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세일계

 

'''萬世一系(ばんせいいっけい'''
1. 개요
2. 역사
2.1. 전근대
2.2. 일본 제국
2.3. 현대
3. 미디어 내 만세일계


1. 개요


일본 황실진무 덴노 이래 단 한 번도 단절되지 않고 2600년이 넘는 기간 동안 지속되었다는 관념을 말한다.
역사적으로는 일본 황실이 실제로 한 번도 단절되지 않았을 가능성은 극히 낮지만, 고대부터 일본인들은 '우리나라 왕조는 한 번도 단절되지 않고 이어져왔다'라는 관념을 가지고 있었으며, 이러한 관념이 메이지 유신을 거쳐 일본 민족주의국수주의 확립에 이용되어 현재의 만세일계 관념으로 발전했다. 만세일계라는 단어는 1867년에 이와쿠라 토모미가 처음 만든 용어라고 한다.

2. 역사



2.1. 전근대


만세일계라는 이름은 메이지 유신 시기에 만들어졌지만, 일본인들은 고대부터 '우리는 왕조가 한 번도 단절되지 않고 그대로 이어져왔다'라는 인식을 가지고 있었다. 일본 고대의 관찬 사서인 고지키니혼쇼키가 그러한 관점에서 서술된 역사서이다.
천황이 권력을 완전히 잃은 가마쿠라 막부 이후에도 이러한 인식은 여전히 존재했다. 일본 남북조시대의 역사학자 기타바타케 지카후사(北畠親房)는 자신의 저서 신황정통기(神皇正統記)에서 "중국은 혼란의 나라다. 복희 시대로부터 현재까지 36개의 왕조가 있었고 여러 필화와 수많은 동란이 일어나왔다. 단지 우리만큼은 천지가 시작된 이래 황통이 불가침이다."라는 저술을 남긴 바 있고, 스페인에서 파견된 필리핀 총독인 로드리고 데 비베로 이 아베루사(Rodrigo de Vivero y Aberruza)가 "일본인의 특이한 점은 2260년동안 같은 왕가의 혈통이 이어져왔다는 점이다"라고 기록을 남긴 바 있다.

2.2. 일본 제국


이렇게 전근대에 존재했던 관념이 메이지 유신 이후 천황을 절대적인 존재로 부각시키고 근대적 민족주의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크게 중요시되어 현대의 만세일계 관념으로 변모하였다. 일본 제국대일본제국 헌법의 제1조에서 만세일계라는 용어를 기술하여 법적으로 강조하였다.
일본 제국은 만세일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들에게 코렁탕을 먹였다. 천황의 신성성과 절대성, 만세일계는 국체의 중요한 요소가 되어 공화제사회주의 혁명을 부정하는 근거로 널리 쓰였다. 하지만 일본의 사회주의자들은 만세일계를 공공연히 부정했고, 국제연맹 사무차장까지 지낸 엘리트 중의 엘리트 니토베 이나조가 해외에서 만세일계의 신빙성에 대한 문제를 제기하는 등 당시에도 만세일계에 대해 의심했던 지식인들은 존재했다.

2.3. 현대


태평양 전쟁 패전 이후 대일본제국헌법일본국 헌법으로 개정되는 과정에서 천황의 신성성과 만세일계에 대한 법적 규정은 전부 삭제되었다. 현대 일본 정부에서는 천황의 신성성이나 만세일계에 대해 아무런 공식 견해를 나타내고 있지 않다.
현대 일본의 주류 역사학자들은 만세일계가 사실이었을 가능성을 극히 낮게 보며, 천황의 권위를 드높이기 위해 만든 관념이라고 본다. 현재 학계의 주된 논쟁은 만세일계가 사실이냐 아니냐가 아니라, 천황의 가계가 언제 단절되고 언제 다른 가문으로 교체되었는지에 대한 것이다.
1954년에 역사학자인 미즈노 유는 일본 황실이 2번 교체[1]되었으리라고 추정하여 제3왕조 설을 주장한 바 있다. 최근에는 케이타이 덴노 이전까지는 야마토에 왕권은 있어도 왕조는 없었다는 설이 우세하며, 아예 다이카 개신 전까지는 케이타이 덴노 직계(제2왕조의 여계 후손)와 소가씨(도래인 계통으로 제1왕조의 여계 후손)가 서로 번갈아 가면서 대왕 자리를 이어오지 않았을까 하는 주장도 나왔다. 1967년 에가미 나미오는 기마민족국가에서 일본 황실의 조상이 대륙(만주)으로부터 한반도를 거쳐 일본 열도에 도래하여 야마토를 세웠다는 기마민족 정복왕조설(기마민족설)을 주장하였다.
다만 일본 신화부터 시작해 2600년까진 아니어도 케이타이 덴노 직계로부터만 세더라도 무려 1500년 동안 세계에서 가장 긴 왕조로 현대까지 내려오고 있으니, 세계사적으로 손꼽힐 만큼 장수한 왕조라고 할 수는 있다.
만세일계의 역사적 신빙성은 패전과 전후 민주화 과정에서 부정되었지만 일본인들에게서 만세일계 관념이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다. 가령 쇼와 천황은 1977년에

日本の皇室は昔から国民の信頼によって万世一系を保っていたのであります。

일본의 황실은 예로부터 국민의 신뢰에 의해 만세일계를 유지해왔습니다.

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국에선 천황이 예나 지금이나 권력이 없는 허수아비였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고 대부분 기간 동안 그랬던 건 사실이지만 고대 나라 시대쯤에는 천황의 권력과 권위가 드높았고, 이 시절의 일본은 같은 시기 신라발해처럼 임금이 실권이 있고 율령제가 작동하는 고대국가였다. 그러다 후지와라 씨가 섭관 정치로 권력을 잡으면서 슬슬 천황가의 권위는 강해지되 권력은 약해졌다. 그리고 실권은 후지와라에서 정이대장군에게 넘어가고, 천황가는 고다이고 천황 때 잠깐 저항해봤다가 바로 나가리. 이런 이중적인 정치가 장기화되고 천황이 점차 허수아비로 남게 되자, 오히려 천황가가 그 긴 시간동안 이어지게 된다. 실권이 없으니 교체할 필요도 없어진 것이다. 전근대 일본에서 천황가에 대해 '신벌神罰을 내릴 수 있는 두려운 귀신 비스무리한 무언가'로 취급하는 풍조가 있던 것도 있다. 몇몇은 아예 현대까지 그 믿음이 내려오기도 하는데, 대표적으로 스토쿠 덴노가 있다.
일본회의, 신사본청 등의 일본 기성 극우파나 재특회, 5ch를 위시한 넷 우익 계열 신 극우파 등은 지금도 만세일계를 역사적 사실로 인식하고는 한다. 현재에도 일본인들 중 일부는 만세일계를 토대로 중국과 한국의 역사가 일본보다 짧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3. 미디어 내 만세일계


시조 유미르 프리츠프리츠 아래 에르디아 왕조를 세운 기원전 1003년에서 히스토리아 레이스가 여왕으로 집권한 854년까지 무려 1988년 동안 프리츠 왕가가 단절되지 않고 지속되었다. 중간에 그리샤 예거에 의해 찬탈되었긴 하지만 직계가 계속 왕위를 계승했기 때문에 1988년 동안 왕가가 지속된 것이다.
[1] 스진 덴노 ~ 진구 황후(제1왕조), 오진 덴노 ~ 부레츠 덴노(제2왕조), 케이타이 덴노 ~ 현재(제3왕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