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왕 마고
1. 개요
1994년 개봉한 프랑스의 사극 영화. 프랑스 뿐만 아니라 독일, 이탈리아와도 합작했다. 제67회 아카데미 시상식 의상상 후보작.
알렉상드르 뒤마가 1845년에 쓴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1954년작 영화에 이어 파트리스 쉐로 감독이 5년의 기획 끝에 완성한 대작이다. 앙리 드 나바르의 첫 번째 부인이었던 마고(마르그리트 드 발루아)의 이야기를 다루었다.
사실 마르그리트 드 발루아의 애칭인 마고(Margot)는 프랑스어의 특성상 어말의 자음이 묵음화되는 경우는 있어도 어중의 자음이 묵음화되는 경우는 없다. 따라서 '마르고'가 맞는 표현이다. 그리고 마르고는 여왕이 아니었으므로 '여왕 마고'가 아니라 '왕비 마르고' 또는 '마르고 왕비'가 적절한 번역이다.
1994년 칸 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 심사위원상과 여우주연상[2] 을 수상했다.
2. 시놉시스
위그노 전쟁이 한창으로 가톨릭과 위그노의 갈등이 극에 달해있던 샤를 9세 시대. 군대의 지휘자였던 가스파르 드 콜리니 제독이 왕의 신임을 얻자 실권자였던 카트린 드 메디시스 왕후는 정략결혼을 계획하고 자신의 딸인 마고(마르그리트)와 개신교 측의 앙리 드 나바르를 혼인시키기로 한다. 둘의 결혼식을 위해 파리에 개신교도들이 찾아오지만 마고의 결혼식 끝에는 성 바르톨로메오 축일의 학살이 기다리고 있었다. 마고는 학살을 피해 부상을 입은 개신교도 라 몰르를 구해주고 둘은 사랑에 빠지는데...
영화에서 마고와 앙리 4세가 맞바람을 피워대듯[3] , 실제 역사에서도 마고나 앙리 4세나 서로 숱하게 바람을 피우다 결국 이혼했다. 하지만 합의로 프랑스의 공주이자 왕비라는 지위는 유지하게 되었고 두둑한 위자료를 받아 파리에서 아주 호화롭게 살면서 정치와는 무관하게 문화계의 명사들과 교류하면서 여생을 보냈다. 더불어 앙리 4세, 그의 새 아내 마리 드 메디시스와는 친구가 되어 그의 자식들을 돌봐주었다. 그녀가 죽자 루이 13세는 매우 슬퍼했다고 할 정도였다.
그리고 후아나 3세는 처음엔 자신의 아들인 앙리 드 나바르와 마고와의 결혼을 탐탁치 않아 했으나, 카트린의 설득에 결국 승낙했고 두 사람의 결혼식에 참석하기 위해 먼저 파리에 갔으나, 갑자기 급사한다. 그녀의 사인에 대해서는 카트린에 의해 독살당했다는 설과 지병으로 병사했다는 설이 존재하는데, 여기서는 독살된 것으로 나온다.
위 영화 포스터 이미지에서 마고의 옷은 오빠 샤를 9세가 흘린 피로 물들어 있다. 사실 '''피땀'''인데 고생했다는 의미로 쓰이는 은유적 표현이 아니라 '''독극물을 잘못 입에 대는 바람에 진짜 땀구멍에서 피를 흘리며''' 죽어간다. 피땀을 흘리며 죽어가는 오빠를 껴안으면서 옷이 피로 물든 모습이 포스터에 묘사되어 있다.
덧붙이자면 샤를 9세가 책을 읽으면서 손끝에 침을 발라 책장을 넘기는데 그 책에 독이 묻어 있었다.[4] 실은 그 책이 전달되어야 할 대상이 다름 아닌 마고의 남편 앙리였는데 공교롭게도 샤를 9세가 그 책[5] 을 먼저 발견하는 바람에...[6] 그리고 범인은 바로 이 분... 샤를 9세가 죽어갈 때 범인이 울며 해명한다.
덧붙여 여기서 묘사되는 프랑스 궁정은 그야말로 막장인데 형제간의 암투와 암살 시도도 나오고[7] 거기에 더해 마고와 그 형제들간의 근친상간이 강하게 암시된다.[8] 당연히 19세 미만 관람불가.
결말에서는 샤를 9세가 사망하고 앙리 3세가 뒤를 잇게 되며 마고는 약속대로 참수당한 라 몰르의 머리를 가지고 나바르로 떠나게 된다.
3. 등장인물
순서는 배우, 국내 성우(SBS판[9] )순.
[image]
- 마고(마르그리트 드 발루아) - 이자벨 아자니, 서혜정
- 앙리 드 나바르 - 다니엘 오떼유, 장광
- 샤를 9세 - 장-위그 앙글라드, 최원형
- 라 몰르 - 벵상 뻬레, 안지환
- 카트린 드 메디시스 - 비르나 리지, 이선영
- 앙리에트 드 느베르 - 도미니크 블랑
마고의 측근.
- 앙주 공작 앙리 - 파스칼 그레고리
유약한 형 샤를 9세를 죽이기 위해 계속 기회를 엿봤으며 샤를 9세가 사망하면서 그 뒤를 이었다.
앙리를 유혹하고, 또 돕다가 립스틱의 독으로 인해 죽는다.
라 몰르와 한 방에 묶게 된 인연에서 출발하여 라 몰르의 처형장까지 동행하게 된 프랑스의 카톨릭 교도.
- 아르마냑 - 브뤼노 토데쉬니
- 뒤 바르타스 - 엠마뉴엘 살랭제
앙리 4세를 섬긴 시인.
- 앙투아네트 - 로 마르사
- 유모 - 미셸 마르케
- 부르봉 추기경 - 베르나르 베를리
앙리 4세의 삼촌으로 이름은 샤를이다. 가톨릭 연맹이 샤를 10세(Charles X)로서 내세웠으나 막상 추기경 자신은 앙리 4세의 포로인 신세여서 이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 오르통 - 알바노 과에타
- 마리 투셰 - 도로테 리셉스키
샤를 9세의 정부.
- 크뤼솔 - 마크 시티
- 살해된 젊은이 - 그레구아르 콜린
- 프로테스탄트 - 니콜라스 바우데
- 도둑 - 다니엘 브레통
- 앙리에트의 하인 - 세실 카이요
- 주교 - 장 두셰, 가이 듀발
- Telligny - 필리프 뒤클로
- 고문 - 바벳 슈로더, 알렉시스 니처
- 시동 - 에르완 뒤자르댕
- 매춘부 - 발레리아 브루니 테데스키, 엘렌 드 푸제놀레
- 부엌에서 죽임을 당한 소녀 - 줄리-앤 로스
- 사형 집행인 - 톨스티
4. 평가
영화로서는 상당한 가치를 지니고 있으며 명작이다. 역사적인 고증도 상당하며(물론 마고의 형제들 간 근친상간은 역피셜이 아니다) 음악, 배경, 소품, 의상 등이 훌륭하고 무엇보다 배우들의 연기도 매우 뛰어나다. 특히 마고 역으로 열연한 이자벨 아자니의 연기력은 지금까지도 호평을 받고있다. 이자벨 아자니가 괜히 프랑스 최고의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이 영화에서 여실히 보여줬다.
5. 읽을거리
여담이지만 영화 중후반 앙리가 멧돼지를 사냥하다가 되려 위험에 처한 샤를 9세를 구한 후 보답으로 초청받고 어느 집으로 들어간다. 자세히 언급되지 않지만 여기서 샤를 9세가 마리라고 부르는 여자와 아기가 잠깐 나오는데 여자는 샤를 9세의 애첩 마리 투쉐이며 아기는 서자 샤를이다. 샤를은 서자였기 때문에 샤를 9세와 그의 삼촌 앙리 3세[10] 가 모두 사망하고 발루아 왕조가 단절될 때에도 왕이 되지 못했으며 훗날 앙굴렘 공작이 되었다. 더불어 샤를 9세 이전의 왕이자 샤를 9세와 앙리 3세의 큰 형이었던 프랑수아 2세는 시대상 당연히 공기가 되어 아예 없는 사람이 되었다. 카트린이 나바르 왕 앙리를 독살하기 위해 막내 프랑수아[11] 에게 시켰을 때 샤를 9세를 큰형이라고 부르는 것으로 볼 때 확실하다. 물론 장남 프랑수아 2세는 이미 죽었기 때문에 살아남았던 아들 중에서는 샤를 9세가 장남이 될 수도 있지만...
역사적인 흐름을 소재로 쓴 소설이라 각색이 제법 심한데 가령 샤를 9세는 독살이 아니라 폐결핵으로 사망했으며 라 몰르는 앙리의 탈출을 돕다가 처형되었다. 더불어 라 몰르는 마고의 영원한 사랑이 아니었다.
마고 역의 이자벨 아자니의 당시 나이는 40살이었으나, 동안으로 유명한 이자벨 아자니인지라 영화상에서는 도저히 마흔으로 보이지 않는 미모를 자랑한다. 실제 마고도 상당한 미녀였다고 전해지긴 하는데... 초상화를 보면 절대 믿을 수 없다. 보통 외모가 뻥튀기되는 왕족의 초상화로도 저 외모면 솔직히 실물은(...)
참고로 마고의 남편 나바라의 앙리 / 앙리 드 나바르(훗날의 앙리 4세) 역은 제8요일의 아리 역으로 유명한 다니엘 오떼유(Daniel Auteuil), 샤를 9세 역을 맡은 배우 장 위그 앙글라드(Jean-Hugues Anglade)는 영화 니키타에서 니키타의 애인(동거남?) 역으로도 나온 바 있다.
[1] 프랑스 개봉 오리지널 버전은 166분이고, 미국 개봉 당시 버전이 144분이었다. 우선 영어판 위키백과에 나와있는 대로 162분으로 썼다.[2] 주인공이었던 이자벨 아자니가 아닌 카트린 드 메디시스를 연기한 비르나 리지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참고로 프랑스 국내 영화제인 세자르 영화제에서는 이자벨 아자니가 여우주연상을, 비르나 리지가 여우조연상을 수상했다.[3] 그래도 둘 사이에 애정 씬이 제한적이나마 있긴 하다.[4] 이 작품에 '''같은 수법'''이 등장한다. 클릭시 스포일러 주의.[5] 사냥법을 체계화한 책으로 사냥 애호가라면 반드시 읽어보지 않으면 안되는 고전이었다. 그리고 앙리와 샤를 모두 사냥광이었다.[6] 정작 표적이었던 앙리는 당시 사냥 중이었다.[7] 특히 앙리 3세가 샤를 9세를 죽이려고 하는데 그래도 직접적으로 죽이지는 않고 멧돼지에게 죽을려는 것을 방치한다던가, 남의 손을 빌려 죽이려고 한다.[8] 모자간의 근친상간을 암시하는 대사와 장면이 있다. 거기다 형제가 사람들이 있는 곳에서 저항하는 마고를 성추행하는데 그 장면이 심하게 적나라하다.(형제가 마고의 치마를 억지로 들추는데 마고의 음모가 무방비로 드러난다.) 그런데 그 장면에서 마고를 보며 낄낄거리던 샤를 9세가 독 때문에 쓰러지자 마고만 그에게 달려간다. 이뭐병...[9] SBS에서는 2003년 6월 13일에 방영되었고, 2004년 9월 30일 재방영되었다. 하지만 역시 지상파 방송이라 검열삭제 장면은 당연하고 참수된 시체 장면도 삭제되는 등 그 밖에도 삭제 장면이 먾았다.[10] 작중에서는 앙주라고 부르는데 앙주 공작이었기 때문이다.[11] 작중에서는 알랑송이라고 부르는데 알랑송 공작이었기 떄문이다.