이 한타에서 보여준 모습이 팀 전체를 살아나게 만들었다. 신지드라는 임팩트의 깜짝픽이 변칙에 약한 WE를 흔들기도 했고, 젠슨의 오리아나와 스무디의 타릭은 초반 괴상한 실수 한두 번씩을 저질렀지만 이후로는 왜 이 선수들이 비역슨과 바이오프로스트를 제치고 북미 최고가 아니냐는 소리를 듣는지 어느 정도 증명했다. 하지만 이것만으로는 미스틱의 WE를 무너뜨리기 힘들다는 것이 1세트 결과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번에는 컨트랙츠가 뚜벅이들의 카운터인 자르반으로 오리아나, 신지드와 완벽한 연계 플레이를 보여주고 퓨어탱커가 아닌 챔프로 진입과 후퇴 재진입 아군 보호와 포커싱까지 자유자재로 구사하면서 이 정글러가 이렇게 뛰어난 선수였나 감탄이 나올 정도로 잘했다.
한타 외에 운영적으로는 임팩트가 바텀에서 상대 정글을 끌어내고도 기적같이 생존하고 다시 바론 와드에 텔을 타서 바론을 섭취한 것이 가장 중요했던 순간. 아마도 이 순간이 없었으면 C9이 한타에서 우위를 점할 계기를 잡아내지 못했을 것이다. 전날의 누구와 비슷한듯 다른 의미로 베테랑의 클래스가 돋보인 부분이라 하겠다.
4.4.3. 3세트
C9이 다시 한번 상상력을 발동해 또 신지드를 꺼냈다. 한편 WE는 비역슨을 박살낸 시예의 제이스에다가 대향로시대의 라인전 최강 조합 중 하나인 케이틀린-룰루를 꺼내면서 라인전부터 박살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는데, 신지드 때문에 밴픽이 꼬였는지 탑 초가스에 정글 마오카이를 꺼냈다.'''클템: 뒤틀린 가출!'''
C9이 초반 날카로운 갱킹으로 초가스의 점멸까지 빼며 퍼블을 따나 싶었지만, 초가스를 진짜 평타 한대 남겨두고 타워 코앞에서 신지드와 자르반이 둘 다 파열에 에어본 당하며 신지드만 타워에 맞아 죽는다.
이후 몇 번의 교전 끝에 C9의 봇 듀오가 WE의 봇 듀오를 둘 다 잡아내며 앞서간 직후, 자르반이 귀신 같이 역갱을 맞아 균형을 맞춘다. 허나 위에 말했듯이 라인전을 박살내겠다는 의지를 보인 WE의 봇이 밀리기 시작하면서, 결국 이후 텔포까지 대거 동원된 봇 한타에서 C9이 승리하면서 바텀 차이가 그야말로 하늘과 땅 차이로 벌어지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후 미드에서 탈리야가 터지는가 싶더니 마오카이가 따라서 터지는, 벌써 3번째 개판 혼전 양상이 계속된다.
그리고 또 C9의 탈리야와 WE의 케틀을 교환하더니, 이후 탈리야를 잡은 제이스가 내려와 트타를 추격하다 잔나에게 가로막히고 역으로 두명이 잡히면서 주도권이 완전히 C9에게 넘어온다.[55]
여기까지는 1경기와 흡사한 양상이지만, 이번에는 순조롭게 스노우볼을 굴리며 2차 타워까지 싸그리 철거하고 바론까지 챙기며 글로벌 골드를 1만 차이로 벌린다. 그리고 그대로 스무스하게 C9의 승리.
여담으로 스니키의 트리스타나가 중반 5/0/3을 기록하며 한국 커뮤니티는 드립이 폭발했는데, 트리스탄핵, 바지사장 트타와 비선실세 잔나[56] 그리고 스통령 등이 있다. 그리고 딜량은 예상대로 트리스타나가 케틀보다 1만 가까이 더 높았다.
이제 C9은 딱 한번만 더 이기면 1시즌 롤드컵 이후로 정말 오랜만에 북미가 4강에 진출하게 된다.
4.4.4. 4세트
WE는 전판에 날뛰었던 트리스타나, 잔나, 신지드를 밴하고 라칸을 가져온다.
C9의 트런들이 텔포를 타고 라인에 복귀한 지 17초 만에 3인 갱을 당해서 죽는다. 그리고 적 정글에서 두꺼비 훔쳐먹던 세주아니가 들켜서 죽은 건 덤. 이후 WE는 미드에서 지나가다 세주를 한번 더 잡고, 그 사이 봇 듀오가 타워를 밀어낸다. 그리고 바로 라인을 스왑해 코그모가 탑으로 올라가 탑 타워까지 밀어버리고, 그 사이 C9도 봇 타워를 밀긴 하지만 WE가 화염룡까지 먹으며 주도권을 가져온다.
그렇게 주도권을 잡고 흔들던 WE는 자야까지 포위해 잡아내면서 전령을 챙긴다. 이후로는 벌어지는 전투마다 WE가 승리하고, 급기야 전령을 보내놓고 바론을 먹는 여유 있는 모습을 보이면서 전판 자신들이 당했던 것만큼이나 큰 차이를 벌리며 리드한다. 이 와중에 스니키는 전판과 같은 사람이 맞나 싶을 정도로 처참한 딜량을 보였다.
그래도 이후 오리아나가 충격파로 연달아 중박과 대박을 터트리며 쫓아가나 싶었지만, 이미 글로벌 골드가 1만이나 벌어지고 초가스와 코그모가 괴물이 되어버린 상황에서 혼자 힘으로 경기를 뒤집기는 역부족. 결국 억제기를 차례차례 밀리며 WE의 승리로 게임이 끝난다.
전체적으로 컨트랙츠가 인생경기 픽이었던 자르반을 빼앗기자 세주아니로 요상한 정글 운영 능력과 한타 능력을 보여주었고, 스니키의 선픽한 자야는 조별리그에서의 처참한 경기력 그대로였다.
4.4.5. 5세트
잔나, 룰루 밴을 놓고 눈치싸움을 하던 두 팀은 WE가 예리하게 세번째로 자르반을 밴해버리고, 이렇게 되자 C9도 잔나와 룰루를 나눠먹을 셈으로 자야를 밴한다. 그러자 WE는 망설임 없이 선픽으로 잔나를 가져오고, C9도 룰루를 가져온다. WE는 자신들이 자신 있어 하는 갈리오를 필두로 한 코그모 지키기 조합을 가져왔고, C9은 매우 단단한 조합을 가져왔다.
경기가 경기다보니 초반은 팽팽함 그 자체. 8분이 넘어갈 때까지 서로 100골드 차이를 유지한다. 그러다 C9이 먼저 움직여 바다용을 먹고 쉔의 궁극기를 활용해 그라가스를 잡아내지만, WE도 그 동안 나르가 꾸준히 포탑을 철거해 포블을 가져간다.
이러는 동안 봇은 WE의 코그모와 잔나가 조금 우세해 보였지만, 이후 C9이 세주가 쉔 궁을 달고 들어와 상대 봇 듀오와 도우러 온 갈리오까지 잡아낸다. 근데 그 사이에 나르가 또 탑 2차 타워를 밀어버리고, C9이 이를 뒷수습하는 동안 WE가 화염룡을 먹어버린다.
이어진 소규모 교전 끝에 C9이 코그모에게 '''세주 궁 + 충격파'''를 맞추며 회심의 한타를 열지만, 그 직후 코그모에 '''갈리오 궁 + 잔나 계절풍 + 코그모 보호막(스펠) + 갈리오 솔라리 펜던트 실드 + 잔나 실드'''가 덮히며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C9을 몰아내버린다. 그리고 이후 WE가 바론과 화염룡을 가져가고 봇 억제기까지 밀어버리며 경기가 급격히 기운다.
이후 게임을 계속 흔들며 탑 억제기를 부순 WE는 957이 C9의 시선을 끄는 사이에 바론을 획득했다. 이후 숨어 있던 쉔을 잘라내고 화염용을 챙긴 뒤 그대로 미드로 진격해 넥서스를 밀고 게임을 끝낸다.
어제 RNG와 마찬가지로 거의 강박적으로 탑 딜챔을 피한 WE였지만 쉔 선픽이 나오자 나르를 꺼내들었다. 임팩트에게 4경기 내내 심하게 눌려 있었던 957이었지만 상성픽으로까지 지지는 않았고 상대의 판단 미스에 더해 막을 수 없을만큼 성장한 뒤 오늘을 결자해지했다. C9은 957을 너무 물로 본 셈. 하지만 기괴한 럼블 밴을 보면 복한규 코치도 957을 상당히 경계하기는 한 것으로 보인다. 경계의 방식이 5세트쯤 들어서 너무 이상했을 뿐.
4.4.6. 총평
C9은 1세트가 두고두고 아까울 것이다. 초반에 자신들의 조합을 살려 이득을 상당히 봤지만 자신들의 실수로 상대에게 역전의 기반을 마련해 주었고, 결국 이 기반이 C9 자신들에게 패배를 불러왔다.
다만 팀의 양대 구멍으로 불리던 컨트랙츠와 스니키의 좁은 챔프폭이 결국에는 팀의 발목을 잡은 것이다. 컨트랙츠가 자르반을 잡고 스니키가 트리스타나를 가져갔던 2, 3세트는 무난히 이겼고, 자르반만 있었던 1세트는 유리하게 가다가 역전패했으며 둘 다 가져가지 못한 4, 5세트는 처참하게 무너졌다. 컨트랙츠는 자르반 4세를 이용한 공격적인 카운터 정글링과 갱킹 그리고 과감한 한타 돌격까지 최고의 모습을 보였지만 세주아니 숙련도가 컨트롤부터 운영 능력까지 너무 아쉬웠고, 스니키는 트리스타나를 잡으면 팀원들이 떠먹여주는 한타를 받아먹을 힘이 있었지만 아니면 그룹 스테이지에서 망했던 뚜벅이는 건드리지도 않고 자야와 케이틀린만 가져갔는데도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코그모 그 자체인 미스틱에게 총체적 참교육을 당했다.
여담으로 그룹 스테이지 2주차에서 중국 팀들[57] 과 C9이 잘 써먹었던 케이틀린은 3전 전패를 기록하면서 완전히 함정카드라는 게 판명됐다. 반대로 그룹 스테이지에서 좋기는 하지만 OP 취급을 받지 못하던 트리스타나는 단두대 진검승부의 특성상 완전히 터지지 않았을 경우 필밴 칼리스타를 제외한 원딜 중 코그모와 자야를 능가하는 독보적인 한타 성능을 과시했고, 칼리와 양대 필밴까지 올라갈 조짐을 보이고 있다.[58] 사실 페패패페페의 실체가 승트트승승 아니었냐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이 농담으로만 들리지 않는다.
WE는 전날 비판받은 RNG보다도 현저히 부족한 초중후반 운영을 보여줬고, 시예와 벤의 폼이 썩 좋지 않아서 그리고 1~3세트까지는 957도 그리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지만, 4경기때 궁과 스펠을 모두 들고있던 자야를 잡아내는등 초가스로 맹활약을 펼쳤고 , 마지막 경기는 957이 나르로 쉔 선픽을 응징하며 마무리 하는등 957은 본래 기대하던 이상을 해줬다.나르로 쉔을 이기는 건 클템도 말했듯 프로라면 당연히 해야 하는 것이지만, 존재감 없는 탑솔이라는 평가는 수정되어야할 필요가 있다.시예는 시그니처 픽인 미드 제이스나 카시오페아, 신드라 등을 통해 라인전을 찍어누르는 능력은 확실하지만 그 외의 능력은 전날 어정쩡했던 샤오후보다도 훨씬 더 좋지 않다. 즉 시예가 크라운을 상대로 초반에 조별리그의 샤오후처럼 유의미한 득점을 해내지 못한다면 WE의 중후반 시나리오는 완전히 꼬여버릴 우려가 있다. 벤도 라인전 하나만큼은 식스맨으로 놀고 있는 제로보다 훨씬 강력하지만, 그 라인전을 더 압도하려다가 3세트 대형사고를 치거나 향로가 원딜을 보호하지 못하고 쉽게 터져버리는 등 부족한 경기력이 종종 보이고 있다. 여러 가지로 삼성 입장에서 초반에 터지지만 않으면 긍정적인 4강 전망을 기대할 요소가 많이 보인 하루였다.
다만 미스틱과 콘디의 폼은 상당히 좋은 편이다. 미스틱의 코그모는 필밴 수준의 무빙과 캐리력을 매 경기마다 선보이고 있으며 기복왕으로 불리던 콘디의 폼도 전날 mlxg보다 오히려 훨씬 줄어든 모습이었다. 이 둘의 원투펀치가 확고한 상황에서 957을 옴므가 좋은 픽밴으로 잘 살려줘서 큐베를 막아낸다면 삼성도 단지 우리가 운영과 한타를 더 잘한다고 방심했다가는 조별리그 RNG전의 재방송을 찍을 위험이 있다. 약점을 최대한 후벼파면서 장점도 억제하는 섬세한 픽밴 전략이 꼭 필요할듯.
5. 8강 총평
그래도 가장 격차가 적다던 1일차에서 역으로 0:3이 나오고, 대부분 3:0을 예상했던 경기들이 3:2, 3:1로 살얼음판 승부로 끝나면서 단판제 그룹 스테이지 결과만을 보고 다전제 역량을 지레짐작하면 안 된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일단 쉽게 셧아웃당하지 않을 정도로 각 조 2위 팀들이 비교우위인 부분을 하나는 잡고 있었고, 무엇보다 해외 코치진이 상향평준화되어 최소 1~2세트는 그런 면을 살려내고 극대화할 수 있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GAP IS CLOSING이 체감되는 토너먼트이기도 하다. 1경기를 제외하면 모든 경기가 세트 스코어를 포함해 접전이었다. 다전제는 LCK 팀의 전유물이라는 평가와 달리 천하의 SKT도 유럽발 재기발랄한 전략에 고전했으며, 한국을 견제할 만한 유일한 국가라는 중국의 두 강호 또한 만만치 않은 경기를 펼치며 약점을 드러냈다.
- 이변과 혈전 속에서 어쨌든 2팀을 살려서 올려보낸 한국
롱주는 안일한 밴픽으로 자멸했고, 삼성은 그것을 기회 삼아 손쉽게 올라갔으며, SKT는 특히 바텀이 제 역할을 수행하지 못하는 가운데 미드의 대활약으로 진땀을 빼 가면서 승리했다. 하지만 4강의 전망 역시 할 만한데, SKT는 전반적인 컨디션 난조를 보이고 있지만 상대 팀인 RNG 역시 8강에서 유리한 게임을 굳히지는 못하고 오히려 역전을 당하는 운영을 보여주고 있다. 다시 말해 향로 메타의 흐름을 잘 받아 잘 넘겨왔지만, 아직까지 운영은 LCK급에 미치지 못한다는 것. 8강 경기 당시 우지가 수면유도제를 먹고 파스를 붙이고 나올 정도로 컨디션 난조였다는 점이 알려지면서 아마 4강 경기 당일 RNG의 경기력은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는 하나, 문제는 8강에서 가장 잘한 사람이 그 우지였다는 점이 문제. SKT는 삼성이 8강에서 각성한 것과 같이 바텀의 폼을 최대한 끌어올려서 4강전에 대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 역시 미드 크라운의 라인전 폼이 올라오기만 한다면 세체탑 후보 큐베와 라인전부터 한타까지 절정의 폼을 보여주는 룰러, 코장 그리고 언제나 삼성의 든든한 중심이자 운영의 핵심 앰비션이 있기에 4강에서 쉽게 밀리지는 않을 것이다.
- 무수한 약점을 드러냈지만 2014 시즌 이후 3년만에 4강에 2팀을 올리는 최고 성적을 낸 중국
RNG와 WE가 다소 고전하긴 했지만 일단은 올라가는 데 성공했다. 단, WE는 시예가 잘하다가도 예상하지 못하게 던졌으며, 상대의 의외의 픽에 고전했고, RNG는 탑과 정글이 생각보다 부진해서 그렇게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다음 4강 상대가 한국 팀인 만큼 충분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못한다면 4강 그 이상을 바라보는 것은 힘들 수도 있다. 특히 초반 운영은 흔들려도 중후반 운영이 흔들림이 없는 LCK와 달리 LPL은 중후반 운영이 상당히 흔들린다. LCK보다는 정글러들의 폼이 좋기 때문에 초반 운영이 강력하고 원딜러들의 폼도 최고조이기 때문에 한타도 강력하지만, 향로 조합을 쓰면 정글러의 존재감이 약하고 초전박살을 시도하면 원딜의 후반 캐리력이 축소되는데, 어느 조합에서도 중후반 운영이 썩 깔끔하지 못하다는 것은 4강에서 LPL의 발목을 잡을 수 있다. 물론 향로 메타는 아직도 우지와 미스틱에게 웃어주고 있고, 단단함 자체는 증명했으니 대륙의 오랜 숙원이 이뤄질지는 좀 더 지켜봐야 알 수 있을 것이다. LPL팀의 가장 큰 약점이라고 한다면 역시 탑일 것이다. RNG나 WE의 탑은 우지와 미스틱 밀어주기를 위해 상당히 수동적인 챔피언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SKT와 삼성의 후니와 큐베는 공격적이고 라인전이 강한 탑 챔피언을 상당히 잘 다룬다. LPL 특유의 약점인 운영이 이런 탑솔러들의 스플릿에 의해 흔들릴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에, 이러한 공격적인 탑 챔피언 파훼법을 잘 준비해야 성과를 보일 것이다.
- 저력은 보여줬지만 결국 아쉽게 격차를 드러낸 유럽
유럽이 그룹 스테이지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여준 이유가 운영 능력이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실제로 두 팀 모두 8강에서 멈추면서 그 한계가 드러났다. 하지만 무기력한 8강 완패를 당할 것이라는 예상과 반대로 실제 경기 내용은 기대 이상이었는데, 정석을 포기하고 의외성 있는 플레이로 개싸움을 유발하며 우승 후보 팀들을 상대했음에도 상당한 저력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미스피츠는 SKT의 구멍 포지션을 독특한 전략으로 후벼팠고, 프나틱은 존재 자체가 의외성인 소아즈로 RNG의 취약한 돌발 상황 대처력을 후벼파고 탑 라인을 흔들었다. 8강에서 역귀짓을 제대로 한 캡스를 제외하면 한스사마를 필두로 알파리와 브록사 등이 가능성을 보여주며 데뷔 시즌을 마무리한 것도 좋게 평가할 만한 여지가 있다. 이렇게 신인 육성이 잘 되고 있는 것과 반대로 운영적 기본기의 수준이 너무 낮으며, 이를 뒷받침해야 할 리그의 흥행 또한 북미/중국/한국에 비해 암울한 수준이라는 점은 시즌 8 전망을 어둡게 한다. 프나틱은 믿었던 레클레스가 처참하게 무너지며 우지의 무서움을 느끼기도 했다.
- 역시나 저력을 보여줬지만 한계를 넘어서지 못한 북미
북미가 이번에도 4부 리그에 머무른 이유가 운영에 비해 개개인의 라인전 기량과 한타 역할 수행이 부족하기 때문이라는 평가가 많았고, 캡틴 아메리카 C9도 이를 증명하며 8강에서 멈추었다. 하지만 C9은 3시드임에도 북미 3팀 중에서도 가장 우수한 팀 플레이를 보유한 팀이었고, 이를 통해 WE를 탈락 직전까지 몰아넣으며 역시나 기대 이상의 경기 내용을 보여주었다. 요상한 플레이를 하다가도 중요할 때 한 건씩 해주는 젠슨과 자세히 보면 볼수록 감탄이 나오는 스무디, 서머 시즌의 우려를 뒤로 하고 완벽 부활한 임팩트 까지 좋은 플레이어들도 많았다. 기복왕 컨트랙츠 역시 세주아니는 영 아니었지만 자르반은 잘했다. 그러나 트리스타나를 잡지 못했을 때 프로 이하의 경기력을 보여주고 밴픽까지 연거푸 꼬이게 만든 스니키를 데리고는 도저히 4강에 갈 수가 없었고, 이는 조별리그에서 멈췄던 다른 북미 팀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역적이 용병이라는 되도 않는 상황을 자초한 TSM을 제외하면 임모탈즈와 C9의 공통점은 로컬 정글 원딜의 부진이 결국 발목을 잡았다는 점이다. 하지만 코디선과 컨트랙츠가 좌절을 딛고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노장들을 대체할 선수들을 새로 발굴한다면 북미의 미래는 밝을 수 있다. 그만큼 이런 부분 외에서 북미는 정말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고 어떻게 보면 중국, 유럽과 비교해서 향로 메타에 다소 억울할 정도로 심하게 희생되었다.
[1] 서머 1라운드 SKT전 3세트가 좋은 예시인데, 물론 리 신이라는 챔프 자체가 후반 가면 존재감이 떨어지기는 하다.[2] 쓰레쉬의 랜턴도 받을 수 없던 상황임을 감안하면 한타 구도에서 뚜벅이인 신드라가 상대스킬이 빠지기도 전에 생존기를 먼저 사용하는 치명적인 실수를 범했다.[3] 조금 빨리 빠져도 됐을 걸 CC가 걸리는 타이밍에 로켓 점프로 빠져나가기를 시도하다 실패. 그러나 이후 룰러는 매 CC마다 환상적인 로켓 점프 판정을 이용한 탈출을 보여주며 약간의 실수에 불과하였음을 증명하였다.[4] 클템은 개인 방송에서 이를 최악의 전투 구도라 평했다. 저렇게 싸우면 필패라고.[5] 다만, 조별에서 보여준 삼성의 경기력과, 이번 시리즈에서 보여준 삼성의 경기력은 큐베를 제외하곤 천지차이로 다르다는 점을 감안하면, 막상 RNG가 토너먼트에서 삼성보다 위라고 보장하긴 힘들다.[6] 이 5전제조차 평범한 5전제가 아니라 SKT가 와일드카드전부터 오면서 여러 차례 전력을 노출한 뒤 치르는 5전제라 롱주 입장에선 상당히 여유가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경기는 동등한 조건에서 시작하는 다전제였고, 결국 경험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단, 프릴라도 상체에 비해 폼이 더 좋은 건 아니었다.[7] 1, 2세트는 정통 AP메이지를 통해 라인전을 강력하게 압박하고, 한타에서 메인 딜러급의 역할을 해주는 것을 목표로 했고 실제로 라인전까지는 좋았다. 하지만 그 이후 크라운의 로밍싸움에 말려버리며 한타에서는 제대로 딜을 넣지 못했다.[8] 앰비션은 이후 개인 방송에서 상대방이 탈리야를 픽할 것이라 확신했기에 카운터로 미드 리산드라를 준비했다고 했다.[9] 이는 1차적으로는 코어장전의 점멸 - 황홀한 강타라는 이지선다를 틀린 프레이의 잘못이지만, 라칸의 매혹의 질주나 그라가스의 술통 폭발 둘 중 하나만 있었어도 프레이의 점멸과 보호막 스펠이 남아있었기에 어떻게든 살아서 딜을 넣을 수 있었던 상황이었다.[10] 2015 롤드컵 SK telecom T1 vs 방콕 타이탄스의 사전 시청자 예상이 98:2였다.[11] 타 종목에서 이와 비슷한 수치가 나왔고 경기가 완전히 뒤집혀버린 건, 계산 오류였긴 하지만 다들 인정했던 3.3 혁명의 2.69%, 그리고 카트라이더 리그에서 문호준의 팀 알앤더스와 신예 위주의 팀 TheA엔지니어링의 승자 예측 97:3이 있다.[12] 특히 3세트에서는 트런들을 상대로 라인을 쭉 밀고 정글을 돌아다니며 밀리지 않는 수준이 아닌 한 수 위의 실력을 보여주었다.[13] 2세트에서 바론 트라이를 할 때 사용한 궁은 바론을 체크하러 오는 롱주를 완벽하게 막아 관중석에서 감탄이 터져 나왔다.[14] 메카닉만 놓고 보면 칸과 큐베는 비등하지만 전략적인 면을 고려하면 딜러형/딜탱형 2가지만 잘 다루는 칸보단 딜러형/딜탱형/탱커형 3가지 전부를 잘 다루는 큐베의 가치가 더 높다.[15] 게다가 칸이 1세트 때 딜러형 챔프를 들고 패배를 해서 거기에 위축된 나머지 딜탱형 챔프를 꺼낸 것 아니냐는 의견도 있다. 칸이 1세트에 꺼내든 픽은 제이스와 함께 자신의 시그니처 픽이라 할 수 있는 잭스였는데, 그런 이유로 패배가 더욱 크게 다가왔을 것이다.[16] 굳이 꼽자면 3세트 리산드라로 롱주 쪽 정글에서 라칸의 이니시에 걸려 궁극기, 점멸을 사용하지 못하고 앰비션과 함께 터진 건데, 이건 사실 시야 밖에서 날아온 거라 고릴라의 슈퍼 플레이에 더 무게가 실린다.[17] 말자하, 탈리야, 리산드라. 이 세 챔피언의 공통점은 빠른 라인 클리어, 그리고 궁극기를 통한 변수 창출 능력이다. 빠른 라인 클리어와 변수 창출이 가능한 궁극기로 라인에 오래 붙어 있기보다는 돌아다니면서 이득을 취하는 종류의 픽들로, 이전부터 크라운이 보여줬던 빅토르 - 오리아나 - 신드라 - 라이즈 - 카시오페아 같은 라인전부터 찍어누르는 픽과는 정 반대되는 픽이다.[18] 플라이 역시 라인전에서는 죽었다 깨어나도 페이커를 이기지 못하는 걸 인정하고 에코, 아우렐리온 솔, 카르마같은 로밍형 챔프로 타라인 개입을 통해 협곡을 휘저으며 맹활약했다.[19] 잭스의 E 스킬인 반격의 쿨이 좀만 기다렸으면 돌아오는데도 불구하고 성급하게 들어가서 잡아내지 못했다.[20] 자르반이 깃창 점멸 대격변으로 들어갔지만 신드라의 궁극기가 실쿨이었던 상황이라서 충분한 딜이 나오지 못했고 결국 말자하를 잡아내지 못했다. 이현우 해설은 이 장면이 이번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실수였다고 자신의 개인 방송에서 언급하였다. 롱주의 조합은 초반에 스노우볼링을 굴려야 하는 조합인데 비해 삼성은 무난히 중후반으로 갈 경우에 유리한 조합이었고, 이 갱킹에서 말자하를 잡았더라면 운영의 핵심인 미드 타워까지 공략할 수 있었다.[21] 실피인 말자하를 잡아내려고 포탑에서 압박을 가하다가 말자하의 궁극기와 세주아니의 CC기 때문에 잡아내지 못하고 죽었다.[22] 이는 사실 1, 2세트 픽의 측면에서도 크라운이 말자하, 탈리야였음을 감안하면 신드라, 오리아나를 고른 비디디가 라인전이 월등히 강한 대신 발이 무거운 게 당연한 만큼 결국은 로밍조차 못 가게 꺾어버렸어야 했다. 심지어 3세트에서 보여준 탈리야로 로밍전 맞불을 놓았음에도 불구하고 크라운은 탈리야 맞춤 카드인 리산드라를 픽해 협곡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동안 비디디는 게임 내내 제대로 벽 활용을 못할 정도로 합류가 늦었다.[23] 이현우 해설도 개인방송에서 이 부분을 롱주 입장에서 나올 수 있는 최악의 한타 구도이고 포지셔닝이었다고 꼬집었다.[24] 특히 지속적으로 언급하지만 팬들이 칸이 쉔에 대한 이해도가 떨어지는 게 아니냐고 의구심을 품게 만든 게임은 3세트였다. 쉔의 단결된 의지를 끊기 위해서는 트런들이 쉔과 끊임 없이 얼굴을 맞대는 구도를 유지했어야 했는데, 트런들은 솔킬을 딴 이후 오버 파밍을 하여 쉔과 대면하는 구도를 스스로 깨버렸다. 이때 이미 쉔은 거드라를 올렸던 상황인지라 CS 먹는데 곤란함이 없었기에 오버 파밍은 쉔에게 어떠한 부담감도 지워주지 않았다. 칸의 메카닉은 분명 세계 최고 수준이지만, 이런 식으로 딜을 잡으나 탱을 잡으나 라인전을 박살내고 멘탈을 건드리는 식의 플레이만 하는 것은 큐베를 상대로는 어림도 없는 짓이었다. 솔킬 장면은 분명 빛났을 수 있었어도 롤은 팀 게임이다.[25] 다만 앰비션은 그룹 스테이지에서 RNG를 상대로 2연속 세주아니를 했다가 2패를 했고, 그 와중에 경기력도 좋지 않았던 만큼 노마크로 하고 다른 쪽을 마크하자고 생각했을 수도 있다.[26] 리산드라는 2017 시즌에서 스프링, 서머 전체를 통틀어서도 리산드라 장인 출신인 쿠잔만 3번을 픽했으며 그나마도 3패에 그친 철저한 비주류픽이었다.[27] 앰비션은 훗날 개인방송에서 이 리산드라는 비디디가 탈리야를 뽑을 것이라 확신하고 철저히 카운터 픽으로 준비한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리산드라는 라인전이든 한타든 순식간에 진입해서 탈리야를 비롯한 뒷라인에 압박을 줄 수 있으며, 로밍전까지 가능해서 탈리야 입장에서는 굉장히 껄끄러운 카드이다.[28] 심지어 삼성은 이번 경기를 위해 시즌 동안 제대로 사용하지 않은 타릭, 리산드라, 말자하와 같은 카드를 적극적으로 기용했다. 작년 롤드컵 결승전에서 고릴라가 서포터로 미스 포츈을 잡고 SKT에게 한 방 먹였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 롤드컵에서도 위기에 몰렸을 때 돌발 픽 하나 정도는 팀적으로 준비했어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지적이 있다. 김동준 해설은 고릴라가 연습한 럭스를 언급했으나, 럭스를 꺼내기에는 애매한 상황이었기에 불발되었다. 어찌 되었건 강팀을 만났을 때 우리가 어떠한 비밀 병기를 꺼내들 것인가 하는 궁리는 부족했던 것 아닌가 하는 아쉬움이 있다. 롤드컵 선발전에서 kt가 삼성에게 당한 것을 그대로 답습한 셈이다.[29] 프로 간 비교에서 정말 월등하게 차이가 나도 저렇게 대놓고 말하는 건 어느 종목에서든 간에 예의가 아니다. 굳이 저런 말을 하는 것이 허용될 때라면 프로레슬링 같은 엔터테인먼트 요소가 큰 종목에서 재미를 위한 도발을 위해 일부러 할 때 뿐이다. 다른 대회 종목 인터뷰에서 그것도 우승 후 대놓고 할 말은 아니다.[30] 참고로 유럽은 시즌 5 이후 한국 상대 전적이 세트승 4승에 불과할 정도로 정말 처참한 편으로, 시즌 4 롤드컵에서 역대급 멸망 때만 해도 유럽이 실력이 와일드카드 급이라도 그나마 단판에서 한국을 잘 잡는다는 소리를 듣던 것과는 극히 대조적. 이는 유럽에 카운터를 맞던 구 삼성이 공중분해된 탓도 있지만, 유럽이 그 구 삼성을 잡던 두 가지 비결 개인 기량과 의외성 중 의외성을 완전히 잃어버리고 개인 기량에 의존하는 LCK의 하위호환으로 전락한 탓도 크다.[31] 서폿이 레오나라 향로를 못 가는 상황에서 트리스타나에게 보호막을 씌워 향로의 효과를 보게 할 수 있는 정글인 아이번을 픽한 것.[32] 후에 김동준 해설이 김정균 코치에게 베인 픽에 대하여 물어보자, '1렙 싸움만 그렇게 안 했으면 뭘 해도 이겼다'라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만큼 이 싸움의 여파가 컸던 것.[33] 칼리스타, 자야, 케이틀린까지 밴이 된 상황에서 그나마 향로 시너지를 받을 수 있는 평타 기반 원딜 중에 베인이 제일 나은 선택지라는 얘기도 있다. 도주기가 있는 원딜 중에서 이즈리얼(정글)이나 루시안-코르키(미드)는 바텀 라인에 쓰이질 않으며, 코그모-트위치-바루스-애쉬는 도주기가 전혀 없기 때문에 오리아나와 레오나의 위협에 더 쉽게 노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34] 조별리그에서 우지가 픽한 베인은 페네르바체가 너무나 극단적인 실력차가 나는 바텀 라인을 너 죽고 나 죽자 식으로 말리고자 한 결과 나온 원딜 5밴을 돌파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결코 고르고 싶어서 혹은 좋아서 고른 픽이 아니다. 우지는 더 이상 시즌 4 당시 팀원들의 제지를 무시해버리고 베인을 락인하던 우지가 아닌데, 뱅은 다른 의미로 더 이상 시즌 5, 6의 뱅이 아니게 되어버린 것인지 의문이 들 정도이다.[35] 아예 클템은 메자이를 보자마자 SKT가 이건 이겨야만 한다고 할 만큼 강력한 도발이었는데, 계속 이상한 선택을 반복한 결과 도발이 헛짓거리가 되어버렸다.[36] 사실은 SKT에게 굉장히 불리한 장면이었다. 블랭크가 이미 짤려서 4:5인 상황이었고, 조합 자체도 돌격형 어깨 조합이라 그 상황에서 트런들이 녹았으면 그대로 경기가 끝나고 SKT가 탈락할 수도 있었다. 물론 결과는 전멸이었지만, MSF 입장에서도 나름 근거는 있었던 과감한 판단이었다.[37] 그나마도 CC로 묶어서 점사하는 게 아니었기에, 곧바로 사용된 트런들의 궁극기에 무마되어버렸다.[38] 3킬에 3화염에다 3코어로 빠르게 모자를 쓴 신드라의 딜은 그야말로 살벌했고, SKT는 후니가 순간이동이 없는 와중에도 바텀 압박을 하던 때도 있었기 때문에 자칫 적군 와해라도 맞았다가는 한 명이 끊기고 몰살당할 수도 있는 순간이 자주 있었다.[39] EQWRQ-평평평-점멸-E.[40] 울프도 큰 인상을 받았는지 2019년 월드 챔피언십을 개인 방송으로 중계할 때 시청자가 "정말 잘한다" 라고 느꼈던 상대 선수가 있냐고 질문하자 이그나라고 답하기도 했다.[41] 4세트에서 예리한 미드갱, 5세트에서 상대 레드 카정과 더불어 2:2 교전에서 제이스에게 퍼블을 가져다주는 것, 그리고 대망의 장로 스틸. [42] 심지어 RNG 정글 Mlxg는 현재 메타에서도 좋은 폼을 자랑하지만 중국의 피넛이라 불릴 만큼 육식 정글러 사용이 능숙했는데, 피넛과 달리 롤드컵 기준으로 폼이 상당히 올라 있어 우지의 캐리력을 믿고 초반에 강력한 육식 정글러를 적극적으로 사용할 가능성도 높다. 이미 롤드컵 조별 예선에서 삼성을 상대로 보여준 전례도 있다.[43] 원래 우지는 극단적인 공격성으로 상대를 밀어붙이기도 하지만, 반대급부로 상대에게 물려 터져 죽는 경기도 꽤 나왔던 편인데, 향로+향로 서폿이 맷집을 보태주니 더 적극적으로 날뛸 수 있었다.[44] 당연한 게, 롤드컵에서 같은 리그 팀끼리 스크림을 하는 건 일반적이다. 미스피츠가 노 향로 조합을 누구 상대로 연습했는진 뻔했고, 실제로 대놓고 귀국 전에 하루간 프나틱 연습은 해주고 귀국한다고 했다. 심지어 리그에서나 롤드컵 조별 리그에서나 미스피츠는 향로 지향 팀이었고, 프나틱이 초전박살을 선호하는 만큼, 프나틱이 이를 먼저 생각했고 미스피츠가 대진표상 먼저 꺼냈을 뿐일 가능성까지 있다.[45] 삼성전 승리 당시 Uzi 검색량이 분당 21만건이었다.[46] 해설진의 언급에 의하면 밍은 쓰레쉬 등의 다른 공격적인 챔피언을 할 수 있음에도 이번 향로 메타에 정말 충실하게 적응해 룰루와 잔나 이외에 다른 픽은 데이터가 별로 없다고 했었다.[47] 소라카의 장단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라인전을 꽤나 강하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과 갱에 취약하다는 단점 두 가지를 동시에 보여줬다.[48] 초가스 삼신기인 영광+가고일+워모그가 나오면서 초가스는 아무리 맞아도 소라카 없이 워모그 재생만으로 또 풀피가 되는 상황이었다.[49] 이 때 자르반이 걸친 방템이라곤 천갑옷 하나가 전부였고, 그마저도 수호천사 하위템으로 산 것. 그리고 자르반은 스틸 직후 무사 귀환했다.[50] 물론 자르반 궁+ 갈리오 궁 + 초가스 Q로 3인 2연속 에어본 등의 연계로 순식간에 체력 빠지고 휘청한 모습이 자주 나왔다.[51] 뱅과 우지의 매치업은 시즌 6에 IEM 월챔 QG전 그리고 롤드컵 8강까지 2번이나 있었고, 당시에야 세체원이던 뱅이 어렵지 않게 상대했지만 지금의 뱅은...[52] 생각해보면 프나틱은 UoL과 더불어 리그에서 갈리오를 가져가도 주로 탑으로 돌리는 팀이었다.[53] 이번 롤드컵에서 케이틀린을 꺼내서 승리한 팀들은 전부 경기를 2~30분대에 끝냈다.[54] 순수 딜량만 보자면 스니키가 미스틱보다 3만의 딜량을 더 넣었지만 그게 무슨 의미가 있나 싶을 정도로 스니키의 컨트롤은 문제가 많았다.[55] 이후 트타의 아이템이 17분 무대+스태틱, 22분에는 고연포까지 갖추게 된다.[56] 그런데 스니키는 시즌 7에서 그다지 좋은 원거리 딜러로 평가받지 못하는 반면 스무디는 북체폿 후보군이고 이 날도 스무디의 잔나가 다 떠먹여줬다는 표현이 많은지라 묘하게 잘 들어맞는다.[57] 정확히는 WE와 EDG.[58] 8강 모든 경기에서 레드 사이드가 칼리스타를 밴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