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정치

 



1. 개요
2. 국왕
3. 의회와 내각
3.1. 하원
3.2. 상원
4. 주요 정당
5. 지방자치와 분리주의
6. 유럽의회 선거
7. 현행 헌법 이후 스페인의 정당 구도


1. 개요


스페인의 정치 정보
부패인식지수
58
2016년, 세계41위[1]
언론자유지수
18.69
2017년, 세계29위
스페인은 민주주의, 입헌군주제 국가이다. 스페인의 현재 정치 체제는 1978년에 확립된 것으로 프란시스코 프랑코 사후 그의 권한을 물려받은 후안 카를로스 1세전제군주제의 확립과 함께 프랑코 이후에도 독재 체제를 유지하고자 했던 프랑코 정권의 강경파들을 몰아내고 아돌포 수아레스 전 총리 등을 필두로 하는 온건파는 반 프랑코 정치 세력들과 함께 민주주의와 입헌군주제에 기반한 현행 헌법을 제정했다.

2. 국왕



국왕은 스페인의 국가원수이자 스페인을 대표하는 인물이다. 다른 입헌군주제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국왕은 법안을 재가할 권리를 가지고 있는 등 여러 권한이 있지만 관행적으로 이를 행사하지 않는다.
현임 국왕은 보르본 왕조펠리페 6세이다.

3. 의회와 내각


스페인의 의회는 코르테스 헤네랄레스(Cortes Generales, 일반의회)라 한다. 양원제를 채택하고 있으며, 유럽 양원제 국가들이 그렇듯 상원보다는 하원이 정국을 주도한다.
하원에서 선출되는 총리[2]정부수반으로 두고 있다. 총선을 치른 후 국왕이 하원의원 중 총리 후보를 지명하는데, 국왕은 원내 1당의 대표를 자연스럽게 총리 후보로 지명하는 게 관례이다. 이렇게 지명이 된 자에 대해 의회의 신임투표를 거쳐 총리로 선출하며, 하원의원 전 의석 중 과반의 신임을 얻으면 총리가 된다. 만약 과반을 얻지 못하면 2차 투표가 치러지는데 이 때는 기권자를 제외한 의석 중 과반의 신임을 얻으면 총리가 된다. 그리고 총리가 내각을 구성해 국가를 지도한다. 현임 총리는 스페인 사회노동당 소속인 페드로 산체스이다.
다른 의원내각제 국가처럼 총리는 자신의 판단에 따라 하원과 상원(지방의회 선출 의석 제외)을 해산하고 총선을 치를 수 있다[3]. 보통 상원까지 해산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하원은 자주 해산한다. 또한 총선 이후 2개월동안 정부 구성에 실패하면 국왕이 의회를 해산하고 총선을 다시 치러야 한다. 2015년 12월 총선에서 각 정당이 비슷비슷한 의석을 점하여 정부구성에 실패하는 바람에 해산되고 2016년 6월에 다시 총선을 치른 바 있다. 의회해산이 없다는 가정 하에 각 원의 선거는 4년마다 치러진다.

3.1. 하원



Congreso de los Diputados(대의원)
총 350석으로 주민 직선 및 정당명부식 권역별 비례대표제로 선출된다. 선거구는 스페인 전역의 50개 주(provincia)와 세우타, 멜리야로 총 52개인데 세우타와 멜리야는 1석만을 선출하므로 사실상 소선거구제나 다름없다. 봉쇄조항은 3%이나 이는 의석이 24석 이상인 선거구에만 적용된다.(현재로서는 마드리드바르셀로나만 조건을 충족) 여러 양원제 국가들처럼 상원은 별 권한이 없으므로 하원 총선이 스페인의 정치 구도를 결정한다.
스페인의 총선 제도는 권역별 비례대표제를 채택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양당제 구도를 촉진하는 경향이 있다는 평을 듣는다. 그 이유로 다음이 거론된다.
  • 의석이 적어서 의석 당 인구 수가 유럽에서도 많은 축에 든다.(하원의원 1인당 평균 13만 명, 비교하자면 영국은 1인당 평균 9만 명 정도.) 이렇게 되면 군소정당 지지자들의 표가 사표가 될 가능성이 높다.
  • 한 선거구당 의석 수가 적다. 예를 들면 봉쇄조항과 상관없이 5%를 득표한다 하더라도 선거구의 의석 정원이 20명이 안 되면 반올림 문제로 의석을 배분받지 못한다. 그런데 스페인의 하원 선거구에서 의석 정원이 20명 이상인 선거구는 마드리드(36명)와 바르셀로나(31명)뿐이고 또한 이들은 인구 대비 의석이 적은 선거구이다. 나머지 선거구 대부분은 발렌시아(16석), 알리칸테(12석), 세비야(12석), 말라가(11석), 무르시아(10석)를 빼면 10석도 안 되고 3석, 4석 되는 지역구도 있다. 이렇게 되면 사실상 봉쇄조항이 25%(...), 33%(...) 그래서 비례대표제를 채택했음에도 군소정당의 진입이 어렵다.
  • 스페인의 총선 제도는 여러 나라들이 그렇듯 도시보다는 농어촌에 인구 대비 의석 수가 많은데 이런 선거구들이 대부분 앞서 언급한 3석, 4석짜리 선거구이다.
이런 구조 때문에 스페인에서는 2010년대 경제위기 이전까지 중앙정계에 유력한 제3당이 출현하지 못했다. 제3당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대부분 지역정당들로 각 정당의 의석 수가 10석에도 미치지 못하는 군소정당들이었다.
스페인의 권역별 비례대표제는 프랑코 사후 민주화 과정의 정당 구조와 관련이 있다. 당시 스페인에서는 극좌 공산주의 단체에서 부터 극우 프랑코파 파시스트에다 급진적 지방 분리주의자들까지 하도 다양하고, 제도적 민주주의 정착에 껄끄러운 극단주의 정치 세력들이 난립해서 이들의 영향력을 줄이자는 의도에서 이렇게 만든 것이다. 그런데 갈수록 스페인 정치를 주도하는 세대가 과도기 (Transicion) 세대를 겪은 장년층에서 민주화된 스페인에서 나고 자란 청년들로 넘어가면서 이런 저런 불평불만을 유발하고 있다. 총합적으로 이런 선거 제도에선 '''인구가 적고 고령화된 지방의 거대 정당 지지 유권자'''가 가장 유리하고, 젊은 사람들이면 직업 문제로 몰릴수 밖에 없는 '''대도시와 지방의 비주류, 군소정당 지지 유권자'''들이 가장 불리하기 때문이다. 2010년대 경제 위기 이전부터 주류 정치판은 국민당-사회노동당이 양분해도 지방 정치까지 들어가면 각종 좌우파 성향의 지역주의, 지방 민족주의 정당, 프랑코 정권을 추종하는 파시스트 극우, 공산당과 극좌, 녹색당, 중도 자유주의 리버럴 계열 같은 군소 비주류 세력들도 항상 꽤나 지분이 컸는데 이런 선거 구조 때문에 중앙 정치 세력화가 번번히 좌절되었다.
스페인의 하원에 존재하는 재밌는 제도로 건설적 내각불신임 제도가 있다. 스페인에서는 총리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하면 그를 대체할 총리 후보자까지 동시에 추천해야 한다. 불신임안이 가결될 경우 불신임안에 명시된 새 총리 후보자가 신임 총리로서 의회에 의해 신임을 받은 것으로 간주되며, 해당 후보자를 지명하기 위한 의회의 의결이 별도로 필요하지는 않다. 그런데 스페인에서는 내각불신임결의가 제출되면 총리가 의회해산을 단행할 수 없다. 따라서 불신임결의안이 가결될 경우 얄짤없이 총리직에서 물러나야 한다. 실제로 2018년 6월 1일 스페인 하원에서 마리아노 라호이 당시 총리에 대한 불신임결의안이 가결되었는데, 이 불신임결의안을 제출한 스페인 사회노동당은 페드로 산체스 당수를 새 총리 후보자로 추천했고, 해당 불신임결의안이 가결됨에 따라 라호이 총리는 총리직을 잃고 산체스 당수가 새 총리가 되었다.

3.2. 상원



Senado de España(스페인 원로원)
상원은 총 266석으로 이 중에서 208석은 각 지역(provincia)에서 4석씩 주민 직선으로 선출하며 발레아레스 제도같은 도서 지역이나 세우타같은 월경지는 이보다 적은 의원을 선출한다. 각 정당에서 여러 후보자를 내면 유권자는 그 중 마음에 드는 후보 3명에 투표하며, 득표수 4등까지 당선된다. 나머지 58석은 자치지방(provincia의 상위 자치단체)의 인구에 맞춰 의석이 배분되어 각 자치지방의 의회에서 선출한다.
하원과 상원 모두 입법이 가능하며, 상원은 하원이 제기하여 올린 안건에 대해 적대적인 개정안을 올리거나 거부권을 행사할 수 있지만 하원에서 좀 더 엄격한 조건으로 찬성을 얻는다면 상원의 의결을 무시하고 법안으로 성립시킬 수 있다. 또한 총리에 대한 불신임 등은 하원만이 가능한 등 상원의 권한이 하원에 비해 작다.
한편 상원은 헌법재판소 재판관 등에 대한 임명권을 가지며 지방정부에 비위가 있을 경우 의결을 통해 지방정부에 제재를 가하거나 자치권을 박탈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2017년에 카탈루냐 지방정부에서 독립 선언을 발표했을 때 상원이 이 권한을 발동해 카탈루냐 지방정부의 자치권을 회수했다.

4. 주요 정당



1879년에 창당되었으며 현재 집권여당이다. 당명은 '에스파냐 사회주의 노동자들의 당'이지만 한국에서는 사회노동당으로 번역한다. 당명에서 알 수 있듯이 좌파 정당으로 1970년대 이래 스페인의 진보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프랑코 정권 시절에는 탄압을 받아 국내에서 활동하지 못하고 망명해야 했으며, 제2공화국 망명정부의 주요 정당이기도 했다. 스페인이 1977년에 민주화된 이후 다시 스페인 국내로 돌아와 활동을 시작했으며 1980년대부터 집권에 성공하면서 주요 정당이 되었다.
1989년에 옛 프랑코 정권의 온건 인사를 중심으로 창당되었으며 스페인의 보수진영을 대표하는 정당이다. 스페인어 당명을 번역하면 '인민당'이라고 하는 것이 옳겠지만 한국에서는 주로 '국민당'이라고 한다.
2006년에 창당된 정당. 국민당보다는 진보적이고 사회노동당보다는 보수적인, 중도보수 혹은 중도우익의 노선을 타고 있다. 본래는 바르셀로나에 거점을 둔 카탈루냐 지역 정당으로 시작했지만 카탈루냐 독립에는 단호히 반대한다.
2014년에 창당되었다. 정치성향은 사회노동당보다 더 좌파적이다. 군소정당으로 시작했으나 2015년 총선에서 돌풍을 일으켜 원내 진출에 성공했다. 스페인 전역에서 활동하지만 의회에서는 여러 정당의 지역별 선거연합끼리 교섭단체를 이루어 활동한다. 전 총리 마리아노 라호이에 대한 불신임에 찬성하여 현 사회노동당의 집권을 도왔지만 사회노동당 내각에서 배제되면서 사회노동당과는 대립각을 세웠는데, 2020년 1월부터 사회노동당과의 연립내각을 구성해 연정에 참여하고 있다.
2013년에 창당된 정당. 국민당 강경파들이 탈당하여 만든 정당으로 반이민, 반동성애 등을 주장해 극우 정당으로 분류된다. 2019년 4월 총선에서 의석을 얻어 의회에 처음으로 진출했다.
바스크 민족주의 정당이다. 바스크의 분리 독립을 주장하지는 않고 바스크의 자치권을 주장하며, 바스크 내에서는 가장 큰 정당이다.

5. 지방자치와 분리주의


연합 왕국으로 시작했다는 역사적 이유로 인해 지역성이 강하고 분리주의가 좀 있다. 바스크카탈루냐 지방에서 스페인 중앙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원하는 성향이 있다. 아직은 그 가능성이 비교적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지만[4] 국제 사회의 흐름이나 산업 변화에 따라 영국스코틀랜드와 더불어 유럽에서 중장기적으로는 실제로 독립 국가를 건설할 가능성이 있는 지역이다. 바스크의 경우 ETA 등이 테러까지 벌이면서 독립을 추구하다가 잠잠해졌고, 카탈루냐 역시 테러는 없지만 오히려 지방 정치권과 좌우파 모두 아우르는 지역 이해 집단들 중심으로 의회 정치를 통해 중앙 정부에 가하는 정치적 압력과 잇따른 국론 분열은 ETA가 폭탄 터뜨리고 다니던 시절 못지않다. 카탈루냐 독립운동 참조.
현행 헌법도 스페인의 강한 지역성을 고려해 제정되어, 스페인은 형식상으로는 단일 국가지만 실질적으로는 연방 국가나 다름없다고 평가받는다. 전국이 고도의 자치권을 누리는 자치 지방(comunidad autónoma)으로 나뉘어져 있는데 이들은 미국 같은 연방 국가의 주와 거의 비슷하다. 그러나 스페인 헌법은 연방 구성체들 간의 맹약 형태로 되어 있지 않고 그냥 중앙에서 일방적으로 지방에 권한을 대폭 넘겨 주는 형태로 있기 때문에 형식상으로는 단일국가로 분류된다. 연방 국가같아 보여도 단일국가기 때문에 각 자치 공동체 정부나 의회의 의사를 무시하고 스페인 의회의 의결과 국민투표만으로 헌법을 일방적으로 개정해 자치권을 빼앗는 것도 이론상 가능하다. 현행 스페인 헌법 조문에서도 상황에 따라 중앙 정부가 자치 공동체의 자치권을 회수할 수 있는 권한을 규정하고 있으며, 2017년 카탈루냐 독립 사태 당시 이 헌법 조문을 발동해 카탈루냐의 자치권을 박탈한 바 있다.

6. 유럽의회 선거


유럽의회의 의석은 총 705석이며 이 중에서 59석이 스페인에 배분되어 있다.
스페인의 유럽의회 선거는 전국단위 정당명부 비례대표제이며, 하원 총선과는 달리 봉쇄조항이 없다.

7. 현행 헌법 이후 스페인의 정당 구도


스페인은 민주화 이후에 1980년대부터 중도우파 스페인 국민당(PP)과 중도좌파 스페인 사회노동당(PSOE)의 양당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그러나 2010년 남유럽 재정 위기 이후 부패한 기성 정치에 대한 불만이 폭발하면서 2015년 12월에 치뤄진 선거에서 반 유럽연합 좌파 정당 포데모스, 새로운 우파 정당 시우다다노스가 세를 크게 넓혀 4당 체제로 전환되었다.
2015년 총선에서 집권 중도 우파 국민당은 제1당을 차지했으나 과반에 미치지 못했다. 그렇다고 진보 정당끼리 연합한 적이 있는 것도 아니라서 결국 연립정부를 세워본 경험이 없는 스페인은 '''정부를 구성하지 못했다.''' 2016년에 국왕인 펠리페 6세가 사회노동당 페드로 산체스에게 내각 구성권을 주었다. 어디까지나 임시방편일 뿐으로 2016년 7월 26일에 총선을 치르기로 했다. 그러나 여기서도 4당은 비슷비슷한 수의 의석을 확보해 정부 구성에 또다시 실패하고 스페인은 무려 2016년 10월까지 10개월간 총리 대행이 이끄는 무정부 상태로 운영되다가 12월에 재재총선을 치를 뻔했지만 국민당 마리아노 라호이 내각을 야당이 받아들이기로 했다.[5] 그러나 이후로도 부패 사건이 끊임없이 터지고 지표상으로는 호전되었다고는 하지만 청년 실업률은 여전히 40%-50%를 넘나들고 있는 상황이라 젊은 층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거셌고 결국 2018년 6월 1일에 불신임 투표가 가결되어 사회노동당의 페드로 산체스가 신임 총리로 선출되었다.
2019년 4월 28일 총선에서 사회노동당이 제1당에 올랐지만, 과반수는 실패했다. 복스(Vox)가 프랑코 정권 이후 극우정당으로서는 처음으로 원내에 진출하였다.## 그리고 여성의원들이 하원에서 역대 최대로 선출되었다.# 그러나 연정을 해본 적이 없는 스페인의 정당들은 결국 정부 구성에 실패해서 11월에 총선을 다시 치렀다. 2019년 12월에는 스페인 사회노동당포데모스가 연정 합의에 성공했고, 일부 지역주의 정당들의 신임 공급을 받아 2020년 1월부터 스페인 민주화 이후 최초의 연립내각을 출범시켰다.


[1] #[2] 스페인 원어로는 Presidente del Gobierno, 번역하면 정부 주석쯤 된다. 물론 역할은 총리와 동일하다.[3] 형식상 의회 해산은 총리가 아닌 국왕이 하지만 국왕은 총리의 요청이 있을 때에나 해산을 하니 사실상 총리가 행한다고 볼 수 있다.[4] 진지하게 독립을 원하는 사람들이 있기는 하지만 대체로는 지역의 정치적인 발언권을 더 얻기 위함이거나 세금 제도를 고치려 한다는 의도에서라는 의견이 많은 편이다.[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