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봉(축산업)
1. 소개
養蜂
벌을 기르는 축산업. 농축산업 중에서 초기에 돈을 빨리 벌 수 있는 편이기에 귀농에서 추천되는 일이기는 하지만, 꿀을 딸 장소가 이미 포화상태에다가 아카시아 꽃이 피는 날짜가 일치하고 있고, 한국은 전체적으로 꽃이 피는 나무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실질적으로는 레드 오션인 상황이다.
2. 양봉의 목적
주목적은 꿀일 것 같지만 옛날에는 밀랍이나 꽃가루를 위해 기르는 경우도 많았다. 현재는 겸사겸사 로열젤리를 얻거나 충매화의 수분을 돕기위해 기르기도 한다. 대표적으로 딸기나 참외의 경우 손으로 인공수분을 하면 고생도 고생이거니와 결과가 시원찮은 경우가 많은데 벌을 풀어 수정하게 하면 수분률과 품질이 극적으로 올라간다고 한다. 미국의 아몬드과수원 또한 양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고... 일부 양봉업자들은 아예 돈을 받고 이렇게 벌을 풀어서 수분시켜주기도 한다.[1]
3. 역사
인간은 벌꿀을 선사시대부터 채집해 먹었다. 스페인의 한 동굴에 인간이 벌꿀을 채집하는 모습을 그린 벽화가 있는데, 이 벽화가 8천년 된 그림이다. 벌이 열심히 꽃을 돌아다니며 꿀을 모으는 것은 바깥에서 돌아다니다보면 쉽게 관찰할 수 있고, 자연상태의 벌집을 까면 꿀이 있다는 것은 사람이 아닌 곰조차도 잘 아는 사실이니만큼 인간 역시 선사시대부터 벌침을 감수하고 채집했을 것이다. 그러면서 언젠가부터 야생 벌집을 찾아다니는 대신 농사나 축산업처럼 벌을 키워서 꿀을 얻는 방법을 인류는 개발해냈다.
한국에서는 기록상 약 2,000년 전 고구려 태조대왕 때 중국에서 꿀벌을 가지고 와서 기르기 시작했다고 하며,[2] 일본서기에도 643년 백제의 왕자 부여풍이 일본으로 건너가 양봉을 했다는 기록이 남아있다. 이는 일본 역사상 양봉과 관련된 최초의 기록이기도 하다.
다만 삼국시대의 양봉은 토종벌을 활용한 것으로 현재의 양봉꿀벌(洋蜂)[3] 은 1910년에 구걸근 신부[4] 가 100년 전 당시의 한국어로 '양봉요지'라는 책을 지었으며 이 책은 우리나라 현대적 양봉 교재의 시초라고 한다. 일본을 통해서 봉군을 도입한 것이 시초다. 관련 법규가 사실상 양봉꿀벌에 맞추어져 있어서 토종 재래꿀벌이 생산한 꿀을 차별화시키려는 일부 양봉업자들의 시도는 난항을 겪고 있다.이 해에 백제의 태자 여풍(餘豐)이 꿀벌 둥지 네 개를 삼륜산(三輪山;미와야마)에 풀어 사육하였다. 그러나 결국 번식시키지 못하였다.
한국의 주요 꿀은 아카시아이기 때문에 아카시아 꽃이 피는 철에는 벌들이 전국적으로 이동을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다만 갈수록 전국적으로 아카시아 꽃이 피는 날짜가 비슷해지고 있기에 양봉가들에게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러한 양봉방식을 이동식 양봉이라고 부른다.
4. 어려움
침략 한 단어로 압축할 수 있다. 다른 개체들의 침략으로 인해 양봉에 어려움을 많이 겪게 된다.
첫번째 침략은 말벌의 습격이다. 일반적인 말벌은 1개 소대 규모의 개체수가 와서 벌집 한 통을 박살내기도 하며 장수말벌의 경우 지가 무슨 항우인 줄 알고 '''홀로''' 와서 진삼국무쌍을 찍고 간다. 이유는 간단하다. 꿀벌은 말벌에게는 아주 좋은 단백질 섭취대상이기 때문에 말벌은 꿀벌을 쳐죽이고 난 뒤 그 꿀벌들의 시체를 경단으로 만들어 가져간 뒤 그걸 말벌의 애벌레들이게 먹인다. 토종벌의 경우에는 그나마 말벌들에게 대처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는 하지만, 서양꿀벌의 경우엔 대 말벌전술(특히 장수말벌)이 미약하기 때문에 정말 앗 하는 사이 순식간에 벌통 하나가 탈탈 털려버리는 참사가 일어나는 경우가 종종 있다. 하지만 이건 인간들이 꿀벌들한테 핵우산(화염방사기)를 제공하니 논외로하고....
두번째 침략은 도봉, 즉 같은 꿀벌끼리 노략질을 하고 앉아있다. 꽃은 한정되어 있고 벌들은 그런 꽃을 확보해야 하는데 꽃을 확보하지 못한 꿀벌들은 결국 도적으로 변해서 만만한 다른 꿀벌집으로 레이드를 뛰러 간다. 이렇다 보면 원래 세력이 약했거나 말벌에게 털린 지 얼마 안 된 꿀벌집이 다른 꿀벌 레이드팀들에게 또 털리는 경우가 생긴다. 게다가 효율적인 면에서도 도봉에 성공하면 엄청난 양의 꿀을 한 방에 획득하는 로또같은 일이 벌어지는 도봉이 엄청나게 효율적이다. 물론, 이길 수 있다면. 특히 토종벌은 서양꿀벌에게 심심하면 털리기 때문에 요즘 토종벌은 깊은 산 속이 아니면 보기가 힘들어졌다.
그리고 벌이 분가하는 분봉도 은근히 양봉업자들에게는 해악인데, 한참 꿀을 채밀해야하는 봄 또는 가을에 분봉이 발생하면 꿀벌들이 모으라는 꿀은 안 모으고 있는 꿀도 전부 먹어버린 뒤 신여왕을 남기고는 집을 나가버리기 때문. 한참 채밀할 시기에 분봉열이 발생하면 양봉업자는 막대한 피해를 입게 된다. 게다가 강군 1세력이 약군 2세력이 되고 신여왕이 전멸해서 무왕군[5] 이 되어버리거나 약군이 된 사이에 다른 강군에게 도봉을 당하거나 하는 피해를 입기도 하기 때문에 분봉이 터지면 양봉업자 입장에서는 그저 멘붕. 이 때문에 분봉열이 발생하면 어떻게든 벌집을 늘리고 왕대와 수벌을 제거해가며 분봉열을 진정시킨 뒤, 가장 피해가 적은 6월말~7월까지 어떻게든 버틴뒤에야 분봉하는게 일반적이다.[6] 그나마도 집나간 여왕을 포획해 잘 키우면 벌통이라도 늘어나지 여왕이 도망치기라도 하면 벌만 잃는다.
그 외에도 양봉업은 주변에 끼치는 피해때문에 충분한 분쟁거리이다. 벌 자체가 위협적이기도 하고 벌똥때문에 주변 지역이 매우 더러워진다. 하지만 이웃집에서 양봉한다해도 법적으로 그걸 제지할 수 없다. 설령 자신이 벌을 무서워해 하지 말라고 해도 이웃집측은 자신이 자기집에서 하는 개인적 권리이기에 법적으로 막을 수단은 없다. 법적으로 개선이 되어야 막을 수 있게 된다.
사실 과거에는 과수농가에서 일부러 양봉업자들을 데려다가 과수원에서 양봉을 하도록 하거나 양봉을 겸업하곤 했었다. 과일꽃의 수분을 벌들이 도와주기 때문. 그러나 현재에는 그러한 방식이 크게 쇠퇴해 있는데 그 이유는 과수원에서 농약을 많이 쓰고있기 때문이다. 양봉업자 입장에서는 농약 때문에 벌들이 자꾸 폐사하고 또 제품에 악영향을 끼치기 때문에 농약을 사용하는 각종 농장 근처에서는 양봉을 하기 힘들다. 그러다보니 점점 외진 곳에서 잡화꿀 위주로 채취하고 있다. 예컨대 과거에는 감귤꽃에서 채취한 향긋한 귤향이 나는 꿀이 꽤 흔했으나 최근에는 그런 제품을 찾아보기 힘든 이유이다. 과수원에서 농약을 보편적으로 사용한 이후에는 밤꿀을 제외하고는 각종 과실류의 꽃을 이용한 꿀 제품이 많이 사라졌다.
5. 대중매체에서의 등장
- 전국노래자랑에 당시 56세의 양봉업자 한 명이 온 몸에 꿀벌을 두른 채 나와서 노래와 하모니카를 불러서 민폐를 끼쳐서 레전드 에피소드를 만들었다고 한다...[7] 지금도 가끔 짤방으로 돈다.
- 인디게임 Don't Starve에서도 벌통을 만들어 양봉을 할 수 있다. 잠자리채로 벌을 잡아 벌집[8] , 나무판자와 조합하면 만들어지는 벌통을 배치하면 벌들이 생성되어 꿀을 모으기 위해 돌아다닌다. 기본적으로 꿀이 차오르길 기다렸다가 꿀을 채집하는 것 말고는 별 것 없는 단순한 시스템이지만 겨울엔 벌들이 일을 하지 않고 봄은 온순했던 꿀벌들이 극도로 사나워져 선공을 가하는 적대적 몬스터가 되는등 계절에 따른 변수가 있다.
- 마인크래프트에서도 1.15 윙윙거리는 벌 업데이트로 양봉을 할 수 있게 되었다. 꽃에서 꿀을 얻은 꿀벌은 돌아가면서 꽃가루를 떨어트리는데 이것은 아래의 작물을 성장시킨다. 벌집이 가득 차면 가위로 벌집을, 유리병으로 꿀을 얻을 수 있는데 모닥불을 아래에 피워 두면 손으로 수확해도 공격하지 않는다. 표현의 한계로 벌 한 마리의 크기가 사람 머리만하지만 큰 눈과 작은 날개 덕분에 귀여움을 받고 있다.
6. 여담
- 카자흐스탄에서는 아예 트럭에 벌통을 얹고 다닌다는 듯.
- 마블 코믹스의 국내 팬덤 한정으로는 AIM을 부르는 별명이다.
- 3D 프린터로 제작하여 수도꼭지만 돌리면 꿀이 나오는 벌통도 있다. #영상 자세한 것은 플로우 하이브 참조.
- 국내의 케이브 슈팅 게임 관련 커뮤니티에서는 히바치의 원코인 클리어에 성공한 플레이어를 양봉업자라 부르기도 한다.
- 손흥민의 별명 중 하나가 양봉업자인데, 유니폼 색상이 노란색인 팀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일 때가 많기 때문이다. 자세한 내용은 손흥민 문서 참조.
- 벌을 기른다는 뜻의 養蜂과 서양 벌이라는 뜻의 洋蜂(Apis melifera)은 발음이 같아 자주 착각한다. 식객에서도 이 에피소드가 나온다. 이에 반해 한국, 일본 등지의 토종꿀벌인 Apis cerena는 토봉(土蜂)이라고도 한다. 토봉은 땅벌 등 땅 속에 집을 짓고 사는 벌을 통칭하기도 한다.
- 군집붕괴현상으로 한때 위기를 맞았었다.
[1] 돈에 환장한 것처럼 보이겠지만, 이 점이 오히려 시장 경제에는 도움이 된다. 비용을 지불하지 않고 양봉업자로부터 과수원이 도움을 받는다면 이는 시장 실패의 일종인 외부효과 중 외부 경제가 발생한다고 한다.[2] 그 이전에는 나름대로 재래꿀벌을 기르거나 야생꿀벌을 통해 꿀 등을 얻었을 것으로 보인다.[3] ''Apis melifera''. 서양벌, 서양꿀벌, 유럽꿀벌이라고도 한다.[4] 독일 출신으로, 본명은 카니시우스 쿠겔겐(Canisius Kugelgen).[5] 여왕이 사라진 봉군. 무왕군이 발생하면 일벌들이 산란성 일벌이 되어 산란을 시작하고 이 과정에서 수벌만 태어나게 되면서(수정이 일어나지 않는 경우 수벌만 탄생한다.) 자연스럽게 몇달 안에 봉군이 멸망한다. 게다가 한번 산란성 일벌이 발생하면 소비장도 망가지기 때문에(수벌집은 일벌집보다 크기가 크고 한번 수벌집이 되어버린 소비장에는 정상적인 봉군에서도 계속 수벌을 산란하기 때문에 이렇게 구멍이 벌어진 소비장은 폐기하는 것밖에 방법이 없다.) 양봉업자들 입장에서는 매우 꺼려지는 사태이며, 피해도 크다.[6] 8월이 넘어가면 가을꿀 채밀시기가 다가오며, 겨울을 넘기기 위해서는 적어도 소비장 4개 규모로 벌이 번식해야 그 세력이 겨울을 넘길 수 있는데 이정도로 번식하기에 8월은 너무 늦다.[7] 문제는 이 꿀벌들의 상당수가 그 아재가 퇴장한 다음에도 무대에 남아 날아다니며 다른 참가자들이 불안해서 노래에 집중을 못 하게 만들었다는 것. 역대급 민폐라 할 수 있다. 당시 송해의 침착한 대처는 전국의 사람을 노래자랑 하면서 만나 본 사람만이 가진 인생 경험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 장면이었으나, 꿀벌이든 말벌이든 벌이라는 곤충은 무서운 곤충이라는 것은 누구나 마찬가지다.[8] 야생에 존재하는 벌통을 때려부수면 2~3개 정도의 꿀과 함께 얻을 수 있다. 당연히 벌들의 공격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