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라고라스 3세
1. 개요
아르슬란 전기의 등장인물. 성우는 오오츠카 아키오[1] /스고 타카유키(2015). 무빅스판 비디오에서 이름은 1부,2부 각각 다른데 1부에서는 안드로고라스 3세, 2부에선 안드라코라스 3세라고 나온다.... 우리말 성우는 정동열[2] . 파르스 왕국의 18대 샤오(왕)[3] 으로 파르스력 320년 당시 나이는 45살로 재위 17년이 된다.
아르슬란 전기의 모든 떡밥을 한몸에 안고 있다든가 이미 훌륭한 중간보스였다가 최종보스 후보로 다시 한 번 부각된 인물이기도 하다. 거기다 왕으로서 자세라든가 아르슬란이나 타흐미네를 대하는 태도라든가 거기다 최강자 떡밥도 있고... 아무튼 파면 팔수록 이야깃거리가 나오는 신비한 인물.
2. 작중 행적
어릴 적부터 무예 하나는 최고였다. '''13살'''에 홀로 다 큰 시르(사자)를 '''칼 하나로 베어 죽여''' 아버지인 고타르제스 2세로부터 시르기르(사자 사냥꾼) 칭호를 받았으며[4] 14살에 전투에서 마르단(용사) 칭호를 받았다. 아르슬란 전기에서 싸움에 관한 한 주인공급인 다륜조차도 마르단 칭호를 받은 게 18살 때다. 20살 초반에 마르즈반(만기장)이 되었고 20대 중반에 에란(총사령관)까지 되었다. 묘사되는 무력은 먼치킨에다 최종보스 수준으로 작가가 온갖 표현을 동원해 묘사할 만큼 공포의 대상이다.
이후 형인 오스로에스 5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랐는데, 오스로에스 5세를 죽인 후[5] 오스로에스의 아들인 히르메스 역시 사고사로 위장해 태워 죽이고 왕위를 찬탈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었다.
파르스를 침공한 루시타니아 군과 아트로파테네 전투에서 맞붙는다. 신중히 움직여야 한다는 왕자 아르슬란이나 다륜의 충고를 무시하고 전투를 벌였으나, [6] 루시타니아 군에게 패배하면서 태어나서 처음으로 패배를 겪으며 포로가 된다. 이때 파르스군은 기병 8만 5천, 보병 13만 8천. 모두 22만 3천 대군을 투입했다. 하지만 상대인 루시타니아군이 35만이었으니 13만 가까이나 병력 차이가 있음에도 이 정도로 얼마든지 이길 수 있었다고 본 거였다. 게다가 아트로파테네의 루시타니아군은 기병 3만, 보병 9만의 12만이니 파르스군이 우세했다. 이 패배로 파르스군은 12만 7천명이 전사하는 최악의 패배를 했다. 그렇긴 해도 전국 각지에 대기 병력, 즉 영주들 휘하 병력을 긁어모으면 20만 이상은 충분히 모을 수 있기에 처음으로 당한 패배에 멍때리고 분노하던 안드라고라스를 바흐리즈가 아직 병력은 많으니 물러서자고 간청했다.
그렇다고 루시타니아가 압도적으로 이긴 게 아니라 아트로파테네 전투 이전에 만반의 준비를 갖췄음에도 불구하고 루시타니아 군은 5만이 넘는 전사자를 내는 엄청난 피해를 입어야 했다. 총지휘관이던 몽페라토와 보두앵이 만반의 준비를 다했음에도 이리도 강하다니? 놀랄 지경이었으니. 그리고 이후 다시는 루시타니아군이 파르스군을 이기질 못했다![7]
이후 엑바타나의 감옥에 갇혀, 살아남아 복수심에 불타는 히르메스에 의해 죽지 않을 만큼만의 고문을 당하며 비참한 생활을 하고 있었다. [8] 처음에는 '''쇠사슬을 맨손으로 끊어버리고''' 깽판을 치자 가까스로 다시 사로잡은 다음에 사자(!)를 묶는 굵은 쇠사슬로 단단히 묶어버려야 했다. 그래서 1년 동안 쇠사슬의 한 지점에 오줌과 소금이 들어간 수프, 땀을 몰래 묻혀서 사슬을 부식시켜 끊어버린 후 감시병을 쇠사슬로 때려죽이고 루시타니아 왕제 기스카르를 포로로 잡아 타흐미네와 함께 탈출에 성공했다. 탈출에 성공한 안드라고라스는 고생해 가며 세력을 모으던 아르슬란의 병사를 모두 빼앗고 아르슬란이 샤오에게만 주어지는 병권을 마음대로 대행했으니 반역이라는 명목으로 [9] 파르스 남부로 가서 5만 명의 병사를 모아 오라는 명령을 내리며 사실상 추방해버린다. [10] 그것도 홀로 나가라는 명령과 같이, 나르사스랑 다륜에게는 나와 함께 전선으로 나가야 하니 따라가지 말라는 엄명을 내린다. [11]
기이브랑 자스완트, 파랑기스야 애초에 안드라고라스의 직속 신하가 아니니 마음대로 나가서 따라가면 그만이기에 두말없이 페샤와르를 떠난다. 파랑기스는 매우 쿨하게 '샤오의 진노 따위 내 알 바 아니며, 이대로 전하를 떠나면 선대 카히나 장께 저주를 받을 것이다'라며 아르슬란을 따를 의사를 확실히 했고, 기이브는 다륜 경과 나르사스 경 자리를 내가 옆에서 채워드리면 그만이지라고 무시했으며 자스완트도 안드라고라스와는 아무 연도 관계도 없으니 닥치고 아르슬란을 따라나선다.[12] 그리고 결국 나르사스와 다륜도 앞을 가로막는 키슈바드를 밀어내고 페샤와르 성을 나갔다.
아르슬란은 길란에서 신하들의 도움을 받아 군자금 및 병력을 모으고 다시 재기하여, 양상은 루시타니아 군과 아르슬란 군, 안드라고라스 군, 그리고 세력을 독립한 히르메스 군 4파전 양상을 띠게 된다. 결국 루시타니아 군은 패배하여 달아나고 엑바타나의 궁전에서 히르메스와 재회하고, 히르메스의 명분을 비웃으며 그의 비밀을 말해준다. [13] 얼마 후, 히르메스는 명목상으로나마 대관식을 치른다. 하지만 그때 5만의 군사를 채우지 못했지만 보검 루크나바드를 손에 넣어 도착한 아르슬란이 대관식에 난입해 히르메스에게 자신에게 왕권이 있다는 것을 선언하고 그와 1대 1 결투를 벌여 루크나바드로 히르메스를 단번에 격파하자 뒤이어 나타난 안드라고라스가 아르슬란한테 속이 뻔히 보이는 입 발린 칭찬을 하며 샤오의 검이라는 이유로 검을 넘길 것을 요구한다. 하지만 아르슬란이 루크나바드에게 인정받은 것은 자신이라는 이유로 거부하자 분노하여 아르슬란을 윽박지른다. 바로 그 때 아무도 신경 쓰지 않았던 루시타니아 허수아비 국왕 이노켄티스 7세가 갑자기 안드라고라스를 뒤에서 붙잡고 끌고 가서 함께 높은 탑 아래로 추락해서 둘 다 죽어버리고 만다. 그 누구도 생각하지 못한 일이기에 먼치킨 나르사스조차도 멍 때리며 쳐다봤고 안드라고라스는 분노하여 힘을 다하여 뿌리치려고 했지만 도저히 뿌리칠 수 없었다. 칼도 뽑을 수 없던 상태라서 겨우 한쪽 팔꿈치를 움직여 얼굴을 내리쳐 코와 이를 부러뜨렸음에도 이노켄티스는 되려 웃으면서 끌고 가서 25미터나 되는 북쪽 탑에서 둘이 추락해 죽는다. 그제야 제정신이 든 나르사스가 '이게 무슨 일인가. 세상에서 가장 약한 왕이 가장 강한 왕을 죽이다니...'라고 말할 정도로 '가장 강건한 왕'이라고 불리던 왕의 최후라기에는 너무나 허무했다. 하여튼 두 왕이 떨어진 죽은 뒤로 '북쪽 탑'은 타야미나이리(두 왕이 같이 떨어져 죽은 탑)라는 새로운 이름으로 길이 역사에 남게 되었다.
3. 그의 비밀
안드라고라스의 아버지인 고타르제스 2세는 말이 필요없는 파르스 역사 최대급 성군이었다. 손수 군대를 이끌고 대군으로 쳐들어온 적군을 4번이나 물리쳤으며, 무역 확보 및 교육 강화, 빈민 구제, 간신배 처벌 등등 전략, 치안,경제, 교육, 뭐 하나 부족할 거 없이 눈부신 업적을 남기던 명군 중 명군이었다. 안드라고라스가 잡혀서 묶여있을때,이야기를 듣고자 찾아온 삼에게 말할때, 선선왕을 언급할때, 대왕이라는 말로도 모자람이 없는 왕이라고 할 정도였고 삼도 동감했다. 그러나...그런 성군인 고타르제스는 언제부터인지 나이가 들수록 미신에 깊이 빠져 나라를 서서히 말아먹기 시작했다. 이를 탓하던 충신들을 추방하고 무속인들에게 재물을 내주며 그들의 말에 오냐오냐하기 시작한 것. 결정적으로 고타르제스는 무속인으로부터 첫째 아들이자 세자인 오스로에스 5세가 아들을 낳지 못한다는 말을 들었고, 왕위의 정통성을 위해 오스로에스의 아내, 즉 자신의 며느리를 겁탈해 버렸다. 그리고 그 결과 태어난 것이 바로 히르메스. 즉 히르메스는 안드라고라스의 조카이자 동생인 셈이며 그야말로 희대의 막장 드라마이자 콩가루 집안이 따로 없었다. 유약하고 순종적인 오스로에스는 피눈물을 흘렸지만 아버지가 무서워서 따르는 수밖에 없었다. 시아버지에게 강간당한 셈이 된 오스로에스의 아내는 히르메스를 낳고 얼마 안 가 죽었다. 결국 오스로에스와 안드라고라스는 이대로 두다간 명군이던 아버지가 세상에서 알아주는 암군이 될게 뻔한지라 아바마마의 명예를 지켜드리자고 뜻모아 아버지를 시해한다. 안드라고라스가 히르메스에게 모든 걸 털어놓을 때 하던 말에 의하면 이때, 형이 더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한다. 물론 공식적으로 고타르제스 2세는 노환으로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14]
그 후, 바다흐샨 공국을 정복한 안드라고라스가 갖은 포상을 마다하고 타흐미네 하나만을 고집하여 어떤 여자길래 그러나 하고 살펴본 오스로에스 역시 한 눈에 반해 타흐미네를 안드라고라스로부터 빼앗게 된다. 이후 형제 사이는 급격히 나빠졌으며, 이후 안드라고라스는 오스로에스에 의해 에란에서 해임되어 변방으로 좌천된다. 이는 안드라고라스가 형을 암살, 혹은 독살한 의혹을 뒷받침하는 이유로 거론되곤 했다.
그러나, 사실 오스로에스는 열병에 걸려 죽은 것뿐이었다. 죽기 전, 오스로에스는 안드라고라스에게 히르메스를 죽여 달라고 부탁했고 안드라고라스는 이 부탁대로 히르메스를 태워 죽이려 했으나, 히르메스는 구사일생으로 살아남는다.[15] 히르메스는 이때 얼굴에 화상을 입어 흉터가 생기고 불에 대한 트라우마가 생긴다.
형이 죽은 이후 타흐미네는 되찾아 왔으나, 타흐미네는 딸을 낳은 후 몸이 상해 불임이 되었다. 여자는 왕위를 계승할 수 없어 안드라고라스는 딸을 어딘가에 맡기고 이름없는 기사의 아들인 아르슬란을 데려다 키우게 된다. 그러나 안드라고라스와 타흐미네의 친딸은 사왕 자하크를 섬기는 마법사에 의해 빼돌려져 행방불명된다.
4. 무력
한마디로 '''초인'''. 10대에 칼 한 자루로 맹수를 잡고 전쟁터에서 무쌍을 전개했으니 평범한 인간을 초월한 것이 맞다. 게다가 일반인은 병신 되거나 죽는 고문을 당해도 치료만 해주면 바로 회복을 했고 쇠사슬을 맨손으로 끊어버렸으니[16] 괴물이 아닐 수 없다. 전장에서 그가 선두에 서서 돌진하는 것만 보고도 루시타니아 군에서 '이 싸움은 졌다.'라고 생각해 버리는 장면이 있고, 무력으로는 최고 수준인 것으로 묘사되는 히르메스와 팽팽한 승부를 펼쳤다. 명확한 비교 우위를 내놓지는 않았지만, 히르메스는 물론이고 심지어 무력 순위에서 정점에 올라 있는 다륜조차도 검으로 죽일 자신감을 가지고 있었다는 작가의 묘사가 있다. [17]
탈출 당시에도 루시타니아 기사들 수백 명이 덤벼들었으나 좁은 통로에서 하나둘씩 상대하면서 수십여 명을 홀로 죽였다. 루시타니아 기사들은 검은 옷 기사(다륜)도 무서웠지만 안드라고라스 왕은 더한 괴물이라며 우리가 아트로파테네에서 어찌 이겼는지 모르겠다고 할 정도로 치를 떨었다.
개인의 용맹뿐만 아니라 군사를 부리는 솜씨도 뛰어나다. 오스로에스 5세 시절에도 수많은 무훈을 세워 그가 직접 안드라고라스를 마중 나오는 수준이었고, 왕위에 오른 이후에도 그 명성과 위압감이 여전히 살아있어서 주변국에서도 두려움의 대상이 되어 있었다. 이전부터 파르스 군은 대륙 최강의 군대로 이름이 높았고 안드라고라스 시절부터 연전연승을 거두어 왔다. 이는 다른 나라 인물들의 대화에서도 알 수 있는데 미스르 국왕 호사인 3세는 "안드라고라스가 재위하던 때에 파르스 군이 얼마나 무서웠는지 모른다."며 안드라고라스 사후를 노려 침입했으며, 신두라 군도 절대로 정면에서 파르스 군과 싸우려들지 않고 전투 코끼리 부대를 이끌고 나서야 정면에서 싸웠지만 역시 패했다. 그나마 정면에서 1:1로 싸우면 파르스 군에 밀리지 않은 평을 받는 나라는 투란 밖에 없으나 그 투란 군조차도 안드라고라스 3세 제위 시에는 단 1번도 파르스를 이겨보질 못했다.
파르스 군대의 지휘권을 되찾은 후 벌어진 루시타니아 군과의 전투에서도 키슈바드와 쿠바드를 양 날개로 10만의 파르스 군을 능숙하게 부리면서 2배가 넘는 25만의 루시타니아 대군을 완벽하게 박살내고 루시타니아의 명장 보두앵을 전사시켰다.
다만 정면대결에서의 전술적 역량만 뛰어난 듯, 아트로파테네에서 안개와 지형을 이용한 변칙적인 요소에 당하자 별다른 대책도 못 내놓고 휘둘린 점이나, 바흐리즈의 다하미네 드립(...)을 받아들여 퇴각 시 칼란의 부하들의 유언비어에 군세가 무너진 점 등을 보면 모략에도 별로 능하지 못 한 듯하다. 사실 그 이전까지 무패를 달리던 터라 상식적인 간언을 하는 다륜을 파면해버리고 믿었던 칼란의 정보만 듣고 진격하다가 당한 것에 당황했던 점도 있었다.[18] 어쨌든 나중에 제대로 2차 아트로파테네 전투에서 설욕하며 패배에 대한 아픔도 씻은 셈이다.
요컨대 무장으로서 정리하자면 개인의 압도적 무용과 카리스마를 기반으로 해서 병사들을 따르게 하고 움직이는, 회전과 돌격전에 특화된 전술가, 즉 전방의 야전사령관에 가까운 타입의 인물이라고 할 수 있겠다. 문제는 이 인물은 야전사령관이 아니라 대국을 움직여야 하는 왕이었다는 거고, 베베꼬인 성격과 아집 덕에 실수가 누적되었다는 것. 그런 의미에서 보면 항우와도 의외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19]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투력이 0인 이노켄티스 7세의 무어라 형용할 수 없는 광신도 파워(···)에 힘 한번 제대로 못 써보고 떨어져 죽는 것은 그야말로 아이러니의 극치이다.
5. 성격
매우 난폭하고 호전적인 전쟁광이자 폭군이다. 자신의 무력에 절대적인 믿음이 있기 때문에 자잘한 전략 같은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으며 모든 것을 무력으로만 해결하며 힘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는 외면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언급이 소설 중에 있다.
미신을 매우 싫어하는데, 위에 언급된 바와 같이 아버지인 고타르제스 2세의 타락의 원인이 점술가 등의 미신에 빠진 것 때문이었다. 그가 즉위한지 얼마안돼 선왕 오스로에스와 선선왕 고타르제스를 속여 돈을 많이 뜯어간 어떤 점쟁이가 찾아와 '님 운세를 보니 아주 잘되겠네요.90살 장수를 누리겠어요' 하면서 아첨을 하자 갑자기 뜬금없이 "너는 몇 살까지 살 운명?"이라고 묻는다. 점쟁이가 "전 신의 가호로 120살까지 살 운명"이라고 대답하자 "와 너 벌써 120살이냐? 생각보다 동안이네"(···)라고 한 후 그대로 목을 베어버린 일이 있다. 마초적인 성격과 미신을 싫어하는 양면 두 가지를 다 보여주는 일화이다. 이렇게 즉위한 다음에 파르스에서 점술사나 예언자같은 미신쟁이를 아주 씨를 말려버렸는데 똑같이 그들을 혐오하던 나르사스도 이 점은 매우 좋게 보았고 선왕 둘이 이런 미신쟁이들에게 속아 돈을 낭비하고 권력까지 주던 걸 혐오하던 파르스 대신들도 이런 면에서 과연 멋진 샤오라며 찬양했다.
왕에 걸맞은 위엄과 최강의 무력과 무적의 전적, 그리고 호탕하다면 호탕한 성격으로 인해 백성들 사이에서 경외를 받았으나, 그 자신이 폭정을 주도하지 않은 것일 뿐 귀족이나 신관들의 부정부패, 그리고 그 부를 쌓기 위한 착취를 전혀 터치하지 않았고 그저 전쟁에만 몰두했다. 신하들은 복잡한 심정이었지만 왕에 걸맞은 위엄을 지닌 인물이라는 생각만은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었으나, 뜻있는 관료나 장군들은 현 상황에 크든 작든 불만을 품고 있었다. 특히 집권층의 부정부패에 대하여 나르사스가 계속 간언을 했지만 듣는 척도 하지 않았고 결국 그도 추방해버렸다. 나르사스는 너무 화가 나서 편지로 그를 비꼬았고 이때 폭발하여 나르사스를 죽이려 들었으나 공이 많아 죽이는 건 심하다는 바흐리즈의 만류가 있어서 추방으로 일단락.다만 나르사스가 노예해방을 간언한다든지 기득권적으로 반항이 클 일을 편지로 보낸다든지 현실적으로 도발한 점도 있었다.
장군으로 활약하던 왕자 시절만 해도 나라를 생각하는 성격이었다고 나오지만, 마성의 여자인 타흐미네를 만난 후부터 모든 일이 꼬이기 시작했다. 왕비 타흐미네에게는 보는 사람이 오글거릴 정도로 살갑게 군다는 언급이 소설 중에 있으나 타흐미네는 인간 트로피 취급을 당하다보니 아무리 잘해준 들 마음을 열 리 없었다. 게다가 애초부터 안드라고라스가 전 남편을 죽이고 강제로 결혼했으며 친딸까지 빼앗아 내다버렸기에 부부관계는 확실하게 파탄난 상태였다. 둘의 사이는 뭔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뒤틀려 있다는 묘사가 자주 등장한다. 오죽하면 그녀를 사랑하는 안드라고라스마저도 그녀가 자신을 증오한다는 걸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지경. '''이노켄티스 7세에게 재혼 조건으로 바로 안드라고라스의 목을 바칠 것을 요구하자 기스카르가 '대체 부부 사이가 맞냐?' 라고 어이를 날려버렸을 정도였다. 나중에 안드라고라스가 기스카르를 인질삼아 타흐미네랑 재회할때, 자신이 못볼것을 보았다는 투로 보고 외면하던 그녀에게 "그대가 짐이 죽기를 가장 염원하는 걸 잘 알고 있지..."라고 하면서도 그녀를 사랑했다....
'강하면 장땡이고 약한 놈은 병신' 이라는 것이 그의 기본 사고방식이라, 가족한테도 비정한 불량가장이다. 특히 딸을 납치한 존사에게 말하는 것을 보면 알 수 있는데, 존사가 "나 죽이면 니 딸 못찾는다."라고 협박하자 이에 "진짜 내 자식이라면 자기 힘으로 세상에 나온다. 그럴 능력 없으면 걍 죽으면 된다."고 답한다. 온갖 마법에 능하고 불사신과 같은 존사조차도 이때, 식은 땀 흘리며 겁먹고 당황할 정도였다. 이렇게 처자식에게도 이런데[20] 왕위 계승을 위해 데려다 놓은 '지나가는 어린이 A'인 아르슬란에게 애정을 줄 턱이 없다. [21] 불행 중 다행으로 아르슬란은 아기 때부터 13살때까지 유모 내외에게 키워지며 평범한 마을에서 자랐기에(자신이 왕자인 줄도 몰랐다!) 밑사람을 우대하고 차별없이 대하는 성격으로 자라날 수 있었다. 안드라고라스 곁에서 산 건 고작 3년뿐. 만약 어릴 적부터 이런 사람 밑에서 자라며 성격을 형성했으면 올바른 인격을 갖추기 대단히 힘들었을 것이다.[22]
전체적으로 보면 나름 안타까운 사정이 있지만 포스나 간지, 능력까지는 왕일지 몰라도 오히려 '''그 능력을 잘못된 방향으로 사용했고 자신밖에 모르는 이기적인 성격이기 때문에 다른 이들과 조화가 없고 평범한 이들에 대한 배려가 없어''' 결국엔 가정을 파탄내고 나라까지 말아먹은 최악의 암군이자 폭군이었다.
그래도 우습게도 본인에게 이가 갈릴 허무한 최후[23] 를 당했지만 파르스 역사에서는 '''침략자의 최종보스 왕을 죽인 위대한 왕'''으로 길이 역사에 남게 되었다. 물론 이노켄티스도 루시타니아에서 강력한 이교도 왕을 목숨바쳐 죽인 위대한 왕으로 역사에 남게되었겠지만. 하여튼 이렇게 허무하게 죽자 파르스 중진들은 대다수가 적왕 덕분에 파르스에게도 참 잘된 일이라고 안도했다.
물론 안드라고라스의 죽음에 슬퍼하던 자들이야 얼마든지 있긴 했다. 그의 치세 아래에서 아첨하고 비리를 저지르던 성직자라든지 이득과 권력을 누리던 귀족들인데 이들은 아르슬란이 안정된 정치를 할때 그저 참왕이라고 욕이나 하며 술집에 틀어박혀 술이나 마시며 안드라고라스 때를 그리워했다가 사왕 자하크를 따르는 마법사들에게 이용당하게 된다. 하지만 전혀 도움이 안되는 것들이라 그다지 활약도 못하고 신검 루크나바드를 훔쳐서 지들이 왕위를 잇는다는 망상[24] 에 빠져서 일을 벌이게 된다. 아르슬란이 그저 루크나바드나 가졌다고 왕이 된게 더더욱 아님에도 이 바보들은 라젠드라를 인질삼아 루크나바드 내놓으라능, 내가 왕해먹겠다 이렇게 협박하는데 그 자리에 있던 이스판이 미친 소리한다는 듯이 반응했다. 행여나 루크나바드를 아르슬란이 준다고 해도 그 피가 흐르는 후예 히르메스도 왕의 자질이 없다고 거부한 카이 호스로의 영혼이 가만히 있을까?[25]
더불어 노예해방 문제에 대하여 거부했지만 이는 나르사스같은 먼치킨이 이뤄낼 터무니없는 설정이다. 자세한건 아르슬란 전기 항목을 참고할 것.
6. 총평
이 캐릭터는 주변 인물들을 인화로 끌어들이고 긍정적으로 성장해 가는 아르슬란의 안티테제이다. 동시에 아르슬란이 즉위하기 이전, 영웅왕 이후부터 파르스 왕가가 300년에 걸쳐 쌓아올린 피와 어둠, 부정적인 면의 역사를 상징하는 존재이며 아르슬란과 나르사스가 타파하려 했던 구 체제 그 자체이기도 하다. 침략자는 엄청난 피해를 끼치지만, 기존의 체제가 가지고 있던 부정적인 면을 일소시키기도 한다는 말이 작중에 등장한다. 루시타니아의 침공이 있었기에 안드라고라스 3세로 대표되는 파르스의 고질적인 악폐습이 무너진 거란 뜻.
또한 작중 중요 인물들의 비밀을 알고 있는 떡밥의 집합체이기도 하다. 1부에 해당되는, 7권까지의 분량에서 언급되는 모든 비밀과 의문의 열쇠를 쥐고 있다. 더군다나 그의 시체가 사왕 교단의 도구로 도난당했다는 이야기가 이후 나오고, 부활의 그릇으로 이용될 것이라는 언급이 있는 것을 보면 결국 마지막까지 아르슬란의 앞길을 가로막을 모양이다.
2부에서는 사왕 교단이 훔친 안드라고라스의 시신으로 사왕 자하크를 부활시키는데 성공하여 죽어서도 파르스에 큰 피해를 끼치고 만다. 작중의 묘사를 보면 거대한 덩치를 자랑하는 거인에다 두눈이 붉게 불타오르며 어깨에서 뱀들이 나와 완전히 괴물이 되었다.[26] 물론 이게 다 자하크의 의도라 안드라고라스 탓은 아니지만. 안드라고라스의 몸으로 자하크는 사왕군을 이끌며 파르스와 신두라에서 파괴와 살육을 일삼고 다륜, 키슈바드, 메를레인, 돈 리카르도까지 베어 죽인다. 그러다 결국 주인공 아르슬란에게 찔리고 베여져 완전히 죽으면서 막을 내리게 되지만, 아르슬란도 부상이 너무 심해 자하크가 지배하는 안드라고라스 몸이 죽고 얼마안가 숨을 거두게 된다.
7. 여담
안드라고라스(Andragoras)라는 이름은 그리스어이다. 아마도 고대 페르시아어 이름을 그리스 식으로 옮긴 것으로 추정되지만 원래 페르시아어 이름이 어땠는지는 밝혀지지 않았다. 실제 역사에서 안드라고라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하는 인물은 한 명밖에 없는데, 3세기 초 마케도니아계 정복 국가인 셀레우코스 왕조의 파르티아 지역 사트라프였다. 상위 군주인 안티오코스 2세가 프톨레마이오스 왕조나 갈라티아 켈트인들과의 전쟁에 정신이 팔린 사이 그로부터 독립했으나, 10년도 가지 못하고 셀레우코스의 왕 아르사케스에게 패해 파르티아를 빼앗기고 축출되었다. 이 이상의 정보는 없지만 아마 그 때 죽었을 것이다.
페미니즘적 입장을 가진 여성 비평가들은 다나카 요시키가 안드라고라스 3세를 긍정적으로 묘사[27] 하고, 작중 여성들은 보조적이거나 수동적으로 묘사했다는 비판을 하기도 했다. 그러나 안드라고라스가 긍정적으로 묘사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강력하고 능력이 좋다는 것 때문에 더욱 사회의 발전에 걸림돌이 되는 모순을 상징하는 캐릭터인 것이다. 사망 역시 영웅적이거나 비장한 것도 아니고 어찌 보면 희극에 가까울 정도로 어이없는 최후였고.
아라카와 히로무 코믹스판에서는 원작에 충실하게 과연 전쟁의 신이라 할 만한 카리스마를 보여주었다. 결국 함정에 빠진 걸 알게 되지만 자존심 때문에 후퇴를 거부하며 뼛속까지 무인답게 계속 싸우려 한다. 무모하다는 것을 잘 알기에 아군의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고 안드라고라스를 설득고자 바흐리즈가 일부러 왕도에 있는 타흐미네를 언급하자 결국 이를 악물고 후퇴를 결정한다. 그런데 칼란 때문에 이 명령이 제대로 전해지지 않아, 필사적으로 버티고 있던 파르스군에게는 '불패의 왕이 우리를 버렸다', '파르스 군기의 명예가 땅에 떨어졌다'는 식의 절망감을 불러일으켜 치명타로 작용했다.[28] 원작에서는 제대로 묘사하지 못했던 '''강하기만 한 왕'''의 문제가 무엇인지 명확하게 보여주었다.
여담인데 아라카와 히로무 아버지가 투병생활을 하자 병간호 때문에 한동안 작품 휴재를 하며 휴재를 알리는 글에 바로 상처투성이 안드라고라스를 응급실 침대에 눕히고 안쓰러운 얼굴로 끌고가는 아르슬란을 그렸다. 다행히 수술받고 아버지는 완쾌하여 여전히 농장일을 하고 있다고 한다.
[1] 은하영웅전설에서 춘우 지엔역을 맡는다.[2] 사왕 자하크를 따르는 스승 존사 성우도 맡았다.[3] 오늘날 이란의 영토에 속하는 지역의 아리안 민족은 국왕을 샤로 불렀었는데, 이것의 차용. 참고로 우리가 '~대왕'이라고 하듯 왕을 더 높여부르는 용법도 있는데 그것이 바로 '샤한샤'. 왕중왕으로 직역된다. 애초에 작중 주무대가 되는 파르스라는 국가의 이름부터가 현실에서의 이란의 옛 국명인 페르시아의 어원이자 지명인 파르스에서 그대로 따온 것이다.[4] 현실에서는 절대 불가능하다. 무예가 뛰어난 달인일지라도 기마 상태에서 활과 화살, 창, 방패 등으로 무장하고, 중갑을 걸친 상태라야 1:1 사자 사냥을 그나마 해볼만한게 현실이다.[5] 병으로 쓰러진 오스로에스 5세가 의사나 신관들 치료도 헛되이 다 죽게되자 추방시키려 하던 아우 안드라고라스를 불러와 홀로 무슨 이야기를 한 뒤 죽었다. 그래서 소문으로 별별 것이 나왔는데 죽어가던 오스로에스가 아들 히르메스를 부탁한다고 하자 안드라고라스가 베개로 눌러 질식사시키고 히르메스도 죽였다는 소문이 대표적.[6] 히르메스와 사왕 자하크를 섬기는 마법사가 한 짓. 물론 이건 루시타니아군은 모르는 일로 기스카르 왕제조차도 히르메스에게 갑자기 아군에게 유리한 안개가 생겨서 이거 혹시 누가 마법이라도 부린 거 아니냐는 말을 할 정도였다.[7] 하지만 루시타니아 군의 개판인 규율과 사기, 단합력, 무능한 지휘관들을 보면 파르스에게 져도 이상할것이 없다. 오히려 이런 오합지졸인 군대로 선전한 기스카르가 대단한 것이다. 사실 파르스군을 상대로 주변 나라들도 도통 안드라고라스 시대에 이겨본 적이 없다는 걸 알아두자...[8] 안드라고라스를 피투성이가 되도록 실컷 채찍질하며 불에 달군 인두로 마구 지져댔다. 그러다 안드라고라스가 정신을 잃으면 고문으로 생긴 상처를 바늘로 찌르고 소금물을 부어서 깨웠다. 계속된 고문에 소금물과 바늘로도 정신을 못 차리게 되면 수프나 약을 먹여 기운을 차리게 하거나 상처를 도로 치료하는 등 쉬게 한 후 괜찮다 싶으면 다시 고문을 시작했다. [9] 사실 왕세자가 국왕을 대신해서 병권을 대행하는 것은 맞지만 그동안 무시하던 아르슬란이 예상외로 뛰어난 능력을 발휘하자 위협을 느낀 것이다. 특히 친자식도 아닌 아르슬란이 혹시라도 반역을 할지 모른다며 정적으로 간주했던 것.[10] 아르슬란 항목에도 나와있지만 그 당시에는 더 이상 파르스에서 모을 수 있는 병사는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11] 그러나 나르사스는 안드라고라스의 노림수를 꿰뚫고 있었다. 그것은 다륜과 나르사스가 왕명을 어기고 아르슬란을 따라가는 것. 그러면 왕명을 위반한 죄를 달아 다륜과 나르사스를 한꺼번에 없앨 수 있기 때문이었다. 작중에는 나오지 않았지만 노림수가 적중했다면 둘 뿐 아니라 아르슬란도 처치할 수 있었을지 모른다. 손가락 글자로 나르사스에게 이 말을 들은 다륜은 경악을 금치 못한다.[12] 코믹스에서는 다소 바뀌어, 신두라 출신이나 '''궁정'''무관이므로 파르스 왕실 소속이니 왕의 신하라는 이유로 붙잡히게 된다.[13] 그러자 히르메스는 바흐만이 하던 말(히르메스가 죽으면 파르스 정통 왕족의 피는 끊긴다!)을 되새기며 아르슬란에 대한 비밀에 대해 묻지만 이건 끝까지 말해주지 않았다. 그러나, 그 자리에 나타난 존사가 비웃듯이 상세하게 이야기하면서 히르메스도 아르슬란이 안드라고라스의 친아들이 아님을 알게 된다.[14] 이 사실은 사왕을 섬기는 마법사 패거리와 안드라고라스만 알다가 나중에 삼이 안드라고라스에게 듣고, 이후 그냥 죽고자 할 정도로 삶에 대한 의욕을 잃어버릴 지경의 충공깽에 빠진다. 그리고 삼과 안드라고라스가 죽은 뒤로는 사왕 패거리가 아닌 존재에서 이를 알고 있는 유일한 사람이 히르메스. 하지만 그 역시 이 진실을 숨길 수밖에 없었다.[15] 이 책임을 왕실 요리장이 실수하여 불을 냈다며 요리장에게 뒤집어 씌워 그를 처형해버렸다.[16] 땀, 소변과 스프로 부식시켰다고는 하지만 이 사슬 '''사람이 아니라 사자한테''' 사용하는 물건이다[17] 작가 다나카 요시키는 자신의 소설들의 등장인물의 '''캐릭터의 일부'''가 비슷비슷한 경향이 있는데, 전투력 묘사로만 따지자면 은하영웅전설의 오프레서를 연상시킨다.[18] 애초에 정면 대결이라도 안개가 낀 상황에 칼란의 첩보를 믿고 싸울만한 상황이라고 판단해서 싸운 거다. 문제는 그 칼란이 배신자였다는 것. 속수무책의 상황에서 후퇴하지 않으려는 걸 본다면 딱히 전술적 역량이 떨어진다기보다는 만용과 자존심이 강하고 임기응변에 약하다고 표현하는 게 어울릴 듯 [19] 실제로 항우는 군사적인 면에서는 패왕이라는 칭호를 받을정도로 최고였으나 정치적인 면과 인격에서 막장이다보니 유방을 상대로 수많은 승리를 거두었음에도 나중에는 그의 편이 아무도 없었으며 유방에게 패하고 자살하는 최후를 맞이한다.[20] 히르메스는 일단 저런 배짱에 저 마법사를 당황하게 한 것을 감탄해했다...[21] 사실 안드라고라스는 아르슬란은 허수아비로 데려놓았을 뿐, 나중에 다른 여인을 통해 진짜 자기 아들을 낳은 뒤 그 아이를 타흐미네가 낳은 아기로 속일 생각이었고 그러고 나면 그 아이를 왕태자로 만들기 위해 아르슬란은 당연히 죽여버릴 속셈이었다. 안드라고라스의 생각이나 대사로 직접 나오는 이야기는 아니고 아르슬란이 타흐미네를 통해 확실히 자기 정체를 알게되자 이럴 것이라고 추정한 것인데... 안드라고라스가 아르슬란을 차갑게 대하고 나중에 아르슬란에게 칼을 휘두른것을 보면 틀린 말은 아닐 것이다.[22] 안 그래도 3년 동안 왕실에서 지내면서 안드라고라스와 타흐미네의 냉대에 마음의 상처를 깊게 입었는데, 만약 처음부터 안드라고라스 3세 밑에 있었다면 조선 영조 밑에 갈굼을 받다가 결국 정신이 나가버린 사도세자 이상으로 정신병에 시달렸을지도 모를 노릇이다. 더 심하게는 안드라고라스한테 살해되었을수도 있다.[23] 이노켄티스는 웃으며 이알다바오트 신에게 감사하며 만족한 얼굴로 떨어져 죽은 거랑 대조적으로 안드라고라스는 절규같은 신음을 내며 죽었다.[24] 이 바보들은 루크나바드를 가지게 되면 지들이 왕이 된다는 개소리나 하며 망상에 젖었다. 알다시피 아르슬란은 선왕 안드라고라스 3세가 정식으로 왕세자로 책봉했다. 라젠드라도 샤가드의 피가 안 통하는 운운하던 소리에 그래서, 뭐? 선왕이 왕세자로 만천하에 책봉했는데 어쩌라고? 게다가 그걸(친아들이 아니라는 것)세상에 널리 알렸는데 이제와서 뭐 어쩌라는 거지? 라고 했던 것처럼 일절 약점거리가 되지 못한다.[25] 가장 중요한 점은 아르슬란에게 루크나바드는 어디까지나 자신이 왕이 될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 묻기 위해 얻은 물건이지 그가 왕이 된 건 어디까지나 스스로의 실력과 실적, 유능한 신하들의 충성, 그리고 민중의 지지 때문이었다. 그리고 루크나바드 안의 카이 호스로의 영이 진짜 자기 후손인 히르메스를 마다하고 전혀 피도 안통할 아르슬란을 선택한 것도 마찬가지일 것이다.[26] 안드라고라스 3세가 카이 호스로의 후손이자 후계자인 것을 생각하면, 자하크는 그를 죽였던 카이 호스로를 제대로 능욕한 셈이다.[27] 대표적으로 꼽는 것이 '강건하다'라거나 '위엄이 있다'라는 표현인데, 이건 권위적인 인물이라는 것을 외양묘사와 함께 하고 있는 것으로 중립적 표현이다. 이걸 슈퍼맨 같은 캐릭터에게 가져다 붙이면 긍정적인 의미가 되겠지만, 악역보스에게도 상투적으로 집어넣는 표현이다. 다나카 요시키의 전작인 은하영웅전설에서 실질강건이란 표현과 위엄있는 체구, 엄청난 능력 등으로 상징된 인물이 하나 있다.[28] 칼란은 의도적으로 이 명령을 전하지 않고 칼란의 부하들은 미리 대기하여 곳곳에서 소리쳐서 왕이 우릴 버리고 도망갔다고 말한다. 루시타니아군의 공격에 당황하여 정신이 없던 파르스군(그러나 그 와중에도 상당수는 죽기살기로 덤벼서 루시타니아군에게 피해를 크게 주긴 했다)은 이 말에 정말로 왕이 자신들을 버리고 간 줄 알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